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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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원작의 묘미를 살리는 것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작품 중 하나이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기도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용의자 X의 헌신>.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내는 것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작품도 다른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우리들은 어디까지 행동할 수 있을까.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을 종종 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연애나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느 한 사람의 마음만으로 가능한 것일까.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커질수록 오히려 힘든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사랑을 알아주지 못하는 상대에 대한 마음이 커질수록 괴로움도 커질거라는 생각이 이시가미로 인해 달라진다.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시가미. 누구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지금은 고등학교 수학 선생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조금은 무기력해 보인다. 그런 그의 활력소가 된 사람은 야스코이다. 옆집에 사는 그녀가 일하는 도시락 가게에 들러 도시락을 사는 그 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이렇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랑의 마음을 키우던 그녀에게 감당하지 못할 일들이 생긴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그녀를 지키려고 한다.

 

"그 두뇌를, 그 엄청난 두뇌를 그런 데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니, 정말 애석한 일이야. 슬프기 짝이 없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의 호적수를 영원히 잃어야 하다니 말이야." - 본문 445쪽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잠자고 있던 천재성을 발휘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 순간에 재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쉽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것일까. 두뇌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행동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질 수밖에 없다. 그의 사랑에 마음이 아픈반면 유가와마부와 이시가미의 두뇌싸움은 우리들을 여러번 놀라게 한다. 누군가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인것처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일을 만들고 다른 누군가는 진범이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 힘을 쓴다. 그들의 두뇌싸움을 보며 우리들은 긴장하게 된다. 경쟁구도의 싸움에서 승자와 패자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승패를 가르는 두뇌싸움이라 말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이시가미의 행동을 보며 우리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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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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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함께 보낸 작가 중 한 사람은 공지영 작가이다. 아직도 <고등어>를 처음 만났을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20여 년이 훌쩍 넘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 스토리와 인물들에 대해 알고 있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읽으니 조금은 새롭게 다가온다. 열정이 넘치던 그때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였는데 이제는 한걸음 떨어져 각 인물들에 대해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차분한 마음으로 인물들을 보게 된다. 그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동지'라는 감정이 이제는 희미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개인적 생각을 하며 <고등어>를 만난다.

 

 

<고등어>는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노은림의 유고 일기로 시작한다. 노은림은 명우라는 인물의 여러 여자 중 한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명우가 진심으로 사랑한 여인이었을까? 어느 시대건 20대가 가지는 고민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취준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취업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80년대의 20대에게는 어떤 고민이 있을까. 이들은 아픈 현실과 마주한 인물들이다. 이 책의 이야기가 단순한 애정관계로만 보지 않는 것은 이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이전에 사회가 만든 아픔이 더 크기 때문이다.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그러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게 만든 문제들이 많다, 이들은 나보다는 우리를 위해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돌아온 건 상처와 아픔뿐이다. 그 아픔으로 인래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우리의 마음이 아픈 것인지도 모른다.

 

선배들의 삶은 꼭 오지로 떠나는 선교사들을 닮아 있었어. (중략) 신부들에게는 하느님 아버지가 약속한 천국이 있었지만 우리에겐 어떤 아버지도 없었는데…… 있었다면 가난과 고문과 투옥일 뿐이였는데……(중략) 자기만 위해서 살지 않을 수도 있는 거구나.이토록 이타적인 공동체를 이룰 수도 있는 거구나. - 본문 160쪽~161쪽

 

이 책에서 만나는 사랑은 불안해 보인다. 완전하고 영원한 사랑은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명우가 만들어가는 은림, 여경, 연숙 세 여자들과의 관계에서 '사랑'이라는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조건은 무엇일까. 결혼을 하지 않은 두 남녀가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들에게는 '사랑'이라는 표현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고 원한다. 현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다. 평범한 행복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맞서 싸웠는지 모른다. 명우의 말처럼 대세를 바꿀 수 없다는 걸 현명하게 알아차리고 대부분 빠져 나갔다. 고문을 참고 견딘 사람들은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몸와 마음의 상처뿐이다. 그들의 아픔을 알기에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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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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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누구에게나 친구는 소중한 존재이다. 우정이라는 기본적인 느낌은 같겠지만 여자와 남자가 생각하는 우정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여자들은 작은 것도 함께 공유하고 따라하고 싶음 마음이 생긴다. 같은 소품을 사서 간직하는 것만으로 커다란 우정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긱도 한다. 나는 싫지만 친구가 좋아하기에 하는 일이 많아진다. 가끔은 그런 일로 다툼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우정을 쌓아가는 소중한 시간들이 된다.

