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수 있을까? - 층간 소음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2026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주로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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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선명한 노란색 배경이 눈을 번쩍 뜨이게 하고, 문틈마다 고개를 내민 동물들에게서 묘하게 불편한 기운이 느껴지네요. 불만도, 화도 아닌데 어쩐지 날이 선 공기가 감돌아요. ‘잘 수 있을까?’라는 제목을 바라보니 노란빛이 점점 더 시끄럽게 번지는 듯해요. 잠들지 못하는 이 밤, 저마다의 이유로 깨어 있는 이웃들의 표정이 보이네요. 과연, 이 중 누가 가장 먼저 잠들 수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잘 수 있을까?

도저히 못 참겠다.




아래층이에요. 너무 시끄러워요. 조용히 좀 해 주세요.

그럴 리가요. 나 혼자 살아요. 보실래요?




아... 지네시구나.

난 아니니까 위층으로 가 보세요.




그림책을 읽고


“아래층이에요.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지하 301호 공벌레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지요. 결심 끝에 위층으로 향했는데… 신발이 가득한 집, 하지만 혼자 산다는 지네. 발이 많을 뿐, 진짜 혼자였어요. “난 아니에요. 위층으로 가 보세요.” 터덜터덜, 공벌레는 다시 위층으로 향하지요. 지하 101호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요? 소음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요?


공벌레의 잠을 방해하는 이웃들을 보며 ‘이유 없는 소음은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나 역시 같은 생각으로 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지요. 내가 낼 땐 괜찮고, 남이 내면 불편한 소리. 며칠 전 밤 12시 넘어서 들린 세탁기 소리에 잠을 설쳤지만, 그 시간에 세탁기를 돌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있었겠지요. 나 역시도 소음을 줄이려 노력하지만, 완벽히 조용할 순 없는 순간이 있듯이요.

공벌레의 잠을 방해하는 이웃들을 보며 ‘이유 없는 소음은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나 역시 같은 생각으로 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지요. 내가 낼 땐 괜찮고, 남이 내면 불편한 소리. 며칠 전, 밤 12시가 넘어서 들린 세탁기 소리에 잠을 설쳤지만 그 시간에 세탁기를 돌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있었겠지요. 나 역시 소음을 줄이려 노력하지만, 완벽히 조용할 순 없는 순간이 있듯이요.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묘하게 ‘우리 집 이야기 같네’ 싶은 순간이 찾아와요. 공벌레가 한밤중에 “조용히 좀 해 주세요!”라며 위층으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다가도, 어느새 마음 한쪽이 콕 찔리더라고요. 지네는 발이 많고, 개미는 식구가 많고, 딱따구리는 나무를 쪼아야 하고, 매미는 칠 년을 땅속에 있다가 겨우 세상으로 나와 칠 일 안에 짝을 찾아야 하지요. 모두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가지고 있어요. 그저 자기 자리에서 자기 리듬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 그게 누군가에겐 시끄러움이 되고 불편이 되지요. “서로 다른 존재들이 부딪히며 살아가는 세상”인 거예요.


노란 배경의 표지는 밝지만, 그 안의 세계는 꽤 현실적이에요. 우리가 사는 도시처럼 늘 뭔가 들리고, 움직이고, 부딪혀요. 결국 <잘 수 있을까?>는 층간 소음 이야기를 빌려 ‘공존’과 ‘이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는 너무 쉽게 “위층 때문이야”라고 말하지만, 사실 나도 누군가의 위층이 될 수 있다는 걸 잊고 살 때가 많지요.


이야기의 끝에서 공벌레의 아랫집에서 “조용히 좀 해 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려와요. 처음엔 피해자였던 공벌레가 어느새 누군가의 위층이 되어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뒤표지에 적힌 문장,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작고 하찮지만 오늘은 쉬고 싶다.” 그 한 줄이 모든 걸 말해주지요.

누구나 누군가의 위층이 되고, 누구나 누군가의 소음이 되는 세상. 그래도 오늘은, 잠시 조용히 쉬고 싶은 마음.


