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보통 좋은 집안 출신의 학생들이 남녀를불문하고 어릴 때부터 다도나 꽃꽂이를 정식으로 배운다. 다도나 꽃꽂이는 집안의 오랜 전통을 몸으로 체득하는 수단이다. 즉 황금 다실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권력과 재력을 상징한다. 혹시 궁금하다면 사가현립나고야성박물관에서 황금 다실(재현)을 볼 수 있다. - P-1

가만히 보니 자신보다 지위가 아래인 사람과 노인, 어린이, 외국인에게 반말을 사용했다. 반말해도 되는 상대에게는 서슴없이 하대했다. 또 아시아계 외국인에 대한대우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왔다고 여겨지는 ‘백인‘과 달랐다. 아시아계 외국인은 어리숙하고 뭘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이 적지 않았다. 예컨대 대형 가전제품 판매처에서 일하는 판매원으로부터 일본에는 교환 제도가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교환해주려면 귀찮으니 그냥가라는 뜻이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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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만들어낸 도요토미 히데요시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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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허구이기에 현실에서 불가능한 설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이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이를테면 문학 텍스트 안에서는 문해력이 없는 사람이든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사람이든 발언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진다. 우주인이나 동물, 사물과 자유로이 말을 주고받거나 동물,
사물, 우주인, 유령 등 뭐든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 P-1

모든 글은 누군가를 향해 발신한다. 나는 엄마가 단한 번도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질문에 대답해보련다. ‘엄마‘가 내게 일본에서 무엇을 하냐고 묻는다면..... - P-1

외국어 능력자가 되고 싶어 선택한 일본어!!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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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고영란


1968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광주에서 자랐다. 특별한 꿈 없이 청소년 시절을 보냈지만 외국어 하나쯤 잘해보자는 생각에 일어일문학과를 지원했다. 대학 3학년 여름방학, 서울의 일본어학원에서 광주와는 전혀 다른 일본 문화를 접했다. 이후경희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했고, 조교로 일하면서 일본 사가현에 홈스테이로 첫 일본 방문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1994년, 단지 ‘일본 생활을 한 해 동안 만끽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교환학생이 되어 도쿄에 왔다. 그러나 인생은 예견치 못한 기회의 무한 반복을통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지금, 나는, 니혼대학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의 32년 도쿄살이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겹친다. 일본의 ‘중산층 양성소‘라 불리는 니혼대학에서배우고 가르치면서 일본 사회의 변화가 젊은 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가까이에서 체험했다. 어떻게 일본 근현대 문학 연구자가 되었고, 어떻게 일본에서 국문학과 교수가 되었는지 32년 도쿄살이를 조심스럽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주요 저서로는 『전후라는 이데올로기」(현실문화),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푸른역사)가 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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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너와 친해지고 싶어너와 보고 싶은 세계같이 느낌의 공간을 만들려고시작한 일좋아하는 마음을 멈춘 적 없어서快無한 사람이면서 여럿, 하나면서 여러 이름이있었던 사람, 언젠가 없을 사람들을 부른다나에게 많은 건 망설임이렇게 말해도 될까?
묻고 또 묻는 마음
‘나의 집에 와서 따듯하게 데워진 언어를 마시자2025년 10월우은주 - P-1

나는 여기 있고
나는 지나갔다 - P-1

철심 박힌 정강이 우는 밤마다
가난을 꿰맨 자리에서는 슬픔이 자라고 - P-1

티브이에서는 열병식을 마친 군대 행렬이 지나가고참치는 독재자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겨드랑이를 긁는다

이러다 모두 통조림이 된다 - P-1

거울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은 이제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거울속에 사는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할 테니까요 - P-1

