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게 해서 미안해 I LOVE 그림책
카일 루코프 지음, 줄리 권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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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화나게 해서 미안해 / 카일 루코프 글 / 줄리 권 그림 / 신형건 역 /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 2025.05.30 / 원제 : I’m sorry you got mad(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의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이렇게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을까요?

교실인 것 같은데 친구와 무슨 일이 있었겠지요?

아~ 이야기가 궁금해요. 어서 책장을 열어봐요.





그림책 읽기




하나도 안 미안해!

나도 화났는데, 왜 사과를 해야 하죠?




하지만....

미안한 것 같기도 해요.




얼마나, 어떻게 사과해야 내 마음이 전해질까요?




그림책을 읽고


“미안해.”

마음을 꺼내어 건네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지요. 아이에게든 어른에게든 말이에요.


주인공 잭은 친구의 블록을 무너뜨렸어요. 잘못했음을 알고 있고, 사과도 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아요. 하지만 그 마음을 곧장 말로 꺼내기란 어렵지요. 첫 장면에서는 '미안'이라는 말 하나 적은 꼬깃꼬깃한 쪽지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지요. 종이에 담긴 아이의 마음은 부끄러움, 후회, 자존심 같은 감정들로 가득 차 있었지요.


그런 잭에게 조용히 다가와 준 사람은 라이스 선생님이지요. 아이의 마음을 몰아붙이지 않으면서도 방향을 제시해요. '진짜 사과는 세 가지를 담아야 한다'라고 하시지요.

첫째, 내가 무엇을 했는지, 둘째, 미안하다는 말,

셋째, 그 일을 바로잡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 중요한 조언은 잭의 편지를 변화시키는 열쇠가 되지요. 처음에는 건성으로 적던 편지가 점점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상대의 감정을 생각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작은 쪽지 한 장에 담긴 진심이 친구의 마음을 여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진짜 미안함이 가진 힘을 느낄 수 있지요.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네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돼.”라는 잭의 말이었어요. 자신의 진심을 다해 사과하면서도, 용서는 그 친구가 결정할 몫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지요. 사과는 주는 것이지만, 용서는 선택이라는 점을 잭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있었던 거예요. 사과의 본질을 꿰뚫고 있어서 제가 반성하게 된 부분이지요.



그림 역시 텍스트 이상의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주지요. 처음엔 심통이 가득한 잭의 표정, 분노에 찬 손짓, 거친 연필 깎는 장면이 나오다가, 점점 부드러워지고 마지막에는 친구와 함께 다시 블록을 쌓으며 웃는 장면으로 이어지지요. 또, 교실 속 다른 두 남자 친구가 절친이었는데 마지막에는 서로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사과 편지를 쓰고 있는 장면에서는 누구나 겪을 법한 교실의 작은 풍경을 통해 이 이야기가 특정한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아이의 이야기임을 보여주고 있지요.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사과를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이해하게’ 만든다는 점이었어요. 설교 없이, 강요 없이. 그저 기다려주고,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기회를 주는 따뜻한 어른이 곁에 있을 때, 아이는 자기감정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지요.


<화나게 해서 미안해>는 친구와의 갈등이라는 평범한 사건을 통해, 진정한 사과와 우정의 회복력을 그려냈지요. ‘미안해’라는 짧은 말 안에 담긴 복잡한 감정과 말의 무게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그림책이었어요.




- <화나게 해서 미안해> 독후 활동지 -




출판사 보물창고에서 <화나게 해서 미안해>의 독서 활동지를 공유하셨어요.

그림책 읽기 전, 읽기 중, 읽은 후 활동까지 꼼꼼하게 챙기셨네요.

온라인 서점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출판사 보물창고 SNS : https://www.instagram.com/proonibook/




- 선생님을 소환하는 보물창고의 그림책 -



출판사 보물창고의 많고 많은 그림책 중에 '선생님'을 소환하는 그림책들을 가져왔어요.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있는 곳이지요.


<선생님 이름은 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92583643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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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어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1
서수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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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문어 / 서수인 / 위즈덤하우스 / 2025.05.30


그림책을 읽기 전


동글동글 문어가 너무 귀여워요.

색감이 진짜 다가오는 여름에 딱인데요.

어떤 이야기기 있을지 진짜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건강하게만 태어나렴!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단다.

앗! 드디어 우리 진주가 태어나려나 봐요! 동글동글 어여쁜 진주가 태어났... 오잉?




