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속적이고 다층적인 한국문학사를 횡단하는문학과지성사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 - P-1
검열과 통제 아래 봉합되지 않은 국가폭력의 상흔들분열된 사회에서 ‘폭력‘의 계보를 되짚고 진정한 애도를 사유하다 - P-1
한국문학사는 하나의 일관된 사건이 아니며 여러 층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의 ‘장소들‘이다. 문학사는 단일한 이념과 역사적 필연성의 무게를 덜어내고 각각의 시간들을 내포하며 역동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다층적인 문학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이제, 문학사를 횡단하고 분절하면서 작은 계보학의 문학사를 재구축하려 한다. 이 작은 복수의 문학사는 지배적인 역사와는 다른 층위에서 불연속적으로 움직이는문학사의 동인과 변이의 지점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를 펴내며‘에서 - P-1
이 책은 한국문학을 관통하는 키워드들 중 하나인 ‘폭력‘의 주제계에 속한다. 그리고 그 주제계를 이루는 몇 개의 ‘성좌들‘을 추렸다. 폭력, 분노, 검열, 애도, 통치성이 그것이다. 이 키워드들은 상호 관련되지만 하나의 메타 서사로 봉합되지 않는다. 벤야민의 어법을 빌려 ‘성좌‘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우리는 하늘의별들에 자리를 부여해 성좌를 그려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성좌를 이루는 별들이 각각 다른 시공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렇게 한다. 그것들은 연관되어 있으면서동시에 멀리 분리되어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일종의 ‘집합체‘(브뤼노 라투르)다. 김형중(〈동시대 문학사〉 기획위원) - P-1
‘현대문학사‘ 대신 ‘동시대 문학사‘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라는 시간적 구획은 중세와 근대를 넘어선 선조적인 시간대를 의미하지만 ‘동시대‘는 과거적인 것이 잔존하는 채로 ‘현대적인 것‘이 발생하는 비균질한 시간대를 의미한다. - P-1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는 어떤 글에서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 "따라서 한편으로 미학적 대상의 문화적 지위, 그리고 동시에 비평의 역사적 지위와 비평가라는 직업의 역사적 지위, 다시 말해 역사와 역사가의 관계 이 관계야말로 근본적이다를그 자체 내에 함축하고 있는 역사이론이 필요하다"(『역사에 관한 글들비역사적 조건으로부터 역사적 조건으로』). 이 말의 함의인즉슨 - P-1
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20세기는 레닌이 예견한 것처럼 실로 전쟁과 혁명의 세기이고, 따라서 현재 이들의 공통분모로 여겨지는 폭력의 세기"라는 아렌트의 단언에서 드러나듯 20세기를 폭력의 - P-1
김영민,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주디스 버틀러는 그레고리 새들러의 논의를 인용해 여러 가능한 형태의 자연 상태를소개하는데, 이 중 홉스가 상상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는 역사적으로 존재하지않은 수사적 개념으로서의 자연 상태이다. 한편 역사적으로 실재하는 자연 상태로는 명목상법이 집행되고 있음에도 시민들이 서로 믿지 못하는 상태, 또는 시민사회가 분열을 겪거나붕괴하여 내전으로까지 나아간 상태 등을 생각할 수 있다(주디스 버틀러, 같은책, p. 50). - P-1
「치악산」과 「혈의 누」의 치악산이나 금수산 모란봉 이미지와비교할 때, 이인직의 다른 작품 「모란봉」의 서두에서 사람들로 분주한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맑은 교회 종소리가 수천 미터 밖나지막한 산에 은은히 울려 퍼지고 그 아래 푸른 공원이 펼쳐지는 것으로 조감되는 미국의 자연 풍경은 정반대라고 할 만큼 상이하다. 치 - P-1
이인직 소설에 나타나는 폭력성의 또 다른 특징은 잔인성에서 찾을 수 있다. "큰마누라가 와락달려들어서 어린애의 두 어깨를 담싹 움켜쥐고 반짝 들더니, 어린애 대강이서부터 몽창몽창깨물어 먹으니, 내가 놀랍고 깜찍하여, 어린애를 뺏으려 하였더니, 큰마누라가 반토막쯤 남은애를 집어던지고 피가 빨갛게 묻은 주둥이를 딱 벌리고 앙상한 이빨을 흔들며 왈칵 달려드는서술에 질겁을 하여 소리를 지르며 잠이 깨었으니, 무슨 꿈이 그렇게도 고약하오"(이인직「귀의 성」, 「신소설』(한국소설문학대계 1), 동아출판사, 1995, p. 88) 혹은 "칼 끝은 춘천집의목에 꽂히고 칼자루는 구레나룻 난 놈의 손에 있는데, 그놈이 그 칼을 도로 빼어 들더니잠들어 자는 아이를 내려놓고 머리 위에서부터 내려치니, 살도 연하고 뼈도 연한 세 살 먹은어린아이라 결 좋은 장작 쪼개지듯이 머리에서부터 허리까지 칼이 내려갔더라" (같은 책, pp. 188~89)와 같은 표현은 지나치게 잔혹한데, 이는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나 린 헌트의「인권의 발명』 등의 논의를 참고하면 신체에 대한 전근대적 인식의 잔여로 볼 수도 있다. - P-1
