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충거미는 점프 선수야 - 시버트 아너상 수상작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8
제시카 라난 지음, 마술연필 외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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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깡충거미는 점프 선수야 - 시버트 아너상 수상작 / 제시카 라난 / 마술연필, 임종옥 역 / 보물창고 /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8 / 2025.11.20 / 원제 : Jumper(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 한가운데, 작은 몸으로 서 있는 거미가 시선을 붙잡아요.

초록빛 공기 속에서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것 같지요.

작고 조용한 생명이 마주할 커다란 세계가 궁금해져요.



그림책 읽기



만약에 네가 아주 작다면 어떨까?

너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네 몸 길이의 다섯 배까지 뛸 수 있다면 어떨까?

도움닫기를 하지 않고도 넌 정원 전체를 건너뛸 수 있을 거야.




깡충 뛰어올라!

깡충거미는 정원 정글의 사냥꾼이야.




그림책을 읽고


‘깡충깡충’ 하면 자연스럽게 토끼를 떠올리고, 거미줄을 타는 존재는 거미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 그림책은 그 익숙함을 살짝 흔들어요. 토끼 못지않게 잘 뛰는 존재, 바로 깡충거미가 등장하거든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거미는 조용히 거미줄을 치고 먹잇감을 기다리는 모습이지요.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깡충거미는 다르지요. 전 세계에 수천 종이 넘게 살고 있고, 자기 몸길이의 몇 배를 훌쩍 뛰어오르는 뛰어난 점프 실력을 지녔지요. ‘깡충깡충’이라는 말이 더 이상 토끼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지요.



이 그림책은 깡충거미의 몸 구조와 감각, 움직임을 아이의 신체와 비교하며 설명해요. 혼자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지요. 섬세하고 생생한 그림은 거미에 대한 거리감을 줄여 주고, 무섭다는 감정 대신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나지요.




깡충거미의 시선을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이야기가 잠시 멈추듯, 화면이 네 쪽으로 넓게 펼쳐져요. 초점이 또렷한 눈과 흐릿한 눈이 거리감을 가늠하는 방식을, 나뉜 화면과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으로 보는 듯 보여 주었지요. 설명이 아니라 장면으로, 깡충거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독자가 직접 느껴 보게 하는 인상적인 하이라이트예요.


책 뒤에는 깡충거미의 구조를 살펴보는 설명과 용어 정리, 직접 거미를 찾아볼 수 있는 방법까지 덧붙여져 있어요. 정확한 정보 감수를 거쳐 만들어진 이 책은, 논픽션 그림책이 지켜야 할 기본을 단단하게 품고 있지요.


깡충거미는 애니메이션 <거미 루카스>의 주인공이나 삼성전자의 S22 울트라 독일 광고 속에서도 종종 사랑스러운 존재로 등장해요. 작은 몸으로 또렷한 눈을 마주하는 그 모습은, 무섭기보다 친근한 인상을 남기지요.


여전히 저는 곤충이 무섭고 피하고 싶은 존재예요. 하지만 그림책에서 만나는 곤충들 덕분에, 그들을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생태계의 이웃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있어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마음이 달라진다는 말을 느끼고 있지요.





- 작가의 SNS에서 만나는 <Jumper>의 시작과 뒷이야기 -




작가의 SNS 스토리에는 <깡충거미는 점프 선수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초기 스케치부터 여러 버전의 표지 시안, 원작 표지에만 있었던 덧싸개까지 살펴볼 수 있지요.


SNS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모델이 된 작가의 딸 이야기, 작품의 배경이 된 입체적인 정원의 모형, 전시 풍경, 작업 과정에서 완성된 더미북까지 만나게 돼요. 그림책 한 권이 태어나기까지의 시간을 천천히 따라가 볼 수 있어요.


제시칸 라난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jessicalanan/




- 그림책을 읽고 이어지는 깡충거미 탐구 시간 -



작가의 홈페이지에는 이 그림책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수업 자료가 정리되어 있어요.

