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코의 모험
미시마 유키오 지음, 정수윤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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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코의 모험

 

읽고 나서야 알았다. 이 소설의 작가가 누구인지를.

미시마 유키오.

 

다 읽고 나서 이 책을 현대의 재기발랄한 현대식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가가 쓴 줄 알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저자가 누구인가 살펴보려고 책 날개의 저자 소개를 보니, 미시마 유키오가 아닌가?

 

탐미주의 작가, 자위대의 부활을 꿈꾸며 공개적으로 할복을 선택하여 45세에 생을 마감한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 (三島 由紀夫),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모두 읽은 것이 아니라서 그 전체를 알 수 없긴 하지만, 이 소설이 그의 작품이라니! 그러면 다시 한번 읽을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그가 소설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저 단순한 무엇이 아닐 것이니까. 내가 생각하며 읽었던 그 무엇보다 한 단계 더 나갈 것이 분명할 거니까.

 

모험이 필요해, 누구든지!

 

여기 그 주인공이 등장한다. 나쓰코, 여성이다.

이야기를 길게 할 것 없다. 바로 말하자면, 그녀는 정열다운 정열을 품은 남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15) 그래서 수녀원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니 그녀의 인생에 정열을 바칠만한 사건(?)이 아직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젊음을 바쳐 불태울만한 정열을 가진 남자를 만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거의 제로라는 것에 절망한 그녀, 그녀의 결론은 그래서 수녀원이었다.

 

그리고 수녀원으로 가는 길, 모든 가족이 그녀와 함께 수녀원으로 가는 여정이 펼쳐지는데 거기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남자를 만난 것이다. 제대로 된 남자, 정열다운 정열을 지닌 남자.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가만히 바다를 응시하는 반짝이는 그 눈만은 결코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 눈은 어둡고, 검고, 숲속의 짐승과도 같은 빛을 띠고 있었다. 무척이나 빛나는 눈이었지만, 피상적 반짝임이 아니다. 깊은 혼돈 속에서 비치어 드는 듯한,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무언가를 주체하지 못하는 듯한, 아무튼 이상하리만치 아름다운 눈동자였다. 오전의 해협에 비치는 밝은 빛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그 현상 너머에 있는 분명치 않은 그림자를 쫓고 있는 듯한 깊은 눈동자다. 나쓰코는 깊이 감동했다. 지금까지 어떤 청년의 눈에서도 이만큼의 감동을 찾아낸 적은 없다. 도시의 젊은이들은 경박하고 텅 빈 공허한 눈, 음탕하고 차가운 눈, 어린애 같은 토끼 눈을 가졌지만, 이런 눈을 가진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저 눈이야말로 정열의 증거였다. (35)


그런 눈을 지닌 남자, 츠요키를 따라나서기로 한 나쓰코에게 이제 수녀원은 안중에도 없다.

 

그런 정열의 눈빛을 사람에게서 발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그런 눈빛을 가지는 게 아닐뿐더러 그런 눈빛을 가진 사람을 알아보고, 만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 두 남녀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결국 여자는 남자의 그런 눈빛에 빠져서 그를 따라가기로 결심한다.

나쓰코의 성격상 한번 마음 먹으면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못배기는지라, 그를 따라 나선다. 이제 수녀원은 물 건너 간 것이다.

 

그리고 츠요시를 따라나선 그녀에게 곰사냥이라는 모험이 펼쳐진다.

왜 갑자기 곰사냥?


츠요시에게는 사건이 있었다. 그가 사랑한 여자, 아키코가 곰에게 살해당한 것이다,

그래서 츠요시는 그 곰을 잡아 원수를 갚으려고 한다, 그런 복수심이 그의 눈에 정열의 빛을 띄게 한 것이다.

 

복수혈전, 상대는 곰이다!

 

나쓰코도 그의 복수혈전에 동참하기로 한다. 그 정열에 탄복한 것이다,

 

그런데 곰사냥에 나선 두 남녀를 따라가면서, 모험담을 구경하는 재미를 즐기는 한편으로 스멀스멀 스며드는 불안감 한 조각이 있었으니, 곰을 사냥하고 나서 복수를 다 하고 나면, 그때도 남자의 얼굴에 그런 정열의 눈빛이 남아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다음은 스포일러가 될 것이니, 생략하자.

