사람은 지능이 매우 뛰어나고 유능한 유인원 종입니다.
힘과 재주가 있고, 본능적이면서도 사려 깊은 우리는 도구와 기술을 발명했고 수많은 형태의 언어로 물리적 지시에서 추상 개념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을 전달할 수 있으며 그 덕분에 팀과 공동체,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큰 결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목의 후두가 위로 올라가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소리를 좀 더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지만, 목의 구조가 변하는 바람에 음식물이 기관으로 넘어가 기관을 틀어막을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고
직립 보행을 하도록 진화했지만, 이 자세는 무릎에 큰 부담을 주며 대다수 사람들이 나중에 요통으로 고생하게 합니다.
또한 생화학 물질과 DNA에도 많은 결함이 있으며 그 결과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겨났는데, 예컨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영양분을 얻으려면 나머지 동물들보다 훨씬 다양한 음식물을 섭취해야 하고
우리 뇌는 완벽한 합리적 사고 기계와는 거리가 멀고, 인지 결함과 버그가 넘쳐나는 등.
이러한 모순이
인간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모든 능력과 제약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이다. 즉, 우리의 결함과 능력은 모두 현재의 우리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는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진행되었다. - page 14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이었습니다.
저자는 이처럼 독특하고 변덕스럽고 연약한 인간 본성이라는 렌즈로 관찰한 우리 인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생물학적 특징이 인간의 관계, 사회, 경쟁을 어떻게 야기하고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인간의 진보에 계속 도전이 되고 또한 진보를 정의하는지를 탐구하였습니다.
인간의 진화에서 일어난 한 가지 중요한 발전은 독재자의 출현을 견제하거나 제거하기 위한 남성들의 동맹이라 하였습니다.
우리의 사회구조에서 이러한 전환을 촉발한 주요 요인이 두 가지 있다고 하였는데
독재자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 능력을 제공한 '언어'와
그런 공격을 시작할 때, 돌이나 창 같은 투사 '무기'로 특정 개인은 신체적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결정적 행동을 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성급한 반응성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선택 압력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반응성 공격성에 대한 집단 처벌은 진화적으로 그것을 억제하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는 스스로를 길들였다. - page 29
또한 우리는 복잡하면서도 대체로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고, 문명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계획을 위해 유례없는 수준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사회성 소프트웨어가 뇌에서 발전하게 됩니다.
호의를 되갚을 확률이 현저히 낮은데 아무 혈연관계도 없는 사람이 왜 당신을 도우려 하겠는가? 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해결책을 제공한 것은 바로 우정의 진화였다. 옥시토신이 매개한 친구들 사이의 유대 덕분에 각자에게 상대방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된다. 만약 친구가 심각한 병에 걸리면, 우리는 상호 이타성을 발휘할 다른 사람을 찾으라면서 친구를 냉담하게 방치하는 대신에 친구의 안녕에 감정적 관심을 갖고서 친구의 회복에 도움을 준다.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다. 이런 식으로 우정은 인류의 진화에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대비하는 일종의 보험으로 발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 page 42
무엇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약 1만 년 전에 세계 여러 곳에서 각자 독립적으로 농업이 발명된 사건은 인류의 역사에서 최악의 실수였다고 이야기돼왔다. - page 151
라는 점이었습니다.
인류가 영구 정착지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면서 잉여 식량이 생산되고 여성의 생식 능력이 높아지면서 인구 성장에 도움이 되었지만
수렵채집 생활에서 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으로 전환하자, 식품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영양 결핍이 더 자주 발생하게 되고
사람들은 필요한 칼로리를 생산하느라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했으며
악성 유행병-로마 제국을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간 안토니누스 역병과 키프리아누스 역병, 페스트균의 최초의 형태인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을 비롯해 흑사병, 천연두, 홍역, 말라리아와 황열병, 1918년 독감 팬데믹(일명 '스페인 독감') 등-을 창궐했고 그로 인해 전쟁까지 발발했다는 점
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뇌'.
연산, 패턴 인식, 연역 추리, 계산, 정보 저장과 검색 등 어떤 컴퓨터 시스템이나 인공 지능보다 월등하지만 인지 소프트웨어에는 수많은 편향이 깊게 뿌리박혀 있었습니다.
완벽하게 논리적인 뇌의 작동 방식에서 벗어나는 이러한 탈선을 '인지 편향'이라 부르는데 이로 인해 비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이라크 침공과 같은 전쟁을 일으키고, 정치적 양극화를 겪고, 분열되는데...
여기서 북아일랜드의 성금요일 협정의 예를 보여주었습니다.
성금요일 협정의 핵심은 연합파와 민족주의자 모두 그 협정을 준군사 조직 간의 휴전 이후로 유지돼온 안전과 상당한 경제적 발전 가능성의 상실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로 여겼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양측 지도자들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
성금요일 협정은 의도적으로 북아일랜드의 미래 문제(영국의 일부로 남을 것인지 아일랜드 공화국과 합쳐질 것인지)를 다루지 않아 쌍방 모두 협정을 지지할 수 있었고, 만약 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에 잃게 될 것이 무엇인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 page 382
책은 우리의 여러 가지 생물학적 측면(타고난 우리의 인간성)이 역사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생물학의 고유한 요소들은 사회와 문명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그 반대로도 인류의 문화적 혁신은 우리의 유전자 구성에 흔적을 남기며 더 잘 적응하도록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
저자는 우리에게 남긴 이 메시지가 앞으로 만들어질 역사에 대한 숙제로 남겨두었습니다.
아직도 기후 변화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대다수 사람들은 대중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데, 대중 매체들은 갈수록 이념적 성향이 양극화되고 있다.
확증 편향은 상황의 심각성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신념을 더 강화시킨다. 우리는 기후 변화처럼 멀고 점진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되는 여러 가지 인지 편향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지 편향은 우리의 생물학과 우리가 진화해온 과거의 많은 측면과 함께 인류의 역사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 미래에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 page 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