밤은 조용하지 않아요. 도시는 언제나 웅웅거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삶의 소리를 내며 살아가요. <잘 수 있을까?>는 그 소리들을 잠시 멈추고, “그래도 괜찮아. 다들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잖아.”라고 말해주는 책이에요. 어쩌면 진짜 ‘잘 자는 법’은 세상을 완전히 조용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시끄러움 속에서도 마음의 귀를 다정하게 여는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소리가 나쁜 건 아닐 거예요. 문제는 ‘소리’가 아니라, ‘듣는 방식’이겠지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위층이자 아래층으로 살고 있는지도 몰라요. 오늘 밤, 조금은 다정한 귀로 이웃의 소리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앞면지의 공벌레의 집, 지하 301호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뒤면지에는 지하 301호에서부터 지상으로 이어진 나무 위의 501호 꼭대기 층까지의 공간이 단면도로 펼쳐져 있어요. 층마다 다른 소리와 삶의 리듬이 한눈에 들어오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공벌레의 집보다 더 아랫집도 있어요. 와~ 정말 밤은 조용할 틈이 없네요.

노란빛 속 문틈 사이로 이어지는 방들은 마치 우리가 사는 도시의 축소판 같아요.




- <잘 수 있을까?> 초기 스케치 -



분명 개미와 딱따구리와 애벌레가 깨워서 밤새 <잘 수 있을까?>를 만들었어요. 그 소리에 또 누군가는 잠을 못 잤을지도요. 밤은 조용하지 않아요. 오해입니다. <잘 수 있을까?>는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주로 작가님의 SNS 스토리 속에는 2024년 작업 당시의 어마어마한 양의 더미북과 초기 스케치들이 남아 있었어요. 노란 표지 사이사이로 아직 형태가 완성되지 않은 캐릭터들이(개미와 딱따구리, 애벌레) 밤마다 깨어나 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나는 장면이 그려지네요. 작가님 다음 이야기를 천천히 기다릴게요.


주로 작가님의 SNS : https://www.instagram.com/jjuropipe




- 층간 소음에 관한 그림책 모음 -



층간 소음을 다르게 바라본 그림책들을 함께 모아봤어요.

다른 그림책 속에서도, 각자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이웃들의 소리가 이어지고 있지요.

시끄럽지만 따뜻한 세상,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될 거예요.

소리와 함께 사는 일, 그건 결국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지요.


층간 소음, 소음 그림책 모음 : https://blog.naver.com/shj0033/224021933372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잘수있을까 #주로작가 #한림출판사 #층간소음그림책 #소음그림책 #공존의이야기 #이웃의소리 #밤의그림책 #그림책추천 #그림책읽는아줌마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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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배우는 아이 웅진 우리그림책 141
김민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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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은 자전거를 배우는 날이에요. 아이는 보조 바퀴를 떼고 자전거에 올라타지요. 두 손으로 핸들을 꼭 쥐고, 눈앞의 길을 바라보지요. “아직 놓지 마!” 곁에는 아빠가 서 있어요. 하지만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며, 이내 아빠의 손은 놓이지요. 아슬아슬, 비틀비틀, 그러다 점점 빠르게 달려나가요.


균형을 잡지 못해 자꾸 넘어지고, 무릎에는 작은 상처가 생기지요. 아빠가 “이제 그만 탈까?” 묻지만, 아이는 포기하지 않아요. 툭툭 먼지를 털고, 다시 안장에 올라 발을 굴려요. 또 넘어지지만, 다시 일어나요. 그리고 어느 순간, 아이의 페달이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하지요.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두근거림과 동시에 숨이 턱 막히던 그 긴장감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네요. <자전거 배우는 아이>는 넘어짐의 순간을 아주 솔직하게 보여주어서, 아이의 마음속의 두려움까지도 고스란히 느껴져요. 아이의 표정에는 두려움, 좌절, 그리고 다시 해보려는 용기가 차곡차곡 쌓여 가요. 처음엔 회색빛이던 길이 색을 입고, 낙엽은 아이의 첫 성공을 축하하며 흩날리고 있어요. "이제 괜찮아, 네가 해냈어.” 하고 다정하게 말하는 듯하지요.


넘어짐은 바로 성장의 시작이었어요. ‘처음의 두려움’을 마주하고 다시 일어서서 균형을 잡고, 스스로 달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지요. 누군가의 손이 언제까지나 나를 붙잡아줄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나 혼자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것.


아이의 자전거가 길 위를 달려갈 때, 그 뒤에는 여전히 한 걸음 물러서서 아이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어요. 손은 놓았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아이 곁에 머무는 사람이지요. 떨어져 있지만, 그 마음은 함께 달리고 있어요.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했어요. 제 어린 시절에는 그 자리에 엄마, 아빠가 있었고, 지금은 제가 아이의 엄마, 아빠로 서 있지요. 세월이 흘러 자리를 바꾸었을 뿐, 마음은 여전히 같은 곳에 머물러 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넘어져도 괜찮아요. 우리는 결국, 혼자서 달릴 힘을 얻게 되니까요.


