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매드앤미러 1
아밀.김종일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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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

이 프로젝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국내 대표 장르 작가 크루, '매드클럽'과 '거울'의 대격돌!

그 첫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되었습니다.

공통 한 줄 :

"행복한 신혼, 죽음에서 돌아온 남편이 문득 낯설게 느껴진다."

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행복한 신혼 생활을 꿈꾸던 두 명의 주인공은 각자의 남편을 뜨겁게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에서 '은진'에게 '동우'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았고, 그 사랑을 자신에게 가르쳐 준 사람이었습니다.

「해마」에서 '회영'에게 '시광'은 진창과도 같은 삶을 꽃길로 만들어 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혼 후, 남편의 낯선 면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우선 「아름다운에 관한 모든 것」에서 친구들과 조촐한 결혼식을 하고 뒤풀이 뒤 의도치 않게 듣게 된 친구와의 통화 속 동우의 말,

"못생긴 거 알지, 누가 몰라. 눈은 단춧구멍 같지. 피부는 멍게 같지. 몸은 돼지 같지. 불 안 끄면 섹스도 못 해. 그런데도 나 같은 날건달 건져 주는 여자가 얘뿐이라서, 내가 만난 애들 중 그나마 돈 있는 애가 얘뿐이라서, 그래서 잡았다. 됐냐?" - page 23

동우로부터 평생 그녀가 좇아온 신념이 송두리째 흔드는 비난을 듣고 동우의 사랑에 의심하다 예상치 못하게 동우가 죽게 됩니다.

생각을 하자.

생각을 해야 한다.

동우가 죽었다.

내가 사랑한 남자가.

내 남편이.

친구들 앞에서 나와 결혼한 남자가.

결혼한 바로 그날 죽었다.

죽은 이유는......

사고였다.

거리에 나와 방황하던 은진에게 한 노부인이 마치 그녀를 훤히 꿰뚫어 보듯 날카로운 시선으로

"살려 줄 수는 있어. 단, 조건이 있다."

"그게...... 그게 뭔데요?"

"네 남편이 살아나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도, 죽게 된 이유도 기억하지 못할 게다. 그것을 절대 일깨우면 안 돼. 그 기억을 돌이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 page 38

그리하여 되살아난 동우.

마냥 좋을 것만 같았지만 점점 그녀를 옥죄이게 되는데...

이제부터 내가 하려는 일은, 진실을 그 자체로 감당하는 일이었다. 그건 결코 가볍지 않을 터였다. 거짓을 계속 껴안고 사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심지어 행복하지도 않을 것이다. 설령 가짜 행복이라 해도 지금까지 내가 누려 왔던 것은 행복이기는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알게 된 것을 모르게 할 수는 없었다.

결단을 내린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동우야, 너 우리 결혼식 날 기억해?" - page 95

다음으로 「해마」에서 결혼하기 1년 전 이들에겐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교차로 맞은편에서 신호를 어기고 중앙선을 넘어 미친 듯이 내달려 오는 BMW.

BMW를 몰던 가해자는 사망, 조수석에 탄 가해자의 여자친구는 중상, 그리고 무사한 이들.

사고가 난 지 1년이나 지났지만 자꾸만 악몽이 나타나 남편이 소개해 준 정신건강전문의를 만나고 나오는 길에 느닷없이 교통사고 가해자의 여자친구가 나타나 묻습니다.

"작가님 남편분, 작가님이 아시는 분이랑은 다른 사람일지도 몰라요."

내 남편이 내가 아는 사람과 다른 사람......?

그 말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

"그게 빙의인지, 기생인지, 또 다른 자아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범주의 존재인지는 솔직히 저도 몰라요. 다만, 그게 원래 사람과 다른 존재인 것만은 확실해요." - page 166 ~ 167

희영의 의심은 이제 남편의 정체를 파헤치기로 합니다.

그러다 마주한 진실...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지극한 아내 사랑이 눈물겨웠다. 내 정체를 눈치채고 파헤치지만 않았어도 그의 말대로......

"오래오래 잘 살았을 텐데......" - page 251

읽는 내내 짜릿함을 느꼈었습니다.

닮은 듯하지만 다른...

특히나 이 책에서 주어진 미션까지!

찾아가는 재미까지 더해져 앞으로의 이 프로젝트 행보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두 이야기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갈등 앞에서 우리는 사랑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부간의 근원적 의심, 상대방과 함께 살고 있지만 상대방의 진실을 다 알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갈등이 생기더라도 서로에 대한 신뢰, 의지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사랑으로 나아가야 함을, 머리로는 잘 알지만 참으로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너무도 매력적이었던 이 책.