다만 한 가지, 이 부분에서 나쓰코의 모험담이 여기서 멈추기를 바라는 독자는 아마 한 분도 없으리라,는 나의 생각에 모두 동감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들을 음악

 

괴테가 등장한다.

 

손전등이 밝혀주는 길 양쪽에 기괴한 모양의 가로수가 삿갓을 깊숙이 눌러쓰고 수행하는 승려처럼 보이다가, 목을 매단 시체처럼 보이다가, 노파처럼 보이다가, 인왕처럼 보였다. 나쓰코는 괴테의 <마왕>이라는 시가 떠올라 다소 섬뜩했다. (240)

 

이 부분을 읽으니 괴테의 <마왕>을 음악으로 표현한 슈베르트의 <마왕>이 떠올랐다.

해서 그 곡을 들으면서 이 책을 읽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마왕>의 내용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슈베르트의 피아노곡을 들으면서 두 남녀 주인공의 모험을 따라가 보는 것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한마디로 재기발랄한 소설이다.

재기발랄이란 말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이런 말을 더해본다.

똘기 낭자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모험담.

 

이 소설은 나쓰코의 남자 츠요키의 곰사냥 이야기가 펼쳐지고, 거기에 덧붙여 나쓰코도 정열을 사냥하는 모험담이다. 인생에 한번쯤 나쓰코처럼 그런 정열에 몸을 담그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똘기>라는 말에 대하여, 이런 글 인용한다.

 

최근 사용되는 '똘기'를 단순 비속어로 볼 것인지 관용적 표현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해석 차이가 드러난다. 이황석 문화평론가는 한 칼럼을 통해 B급 정서를 '똘기'라고 보았다. 그는 "똘기의 사전적 의미는 풋과일이나 관용적으로는 설익은 어설픔보다는 젊음이 부릴 수 있는 오기나 당참의 의미가 더 강한 듯 하다"며 단순 비속어로 보이는 '똘기'를 관용적 표현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https://theviewers.co.kr/View.aspx?No=29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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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리더의 역사공부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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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리더의 역사공부

 

저자의 책을 계속 읽고 있다. 저자의 책이 나올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읽어오고 있다. 

저자가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의 사기와 행적을 샅샅이 훑어, 전해주는 말이 고맙다.

사마천의 정신이 이 시대에 귀감이 되기에 그렇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사기의 정신을 사기를 펼쳐가면서 철저하게 밑줄 그어가며 읽어야 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다.

 

세상을 바른쪽으로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바로 찾고자 하는 사람들. (8)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가.

또 하나는 그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해결책이 보인다.

 

그러니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꼭 읽어야할 책이다.

 

특히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7개의 시각으로 역사를 읽어가는데, 그게 기억해둘만 하다.

 

1. 역사는 기록(記錄)이 아니라 기억(記憶)이다

2. 옳은 길은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었다

3. 백성이 부유해야 나라도 부유해진다

4. 권력(權力)은 힘을 나누는 것이다

5. 언격(言格)이 인격(人格)이다

6. 좀 알자, 중국

7. 지식이 해방된 시대

 

<옳은 길은 한번도 편한 적이 없다>는 말이 진리라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거기에 <좀 알자, 중국>이란 항목은 아직도 중국을 뙤놈이라는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면, 몇 번을 거듭하여 읽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니 이 책에 들어있는 모든 글을 금과옥조로 여겨 새겨읽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특히 그렇다.

 

지난 일을 기술하여 다가올 미래를 생각한다. (술왕사 사래자, 述往史 思來者)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은 뒷일의 스승이 된다. (전사불망 후사지사야 前事不忘 後事之師也)

 

이 말은 난징대도살기념관의 현판에 적힌 글귀라 한다. (50)

난징대학살은 영화로도 그 참상을 살펴본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을 말과 글로는 도저히 전할 수 없는 그야말로 엄청난 대학살사건이다. 중국인들은 그런 참혹한 사건을 잊지 않고자 기념관으로, 현판에 새겨 가면서 과거를 잊지 않고 있다. 우리도 이걸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텐데.........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고, 또 망각이란 조금 편리하고 타고난 약점이 있기 때문에 지난 모든 것을 기억할 수도 또 기억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역사에는 망각이란 없다. 기억을 잠시 유보해두는 경우는 있지만, 시대와 백성이 호출하면 언제든지 기억을 되살려 낸다. (55)

 

이 말을 읽으면서 잠시 든 생각,

창고에 들여놓은 것이 있어야 필요할 때 꺼내 쓸 것이 아닌가?

