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1 : 풀지 못한 문명 - 미스터리 대표 채널 <김반월의 미스터리>가 소개하는 초고대 문명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1
김반월의 미스터리 지음 / 북스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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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과학이 발달하더라도 도저히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일이나 사건들.

바로 '미스터리'.

미스터리가 끌리는 이유는 짜릿한 긴장감, 호기심과 매력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도 '미스터리'라는 단어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는 걸 보면...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읽고 싶었습니다.

어떤 미스터리 사건들이 존재하는지...

미스터리 대표 채널 <김반월의 미스터리>가 소개하는 초고대 문명

인류 문명은 멸망과 탄생을 반복했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1: 풀지 못한 문명



우리 문명이 탄생하기 이전인 45억 9천 9백 9십 9만 년 동안 지구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정말 우리가 지구 최초의 인류일까?

지구의 나이는 무려 46억 년.

우리 인류의 나이를 계산해 보면 인류의 조상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은 길게 봐야 20만 년입니다.

이후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 문명이 발생한 시점은 고작 6,000년 전에 불과하고 농경을 막 시작했던 신석기 시대부터 전기차를 타고 다니는 21세기 현재까지 고작 1만 년도 채 안 되는 시간...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지구라는 환경에서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필연적으로 탄생할 것이고, 반드시 언젠가 우리의 뒤를 이을 또 다른 문명을 만들 것이다.

이는 반대로 우리의 문명 또한 처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서 '지구 리셋설'이라는 가설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지구 리셋설이란 먼 옛날부터 인류 문명은 핵전쟁과 같은 이유로 멸망과 탄생을 계속해서 반복 중이며, 우리의 문명 또한 n번째 문명이라는 가설입니다.

그리고 당시 수백 수천만 년 전에 존재했던 고도의 문명을 초고대 문명이라 칭하게 됩니다.

실제로도 초고대 문명의 증거는 수도 없이 많고,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당대의 기술력으로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유물, 시대를 초월한 유물을 일명 '오파츠(Out-of-Place-Artifacts)'라 부르고

책에서는 고대 오파츠와 초고대 오파츠를 더불어 다양한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장에서는 지구 리셋설의 증명을 위한 오파츠 연구 결과를 낱낱이 알려 주고 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고대 미노아 문명을 조사하기 위해 섬 중앙에 있는 미노스 궁전 제1 지하창고에서 발견된 '파에스토스 원반'.



파에스토스 원반이 특별한 이유.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인쇄물은 불과 1,000년 전에 제작된 독일의 '플루페닝 고문서'다. 그리고 이 플루페닝 고문서와 파에스토스 원반 사이에는 무려 3,000년이라는 긴 시간이 존재한다. 수천 년의 기술력을 앞서간 파에스토스 원반, 이것이 바로 오파츠라 불리는 이유다.

4,000년 전의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

거기에 인쇄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인쇄술이 4,000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노아 문명 이후 약 3,000년간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인쇄술이 포함된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유물 안티키테라 장치,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와 함께 세계 3대 오파츠로 인정받는 건...

'당대의 기술력으로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유물이 심지어 해독까지 되지 않는다.'

이 난제는 언제쯤 풀리까...?!

2장에서는 지구 리셋설의 증거들을 소개하며, 인류 문명이 반복되고 있다는 가설에 힘을 주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1995년 한 우주 비행사가 촬영한 사진 한 장.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 바다를 가로지르는 50km에 달하는 거대한 다리 형상.

'아담스 브릿지'

"이 유물은 매우 정교한 제작 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단순한 원시 문화로는 볼 수 없는 수준이에요."



유적지 주변에서 정교한 예술 작품들과 상징물들이 나오면서 이 문명은 높은 수준의 정신 문화와 종교를 가지고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기원과 실체, 운명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 있는데 특히 아담스 브릿지 주변에서 대규모 화산 불출과 관련된 흔적이 발견하게 됩니다.

이는 소행성 충돌로 인한 여파로 보이는데...

