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 마운틴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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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뚫린 사내를 곁에 두고 건져올린 생각들.

 

 

우리는 태어났다, 이 세상에. 무언가 죽이기 위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죽이기 위해 이 세상에 나왔다. 의심의 여지없는 진리, 바로 가족의 법칙이자 세상의 법칙이다.> (184)

 

소설 속의 주인공인 가 사슴을 잡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이 말 가운데 가족의 법칙이라는 말은 그 주인공 나와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로 이루어진 가족을 말하는데, 그 가족 안에서 통용되는 법칙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 진리는 가족 내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그 진리는 이 세상에서도 똑 같이 통용되는 진리다.

 

그 진리는 우리가 입 밖에 내지 않고 살아가지만, 모두 다 공감하는 진리다. 우리는 이 땅에 누군가를, 아니 무엇인가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애써 무시하지만, 하루라도 그런 진리를 역행하고 살 수는 없다,

 

이 책은 어찌보면, 그 진리에 대한 웅변이고, 그 진리에 대한 변증과 반증을 엮어가는 소설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시작은 11살짜리 소년인 주인공 가 사람을 죽이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는 사람을 죽였다.

 

<은유는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가슴이 뻥 뚫린 사내.> (43)

 

그렇게 가슴을 뻥 뚫리게 한 주체가 바로 이다.

그런 사건이 일어난 다음, 세상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빠져나갈 방법은 없어. 이 계곡 얘기가 아니라 네가 저지른 짓 말이다. 피할 길이 없어.>

(118)

 

그런 세계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으리라.

<내가 서 있는 이 땅은 저 산을 따라 어딘가로 미끄러져 무저갱(無底坑)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아니,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도 같았다. 우리 네 사람, 그리고 매달린 시체. 나머지는 모두 배경에 불과했다.>(57)

 

살인, 아니 삶에 대한 성찰

 

는 그(밀렵꾼)를 죽인 다음부터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 생각이 이 소설의 대부분을 이룬다. 따라서 이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나, 그 생각의 깊이와 넓이는 깊고 넓다.

 

그런데 이 소설의 문장이 지나가는 속도를 보자.

현란하다. 마치 가 트럭 짐칸에 타고 가면서 바라보는 숲속의 경치처럼 휙휙 지나간다.

저자는 그런 속도로 의 생각들을 헤집어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그러니 잠깐만 그 흐름을 놓치면 - 트럭 짐칸에서 바라보는 경치처럼 - 벌써 다음 계곡을 지나 산에 이르니, 조심 조심해야 한다.

 

저자는 그런 흐름을 속도감 있게 전달해주고 있는데, 하나만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트럭이 달려가는 것을 살펴보자. 지금 는 트럭의 짐칸에 타고 있다.

 

<정찰병인 나는 트럭에서 망을 보았다. 바람에 건조해져 잔뜩 찡그린 눈에 들어오는 생명체라곤, 몇 킬로미터를 오는 동안 새 몇 마리뿐이었다. 새들은 아직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흰 줄무늬 날개를 활짝 펼치며 무리를 지어 활강하는 새들, 청어치, 덤불어치 소리가 엔진소리, 타이어 소리보다 훨씬 더 컸다. 이름 모를 작은 갈색 새들도 계속해서 길을 따라왔다. 이따금 맹금류도 한 마리씩 나타났는데.....>(13)

 

다음은 생각의 흐름들이다.

 

<나는 심장을 놓고 옆으로 물러나 한참을 씹은 다음에야 삼켰다. 드디어 내 인생이 시작하는 기분이다. 열한 살. 나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 해가 지면서 그림자도 짙어졌다. 밤은 큰 품으로 세상의 피조물을 모두 하나로 이어주었다.> (192 )

 

어른이 되는 순간을 내면에서 느끼는 장면인데, 그 순간 동시에 현실에서의 시간도 어느덧 밤이 된다. 밤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데, 바로 세상의 피조물을 (어둠 속에서) 모두 하나로 이어주는, 각성의 시간으로 다가온 것이다.