이런 점에서 볼 때,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은 사회계약을소설화한 매우 드문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익히 알려져 있듯, 「당신들의 천국은 1961년 5.16 직후 한센병 치료기관인 소록도병원에 부임한 현역 군의관 신분 조창원 원장의 행적을 모델로 삼은 소설이다. 그의 원장 재임 시기 활동에 관해서는 『당신들의 천국』이전에 『사상계』(1966년 10월호)에 실린 논픽션 「소록도의 반란」을 통해서도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당신들의 천국』은 서사의 규모나주제면에서 상당한 확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소록도에 - P-1
통치라는 말이 좀 마땅치 않은 표현일는진 모르지만 이 섬 병원의 원장이라는 직위야말로 사실은 병원과 섬 전체를 통치한다고 말해도좋을 만큼 모든 권한이 함께 주어진 절대 지배자의 그것이나 다름없었다. 병원뿐만 아니라 섬 주민 전체의 생활 일반까지 책임지고 있는만큼 이곳대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규율을 정하고, 그 규율을 시행하며, 그것을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필요한 처벌까지 가할수 있는 원장의 지위였다." - P-1
홉스의 이론에 차용된 「출애굽기」 속의 ‘언약‘은 여호와와 그의 명령에 순종하겠노라고 약속하는 이스라엘 백성 간에 체결된다. 그 언약이 신약(約)인 이유는, 대칭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 간에 동시에 체결되는 계약(contract)과 다르게, 일방이 상대방의 약속 이행을 믿고먼저 약속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민이 먼저 자기의 권리를 내려놓고 복종해야 주권이 성립할 수 있고, 그래야 주권자가 신민의 안ㆍ전을 보장해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주권자의 안전 보장 약속을 믿고먼저 신민이 주권자에 대한 복종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불멸의 신이나 필멸의 신(주권자)은 수평적으로 체결되는 사회계약의 어느 일방과 지위가 다르다." - P-1
중지한다, 금지한다, 너의 죽음을-5.18 소설을 중심으로 본 애도의 문학사 - P-1
「소년이 온다』는 포스트역사주의 소설의 흐름을 거슬러 매장되지 않은 죽음이라는 문제를 재활성화하는 소설이다. 동호가 죽은정대의 몸을 찾지 못했던 탓에 도청을 찾아가고 최후의 새벽까지 남아야 했다는 점에서 그렇고, 도청에서 동호가 한 일이 장례도 치르지못한 죽은 사람들을 위해 초를 밝히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 P-1
조연정은 「그럼 무얼 부르지」를 두고 이렇게 평가한다. "이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그려지는것은 광주에 대해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와 관련된 포스트 메모리 세대 ‘나‘의 당혹감과난감함이다. 이러한 난감함은 무심함이기보다는 ‘광주‘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막연한거리감에 가까워보이는데, 이는 그 엄청난 비극을 직접 겪지 않은 비당사자 세대의 최소한의윤리로 읽히기도 한다. (・・・・・・) 이 소설은 ‘우리가 광주에 대해 무얼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관한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광주의 번역 혹은 계승의 문제를 사유한다."(「포스트 메모리 세대와5.18 박솔뫼의 「그럼 무얼 부르지」와 한정현의 「쿄코와 쿄지를 중심으로」, 『한국학연구』제74집, 2024, pp. 711-12) - P-1
애초에 푸코의 개념이었던 ‘장치들dispositif‘을 아감벤은 이렇게 정의한다. "나는 생명체들의몸짓, 행동, 의견, 담론을 포획, 지도, 규정, 차단, 주조, 제어, 보장하는 능력을 지닌 모든것을 문자 그대로 장치라고 부를 것이다. 따라서 감옥, 정신병원, 판옵티콘, 학교, 고해, 공장, 규율, 법적 조치 등과 같이 권력과 명백히 접속되어 있는 것들뿐만 아니라 펜, 글쓰기, 문학, 철학, 농업, 담배, 항해(인터넷서핑), 컴퓨터, 휴대전화 등도, 그리고 (왜 아니겠는가마는) 언어자체도 권력과 접속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자본주의적 발전의 최종 단계를 장치들의 거대한 축적과 증식으로 정의한다 해도 그리 틀린것은 아닐 것이다."(조르조 아감벤, 장치란 무엇인가? 장치학을 위한 서론』, 양창렬 옮김, 난장, 2010, pp. 33~35) - P-1
대학 진학과 취업도 마찬가지다. 작품 속 서술자(정신과 의사다)의 보고에 따를 때 김지영이 대학을 졸업하던 2005년, 여성 채용비율은 29.6퍼센트("키워드로 본 2005 취업 시장」, 《동아일보》, 2005. 12. 14.), 남성 지원자를 선호하는 기업이 44퍼센트, 여성을 선호하는 기업은 0퍼센트("** 「신입사원 채용 시 외모, 성차별 여전」, 《연합뉴스》, 2005. 7. 11")였다. - P-1
보험은 도덕적 테크놀로지이다. 리스크를 계산한다는 것은 시간을관리하고 미래를 규율하는 것이다. 국가는 안전을 보장하는 가운데, 마찬가지로 국가 자신의 존재, 유지, 영속성도 보장한다. 사회보험은 또한 혁명을 방지하는 보험이기도하다. 15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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