다른 이들도 꼭 느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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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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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의 작은 부엌칼》로 친숙한 감성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

(죄송하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편지'라는 매개에 이끌려 이 소설을 읽어보고자 하였습니다.

어떤 따스함이 우리를 맞이할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수요일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누군가의 소소한 수요일과 계속 만나는 것만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진다.

수요일의 편지



가족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고 누구보다 늦게 자는 주부 '이무라 나오미'.

일찍 일어나는 건 남편과 아들들에게 아침을 차려 주고 도시락을 싸 주기 위해서고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비밀 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바로 일기 쓰기.

처음 일기를 쓴 건 일 년쯤 전의 일이었습니다.

직장 상사의 갑질 발언에 무진장 화가 나서 나모 모르게 욕을 쓴 것이 시작이 되어 시어머니의 심술, 남편의 둔감함, 부모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아들들에 대한 불만을 쓰고, 사회를 힐난하고, 날씨에 불평하고, 텔레비전 드라마 결말까지 트집 잡고, 그것을 문자 형태로 바꾼 것...

그녀에게 일기 쓰는 행위는 '정화淨化'였습니다.

나오미는 오랜만에 친구 이오리를 만나 근황을 나누다가

"나오미, 수요일 우체국이란 거 알아?"

수요일? 우체국?

"몰라. 그게 뭐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 수요일에 자기가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런 걸 편지에 써서 수요일 우체국 앞으로 보내는 거야."

"음..."

"그래서 그 우체국에서, 전국에서 모인 편지를 직원들이 무작위로 미지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거야."

"그럼, 거기에 편지를 보내면 미지의 누군가에게 편지가 오는 거야?"

"그렇지. 요컨대 미지의 누군가와 평범한 수요일 일기 같은 편지를 교환하는 서비스지." - page 11 ~ 12

이 이야기를 듣고 나오미는 삶의 작은 변화를 꿈꾸며 편지를 보내게 되는데...

그리고 또 한 명.

그림 작가가 되는 꿈을 포기하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보낼지 고민하던 서른세 살의 '이마이 히로키'.

약혼자의 권유로 수요일의 편지를 쓰기로 합니다.

다 쓰고 난 뒤 우체통 앞에서...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뭐지?

머리가 아니라 마음속에 확실히 답이 있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내가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여성. 그리고 그 삶과 걸어갈 미래다.

비즈니스 가방 속에서 그 부끄러운 편지를 꺼냈다. 봉투는 얇지만, 그 속에는 또 하나의 내 미래가 담겨 있다.

그것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제대로 그린 미래다.

그쪽의 미래도 나쁘진 않지만, 역시 나는 현실의 미래를 선택할게.

바이바이. - page 118 ~ 119

수요일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미쓰이 겐지로'.

우체국의 규칙을 어기고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서로 교차해서 보내게 됩니다.

또 혼자 키우는 딸과의 친밀감을 회복하고자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복사해 거기에 '수요일의 편지, 아빠가'를 덧붙여 딸에게 전달합니다.

과연 딸의 반응은 어떨지...

그리고 히로키의 편지를 받은 나오미, 나오미의 편지를 받은 히로키는 어떨지...

'편지'로 인연이 되어 누군가의 인생을 새롭게 바꿔놓는 기적을 선사하는데...



요타가 웃으면 내가 웃는다.

내가 웃으면 카키도 웃는다.

사람은 웃는 것만으로 즐거워진다.

그리고 웃는 얼굴과 웃는 얼굴에서 생겨난 즐거운 기분이 이야기 속에서 파문처럼 번지고, 이어지고..., 다시 네게로 돌아온다.

네가 웃으면, 언젠가 또, 네가 웃는다. - page 276 ~ 277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었습니다.

맞아...

단지 살아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와 스쳐 지나며, 이 세게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그 인연이 끝없이 연쇄되어, 이 지구의 낯선 어딘가에서 낯선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우리네 세상은 이렇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나 봅니다.

오늘은 아이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꿈을 꿔보고 싶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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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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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해지는 기적 이야기. 덕분에 오늘 하루 미소를 머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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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 - 위대한 발명은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한다!
오스카 파리네티 지음, 안희태 그림, 최경남 옮김 / 레몬한스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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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4년 영국의 작가이자 미술사가인 호레이스 월풀이 '무언가를 찾다가 실수로 다른 것을 발견하거나 발명하게 된 것'을 묘사하기 위해 만든 단어.

