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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건축기술의 비밀 - 인류 문명을 열다
김예상 지음 / Mid(엠아이디) / 2025년 2월
평점 :
고대 건축기술의 비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일단 이 책의 서론 격인 <들어가면서>를 읽어보자.
맘에 든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정말 납득이 되면서 저자의 그 태도(?)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말, 읽어보면 내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 알 수 있다.
도대체 그 옛날에 이런 건물을 어떻게 지은 거지? (4쪽)
그런 궁금증, 여행 다니면서 가져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걸 저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사람들은 외관과 내관의 생김새에 감탄하지만, (.......) 대한 궁금증은 금방 잊어버린다. 이런 수명이 짧은 궁금증에는 이유가 있다. (5쪽)
이 문장에서 수명이 짧은 궁금증이란 말에 밑줄 짙게 그었다. 우리 일반인 행태가 바로 그것이니까.
그런 궁금증이 오래 가려면, 적당한 책, 쉽고 재미있게 쓴 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만나지 못하니, 무언가 해보려다 그냥 손들고 마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일반인의 마음을 잘 헤아리니, 이 책에는 무언가 다른 게 들어있다 싶었다. 그리고 그런 나의 생각은 맞았다.
건축사를 배울 때, 저자의 얘기다.(6쪽)
건축사를 배울 때 항상 아쉬웠던 것이 어떤 나라의 건축이 어떤 맥락에서 비롯되었으며, 같은 시대 주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이해하기 어려웠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말에 진정성이 보인다.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종적인 관계는 매우 익숙하지만 횡적인 부분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는 단시간에 채워지는 지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6쪽)
저자의 역사에 대한 생각을 더 알아보자.
역사는 그저 ‘그 때 그런 것이 있었지’ 하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환경의 변화, 주변의 문명 등을 함께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져다주고 인류의 발전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13쪽)
그런 저자의 지론에 바탕을 두고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고대 건축에 관한 얘기들, 설명이 재밌게 진행이 된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독자들을 책 속으로, 저자의 설명 속으로 끌어들인다.
만일 우리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23쪽)
설령 과거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내 지식을 활용할 도구나 장비, 재료가 없다면?
우리는 현대에 활용하고 있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원시 시대를 마악 벗어난 시대로 돌아가, 우리의 지식을 뽐내보려고 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과연 무엇을 가지고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적당한 재료를 구해야 하는데, 그런 시대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과연 있을까?
콘크리트나 철근 등은 엄두도 못 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우리가 사진으로 보는 고대 건축물은 그야말로 신기할 정도인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명, 기술, 재료를 가지고서 지금은 가능하겠지만, 당대로 돌아가면 나무 흙, 그나마 벽돌의 발명도 신기술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책을 대하는 자세가 저절로 달라질 수밖에.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니,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고대 건축의 기술이 그야말로 비밀이었고, 신기술이었다는 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러니 책을 대하는 자세가 저절로 달라질 수밖에.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나?
1장 최초의 문명, 메소포타미아의 건축기술
2장 신비한 나라 이집트의 신비한 건축기술
3장 서양건축의 기원, 고대 그리스
4장 건축기술의 대도약, 고대로마
5장 마스터 빌더에서 건축가, 건설 회사가 탄생하기까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그리고 로마의 건축물이 들어있다.
이 중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바로 이집트에서 흔하게 만나게 되는 피라미드는 어떻게 축조된 것일까?
흔히 TV에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피라미드의 건설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여기에서는 무어라 말하고 있을까?
이집트의 대표 건축물 피라미드
피라미드의 시작과 끝
피라미드에서 왕가의 계곡으로,
피라미드의 건설
피라미드에 사용된 돌
돌 블록의 채석과 가공
돌 블록의 육로 운반
강을 이용한 돌 블록 운반
돌 블록 쌓기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피라미드 얘기가 물경 96쪽에서 166쪽까지, 70여쪽에 걸쳐 이어진다.
그러니 이 책에서 피라미드의 건축에 관한 설명을 읽으면 그게 바로 정통적 설명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피라미드 건축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공연히 호기심만 자극하는 자극적인 말에 이끌려 여기저기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왼쪽) 인력이 단순히 앞에서 끌어올리는 방법
오른쪽) 인력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밧줄 기둥과 뱟줄을 이용하여 도르레의 원리로 끌어올리는 방법 (153쪽)
그리고 그리스 건축과 로마 건축은?
이런 말로 정리를 해보면 어떨까?
고대 그리스가 건축기술의 발전에 기틀을 만들었다면, 로마는 기술의 대도약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고대 그리스와 시대,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로마의 건축기술은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 (332쪽)
다시, 이 책은?
앞서 말한 것처럼, 저자는 고대 건축 기술을 설명함에 있어 철학이 분명하다.
역사에 관한, 그리고 건축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니, 그를 바탕으로 이어지는 설명이 살아 움직이는 게 된다. 그저 지나가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딱부러지게 설명한다.
그리고 더하여 사진과 도형, 이미지 등으로 설명을 뒷받치고 있으니,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매번 그림이 그려져, 쏙쏙 들어온다.
책은 모름지기 저자처럼 써야 한다. 철학을 가지고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그리고 가능하면 글로 그림으로 보여주어야, 책다운 책을 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