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달라진다 - 의지 따위 없어도 저절로 행동이 바뀌는 습관의 과학
션 영 지음, 이미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세웁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며칠 못 가서 지키지 못해 다시 계획을 수정합니다. 그런 일이 계속되면서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자책을 합니다. 늘 계획을 세우지만 그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띠지에 있는 문구가 용기를 줍니다.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것은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방법을 알아가면 이제부터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자책을 하지 않아도 되겠죠.

 

 

9 PART로 구성되어 있는 <무조건 달라진다>에서는 우리를 변화시켜줄 수 있는 습관의 과학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몸이 기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하기 이전에 몸이 먼저 반응을 합니다. 그만큼 습관이 중요합니다. 습관이 되어있다면 우리들이 무엇을 하려고 생각하기 이전에 행동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책에서 말하는 습관에 대해 눈여겨보게 됩니다. 습관에 관련한 책들을 읽으며 우리들이 아는 내용이라 여기며 간과하는 일이 있습니다. 책에서 만나는 내용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지식이 정확하지 않거나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알고 있다는 느낌으로 인해 책을 깊이 있게 보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며 보게 됩니다.

 

실험을 통해 입증된 7가지 힘을 눈여겨보게 된다면 달라지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 커뮤니티에 의지하기, 우선순위 정하기, 일을 쉽게 만들기, 뇌 해킹하기, 매력적인 보상 주기, 몸에 깊이 새기기 등 몸에 습관 패턴을 새기는 7가지 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힘에 대한 내용들을 보면서 말로만 하는 계획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만나는 것은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입니다.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우는데 그 계획들은 구체적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 장에서 다루는 것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 사다리 모형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 어렵게 느끼지 않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여러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 우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단계별로 자세하게 설명을 하니 그 과정에 따라 우리들도 계획을 세워볼 수 있는 것입니다.

 

부록에는 7가지 힘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이 있어 그 내용과 관련이 있는 계획을 세우는 분들은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작은 반이라고 했습니다. 책의 내용들을 알고 있다며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주의 깊게 보면 새해에 세운 결심들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며 하나씩 이루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괜찮아!"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정말 괜찮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괜찮다고 넘어갈 때가 많은 것이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의미는 조금 다르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힘들게 느끼며 내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무엇이 우리들을 괜찮지 않게 만드는 것일까.  3PART로 구성되어 있는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사회학적 계발서라고 말한다.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이기적인 행복이 아니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전하고 있다.

 

 

눈여겨보게 된 글은 "왜 '여'기자들은 내가 괜찮은지 물었을까?"이다. 여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권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비난받는 일이 많다. 그런 현실과 마주하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내용들이다. 책을 구매하면 책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로 만든 키링을 만날수 있는데 내게 온 것은 I'm a FEMINIST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메시지들이 담겨 있는 키링들이 있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을 새기며 사람들은 일분 일초도 아끼며 살아간다. 잠시 갖는 휴식도 게으름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그만큼의 행복감을 갖지는 못한다.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책에서 만나는 내용을 보며 돈의 노예가 되어가듯 시간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행복에 성실이 필수라면 한국에 불행한 사람은 존재해선 안 된다. 그만큼 모두가 바쁘게 살지만 실제로는 '지나치게 바쁘기에' 불행하다 - 본문 144쪽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건 업무 때문이 아니라 인간관계 때문이 아닐까. 어디서든 인간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낯가림 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은 힘든다. 그런 것을 자신의 단점이라 생각하며 더 머뭇거린다. 나 또한 이런 점들이 부족한 점이라 생각하며 늘 움츠려들게 한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도 두렵고 새로운 환경도 마주하기 힘들다. 모든 사람이 밝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현실은 내성적이고 낯가림 심한 사람들을 작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을 읽으면 공감하며 한편으로 위로받게 된다.

