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정착기 (한글 + 영문판) - 걸리버 여행기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세계 최초의 AI 패스티시 소설 인공지능 세계문학 시리즈
미히 지음 / 가나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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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정착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 걸리버 정착기의 앞표지 하단에 이런 문구가 보인다.

 

세계 최초의 AI 패스티시 소설!!

*원작의 조각을 짜 맞추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양식

 

이 책이 표방하는 바, 패스티시 소설이라는 것이다.

패스티시라는 말을 처음 듣는지라, 그 의미를 찾아보았다.

몇 가지 인용해 둔다.

 

<패스티시(Pastiche)란 여러 작품의 표현들을 한 작품에 긁어모은 혼성모방(상호 텍스트) 표현을 말하며 이질적인 것들이 서로 잡다하게 혼합되어 있는 상태 이를테면 여러 가지 헝겊 조각들을 주워 모아 만든 누더기 옷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패스티시는 모더니즘 시대 이 후 사용되는 창작 방식 중 하나이며 타 분야의 이미지 혹은 모티프, 에피소드 등 그 자체를 훼손시키지 않은 채 그대로 사용하고 혼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텍스트가 가지는 의미는 상실되며 작가 주관적 각색을 통하여 새로운 의미로 재편성된다. 이는 패러디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텍스트나 사회에 대한 조롱과 비판이 제거된 완전히 새로운 개체로 바뀌어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말도 있다.

 

패스티시는 흔히 패러디(parody)와 비교된다. 패러디는 다른 작품의 내용이나 양식을 빌리되 특정 의미를 표현하기 위한 목적 의식을 갖고 있는 데 반해 패스티시는 목적의식 없이 다른 작품들의 요소를 단순 나열한다.

 

그런 개념에 의거한다면, 이 책은 과연 패스티시의 어떤 면이 드러나는 소설인가?

이 소설은 단순 모방인가, 또한 목적의식이 없는 것일까?

이 책을 집어들고, 먼저 든 생각이 그런 것들이다.

저자가 이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우리는 알고 있다. 걸리버가 기이한 나라를 다녀왔다는 것을. 그런 여행담을 담아낸 것이 걸리버 여행기. 저자는 그런 걸리버의 여행기를 이어쓰고 있는 것이다.

 

제목이 걸리버 정착기니까, 당연히 어떤 나라 혹은 땅에서 이제는 더 이상 여행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정착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번에도 여행을 떠난다.

도착한 곳은?

 

이름도 기발한 나마네 섬이다. 신비한 섬이라 일컬어지는 곳이다.

저자는 이미 이름 속에 의미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나만에’, ‘나마네

 

이런 경우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나 살펴보았다.

This is the Republic of Namener. (101)

 

영어로 읽어보면 그런 의미가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우리말로 읽으면 그 의미가 드러난다.

 

그 섬에서 걸리버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35)

 

또한 기이한 일이 벌어지는데, 그건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다 같은 얼굴 그것도 걸리버의 얼굴이라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걸리버가 그런 현상을 보고 놀라는 게 당연한 일이다.

 

내가 나를 만나기 위해 왔다고? 온 세상에 내 얼굴들이 가득해요. 이 모든 것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35)

 

그곳에서 걸리버는 어떤 일들을, 현상들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그런 만남을 통해 걸리버는 과연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를 위해 세심하게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첨단 기술과의 만남 (36)

지하철에서 수많은 사람, 똑 같은 얼굴을 한 사람을 만나다.

그리고 도아조와 만난다. (46)

 

이 이름 역시 우리말로 읽으면 바로 그 의미가 다가오는데, 영어로 하면?

 

Gulliver left the quiet platform with the man. The man introduced himself as Door Joe and began to explain the Republic of Namaner to Gulliver. (114)

 

도아조는 우리말 이름인데 영어로 하면 Door Joe 가 된다.


