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Little Lies (Paperback, Large Print)
리안 모리아티 / Large Print Pr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처받은 군상(群像)

 

의심암귀(疑心暗鬼)라는 말이 있다.

 

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있지도 않은 귀신이 나오듯이 느껴진다는 뜻이다. 곧 마음속에 의심이 생기면 갖가지 무서운 망상이 잇따라 일어나 사람은 불안해진다. 그리고 선입관은 판단을 빗나가게 한다.

 

* 열자(列子)》〈설부편(說符篇)의 이야기이다.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렸다. 도둑 맞았다는 생각이 들자, 그 중에서 이웃집 아이가 수상쩍었다. 그의 걸음걸이를 보아도 그렇고, 안색을 보아도 그렇고, 말투 또한 영락없는 도끼 도둑이었다. 그러나 며칠 후 밭두렁에서 도끼를 찾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웃집 아이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그의 거동이 조금도 수상쩍어 보이지 않았다.

 

여기 이 책,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사소한 거짓말 하나가 일파만파 커져나기 결국은 비극적으로 끝이 나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 사람이 그렇게 믿는다는 거야...그리고 이제 다른 부모들이 그렇게 믿게 된다는 것도. 사실 나도 지기가 정말로 그런게 아닌지 모르겠어.>(393)

지기의 할머니, 즉 제인의 엄마가 한 말이다.

 

<하기야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도 지기가 했을지도 모른다고, 조금은 의심했던 게 분명하다.> (503)

제인의 생각.

 

문제의 거짓말은? 작가의 트릭 하나

 

제목이 거짓말이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다.

그러니 독자들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사건의 발단이 되는 사소한 거짓말이 어떤 것인지 불을 켜고 찾게 된다. 내가 그랬다.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은 33쪽이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완전한 거짓말은......>

 

이 문장에 자연히 시선이 가게 된다, 이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가?

 

또 거짓말이 등장한다. 37쪽이다.

거짓말을 하면 복잡해져, 엄마., 이렇게 말하는 게 대화를 끝내는 법이야.”

 

거짓말을 하면 복잡해진다니, 그렇다면 분명 이 거짓말이 문제의 거짓말이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문제의 거짓말은 거짓말이란 단어의 힘을 입지 않고 등장하다. 그러니 독자들은 그냥 무심히 지나칠 수 있다.

 

<“쟤가 그랬어요.”

아마벨라는 작은 갱스터 아이를 가리켰다.

그래 그럴 것 같았어. 제인은 생각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선생님이 지기의 어깨를 짚었고, 아마벨라가 고개를 끄덕였고, 지기는 고개를 저었다.

나 안 그랬어요.”

아니야. 네가 그랬어.”

작은 여자아이가 말했다. >(66)

 

거기, 그 장면에서 문제의 거짓말은 시작된다.

 

직소 퍼즐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

 

이 소설에서는 유난이 직소 퍼즐에 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한다.

 

<직소 퍼즐(jigsaw-puzzle)은 여러가지 작고, 보통 이상하게 생긴, 서로 연결 가능한 여러 조각들로 조립한 것으로 각 조각들은 대개 어떤 그림의 부분을 나타낸다. 그래서 완성 후에 직소 퍼즐은 전체 그림을 나타낸다. 어떤 종류는 퍼즐이 완성되면 원형의 구조를 가지게 되며, 광학적인 환상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완성한 퍼즐은 창작품들처럼 벽에 장식하기도 한다.>

 

제인의 부모 집에서는 아예 식탁위에 직소퍼즐이 항상 놓여있을 정도다.

왜 이 소설의 작가는 직소퍼즐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일까?

 

이 소설 자체가 직소 퍼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에 등장하는 사소한 것(직소퍼즐의 조각) 그 어느 것 하나, 뒤에 가서 나타나는 사건(전체 그림)과 연관되지 않는 것이 없다. 말 그대로, 퍼즐 조각 하나가 없으면 퍼즐 전체를 마출 수 없듯이 조각 하나 하나를 작가는 섬세하게 배치해 놓고 있다.

 

예를 들면, 11장에 등장하는 페리와 아이들간의 대화에서 어떤 힌트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묻는다.

아빠. 이 비행기처럼 높이 날 수 있어?”

그런 질문에 페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안돼. 아빠가 한 말 기억 안 나? 나는 레이더 탐지기를 피하려고 아주 낮게만 난단 말이야.”

 

이런 대화가 그저 아빠와 아이들간의 가정적이고 화목한 대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 대화는 뒤에 벌어질 사건을 치밀하게 뒷받침해주는 아주 중요한 대화다. 605쪽의 대화와 연결된다. ( 더 이상의 인용은 스포일러니까, 직접 보시기를!)