지구 역사상 가장 앞선 과학 문명이었지만, 결국 자연의 가혹한 시련 앞에서는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의 역사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인류 문명 역시 언젠가는 이와 비슷한 시련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3장에서는 우리 곁을 맴돌고 있을 수도 있는 외계의 흔적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1962년 티베트에서 중국 북경대 고고학 교수 치푸테이와 학생들이 발견한,

약 1.3m 정도의 동굴에서 발견된 신장이 고작 120cm에 불과하였으나 두개골은 비정상적으로 큰 해골 한 구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벽화, 그리고 상형 문자가 쓰여진 디스크 형태의 돌들.

동굴에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상형 문자가 존재하였고 우리는 이 상형문자를 15여 년이라는 세월 끝에 모두 해독할 수 있었습니다. 상형 문자를 만든 존재들은 바로 시리우스 성계에서 온 드조파족이며, 청해 지방을 비행하다 추락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들 사이에 있던 엔지니어는 추락을 겪으며 모두 사망하였고, 결국 그들은 지구에 정착하기에 이릅니다. 그들은 결국 지구에 숨어들어와 지구인과 결혼을 하고 자손을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공공히 하는 치푸테이 교수의 기고문.

세간에 중국판 로즈웰 사건으로 불리게 된 이 사건.

'드조파족'



1947년 영국의 카를 로빈 에반스 박사 논문으로 치푸테이 교수의 기고문이 함께 이슈가 되고 결국 드조파족의 존재를 인정하는 이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과연 그들은 진짜 시리우스 성계에서 온 외계인일까?

만약 그렇다면 중국은 왜 그들의 존재를 비밀리에 부쳐 두려한 것일까.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진짜 인류 문명은 멸망과 탄생을 반복한 것일까...?'

이 의문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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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의 시대
이석용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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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숙련된 최면술사는 마치 마법사처럼 전능한 능력을 가졌다.

전개를 한껏 기대하게 만든다."

_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작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로부터의 추천사가 있었기에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추천사를 보니

"최면술사라는 신선한 소재에 고령화 시대에서 촉발되는 흥미로운 미스터리가 더해진 SF 수사극. 죽음이라는 단서가 스릴러적 긴장감을 주며, 그에 얽힌 반전이 매력적인 작품."

_쇼박스

뭔가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마냥 소설로만의 이야기가 아닐 듯한...

그래서 저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불가능한 자살사건에 휘말린

최면술사의 미스터리 활극!

책을 펼친 순간

대저택 지하실의 지옥문이 열린다!

최면술사의 시대



'가난한 이들의 죽음과 복지'라는 제목의 연말 특집 프로에서 대담자로 나선 전 국회의원 장진과 최철환 프란치스코 신부.

신부는

"...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가 이미 많이 시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하나 더 보태달라고 부탁드리는 겁니다.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해, 황혼의 마무리가 두렵지 않도록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달라는 겁니다. 그동안 힘들게 살았으니 마지막 가시는 길이라도 평안한 마음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우리가 잘 아는 '유종의 미'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독일 신부님에게 들은 독일 속담에도 '엔데 구트, 알레스 구트'라는 말이 있답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뜻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끝이 좋으면 다 좋아》라는 희곡도 있습니다."

대담 중 개인적인 바람을 꺼내 보았고 이에 장의원이

"최면이라도 걸자는 말씀인가요? 내가 그동안 잘 살았다,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것도 괜찮은 방법 아닙니까? 비용도 적게 들고요."

비아냥조의 가벼운 농담을 던졌지만 최 신부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장의원은 추진하게 됩니다.

'최면 복지 제도'.

정부는 행정안전부 산하에 공리주의에 근거한 공리청을 신설하여 병약하고 가난한 노인들에게 최면을 제공하는 복지를 시행하게 됩니다.

이만하면 괜찮은 삶을 살았으며 이루고 싶던 소망을 이루었다는 암시를 임종 직전에 떠올릴 수 있도록 해주며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리고 이 최면 복지를 수행하는, 고도로 숙련된 엘리트 최면술사는 마치 마법사처럼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상위 엘리트로 분류되는 T 레벨 최면술사는 국가적으로 규모가 크고 중요한 지역에만 부임하게 되는데...