처음에는 색이 없고, 흑백이었던 풍경이었지요.

하지만 아이의 페달에 힘을 실릴수록 세상은 서서히 색을 입기 시작해요.

그리고, 글자가 거의 없는 그림책이지만, 그 여백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들려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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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의 탄생
다원 지음 / 하우어린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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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깊은 숲속, 늑대는 할머니께 케이크를 가져다 주려는 빨간 모자를 만나요. 늑대는 할머니와 빨간 모자를 잡아먹으려 꾀를 내어 빨간 모자가 늦게 오게 하고, 먼저 할머니의 집으로 향하지요. 그러나 그곳에서 늑대는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맞이해요. 맛있는 음식 냄새에 이끌려 식탁 앞에 앉고, 할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에 몸이 풀리기 시작하지요. 이내 함께 놀이를 즐기며 늑대는 자신이 왜 왔는지도 잊어버리지요. 그때 할머니가 조용히 묻지요. “아직도 이 할미를 잡아먹고 싶니?”


짧은 질문이지만, 배가 고파서, 외로워서, 심심했던 늑대의 마음에 따뜻한 볕처럼 스며드는 말이에요. 늑대는 할머니와의 대화를 한 후 대답 대신 꼬리를 흔들지요. 그 순간부터 늑대의 눈빛이 달라져요. 무서움 대신 다정함이 자리 잡고, 외로움이 사라지지요. 그렇게 늑대는 멍멍이가 되었지요.


책을 덮고 한참을 생각했어요. ‘나쁜 애들이 나쁜 짓을 하는 이유는 정말 나빠서일까?’라는 작가의 물음이 오래 남았어요. 어쩌면 외로워서, 배고파서, 누군가 자신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르지요. 벌을 주는 대신, 그 마음을 한 번 안아주면 어땠을까. 늑대의 변화는 바로 그 순간, 이해받는 따뜻함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이 책의 매력은 반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시선’을 바꾸게 만드는 힘이에요. 빨간 모자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지만 ‘그다음’을 상상한 이 작품은, 우리가 늘 알고 있던 결말의 이면을 보여주었지요. 누군가를 나쁜 존재로만 단정하지 않고, 그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려는 '용기'! 늑대를 다정하게 바라본 할머니처럼, 우리도 그렇게 누군가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세상은 훨씬 포근해질 거예요.


‘믿거나 말거나’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은 결국 우리에게 묻고 있는지도 몰라요. “당신은 어떤 시선으로 누군가를 보고 있나요?” 하고요. 그렇게 보면 <멍멍이의 탄생>은 늑대가 멍멍이가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음이 변화하는 과정을 담은 한 편의 따뜻한 거울 같은 이야기네요. 늑대가 변하던 그 순간, 우리 안의 무언가도 함께 부드러워졌을 거예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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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가 없어
유아사 쇼타 지음, 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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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가 없어 / 유아사 쇼타 글 / 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 김숙 역 / 북뱅크 / 2022.04.20 / 원작 : みんなとおなじくできないよ(2021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를 보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어요.

같은 하늘 아래 서 있는데, 두 아이의 온도가 조금 달라 보였어요.

두 아이의 서로 다른 눈빛 사이로 흐르는 공기,

그 안에 담긴 ‘다름’의 의미가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궁금해졌어요.




그림책 읽기




동생은 뭘 하든 느리다. 나는 그냥 나대로 하고 싶은데.

집에서는 다들 동생만 챙긴다. 얘기 좀 들어 줘요. 나도 좀 봐 줘요.




동생이 친구들에게 쫓겨 정글짐 속에 숨어들어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튀어 나갔다.




나를 발견한 동생도 있는 힘을 다해 나에게 달려왔다.

"형아, 나는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가 없어."





그림책을 읽고



내 동생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때론 좀 창피하다.

어째서 내 동생은 다른 애들이랑 다른 걸까?

나는 어떤 마음으로 있어야 할까?

《모두와 똑같이 할 수는 없어》(유아사 쇼타 글, 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중에서



형은 장애가 있는 동생을 바라보며 복잡한 마음을 느껴요. 동생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 때면 걱정되고 안쓰럽지만, 때로는 그런 동생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형은 이런 생각을 하는 스스로를 탓하며 마음속 갈등을 겪지요.