글쎄, 그런 이름보다는 오히려 그 뜻을 우리말 식으로 유추할 수 있도록 Helpoo 정도면 어떨까 싶다. help you를 약간 변형하여 helpoo.

아니면 저자가 영어의 존 도(John Doe)’에서 Door John 을 가져왔는지도 모르겠다. 신원이 불분명한 남성을 가리키는 말인 John Doe.

 

그렇게 도아조의 도움을 받아 걸리버는 나마네 섬을 점점 알아가게 된다.

 

걸리버는 결국 자신을 만날 수 있을까?

 

나마네의 정신은 이것이다.

 

시간을 두고 자신을 탐구하고, 당신만의 이름을 찾으세요. 그것이 바로 나마네의 정신입니다. (74)

 

걸리버는 도아조의 도움을 받아 나마네 섬의 여러 곳과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런 것의 결론이 나마네의 정신을 가져야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17화를 거쳐가는데 그런 나마네의 정신을 가지기 위해서, 도아조의 조언은 이것이다.

 

그렇다면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런 걸리버의 질문에 도아조의 대답은?

 

당분간은 사람 많은 곳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흉내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마네에서는 모방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특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를 관찰하고, 당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보세요. 그렇게 하면 당신만의 특성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74)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장, <에필로그>에서?

그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다시, 이 책은?

 

이 책 걸리버 정착기의 기본 발상은 대단하다

걸리버가 분명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에 정착해서 살았을 것인데, 그때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상상해보는 것도 하나의 작품으로 가능할 것이니 말이다

그런 생각을 토대로 하여 만들어진 이 작품, 걸리버가 나마네 섬에서 자신을 찾아, 이제는 여행을 마치고 정착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데, 과연 그가 제대로 정착할지 무척 궁금해진다

그는 이제 마악 정착의 첫발을 떼었을뿐이니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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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건축기술의 비밀 - 인류 문명을 열다
김예상 지음 / Mid(엠아이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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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건축기술의 비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일단 이 책의 서론 격인 <들어가면서>를 읽어보자.

맘에 든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정말 납득이 되면서 저자의 그 태도(?)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말, 읽어보면 내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 알 수 있다.

 

도대체 그 옛날에 이런 건물을 어떻게 지은 거지? (4)

 

그런 궁금증, 여행 다니면서 가져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걸 저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사람들은 외관과 내관의 생김새에 감탄하지만, (.......) 대한 궁금증은 금방 잊어버린다. 이런 수명이 짧은 궁금증에는 이유가 있다. (5)

 

이 문장에서 수명이 짧은 궁금증이란 말에 밑줄 짙게 그었다. 우리 일반인 행태가 바로 그것이니까.

 

그런 궁금증이 오래 가려면, 적당한 책, 쉽고 재미있게 쓴 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만나지 못하니, 무언가 해보려다 그냥 손들고 마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일반인의 마음을 잘 헤아리니, 이 책에는 무언가 다른 게 들어있다 싶었다. 그리고 그런 나의 생각은 맞았다.

 

건축사를 배울 때, 저자의 얘기다.(6)

건축사를 배울 때 항상 아쉬웠던 것이 어떤 나라의 건축이 어떤 맥락에서 비롯되었으며, 같은 시대 주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이해하기 어려웠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말에 진정성이 보인다.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종적인 관계는 매우 익숙하지만 횡적인 부분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는 단시간에 채워지는 지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6)

 

저자의 역사에 대한 생각을 더 알아보자.

 

역사는 그저 그 때 그런 것이 있었지하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환경의 변화, 주변의 문명 등을 함께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져다주고 인류의 발전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13)

 

그런 저자의 지론에 바탕을 두고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고대 건축에 관한 얘기들, 설명이 재밌게 진행이 된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독자들을 책 속으로, 저자의 설명 속으로 끌어들인다.

 

만일 우리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23)


설령 과거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내 지식을 활용할 도구나 장비, 재료가 없다면?

