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손이 웅진 모두의 그림책 58
정진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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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대표 색깔인 연분홍의 색감들이 마음을 몽글몽글,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요.

면지에 그려진 봉분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책 소개를 읽고 알았네요.

무덤에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 금손이 산 넘고 바다 건너 임금님 곁으로 가는 거네요.

진짜 놀란 것은 마지막 장면의 함께 강을 건너고 두 개의 봉분이었어요.

금손이가 임금님을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 함께 설레었는데 이럴 수가...

마지막 장면을 마주하니 그동안의 기쁨, 즐거움이 일순간 사라지고 슬픔이 폭풍처럼 밀려오네요.


너를 다시 만나리...

생과 사를 함께 한 금손과 임금의 모습 속에서 사람과 동물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마음을 내어주고 곁에 있어준다는 의미가 마음 깊이 울림을 주는 그림책이네요.


이렇게 아련함이 가득한 글이지만 텍스트 구조가 입에 착착 감기네요.

처음에는 글이 짧고 간결하다고 느꼈고 읽을수록 운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리듬의 강약 사이에서 행복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부드럽게 제 마음으로 들어오네요.


전통 문양의 타공 겉싸개가 와우 열일해 냈네요.

뒤표지 바코드는 금손이 모양으로 귀여움을 더했지요.

김시민의 <금묘가>를 미니북에 담아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 넣어주신 센스까지 최고네요.

이 정도면 편집자님들과 디자이너님들이 온 마음을 다하신 것 같은데요.

각별한 애정을 담아 출간된 느낌이 팍팍 느껴지네요.


<금손이>는 숙종 임금과 그가 애지중지했던 금손의 일화를 바탕으로 하고

둘 다 세상을 떠난 뒤의 이야기를 상상해 그린 그림책이라고 해요.

숙종은 산책 중 목숨을 다하던 길냥이를 데려와 '금덕'이라 짓고 금덕이 낳은

아기 고양이 '금손'에게 후궁들이 질투할 정도의 무한 사랑을 주었다네요.

숙종이 세상을 떠나자, 금손은 음식을 먹지 않고 3일을 통곡하고,

20일 만에 숙종 능 가는 길에 묻힌 숙종과 금손의 이야기가 담긴

이익의 『성호사설』과 김시민의 『동포집』의 <금묘가>가 있다네요.

숙종은 산책 중 목숨을 다하던 길냥이를 데려와 '금덕'이라 짓고 금덕이 낳은

아기 고양이 '금손'에게 후궁들이 질투할 정도의 무한 사랑을 주었다네요.

숙종이 세상을 떠나자, 금손은 음식을 먹지 않고 3일을 통곡하고,

20일 만에 숙종 능 가는 길에 묻힌 숙종과 금손의 이야기가 담긴

이익의 『성호사설』과 김시민의 『동포집』의 <금묘가>가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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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너도 찾았니? 너도 찾았니? 3
시미즈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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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찾았니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네요.
표지 색감부터 기대감이 쫘악 올라오는데요
빨리 만나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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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여다보렴
코리 도어펠드 지음, 남은주 옮김 / 북뱅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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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고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느끼는 것' 그 이면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나이가 반백이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할아버지는 쉽고도 차분하게 설명하시네요.

할아버지도 아이와 대화를 통해 본인의 감정도 함께 위로와 공감을 받고 있으시네요.

자신의 감정에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하고, 그 감정에서 나와 자연을 바라보고,

타인의 감정까지 들여다보면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네요.



전작인 <가만히 들어주었어>는 여백이 많았던 그림들 덕분에

감정의 변화를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반면 <가만히 들여다보렴>은 화면을 꽉 그림과 알록달록 색감들로 복잡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모습이 있다는 것은 알려주고 있지요.

동물, 식물, 바다, 땅에서부터 사람의 몸, 마음까지 우리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부분에서

겉과 속에 대한 표현이라 아이가 더 쉽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림도 좋았지만 저는 텍스트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네요.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표면적인 상황들의 이면을 생각하게 되는 문장들이 좋아요.

따뜻한 위로와 진심 어린 공감 마음이 가득 담긴 긍정적인 메시지들에 반했어요.

읽을 때마다 다른 문장이 마음에 와닿아요.

한 번만 읽고서는 깊게 담긴 의미를 다 이해하긴 어렵네요.

좀 더 여유를 갖고 천천히 생각에 생각을 더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목 <가만히 들여다보렴>을 들었을 때 전작인 <가만히 들어주었어>의 후속작인 만큼

비슷한 느낌으로 작명을 했을 거라 생각했어요.

책소개 내용 중 등산객이 나오는 장면에서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보이는 것보다 훨씬 커다란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부분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의 ‘이면’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해요.

번역본 제목은 원제 ‘이면(Beneath)’ 대신 ‘(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렴’으로 붙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겉표지를 벗으면 속표지에서는 다른 그림을 만날 수 있어요.

겉표지의 꽁꽁 이불을 싸맨 모습은 무엇과도 소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겠죠.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은 이불의 위치가 변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눈만 빼꼼 보이더니 머리에서 어깨로 할아버지의 어깨로 넘어가더니

마지막에는 주인공과 할아버지가 함께 이불을 감싸네요.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주인공 핀은 이불을 내려놓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또, 하나 더 있죠. 주인공의 기분이 왜 안 좋았던 걸까요?

면지와 속표지에서 힌트를 얻어서 할머니가 편찮으셨던 것 같아요.(저만의 해석)

이렇게 그림책의 구성 요소까지도 이야기의 흐름으로 연결하시는 작가님들에게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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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넘어지는 방법 풀빛 그림 아이
아라 지음, 장고딕 그림 / 풀빛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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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고


누구나 있겠지요. 넘어지거나 엎어지거나 자빠지거나 고꾸라져

다친 곳의 아픈 부위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그 순간!

