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지도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1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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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께서는 그동안 평생에 걸쳐 우리나라 문화를 연구하셨죠. 그 결과물로 가장 최근에 완간된 [한국인 이야기]를 남기셨습니다. 아직 시리즈의 모든 책을 본 것은 아니고, 그중 3번째 책인 <너 어떻게 살래>를 작년 7월에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본 책은 위와 또 다른 시리로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의 첫 번째 책입니다. 총 6권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하네요.


어느덧 이어령 선생님께서 하늘의 별이 되신지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그의 저서를 잘 보지 않았었습니다. 사실 제 개인적인 문제였죠. 워낙 책 자체를 많이 보지 않던, 책과 데면데면했던 시절이었기에 그랬습니다.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늦었지만, 선생님의 지난 저서도 챙겨서 보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아무튼 그전에 이번에 새로 나온 선생님의 두 번째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첫 번째 책을 읽고자 합니다.


본 책은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 나온 책이지만, 김태완 기자님이 선생님께서 남기신 원고, 자료, 그리고 구술을 받아 정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책에서 선생님께서는 하늘과 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하늘과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상상하고 꿈을 꾸거나 꿈을 키워갑니다. 즉, 우리의 꿈, 이상,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많은 것이 선생님 안에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등장하면 그와 관련해 이야기를 풀어가시는 방식에 늘 감탄하게 됩니다. 시, 공간을 불문하고 이야깃거리가 등장합니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과거 인물과 그들의 글 등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셔서 보다 넓은 시각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본 책에서도 선생님의 이야기는 저를 놀라게 했고, 또 이야기에 푹 빠져 그 안에서 꿈꾸고 상상하며 생각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비록 선생님께서는 더 이상 우리 곁에 계시지 않지만, 생전 선생님께서 보여주셨고 이제는 후대의 우리에게 남겨주신 문화와 인간에 대한 지적 탐구, 통찰력, 사랑이 앞으로도 우리를 지적 풍요의 세계로 이끌어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는 또 제게, 우리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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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 꼭꼭 숨겨진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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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프롤로그]에 담긴 글처럼, 그저 절대다수와 다르다고 소수의 사람들, 성향을 비정상으로 치부하는 것이 결코 옳지 만은 않아  보입니다.


저자가 책에서 다루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은 이미 이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성향이나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것을 말이죠.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속으로 그런 욕구 혹은 아픔과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비단 다른 사람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사회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니 아마 가족에게도 미처 드러내지 못한 자신의 모습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내 모든 것을 이해해 줄 것 같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 주는 소중한 사람임에는 분명하지만,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차마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심리 장애입니다. 털어놓으면 그 이후 모든 것이 달라져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마음속 깊이 묻어 두고 쉬쉬하던 심리 장애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이해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저자입니다.


1장에서는 나무 그림을 통한 심리 분석에 대해 알려 줍니다. 우리가 흔히 티브이에서 보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에 거의 단골로 등장하는 심리 검사죠. 왜 수많은 사물 중에 하필 나무를 그리라는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종이(엄밀하게 말하면 종이에서 나무를 그리는 위치), 나무 그림 자체에 대한 분석까지 담았습니다. 종이(그림 위치)는 그린 이의 성장 환경을, 나무 모양은 그린 사람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솔직히 기대 보다 훨씬 자세히 설명해 줘서 놀랐습니다. 덕분에 독자도 이를 잘 익히면 어느 정도, 재미 삼아, 우리가 평소에 하는 심리 테스트처럼 주변 사람에게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2장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의 안에 분명히 살고 있는 욕구와 괴로움을 살펴봅니다. 자폐 스펙트럼, 사이코패스 성향, 동성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이런 심리적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져왔나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있지만, 속으로는 저런 심리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배척하거나 심지어 혐오하는 사람도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위 중에는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장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분명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홀로 장애의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고 몸부림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조건적으로 그들을 비정상이라 치부하고 비난하며 멀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다름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심리 장애의 원인, 증상, 그리고 실제 사례 등을 저자가 설명해 주는 것이겠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고 하죠. 그래도 책을 통해 사람 속 그 깊은 곳에 있는 것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된 만큼,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한 뼘이라도 더 넓어졌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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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는 용기 - 불합리한 세상에 대처하는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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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화 한 번 안 내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내가 아무리 법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며 살아도, 참기 힘든 피해를 겪고는 합니다. 꼭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수많은 사건, 사고를 접하며 화를 내거나 분노합니다.