창고에 들여놓은 것이 없다면, 혹시 들여놓은 것이 있더라도 쓸모 없는 것들을 잔뜩 쌓아둔다면, 정작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역사 교육이 중요하고, 이런 책이 필요한 것이리라.

제대로 된 역사를 알고 있어야만, 우리 앞에 닥친 현실 문제를 풀 때에 모범사례 혹은 타산지석, 오답 사례로 꺼집어 내어 역사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쉽고 평이한 정치(평이근인, 平易近人))와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 (170쪽 이하)

 

무릇 정치란 간소하고 쉽지 않으면 백성이 가까이 하기 힘들다.

쉽고 가까우면(平易近人), 백성들이 모여들 수밖에 없다. (民必歸之)

 

중국의 시진핑 주석 이름의 한자는 習近平이다.

그 한자를 간혹 접하면서 궁금한 게 있었다. 저 말이 무슨 의미일까, 분명 어떤 뜻이 있을 것인데, 하면서 궁금해하던 차, 이 책에서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이 말, 쉽고 가까우면(平易近人)과 연관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국정철학을 반영하는 용어로 자신의 이름과 연결되는 쉽고 가까우면(平易近人)이란 구절에 주목했고, 또 실제 국정에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쯤 되면 시진핑 주석의 이름을 지어준 부모의 혜안에 그저 놀랄 수밖에.

 

한국 사회에 대통령을 비롯한 각 조직의 최고 리더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오랜 왕조 체제를 경험하면서 뿌리 깊게 박힌 봉건적 사고방식에다 매사를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바라보는 퇴행적 잔재가 여전한 우리 사회인지라 최고 리더에게 거는 기대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173)

 

이런 말, 특히 자신을 리더라고 여기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구절이다. 읽고 또 읽어 그 말을 체화시켜야 한다. 이 말과 함께.

 

정확한 의견이나 충고는 마치 물이 흐르듯 듣고 따르며, 남에게 은혜를 베풀 때는 서두르되 결코 피곤해하지 않는다. 종선여류 시혜불권 從善如流 施惠不倦 (사기. 초세가) (174)

 

 

기억하고 싶은 한자 성어들

 

이 책에는 각 글 꼭지마다 끝에 <一針見血>이란 항목에 명언명구를 적어 놓았다.

침 한 번 찔러 피를 본다는 의미인데, 정곡을 찌른다는 말과 통한다,

그래서 글 한 꼭지를 읽고나면 그 꼭지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그 말을 음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도 새기고 한자도 공부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다시, 이 책은?

 

제목이 성공하는 리더의 역사공부라 혹시 이 책을 자기계발이나, 처세술의 아류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성공이라는 말, 리더라는 말이 가져다 주는 의미를 역사와 결부시키면 이 책의 의도가 바르게 보인다. 

 

역사가 제대로 그 역할을 하려면, 리더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분명히 알아야 하며, 그렇게 리더가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바로 선다면, 그게 바로 성공이라는 것이다. 리더가 역할을 잘해서 성공한다면, 그래서 역사 또한 훌륭하게 그 역할을 다하는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이 책은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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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3 - 영어 단어를 통해 정치·사회·문화·역사·상식을 배운다 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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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3

 

공부하는 책이다. 영어 공부를 다시 한다.

예전에 한창 열심히 했던 영어, 이제 다시 하게 되는데 예전과는 뭐가 다를까?

이 책으로 하는 영어 공부, 몇 가지 이점이 있다.

 

먼저 인생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배운다. 

이건 영어와는 상관없다, 별도의 일이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단순 노출 효과, 친숙성 원리, 에펠탑 효과, 단순 친숙 효과. (4-5)

 

비슷한 의미를 가진 개념들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고, 또한 그 유래가 다르다.

 

그런데 그런 말들을 함축한 시가 있으니, 바로 영국 시인 알렉산더 포프의 다음과 같은 시다.