 

작가의 트릭, 둘

 

작가는 앞부분에서 지기를 폭력을 사용하는 아이로 의심받게 설정해 놓은 다음에 독자의 주의를 자꾸 그런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무언가 확실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지기가 그런 아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지기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고, 그 바람에 옆머리로 제인의 코를 세차게 들이받았고, 제인의 고개가 베개위로 벌렁 나자빠졌고, 제인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88)

 

어디 그런 말뿐인가?

작가는 다시 이런 평을 덧붙인다.

<테아 : 난 항상 그 아이에겐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지기라는 아이 말예요. 눈빛이 좀 수상하잖아요.> (89)

 

<자기는 소리쳤고, 지기의 발이 제인의 배를 강타했고, 제인은 뒤로 휘청 넘어질 뻔했다.>(256)

 

, 지기가 이런 폭력적 경향이 있는 아니구나. 지금 어머니인 제인은 그것을 모르고 있지만, 독자들에게 그런 것을 비쳐주는 것을 보니, 나중에 분명 지기가 그런 아이로 드러나겠구만’, 이런 생각을 하게끔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상처받은 군상들

 

<페리는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어서 폭력에 과도할 정도로 편집증적인 반응을 보였다.>(110)

 

<페리가 분노하는 건 병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병이다. 페리가 자제하려고 한다는 것, 폭발하려는 감정에 저항하려 한다는 건 셀레스트도 알았다.> (197)

 

<보니는 아버지가 폭력을 썼어요.>

<정말 폭력적이었어요. 보니 아버지가 한 일은 .......보니 어머니에게 그랬죠. 하지만 보니와 처제는 그것을 지켜봐야 했어요.> (600)

 

그 밖에도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하나씩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인물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작은 동네에서 아이가 무심코 한 거짓말 아닌 거짓말이 그러한 상처들을 드러나게 하고 결국은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 아니 그러한 상처들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어가니 끝은 해피엔딩이라고나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 - 사소한 고민부터 밤잠 못 이루는 진지한 고뇌까지
알렉산더 조지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

 

AskPhilosophers.org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AskPhilosophers.org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철학자들에게 묻는다정도로 번역되는 말이다.

알아보니, “2005년 철학의 대중화를 위한 교육적인 목적을 바탕으로 개설된 웹사이트다. 전 세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감정, 행복, 지식, 논리, 철학, 과학, 자살, 양심, 환경, 언어, 사랑, 윤리, 철학자 등 거의 모든 주제의 철학적 질문을 올리고 있으며, 철학자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질문에 답한다. 20158월 현재 질문은 5,278, 답변은 7,023개이며 총 53개의 주제로 분류되어 있다. 패널에 참여하여 활동중인 철학자는 23명이다.”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철학자에게 물어보자는 생각을 누가 먼저 했을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이 책의 기본바탕이 되는 사이트가 바로 AskPhilosophers.org

그 사이트에서 묻고 대답한 내용들을 책으로 펴내고 있는데, 이 책이 두 번째 묶어진 책이다.

주요내용은 도덕에 대한 질문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어려움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그런 어려움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굴복하게 되어, 인생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여 삶을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

 

그러한 어려움 중에 일부는 과연 어떤 것이 옳은 것인가하는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경우다.

그래서 옳고 그른 것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만 있다면 인생의 많은 어려움들이 풀리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옳고 그름의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이다.

그러한 어려움을 이 책을 통하여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그래서 그런 의문을 먼저 던진다.

인간은 옳은 일을 해야 하지만, 올바른 행동이라는 게 늘 존재할까? 올바른 일은 어떻게 구분할까? 그리고 옳은 일을 결정하는 것을 무엇일까?” (9)

 

다루고 있는 문제들

 

이 책에 담겨진 문제는 모두 24개이다.

그런 문제들을 크게 분류해 보자면,

내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인 문제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인 문제들

일상적으로 우리가 늘 마주치는 문제들

올바르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 흥미로운 질문들이 많이 있다.

그런 질문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한번쯤 만날 그런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은 저 강 건너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내 발 밑에서 언제든지 마주칠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자기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피해갈 수 없는 물음, 꼭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사람으로서 이 세상이 돌아가는 형세를 판단하고, 대응하기 위하여 선제적으로 가져야할 생각들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러한 인생관을 가지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질문들을 수록하고 있다.

 

바보야, 문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고 했는데, 그런 어려움을 당하여 힘든 가장 큰 이유는, 평소에 그런 어려움을 예상하지 못한 것, 그 자체다.

 

그래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문제들은 그런 어려움에 미리 대처하는데 좋은 예방주사같은 것이어서, 인생에 있어서 면역력을 배양하는 기능을 한다 하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은 둘째치고, 이런 질문을 접해본 것, 그 자체가 신선한 기쁨이었다. 그러한 질문을 접해봄으로써 사람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끌림의 미학 카리스마 법칙 - 카리스마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커트 모텐스 지음, 이소희 옮김 / 북허브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리스마, 배워서 발휘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질문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카리스마는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습득된 것인가? 카리스마는 자연적인가, 아니면 길러지는 것인가?>

 

그것에 대한 답변은? “모두 그렇다이다.”

