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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의 뇌과학 - 하버드대 의사가 알려주는 5가지 회복탄력성 리셋 버튼 ㅣ 쓸모 많은 뇌과학 10
아디티 네루카 지음, 박미경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번아웃이 심하게 온 건지 해야 할 것들은 참 많은데, 의욕이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미칠 지경이다. 영화 장면 같은 걸 보면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폭탄이 터졌는데 숨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고, 멍하니 멈춰 있는 기분이다. 나라 망조가 들어선 걸 본 뒤로 더욱 심해졌다.
살면서 책을 볼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지식을 쌓는다는 것에는 언젠가는 한계에 이르기 마련이며,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 이 한계를 조금이나마 보완할 수 있다고 느낀다. 수십 여년간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쌓아왔지만 어떤 상황에서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런 경우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일 수 있겠지만, 인생은 돈 버는 능력, 공부 잘하는 능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혜를 기르고 사람 보는 눈을 기르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고 생각한다. 지혜가 부족하고 사람보는 눈이 없으면 돈도 잃고 건강도 잃고 목숨도 잃는다. 사건뉴스만 보더라도 머리도 좋고 성실하고 착한데, 사람보는 눈이 없어서 목숨을 잃은 경우가 한 두 건이 아니다. 나라가 망조에 들었을 때, 애국지사, 순국선열 분들게 너무 부끄럽고 죄송한 생각이지만, 만일 능력만 된다면 사람들의 생각이 깨인 좋은 나라로 이민가는 게 낫겠고, 나처럼 이민갈 능력이 안 된다면 적국의 포로가 되더라도 적국이 나를 살려둬야 한다거나, 아국이 나를 구출해줘야 하는 이유를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율곡 이이 선생님께서는 10만 양병설을 주장하셨다는데, 율곡 선생 사후 8년 뒤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이 때 적국인 일본에서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도자기 만드는 도공들은 살아남았다. 불과 23세의 나이에 이기일원론을 정립했고, 장권급제 9번이나 했다는 조선의 천재인 율곡 쌤의 10만 양병설은 단순히 국방력 강화를 얘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그 시대 백성들에게 알렸던 것이고, 미래 세대에 격언이었던 것이다. 적군의 포로로 잡혔을 경우 30초 안에 적군에게 나를 살려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게 자신의 생존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어중이떠중이처럼 헬렐레 좋아라하다가는 선동꾼들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팽 당하기 쉽다. 역사는 늘 그래왔고, 세력에게 선동 당하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10만 양병설을 통해서 율곡쌤께서 알려주신 거라고, 뒤늦은 나이에 생각해본다.

여하튼 번아웃이 심하게 온 상황에다가, 밥벌이로 몸과 머리를 써야 하는 터라 이것도 젊을 때와 차이가 있고 하여 의욕이 바닥을 치는 가운데, 뭔가 다시 좀 해보자는 코딱지만한 게 있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왜 의욕이 떨어졌고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는지 뇌과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책에는 이런저런 사례들이 있는데, 저자가 서양인이고 서양문화와 동양문화에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나름대로 공통분모인 부분도 있기에 사람들이 겪을 법한 일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독자는 “나도 저런 상황에 있긴 해.” 이런 식으로 책을 본다거나 “나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상황이네.” 하면서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고 응용해보려고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회복탄력성을 얻기 위한 방법들을 말해주고 있다. 책에서는 수면과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인생 살아보면 알겠지만 왜 수면이 중요한지 알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 밥벌이 특성상 3일 이상 연속해서 더위를 먹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 오면 바로 씻고 밥도 대충 먹고, 두통으로 인해서 회복하고자 잠을 일찍 잘 수밖에 없었다. 자다가 또 두통으로 고생해서 자다 깨고 잠들기도 했다. 평소와 달리 3일을 연속해서 8시간 정도 자다 보니까, 아이러니 하게도 우울감은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 며칠 뒤에 다시 우울감이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조금이나마 줄어들기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8시간 이상 잠자는 게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너무 많이 자도 뇌건강에 좋다고 할 수 없다고 한다.

책에서 독자 스스로 중요해보이는 부분에는 깔끔하게 밑줄 긋고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과부하 시대 어떤 책을 봐야할지, 많이 지쳐 있는 독자라면, 인생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품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보면 좋을지 안 좋을지 알아서 판단하면 될 것 같다. 나는 내 인생에 다른 사람도 흥하게 만들라는 팔자가 있는 터라, 운 좋게 이 책을 보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