우리는 현대에 활용하고 있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원시 시대를 마악 벗어난 시대로 돌아가, 우리의 지식을 뽐내보려고 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과연 무엇을 가지고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적당한 재료를 구해야 하는데, 그런 시대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과연 있을까?

 

콘크리트나 철근 등은 엄두도 못 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우리가 사진으로 보는 고대 건축물은 그야말로 신기할 정도인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명, 기술, 재료를 가지고서 지금은 가능하겠지만, 당대로 돌아가면 나무 흙, 그나마 벽돌의 발명도 신기술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책을 대하는 자세가 저절로 달라질 수밖에.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니,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고대 건축의 기술이 그야말로 비밀이었고, 신기술이었다는 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러니 책을 대하는 자세가 저절로 달라질 수밖에.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나?

 

1장 최초의 문명, 메소포타미아의 건축기술

2장 신비한 나라 이집트의 신비한 건축기술

3장 서양건축의 기원, 고대 그리스

4장 건축기술의 대도약, 고대로마

5장 마스터 빌더에서 건축가, 건설 회사가 탄생하기까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그리고 로마의 건축물이 들어있다.

 

이 중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바로 이집트에서 흔하게 만나게 되는 피라미드는 어떻게 축조된 것일까?

흔히 TV에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피라미드의 건설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여기에서는 무어라 말하고 있을까?

 

이집트의 대표 건축물 피라미드

피라미드의 시작과 끝

피라미드에서 왕가의 계곡으로,

 

피라미드의 건설

피라미드에 사용된 돌

돌 블록의 채석과 가공

돌 블록의 육로 운반

강을 이용한 돌 블록 운반

돌 블록 쌓기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피라미드 얘기가 물경 96쪽에서 166쪽까지, 70여쪽에 걸쳐 이어진다.

그러니 이 책에서 피라미드의 건축에 관한 설명을 읽으면 그게 바로 정통적 설명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피라미드 건축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공연히 호기심만 자극하는 자극적인 말에 이끌려 여기저기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왼쪽)  인력이 단순히 앞에서 끌어올리는 방법

오른쪽) 인력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밧줄 기둥과 뱟줄을 이용하여 도르레의 원리로 끌어올리는 방법 (153쪽)


그리고 그리스 건축과 로마 건축은?

이런 말로 정리를 해보면 어떨까?

 

고대 그리스가 건축기술의 발전에 기틀을 만들었다면, 로마는 기술의 대도약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고대 그리스와 시대,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로마의 건축기술은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 (332)

 

다시, 이 책은?

 

앞서 말한 것처럼, 저자는 고대 건축 기술을 설명함에 있어 철학이 분명하다

역사에 관한, 그리고 건축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니, 그를 바탕으로 이어지는 설명이 살아 움직이는 게 된다. 그저 지나가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딱부러지게 설명한다

그리고 더하여 사진과 도형, 이미지 등으로 설명을 뒷받치고 있으니,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매번 그림이 그려져, 쏙쏙 들어온다

책은 모름지기 저자처럼 써야 한다. 철학을 가지고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그리고 가능하면 글로 그림으로 보여주어야, 책다운 책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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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엄마
김재성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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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엄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인가, 수기인가?

소설 속의 화자는 누구인가?

무당을 엄마로 둔 아들이다. 아들의 입장에서 어머니를 그린 소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무당이 아니었던 엄마가 갑자기 신을 받고 무당이 된다.

그럴 때 아들의 입장은 어떨까?

그런 과정이 차근차근 펼쳐진다.

 

신기가 들린 어머니의 이야기, 예컨대 이른 아침 누군가(희진이 이모)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 내용은 희진에게 오늘 출근하지 말라는 거다. 엄마의 기분이 무언가 걸리는 게 있어 그러니 오늘은 출근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 다음날 뉴스에서 아니나다들까, 그 희진이 이모가 살해당했다는 것을 듣게 된다.