'T164-42ㅎㅅ' 아니, 그냥 'T'라 불리는 주인공은 읍 규모의 지역으로 돌발 부임하게 됩니다.

중앙 행정조직에서 멀리 떨어진, 독특한 지형과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마치 육지 안 깊숙이 자리 잡은 섬처럼 느껴지는 좁은 지역.

좀처럼 보기 힘든 T 레벨의 최면술사가 부임할 것 같지 않은 이곳으로의 부임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특유의 금욕과 충성심으로 묵묵히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T.

첫 번째 복지 피술자로 평소 최면의 기만적 행복을 믿지 않고 최면을 줄곧 거부해온 박련섬 할머니를 만나 폐지를 수거하며 신뢰를 쌓았습니다.

박련섬 할머니에게 차차 최면을 시술하던 즈음, 갑자기 할머니가 자살로 의심되는 사고를 당해 죽고 맙니다.

'알레스 구트'를 암시하는 행복한 표정으로...

하지만..

평소 할머니가 다니지 않는 먼 곳까지, 그것도 폐지를 산더미로 실은 리어카까지 끌고 온 이유는 뭘까? 하필 CCTV도 없는 이 육교까지. 단순한 우연이 연속된 걸까? - page49

T는 할머니에게 은혜를 입고 할머니를 극진히 모시던 최면술사 지망생 금봉수, 사건에 의혹을 품은 형사 강창근과 함께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용의자로 의심되는 두 사람.

T가 부임하기 전에 박련섬 할머니를 담당했던 S레벨 최면술사 S802와 할머니의 재산을 노리는 할머니 남편의 배다른 형제 최득구.

이 둘의 행적을 좇아보는데...

또다시 마주하게 된 죽음.

평소 전열기를 신문에 겹겹이 쌓아 옷장 위에 두셨던 김옥이 할머니.

화재로 사망했기에 할머니의 사진은 신문에 올라오지 않았지만 공리청에서는 용케도 노출된 얼굴 근육과 치아로 알레스 구트를 달성했다고 판단합니다.

복지 성과로 치하하기에 급급한 공리청...

무의식에 절대 자살을 시도하지 못하는 최면 코드를 심어두었는데 연쇄 자살사건이라니...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한편 T는 공리청에서 자신을 최면술사의 길로 이끌어준 사무관Q의 소개로 지역 대저택에 사는 함구증에 걸린 소녀 오승애의 치료를 돕게 됩니다.

하지만 T는 스멀스멀 번지는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최면 상태의 승애와 T 사이의 연결 고리가 점점 손에서 미끄러져나가는 느낌...

그리고 승애를 둘러싼 승애의 외할머니, 아버지이자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자본가인 오승택, 승애의 친척들이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은...

이들은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 것일까...?!

'가면...... 내게도 최면이?'

낯설지 않은 장면들.

우리 역시도 점점 초고령화 시대를 마주하면서 어떻게 하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복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마련책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끝이 좋으면 다 좋아' 라는 의미의 '알레스 구트'.

과연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게 맞을까?

「인생은, 자네들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아네스 뭐라고 하는 건 그냥 하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고통스러워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때도 있는 거야. 그걸 행복입네 불행입네 할 수는 없는 거라고. 자네가 처음에 한 말처럼 나를 정말 돕겠다면, 내 자네에게 부탁할 것이 있네.」

...

「... 자네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최면으로 거짓 행복을 얻기 싫네! 그건 나에겐 속임수나 같은 거니까. 그런 건 고향을 오래 떠난 사람들이 사후에 옛 시간, 옛 지인들이 있는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할 때나 하는 말이라고. 제발 내 기억을 왜곡하지 말아주게나. 부탁함세!」 - page 124 ~ 125

알레스 구트는 허상일 뿐이다. 죽음은 아름답다고만 할 수 없는, 목표가 되어서도 안 되는, 단지 삶의 종착점이다. 그 종착점을 인지하고 사는 것만이 삶을 의미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T는 희미하게나마 깨닫게 되었다. - page 215

삶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금 되짚어 불 수 있게 해 주었던 이 소설.