깡충거미를 색칠해 볼 수 있는 컬러링 자료와

다리, 눈, 더듬이 등을 살펴보는 거미 해부 활동 자료까지 준비되어 있지요.

모두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어, 그림책 읽기를 자연스럽게 확장해 볼 수 있어요.


제시칸 라난 작가님 홈페이지 : https://jessicalanan.com/





- 출판사 보물창고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시리즈 -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우리의 미래이며 후손들이 오래오래 살아갈 터전입니다.

이 그림책을 보며 지구를 사랑하고 지구를 살리는 일에 모두모두 함께하세요!

- 출판사 보물창고 책 소개 내용 중


<우리들의 작은 땅>, <궁금해 거북이 궁금해>, <모두모두 함께라서 좋아>, <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 <지구의 파란 심장 바다>, <빙빙빙 지구 소용돌이의 비밀>까지 리뷰를 했어요.


그중에서 <궁금해 거북이 궁금해>: https://blog.naver.com/shj0033/223456478643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깡충거미는점프선수야 #보물창고 #제시카라난 #깡총거미 #거미그림책 #논픽션그림책 #자연그림책 #생태그림책 #그림책읽는아줌마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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꽥꽥대면 안 돼? 국민서관 그림동화 300
모디 파월-턱 지음, 덩컨 비디 그림,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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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서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꽥꽥대면 안 돼? / 모디 파월-턱 글 / 덩컨 비디 그림 / 김영선 역 / 국민서관 / 국민서관 그림동화 300 / 2025.12.17 / 원제 : Hank Goes Honk(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노란 배경 위에 커다란 부리부터 모자를 눌러쓴 거위의 표정까지, 어딘가 머뭇거리는 모습이 들어오지요.

거위의 모습과 제목을 함께 읽는 순간, 앞표지에서 잠시 멈칫하게 돼요.

그런데 뒤표지에는 “독자 여러분, 이 책은 읽지 마세요.”라는 문장이 기다리고 있지요.

이렇게 말리는 말투는 오히려 수상해 보여요. 말리면 말릴수록, 더 궁금해지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네요.




그림책 읽기




이 친구는 꽥이예요. 거위고요.

꽥이는 참을성이 좀 없어요. 밉살스럽기도 하고요.




꽥이는 남이 말할 때마다 꽥꽥 끼어들어요.

내가 여러분한테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도... 꽥꽥




꽥이야, 밉살스럽게 굴면 재미있어?

그러고 나면..... 조금 외롭지 않아?





그림책을 읽고


솔직함이 앞서서 가끔 밉상 소리를 듣는 거위, 꽥이가 등장해요. 꽥이는 분위기를 살피기보다 먼저 소리를 내고, 기다리기보다 먼저 행동하는 친구지요. 조용해야 할 순간에도 멈추지 못해 주변의 시선을 한몸에 받지만, 사실 꽥이는 혼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에요. 다른 이들처럼 잘 지내고 싶어서 거울 앞에 서서 표정을 바꿔 보고, 책을 읽고, 친구들의 행동을 따라 해 보기도 하지요.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달라지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꽥이에게는 아주 작은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까요?


시끄러운 꽥이는 처음엔 저에게도 피하고 싶은 존재였어요. 하지만 꽥이를 조금 다른 자리에서 바라보게 되자, 나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감정과 욕구가 먼저 튀어나오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꽥이의 행동은 여전히 서툴고, 변화는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변화를 위한 시도들은 종종 실패로 끝나지만, 작가는 그 과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보여 주지요.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 “왜 저래?”라는 마음 대신 “생각보다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피하려던 마음이 응원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꽥이는 ‘고치는 법’이 아니라 ‘이해하는 법’을 배워 가기 시작해요.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이 아니라, 변화를 향해 한 발 내딛는 꽥이를 지켜보며 응원하게 되지요. 꽥꽥대는 소리는 여전히 들리지만, 그 안에는 상황을 이해해 보려는 질문이 담겨 있어요. 소리를 없애는 대신 이유를 알게 되고, 멈추는 대신 다가가는 방법을 알아 가면서요. 관계 속에서 조금씩 배우고 성장하는 꽥이는,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는 연습을 하고 있지요. 사회성을 연습할 용기를, 그리고 누군가의 미숙함을 다시 바라볼 여유를 남겨 주는 이야기예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조용히 마음에 머물러요.