 

악덕은 소름 끼치는 자태의 괴물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증오하게 돼.

그러나 종종 보게 되고 그 얼굴에 친숙해지면

우리는 먼저 참고 다음엔 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 다음엔 포옹하게 된다.

 

그러니, 위의 네 가지 개념들이 우리에게 다가올 때에는, 그 대상이 어떤 것인지 철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잘 못하면 심지어 악덕까지도 허용하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그 다음에 영어를 새롭게 만나다.

학창 시절에 수험용으로 갈고 닦았던 영어, 실생활에서 쓰지 않으니 녹이 슨지 오래 되었다.

그래서 다시 꺼내 갈고 닦아야하는데, 마침 이 책이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해서 이런 배움 얻는다.

 

information 앞에 이런 게 붙으면? (187)

mis 오보, 잘못된 정보

dis 반대되는, 역방향의 : 따라서 일부러 속이기 위해 흘리는 엉뚱한 정보.

 

정부 기관에서 어떤 목적을 위하여 허위 정보를 유포한다면, 그게 바로 disinformation이다.

 

office에 있으면서 이런 뜻도 몰랐다니!

 

office는 사무실을 의미한다. 그런데 다른 뜻이 있는데, 이런 뜻을 가진 Office는 난생 처음이다.

 

It is our office to teach now to solve the problem. (237)

이 때 office 는 어떤 뜻으로 쓰였을까?

 

임무, 직책이란 뜻이다,

그 문제의 해결법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이런 아포리즘

 

If you’re having fun, you’re learning . (75)

 

Every nation has the government that it deserves. (249)

 

각 나라는 누릴 자격이 있는 수준의 정부를 갖는다.

이런 경구를 읽다보면, 우리의 정부는 어떤가를 자연히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 이런 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The duty of a patriot is to protect his country from its government. (248)

 

country government 가 서로 충돌할 때, 애국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 독립전쟁 당시 미국 독립전쟁의 당위성을 역설한 상식(Common sense)의 저자 토마스 페인이 한 말이니, 그 의미가 정곡을 찌르는 바가 있다. 

 

그래서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한 다음과 같은 말은 당연한 말이지만 새삼 새겨볼 말이기도 하다.

 

The care of human life and happiness, and not their destruction, is the first and only legitimate object of good government. (249)

 

혹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에게는 이런 말이 아주 유용하다.

 

Everyone thinks of changing the world, but no one thinks of changing himself.(143)

모든 사람이 세상을 바꿀 생각을 하지만 자신을 바꾸려고 하진 않는다.


백번 맞는 말이다.

그래서 이 말에 덧붙일 말들이 많이 등장한다.

 

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in the world. (143)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세상이 어떤 식으로 변하기를 바란다면 스스로 그렇게 변하라.

 

그러면 당연히 변화하기를 바라고, 그런 방향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이때 문제되는 것이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이다. 그래서 선택에 대한 말을 찾아보니, 여기 나온다.

 

I am not what happened to me. I am what I choose to become. (137)

칼 융의 말이다.

나 자신은 나에게 일어난 사건들의 총합이 아니다. 나는 내가 되고 싶어 선택해온 존재다.


그러니 변화하고 싶다면,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지에 좌우되는 것이 최고의 불행이다.”

- 기원전 1세기 시리아 출신의 로마 작가인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166)

 

이 말을 영어로 읽어보면 이렇다.

The height of misery is to depend on another’s will.

 

이런 사건, 인물도 알게 된다.

 

고대 로마의 정치인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AD 23- 79)

그는 베수비오 화산의 분출을 직접 목격하고 싶어 화산에 너무 바짝 다가간 결과, 죽고 말았다. (166)

 

얼마전 해외 토픽 기사에 화산 분화구 근처에서 인생샷을 남기려다 죽은 사람 기사가 있었는데, 그런 사람이 옛날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말, 새겨둘 필요가 있다.

 

인식의 공유에 대하여 (191)

 

인식의 공유(shared information)에는 3단계가 있다.

첫째 단계는 모두다 무엇인가를 아는 단계.

둘째 단계는 모두가 알고 있음을 모두가 아는 단계.

셋째 단계는 모두가 알고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아는 단계.