그 부끄러움과 창피함, 당혹감을 어찌다 표현해야 할지....

다른 이들의 눈길이 없이 혼자서 넘어져도 민망하고 겸연쩍잖아요.

그 순간에 매끄럽고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놀랍네요.

누구도 알려주지 않던 방법을 그림책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되었어요.

그것도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이라니 진짜 궁금하고 기대되네요.


넘어지는 그림이나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저의 아픈 과거가 떠올라요.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외근을 다녀오면서 버스에서 내리다 그대로 정류장에서 고꾸라진 적이 있어요.

치마를 입고 있었고, 버스 정류장에 오후 5시경으로 사람들 북적거렸고,

제가 넘어지는 순간 들려오는 안타까움의 목소리들.

"어이쿠!", "어째!", "헉!", "어머나!"

사실 보는 이들이 더 놀라고, 안쓰럽고, 가엽고, 애처로워 하는 눈길들이었지요.

급하게 일어나 아무렇지 않은 척 버스를 기다려야 했어요.

시간을 멈추고 나만 자리를 뜰 수 있다면 하고 몇 번을 상상했던

그날의 아픔과 창피함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지금에서야 생각나는 것은 넘어지는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다음 무너지지 않고 일어서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넘어지는 그 순간에만 얽매어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면 일어설 행동도 못하잖아요.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나를 먼저 살피는 게 중요한 일인 거죠.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에서도 창피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많이 넘어져야 일어서는 법도 배운다고 하잖아요.

무서워하지 말고 넘어지고 벌떡 일어나 가던 길 가자고요.


넘어져 일어서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다른 이들이 넘어졌을 때 대처도 생각해 봐야겠어요.

넘어진 이에게 보내는 안타까움, 연민, 지지, 응원이 아니라

빠르게 눈길을 돌려주고 큰 부상이 없다면 자리를 비켜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음에는 넘어지거나 넘어진 이들을 마주했을 때 제가 좀 더 평점심을 찾길 바라보아요.


그림이 알록달록, 둥글둥글해서 글과 찰떡처럼 잘 어울리네요.

책장을 넘기다 보니 놀이터의 다양한 놀이 기구들을 이용해 텍스트와 어우러지는 동작으로 보여주시네요.

오호~ 장고딕 작가님은 첫 그림책 작업이라고 하시는데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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Ö 오! 나무자람새 그림책 21
라울 니에토 구리디 지음 / 나무말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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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기 전


라울 니에토 구리디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호감도 상승 중이네요.

검은 목탄의 느낌만으로도 묵직한 느낌이 너무 좋아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고


고즈넉한 겨울 숲에서 곰을 따라가며 작은 토끼 친구도 만나고,

앙상한 가지에 남은 잎을 바라보기도 하고,

소복하게 내려앉은 눈 위를 한 걸음씩 내딛기도 하고,

내려앉은 눈 덕에 하얀 나무들이 되어버린 숲을 걸어보기도 해요.

나무 아래에서 가지에 가득한 눈을 털어보기, 나뭇가지로 인디언 흉내 내기도 해요.

끝이냐고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차가운 공기 가득한 하늘로 입김을 크게 불기도 하고,

겨울이면 빼놓을 수 없는 눈사람 만들기, 스케이트 타기,

그리고 눈의 천사 만들기까지 해야 겨울 놀이를 좀 했다 할 수 있겠죠.

(이런 놀이는 눈을 만날 수 있는 나라라면 비슷한 놀이인가 봐요. ㅋㅋㅋ)

아~ 이렇게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뭔가 이상해요.

스케이트를 타던 중 얼음이 깨진 걸 발견했어요.

또, 눈의 천사 만들기를 하는데 하얀색이 아닌 다른 색의 무언가가 눈에 들어와요.

저만 아니라 주인공 곰도 그 부분에 멈추더라고요.(사실 곰이 멈췄겠지만요)


맞아요. 이 책은 겨울에 즐거움만 남기는 책은 아니네요.

처음에는 그림책의 배경은 겨울이라는 계절인데 곰인 잠을 자지 않아서 이유가 궁금했는데

곰을 만나고 책장을 넘기다 그 이유를 잊고 겨울놀이에 푹 빠져 버렸네요.

춤을 추고 친구를 만나는 줄 알았는데 완전히 다른 결말이네요.

곰이 살고 있는 깊고 깊은 산속까지도 사람들의 쓰레기가 있다니요.

가볍게 버린 쓰레기가 중간중간 보이는 빨간, 노란, 초록색으로 강조되었네요.

버릴 줄만 아는 사람과 다르게 곰은 쓰레기를 모으고 정리를 했어요.

글로 다 말하지 않아도 흑백의 배경에서 강조되는 선명한 색이 주제를 알려주네요.

무겁지 않게 시작한 이야기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부분까지 역시 구리디 작가님이시네요.

자연을 즐길 수 있게 여유롭게 만드시더니 그 자연을 훼손하는 우리를 보여주시네요.

자연을 지키는 방법까지 알려주시는 것 같아요.



마지막 페이지에 보여주는 땡그란 눈동자가 제목 'Ö'의 동그라미 두 개 같네요.

그런데 글자가 독특하죠?

처음에는 작가님 나라의 언어라 생각했는데

스웨덴어 또는 독일어로 Ö는 스웨덴어 또는 독일어로 [ø] "으", "음"으로 발음한다고 해요.

이 소리는 곰이 숨을 쉬면서 내는 소리를 연상시키는 부분, 다중적 의미 해석,

문자 모양의 곰과 닮았다는 것까지 출판사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네요.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읽으셨나요?

글없는 그림책은 읽는 이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하잖아요.

다른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들어보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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