<꽥꽥대면 안 돼?>에는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가 있어요. 처음에는 독자에게 꽥이를 소개하듯 시작하지만, 어느새 꽥이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목소리로 바뀌지요. 꽥이는 오직 ‘꽥’ 소리만 낼 뿐, 실제 대사는 모두 화자의 말이에요. 이 독특한 이야기 방식 덕분에 말투와 시선이 자연스럽게 오가며 이야기가 흐르고, 단조롭지 않게 경쾌한 리듬으로 읽혀요.





- 꽥꽥이, 이렇게 자라고 있어요 -




이 거위의 이름은 ‘Hank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한글 번역판에서는 ‘꽥꽥이’로 불려요. 처음에는 자기 목소리를 조절하지 못해 주변을 곤란하게 만드는 존재로 등장하지요. 하지만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들에서는 꽥꽥이가 실패하고, 부딪히고, 친구를 만나며 조금씩 달라져요. 소리를 내는 법과 멈추는 법, 그리고 다가가는 법을 하나씩 배워 가는 과정이 책마다 차곡차곡 담겨 있지요. 아직 소개되지 않은 꽥꽥이의 다른 이야기들도 한글 번역판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게 돼요.




- 덩컨 비디(Duncan Beedie) 작가님과 종이 밖의 꽥꽥이 -




덩컨 비디는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로, 어린이 TV 프로그램에서 애니메이터로 활동한 이력이 있지요.< 꽥꽥대면 안 돼?>는 그의 그림책 가운데 한글로 번역되어 소개된 작품이에요.

작가의 SNS에서 만난 꽥꽥이는 또 다른 모습이었어요. 인형으로 만들어진 꽥꽥이를 보는 순간, 마음을 빼앗기게 되지요. 한글 번역된 그림책 속에서는 여전히 시끄럽고 솔직한 꽥꽥이가 등장하고, 원작의 페이지에서는 ‘HONK’라는 소리가 활자처럼 퍼지며 장면을 가득 채워요. 글자와 그림이 함께 소리를 만들어 내는 방식은, 꽥꽥이의 성격을 더 또렷하게 드러내요. 한글 번역판과 원작의 페이지를 나란히 보다 보면, 언어는 달라도 꽥꽥이의 마음과 리듬은 그대로 전해지고 있어요.


덩컨 비디(Duncan Beedie) SNS : https://www.instagram.com/duncandraws77/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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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 마음이 아니야 - 조용한 아이의 마음에 피어나는 첫 번째 용기
바티스트 보리외 지음, 친 렁 그림, 최은아 옮김 / 길벗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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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건 내 마음이 아니야 - 조용한 아이의 마음에 피어나는 첫 번째 용기 / 바티스트 보리외 글 / 친 렁 그림 / 최은아 역 / 길벗 / 2026.01.21 / 원제 : Je suis moi et personne d'autre(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의 아이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서 있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자세만으로도 스스로를 지키려 애쓰는 마음이 전해지지요. 밝은 노란 배경 위에 놓인 이 아이의 얼굴을 보며, ‘마음에도 경계가 필요할까?’ 하는 질문이 떠올랐어요.





그림책 읽기




"프란시스코! 쥴이랑 축구할 건데, 같이 안 갈래?"

"그래! 나도 같이 가자!"

사실은 나 축구가 싫은데도 그렇게 말했어. 친구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거든.




"오늘은 어땠어? 학교에서 별일 없었어?"

"그럼요.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어.

어른들은 "너는 너만의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어." 하고 말씀하지만 아무도 방법은 알려 주지 않아.




"남자가 울면 어떡해! 울보 아기가 학교를 다니고 있었네!"

"내가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되는 거라고 생각해."

마음에 숨겨 둔 눈물을 밖으로 흘려보내면 마음이 편안해져. 나도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졌어.