 

언뜻 들으면 말장난 같지만 자세히 음미해보면 그 안에 실상과 진리가 보인다.

 

아쉬운 점이 있다.

 

이 책은 수많은 글들의 인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그런 인용문의 근거를 미주에 친절하게 밝혀놓고 있다.

그렇게 인용구를 밝혀놓는 작업 또한 대단한 노력을 한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이런 인용구 표시는 어떤가?

 

He is dangerous who has nothing to loose. (104)

잃을 게 없는 사람은 위험하다.


이 말은 괴테의 말이라 한다. 저자는 그 말에 미주 번호를 36이라 적어 놓았다.

그래서 미주에 괴테가 어떤 책에 그렇게 말했다고 한 그 책을 밝혀놓을 줄 알고 미주를 보니, 다음과 같았다.

 

Leonard Roy Frank, ed., Quotationary(New York: Random House, 2010, p.465

264쪽에 표기된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인용구를 인용한 출처가 Quotationary라는 말인가?

 

또 있다.

A light heart lives long. (30)

걱정이 없어야 오래 산다.

 

셰익스피어의 말이라 한다. 거기에 미주 번호가 27이라 써있다.

그랬으니, 당연히 셰익스피어 어떤 작품에 나오는 말이겠지 하면서 미주를 살펴보니 이렇다.

 

임귀열, [임귀열 영어] A light heart lives long. (걱정이 없어야 오래 산다), 한국일보2012125. (이 책 256쪽)


저자야 그 출처를 정확하게 밝힌다는 차원에서 인용출처를 표시했겠지만, 과연 그런 식으로 인용문 출처를 아는 게 독자에게 중요한 것일까? 그 대신에 원문이 셰익스피어의 어느 작품에 등장하는 말인지 알려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그 말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사랑의 헛수고에 나오는 말이다.

Love's Labor's Lost - Act 5, scene 2

 

KATHARINE

He made her melancholy, sad, and heavy;

And so she died: had she been light, like you,

Of such a merry, nimble, stirring spirit,

She might ha' been a grandam ere she died:

And so may you; for a light heart lives long.

 

그 말을 우리말 번역은 뭐라 했을까?

밑의 두 줄만 인용한다,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살았을 거야.

넌 그렇게 오래 살거야. 가벼워야 오래 살지.

(사랑의 헛수고, 지식을만드는지식, 김미예 역,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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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음 - 존 케이지의 음악 세계 I LOVE 아티스트
리사 로저스 지음, 나일성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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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음 존 케이지의 음악 세계

 

존 케이지는 누구일까?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다.

책의 내용으로 보면 음악과 관련된 사람일 것인데, 들어본 기억이 없다. 누굴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런 정보가 보인다.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433초 등의 우연성 음악을 시도하여 많은 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며 플럭서스에서 활동한 전위예술가이자, 아방가르드 음악가이다.

전위 예술가로 명성과 반대로 클래식 음악가들에게 정신나간 짓이라는 극과 극의 평을 듣었다. (나무위키)

 

그런 존 케이지의 음악 세계를 이 책으로 처음 접한다.


어떤 세계인가?

 

일단 그가 작곡한 곡을 들어보았다.

마침 나무위키에 그를 소개하면서 그의 곡도 같이 소개하고 있어서, 들어보았다.

제목은 <거실 음악 (Living Room Music)>

악보조차 다른 곡과는 다르다. 보통의 악기로는 연주할 수 없는 악보다.

 

다른 곡을 찾아보았다. 바로 그 유명하다는 4 min 33 sec / 4'33"

그 곡에 대한 해설 역시 새롭다.

 

아무 악기나 악기들의 합주로 연주(?)할 수 있으며 그냥 433초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퇴장하는 것이 전부인 음악이다. , 아무런 연주도 없다.

곡에 대한 해석으로는

고요함이란 실로 존재하지 않으며 아무런 연주가 없어도 공연장의 소음이나 관객들이 소리, 기침소리, 냉난방기 등의 소리 등 귀를 열고 듣기만 하면 된다는 것과

음악에서의 고요함이란 각 음이나 소리 사이를 구분하는 도구라는 점이 있다. (나무위키)

 

그런데 이런 해설을 읽고 나니, 슬며시 드는 생각이 있다.