 

다음은 생각이 튀는 것을 살펴보자. ‘에게 한가지 사물, 사건을 그냥 그 자체로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튄다. 한 가지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튀어간다.

여기에서는 죽은 남자를 끌고 온 것에 대한 생각이 어디로 튀는지 살펴보자.

 

<(죽은 남자)는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시작했다. 바위 위에 앉아 있을 때만 해도 살아 있었다. 아버지가 언덕을 질질 끌고 내려온 다음엔 할아버지가 캠프 근처의 풀밭으로 끌고 다녔고, 다시 아버지가 끌고 나와 두 번째로 그를 매달았다. 우리의 삶은 반복한다. 우리뿐 아니라 그전의 누구라도. 예수 역시 자신의 십자가를 끌었다. 십자가는 고통의 양식, 인간 삶의 형식이다. 그 어떤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는 이 땅에서 무거운 짐을 끌고 간다. 이른바 '예수의 수난'. 예수는 우리 스스로를 동정하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243)

 

시체를 끌고간 그 행위가 예수가 십자가를 끌고간 행위로 튀어간다. 그러니 이 책 읽으면서 그 가닥을 잠깐이라도 놓친다면, 우리는 어디를 가고 있는지를 모르게 된다. 소설 속에서 방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상을 지우고 오로지 타깃만을 남겨둔다

 

그러한 생각의 흐름을 면밀하게 관찰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그래서 끝을 향하여 가는 동안 한시도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긴장과 서스펜스? 물론 이런 말로는 다 표현되지 않지만, 이 소설의 진행을 그대로 사람들의 인생, 삶에 대입해 본다면, 이 소설은 그대로 한편의 인생 기록이 될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죽이기 위해 이 세상에 나왔다. 의심의 여지없는 진리, 바로 가족의 법칙이자 세상의 법칙이다.> (184)

 

 

 

누구를 죽이느냐?

<이번에는 꼭 죽여라. 조준경으로 녀석을 확인하고 가늠자를 가슴에 맞춘 다음 방아쇠를 당기는 거야. 반드시 해야 한다. 아니면 네가 죽어.>(286)

 

그렇게 할아버지는 말했다. 그런 말을 들은 다음, ‘가 겨눈 대상은? 방아쇠를 당긴 대상은?

, 여기에서는 말하지 말자.

다만, 이 말은 기록하기로 하자. 책을 덮은 다음에도 여운을 남기는 말이니까...

,

<내 눈은 훈련받은 대로 배경을 지우고, 세상을 지우고 오로지 타깃만을 남겨둔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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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차이나 -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KBS <슈퍼차이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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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 모두 편견이었다.

 

중국 돼지가 세계 콩 가격을 올린다.

 

먼저 이런 생각해보자.

돼지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

 

이 책 45쪽을 읽고 든 생각이다. 지금까지 전혀 그런 생각을 못했다. 돼지고기를 먹어는 봤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기 위하여 먼저 할 일은 돼지의 배를 먼저 채워야 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먹을 곡물로 먼저 돼지의 배를 채워주어야만, 돼지가 그것을 먹고 살을 찌우고 그 다음에 그 살을 우리 인간들에게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돼지는 곡물 먹은 하마라 불릴 정도로 많은 곡물을 먹어치우는 동물이며, 돼지의 체중 1kg을 불릴려면 3kg의 곡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5)

 

그러니 중국은 돼지를 살찌우게 하기 위하여 콩을 수입하는데, 그래서 세계의 콩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 이것이 이 책 <슈퍼 차이나>를 읽으면서, ‘끔찍한 일이구나,’하는 생각 먼저 들게 된 사연이다.

 

이 책은?