진주 마을 여러분. 진주 학교 취학 통지서가 왔습니다!

우리 진주, 내일은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급훈 : 동글동글 멋진 진주 어린이

친구들과 열심히 배우며 동글동글 새하얗고 멋진 진주가 되어 봅시다.





그림책을 읽고


조개 속에서 등장하는 문어를 보며 처음에는 바닷속 이야기쯤으로 생각했어요.

<나는 문어>를 펼쳐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그림과 만화식 구성에 빠져 어느새 그런 비교는 사라지더라고요. 그림과 구성, 색감이 너무나 상큼하고 신선했거든요.


인트로에 등장하는 조개 엄마의 태교 장면은 찡~함으로 시작했고,

진주가 탄생하고, 아기 문어와 처음 마주하는 장면은 따뜻하면서도 웃음 코드는 빠지지 않았지요.

(인트로만으로도 저는 벌써 그림책에 홀딱 빠져버렸지요)

진주는 취학 통지서를 받고 학교에 입학하고, 만화식 구성으로 이어지는 1교시, 2교시, 3교시 수업 장면은 정말 흥미로웠고, 급훈, 교실 벽면의 ‘하얀색 등급표’, ‘진주 크기표’처럼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 덕분에 그림 하나하나를 오래 들여다보게 되지요.


진주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요. 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지요.

마지막까지도 하얗고, 동그랗고, 커다란 진주가 되고 싶었지만 점점 더 엉망이 되었지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 진주가 되려 노력하는 모습은 안쓰러우면서도, 엉뚱하고 유쾌하게 그려져요.


그러다 자신이 더 잘하는 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준 뒤, 문어는 달라지지요.

자신감이 생기고, 마침내 “내가 정말 좋아!”라고 말하지요.

그 장면에서 묘한 해방감과 동시에 울컥한 감정이 올라왔지요.

문어처럼 스스로를 감추고, 다른 무엇이 되려 애쓰며 살아왔던 지난날의 제 모습이 떠올랐거든요.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문어라는 캐릭터를 통해 아주 귀엽고 신선하게 풀어내지요.

그림의 색감은 시원하고 발랄하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묵직하지요.

그런 대비가 이 그림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웃기지만 슬프고,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이에요.


‘건강하게 자라렴,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단다.’

그림책 본문을 읽기도 전, 첫 문장에서 벌써 마음이 뭉클했었어요.

저 역시 엄마가 된다는 걸 알게 된 그날부터 아이와의 첫 만남까지 수없이 기도했던 말이지요.

아이들이 큰 사고 없이 건강한 성인이 되어 준 게 고맙고 대견한 날도 있지만,

가끔은 제 욕심이 앞서 아이의 선택을 못마땅하게 바라보게 되곤 해요.

그럴 때마다 조개 엄마의 시선과 마음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면지의 시작에서는 비슷비슷한 아기 진주들이었지만,

이야기를 지나 마지막 면지에서는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했어요.

문어도, 진주 친구들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라고 있었지요.

작가 서수인님은 꿈에서 <나는 문어>의 씨앗을 발견했다고 해요.

파도에 밀려온 조개를 열었더니 반짝이는 진주가 아닌,

흐물흐물한 문어가 흘러내렸던 그 장면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대요.


상큼하고 경쾌한 색감, 간결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표정,

특히 문어가 진주로 변장할 때마다 펼쳐지는 장면들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왠지 모를 뭉클함을 느꼈어요.


진짜 나로 살아간다는 것.

그건 생각보다 큰 용기와 시간이 필요한 일이겠지요.

그래도 이 책을 덮고 나면, 흐물흐물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나는 문어> 그림책 날개 -



그림책 날개 - '나다운 문어 다리'로 풍성한 독후 활동을 해 보세요.

그림책 뒤표지 바코드 옆에 QR코드를 스캔하시거나

위즈덤하우스의 홈페이지에 가시면 <나는 문어>를 검색하시면 활동 자료를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위즈덤하우스 그림책 워크숍 3기 출간작 <나는 문어>

위즈덤하우스 그림책 워크숍은 작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하고, 그림책은 어린이의 엔터테인먼트라는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작가 안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끌어내어 한 권의 책으로 단단히 엮어 가고자 합니다. 작가와 함께 시대를 읽고 세대를 잇는 콘텐츠를 발견해 온 위즈덤하우스의 그림책 세계가 앞으로도 여러분과 맞닿기를 바랍니다. - 내용 출처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홈페이지 :