이거, 그러네, 일리가 있어보이네....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서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고,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아동용이다. 아동용 그림책이다.

 

첫 페이지에는 아파트의 입구가 그려져있다.

그림으로 보아서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유럽의 어느 나라 아파트 입구다.

 

아파트의 현관에서 한 아이가 공을 굴리면서 뛰어내려오고,

그 앞에는 한 아이가 바닥에 앉아 기타를 켜고 있다,

그리고 아파트 창이 두 집의 창이 열려있고, 한 사람이 올라다보고 또 다른 사람은 내려다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페이지에 써있는 말은 이렇다.

 

만약에...

이 모든 소리가 들린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가만히 그림을 보면서 귀를 기울여보았다.

맨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니, 조금 더 귀를 기울이니 들린다.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들려온다. 소리가 들려온다.

 

그 다음 페이지 역시 마찬가지다.

 

쓰레기차가 끼익하는 소리,

사람들이 발을 콩콩 구르는 소리,

비둘기들이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소리,

(생략)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 이런 글이 보인다.

 

음악처럼 들었다고요?

그럼 여러분은 존 케이지처럼 될 것입니다.



 

음악처럼은 아니다. 분명 소리는 들려오는데, 음악처럼은 아니다.

마음 속에서 분명 소리는 들리는데, 그걸 음악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아직이다.

음악은 무언가 질서있고, 정리가 된 듯한 소리의 배열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닐까?

 

책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일러스트레이터의 말>을 읽었다.

 

존 케이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한 말 중 이런 게 있다.

 

침묵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매료되었고, 존 케이지가 집 안의 사물들에서 나는 소리를 활용한 방법에도 놀랐다.

 

그런 말 끝에 이런 말을 덧붙인다.

 

이 모든 것이 듣기의 중요성, 즉 내 주변의 모든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바로, 그것이었다.

듣기의 중요성, 바로 음악에서 강조하는 것이 그것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다시 생각할 게 있을 거야, 하면서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았다.

 

다시, 이 책은?

 

세상에는 여러 소리가 들려오는데, 모든 소리가 음악은 아니지만 그래도 음악의 범위를 넓혀보면, 이 세상은 조금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소음보다는 음악이 아름다울테니까.

 

내가 어린아이라면, 그래서 기성 음악에 젖어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조금은 다르게 들렸을 것이다

그래 맞아, 이런 소리도 음악이 될 수 있지, 하는 마음이 들겠지만....글쎄다.

그래도 세상은 넓고 넓으니까, 존 케이지라는 음악가의 생각과 도전, 의미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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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6
김종법.임동현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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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역사 다이제스트100

 

이 책은 어떤 것을 다루고 있나?

 

로마를 기준으로 본다면

로마 이전, 그리고 로마, 로마 이후의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기준으로 다시 분류해보면

르네상스 이전과 이후,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한 도시국가들의 흥망성쇠.

 

그리고 이탈리아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국가로 통일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로 통일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1. 로마 이전의 이탈리아

2. 고대 로마의 정치적 변천

3. 이민족의 침입과 중세의 개막

4. 중세 이탈리아의 문화

5. 해상 공화국의 발전과 꼬무네의 성립

6. 르네상스와 종교개혁기의 이탈리아

7. 스페인 지배 시기

8. 혁명의 시대

9. 리소르지멘토와 통일의 완성

10. 미완성 통일이 가져온 다양한 사회문제들

11. 무솔리니와 파시즘 시대

12. 2차 세계대전과 이탈리아 공화국의 출범

13. 경제성장과 혼란한 사회

14. 2공화국과 베를루스코니

15. 21세기의 이탈리아와 유럽통합

 

피렌체와 토스카나 공국은 어떤 관계가 있나?

 

르네상스 시대를 공부하면서 피렌체가 등장할 때마다, 피렌체와 토스카나 공국의 관계가 정리되지 않아서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토스카나는 단지 피렌체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 이름인가, 그래서 피렌체를 토스카나 공국이라 부르기도 하는가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피렌체가 그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피렌체가 토스카나 공국이 된 것은 피렌체의 코시모 1세가 인근에 있는 시에나를 병합한 이후의 일이다.

