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파리 - 한 조각.한 모금.한 걸음, 더 맛있는 파리 빵집.카페 가이드북
양수민.이지연 지음 / 벤치워머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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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불문학과 출신의 두 저자는 공통점이 참으로 많더군요. 태어난 달, 당연하겠지만 같은 별자리, 밥보다는 빵과 케이크를 더 아끼고 좋아하는 점 등이 그것입니다. 직접 파리까지 날아가 ‘르 꼬르동 블루’라는 곳에서 프랑스 제과 과정까지 전공했다고 합니다. 애정과 열정이 정말 보통이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생각합니다.

 

저자 두 분과 저 사이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빵’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이죠. 물론 제가 좋아하는 것과 두 분의 빵에 대한 애정은 표현은 비슷할지 몰라도 그 깊이나 크기는 견주기 힘들어 보입니다. 저야 빵 먹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는 것뿐이지만, 저자 두 분은 직접 만들고 배우고 하셨으니까요. 유학 시절에는 잡지사의 파리 통신원으로 학교의 조교로 활동한 것도 비슷합니다. 귀국해서 잡지사의 기자로 일을 시작한 것과 그 후 쿠킹 스튜디오를 통해 디저트를 가르친 것도 똑같다고 합니다.

 

이 책 [다시, 파리]는 그런 두 분이 우리가 흔히 여행 전에 포털사이트나 여행안내 책 등에서 검색하거나 찾을 수 있는 누구나 알고 찾아갈 수 있는 맛집이나 잘 알려진 관광 명소를 벗어나 빵 맛 좀 아는 파리 현지인들만이 알고 즐겨 찾는 파리의 맛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낸 책입니다.

 

파리 전역에 걸쳐있는, 무려 48개의 파티스리, 카페 등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빵과 제과를 전공한 분들인 만큼 전문적이고 깊이 있게 파리의 빵, 디저트, 카페를 설명해 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과에 대해 잘 모르는 저는 그동안 그저 외형이 예쁘고 독특하게 꾸며진 빵이나 디저트에 더 눈이 가고는 했었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확실히 이 분야를 전공하신 분들이라 그런지 제가 그동안 아무리 빵과 카페 디저트를 많이 먹으며 다녔어도 보지 못했던, 가끔은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까지 콕 집어서 이야기 해주시니 마치 가이드와 함께 ‘프랑스 파리 불랑즈리, 파티스리, 카페 투어’를 하는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저처럼 빵이나 케이크, 혹은 디저트 좋아하시는 분들, 혹은 파리로 여행을 갈 계획이 있거나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 분들, 아니면 파리에 이미 다녀오셨지만 그 추억에 아직도 빠져있으신 분들이라면 더욱 즐겁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책 이름이 [다시, 파리]인데 읽고 보니 ‘다시’ 보다는 ‘결국’이 더 맞는 표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시 파리로 돌아간다는 의미도 맞지만 돌고 돌아도 결국 파리로 돌아가게 된다는 뉘앙스로 그렇게 지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자투리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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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될 수 있을까?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7
한유진 지음, 임덕란 그림 / 책고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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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책 제목은 [숲이 될 수 있을까?] 입니다. 사실 제목만 보고는 개발로 인해 자연환경이 많이 훼손되면서 우리 삶의 환경 주변에 '자연'이 많이 사라진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첫 장을 넘기고 보니 엄마와 함께 숲에 놀러간 아이의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저만 해도 도시에서 쭉 자랐기 때문에 따져보면 숲이나 강 혹은 바다 같은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고는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휴가철 주로 여름휴가 때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강이나 바다, 산으로 다니며 접했던 자연이 제 유년시절과 학창시절 속 자연의 전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도 제가 성인이 된 이후부터는 '웰빙'이나 '힐링'이라는 말이 생기고 인기를 끌며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가 된 덕분에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야외활동이나 가족의 주말 나들이를 통해 그래도 좀 더 많이 자연을 접할 기회가 생긴 것 같습니다.