 

 

나폴리 4부작 시리즈 <나의 눈부신 친구>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만났다. '우정'이라는 커다란 줄기가 있지만 그 안에는 사람들과의 관계, 가족 등의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평범해 보이지만 조금은 특별해 보이는 두 아이의 우정을 만났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정을 만들어가던 아이들이 이제는 자라 누군가의 아내가 되었다. 결혼을 하고나면 여자들은 가정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일들이 많지 않다. 친구들과 소원해지는 시간도 이떄가 아닐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들이 줄어들고 그만큼 마음의 무게도 줄어든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결혼을 선택한 릴라와 학업을 선택한 레누. 그녀들이 진심으로 원해서 그것을 선택한 것일까. 책을 읽는내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하는 그녀들이 가끔은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삶 중심에서 벗어나는 일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결혼을 한다. 릴라는 결혼 하는 날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자로 인해 삶의 중심이 바뀌게 된다. 행복할 권리가 그녀에게는 없는 것일까. 릴라가 불행할거라 생각했던 레누와 독자들은 그녀의 단단함에 다시한번 놀란다, 레누가 말한 것처럼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을 우리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릴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1권에 이어 2권을 만나면서 릴라라는 인물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것은 평범함을 넘어서는 그녀의 행동과 생각들이다. 간혹 그것들이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힘들고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만 릴라라는 인물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친구라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릴라와 레누를 보면서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이해할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지금 내 곁에 친구라 말할 수 있는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들을 하나씩 만들어가면서 시기와 질투가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인지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사람을 살아가면서 누구가와 채워가는 부분들이 많다. 릴라와 레누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이 행복하게 채워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정이라 말하기에는 버거운 감정들인지 끝까지 보게 된다. 아름다운 색으로 채워지기보다는 간혹은 지워지지 않는 얼룩으로 채워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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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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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을 읽은 분들이라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상들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나와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지 궁금하다.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는 실제 인물을 토대로 '이동판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작품의 모델인 된 인물과 다니면서 '쇼핑 약자'를 중심으로 많은 것을 본다. 또한, 가족이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만날 수 있다. 인간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힘들어할 때도 많다. 우리들이 마주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기에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만난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어떤 미래를 꿈꿀까. 현실은 달콤한 미래만을 선물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열심히 살지만 그 결과가 달달하게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친구들과 달리 대학을 중퇴하고 다른 미래를 꿈꾸는 타마짱. 외할머니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로 심부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성격이 비슷하고 쾌활한 시즈코 할머니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엄마가 떠나고 아빠 곁에는 샤린이 있다. 필리핀 여성으로 밝은 모습인 샤린은 아빠의 아내 자리를 메꾸고 있다. 하지만 타마짱에게는 아직 엄마의 자리를 내줄 수 없다. 샤린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지만 엄마가 없는데 행복을 느끼는 것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살면서 '작은 모험'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은 '용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놀이 정신'이 조금 부족한 거라고. (중략)

"응 인생은 딱 한 번 뿐인 '놀이 기회'래. 그러니까 즐기자고 마음먹은 사람만이 '작은 모험'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대." - 본문 263쪽

 

대학을 중퇴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심부름 서비스를 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만난다. 대부분 노약자들이다. 시즈코 할머니 때문인지 어르신들을 만나며 물건을 파는 일이 단순히 장사가 아니라 그분들과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 생각하니 즐겁다. 타마짱이 일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있어 더 행복하다. 친구와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아직은 샤린과의 문제를 해결하는게 서툴고 힘들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족과 우리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노령화 사회로 가면서 여러 노인 문제들이 발생한다. 나와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 주변의 일들이기에 단순히 허구속에서 만나는 가상의 인물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 한 번 뿐인 인생을 스무 살 타마짱이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인생도 고단함이 아니라 놀이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마주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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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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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여기저기에 있는 샘터. 가방 안에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에 두고 보는 책이다. 부담 없는 분량의 도서라 들 고다니기도 간편하다. 안에 담긴 내용들도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어 자주 보게 된다.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책 안에 따뜻한 이야기들은 우리들을 항상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때로는 기쁨의 웃음을 짓기도 하고 누군가의 이야기에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우리들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공감하며 본다.

 

 

온누리달에서는 반가운 인물을 만난다, 호박고구마로 다시 우리들에게 각인된 나문희 배우. 이번 주에 개봉하는 영화를 보려고 하고 있기에 관심을 가지고 본다. TV 드라마와 여러 방송 매체를 통해 자주 보는 인물이지만 이렇게 샘터를 통해 만나니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같은 인물이지만 어느 매체를 통해 만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만난 나문희 배우를 잊지 못하고 있다. 진솔한 이야기를 보고나니 <아이 캔 스피크>를 꼭 봐야겠다는 생각까지 한게 된다.

 

이 달의 특집은 '내 인생의 가을걷이'이다. 살아가면서 평탄한 길만 가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누구나 한번쯤은 위기가 마주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시간들을 보낸다. 그 일들을 마주할때마다 쓰러지기만 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 특집에서 만난 사람들은 힘든 시간과 아픔을 이겨내고 지금은 누군가에게 웃으며 이야기할수 있게 된다. 아픔의 무게를 가늠하며 서로 크기를 잴 수 없지만 아픔과 마주하는 당사자에게는 가장 큰 고비이고 장애물일 것이다. 그 장애물을 씩씩하게 넘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도 힘을 내게 된다.

 

작은 서점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아쉬운 마음이다. 학창 시절에는 동네마다 작은 서점들이 있어 신간이 나오면 바로 달려가 책을 보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소소한 행복들을 만날수 없어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 가본적이 있는 어린이 서적 전문점 '초방'을 소개하고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읽는다. 샘터가 주는 매력은 이런 것이 아닐까. 바쁘게 살아가느라 미처 보지 못하는 것들을 들여다보고 잊혀지는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책속에서 만나는 인물이나 이야기를 보면서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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