 

코시모 1세는 오랜 기간의 공성전 끝에 1555년 시에나를 함락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그러고도 한참 후인 1569년에 가서야 교황 피우스 5세가 시에나 공국과 피렌체 공국을 병합하는 칙령을 발표했고, 이로 인해 토스카나 공국이 성립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토스카나 대공국이다. (158)

 

이렇게 해서 코시모 1세는 토스카나 대공국의 대공이 된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이탈리아의 통일은 관련이 있는가?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이탈리아 반도의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통치를 펼쳐야 하는가에 대하여 마키아벨리가 메디치가의 군주에게 바치는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 (139)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으면서, 그 책이 이탈리아의 통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통치에 관한 조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조언의 근저에는 이탈리아를 하나의 국가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체사레 보르지아는 31세에 세상을 떠났다. 이탈리아 반도의 여러 군주 가운데 마키아벨리가 그토록 염원했던 통일에 가장 근접했던 인물은 체사레 보르지아였다. (146)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쓰고 피첸체의 메디치 가문에 바쳤지만, 실상 염두에 두었던 인물은 체사레 보르지아였다. 체사레 보르지아는 교황령을 넓히기 위해 여러 도시국가들을 정벌하다가 결국은 중도에 그치고 말았다, 해서 그가 다른 도시국가들도 정복했더라면, 어쨌든 이탈리아는 통일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반도가 외세의 침략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유럽의 다른 열강처럼 통일국가를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체사레 보르지아와 메디치 가문 등, 자기의 생각을 실현시켜줄 대상을 찾고 있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탈리아 반도의 통일은 늦춰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폴레옹과 이탈리아의 통일은 관계가 있는가?

 

있다.

이런 기록을 보면 나폴레옹과 이탈리아 통일은 관련이 있다.

 

나폴레옹 시대의 가장 큰 의의는 그가 지배했던 모든 지역에 자유와 평등이라는 혁명이념을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나폴레옹 역시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중략) 그리고 이로 인해 나폴레옹 자신이 원했건 그렇지 않았던 간에 유럽 각지에서 자유주의와 민족주의의 씨앗이 자라나게 되었다. (238)

 

그래서?

 

이탈리아 통일은 19세기 내내 유럽을 풍미했던 민족주의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중략) 나폴레옹의 지배가 끝나갈 무렵부터 이탈리아 반도 곳곳에서 비밀결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들의 목적은 바로 이탈리아 통일과 독립이었다. (239)

 

그렇게 이탈리아 통일의 배경에는 나폴레옹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말한 바와 같이 나폴레옹이 그걸 원했든 아니었든 역사는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거기에 나폴레옹의 역할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이탈리아는 통일로 간다.

 

그런 것을 적시한 부분이 이 책의 제 8<혁명의 시대>이고, 본격적으로 이탈리아의 통일에 대한 서술이 제 9<리소르지멘토와 통일의 완성>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통일과 관련하여 살펴볼 인물은 다음과 같다.

 

비토리아 에마뉴엘 2(Vittorio Emanuele II),

주세페 마치니(Giuseppe Mazzini) : 251~

카밀로 카부르 (Camillo Benso, Count of Cavour) : 256~

주세페 가리발디(Giuseppe Garibaldi) : 258~

 

이런 기록도 있다.

가리발디는 니스 출신이었다. 그러니까 현재의 영토로 보자면 가리발디는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라 프랑스인이다. 그런데 당시 니스는 이탈리아 영토였다는 것, 니스는 원래 사르데나 왕국의 영토였지만 카부르가 이탈리아 통일 이후 통일 인정의 호의로 프랑스에게 이양한 곳이다. (258)

 

다시, 이 책은? - 이탈리아를 알고 있나요?

 

알고 있다.

아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는 것 분명하지만, 이 책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 그리고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에 대하여 저자는 이렇게 일침을 놓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이탈리아의 역사는 고대 로마나 르네상스와 같이 영광의 시기를 위주로 하거나 혹은 특정한 테마를 중심으로 서술된 탓에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하기보다는 파편적인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4)

 

바로 그것이다. 내가 바로 그런 파편적인 정보에 그친 상태로, 이탈리아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 중 한명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의 그런 시야를 고쳐 넓게 보라고, 깨우쳐 주는 책이라는 것, 말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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