 

KBS 에서 중국 관련해서 분야별로 중국의 부상을 속속들이 보여줌으로써 변하고 있는 중국을 보다 자세하고 종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총 7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총 7편의 다큐멘터리가 방송이 되었는데, 반향이 대단했다는 것이고, 그 반향에 힙입어 시청자, 또는 독자와 소통을 더하기 위하여 책으로 엮어낸 것이 바로 이책, <슈퍼 차이나>이다. 그런만큼 이 책은 방송을 거의 옮겨 놓은듯한 편집으로 그 가독성에서 아주 우수하다 할 것이다.

 

이 책에 포함된 중국의 모습, 분야

 

여기에서 분야별이란, 인구, 기업, 경제, 군사, , 문화, 공산당 해서 7개 분야를 말하는 것이다.

 

인구, - 세계 최고의 소비력, 13억 인구의 힘

기업, - 짝퉁을 넘어 세계 1위로, 중국 기업의 힘

경제, - 지구촌을 집어 삼킨다, 차이나 파워

군사, - 막강한 군사력으로 패권을 노린다, 팍스 시니카

, - 땅이 지닌 잠재력, 대륙의 힘

문화, - 문화 강국을 향한 전략, 소프트파워

공산당 - 중국식의 강력한 지도력, 공산당 리더십

 

인구의 힘, 사람 숫자가 13억이라니

 

이 부분에서 맬더스의 인구론에 대한 마오쩌둥의 비판적인 생각이 돋보였다.

원래 맬더스는 인구증가는 언제나 식량 공급을 앞지르는 경향이 있다며 엄격하게 산아제한을 하지 않으면 인류의 운명은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며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는데, 마오쩌둥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논리로 비판적이었다.

 

맬더스는 인구를 소비적 관점에서만 파악했다. 인구는 인구(人口)일 뿐만 아니라 인수(人手)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중국은 13억의 입과 함께 13억의 노동력을 보유한 셈이다. (29)

 

그러한 인구의 힘이 현대의 중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인구를 단순한 먹는 입으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들어 생산력으로 바꾼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것, 역시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

 

 

돈이 말하는 사회 - money talks

 

그러나 그런 중국의 변화는 부작용도 많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돈이 말한다는 것!

돈이 말한다, 즉 돈이면 무엇이든 한다, 돈이면 안되는 게 없다는 말인데, 중국에서도 그게 통하니 신기한 일이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인데 돈이면 안되는게 없다니.

 

일례로, 윈난성에서 벌어진 사건을 살펴보도록 하자.

여기가 원래 중국 차의 고향으로 알려진 곳인데, 그래서 예부터 다양한 차를 재배해 왔으며, 이 곳에서 생산되는 차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여기에 우스운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윈난 성에 중국 전통차 대신에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 이는 먼저 중국인들의 차습관이 변한데 따른 것인데, 중국인들이 이제는 전통차 대신에 커피를 더 즐겨 마신다는 것. 그래서 중국의 커피 시장은 매년 15 %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발 맞추어 윈난성에서 전통차 대신에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 윈난성으로서는 돈이 되는 커피 시장이 차 시장보다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 윈난성에는 차 밭 뿐 아니라 쌀이나 옥수수 등 전통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도 찾기 어렵다, 대신 이곳의 농민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부유한 삶을 즐긴다. (48)

 

그렇게 자본의 논리가 중국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중국의 모습이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

 

이 책은 그러한 중국의 변화를 가감없이 드러내 보이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그런 변화가 중국을 넘어 다른 나라로, 세계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까지 분석해 놓고 있다.

 

예컨대, ‘세계자원이 있는 곳에 차이나 머니가 있다는 항목을 보면 특히나 아프리카에서 차이나 머니의 활약이 두드러지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다양하고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자원을 개발할 만한 자금과 기술,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중국은 아프리카의 각 나라에 도로나 철도, 학교, 병원 등 사회기반 시설을 지어주고 대신 자원을 챙겨간다.