어느 날, 동생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을 본 형은 동생을 구해내며 문득 깨닫게 되지요. 동생이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다를 뿐, 그 존재 자체로 충분히 소중하다는걸요. 그동안 눌러두었던 마음을 솔직히 마주한 순간,

형은 처음으로 진짜로 동생을 이해하게 되지요.


표지 속 두 형제의 표정은 닮지 않았어요. 굳은 얼굴의 형, 불안한 눈빛의 동생.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다름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어요. 누구나 누군가에게는 조금 느리고, 조금 불안한 존재라는걸요. 형의 솔직한 내면은 말하지요.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저 옆에 있어 주면 된다고요.


'동생을 눈여겨보니, 동생 마음에 손을 대보니, 동생을 잘 알 수 있었다.'

책 속 형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마음이 저릿하면서도 참 대견하게 느껴졌어요. 누군가의 마음에 손을 얹는다는 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그리고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느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형의 마음은 너무 솔직해서, 오히려 더 진실하게 다가왔어요.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깨끗하고 밝기만 한 건 아니라는걸, 어린 형의 목소리로 조용히 들려주고 있어요.


서로 다른 속도로 걷는 두 아이. 형은 동생의 세상에 손을 내밀고, 동생은 고요히 그 손을 잡아요.

“괜찮아. 똑같이 할 수 없어도 괜찮아.”

그 한마디는 다름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같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우리 모두의 안에는 크고 작은 ‘형’과 ‘동생’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도, 이런 다름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 이시이 기요타카(石井聖岳 / いしい きよたか) 작가님 -



1976년 일본 시즈오카현 출생. 어린이책 일러스트를 주로 그리고, 직접 그림책을 만들고 있어요. 2007년 <떨어졌어요>(모토시타 이즈미 글)로 제13회 일본 그림책상과 제39회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 부문상을 받으며 주목받았지요. 그의 그림은 아이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 따뜻하고 진솔해요.


2020년,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림책 <みんなとおなじくできないよ/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가 없어>의 형제 캐릭터 러프 스케치를 공개했어요. 그림 속 두 인물은 바로 작품 속 주인공 형제들이지요.


이시이 기요타카(石井聖岳 / いしい きよたか)SNS : https://www.instagram.com/ishikorori/




- 유아사 쇼타(지은이)의 말 -



이 책은 초등학교 때 겪은 내 체험을 바탕으로 태어났습니다. 나처럼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 없는 형제자매가 있는 사람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 이 책을 내기로 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동생이 걱정되고 가엾어서 늘 ‘내가 대신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론 동생을 창피하게 생각해서 ‘이런 마음이 드는 나는 이상한 아이일까?’ 하면서 스스로를 탓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동생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 걸 이 책 속에 녹여 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감정은 섞여 있긴 해도 그래도 역시 나는 동생을 좋아한다’는 솔직한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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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하나가 가만히
브렌던 웬젤 지음, 황유진 옮김 / 북뱅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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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하나가 가만히 / 브렌던 웬젤 / 황유진 역 / 북뱅크 / 2022.06.30 / 원제 : A Stone Sat Still (2019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푸른빛 둥근 언덕 위, 느릿느릿 달팽이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지요.

그 아래엔 커다란 돌 하나가 숨 쉬고 있겠지요.

‘가만히’라는 단어에서 세상의 소음이 멎고, 아주 작고 평온한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지요.

달팽이의 걸음, 돌의 침묵, 그리고 이 고요함은 무슨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돌 하나가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물과 풀과 흙과 함께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돌은 거칠었다가 부드러웠고,

때때로 돌은 초록색, 빨간색, 보라색, 또 파란색이었지요.




누군가에게는 작은 돌멩이,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언덕,

때로는 손끝의 촉감, 때로는 코끝의 냄새.




누군가에게는 식탁, 누군가에게는 왕좌.

돌은 한순간이었고 또한 긴 세월이었어요.




그림책을 읽고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돌 하나가 있어요. 그 위로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느릿느릿 기어오르지요. 달팽이는 돌 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가요. 긴 시간이 흘러도 돌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요.


