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의 품격 - 민폐적 인간을 예방하는 강단있는 자세에 대하여
최서윤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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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잘 아시듯이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에 이르는 경제대국(經濟大國)으로 성장했습니다. 원조(援助)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최초의 경우기도 합니다. 이처럼 눈부시고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낸 우리나라지만, 덩치가 커진 만큼 내실이 단단해 지지는 못하여 그동안 발전을 거듭하며 쌓였던 문제들이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불합리(不合理)하고 모순(矛盾)적인 현상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사회와 사회현상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나 비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와 사회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고 만들기 위한 제언(提言)이자 충고(忠告)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들 나름의 역할을 통해 사회에 유익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생각합니다.

 

책의 표지에도 쓰여 있듯이 우리 주변에는 드물지만 타인에게 말 그대로 '민폐(民弊)'를 끼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의도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말 자신의 언행이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제대로 인지(認知)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예방(豫防)'하여 사회를 보다 건전하게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강단(剛斷)'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책이 바로 이 [불만의 품격]입니다.

 

사실 저는 저자인 최서윤 씨처럼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건전하고 발전적인 문제제기를 하기 보다는 그저 참는 편이었습니다. 불합리하거나 부당(不當)하더라도 그냥 손해를 보고 넘어가는 식이었습니다. 얼굴 붉히거나 서로 감정 상하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속으로 삭히고 넘어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제가 그동안 감내하고 넘겨야 했던 일들이, 제가 조금만 참으면 되었던 일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상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푸념을 늘어놓거나 불만을 표출하는 제 자신이 인내심이 턱없이 모자란 사람만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도 저자를 비롯한 많은 '프로불편러' 여러분들처럼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 불의를 바로잡고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고, 나아가서는 보다 나은, 살기 좋은 우리나라와 사회를 만드는데 직접 행동함으로써 일조(一助)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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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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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1913년 동양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것, 또 하나는 시라는 문학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자주 접하지도 않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나마 익숙하고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인 류시화 님이 번역을 한 책이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기탄잘리]를 통해 노벨 문학상을 타기 전까지 무명의 시인이었던 저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인도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 이후 그는 오늘날까지도 간디와 더불어 인도의 국부로 칭해질 정도로 많은 존경을 받고 있으며,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국가의 가사를 직접 짓기도 했습니다.

 

[기탄잘리]는 '님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뜻으로, 여기서 '님'은 타고르에게 사랑과 찬미의 대상인 신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집에는 신과 인간의 관계를 사랑하는 연인의 관계로 묘사한 103편의 시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아주 충실합니다. 단순히 그의 시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예이츠의 서문과 100 페이지에 육박하는 '타고르의 생애와 문학', 그의 사진과 그가 남긴 몇 편의 그림들을 담고 있습니다. 또, 마지막에는 책에 담긴 모든 시의 영문 원문을 수록해 놓았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인도 구자라트와 라자스탄 지역에서 18세기와 19세기에 그려진 세밀화들을 본문에 함께 실음으로써 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려줍니다.

저처럼 타고르에 대해 전혀 모르던 사람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또 그의 문학관과 작품세계는 어떠한지 등에 대해 딱 이 책 한권만 가지고도 모두 알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또 그의 사진들과 그가 남긴 회화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모습의 타고르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좀 더 친근하게 그의 작품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가 표현하고, 전달하고자 했던 생각과 감정을 원문을 통해 최대한 그대로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부분도 마음에 듭니다.

 

생각과 감정을 함축적인 시구로 표현하는 만큼, 시를 읽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편입니다. 명료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때까지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시 한 편 한 편, 한 구절 한 구절에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보이는 탓입니다. 그런 이유로 최대한 풀어서 쓴 시라고 할 수 있는 '산문시'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신과의 대화를 마치 연인과의 그것처럼 절묘하게 표현한 덕분에 뭔가 더 가깝고 친근감 있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한 세기도 더 지난 글이지만, 그의 절절하고 애틋한 마음을 담아서인지 여전히 그 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타고르의 단편소설들도 기회를 마련해 꼭 읽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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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그 다음, - 그러니까 괜찮아, 이건 네 인생이야
박성호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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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박성호 씨는 개포동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고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세계 창의력올림피아드 한국 대표 출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수석 졸업" 등 화려하다 못해 눈부신 스펙을 가진 소위 '엄친아'입니다.