 

그런데 여기 부작용이 많이 발생한다. 예컨대 잠비아에 진출한 중국 기업이 노동착취, 인종 차별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일으켰다. 그래서 중국에 대한 잠비아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여기에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경고를 덧붙인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자본은 단지 선의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움직이는 자본은 거의 계산속이 따른다. 하나를 주는 대신 둘을 받거나 셋을 요구하고, 자본의 힘으로 정치적 관계에서도 우위를 점한다.>(140)

 

더하여 중국의 자본이 유럽의 물류를 장악한 사실도 있다. (143쪽 이하)

 

어디 그뿐인가? 중국의 자본은 세계를 향하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일례로, 제주도의 관광 사업은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지도로 재편성되고 있다. 우스개 이야기가 도는데,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도에 많은 것은 돌, 바람, 여자가 아니라 돌, 바람, 중국인이라는 것이다. (51)

 

아쉬운 점, 지명과 인명 표기 문제

 

,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 내용중에 한자병기를 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점이다. 예컨대 중국 지명, 또는 인명 같은 경우는 거기에 한자를 적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또 하나 인명은 소리나는 대로 표기한 반면에 지명은 한자명을 그대로 적어서 혼란이 생기기도 하였다. 인명을 표기한 경우에도 그 기준이 무엇인지 오락가락 하는 경우가 많았다.

 

25쪽의 중국 칭화대학교 공공관리학원 후안강이란 표현에서 보면, '칭화대학'이란 '청화(淸華)대학'을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이 분명한데, 인명인 후안강은 소리나는대로 적은 것인지, 아닌지 불분명하다. 아마 한자를 우리 식 발음으로 적은 것 같다.

 

그런데 다음 페이지에는 인명을 소리나는 대로 표기했다.

상하이의 고급 주택에 사는 리쥐샤 씨도 ...” (27)

우리식 발음으로 ’, 또는 라고 읽는 한자는 없으니, 리쥐샤 라는 이름은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이 분명하다.

 

또 지명 또한 마찬가지이다.

상하이는 소리 나는대로 표기한 반면, 341 쪽에서 선전은 우리식 발음으로 적어 놓았다.

 

341 쪽의 선전은 분명 도시이름인데 한자병기도 하지 않았고, 또 소리 나는 대로도 표기하지 않아서.... 그 점이 하나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금 이시대의 중국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최적의 책이라 할 수 있다. 곧 세계에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게 될 힘이 있는 나라, 그 나라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 누가 움직이고 있는가 하는 분석은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는데, 7편의 <중국식의 강력한 지도력, 공산당 리더십>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막연하게 중국은 비효율적일 거라고 생각하던 그간의 편견을 송두리째 깨버리는 기회를 갖게 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 편견은 비단 정치적인 면만이 아니라, 여기 기술된 7개 분야의 모든 면에서 다 그러하다 할 것이니, 이 책으로 그간의 편견 모두 씻어내는 것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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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은 무엇입니까 - 22개국에서 108가지 사랑을 만나다
김수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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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종합 보고서 

 

이 책,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

김수영, 중학교까지 자퇴했던 문제아였지만 실업계 최초로 골든벨을 울렸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던 25세의 어느 날, 몸에 암세포가 발견된다. 이를 계기로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을 써내려간 73가지 꿈 리스트를 작성, 2005년 무작정 런던행 비행기 표를 끊으며 꿈의 여정을 시작했다,는 저자의 이력. 

 

저자를 좀 더 알기 위해, 저자가 등장하는 KBS 2의 프로그램 하나를 시청했다.

<꿈에게 길을 묻다>

저자의 모습이 생생하게 등장한다.

여수정보 과학고등학교, 19991217일 도전 골든벨에서 골든벨 울림.

그리고 런던에서 회사원으로 생활,.....