 

다시 책 속 이야기로 돌아가면, 엄마와 함께 숲으로 놀러간 아이를 가장 먼저 바람이 마중을 나옵니다. 그리고 바람과 함께 온 흙냄새도 나온 듯합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흙이 부드럽고 푹신해 보였는지 아이는 맨발로 걷고 싶어 합니다. 아이와 함께 흙길을 걸은 엄마도 아이도 발바닥이 빨개졌습니다. 숲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계속 길을 가던 아이와 엄마는 커다란 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한 걸음 물러나 나무를 바라보니 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숲도 발견하게 됩니다. 또 발길을 옮기니 아이와 엄마는 예쁜 나무 뼈다귀, 그동안 이 숲에 다녀간 여러 사람들이 정성스레 쌓아놓은 돌탑들을 만납니다. 아이는 그 중 한 돌탑 위에 자그마한 돌을 조심스레 올려놓았습니다. 다음으로는 풀잎과 꽃잎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거미들의 멋진 놀이터이자 집인 거미줄을 만났습니다. 문득 아이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나무를 보고는 나무가 이렇게 자라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아기 열매까지, 아이는 숲에서 만난 모든 것이 다 숲이 될 수 있는지 엄마에게 물어봅니다. 그러자 엄마는 나뭇잎 왕관을 머리에 씌워주시며 "여기 있는 모든 게 숲"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이는 그동안 만난 여러 친구들뿐만 아니라 지금 숲에 있는 엄마와 자기도 숲이 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행복한 웃음과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여름날 푸르른 숲 속으로 즐거운 나들이를 다녀온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 마치 그들과 함께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고 흙길을 맨발로 걸으며 싱그러운 풀과 흙냄새를 한 가득 마시듯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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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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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를 보니 '첫사랑 영화의 정석'의 원작이라며 영화 이야기가 있기에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알게 된 사실, 바로 지난달에 영화가 제작된 지 7년 만에 관객들의 요구로 정식개봉을 했더군요. 영화의 정식개봉에 맞춰 책도 출간된 듯합니다. 영화가 제작된 것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2010년으로 꽤 오래 전이니 아마 이미 영화를 보신 분들도 있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이 영화의 존재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소설로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제가 만약 소설이나 영화 중 어떤 것을 먼저 접했다면, 보통 제 성향 상 나머지 다른 콘텐츠는 찾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 가지의 이야기로 만든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콘텐츠를 접하면 꼭 작품끼리 서로 비교를 하게 되는 습관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A 부분을 잘 표현했지만, 다른 매체를 통한 작품은 그 콘텐츠가 갖는 특징이나 한계로 인해 A 부분의 표현에 있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어디에나 예외는 있듯이 정말 마음에 든 작품이라면 다른 매체의 작품도 찾아보고는 합니다.

 

제 짧은 영어 탓에 책 제목을 보고도 선뜻 와 닿지 않았던 지라 찾아보니 '홱 뒤집힌, 휙 젖혀진' 등의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참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했고, 아마 다른 분들도 대부분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브라이스 로스키'라는 7살짜리 남자아이가 동갑내기인 '줄리아나 베이커'의 집 앞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브라이스와 줄리아나 두 당사자의 입장으로 같은 사건을 바라보니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사랑이야기를 보면 늘 전개가 잘 이루어져서 등장인물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저라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중간 중간 오해나 갈등이 생길 때마다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에 더 빨리 책장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표지에서도 이야기하듯 단순히 사춘기 소녀와 소년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는데 그 이상의 좋은 이야기여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광범위한 장소를 배경으로 많은 사건이 얽혀있고 거기에 다수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스펙터클한 스케일의 이야기도 재밌겠지만, 이렇게 소소하고 담백하며 따스한데다 많은 생각까지 하게 해주는 이야기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들의 앞에 어떠한 미래가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줄리아나와 브라이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모두 행복하기를 응원하며 나중에라도 이후 이야기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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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중년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 - 나를 흔드는 세상, 자존을 지키며 사는 법
고명한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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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년(中年)'이라고 하면 우리는 40대 이후를 생각합니다. 정확한 뜻이 궁금해진 저는 인터넷 어학사전에 검색을 해 보았고 다음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며, 마흔 살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 중년, 마흔 살이 되려면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지만, 요즘 시간이 참 빨리 흐르는 것 같아 '머지않아 나도 중년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마치 아직 아이는 없지만 육아 관련 서적을 미리 탐독(耽讀)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할까요.