 

살아남으려면 인간관계가 무조건 좋아야 하는, 그래서 낯가림조차 부끄러워해야하는 현실의 민낯은 이토록 처량하다.- 본문 184쪽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는 이야기들이다. 되도록이면 가리고, 숨기고 싶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과감히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읽으면서 나의 민낯도 드러난다. 내 행복을 위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정당하다고 내세운 권리가 개인적인 욕심은 아니었을까. 읽으면서 나의 부끄러운 점을 숨기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읽으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닐까.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모두의 행복을 위해 변화하려는 작은 움직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다양한 굿즈들이 책을 구매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간혹 굿즈 때문에 책을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키링과 함께 핀버튼, 스티커 3종 세트를 만나볼 수 있다. 알라딘 단독 굿즈라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과 인생의 진실 - 인생의 행복과 풍족함을 손에 넣기 위해서 아우름 26
혼다 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라고 말한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 돈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돈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지만 돈이 있으면 불편함이 덜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돈을 좇으면 안 된다지만 우리들은 돈을 따라가는 일이 많다. 돈에 얽매이는 일이 많아진다. 지금보다는 많은 돈을 가지기 원한다. 어떤 일을 선택할 때 돈이 되는 길을 향할 때가 많은 것이다.

 

 

<돈과 인생의 진실>에서는 돈을 다양하게 바라본다. 돈을 생각하며 부자를 떠올리는 일반적인 생각이 아니다. 돈의 실체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이전에 알았던 것들은 단편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돈하면 떠오는 몇 가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부자는 많지 않다.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들은 돈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돈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경제학, 심리학,  문화인류학 등 다방면으로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돈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돈이 누군가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돈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간혹 돈의 노예가 되는 사람이 있다. 평범한 우리들도 가끔은 노예의 모습을 보인다. 책에서 돈을 마주하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돈의 노예가 되는 삶, 돈의 주인이 되는 삶, 돈과 친구가 되는 삶이 있다. 돈과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달라지는 것이다. 돈이 주는 편안함은 분명 있다. 하지만 그 편안함은 돈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지만 욕심을 부르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돈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각자 개인의 몫이 아닐까.

 

돈에 집착하거나 얽매이는 일이 많은데 책에서는 돈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삶, 돈에서 자유로워지는 다섯 단계 등을 소개하고 있어 지침서처럼 보면 좋을 것 같다. 자본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니 돈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로 인해 마음의 행복마저 잃을 때다. 빨간색 돼지 저금통에 동전 하나 넣을 때마다 쌓여가던 행복은 찾을 수 없다. 기본적인 생활을 할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 돈은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책을 보며 돈에 자유로울 수 있을 거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없다면 불행을 안고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책을 보며 돈이라는 것을 단순히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며 돈에 대한 가치와 돈을 바라보는 마음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다리는 행복 -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이해인 지음, 해그린달 그림 / 샘터사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다림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가 생각난다. 마지막 연의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이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남아있다. 기다림의 의미는 다양하다. 지루함을 넘어 처절한 감정이 들 때도 있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림을 가질 때도 있다. 어린 시절에는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기다림이 있다. 기다림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이 책의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종교를 떠나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잔잔하고 포근한 바람처럼 우리들을 따스하게 감싸준다. 살아가는 것이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때로는 넘어지는 일이 많아 다시 일어서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바닥까지 내려가면 그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어 보이지만 끝없는 어둠으로 향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따스하게 손을 내밀고 말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 형식적인 말이 아니라 눈빛 하나만으로도 힘이 될 때가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녀님의 글을 보며 그런 위로를 받는 것이다. 그렇기에 매번 신간이 나올 때마다 챙겨보게 된다.

 

<기다리는 행복>은 표제를 포함하여 6부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소제목들 중에 제목과 함께 일상의 행복, 오늘의 행복이 눈에 띈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우리들은 어디서 행복을 찾는 것일까. 처음으로 만나는 이야기는 일상의 행복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욕심을 가진다. 지금 누리는 소소한 행복의 소중함을 모를 때가 많은 것이다.