'세렌디피티'

이 책은 글로벌 프리미엄 기업 '이탈리(EATALY)'의 창업자인 '오스카 파리네티'가 우연한 실수로 인한 뜻밖의 위대한 발견과 발명으로 탄생한 다양한 브랜드 이야기를 통해 20세기, 21세기 세계 경제가 얼마나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인류의 삶이 풍요로워졌는지 에피소드를 곁들여 들려준다기에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지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 1,100여 년 전, 커피나무 열매를 뜯어먹고 활력을 얻은 염소 덕분에 오늘날 전 세계인이 모닝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브라우니의 발명 뒤에는 어떤 깜짝 놀랄 에피소드가 숨어 있을까?

· 딱딱한 옥수수 알갱이가 터져 부드럽고 맛있는 먹을거리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

·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청량음료 코카콜라가 애초 약용 시럽으로 출발했다고?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최고 브랜드가

우연한 실수로 인한 위대한 발견으로 탄생했다?!

세렌디피티



다양한 음식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몇몇 놀라운 세렌디피티 사례를 접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전 세계 최고의 식품 생산자, 셰프, 과학자, 파티시에, CEO와의 생생하고 통찰력 있는 인터뷰로 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둔 코카콜라나 고르곤졸라와 같이 기존에 잘 알려진 유명한 음식과 음료에 관한 이야기를,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빵인 파네토네나 마요네즈에 버무린 러시안 샐러드, 아일랜드산 흑맥주 기네스와 같이 실수나 착오, 사고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얻게 된 위대한 발견된 이야기를,

고추나 이탈리아 최고의 적포도주 바롤로, 밀라노식 리조토와 같이 그 기원이 너무나 기괴해 이 책에 담을 가치가 충분한 이야기를,

그렇게 48가지의 미식 탐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제철인 '감자'.

감자를 익히면 별미로 변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하였습니다.

이 사실부터 놀라웠었습니다.

그 뒤로 감자튀김에 대한 멋진 세렌디피티 스토리가 있었는데...

"우리가 지금 19세기 중반 새러토가 스프링스에 있는 문스 레이크 하우스에 있다고 생각해보자고요. 어느 날, 조지는 감자튀김이 너무 두껍고 바삭하지도 않은 데다 맛도 없다고 불평하며 감자튀김 접시를 몇 번이고 주방으로 되돌려보내는 무례한 손님을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화가 난 조지는 감자를 아주 얇게 썰어 튀김기에 던져넣고 소금을 듬뿍 뿌린 다음 (당연히 주저하는) 웨이터에게 불만을 품은 손님에게 갖다주라고 명령했어요. 그런데 한판 싸울 준비를 하던 그의 귀에 칭찬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손님이 새로운 버전의 그 감자칩에 감격했던 것이죠. 그날부터 조지 크럼은 이 방식으로 감자를 계속 요리했고 그의 레스토랑은 이 감자 요리로 유명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감자칩의 탄생은 이렇게 순전히 우연이었어요." - page 62 ~ 63

그리하여 저에겐 최애 과자인 감자칩이 탄생하였다는 것을.

그리고 이 이야기보다 울림을 선사한 이야기가 있었으니...

안토니아는 감자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찬양했다. 그 이유는 감자가 수세기 동안 값비싼 식사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먹여 살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으로 여겨져왔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모든 '가난한' 음식에 대해 이와 동일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그녀는 또한 멋지고 중요한 음식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는 단순한 제품도 존중한다.

훌륭한 셰프들의 위대함은 가장 평범한 재료를 풍미가 폭발하는 요리로 바꿀 수 있는 능력에 있으며, 이것이 그들이 존경받는 이유다. 그 대상이 그저 작은 감자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 page 65

소박한 감자에 대한 존중.

아니, 모든 것에 대한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매일 먹고 있는 '막대 아이스크림'의 등장에 놀라웠습니다.