그러니 엄마가 어떤 것을 느끼고, 사전에 조짐을 느끼고 희진이 이모에게 전화를 했다는 거다. (50- 51)

 

이 사건을 화자인 아들은 이렇게 평가한다.

 

그 사건은 내가 무당으로서 우리 엄마는 과연 대단한 사람이라고 인정하게 되는 첫 번째 계기가 되었다. (51)

 

무당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

 

무당은 일반인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알 수 없는 비애에 젖은 직업이다. (51)

 

꺼져, 이제 너랑은 안 놀아. 이 무당 자식아. (83)


잘 지내던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화자에게 한 말이다. 무당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다. 

 

사람들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내게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아닌가 해서 찾아가는 곳이 바로 무당집이라는 것이다. (119)

 

무당의 세계에서는 만신이라는 말은 만 명의 중생들을 먹여살리라는 의미의 단어라 한다. (75)


여지껏 만신 무당이라는 말을 그냥 별 뜻 없이 넘겼는데, 이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런 기록도 있는데, 과연 사실일까 싶다.

무당은 자신의 부모가 죽어도 장례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

 

무당이 자신의 부모가 돌아가셨다고 장례에 참여하게 되면, 자기 부모를 데리러 온 저승사자가 무당이 무서워서 부모의 혼백을 데리고 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부모의 혼백은 구천을 떠돌게 된다는 것이다. (193)

 

굿에 관한 기록들

 

여기서 저자는 굿에 관한 여러 이야기도 전해주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여기 몇 가지 적어둔다.

 

한양 12거리 굿 (66- 67)

 

이 굿은 크게 4가지 파트로 이루어지는데

부정거리, 불사거리, 산신거리, 대안주거리.

 

부정거리 : 굿이 시작되기 전에 모든 부정한 것들을 몰아내는 의식.

불사거리 : 가정의 안녕과 건강, 자손들에 대해 빌어주고 공수를 둔다,

산신거리 : 한국의 산신령을 위한 것이다.

대안주거리 : 최영 장군을 위한 거리다.

 

진작 굿

자신이 모시고 있는 신령님에게 감사의 의미로 술잔을 올린다는 의미로, 임금님께 진상하다의 진()과 술잔을 의미하는 작()을 써서 진작굿이라 한다. (85)

 

아들인 저자가 굿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을 가지고 있어, 굿에 대한 기록이 아주 상세하다.

이 부분은 소설도 읽으면서 지금 여러 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무당의 굿에 대하여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이런 기록도 있다.

 

한남역 뒤편으로 강변에 자리 잡은 작은 기도터가 있다.

그곳은 옛 명성황후가 굿을 하던 자리로 유명해진 성황당 터라 한다. (74)

 

이런 기록도 남을만큼 명성황후의 굿에 대한 집착은 강했나 싶다, 결국 그런 것들이 조선을 망하게 하는데 일조를 했음이 분명한데 말이다.

그런 곳을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데 그 반대로 그 곳이 명성황후가 굿을 했던 곳이니 그쪽 세계에서는 영험한 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소설이지만, 엄연히 저자의 자전적 기록이 많이 들어있다.

<프롤로그>에 보면, 이건 실제 이야기로 보인다. 그러니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린 수기라 할 수 있다. 해서 자전적 소설.

 

이 수필형 소설을 내 엄마의 이야기를 토대로 소설형으로 쓴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의 삶과 같이 엄마의 일생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가 무당인 아들의 삶이 엄마의 일생과 엮어지는 가운데, 인생의 의미를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하여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무당의 세계도 같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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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초한지
이상인 지음, 유환영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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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초한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초나라와 한나라의 패권 다툼, 그런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가 즐겨 두는 장기, 파랑색과 빨강색으로 장기판을 물들이며 싸우는 말들, 그것들이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게 바로 초한지다.

 

그런데 초한지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것일까?

하도 예전에 읽었던 초한지인지라 기억이 나질 않아 다시 초한지를 들춰보았다.

