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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
하림 글, 지경애 그림 / 그리고 다시, 봄 / 2024년 2월
평점 :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우사일’)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인가?'
제목을 몇 번 되뇌어 보았어요.
오롯이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은 어릴 적이었던 것 같아요.
반백이 되어가는 지금도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지금은 가족을 위해 일하는 부분이 더 큰 것 같아요.
또,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동료들이지요.
업무의 특성상 누군가 제 자리를 당장 대신할 수 없으니
내가 그만두면 다른 이들의 힘든 업무를 알기 때문이지요.
또, 그동안 정들었던 다른 누군가 들이지요.
제 직업의 특성상 한 주에 세 번 이상 만나는 그들과 어떻게 정이 안 들겠어요.
사소한 이야기 하나, 하나에 귀 기울이다 보면 가끔 다른 해결 방안들이 생기더라고요.
이렇게 돌아보니 제가 저만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네요.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해요.
그런 만큼 제가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 가장 행복하기도 하지요.
업무와 달리 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의미로 보면 많은 텍스트는 없지만 <우사일(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의
의미가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무사히 귀가를 바라는 마음, 함께 쉬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거죠.
일의 가치, 함께 일하는 이의 소중함, 사랑하는 가족까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네요.
이 잔잔함 감동과 따뜻함은 역시~ 지경애 작가님이세요.
저는 그림 때문에 <우사일>을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면지에 아침 기상을 시작으로 출근하는 모습, 일터의 장면,
그리고 휴식일, 마지막 면지에 쉼표까지 장면에서 이야기가 있어요.
저마다 힘들게 일어나는 기상의 모습들, 일터로 향하는 모습을 시작으로
앞으로 보일 직업들을 모두 담은 도시의 한 공간과 일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좀 더 들여다보는 의미로 가는 줄에 몸을 의지한 건물 외벽청소, 끝도 없는 그릇들 속의 주방 설거지,
수레 안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많은 택배들,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까지
다양한 직업들과 그 업무 환경들을 함께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이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쉼표가 페이지 전체에 보여주며 쉼을 이야기하지요.
쉼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그림의 이야기는 마무리돼요.
위의 사진은 장면의 중간 부분과 마지막 부분이지요.
셰프의 모습, 헤어디자이너, 그리고 카페에 문 너머로 바리스타도 보이지요.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후에는 깨끗한 공간만 남겨져있네요.
요리 후 주방은 그릇들이 차곡차곡 제자리를 찾았고,
손님이 없는 헤어숍의 바닥은 깨끗하게 정리되었고,
카페 옆집의 꽃집 화분이 정리되고 카페의 문은 닫혀 있네요.
자판을 하던 할머니의 자리는 할머니의 흔적과 하트가 남아 있네요.
이 장면에는 다양한 직업들을 볼 수 있고, 업무 환경의 전후 모습도 볼 수 있네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