- 서수인 작가님의 그림책 -



통영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집 앞에 넓게 펼쳐진 바다로 떠나기를 좋아했지요. 이 이야기는 어느 날 밤에 꾼 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꿈속에서 여느 날처럼 바다로 나가 고둥을 한가득 캐려 했는데 갯벌에 물이 가득 차 있었어요. 갑자기 바닷물이 촤르르 밀려나며 거대한 조개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조개 안에 어마어마하게 큰 진주가 있을 거란 기대로 조심스레 열어 보았지요. 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 동그랗고 반짝이는 진주인가 했더니 흐물흐물 문어가 쭈르륵 흘러내리지 뭐예요. <나는 문어>는 나로 살고 싶은 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말


서수인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suin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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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양
김혜인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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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검은 양 / 김혜인 / 한림출판사 / 2025.05.12


그림책을 읽기 전


하얀 양 속에 혼자만 검은 양인가요?

그런데 하얀 양들도 조금씩 뭔가가 다른데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네요.





그림책 읽기



혼자 사막 한가운데를 헤매던 검은 양이 드디어 양 무리를 찾았어.

"반가워. 얘들아! 나도 너희 무리에 끼워 줄래? 같이 놀자."

"안 돼. 너는 털이 까맣잖아."



"우와, 너희 나랑 진짜 똑같이 생겼다!"

"무슨 소리야? 우리는 너랑 진짜 다른데. 딱 봐도 다르잖아."

"나는 이제 어디로 가지?"



"우리 같이 놀래? 저기 언덕 너머에 내 친구들이 있어."

그 순간 모래 폭풍이 두 양의 앞을 가로막았어.

"지금부터 내 뒤에 꼭 붙어서 와. 절대 떨어지면 안 돼."





그림책을 읽고


“반가워, 얘들아! 나도 너희 무리에 끼워 줄래? 같이 놀자.”

사막을 헤매던 검은 양이 무리를 발견하고 다가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냉정하지요.

“안 돼. 너는 털이 까맣잖아. 바위산 너머에 까만 애들이 있을 거야.”

검은 양은 바위산을 넘어 자신과 닮은 양 무리를 만나지만 그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지요.

“무슨 소리야? 우리는 너랑 진짜 다른데. 딱 봐도 다르잖아.”


처음엔 분명 다르게 보였어요.

검은 양과 하얀 양, 모습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검은 양 무리들에서도 거절당한 검은 양을 보고, 문득 의문이 들었지요.

검은 양은 정말 그렇게 ‘다른’ 걸까요?

그저 털빛 하나, 발굽 하나가 다를 뿐인데 왜 다른 존재로 여겨지는 걸까요?

제가 생각하던 ‘다름’이 흐려졌어요.

‘다름’과 ‘차이’는 어떻게 다른 걸까요?


책장을 넘기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사람들 역시 양 무리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사회는 눈에 띄는 차이부터 구분하려 하고, 집단이 되어도 그 안에서 다시 기준은 나뉘고 세분화되지요.

피부색, 말투, 사는 동네, 학벌, 직업… 마치 구분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요.

하지만 그렇게 나뉜 구분 안의 사람들은, 실은 살아가는 모습이 그리 다르지 않지요.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무수한 이름표와 기준들.

그건 정말 꼭 필요한 걸까요? 아니면 불안과 욕망에서 비롯된 시작일까요?

저는 <검은 양>을 읽으며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들여다본 듯했어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시 묻게 되었지요.

‘나는 정말 그 차이를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

‘분류와 구분의 기준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검은 양은 그냥 검은 양일뿐인데, 사회의 시선이 그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버린 거죠.

'구분과 분류'의 기준과 경계가 얼마나 자의적이며 때로는 무의미한지 생각하게 돼요.


그러던 어느 날, 검은 양에게 다가오는 친구가 생기지요.

처음으로 자신을 외면하지 않은 이와 함께 고난을 이겨 내며, 검은 양은 비로소 진짜 ‘친구’의 의미를 알게 되지요.

친구가 소개해 주는 다른 양들의 모습은 모두 달랐어요.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경계를 흐릴 줄 아는 마음, 그것이 그들을 진짜 친구로 만들어 주었지요.



면지의 시작과 끝은 검은 양과 양들과의 거리감이 달라져 있음을 보여주지요.

그림이 마치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처럼 생생해요.

움직임이 멈춰 있는 듯하면서도 금방이라도 걸어 다닐 것 같아요.