인생의 반을 절름발이로 살았다오그가 바둑알을 놓는다다른 한쪽에도 팔을 넣으며 옷자락을 끌어올린다 - P-1

사람 닮은 의자 하나
경비실 창문을 열고 - P-1

"왼팔을 가지러 왔습니다" - P-1

구의역


공포를 말해 주는 사람이 없다 여름 맛이 오려고 풀의 뿌리가 운다 허리 숙인 사람들이 세로가 가로로 눕는 것을 생각할 때 낫은 단면을 떠올린다 금속의 날카로운 소리에 낫은 물관을 지나던 감각을 복기한다 풀이 고꾸라진다 사람들은 햇빛 아래서 풀 냄새를 맡는다 타인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리모컨으로 볼륨을 내리고 차례로 베이면 쓰러지는 장면을 무심하게 쳐다본다 어둠속에서 베는 것과 베인 것의 아우성이 소거되는 것을지켜본다 거기에는 여름이 멈추고 단면이 단면을 지나가는 자리를 기억한다 어떤 여름은 멈춰 흐르지 않는다 - P-1

너의 세계에 없는 것을
설명할 필요 없어요 - P-1

사과나무 구멍에서 간신히 초록 애벌레 한 마리 기어나온다 광장을 지나간 군대는 돌아오지 못하고 소년을등진 기도가 열린 것을 닫고 닫힌 것을 연다 그것이 신의 뜻이라면서 지옥은 설탕처럼 달콤하다고 속삭인다 - P-1

파트라슈, 눈을 떠 보렴무거운 사랑을 팔과 다리 위에 올려놓으며여기, 이 의자에 앉으라고소년은 커다란 그릇에 흰 우유를 담으며 - P-1

벨이 울리는 동안 너는사라지지 않는 밤의 낮이다 - P-1

홍콩야자 심어 놓은 화분에서 발이 자란다휘어진 발끝이 화분을 뚫고 나오면병실 전지 한 장만 한 해를 등지고너의 발톱을 깎는다 - P-1

노래가 흘러간다나무를 벗어난 숲에서소년이 놀이터의 무표정을 내려다본다 - P-1

매일 알에서는 암컷 거북이 태어나고 무언가 쉼 없이 태어나니까. - P-1

누군가 새다 소리치지 않아도태양 가득 오후가 빛나고 있네 - P-1

버스정류장에 서서 기다리는 것이 미래라면아무 버스나 탈 수 없을 것 같다 - P-1

고장 나면 버려지도록 설정된 미래는 뜨겁고 아직 아가미는 따듯해. - P-1

*루사:최초의 인간, 1974년 에티오피아강가에서 발견된 인류 화석 - P-1

"개는 개의 꼬리를 물지 않아." 그가 조용히 중얼거렸어요. 평범한 저녁이었죠. 개는 높은 곳에서 살 수 없어요. 겨우 아파트 입구에서 짖어 댈 뿐이죠. 8층 아파트에살면 적당한 풍경을 볼 수 있거든요. 이웃에는 10층짜리 흔한 건물이 있고 틈 사이로 예전에 이모가 심은 나무가 자랐어요. 적당한 것과흔한 것 사이에서 아름드리가 될 때까지. 무작정 자라기로 했으니까요. - P-1

텅 비고 깊은 곳을 휘젓던 통증이 자라서갈비뼈 살 바르고 들어가 잠든 줄 모르고명치 끝에 닿았던 죽음이 삶을 파먹고 또 먹는다 - P-1

우산을 표현하는 감정이어느 책에는 기술되어 있다813.7-43조그맣게 + 표시를 하면서고에 보관되는 날씨 - P-1

차가운 것을 손에 잡았을 때 - P-1

박물관에서새에 젖은 비를 본다구부러진 새를 본다 - P-1

발끝을 보며 자랐지만기다리지 않았으니 기다리는 일을 좋아했다. - P-1

베지 못한 것이 남아종일 사랑을 한다 - P-1

인간은 새것을 좋아하고 - P-1

나쁜 말을 하지 않아서그는 좋은 사람이 되었다이왕 이렇게 되었으니좋은 말도 하지 않았다과묵한 사람이 되자대화창을 없애고적극적으로 투명해졌다 - P-1

당신은 무너진 건물에 물을 뿌리는 사람 어둠에적셔진 잔해 속에서 신발 한 짝을 발견하는 사람 누군가를 끌어안고 여기, 사람이 있어요 소리치는 사람당신은 때로 휴일이면 꽃에 물을 주는 사람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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