어쩌면 마주할 현실일까 씁쓸함마저 남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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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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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tvN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 의 원작 작가이자,

올해(2024년 기준)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살인자의 쇼핑몰》 1, 2권으로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한국소설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작가로 자리한 '강지영' 작가.

그녀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이번 신작을 통해 또 한 번 '이야기'라는 세계 확장을 시도한다는데...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이야기 속 모든 주인공은 결핍과 역경이 있다는 걸.

그걸 버티고 돌파하는 게 성장이라는 걸."

세상의 무관심과 폭력, 모든 위험으로부터 살아남은

수많은 '재이'들의 생존 이야기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2005년 5월 3일 아침 9시 5분

체중 3.45킬로그램, 키 51센티미터, 혈액형은 A형

엉덩이엔 모래시계 모양의 몽고반점을 가진 여아

태명은 밤비였고 엄마 김은혜 씨에게서 태어나 사흘 만에 얻게 된 이름 '송재이'.

이미 말한 것 같지만 나는 죽음과 출생을 반복하고 있다. 벌써 일곱 번째다. 누군가 그게 환생이 맞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전생의 기억을 락스에 담가 얼룩 없이 싹 지우고 햇볕에 보송하게 말린 뒤 새로운 몸에 영혼을 안착시키는 낭만적인 과정은 없다. - page 8

재이에게 첫 번째 인생은 오래된 만큼 기억이 희미했습니다.

하지만 선명한 건 딱 하루, 자신이 죽던 날이었습니다.

재이 생각에 잘못한 사람은 없었다. 사랑하는 방법이 각자 달랐고 미워하는 게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뿐이었다. 모든 혼란은 자신에게서 비롯된 걸지 몰랐다. 모두가 재이를 사랑했고 그래서 서로를 미워하다 불행해진 것만 같았다. - page 25

재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사이좋았던 은혜 부부.

이젠 서로를 미워하게 된 이들.

그러다 재이가 죽기 직전 할머니가 알 수 없는 존재로 변신해 의문의 메시지를 남기는데...

"다시 태어날 기회는 여섯 번이야."

그렇게 허망하게 1회 차의 삶을 끝낸 재이.

그런데...

다음번 생에서 자신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안 믿으면 어떡해. 네가 만든 종말이잖아. 적어도 너는 믿어야지. 송재이, 이렇게 안심할 때가 아냐. 잘못해서 네가 또 죽기라도 하면 난 지금 이 모습으로 스물여섯 살이 된단 얘기야, 어?" - page 49

재이의 종말과 동시에 세상이 리셋 되는 것과는 달리, 축적된 시간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운명을 지닌 소영.

재이의 생과 사는 마치 이음새가 있는 동그라미였다. 이음새 구간을 지날 때 죽고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했다. 그런가하면 소영의 인생은 재이라는 동그라미를 훌라후프처럼 허리에 두른 직선이었다. 세상이 박살 났다 재조립되는 동안 그녀 홀로 머나먼 어딘가를 향해 뚜벅뚜벅 늙어갔다. - page 81

처음으로 자신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게 된 재이.

어떻게든 정해진 운명의 패턴에서 벗어나 무사히 어른으로 성장하고자 노력하는데...

아무것도 제 힘으로 바꿀 수 없으니 묵묵히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 page 228

다회차의 생을 통과하며 재이는 종말의 조짐이 느껴질 때마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들을 피하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어른의 무관심과 방치, 부모의 불륜, 가정불화, 학교 내 괴롭힘과 폭력, 각종 범죄와 사고의 위험 등으로 인한 종말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이 고통스러운 생을 반복하면서 어른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라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위험으로부터 재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소영과

그런 소영이 자신의 종말과 환생 때문에 죽음에 가까워지지 않도록 힘껏 생을 버텨내려는 재이의 마음이

아주 작지만 기적과도 같은 변화의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캡틴, 앞으로도 살아남아야 해.'