저자는 분노를 '사분(私憤)'과 '공분(公憤)'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분노는 대인 관계에서는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공분에 한해서만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공분(公憤)"을 '공중(公衆)이 다 같이 느끼는 분노, 공적(公的)인 일로 느끼는 분노'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공분은 이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것 같습니다. 저자는 '공적인 가치가 훼손되거나 이에 대한 침해가 발생할 때, 공중(公衆)이 느껴야 하는 분노'를 공분이라 말하죠.


우리는 살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불합리하다, 부당하다' 세상은 우리가 살면서 보고, 듣고, 겪어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공평하고 공정한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정치인, 고위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악정(惡政), 그리고 건물, 다리 등 공공시설이나 사회 간접 자본의 붕괴, 대비 부족으로 자연재해의 피해를 더욱 키우는 인재(人災) 사고 등. 저자는 이처럼 사람에 의해, 곧 인위적으로 초래된 결과가 매우 불합리하고 이것이 우리에게 피해를 줄 때, 우리가 취해야 하는 대처법이 바로 '공분', 즉 지성으로서의 분노라고 말합니다. 다만, 폭력적인 행동 같은 것이 아닌 언어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펴나가야 한다고 덧붙이죠. 또 그 과정에서도 일방적 선언이나 외침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즉 대화의 형식을 취할 것을 강조합니다. 특히, 대화에 관한 저자의 주장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철학자답게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들러 등 대사상가들의 사상과 관련 일화들을 통해 자신의 제언과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 중에는 무의식중에 혹은 습관적으로 하는 것도 있지만, 그와 달리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실행해 옮겨야만 가능한 것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거나 그 결과가 부정적일 것이 뻔히 보이거나 하는 등, 그 행동에 분명한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이겠죠. 그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아무 의식 없이 행동으로 옮길 것입니다. 앞서 말했던 부조리한 세상, 부당한 현실에 대해, 못 본 체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분명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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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행을 늦추는 대화의 기술 - 30년 현직 의사가 알려주는
요시다 가츠야키 지음, 전지혜 옮김 / 아티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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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80대 초반이 약 25%, 85세 이상의 경우는 50%나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가 일본인인 만큼 아마 이 내용은 일본 통계일 것이라 생각되네요. 우리나라는 상황이 어떨지 궁금해서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0(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라는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의 약 11% 정도가 치매 환자라고 합니다. 이는 의료 기관에서 치매 진단 및 치매 진료를 받은 사람의 수치입니다. 2010년부터 3년마다 조사한 65세 이상 전체 인구 대비 치매환자 비율은 2019년까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치매가 점점 흔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숨길 것이 아닙니다. 숨기고 외면한다고 나아지지도 않습니다. 저자도 '주변에 알림으로써 이해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종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합니다.


3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치매 환자를 진료해온 저자의 경험으로 탄생한 <치매 진행을 늦추는 대화의 기술>. 책은 치매에 대한 안내부터 시작합니다. 여러 종류의 치매 중 환자 수가 많은 것부터 4가지를 간단히 설명해 줍니다. 치매와 건망증이 어떻게 다른지 짚어준 부분은 평소 가졌던 궁금증을 해소해 주어 기억에 남습니다.