 

저자의 그러한 도전이 눈부시다. 다른 사람같으면 좌절했을 상황에서 오히려  저자는 그것을 박차고 나가 사랑에 관한 기록을 남긴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이력은 매우 특이하고, 그런만큼 이 책의 가치가 있다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말썽쟁이, 골든벨 소녀, 고학생, 알바생, 패기 넘치는 직원.....누군가는 모험심 넘치는 여행자로, 누군가는 롤 모델로, 누군가는 암 극복자라는 민망한 타이틀로 나를 불렀다.>(353)

 

사랑을 발로 확인하며 써내려가다

 

그런 저자가 사랑에 관한 책을 썼다. 어떻게? 발로 쓴 책이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사랑에 관한 생각을 쓴 게 아니라, 이 지구를 온통 헤매고 다니면서 사랑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열매 맺고, 혹은 기쁨과 슬픔의 모습으로 형상화되는가를 찾아다니며 쓴 글이다.

 

그래서 이 책은 '사랑은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삶으로 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그러니 사랑을 하려는 사람들, 특히나 사랑에 고픈 사람들, 사랑에 상처받고 아픈 시절을 보내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큰 위로로 다가 올 것이다.

 

사랑의 모습들

 

저자가 찾아낸 사랑의 모습들은 어떤 것일까?

그 모습들을 저자는 책에 다섯 가지로 분류해 놓았다.

 

<사랑이 아프다.> 사랑이 아픔으로 형상화 되는 사례들이 맨 먼저 등장한다.

그 다음에, <사랑을 묻다.>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사랑을 껴안다.>

<사랑을 넘어서다.>

 

그 다음은? 당연히 사랑은 지금까지도 계속되어 왔으니, 앞으로도 사랑은 영원히 누군가에 의해서, 누군가에게로 지속될 것이기에 <사랑은 계속된다>이다.

 

인상 깊게 읽은 사랑의 이야기들

 

이렇게 대분류된 사랑의 모습들을 저자는 맛깔나게 그려내 보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사랑을 분류하고 그려내는 그 지난한 작업을 해 낸 저자의 노력 덕분에, 사랑에 관한 책중에서 으뜸이라 할 만하다.

 

인터뷰 하는 동안 그들의 사연에 공감하고, 그 인생을 껴안아준, 그래서 사랑의 아픔이 있다 할지라도 저자의 따뜻한 마음씨로 사랑을 느끼게 되었을 그 사랑의 사연들이 하나 하나 소개되고 있는데,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대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인상 깊게 읽은 부분들을 몇 개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비밀이 없어야 하고

두 번째로 서로를 신뢰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의견차가 있어도 서로를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요.>

- 22년간 결혼생활을 한 라울, 리진카 부부가 깨달은 교훈 (207)

 

<연인이라 생각하면 상대가 내게 무엇을 해줄까를 기대하지 않고 내가 상대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거든요.> (207)

 

<세상은 자기가 힘들다고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의 삶을 파괴하고, 다른 이의 생명을 담보로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렇게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것이 인간의 사랑과 신의 사랑의 차이인 것인가?> - 게릴라에 의해 고아가 된 아이를 돌보는 에니스의 말. (88)

 

<해피엔딩일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존재 그 자체를 감사히 여겼기 때문이리라.>

- 불륜으로 시작했지만 결혼에 골인한 재미교포 민형씨의 경우 (199)

 

<우리는 사랑이란 매일매일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결혼 후에 자동적으로 사랑이 유지되고 평생 행복하리라 기대하는 건 착각이거든요.>

- 아직도 사랑이라는 말을 부끄러워하는 티키레와 토니 부부 (342)

 

그렇게 저자가 발로 뛰면서 수집한 사랑의 이야기들은 사랑이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훌륭한 대답이 되고 있다. 어줍짢게 사랑의 개념을 논하는 것보다 이렇게 사랑의 실제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것, 더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대답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질까?

 

인용해두고 싶은 글이 있다. 233쪽에 나오는 우리는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질까, 하는 글이다. 조금 길더라도 음미할 내용이 많으므로 인용해본다.