그림책을 읽고


프란시스코는 처음부터 자신의 감정을 또렷하게 말하지는 못해요. 친구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싫은 축구를 함께하고, 가장 좋아하는 색을 숨기고, 어른 앞에서는 괜찮다고 말하지요. ‘싫다’는 감정보다 먼저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슬픈 영화를 보고 울었을 때, 하고 싶은 놀이를 선택했을 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냈을 때 그 감정을 존중받는 경험을 하며 프란시스코의 마음은 조금씩 달라져요. 특히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어른이 되어도 "싫다"라고 말하는 거절이 어려운 이유가 사랑받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타인에게 질문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기대가 꼭 같을 필요는 없다는 것도 알게 돼요.


프란시스코의 말 한마디가 오래 남아요.

“내가 뭐긴, 나는 나야.”

그 말은 타인의 요구에 앞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려는 작은 용기처럼 들리지요.


프란시스코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싫다고 말해 본 게 언제였는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늘 싫다고 말하기보다는 수긍하고 그냥 해왔고,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유 모를 억울함이 남곤 했지요. 어른인 저도 이렇게 내 마음을 모르는데, 이런 순간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다음에 결정의 순간이 오면, 바로 대답하지 않고 조금 미뤄 보려고 해요.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만으로도 훗날의 억울함은 줄어들 것 같거든요. 그때 싫다고 말하지 못했더라도, “그때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조금 힘들었어요.”라고 저를 표현해 보려고요. 지금부터는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저를 받아들이려 해요. 그건 약점이 아니라, 지금까지 저를 지켜 온 방식 중 하나일 테니까요. 조금씩 다른 선택을 연습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느껴져요. 지금 중요한 건 이렇게 돌아보고, 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방법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바로 “싫어요”라고 말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마음은 늦게 도착할 수도 있고, 나중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니까요. 중요한 건 그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일이겠지요. 프란시스코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요.





- <그건 내 마음이 아니야> 같은 이야기, 다른 첫인상 -



프랑스의 의사이자 작가인 바티스트 보리외(Baptiste Beaulieu)와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 친 렁(Qin Leng)는 여러 그림책을 통해 꾸준히 협업해 왔어요. 타인의 시선, 마음의 경계, 보이지 않는 감정처럼 쉽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내며,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하지요. 이 두 작가의 협업은 최근 신작 출간으로 이어지며, ‘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건네고 있어요.


특히 <그건 내 마음이 아니야>는 한글 번역판과 원작의 표지가 서로 달라, 같은 이야기라도 독자가 처음 마주하는 인상이 다르게 다가와요. 표지에서부터 각 나라의 독자에게 건네고 싶은 감정의 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 책을 읽기 전 흥미로운 지점이 되지요.


바티스트 보리외(Baptiste Beaulieu) SNS : https://www.instagram.com/baptistebeaulieu/




- 친 렁 (Qin Leng) 작가님의 그림을 따라 -



친 렁 작가의 한글 번역판 그림책들을 살펴보다 보면, 이미 마음에 오래 남아 있던 작품들이 여럿이라는 걸 느끼게 되어요. 시선이 오래 머무는 장면,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표정과 여백 덕분에 관심을 두고 보게 된 책들이지요.


또한 친 렁 (Qin Leng) 작가님의 SNS를 들여다보면, 아직 만나지 못한 그림책들이 궁금해져요. 스케치와 작업 과정 속에서 다음 이야기가 예고처럼 스쳐 지나가며, ‘이 그림은 어떤 책이 될까’ 하고 기대하게 만들지요.