오해는, 그 어떤 것도, 결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지 못합니다. 기껏 운이 좋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대게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무엇보다 본 책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오해를 줄여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자는 치매에 대한 정확한 이해야말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 간병인에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매일 환자와 마주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현실의 고단함과 어려움을 조금은 덜어주고 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치매는 뇌의 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게 되는 증상'이라고 말하며, '뇌 능력 저하의 속도를 늦추고 그 정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뇌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바람직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대화'로, 아무 말이나 되는 것은 아니고 주의할 점이 분명 존재한다고 합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짧게 이야기한다. 치매 환자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 힘들더라도 말을 중간에 끊지 않는다. 그들의 언행에 대해 질책하거나 행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긍정적 반응으로 답변한다.' 등이 그것입니다.


저자가 전해주는 '대화의 기술'을 보면 간병인이 감정적이 안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이 치매 환자를 대하다 보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지칠 뿐만 아니라 정신, 감정적으로도 에너지 소모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런 만큼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란 정말 쉽지 않겠죠.


상황별 대화 팁을 소개해 주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환자 본인도 표현은 하기 어렵지만 정말 괴롭겠구나, 얼마나 무서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려 50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어 가족과 간병인분들에게 많이 유용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환자를 돌보는 가족, 간병인의 고초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콘텐츠를 통해 접했던 치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치매에 대한 이해, 간병인의 권장 태도나 의사소통 기술 등 관련 내용을 글로 읽으니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자의 바람이자 책을 집필한 목적처럼, 본 책에 실린 의사소통의 기술을 통해, 치매 환자, 환자의 가족, 그리고 간병인까지 모두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영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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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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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름만으로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희망의 끈>의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가 제게는 바로 그런 힘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죠.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저는 우연히 그의 소설을 하나 읽게 되었고 그 이후 그의 이야기에 푹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가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여담으로, 오래전 정말 재밌게 보았던 <비밀>이라는 영화의 원작 소설도 저자가 썼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비밀>은 그동안 읽었던 그의 작품과 결이 많이 달랐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비록 원작 소설까지 읽은 것은 아니라, 그저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요. 아무튼 이번에 그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책은 결코 얇지 않지만 그 두께를 신경 쓸 겨를 따윈 없을 정도로 책장을 넘기기 바빴습니다. 이번에도 그의 이야기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독자를 집중하게 만드는 그의 이야기 전개는 참 놀라운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지진으로 생때같은 두 아이를 잃은 부부. 그들은 너무 괴로웠지만 절망에만 빠져있을 수 없었기에, 다시 한번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하고 체외수정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비슷한 시기에 체외수정을 시도하던 다른 부부의 수정란이 잘못 이식되는 심각한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맙니다. 의사들의 자진 신고로 그들은 뱃속의 아이가 자신들의 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도 아이를 원했던 부부는 친자 확인 검사 없이 아이를 그냥 낳아 기르기로 결정합니다. 반대로, 수정란이 바뀐 사실을 까맣게 모르던 본래 수정란의 주인 부부는, 이번에도 체외수정에 실패하자 서로 합의하에 갈라서게 됩니다. 그렇게 남편과 헤어지고 혼자 카페를 꾸려나가던 여자가 갑자기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한편, 이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살아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병세가 심각해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경찰이 카페 주인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 할수록 범인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치정이나 금전적 관계는 보이지 않고, 피해자 주변인들은 하나같이 그녀가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 말할 뿐입니다.


과연 누가 그녀를 살해했고, 그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요?


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는 것이 주요 줄거리지만, 그 사건이 전부는 아닙니다. <희망의 끈>은 그 사건과 얽히게 된 가족과 개인들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는 평범한 삶을 지루하다 생각합니다. 보다 특별한 하루를 꿈꾸죠.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를 동경하고 희망합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 하나씩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조금씩의 결핍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그들이 바란 것은, 결코 대단하거나 어마어마한 것들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생에서 오랜 기간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이미 제게 주어진 것, 제가 가진 것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물질이든 무엇이든 상관없이 말이죠. 가족, 친구 같은 제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 소유하고 있는, 주변에 있는 여러 존재들이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님을, 그것이 있음에 감사함을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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