 

<우리는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질까? 인류학자 헬렌 피셔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개 민족적, 사회적, 종교적, 교육적 및 경제적 배경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여기에 육체적 매력과 지적 수준, 태도와 장래희망, 가치, 관심사, 사교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비슷하면 더할 나위 없다. ...종합해보면 나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셈이다. ..여기에 추가로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우리는 기쁨, 슬픔, 불안, 두려움, 호기심 등 정서적으로 각성된 상태에서 쉽게 열정에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다.>(233)

 

저자의 분석,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다. 사랑에 관한 종합보고서라 해도 될만하다. 조금 더 읽어보자.

 

<거기다 역경이 있으면 열정은 더욱 고조된다. 그러니 주변에서 반대를 하면 할수록 두 사람의 사랑은 뜨겁게 달궈질 수밖에.>(233)

 

이러한 분석 결과를 가지고 사랑을 찾는다면, 더할 나위없는 훌륭한 사랑이 이루어질 것 같다.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사랑을 얻으려는 자, 추상화된 왕자, 공주의 이미지로 사랑을 그려보는 자에게는 안성맞춤인 분석이다,  

 

 

루미의 시- 새롭게 깨달은 사랑

 

이 책 중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남는 것은 저자가 소개한 루미의 시().

이 시 한편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의 대상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된 시다.  20쪽과 355쪽에 두 번 실려있으니, 저자가 이 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봄의 정원으로 오라

아 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이곳에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게 사랑이 아니겠는가?

당신에게 사랑은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 저자는 이 시 한편에 오롯이 사랑의 의미를 담아 놓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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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살 것인가 판미동 영성 클래식 시리즈
크리스 프렌티스 지음, 김지영 옮김 / 판미동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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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으면, 이제 삶 속에서 실천하라 - 선과 행복의 기술

 

이 책의 원제는 <Zen and the art of happiness>,번역하면 <선과 행복의 기술>이다. 저자는 크리스 프렌티스인데, 그는 약물 치료센터인 <패시지스>의 소장이며, <역경>과 선() 사상 등에 대한 저술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진정한 행복을 어떻게 얻는가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선에 대해서는 많은 언급을 하지 않고, 행복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따라서 영문 원제보다는 한국판 번역인 <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살 것인가>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이 드는 책이다.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법칙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행복이란 우리가 사는 세계의 법칙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얻는 행복을 의미한다. 구래서 저자는 이 책을 쓰는 목적을 우리가 사는 세계와 우주를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법칙을 이해하여, 삶에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데 있다”(27) 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 자자기 생각하는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법칙은 무엇일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때로는 불행하고 상처를 주는 일도 일어나겠지만, 결국에는 그 모든 일 덕분에 엄청난 축복과 커다란 이익을 얻게 될 터이니라.”(22)

 

이러한 원칙을 알게 되었다면, 그에 따른 확신 - 믿음 - 도 가져야 한다.

 

<삶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우리에게 최대한 이로운 일만 일어날거라는 믿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48)

 

<행복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행복은 마음이 만들어 낸 감정입니다. 외부의 대상이나 환경 때문에 행복을 느끼기는 하지만 대상과 환경, 그 자체가 행복을 느끼게 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이런 대상과 환경에 대한 우리의 느낌, 즉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이 바로 행복을 느끼는 원인입니다.>(55)

 

이 말에 대한 저자의 부연 설명은 지금까지 내가 '생각에 관해 가지고 있던 생각에 대해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다소 길더라도 소개하련다.

 

<간단한 실례를 살펴보면 이 말의 의미를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 째 예는 수천명의 사람이 운동 시합을 지켜보고 있는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경기가 끝나면 자기가 좋아하는 팀의 승패에 따라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고,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기 결과에 따라 행복이나 불만을 표현하는 것은 외부 일에 대한 내적인 반응입니다.> (55-56)

 

조금 더 읽어보자.