친 렁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qinillustrations/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그건내마음이아니야 #바티스트보리외 #친렁 #그림책추천 #자존감 #자기표현 #초등추천도서 #프랑스그림책 #육아소통 #신간도서 #어린이문학 #길벗 #QinLeng #BaptisteBeaulieu #그림책 #어른을위한그림책 #그림책읽는아줌마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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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콩닥콩닥 18
폴 엘뤼아르 지음, 오렐리아 프롱티 외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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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콩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유 / 폴 엘뤼아르 글 / 오렐리아 프롱티, 세실 강비니, 마르탱 자리, 누신 사데기안, 마르크 마예프스키, 에블린 메리, 바네사 이에, 나탈리 노비아, 베르트랑 뒤부아, 하비에르 사발라, 상드라 푸아로 셰리프, 린샤오베이, 쥐디트 게피에, 자우, 로랑 코르베지에 그림 / 박선주 역 / 책과콩나무 / 콩닥콩닥 18 / 2025.12.30 / 원제 : Liberté (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폴 엘뤼아르 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이지요. ‘자유’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와 역사, 그리고 그 말이 그림책이라는 형식 안에서 어떻게 숨 쉬고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이 시가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자유라는 말이 설명이 아니라 이미지로 전해질 수 있을지도 궁금했고요. 그런 마음으로 책을 천천히 펼치게 되네요.





그림책 읽기




구름의 거품 위에 / 폭풍의 땀방울 위에 / 굵고 흐릿한 빗방울 위에 / 나는 너의 이름은 쓴다

반짝이는 형상 위에 / 색색의 종 위에 / 육체의 진리 위에 /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불 켜진 등불 위에 / 불 꺼진 등불 위에

모인 내 모든 집 위에 /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그리고 한 단어의 힘으로 / 나는 내 삶을 다시 시작한다

나는 너를 알기 위해 태어났다 /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그림책을 읽고


폴 엘뤼아르의 시 <자유>는 1942년, 미뉘 출판사를 통해 비밀리에 출간된 레지스탕스 시집에 실려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어요. 이후 영국 공군이 이 시의 원문을 담은 전단을 프랑스 여러 도시에 투하하면서, 독일 점령 아래 있던 프랑스인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저항의 상징이 되지요. 이 시는 1944년에 정식으로 출간되었고, 그로부터 80년이 지난 오늘, 출간 80주년을 맞아 그림책<자유>로 다시 태어났어요. 무거운 역사적 배경을 품고 있지만, 저에게 <자유>의 첫인상은 조용하게 다가오는 그림책이었어요.


이 그림책은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 시의 리듬에 머물게 하는 책이에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장면이 이어진다기보다는, 하나의 문장이 하나의 그림으로 잠시 멈춰 서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빠르게 읽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지고, 그림 앞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지요. 마치 미술관을 천천히 걷는 기분이 들어요.


전 세계 15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를 해석한 그림들은 서로 닮지 않았어요. 색도, 선도, 분위기도 모두 다르지요. 그런데 그 다름은 흩어지지 않고 한 권 안에 고르게 놓여 있어요. 자유라는 말이 하나의 모습으로 정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림들이 먼저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어떤 장면에서는 자연 속을 걷는 아이들이 보이고, 어떤 장면에서는 바다와 하늘이 넓게 펼쳐져요. 또 어떤 그림에서는 아주 작은 움직임 하나가 화면을 가로지르지요. 그 안에서 자유는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일상의 감각처럼 스며들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자유를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대신 보여주고, 여백을 남겨두지요. 무엇이 자유인지 묻기보다, 각자가 느낀 자유를 꺼내 놓게 만드는 책이에요. 정답을 찾게 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답이 나와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그림책이지요.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자유는 꼭 큰 목소리로 외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아주 조용한 풍경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 책은 여러 번 다시 펼쳐도, 그때그때 다른 장면이 먼저 눈에 들어와요.


한 사람이 쓴 시가 여러 나라의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점도 오래 남아요. 전 세계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의 한 구절에 응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하나의 이야기라기보다 여러 시선이 겹쳐진 공간처럼 느껴지지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분위기와 색감이 달라져, 읽는다기보다 ‘머문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책이었어요. 이 그림책을 덮고 나서, 자유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하고 싶어지지는 않았어요.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떠올린 자유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 <자유> 독서지도안 -



그림책 <자유>를 읽고, 시와 그림을 함께 느끼며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된 총 4페이지의 독서지도안이에요.

표지를 보고 이야기를 상상해 보고, ‘자유’라는 단어를 저마다의 색과 모양으로 표현해 보는 활동이 담겨 있어요.

