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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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그저 저자 이름만 보고 읽은 책입니다. 읽고 보니 여고생들의 이야기더군요. 물론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긴 했지만, 여자가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라는 별 시답잖은 생각을 다 했습니다. 하지만 곧 걱정 아닌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죠. 이야기 그 자체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솔직히 조금 슬프게도 이제는 고등학교를 어떻게 보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많이 웃기도 또 많이 울기도 했을 것이고, 처음이었던 경험들도 많았겠죠. 지금 기억이 나지 않아 그렇지 수없이 고민하고 방황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하실만한, 저 때문에 어디를 가시거나 학교로 오셔야 했던 적은 없었네요.


책에는 총 여섯 개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들인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등장인물이 서로 겹치고 이야기마다 화자가 달라졌습니다.


당시에는 무엇보다 중요했던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기억조차 희미해진 것들. 학창 시절에는 그런 일이 참 많았죠. 이야기 속 그녀들도 그렇습니다. 성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미성숙했던 시절이지만, 자신은 이미 충분히 알만큼 컸다고 생각하는 시절이지 않습니까?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와 친구들이 세상의 거의 전부인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그 사이에서 많은 고민과 방황을 하죠.


여학생이기에 더욱 섬세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도 들었네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학창 시절이 떠올랐던, 그립고도 묘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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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은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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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여 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고 세상과 사람들을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사회적 역할을 모두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자 노력했던, 의욕이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불치병 진단을 받음으로써 그 목표를 끝까지 붙잡고 갈 수 없었죠. 그런데 되려 그로 인해 더 행복해졌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얻게 된 또 다른 삶의 태도뿐만 아니라 본 책 역시 저자의 역경과 극복의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병마와 싸우며 겪고 깨달은 바가 본책의 큰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어른이라 느끼는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고된 오늘날의 삶을 저자가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세상은 정말 많이 그리고 빨리 바뀌고 있죠. 그럼에도 예전의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며 이를 따를 것을 요구하고 이에 미치지 못하면 질책을 받는 게 정말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30대를 맞은 성인들이 멘토를 찾는 이야기도 많이 공감이 됐습니다. 오늘날 믿고 의지할 만한 어른의 부재를 이야기하며, 이것이 자기 계발과 인간관계 관련 책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관심의 이유라는 저자의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위로도 많이 받고 용기와 희망을 한아름 쥘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디서도 듣기 쉽지 않은, 저자의 인생 조언을 잘 곱씹어 보려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행동으로 옮겨야겠죠. 그렇게 귀한 오늘을 허투루, 또는 망설이기만 하다 흘려보내지 않기를, 그래서 내일이, 1년 뒤가, 더 먼 훗날이 더 빛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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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글쓰기 - 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필요한 글쓰기에 관하여 박물관의 일 1
국립중앙박물관.국립박물관문화재단 기획 / 이케이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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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는 못 가지만, 주말이나 쉬는 날 기회가 되면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찾습니다. 박물관에는 전시 중인 유물과 그것이 글이든 영상이든 이미지든, 그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본 책은 그 설명 중에서도 박물관의 '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다니면서, 막연하게 해당 글을 쓰는 분들에 대한 생각은 해 본 적은 있지만, 이 글이 나오기까지 어떤 고민과 과정을 거치고, 어떻게 세상에 나와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지까지는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 더 솔직히 말하자면, 설명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마음 한편이 불편하고 열심히 준비한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는데, 본 책을 읽으니 그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책에서 저 같은 사람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명분을 주지만, 그럼에도 다음부터는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박물관의 글을 한 번 더 읽어 보고, 한 번 더 곱씹어 보겠다 다짐했습니다.


1부에 실린 '학예연구사와 국어 전문가가 뽑은 좋은 전시글'이 좋았습니다. 제가 감히 평가할 수준은 못 되지만, 읽을수록 글쓰기는 정말 정교하고도 어려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물관 글 작성의 기본 원칙을 다룬 3부와 4부의 내용도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가 공공을 위한 글을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글을 올바로 쓰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해당 부분의 내용이, 비록 때로는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우리 일상의 글쓰기에도 잘 녹아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 말이죠.

학예연구사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박물관 글쓰기에 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또 그분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지막 장에는 실제 박물관 글쓰기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단어 바꾸기, 문장 다듬기, 문단 고치기의 활동을 해 볼 수 있는데, 역시 많이 어렵더군요.