 

<경기 자체가 행복이나 불행의 원인이라면 사람들은 모두 경기에 대해 똑 같은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인의 행복과 불행은 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도 이와 똑같은 이치입니다.>(56)

 

그런 설명을 듣고 보니, 나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도 그와 똑같은 이치라는 것이 납득이 되었다.

 

저자는 그런 원칙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는데, 이런 저자의 기본 원칙은 다른 데에도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례로, 저자는 스트레스 또한 이것과 결부시켜 해결하고자 한다.

 

<세상 모든 일이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자기 철학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는 절대 끼어들지 못합니다.>(146)

 

여러 가지 행복을 위한 제언들

 

<시간을 되돌려 과거의 일을 다시 돌이키거나 바꾸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일에 대한 느낌을 바꾸어 현재의 괴로움과 이 순간의 우리를 망치는 일은 멈출 수 있습니다.> (161)

 

<.... 커다란 행복을 얻으려면 기억을 살려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일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기억을 되짚어 중요한 경험들을 떠올려 다시 체험해 봅니다. 단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각각의 일에서 일어난 결말은 절대 떠올리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162-163)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일어난 일에 대하여 기존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인과법칙에 따라 새로운 반응은 새로운 결과를 낳게 되며, 그리하여 전혀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43-44)

 

<우울한 생각에 빠지면 우리 몸은 기쁨보다 우울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몸은 또 더 우울한 생각이 필요하게 되고, 끝내는 우울함에 중독되고 맙니다.> (74)

 

<변화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거기에 뛰어 들어 함께 움직이고 즐기는 것이다. - 앨런 왓츠> (110)

 

읽었으면, 이제 행동하라

 

그래서 이 책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워지는 이 시대에, 어떻게 하면 내면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가 하는 차원에서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저자는 이 책의 말미 부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인다.

<이 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적인 지식이 전부입니다. 그 지식은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습니다.>( 181)

 

그러니 이 책 잠시 덮고 여기 정리해 둔 말이라도, 따라 해 봄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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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 합격을 부르는 최적의 효과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8.0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어수룩한 소 위에 새 두 마리가 앉아있는 그림, 힘이 세다

 

미술 치료 현장에서 직접 일했던 저자의 글은 생동감이 있다. 자신감이 있다는 말이다. 그림을 앞에 두고, 이 그림을 보면 시험을 잘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저자, 그런 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 자신감은 저자가 직접 미술치료분야에서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는 데에서 비롯한다.

 

인생의 시험을 앞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안 초조 대신에, 그림을 통해서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주고, 지쳤던 뇌를 자극하고, 자신감을 불어 넣은 일련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저자의 말을 믿고 나도 한번 그런 기분을 느껴보려고 이 책 그림을 보면서, 저자의 해설을 따라가 보았다.

 

맨먼저 하는 이야기가 미국의 심리학 강의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한다.

요지인즉, 스트레스를 잠깐동안 생각하는 일은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문제가 되고 머리가 아파온다. 시험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하루 하루의 일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떻게? 그림을 보면서.

 

시험 준비, 할만큼 다했다.

 

그리고 첫 번째 나오는 그림이 귀스타브 쿠루베의 그림이다. ( 그림 제목이 소개되지 않은 게 아쉽다.) 그림에는 해변가에 서서 저 멀리 바다를 향하여 손수건을 흔드는 남자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저 멀리 바다에는 남자가 손수건을 흔들만한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 누구를 위해, 누구를 향해 손수건을 흔드는 것일까?

그런 세세한 내용은 짐작이 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그림을 보는 순간, 시원한 마음이 든다는 것.

