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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와 나 (리커버) ㅣ The 그림책 3
김지민 글.그림 / 한솔수북 / 2017년 1월
평점 :
하이드와 나 / 김지민 / 한솔수북 / 2024.07.12(초판 3쇄) / 원제 : Hyde& Seek
그림책을 읽기 전
지인들에게 주려고 선물 준비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리커버를 입고 다시 독자들 곁에 왔네요.
<하이드와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와~ 이런 멋지고 큰 작품을 실물 영접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림책 읽기
왠지 모르게 낯이 익어 가까이 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어.
그건 바로 나였거든.
"넌 누구지?"
"나는 너, 하지만 때로는 아니기도 해."
넌 나의 부서진 조각.
달의 뒷면.
그리고, 가지 않은 길.
난 눈을 감고, 별이 한없이 뜨고 지는 어느 지평선을 상상했어.
그리고 처음으로 혼자가 아니라고 느꼈지.
그림책을 읽고
반쯤 열었다 닫았고, 장면마다 멈춰서 날카롭게 잘린 공간을 통해 다른 그림을 바라보기도 하고,
혼돈을 주듯 여러 페이지를 폈다가 한 페이지에 집중하기도 해보았지요.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의 기본적인 책장 넘기기도 했고요.
다양하고 풍성한 흑백들이 저의 내면의 빛과 그림자처럼 느껴지네요.
그림책의 물성을 이용하여 나를 들여다보는 방법이었어요.
김지민 작가님은 한 가지 모습이 아니라 때로는 복잡한 미로처럼 얽혀 있는 내면의 모습을 '거울의 방'으로 설정하고 그 안에 마주치는 또 다른 나에 대한 모습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고 해요.
어느 순간 그림책에 몰입되어 저는 주인공 아이가 되어 있네요.
낯선 집 대문 사이로 나와 닮은 낯선 나를 처음 만나고 불안했어요.
저를 바라보는 시선, 나와 비슷한 듯 다른 너에게 분노를 할 거 같고,
내가 나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아 고통스럽고 슬픔이 가득 차고 있었지요.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건너편의 나에 대해 알아가면서
불안, 분노, 고통, 슬픔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사그라지네요.
'고양이처럼 햇볕을 쬐면서...'
저는 안정되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치유되었고,
희망과 기쁨의 긍정적인 감정들을 얻었네요.
처음에는 내면의 그림자에게 잠식당하는 불안함이 느껴졌어요.
하지만 나 아닌 나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면서 그림자를 포용하고 수용하면서 달라지고 있지요.
독자인 나를 끊임없이 바라보는 눈동자를 있게 만든 책의 물성,
나와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텍스트까지 와~ 감탄의 연속이네요.
그래서이겠지요. <하이드와 나>는 세계적인 권위 있는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수상이 이어지고 있지요.
<하이드와 나>가 말하고 싶고 보여 주는 깊은 의미를 다는 해석하진 못하지만 나만의 해석과 상상으로 즐거움을 찾았어요.
나의 또 다른 모습인 그림자를 포용하면서 비로소 온전한 나를 받아들일 수 있네요.
만약 그 그림자를 모르는 척한다면 나 아닌 타인에게서 상처를 입게 되겠지요.
상처의 회복은 더디고 덧날 거예요. 내 안의 그림자를 마주한다면 성장하겠지요.
김지민 작가님의 <하이드와 나>를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으로 마음이 가득 차고 넘치는 느낌을 주는 그림책 중 한 권이지요.
2017년 <하이드와 나>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님도
세계적인 유명 작가 못지않은 그림책을 출간하셨다는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지요.
그런 마음과 다르게 <하이드와 나>를 깊이 읽어 볼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2017년에는 긍정 에너지가 넘치고 있던 터라 나의 이면을 바라볼 시간이 없었거든요.
<하이드와 나>라는 그림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은 넘쳤어요.
2024년 리커버를 들고서야 <하이드와 나>를 이해하고 있네요.
더 멋져지고, 더 풍성해진 이야기에 그림책의 기쁨을 향유 중이네요.
- <하이드와 나>의 변화하는 모습 -
2015년 9월 검은색 슬립 케이스에 화이트 표지는 석사 과정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것을 시작으로
2017년 1월 한솔수북에서 흰 표지의 검은색 슬립 케이스가 없고 검은 표지로 변경되어 출간되었어요.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 책갈피 프로그램 중 하나인 '다시 이 책'에 선정되어 리커버의 3쇄를 만났어요.
한 권의 그림책이 이렇게 많은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사랑받기 때문이겠지요.
개인적으로 첫 번째 검은 슬립 케이스도 궁금하네요.
비용 면에서 제작이 힘들었다고 하던데....
- 김지민 작가님의 작품 -
첫 작품인 2017년 출간 한 <하이드와 나>는 아코디언 북으로 동판화(에칭) 기법을 보여주셨지요.
2024년 4월 출간 한 <타르트의 맛>은 다양한 팝업과 고전적인 기법의 석판화의 매력을 볼 수 있다고 해요.
두 권 모두 책의 물성을 이야기에 녹아있어서 더 아름다운 그림책이 되었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