여러 가지 판이 있는데, 제각기 다른 것은 당연한 이치. 모두들 작가의 의도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시작이었다.

 

이 책의 시작과 끝은?

 

시작은 진시황부터 시작한다. 아니 진시황이 어머니 뱃속에 있기 전, 그의 아버지가 되는 사람부터 시작한다.

 

진시황의 아버지는 누구일까?

여불위가 아버지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시작한다.

 

이 책의 끝은 어떻게 끝이 날까?

유방의 죽음이다. 유방이 황제가 되고, 죽는 데에서 끝이 난다.

 

그러니 이 책은 진시황의 아버지로부터 시작되어, 진시황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호해가 왕위에 오르고, 그리고 혹정에 백성들 원성이 자자하게 되고, 각지에서 반란이 속출한 가운데 유방과 항우가 등장한다.

그 둘은 천하의 패권을 두고 싸우다가 결국은 유방이 승리하고 왕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어느날 갑자기 유방과 항우가 나타나 천하를 다투는 게 아니라, 중국의 역사를 진나라 진시황 때부터 차분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다.

 

특징, 두 번째

 

<초한지 고사성어> 가 중간 중간에 들어있다.

아무래도 청소년을 위한 책인지라, 청소년에게 도움이 될만한 자료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런 고사성어는 물론 초한지와 관련되어 생겨난 것들이니, 그런 고사성어를 배우면서 초한지를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선즉제인 (先則制人) : 상대가 준비하기 전에 얼른 선수를 쳐서 제압한다. (153)

파부침선 (破斧沈船) : 죽을 각오로 싸움에 임한다. (210)

낙백 (落魄) : 뜻을 얻지 못하고 실의에 빠져있다. (215)

 

이런 고사성어들을 공부하면, 그 말의 유래와 쓰임새를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초한지에서 영웅들의 활동상과 아울러 한자 고사성도도 같이 배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되겠다.

 

특징, 세 번째

 

초한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알아둘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다.

일일이 거명하지 않더라도 이런 인물들 이름은 어디선가 분명 나오게 되어 있다.

항우, 유방, 그리고 그 두 인물을 도와 천하쟁패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한 둘이 아닌데, 그런 이름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이제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읽거나 만나게 될 책들, 이야기들에 분명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니 지금 그들 이름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인물들이 어떻게 등장하고 어떻게 활동하며 중국의 역사 한 페이지를 이끌어갔는가,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읽어간다면, 큰 유익을 얻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이 책은 세 가지 특징을 모두 겸하고 있어,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국의 역사 공부

역사에서 비롯한 고사성어

그리고 초한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호걸들 이름.

 

그렇게 세 가지 유익을 취할 수 있는 초한지.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는 목표에 걸맞게 내용을 쉽고도 알아보기 쉽게 편집을 해놓아서, 부담없이, 쉽게 읽어갈 수 있다.

청소년일 때에 이 정도 초한지는 꼭 읽어두어야 한다. 청소년에게 아주 유익하다.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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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이 없는 무덤 관리인의 하루
한수정 지음 / 희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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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이 없는 무덤 관리인의 하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주인공은 수영, 강수영.

 

무덤 관리인으로 일하게 된 사람이다. 삼촌의 장례를 치르다가 우연히 무덤 관리인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에 성공하게 된다.

그 과정부터 흥미를 끈다. 바로 면접을 보러 가면서 워낙 시간이 없어 장례식장에서 입었던 상복 차림으로 갔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가점 포인트가 되어, 합격!

그래서 무덤 관리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가장 애틋한 사연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인 수영이 무덤 관리인이 되고자 했던 이유, 참된 이유는?

 

이 소설의 특징, 하나

 

소설의 맨 앞에 보면 특이한 도표가 제시되고 있다.