알베르토는 매우 추운 날씨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살던 열한 살짜리 소년 프랭크 에퍼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때는 1905년 겨울이었다. 프랭크는 컵에 든 물과 소다를 작은 막대로 젓고 있었다. 그러다 딴 데 정신이 팔려 창틀에 음료를 놓아두었는데 음료는 영하의 날씨에 순식간에 얼어버렸다. 다음날 소년은 뜨거운 물을 사용해가며 갖은 애를 쓴 끝에 컵에서 그 얼음덩어리를 뽑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역사상 최초의 막대 아이스크림을 들고 본능적으로 이를 핥았다. - page 184

이는 우연이었지만 관심과 호기심 때문이었고, 여기서 강조된 건 직관과 전환은 얼린 혼합물이 아닌 '막대기'에 반영되었다는 점.

덕분에 우린 잘 먹고 있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건 '인류'였습니다.



불의 발견에서부터 신육종 기술과 현대 의학에 이르기까지.

진화는 항상 우연하게 진행되며, 우리는 그 법칙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 page 405

놀라운 발전을 이룬 인간이 우연의 가장 중요한 사례라고 소개하며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인간의 세렌디피티는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숨겨진 목표가 없다는 점에서 결론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태어났으며, 이는 진화 시간으로 따지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 8,000세대 전의 사건입니다.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탐구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 page 417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었습니다.



'의심'.

이 특별한 교훈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경이로웠던 세렌디피티의 세계.

앞으로도 어떤 것들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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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행위 - 부서지는 인간, 활자 너머의 어둠 오에 컬렉션 2
오에 겐자부로 지음, 남휘정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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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

이번엔 소설이 아닌

오에 겐자부로의 독서 경험과 풍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평론집

이었습니다.

그는 어떻게 읽었을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어떻게 읽었을까?

대작가의 독서 경험과 철학!

읽는 행위



이 책은 당시 30대였던 젊은 작가로서

'말의 정통적인 의미에서 독서 경험은 경험이라 할 수 있을까?'

'독서로 훈련된 상상력은 현실에서도 상상력이 될 수 있을까?'

이 두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이에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처음 활자의 부름에 반응했던 유년기부터 광기에 사로잡혀 활자를 잃어버리거나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계속 해명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명제였던 이 질문.

무엇보다 '악몽'과 '광기'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2차 세계 대전과 히로시마·나가사키의 핵폭탄으로 시작된 역사적 사실로서 악몽이 망각 속으로 사라지려고 할 때 그는 활자화된 악몽의 기록을 통해 그 기억을 소환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먼저 그것은 활자 너머에서 거대하고 깊은 어둠을 보고 희미한 빛을 인정해 온 자의 요청이며, 동시에 마침 외국어를 습득한 시기에 소설을 쓰게 되면서 타인에게 나의 지병과도 같은 악몽을 전달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 한 작가로서의 요청이다. 여기서 나는 질문하는 자이며 답해야 하는 자이다. 나는 거절하는 자이며 동시에 거절당하는 자이다. - page 80

그는 '읽는 행위'를 통해 자기 내면에 잠재된 '깊은 어둠'을 확인하고 나아가 그 속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하는 작가였습니다.

그리고선 '악몽의 전달자'로 활자화된 악몽을 통해 훈련된 상상력이 현실을 살아가게 하는 강력한 힘을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를 읽고 난 뒤 이 책을 만나서일까.

그의 이야기가 이렇게나 친숙하게 다가올 줄이야!

숲속 골짜기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고

숲속에 있는 동안이 가장 자연스러운 환경이었기에

그의 작품들을 바라보면

지금 『읽는 행위』를 다시 읽고, 마침내 『동시대 게임』에 이르는 나의 숲이란 주제의 원형이 여기에 거의 모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게다가 여기에 직접 묘사되는 숲은 바로 내가 그곳에 둘러싸여 태어나서 자랐던 현실의 숲이었다. 즉, 소설의 이미지는 원래 그 계기가 낭의 유소년기에 경험한 것이더라도 소설의 구성에 끼워 넣어 초고를 쓰고 고치는 과정에서 숲이란 요소도 다소간 허구적인 것으로 만들어지는 데에 반해, 『읽는 행위』에서 묘사된 것은 뜻밖에도 나의 기억 속 숲과 딱 포개지는 것이다. - page 232

그의 '숲'...

한없이 매혹적이면서 두려운, 삶과 죽음의 모태가 공존하는, 죽음과 재생이 일어나는 장소, 그 속에서 '빛'을 발견하는 작업이 '독서'라는 것을.

역시나 범접할 수 없다고 할까...

읽기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개인의 삶과 사회를 재조명하고자 한 작가로서의 태도를 보여주었던 오에 겐자부로.

시간이 흐른 이 시대에 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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