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외로움이 깊어지는 시간이 있다.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흔들리는 나뭇잎, 가로등의 어슴푸레한 불빛,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 목소리조차 마음의 물살 위에 파문을 일으킨다.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어떤 사람은 밤새워 술을 마시고 어떤 사람은 빈 술병을 보며 운다.

               지나간 시절의 유행가를 몽땅 끄집어 내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혼곤히 잠든 그의 꿈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아예 길가의 전신주를 동무 삼아 밤새워 씨름하다
               새벽녘에 한움큼의 오물덩이를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는 이도 있다.

               나는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들 삶의 골목골목에
               예정도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외로울 때가 좋은 것이다.
               물론 외로움이 찾아올 때 그것을 충분히 견뎌내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다들 아파하고 방황한다.
               이 점 사랑이 찾아올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사랑이 찾아올 때...... 그 순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행복해진다.
               길을 걷다 까닭 없이 웃고, 하늘을 보면 한없이 푸른빛에 가슴 설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모르는 이에게도 '안녕' 하고 따뜻한 인사를 한다.

               사랑이 찾아올 때, 사람들은 호젓이 기뻐하며
               자신에게 찾아온 삶의 시간들을 충분히 의미 깊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 있어 사랑이 찾아올 때보다 귀한 시간이다.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 곽재구의 포구기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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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03-2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으네요. 적어갈께요...
 




당신의 음성



큰소리로 말씀하지 않으셔도 들려옵니다.
나의 자그만 안뜰에 남몰래 돋아나는 향기로운 풀잎,

당신의 말씀, 그 말씀 아니시면
어떻게 이 먼 바다를 저어갈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둘러보아도
아직은 메마른 나무의 둘레, 나의 둘레, 꽃도 피지 않고
뜨거울 줄 모르는 미지근한 체온,

비록 긴 시간이 걸려도 꽃은 피워야겠습니다.
비 온 뒤의 햇살 같이 안으로 스며드는 당신의 음성.

큰소리로 말씀하지 않으셔도 가까이 들려옵니다.

빛나는 새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오래도록 어두워야 한다고.

아직도 잠시 빛이 있을 동안에
나는 끔찍이 이 세월을 아껴 써야 한다고.

마음이 가난하지 못함은 하나의 서러움.

보화가 있는 곳에 마음이 함께 있다고.

아직도 가득 차 있는 나의 잔을
보다 아낌없이 비워야 한다고......

네 그래요.

큰소리로 말씀하지 않으셔도 분명히 들려옵니다.



당신의 음성 - 이해인의 <민들레의 영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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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s when someone hurts you.

And you get so mad but you dont yell at them

because you know it would hurt their feelings.


사랑이란 누군가가 나를 힘들게 하거나,

나에게 상처를 줘도,

그래도 화를 내지 못하는 거에요.

왜냐면 내가 화를 내면 그 사람이 슬퍼질테니까요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해.


에쿠니 가오리 / 도쿄타워 중에서

 

 

 

 




고슴도치의 한 마리에 보통 5천 개의 가시가 있다고 합니다.

이 많은 가시를 가지고도 고슴도치는 서로 사랑을 하고

새끼를 낳고 어울린 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조심조심 바늘과 바늘사이, 가시와 가시사이를 잘 연결해서

서로 찔리지 않게 한답니다.

우리에게도 많은 가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시로 서로를 찌르고 상처를 줍니다.

정말, 우리는 가가이 갈수록 더 많은 아픔과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살아갑니다.

어떻게 하면 가시가 있더라도 서로 사랑하며 안아 줄 수 있을까요.

조심조심 서로를 살피고 아끼고 이해하며,

아프지 않게 말하고 양보하면 되겠지요.

그러면 아픔을 안고도 사랑할 수 있겠지요.


고슴도치의 사랑 - 정용철




그저 만지고 싶어서

키스를 하고 싶고 껴안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서

일방적으로든 아니든 눈물이 날 정도로 하고 싶어서

지금 곧, 그 사람하고만, 그 사람이 아니면 싫다

바로 그런 것이 사랑이었다.


요시모토 바나나 / 도마뱀 中

 

 

 

 




"Don't marry someone you can live with,

but marry someone you cannot live without。"


같이 살 수 있을 만한 그 누군가와 결혼하지 말고,

같이 살 수 없으면 안 될 누군가와 결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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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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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들이 있을때 아이들은 어김없이 책을 읽을 달라고 한다.

진짜로 책을 먹을 수 있으면 이 바쁜 때에 책을 읽어주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 하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바빠도 읽어주어야 하리...

책을 좋아하는 여우 아저씨가 책을 먹는 방법은 소금이랑 후추를 뿌려 우와!먹어버리네요. 책을 읽지 않고 먹어도 책에서 모든 것을 얻다니...

책을 사기 위해 살림살이를 전당포에 맡기다가,  책이 무지무지 많은 도서관을 발견하게 되고,수많은 책 중에 입맛에 맞는 책만 골라 먹다가 사서에게 쫓겨난다. 돈도 없고 도서관에도 못 가고, 그래서 서점에서 책을 훔치게 되었다.  결국 여우 아저씨는 감옥에 갇혔다. 책을 먹을 수 없게 된 여우 아저씨는 교도관에게 책을 달라고 하니까 교도관이 직접 책을 써서 묶어서 먹어라고 팬과 종이를 주겠다고 한다.

교도관의 도움을 받아 엄청난 두께의 책을 쓰고는 먹을려고 하는데 교도관이 잠간 보기를 원해서 보여주었는데, 교도관 아저씨는 여우 아저씨의 글이 너무나 재미 있어 책으로 출판했는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여우 아저씨는 유명한 작가가 되어 자신이 쓴 책을 아주 맛있게 먹으면서 부자로 잘 살았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인 것 같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도 이 책을 보고 나면 재미있게 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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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28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도 유쾌해지는 멋진 책이죠??
 
무늬가 살아나요 콩콩꼬마그림책 13
안윤모 그림, 유문조 글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잡고 표지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더니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고 아이는 말을 한다.

책을 열자 바람이 불면 하고 시작한다.  꽃들이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나요...

진짜로 바람이 불면 꽃들이 잠에서 깨어난다고 되어있는 글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은 역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책을 읽지 않아도 그림에서 느낌을 깨달을때가 있다.

내가 보아도 진짜 살아있는 것 같다.

그림들이 생동감이 넘치고 꽃들은 산들산들 거리고 있는 것 같고, 나비는 나비들은 나풀나풀 춤추고 , 풀들은 샤샤 움직이고, 얼룩말은 들판을 달리고, 물결은 일고, 물고기는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것 같고, 거북이는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것 같다. 앵무새는 푸드덕 날아오르고, 빗방울은 톡톡톡, 무당벌레는 붕~ 날아오르고...

진짜로 너무 이쁜 그림 한권을 감상한듯하다.

아니 살아서 움직이는 것들을 구경한 것 같다.

아이들에게 느낌을 마음을 명상을 가르쳐주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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