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인성의 빛나는 밤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신은영 지음, 정수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 속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 중 우리들이 아는 것은 많지 않다,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우리들에게 익숙한 전쟁이나 인물들이 아니라 백성들이 전투에서 승리를 이룬 사건들이 있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다. 이번 책을 만나면서 영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된다. 지금 우리들이 놓여있는 상황에서도 많은 영웅들을 만난다. 그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나를 위함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다. 누구나 알만한 이름을 남기지 않았지만 그들은 큰일을 해냈다.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들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작가가 처인성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더라면 우리들도 이 책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나또한 처인성의 정확한 위치나 그곳에서 일어난 전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아이들과 책을 보며 처인성에 대해 알아보고 처인성 전투에 대한 내용들을 찾아보았다. 역사를 다룬 책들을 보며 좋은 것은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이다. 암기식, 주입식이 아니라 아이들이 궁금해서 찾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1232년 8월, 처인성 사람들은 왕이 수도를 버리고 강화도로 도망갔다는 소문을 듣는다. 몽골군이 다시 고려를 공격한다고 하니 처인성의 사람들도 불안하다. 열두 살이 된 무령이는 천민의 신분이다. 활을 만드는 궁사인 아버지의 곁에서 나무를 깎아 활을 만들고 활쏘기 연습을 한다. '벌레'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 천민으로 살아가고 있어 계급이 없는 곳에서 살기를 바라고 있다.

 

"처인성에서 여러분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걸 내 잘 알고 있소이다. 천대받는 삶, 그렇지 않은 삶 모두 똑같이 귀한 법이지요.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귀한지 부디 잊지 마시오. 부처님의 자비가 반드시 우리에게 내릴 것이니, 불심을 다해 고려를 지켜 냅시다." - p.50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혜령이를 만나 활쏘기 연습을 하면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윤후 스님, 마을 사람들과 힘을 합쳐 몽골군과 맞서 싸우면서 자신은 '벌레'만도 못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윤후 스님의 이야기처럼 모두가 귀한 삶인 것이다. 높고 낮음. 크고 작음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맞서고 있는 것이다. 무령이와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들도 빛나는 밤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운을 부르는 연습장 단비어린이 문학
류미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면 원하는 대로 모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 조심스러울 것이다. 과정의 즐거움은 알지 못한 체 결과만 있다면 과연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누구나  한번쯤 바란다. 지니의 요술 램프가 어디에 있을 거라는 생각처럼 내가 바라는 무언가를 이루어 줄 수 있는 매개체가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행운을 바라는 연습장>에서는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연습장을 만난다. 어린 시절 구구단 외우는 것은 고역이었다. 지금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정확하게 이해는 못 하고 기계적으로 외우고 있다. 선생님 앞에서 구구단 외우는 것은 즐거움보다는 하루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고통 같은 것이었다. 서연이도 구구단 외우는 것이 힘들어 학교에 가기 싫을 정도이다. 세상의 숫자가 모두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서연이의 말과 행동은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다. 우리들도 그런 시간을 지나왔고 지금의 아이들도 마주하고 있는 일이다.

 

백 걸음이면 도착할 학교가 멀게 느껴진다. 서연이의 발걸음이 무겁다. 다른 때 같으면 강아지가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학교에 가기 싫으니 지나가던 강아지에게 눈길이 가고 힘들게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도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된다. 가기 싫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서연이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할머니 리어카 끄는 것을 도와드렸더니 연습장 한 권을 선물로 주신다. 특별한 연습장이라 하였는데 어떤 특별함이 담긴 것일까.

 

할머니 말씀처럼 아주 특별한 비밀이 담겨있다. 연습장만 있으면 외우기 힘든 구구단도 문제가 없다. 어떤 일이든 자신감이 생긴다. 연습장만 있다면 앞으로 문제 될게 없어 보인다. 서연이에게 생긴 연습장을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갖고 싶었던 지니의 요술램프 같다.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 곁에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연습장이 사라진다면 서연이의 자신감도 사라지는 것일까.

 

 

"진짜로 열매가 마법을 부려서 네가 외웠던 걸까? 외울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 열매가 되어 떨어졌다면?" - p.87

 

누구나 갖고 싶었던 요술 램프는 어쩌면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행복처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행운의 연습장도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을 보며 마음속의 연습장을 꺼내어 이루고 싶은 걸로 하나씩 적어 보길~ 내 안에 있던 행운의 연습장에 무엇을 적을지 행복한 고민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과 나비 단비청소년 문학
민경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는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말하지 못하는 이유들이 조금씩 다르지만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결국 마음에 안고 있는 것이 고통이 될 것이다. 죽어서까지 그 고통을 안을 수밖에 없는 분들이 있다. 차마 말하지 못한 것을 나비가 되어 이제서야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많은 삶 훌훌 털어 버리고,

나 이제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저 하늘 위로 훨 날아오르오. - 본문 9쪽

 

<꽃과 나비>는 고등학생 희주와 희주의 왕 할머니 춘희, 두 사람의 시점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SKY 반에 들어가야 한다는 엄마에게 등 떠밀려 공부를 하는 희주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유독 왕 할머니 춘희와의 추억이 많다. 따뜻한 봄날 같은 왕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왕 할머니는 가족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비가 되어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픈 어머니와 하나밖에 없는 동생 복규를 위해 가죽신을 만드는 공장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나는 춘희. 일분 순사가 되었지만 아버지의 어릴 적 친구이기에 춘삼 아저씨의 말을 믿고 친구들과 함께 떠난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가죽신을 만드는 공장이 아니었다. 어린 소녀들이 감당하기에는 힘든 일들이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미치는 소녀들이 있다. 같은 동네에 사는 꽃분이도 제정신으로 살 수 없어서인지 예전과 달라졌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야 한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복규를 위해 고난의 시간을 버텨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반갑게 맞아줄 가족들은 없었다.