비록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걸어갔다고 하지만, 그 길의 방향 자체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정해준 것이라면 어떨까요? 바로 저자가 그랬습니다. 비단 이는 저자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과거의 저, 아니 어쩌면 지금의 저뿐만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이 가는 길이 정말 '옳은' 길인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는 박성호 씨.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유발된 큰 심경의 변화로 인해 평소 늘 품고 있던 의구심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되면서, 그는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저자는 하나하나 모든 상황과 조건을 따지기 보다는 우선 떠나자는 생각으로 많지 않은 돈과 최소한의 물건만을 챙겨서 호주로 떠납니다. 하지만 애초 생각과 달리, 한국을 떠날 당시 상상도 못했던, 6대륙을 모두 밟는 세계 일주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여행경비를 모으기 위해 악명 높은 바나나 공장을 비롯해 정말 여러 곳에서 일을 하며 침대 매트리스 하나가 전부인 좁고 습한 컨테이너에서 생활합니다. 마침내 경비를 다 마련하고 필리핀을 시작으로 태국, 브라질 등 전 세계90여 개 도시를 일주합니다. 그렇게 떠난 여행 순간순간의 소회와 여행을 통해 얻게 된 생각과 깨달음을, 손수 찍은 사진들과 함께 엮은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저자는 20대 중반의 결코 많다고 할 수는 없는 나이지만, 치열했던 학창시절만큼이나 많은 고민과 질문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자,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써 살아가고자 혼자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의 '나'를 찾고자 하는 주인의식과 삶에 대한 열정과 애정, 또 결심을 실행해 옮기는 용기와 실천력이 무엇보다 부럽고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이는 나이의 문제라기보다는 진정 자신과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성호 씨처럼 거창하게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다른 세상과 다른 삶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할지라도, 자신과 인생의 가치를 찾기 위한 '나만의 작은 여행'을 저도 떠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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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걸 읽다니! - 한자 한 글자로 삶이 바뀌는 기적
나인수 지음 / 유노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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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朝鮮)시대부터,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 우리는 중국대륙과 접해있는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한자(漢字)문화권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학창시절 때부터 이미 한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고 어렵고 불편한 한자보다는 순우리말을 쓰자는 움직임이 일어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 때보다도 더욱 한자를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들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당장 신문 기사만 보더라도 크게 차이가 남을 알 수 있습니다. 옛날 신문에서는 기사에 한글과 병기(倂記)없이 오로지 한자만 쓰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점점 한글과 병기를 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한자어마저도 한글만 홀로 남아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보이지 않으니 쓰지도 않고 쓸 일이 없으니 자연스레 멀어지면서, 한자하면 어렵고 머리 아픈 생각부터 떠오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강국으로 떠오르면서, 우리는 만국 공용어라고 할 수 있는 영어 다음으로 중국어에도 큰 관심과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한자의 중요성이 재조명(再照明)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꼭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쓰는 말 중에 70% 정도가 한자어일 정도로 한자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다고 할지라도, 한자문화권에 사는 우리는 상식으로써 한자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중학교 한문 시험에서 한 문제도 맞추지 못하고, 한자를 잘 몰라 원래 이름과 다른 한자로 아이의 이름을 등록했던 아픈 과거를 공개한 저자의 '용기'와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한자 암기비법을 찾아 나중에 아들이 한자 공부를 시작할 때 한자라는 크고 높은 벽을 함께 뛰어넘고 싶다는 '부성애(父性愛)'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힘껏 보냅니다. 이렇게 한자 공부를 결심한 저자였지만, 특별한 암기 비법이 없었던 저자는 한자정복에 실패를 거듭하게 됩니다. 5년 간의 긴 시간을 노력한 끝에 결국 저자는 독자적인 한자 암기법을 완성했고 이 책에 공개했습니다.

 

저자는 흔히 쓰이는 한자 181자(字)를 선별하여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저자는 중문학이나 관련 학문을 연구한 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해설이 비록 비(非)전문적이고 깊이가 얕을지는 몰라도, 우리처럼 평범한, 보통 사람인만큼 오히려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저자의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과 그 속의 암기법을 통해, 저와 이 책을 접한 독자 여러분의 한자 실력이 높아져서 한자를 마주했을 때 막힘없이 술술 읽어내고 책 제목과 같은 감탄사를 통쾌하게 내뱉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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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문장들 - 퇴짜 맞은 문서를 쌈박하게 살리는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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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들이 일을 한다?’, ‘일 할 때 사용하는 문장들?’ 책 제목을 보고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충실하게 풀이했을 때 제 머릿속에 떠올랐던 의미들은 이 정도였습니다. 또 표지에 보면 “퇴짜 맞은 문서를 살리는”, “못 써도 되는 직장인은 없다!”, “누가 내 보고서 좀 봐줬으면 좋겠다!” 등의 문구가 실려 있어서, 처음에는 직장생활에서 꼭 필요한, 직장인에게 필수인 글쓰기 방법이나 팁들이 담겨 있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즉, 독자 타깃(target)이 직장인으로 한정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저로서는 자연스레 눈길이 갔습니다. 특별히 직장에서 보고서를 올리거나 결재를 상신(上申)할 때, 서류 업무에 있어서 지적을 당하거나 퇴짜를 맞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혹시나 하는 호기심과 배우고자 하는 마음에 책을 읽게 됐습니다.

 

책은 총 8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조, 논리, 규칙, 맞춤법, 숫자표현, 표 삽입, 마지막으로 글씨의 굵기 조절, 괄호와 약어, 한 줄에 몇 글자를 넣을지 등 문서의 스타일에 관한 것까지 방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의 대상이 직장인에 한정된 것인가 짐작했지만, 읽고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책을 읽는 독자가 누구든 간에, 또 꼭 행정업무를 주로 하거나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 빈번한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하는 문장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고 배운 올바른 언어 사용법(문법, 규칙 등)은 꼭 문자로가 아니더라도 언어를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워낙 여러 가지를 다루다 보니, 한 번에 모든 것을 숙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양뿐만 아니라 내용도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또 우리가 사용하던 언어습관과 다르기 때문에 바로바로 잘못된 사용을 수정하고, 올바른 표현을 적용하기란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헷갈리는 것이 있을 때 꺼내서 찾아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워낙 우리네 문자(언어)생활의 오류를 많이 지적했기 때문에, 이 글을 쓰면서도, 책을 읽었음에도 전에 하던 잘못을 반복하지는 않을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은 제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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