재이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퍼뜩 고개를 들었다. 정소영이 매끄러운 티슈 한 장을 건넸다. 재이는 다시 한번 기시감을 느꼈다. 익숙한 체취를 맡은 것도 같았다. - page 251

소설 속에서의 '어른'의 모습.

우리에게 일침을 가해주었습니다.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

되짚어보아야 했습니다.

가장 약한 존재인 '소녀'가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무수한 고난과 시련의 과정에서 살아남은 우리네 빛나는 생존기였던 이 소설.

뭉클하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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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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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단어에 반응을 하여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이 소설.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2010년에 처음 선보인 이 소설은 출간 당시에는 상당히 인기를 끌며 영화로도 만들어져 개봉되었으나, 몇 년이 지난 후로는 사실상 묻혀 있던 책이었다고 합니다.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한국어판도 진작 절판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도 해당 책의 일본어판은 현재 종이책으로 유통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작품을 접한 해외 에이전트가

"반드시 이 책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간행하고 싶다"

는 의지를 품었고, 그 바람대로 13년 만에 새로이 출간되어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2024년 영국 도서상 최종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

그야말로 '헌책방'을 소재로 한 이 소설과 더없이 어울리는 스토리를 지녔기에 더 의미가 있는 이 책.

저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여기는 책으로 된 항구고,

너라는 배는 잠시 닻을 내리고 있는 것일 뿐이야.

그러니 푹 쉬고 나서 출항하면 돼."

손 뻗으면 수많은 책이 잡히는 오래된 헌책방에서

너덜너덜해진 나에게 건네는 인생의 휴가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스물다섯 살 다카코.

사귄 지 1년 된 연인 히데아키가 갑작스럽게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됐다는 이별 통보를 받게 됩니다.

충격으로 회사도 그만두고 폐인이 되어 집에 틀어박혔는데, 어느 날 밤, 눈을 뜨고 일어나 보니 내버려두었던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습니다.

낯선 번호와 음성메시지.

"다카코, 잘 지내니? 나야, 사토루 삼촌이야. 지금 서점에서 전화하는 거야. 나중에라도 괜찮으니까 연락 좀 줘라. 어이쿠, 손님이 왔네. 그럼 이만."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이후로 벌써 얼추 10년 가까이 만나지 못했던 외삼촌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집세니 관리비니 무시 못 하지? 여기 오면 전부 공짜야. 뭐 서점 일을 좀 도와주면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진보초 거리에서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으니 여기 머물며 일을 도와달라는데...

책이라고는 학교 수업 때 읽은 게 전부였던 다카코에게 갑자기 헌책방에서의 일을...?

하지만 돈도 떨어지고 더 이상 머물 곳도 없는 상황에 처했기에 마지못해 삼촌에게, 모리사키 서점으로 향하게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지나간 아픈 기억은 어쩌면 좋은지, 그런 것들이 서로 얽혀 잠이 오지 않았던 어느 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질식할 것 같아 산더미같이 쌓인 문고본 앞에 눈을 감고 손을 뻗어 한 권의 책을 뽑게 됩니다.

『어느 소녀의 죽음까지』

분명 지루해서 바로 잠들어 버릴 거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책에 완전히 빠져들고 하얗게 밤을 지새운 것이 아닌가!

다음 날 외삼촌과 그 책에 대해 한바탕 얘기를 나누며 지금까지 전혀 접점이 없는 줄 알았던 사람과 불현듯 한 가지 일로 이어지는 기쁨, 가슴 뛰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마음속에서 잠들어 있던 독서 욕구가 팡! 하고 터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오래된 책들과 느릿느릿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서히 상처를 치유해가고 다시 삶을 일으킬 동력을 얻으며 나아가는데...



잔잔하면서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 주었던 헌책방으로부터의 이야기.

읽는 동안 위로의 시간이었습니다.

소설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를 무대로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진보초 역을 중심으로 150개가 넘는 서점들.

진보초 거리에서 60년째 매년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벌어지는 '헌책 축제'까지.