- <검은 양> 그 시작은... -



작년 4월, 볼로냐에 들고 갔던 더미가 B6(182*128) 사이즈였는데 이번에 책으로 나오면서 두 배 가량(290*196) 커졌습니다👀✨ 책 크기가 커진 만큼, 검은 양이 누비는 사막 풍경도 더 넓어지고 만나는 친구들도 더 많아졌답니다..! - 내용 출처 : 김혜인 작가님 SNS





- 김혜인 작가님의 그림책 -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지금은 그림책 작업을 하며 틈틈이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읽고 나면 작은 용기가 솟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말랑말랑 박치기 공룡>과 <검은 양>을 쓰고 그렸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김혜인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iam_hye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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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무슨 일이?
카테리나 고렐리크 지음, 김여진 옮김 / 올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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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숲속에 무슨 일이? / 카테리나 고렐리크 / 김여진 역 / 올리 / 2025.05.30 / 원제 : Charley Mouse Cleans House(2025년)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만 보아도 <집 안에 무슨 일이?>의 후속작이라는 것을 알겠네요.

창문을 열기 전과 열린 후 이웃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지요.

이번에는 숲속에서 일어난 일이 있나 보네요.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생쥐 찰리에게 집 정리는 좋아하는 일, 식은 죽 먹기예요.

이 일이 이웃에게 도움이 된다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답니다.



두더지 가족은 온종일 숨바꼭질을 하며 지렁이를 쫓아다녀요.

두더지들은 지렁이와 노는 게 지겹지도 않은가 봐요. 하지만 지렁이들도 이 놀이가 재미있을까요?



유니콘의 무지개를 홀릴 정도로 아름답지만 집 청소는 제법 까다로워요.

먹이가 솜사탕이니까 언제나 아름답고 기분이 좋아 보여요. 그래서 똥에서도 딸기 냄새가 나나 봐요.




그림책을 읽고


핑크 생쥐 찰리는 아늑한 찻주전자 집에 살아요.

정리 정돈을 좋아하는 찰리는 숲속 이웃들의 집을 청소하러 다니며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해주지요.

두더지네 집은 지렁이와 놀기 좋은 미로 같은 구조라 하고, 유니콘은 아름답다고 말하지요.

하지만 찰리의 말이 전부 진실일까요?


찰리는 두더지가 지렁이들과 매일매일 즐겁게 놀고 있다고 말하지만,

두더지네 집 곳곳에 지렁이와 관련된 물건이 많아도 지렁이의 표정은 즐거워 보이지 않아요.

유니콘의 향긋달콤한 헛간은 사랑스러운 분홍빛과 반짝임으로 가득하지만,

어딘가 어색하고 기묘한 요소들이 교묘히 숨겨져 있어 ‘완벽한 공간’에 대한 환상을 비틀고 있지요.


찰리의 청소 여정은 먼저 방문할 장소에 대해 찰리가 묘사하고,

그 집의 전면이나 특징을 먼저 보여주지요.

그러나 다음 펼침면에서 등장하는 내부 풍경은 찰리의 설명과는 또 다른 이야기로 가득하지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찰리는 8곳의 집을 방문하며 독자에게 그림 너머의 진실을 볼 수 있게 하지요.


<숲속에 무슨 일이?>는 그림 속 요소들을 유심히 관찰해야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들을 독자들이 찾아내는 구조로,

찰리의 말만 믿고 그림을 흘려보낸다면 놓치는 것이 많아요.

숨은 열쇠나 냄새나는 양말 찾기 같은 놀이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즐겁고 흥미진진하지요.

어떤 물건은 단서 없이 배경 속에 녹아 있어서 의도를 짐작해야 하지요.

"너는 진짜를 보고 있니?"라며 책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어요.


찰리의 말과 실제 그림 사이처럼,

우리가 타인을 판단할 때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본다는 사실도 떠올리게 해요.

우리가 보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은 그 사람의 전부일까요?

내가 아는 모습만이 그 사람의 진짜일까요?


이 그림책은 아주 유쾌한 방식으로,

당신이 알고 있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건네고 있지요.

또 찰리의 청소 여정을 따라가며, 저는 우리가 타인을 이해한다고 믿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내가 그의 모습을 전부 모른다고 해서, 그가 그가 아닌 것은 아니다.

낯선 모습도, 익숙한 모습도 모두 그 자신이다."