 

저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그림 속의 사람이 서 있는 곳을 보세요. 누군가는 야트막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바위지만 이 사람은 자기 나름의 정상으로 여기며 만족감을 만끽하고 있습니다.>(14)

 

그런 만족감, 읽는 나도 조금은 느껴진다. 저 멀리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을 향해서 손수건을 흔드는 것이 아쉬움이나 안타까움은 묻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저자가 설명한 그림의 냉용이 맞는 것 같다. 그러니 저자가 그 해설을 하기 전에 한 말은 의미심장하게 들려온다,

내 할 몫은 다 했다

 

시험을 앞둔 자에게 그 말, 아주 의미있는 말일 것이다. 시험준비, 이제 내 할 몫은 다 했다. 열심히 시험을 준비해 온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면, 설령 시험 점수가 기대한 것만큼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을 만족할 것이다. 할 만큼은 다 했기에!

 

그림을 보는 법, 많이 배운다.

 

그런 식으로 저자의 해설을 따라가면서 그림에 문외한인 나도 많이 배웠다.

 

그림 보는 법에 대하여 많이 알게 된 것이다.

 

예컨대, 호선구도 들어봤나?

호선, 멀리서 구부러지는 도로나 해안선을 표현할 때에 쓰는 선인데, 활처럼 둥글게 휘었다고 해서 호선(弧線)이라 한다.

이런 호선이 그림에 어떤 역할을 하느냐? <빨간 양귀비꽃이 저 멀리서부터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내게로 다가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줄지어 내게로 달려드는 강렬한 빨간 꽃들이 주는 에너지에 흠뻑 취할 것만 같은>(23) 기분이 든다.

 

또 하나, 그림에서 운동감이 느껴진다면

 

<평면적인 그림이라도 그 안에서 운동감이 느껴지면, 그 그림을 보는 우리 몸도 운동감을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활력을 찾곤합니다.> (145)

 

색깔이 주는 느낌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빨간색은 어떤 느낌을 주는지 알아보자,

<인간의 뇌는 시각정보를 처리할 때 과거 경험이나 기억을 동원하게 되는데, 빨간 색은 불과 태양을 연상시킵니다. 그야말로 에너지 덩어리들, 에너지의 근원이지요.> (38)

 

막연하게 빨간 색에 대한 느낌은 그렇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문가인 저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내가 그렇게 느껴왔던 것이 다 근거가 있는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노란색을 알아보자.

<유채색 중에서 명도와 채도가 가장 높은 노란색은 대뇌를 자극하여, 집중력과 상상력 발휘와 관련된 역할을 하는 지적인 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55)

 

그래서 아이들에게 노란 색 옷을 입히는가보다.

 

여러 상황에 맞춤인 그림들

 

저자는 그의 임상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여기에 모두 수록해 놓았다. 그래서 비단 시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다가오는 상황별로 그림을 찾아보며, 힐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예컨대 우울함을 이기는 마음의 위안이란 항목을 보자.

어떤 그림인가 하면, 덩치 큰 어수룩한 소의 등 위에 작은 새 두 마리가 앉아있다.

저자는 이 그림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그림은 강박이나 우울함에 시달리는 상담자들이 자주 고릅니다. 이 그림을 고르고서는 피식하고 웃지요. 둔하지만 한 없이 착해 보이는 이 소 때문입니다. 든든하게 우리를 지켜줄 만한 소가 우울한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있습니다.>(269)

 

저자는 덧붙인다. < 그냥 아무 때고 기분이 좋아지고 싶은 독자에게 딱 맞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에는 조건없이 그냥 마구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271)

 

이런 책, 처음으로 경험해 본다. 저자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과연 그림이 시험을 치루는 사람에게 어떤 소용이 있으랴 하면서 읽었던 나에게 이 책은 신비로 다가왔다. 정말 그림을 보니까, 시원해지기도 하고, 힘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의 상처까지도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니 말이다.

 

더하여 이런 상황, 혹시 만나거든 이 책 펼쳐보시라.

 

망설임 없이 도전할 용기 (220)

계획이 틀어져 자책하고 있다면 (240)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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