소설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실제 경험할 수 있기에 오감을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 활자기피 현상과 대형 중고서점의 영향으로 헌책방들이 사라지는 추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세계를 떠나지 않는' 이들이 있었기에 따뜻하고도 편안한 장소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고마워. 이 서점은 결코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장소는 아니지만,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는 한 ㅇ앞으로 몇십 년이든 해나갈 수 있어. '배는 물이 흐르는 대로 두둥실 나아갈 뿐이다.' 그 말처럼 나는 이 서점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 - page 91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이 문구.

"그래? 인생의 어느 순간에 우연히 책을 만나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 사람이 독서가가 되는 거구나." - page 69

나의 독서 인생의 시작이 되었던 책을,

지금도 마주하고 있는 책들,

앞으로 마주할 책들로부터 진정한 독서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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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아줌마 - 사노 요코 10주기 기념 작품집
사노 요코 지음, 엄혜숙 옮김 / 페이퍼스토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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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 『사는 게 뭐라고』,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등 주옥같은 그림책과 에세이 작품들을 남긴 작가.

'사노 요코'

그녀가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사노 요코.

여기 사노 요코가 세상을 떠난 후 10주기를 기념해 단행본 미수록 걸작을 모아 출간된 작품집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기에 더없이 소중한 이 책.

또다시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려 합니다.

무심한 듯 섬세한, 차가운 듯 따뜻한,

사노 요코가 꼭꼭 숨겨 두었던 소중한 이야기

언덕 위의 아줌마



책 속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초현실적이고 좀 이상한 짧은 이야기

소녀시대부터 미술대학 시절, 그리고 에세이

어린이를 위한 연극 무대 희곡

사노 요코가 그린 나의 복장 변천사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와의 연애 그리고 결혼 에피소드까지.

그녀의 다채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책 제목은 극단 '엔'어린이 무대에서 상연된 전설의 '어린이를 위한 연극' <언덕 위의 아줌마> 의 희곡 제목이었습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지 못한 여러 사람들의 감정을 대변하느라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변하는 주인공 '언덕 위의 아줌마'.

아줌마가 분노하면 궂은 날씨로 마을이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아줌마가 장을 보러 등장하면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두려움에 벌벌 떱니다.

그런 그녀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가간 '루루' 덕분에 아줌마는 무지개를 만들 수 있게 되고, 슬픈 사연을 지닌 영혼들이 무지개다리를 건으로써 아줌마는 자기의 감정만을 지닐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웃어요

화를 내요

단단히 야무지게

울어요

이윽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가요

빛의 응어리가 되어

건너가요

건너가요

솔직히 마냥 단순히 읽기만 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본 순간 다시 한번 더 읽게 되었고 그 의미가 묵직이 다가왔었습니다.

오래 산다고 해도, 뭔가를 잘 알게 되는 게 아닙니다. 아마 자신의 마음을 가장 모르겠지요. 슬픔과 기쁨과 노여움이 어째서 인간의 온몸을 압도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태어나는 곳은 눈입니까, 심장입니까, 머릿속 어디입니까. 하지만 그것은 태어날 때부터, 이윽고 죽을 때까지 한순간도 나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기쁨과 슬픔과 분노를 아이들이 충분히 받아들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_ 사노 요코

그리고 동화 <지금이나 내일이나 아까나 옛날이나>에서는 역시나 사노 요코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뭐든지. 있잖아, 엄마, 내가 왜냐고 물어보면 싫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어린애인 걸, 왜, 왜냐고 물으면서 크는 거야."

"그런데 가끔 화를 내잖아?"

"왜냐하면 귀찮을 때도 있어. 게다가 어려워서 모를 때도 있거든."

"음, 어른도 모르는 게 있어?"

"그럼, 모르는 것 투성이야."

너무나 공감이 되었던 이야기.



개인적으로 사노 요코의 새로운 매력을 엿보았던 「나의 복장 변천사」.

1938년생 사노 요코가 살았던 시대별 복장과 일상의 흔적, 오빠에 대한 기억 등을 그녀만의 문체가 더해져 재미나게 읽었었습니다.


 



솔직함과 위트, 다정함...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녀만의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속상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일상에 반짝이는 찰나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또다시 그녀의 작품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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