돌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갈매기, 여우, 새, 곰, 개미, 그리고 인간까지 그들 각자의 시선에 따라 돌은 전혀 다르게 보이지요. 누군가에게는 어둡고 거친 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쉼터가 되어요. 작은 생명에게는 언덕이 되고, 큰 동물에게는 단지 발밑의 돌멩이에 지나지 않아요.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돌은 늘 그 자리에,

세상의 흐름을 조용히 품은 채 앉아 있지요.


책을 읽는 동안 저는 자꾸 숨을 고르게 되었어요. 세상이 조금 느려지는 기분이었지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하지만, 그 안에서 모든 것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달팽이는 그 위를 지나가고, 새는 날아올라 조개를 깨뜨리고,

물이 차오르고, 다시 물러가며 그 모든 순간이 돌 위에 남아요. 한자리에 앉아 있는 ‘돌’은 변하지 않는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과 시간이 지나가는 자리를 품은 ‘기억’이네요.


“돌 하나가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물과 풀과 흙과 함께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그림책의 반복되는 문장은 조용한 파도처럼 위로를 주어요. 세상이 변해도, 사람의 마음이 흔들려도, 어딘가엔 여전히 ‘그대로 있는 무엇’이 있다는 사실이요.


브렌던 웬젤은 인터뷰에서 이 책이 “지구의 지속성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지요. 그 말이 오래 남았어요. 우리가 사라진 후에도 지구는 계속 숨 쉴 거라는 그의 말은 우리가 아주 오래된 이야기의 한 장면 속에

잠시 머무는 존재임을 알려주는 듯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돌’보다 ‘시간’을 보았어요. 그리고 달팽이보다 ‘흔적’을 보았지요. 살아간다는 건 결국, 돌 위를 잠시 지나가는 일이 아닐까요? 그러다 언젠가 누군가가 내 자리를 보고, 그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겠지요.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돌은 늘 그 자리에, 세상의 흐름을 조용히 품은 채 앉아 있지요. 그렇게 이 책은 ‘서로 다른 관계 속에서 달라지는 세계’를 보여주면서도, 결국 변하지 않는 무언가(시간에 새겨진 존재의 흔적)을 함께 이야기하지요.




- 브렌던 웬젤이 들려준 표지의 비밀 -



표지 디자인은 편집자 지니 서(Ginee Seo)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어요.

달팽이가 지나간 듯한 패턴은 마치 책 속의 달팽이가 표지를 여행한 듯한 인상을 주지요.

‘책이 끝나는 곳과 현실 세계의 경계’를 부드럽게 잇기 위한 장치로 고안되었다고 해요.

브렌던 웬젤은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아트디렉터 제니퍼 톨로 피어스(Jennifer Tolo Pierce) 와 함께

표지의 질감과 색감을 완성했다고 해요.(2019년 8월, 작가의 SNS 글 중에서)


<돌 하나가 가만히>에 대한 미국 출판 전문지 PW(Publishers Weekly) 에 실린 브렌던 웬젤의 공식 인터뷰




- 책의 완성 과정 중 한 장면 -




브렌던 웬젤 작가님이 자연 속의 ‘돌’을 여러 시선에서 탐구하며 완성한 작품이에요.

인스타그램(@brendan_wenzel)을 통해 그림책 제작 과정을 일부 공개했는데, 영상 속에는 돌의 질감과 형태를 표현하기 위한 여러 실험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실제 바위와 암석의 색감, 빛의 변화, 주변 생명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각기 다른 돌의 표면을 종이에 재현했어요.


브렌던 웬젤(Brendan Wenzel)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brendan_wenzel




- 브렌던 웬젤 (Brendan Wenzel) 작품 -



브렌던 웬젤은 미국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연과 생명, 그리고 ‘다양한 시선’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는 <모두의 고양이(They All Saw a Cat)>로 2017년 칼데콧 아너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요.


웬젤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지요. <모두의 고양이>에서는 각기 다른 동물이 한 마리의 고양이를 보는 방식을, <돌 하나가 가만히(A Stone Sat Still)>에서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자리에 앉아 있는 돌을 통해 ‘지속성과 변화’를 탐구했지요. 그는 이 밖에도 자연과 생명의 연결을 그린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어요.


“세상은 인간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해왔고, 인간이 사라진 후에도 계속될 거예요.”

웬젤은 이렇게 말하며, 자연 속 존재들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 세상을 다시 바라보길 바란다고 전했어요.


<따로 또 같이 갈까?>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90004939


<삶> : https://blog.naver.com/shj0033/221562333567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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