 

미워한다는 것은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란다. - 본문 100쪽

 

춘희가 겪은 이야기들을 보면 화가 나고 눈물을 흘리게 된다. 마음의 안식처 같은 왕 할머니에게 희주가 친구와의 속상한 일을 털어놓았을 때 해주었던 이야기는 춘희가 용서할 수 없는 대상에게 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런 일을 당했지만 그들이 용서를 빌면 언제든지 용서할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 마디 사과도 듣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왕 할머니 춘희는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들은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이 아직도 계시기 때문에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어린아이들도 친구들과 싸우고 난 뒤에 '미안하다' 사과하는데 일방적인 잘못을 저지르고도 한 마디 사과가 없는 그들을 인간으로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일까. 아픈 역사라며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한 사람의 아픔이 아니라 우리의 아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담벼락 신호 단비어린이 문학
김명선 지음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서 무서운 일중 하나가 무관심일 것이다, 관심을 가진다면 이전과는 달라 보이는 것이 많다. 사는 것이 바빠 모르고 지나치는 일도 있지만 가끔은 모른척하며 지나치는 일도 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할 때가 많다. 내가 관심을 가짐으로써 나뿐만 아니라 주변이 달라진다. 분명 긍정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담벼락 신호>에서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처음으로 만나는 이야기는 표제작인 <담벼락 신호>이다. 지금은 담벼락에 낙서를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우리들이 어렸을 때는 담벼락에 낙서를 하는 장난을 하곤 했다. 친구들과 모여 다른 친구의 집이나 골목 안 누군가의 집에 낙서를 했다. 의미 없는 낙서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장난은 대부분 아이들이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할머니가 기범이네 담벼락에 낙서를 한다. 글자나 그림이 아니라 암호와 같은 낙서를 한다. 기범이는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할머니가 담에 뭔가를 남기는 이유를 알게 되자 열심히 지웠던 담벼락의 낙서를 그대로 남겨 둔다. 오히려 지워질까 걱정이 되어 안 보이는 부분들은 덧칠을 해서 그대로 남아 있게 한다. 기범이가 할머니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며 몰랐을 일들이다.

 

네 번째 이야기인 <침묵 게임>도 눈여겨 보게 된다. 우리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얼마마큼 생각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미술 시간에 짝꿍 모습을 관찰하고 그리는 시간을 갖는다.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침묵 게임도 한다. 침묵을 지킨 사람에게는 상을 준다고 하니 아이들은 열심히 참여를 한다. 침묵을 안하는 친구들은 얼굴에 똥 모양 스티커를 붙인다. 침묵 시간에 유리한 사람이 있을까. 아이들은 이 게임이 불공평한 것이라고 말한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말문을 닫아버린 동우가 유리한 게임이라고 말한다.

 

 

난 다른 때보다 좋았어. 너희랑 똑같아서. - 본문 중에서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로 남는다, 동우는 침묵 게임 시간이 싫지만은 않았다. 다른 친구들과 잠시나마 똑같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고 한다. 누군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노력을 해보지 않을까.

 

사람이 아닌 사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전기밥솥의 장례식>을 보면서 주변의 물건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물건처럼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우리 곁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내고 있어 우리들은 편리함의 고마움도 잊고 살아간다. 사물이 아니니 생명체처럼 느끼게 만드는 이야기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간을 만들어 본다. 내 시선으로만 바라보면  편견, 고정관념 등의 부정적인 것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본다면 지금과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을 지나가다 골목에서 늘 만나는 길고양이가 있다. 사람들이 오가며 한 번씩 쓰다듬어 주어서인지 경계심이 없다.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면 한 번이라도 눈길을 주고 가라는 듯 야옹~ 소리를 낸다. 마주치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보는 사람마다 이름을 다르게 부르는 길고양이다. 우리 가족들도 길을 걷다가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사이다. 이 책에서도 한 번 보면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고양이를 만난다.

 

"제 이름은 깜냥이에요."

 

깜냥이라고 소개하는 고양이는 당돌해 보인다. 아파트 경비원 할아버지에게 하룻밤 재워달라고 말하고 라면을 끓이고 있으니 참치도 넣어주길 바란다. 하룻밤 신세를 지내는 고양이치고는 당당하다. 그렇다고 밉상이 아니라 말하는 것도 매력이 있는 깜냥이다. 경비원 할아비지가 베푼 것이 고마워서 원래 일 같은 건 안하는데  조수가 필요하면 말하라고 한다.자신이 받은 것을 보답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경비원 할아버지가 순찰을 간 동안 인터폰이 울려서 받는다. 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대신해 장난꾸러기 형제와 놀아주고 층간 소음 문제도 해결한다. 택배 배달까지 도와주는 깜냥이를 보면 짱가의 노래가 생각난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한다.
깜냥이가 나타나는 곳에는 웃음이 있다. 우리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문제일수 있는 일인데도 깜냥이가 나타나면 어느새 해결이 된다. '고양이
해결사'라는 이름이 어울릴 수밖에 없는 깜냥이다.

처음 경비원 할아버지를 찾아올 때 가지고 왔던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면 알 수 있다. 깜냥이의 행동을 보면 더 큰 가방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그 가방 안에 무엇이 채워질까.

 

"생각해 보니 조수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구나. 내가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함께 지내지 않을래?" - 본문 중에서

 

비원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경비실에 남게 된 깜냥이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된다. 어디서든 제 몫을  해낼 친구다. 깜냥이가 있으면 서로 화내며 싸울 일은 없을 것 같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깜냥이를 우리들도 만날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