 

일상의 길 위에서 누가 나에게 좀 서운한 말을 하더라도 날카롭게 반응하기보다는 에와 수녀님처럼 부드럽게 인내하고자 애쓰고, 극히 사소한 심부름도 사랑을 담아 충실하게 하고자 노력해오고 있는 현재의 시간이 새롭고 아름답고 귀하게 여겨진다. - 본문 43쪽

 

 

흰구름 러브레터에서는 그리운 분들을 만날 수 있다. 법정 스님, 박완서 작가와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을 담아 보내는 편지를 보며 문자나 이메일이 주는 느낌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손글씨로 정성을 담아 편지를 쓰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편지를 쓰는 순간만이라도 그 사람을 위해 시간을 보낸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그 사람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이다.

 

암이라는 무서운 병과 마주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따스한 글을 전하고 있다. 글을 보면 수녀님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들을 잠시 쉬게 만드는 글이다. 누군가의 조언이 불편할 때가 있다. 다 아는 이야기를 왜 나한테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만나는 글들은 귀담아들으며 눈여겨보게 된다. 진심으로 우리들을 걱정해서 해주는 말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나폴리 4부작 4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만치 않은 분량의 나폴리 4부작을 읽었다.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제3권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제4권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으로 구성되어 있는 나폴리 4부작은 2,400여 쪽으로 꽤 많은 분량의 이야기이다. 아마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다음 이야기는 언제 나올지 늘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렸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만난 이야기가 마지막이라는 것이 아쉽다. 릴라와 레누를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으로 이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유년기에서 시작한 릴라와 레누의 이야기는 노년기까지 이어진다. 두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과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에게 펼쳐지는 여러 이야기들은 우리들을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등장인물들이 많아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며 보던 1권과 달리 그다음 이야기부터는 간혹 모르는 인물들이 등장해도 넘어가며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의 번역가가 주변 사람들이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고 했다. 긴 분량임에도 빠져들 수밖에 없다며 다음 이야기는 언제 나오냐고 묻고 다른 쪽의 반응은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아 읽기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나 또한 1권은 만났을 때는 인물관계도를 그려가며 읽었다. 그다음부터는 그리는 것을 포기(?)하고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들의 정확한 관계를 모를지라도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2권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4권의 제목을 보며 누구의 아이를 잃어버린 것인지 궁금했다. 유독 4권은 오래도록 우리들을 기다리게 했다. 레누가 사랑이라 믿었던 니노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했던 것이 잘못이었을까. 사랑도 현실에서는 생각했던 것과 달라질 수도 있다. 남들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레누외 니노도 그런 관계였을 뿐일까. 어린 시절부터 마음에 담아왔던 사람이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을 벌일 때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알고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다를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닐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레누에게는 큰 상처로 남는다. 현명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왜 이렇게 초라해지는 것일까.

 

내가 릴라에게서 듣고 싶었던 말은 실은 내 감정의 산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오히려 내가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릴라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때로는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입에 담지 못할 무엇인가가 릴라의 머릿 속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 본문 509쪽 

 

평행선. 릴라와 레누는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일까. 일정한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레누는 끝까지 릴라에게 인정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쓴 마지막 글도 릴라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으니 말이다. 여자들의 우정이라는 주제 아래 이야기는 펼쳐지지만 그 안에 많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족관계, 가정폭력, 여성문제, 사회 문제 등을 보며 이탈리아에서도 나폴리가 가지는 의미는 클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분들은 나폴리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아쉬운 것은 역사적 지식이 없어 많은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년기에서 노년기에 이르는 긴 시간동안 릴라와 레누가 함께 하는 것은 역사이다. 그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개인적인 문제에서 나아가 사회적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 세세한 부분들까지 볼 수 있다면 이 책의 재미는 더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