정답을 찾기보다, 각자의 느낌과 생각을 존중하며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돕는 자료예요.


출판사 책과콩나무 블로그 : https://blog.naver.com/booknbean/224114105487





- <자유> 배경화면 다운로드 -



그림책 <자유> 출간을 기념해,

전 세계 15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장면을 배경화면으로 만날 수 있어요.


각기 다른 색과 분위기로 표현된 ‘자유’의 순간들을 휴대폰 화면에 담을 수 있어요.

자연과 사람, 움직임과 여백이 담긴 그림들을 통해,

하루의 틈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이미지로 다시 만날 수 있지요.


출판사 책과콩나무 SNS : https://www.instagram.com/booknbean_pub/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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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빛 Dear 그림책
문지나 지음 / 사계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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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겨울빛’에 대한 그림책 생각을 하던 날, 정말 우연히 딱 맞는 그림책을 만났어요.

겨울의 빛이라 하면 눈 위에 고이는 빛이나 산 위에 머무는 빛처럼, 자연 속의 장면을 먼저 떠올렸거든요. 그런데 <겨울빛>에서 만난 것은 차창 너머로 떠오르는 불빛, 건물의 네온사인, 자동차 헤드라이트, 가로수의 빛 같은 도시의 빛이었어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겨울의 장면들이었지요. 겨울빛은 밝기보다는 깊이로 다가오는 것 같았고, 눈이 내리지 않아도 빛은 이미 겨울에 와 있었지요.


문지나 작가님의 <겨울빛>은 집으로 가는 시간의 빛들을 보여주는 그림책이었어요. 눈과 빛, 소리와 냄새 같은 감각들이 하나씩 더해지면서, 겨울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시간을 감싸는 그릇처럼 느껴졌거든요. 겨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하루의 끝에 가까워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차분하게 마음에 쌓였어요.


모든 장면들이 제 추억 어딘가에 있던 기억처럼 느껴져서, 그림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들어왔어요. 특별한 사건은 없어 보이지만, 그래서 더 오래 남는 장면들이 있지요. 마트와 횡단보도의 엄마, 사무실과 버스 안의 아빠, 거리를 함께 걷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놀이터의 아이가 각자의 시간을 보낸 뒤 집 앞에서 다시 만나요. 눈이 묻은 신발 세 켤레와 서로 다른 하루를 보내고 다시 같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 그림책 속 겨울은 차갑기보다, 이제 긴장을 풀어도 괜찮다고 말해 주는 계절처럼 다가와요.


바깥의 빛과 안쪽의 빛이 대비될수록, 집이라는 공간의 온기는 더 또렷해져요. 이 그림책에서는 그 대비가 도시의 빛과 집의 빛으로 분명하게 드러나지요. 거리에서는 네온사인과 자동차 불빛이 반짝이며 시선을 끌지만, 집에 가까워질수록 빛은 점점 부드러워지고 머무르는 결을 띠어요. 그 변화만으로도 가족이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졌어요.


눈발의 변화도 그 흐름을 함께 만들어 주어요. 처음에는 흩날리던 눈이 점점 굵어지고, 함박눈이 되었다가 다시 작은 눈송이로 내려앉지요. 눈이 쌓일수록 거리의 소리와 움직임은 잦아들고, 세상의 볼륨도 조금씩 낮아지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렇게 바깥의 세계는 조용해지고, 그 안에서 집이라는 공간의 빛과 온기는 더욱 또렷해져요.


빛과 눈의 변화가 겹쳐지며, 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닿아요. 하루를 마친 몸과 마음이 쉬어도 괜찮은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그림 속에서 차분히 전해졌어요.


<겨울빛>은 겨울을 설명하려 하기보다, 겨울에 우리가 어떤 속도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책 같아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하루를 잘 마쳤다는 안도감과 함께 조용히 잠자리에 드는 마음까지 데려다주지요. 겨울밤, 불을 하나 줄이고 조용히 넘겨 보고 싶은 그림책이에요. 읽었다기보다는, 잠시 함께 걸었다는 기분이 남는 책이에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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