사랑스러운 분홍빛의 전체적인 느낌과 다르게,

섬뜩하고 기묘한 소품들이 숨어 있어요.

특히 드래곤의 집에 있는 라푼젤, 잠자는 숲속의 공주, 공주와 완두콩의 디테일,

그리고 이들을 구하러 왔던 기사들의 투구를 보며 더 깊이 빠져들었지요.

일주일 동안 매일매일 새로운 집을 찾아가는 찰리의 여정,

그 끝에서 다시 돌아보는 찻주전자 집의 풍경은, 처음 봤을 때와는 또 다르게 느껴졌어요.


말보다 그림이 먼저 말을 거는 그림책으로 찰리의 시선을 따라가면서도,

그 바깥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이 그림책이 숨겨둔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 <숲속에 무슨 일이?> 독후 활동지 -



그림책 본문에서도 제시하는 엄마 두더지가 찰리에게 4개의 열쇠를 찾기와 두더지들의 모습들을 보며 무엇을 하는지, 집 안의 물건들 종류, 등 아이들에게 집중력, 상상력을 불어 넣는 독후 활동지이지요.

책의 뒷부분에는 책의 내용을 확장할 수 있는 '책을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 제시된 페이지까지 놓치지 말아야 한 부분이 많네요.


출판사 올리 SNS : https://www.instagram.com/allnonly.book/




- '무슨 일이?' 반전 시리즈 -



<집 안에 무슨 일이?>를 기억하시나요?

창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야!"라는 창문 너머 보이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후속편 <숲속에 무슨 일이?>가 출간되었어요.

이번에는 숲속 마을 이웃의 진짜 모습을 독자가 직접 찾아야 하지요.


집 안에 무슨 일이? : https://blog.naver.com/shj0033/222302994512




- 카테리나 고렐리크 (Katerina Gorelik) 작가님 -



1980년에 러시아 카잔 지역 볼시스크에서 태어나 모스크바에 살고 있습니다.

첫 직업은 변호사였다. 2011년 예술 및 디자인 학위를 따고 2015년부터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동물과 유머를 좋아해 동물을 유머러스하고 따뜻하게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두더지 아저씨의 보물찾기>는 그녀의 첫 번째 그림책이고, 여러 권의 그림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화이트 레이븐을 비롯해 여러 국제적인 상을 받았다. 18개가 넘는 언어로 책이 번역 출간되었다.


카테리나 고렐리크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katerinagorel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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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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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치지 않은 척하면서도 이유 없이 멍해지는 날이 있지요.

별일 없었는데 기운이 빠지고,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요.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은 바로 그런 날, 작은 반짝임을 건네주셨어요.


‘이마에 과일을 얹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우유를 17번 휘저으면 대중교통에서 자리가 생긴다.’

‘귀여운 걸 많이 보면 나도 귀여워진다.’

어이없을 만큼 유쾌한 상상력이 가득한 문장들이지요.

어른이 되면서 잊고 살았던 가벼움이 책장마다 가득해요.


이 책은 어떤 감정을 딱 잘라 말하지 않아요.

‘지친 걸까?’, ‘슬픈 걸까?’라며 정의하려 하지 않고,

‘그럴 수도 있지’라며 감정의 자리에 조용히 함께 앉아주지요.


정답 같은 위로나 현실적인 조언이 아닌 엉뚱하고도 귀여운 일상 속 기발한 비법들이 등장해요.

황당하기까지 하지만 따라 하다 보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피식' 웃음이 나지요.

이 그림책이 유쾌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

지친 마음을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아도, 아주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다정하게 들여다보게 하지요.

마치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스위치를 누군가가 살짝 켜주는 것처럼요.


그림은 평소처럼 간결하지요. 웃지 않는 얼굴과 멍한 눈빛,

배경 대신 표정과 동작에 집중한 장면들이 더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지요.

저처럼 마음 한구석이 헝클어진 어른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지요.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지 않았어요.

책장이 넘어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만큼만 받아들이며 읽었어요.

나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히 나를 지켜보며요.


'정말 이렇게 하면 좋은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과 '그래도 괜찮잖아.'라는 마음이 동시에 생겨요.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는 방법보다 태도(방식)를 알려주는 책이에요.

결과를 바꾸기보다는 마음을 쉬게 해주는 책, 그래서 어쩌면 정말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를 책이지요.

“지금 네가 어떤 상태든, 그 자체로 괜찮아.” 말없이 속삭여주는 그림책!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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