본 책은 "박물관 일"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해당 시리즈에서는 박물관에서 벌어지는 일 중, 박물관을 방문한 우리가 볼 수 있는 일뿐만 아니라 볼 수 없는 일까지도 다룰 예정이라고 하네요.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기대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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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고즈키 마사히로 지음, 김선숙 옮김, 정성진 감수 / 성안당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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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기관은 없습니다. 그중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시리즈에서 이번에는 '신장'에 대해 다룹니다. 책은 '신장 구조와 기능, 신장 기능 높이는 식사법, 신장 재활 운동법',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여 피를 깨끗하게 만들어주고 몸속 수분과 전해질의 양을 조절해 주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 수행합니다. 여러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의 건강은 심각하게 나빠지고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장 질환은, 특히 초기 단계에서, 증상이 거의 없기에 질환에 걸렸다는 것을 파악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책에서 그나마 조기 발견을 위한 포인트를 정리해 주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록 이미 많이 진행된 후라면 어려움이 크지만, 신장 기능의 저하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진단을 받은 경우 라면 식습관 관리 및 운동을 통해 질환의 진행을 막거나 개선까지도 가능합니다. 책에서는 이 단계를 이미 지나 기능이 중증도 이상으로 저하되거나 말기 단계에 이르렀을 경우의 치료법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급성과 만성콩팥병에 대해 주로 다루지만, 이 외의 다른 신장 질환도 소개해 줍니다. 책을 읽어갈수록 신장에 대한 소중함, 감사함과 질환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어지는 신장 기능 관리를 위한 식사법과 운동법이 더욱 궁금해졌죠.

괜히 봤나 싶을 정도로, 제 식사 관리는 엉망이더군요. 작은 기대와 한편의 우려 대로 역시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장 재활 운동입니다. 몇 가지 주의사항을 유념하고 잘 지킨다면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져 불가피하게 투석요법을 받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유연체조, 저항운동, 유산소 운동'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운동 별로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과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덧붙이고 있으니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장과 신장 질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신장을 잘 관리해 보다 건강한 삶을 가능한 오래 영위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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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부터 행복해지겠습니다 - 긍정 확언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33
신여윤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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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누구라도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이 공부하고 연습해도, 실전은 다를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죠. 무엇이든 처음은 어렵듯, 첫째 아이는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더욱 힘듭니다. 더구나 워낙 낮은 오늘날의 출산율로 인해 첫째 아이가 맏이이자 막둥이가 되는 경우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 아이에게 너무 과하게 큰 기대를 걸거나, 자신의 꿈을 투영시켜 그것을 강요하거나, 혹은 너무 오냐오냐 키우는 경우도 제법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온갖 것이 집중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나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좋은 것도 지나치면 결코 좋지만은 않습니다.


"확언"이란 '확실하게 말함'이라는 뜻입니다. 저자는 이를 조금 더 확장해 '어떤 것에 대해 확실하게 말로 표현함으로써 우리의 무의식이 그것을 믿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저자가 이렇게 긍정 확언 습관을 위한 책을 펴낸 것은, 여러 연구 등을 통해 입증된 바 있는 '긍정적 사고방식과 언행의 힘'이 그만큼 분명하고 또 대단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안 좋은 일이 계속되거나 부정적 감정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우리 마음은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아이와의 시간은 분명 행복하지만, 아이에 대한 의도치 않았던 언행으로 후회하는 경우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가 많아지면,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또 자존감까지 갉아먹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이럴 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돌아보고 챙기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양육,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 부모의 마음을 챙길 수 있는 확언 80가지를 책에 담았습니다. 확언은 평소 태도나 생활 습관은 물론 학습, 진로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룹니다. 저자가 책을 통해 알려준 방법 대로 잘 읽고 활용한다면, 긍정적 사고와 언행을 내 습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겠죠.


그동안 얼마나 조급하게 생각해왔는지 새삼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을 한결 여유 있게, 제법 내려놓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글이 많았습니다. '내가 가졌던 생각이 기우(杞憂), 혹은 틀린 것일 수 있겠구나'라는 성찰을 하게도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렇게 나를 돌아봄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궁극적으로는 부모와 아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리라 기대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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