바로 <근무자 명단><방문객 명단>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더하여 <공동묘지 지도>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독자들은 그런 것을 바탕으로 하여 공동묘지를 종횡무진 관리인들을 따라다니며 여간해서는 만날 수 없는 신기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모든 일어나는 일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특징, 또 하나

 

등장인물들이 다른 데에선 결코 만날 수 없는 특이한, 그러니까 개성있는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런 개성 만점의 인물을 창조해낸 작가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주인공인 수영은 말할 것도 없고, 수영의 사수 노릇을 하는 동윤도 개성 만점인 인물이다. 물론 무덤 관리라는 특이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인지라, 그 업무에 맞게 특이하다는 점도 있지만, 인물이 특이하니 그 업무가 더욱더 특이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선주라는 인물은 어떻고?

선주는 근무 10년차의 베테랑이다.

선주와 수영이 같이 일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이 흥미롭게 이어진다.

 

근무하는 한 달 동안 셀 수 없는 다툼이 있었다. 당연히 수영과 선주의 싸움이었다. (226)


어떤 싸움일까?

그리고 그런 싸움의 결론은?

 

이런 대화가 동윤과 수영간에 오고 간다.

 

뭐야, 진짜 친해졌나 본데?

그런 것 같아요. (228)

 

누가 누구와 친해졌다고 하는 것일까?

 

무덤 관리, 그리고 생자와 망자에 대한 관리도

 

이 책에서 배울 게 많다. 이 책을 단순하게 무덤 관리의 차원에서 읽을 게 아니다.

무덤 관리, 물주고 풀 정리하고, 화장실 청소, 장비함 관리 등등 그러한 일을 처리하는 관리인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밖에 다른 일도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망자를 보러온 생자를 관리하는 것이다. 그들은 망자를 참배하러 온 생자들도 관리를 해야 한다. 어찌보면 그게 더 중요한 업무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대화가 오간다.

 

주말에 근무하는 것도 괜찮고, 고객들이랑 대화하는 것도 괜찮고, 묘지를 관리하는 것도 다 괜찮아. (150)

 

그렇게 다 괜찮다고 하는데 그래도 일들간에 힘듦의 차이가 없을 리 없다.

그럼 어느 게 더 힘들까?

 

확실히 고객님들 상대하는 게 제일 어렵긴 해요. (235)

 

여기서 고객이라 함은 누구를 말하는 걸까? 망자, 생자?

 

묘지라니, 이런 질문?

 

당연히 이런 질문 나오게 되어있다

묘지에서 근무하면 무섭지 않나요? 혹시 귀신은 나오지 않나요?

 

역시 있다. 묘지 괴담이 있다.

도깨비불과 소복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 속에서 인정이 넘처나는 일이 있었다는 것, 바로 심령사진을 찍는 전에 일하던 직원 준호의 이야기다.

거기에 하나 알게 된 것, 비네팅 효과. (211)

 

사진이나 상의 밝기가 중앙보다 가장자리에서 어둡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게 찍으면 뭔가 신비한 느낌이 나고, 심령사진처럼 보인다는 것.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사람이든 지식이든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바보 같아 보이는 일이어도 직접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137)

 

특히 공휴일에는 묘지가 인산인해를 이루죠. 거리가 멀어도 삶이 바빠도 여전히 그리움과 사랑 때문에 묘지를 찾는 분들이죠. (271)

 

다시, 이 책은?

 

오호, 이게 뜻밖에도 재미있다. 즐겁다.

무덤 관리인의 하루가 이렇게 후다닥 지나갈 줄이야.

따라서 소설도 페이지가 바로 바로 넘겨진다. 한마디로 소설이 재미있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이 소설 이전에 발간한 작품이 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어이다

제목 자체로 벌써 흥미로운 주제이고, 그 안에 담겨있을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작가의 특이한 시각이 병원과 묘지, 정말 특이한 소재를 다루는 특별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

해서 일단 관심 작가로 분류해 놓고 작가의 행로를 지켜보며 응원할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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