 

저자인 고명한 씨는 이미 '비우며 발견하는 행복, 나와 친해지는 시간'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생활의 미학(美學)]이라는 책을 낸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 책에서도 요즘 크게 유행하고 있는 '미니멀리즘'과 '비움'에 대해 그리고 '지혜롭게 그리고 나답게 사는 법'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책 이름을 보면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문득' 나도 중년이라는 시절에 접어들었다는 뉘앙스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갑자기'의 느낌보다는 저자가 자신이 중년이라는 시절을 보내면서 겪은 경험과 그로 인해 깨달은 바를 짤막한 이야기들로 엮어서 담담하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책을 죽 읽어가면서 나도 40대에 접어들게 되면, 나도 중년이 된다면 저자처럼 '일상(日常)'이나 '소유(所有)' 등 여러 가지에 대해 나만의 가치관을 정립한다거나 나만의 지켜나가고자 하는 신념(信念)을 세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것이든 자신만의 뚜렷한 관점(觀點), 즉 주관을 가지고 바라보고 판단할 때에 다른 어떤 것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그 누구의 인생도 아닌 바로 자신의 인생을 자기가 살아감에 있어서 가치관, 신념 같은 것들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자신과는 정신적, 그리고 체력적으로 다름을 깨닫고 실감하게 되는 '중년'이라는 낯선 시기도 우리네 인생에서 소위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청소년기 같이 매우 중요한 시기 같습니다. 무엇이든 처음 하는 일에 연습이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것처럼, 이 '중년'이라는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는 모든 사람에게, 몸과 마음의 준비가 꼭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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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박생강 지음 / 나무옆의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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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생강이라는 생경한 이름을 가진 저자의 무언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듯한 제목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특정 종합편성 채널의 이름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한 번 동한 흥미는 자꾸 그 책에 눈이 가고 관심이 가게 만들었고 결국 책을 읽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특정 채널은 제 기억에 의하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번 나옵니다. 제목에 쓰여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여러 번 언급되는 등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런 부분도 무언가 색다르고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제목을 통해 예상하고 짐작했던 내용이나 전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실망을 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덕분에 부담 없이 정말 한 편의 재밌는 이야기를 읽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소재나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거나 편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소설은 신도시 내, 그 중에서도 부촌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한 타워 속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 딸린 사우나에서 일하게 된 소설가가 그곳에서 겪는 여러 일들과 사우나 바깥세상에서 그를 둘러싼 주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곳은 대한민국 1퍼센트의 남자들이 찾는 곳이었습니다. 그 곳을 찾는 손님들이 ''이라면, 그곳에서 사우나 매니저로 일하는 주인공 태권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갑을관계' 할 때 그 을도 아니요 바로 ''의 신분입니다. 이 사우나의 직원들은, 특히 매니저와 팀장은, 소설 속 팀장이 말한 대로 '무엇을 하든 눈에 띄면 안 되고, 늘 회원님들께 없는 듯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죠. 갑을관계의 갑과 을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은 못할 지언정, 의식이라도 하고 심지어 갈등을 빚기도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책의 끝을 향해 갈수록 반전이라고 할 만한 내용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을 이야기하면 나중에라도 보실 분들의 감흥이 크게 반감될 것 같아 여기에서는 밝히지 않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것들로 인해 저는 이 이야기를 좀 더 다르게 바라보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 누구라도 벌거벗을 수밖에 없는 곳 목욕탕(사우나)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그것도 소위 한 나라의 1퍼센트라고 하는 대단한 사람들의, '민낯''속살'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을 가득 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접한 다른 분들은 과연 어떤 마음들을 품은 채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실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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