그러니 저자는 카리스마는 타고나는 것이기도 하며, 길러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리스마의) 어떤 속성은 내재된 것이고, 어떤 속성은 학습된 것이며, 또 다른 속성은 습득된 것이다. 카리스마는 비록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배우고 숙련할 수 있다.”(17)는 결론에 이른다.

 

따라서, 이 책은 카리스마를 배울 수 있다, 습득할 수 있다, 숙련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카리스마는 중요한 동기부여이자 숙련될 수 있는, 그리고 숙련되어야만 하는 인생기술이다.> (14)

 

그러니, 카리스마를 기르는 차원이 아니라, 숙련 즉 숙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전제하에 다양한 카리스마의 기술을 숙련함으로써 당신은 영향력과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15)

 

이 책의 특징

 

이 책은 그러한 카리스마의 속성들을 그저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러한 속성들을 자기 것으로 내재화하기 위하여 그 원리를 익히고 적용하기에 이르기까지 숙련하도록 편집되어 있다.

 

특히 카리스마의 각 특성과 특징을 읽고 난 후에 각장의 끝 부분에서 스스로 점수를 매길 수 있도록 해 놓아서, 책의 내용을 공허하게 읽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카리스마의 속성들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이 책은 카리스마의 속성들을 하나 하나 낱낱이 설명하며 적용에 이르기까지 나가고 있는데,

얼마나 구체적으로 되어 있는지 예를 들어보자.

 

라포, 즉 관계에 있어서 일체감을 느끼게 되는 것, 쉽게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서로 친해지는 것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그 실행을 위한 적용방안으로 악수를 예로 든다.

그런데 저자는 악수에 관하여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놓고 있다.

 

타인과 악수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 - 다섯 가지

 

눈을 마주치는 시간의 길이

악수하는 손의 세기(강약)

악수를 지속하는 시간

손의 습기

손을 마주 잡는 깊이 (175) 

 

그러므로, 이 책은?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화려한 외양에 속 빈 강정이 얼마나 많은가? 마찬가지로 속은 빈 채 겉만 번드르한 리더십 책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이 시점에, 이런 책의 출현은 반갑다. 이론에서 실제까지, 저자가 서두에 말한 것처럼, 카리스마를 숙련할 수 있도록 해 놓은 책이라, 이 책은 훈련 매뉴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리더십 양성교육과정에서 교재로 사용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슴에 바로 전달되는 아들러식 대화법
도다 구미 지음, 이정환 옮김, 이와이 도시노리 감수 / 나무생각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들러식 대화법으로 아들러를 이해한다 

 

인간을 무엇보다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것을 많이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대화가 아닐까?

 

나와 너 간에 생각과 의사를 주고받는 대화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다.

대화가 통한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자명한 일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관계는 벽을 앞에 두고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 책 그러한 대화의 중요성을 바탕에 두고 쓰여진 책이다.

 

아들러의 존재가치

 

이 책의 가치는 우선 그러한 대화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데 있는데,  더하여 그것을 아들러 심리학의 견지에서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들러 심리학과 관련된 책들은 심리학 자체에 관심을 두었는데,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을 대화에서 응용하는 차원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러니 이 책은 바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응용하여 가슴에 바로 전달되는 대화법을 찾았다는 점, 그것이 이 책의 가치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개요

 

저자는 먼저 아들러의 심리학을 명쾌하게 요약한다.

우리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

 

그래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아들러는 의사소통을 위하여 상대방과 대등한 눈 높이, 공감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을 필두로 하여,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에서 알아야 할 기본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 실상 이 부분은 원만한 대화를 위한 방법으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아들러 심리학을 이해하는데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이 것처럼 적절하게 요약한 것은 드물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의 두 가지 모습

 

이 책에서 저자는 그러한 기초개념을 제시한 다음에 아들러 심리학에서 기본으로 삼는 '인간관계'를 파고 들어간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사람의 10가지 특징과 원만한 사람의 18가지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 항목을 읽으면서 자기 자신의 모습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유익한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화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가?

 

그 다음에는 대화의 과정을 훑어보는 차례이다.

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이 책에서는 먼저 듣는 데에서 시작한다. 듣는 것을 먼저 앞세우는 것은 대화에서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순서로 이제 자기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책, 간단하게 요점을 정리해 놓은 요점 정리 카드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간략하다. 그래서 읽는데 전혀 부담이 없다. 설령 심리학에 대하여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아들러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쉽게 읽어갈 수 있고, 이해 할 수 있다.

 

특히나 마지막 두 개의 part에서는 조직의 업무와 일상생활에서의 대화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을 정리해 놓아, 실제 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들러 심리학을 한 걸음 더 이해하게 되는 즐거움 또한 이 책의 가치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어로 세운 집 - 기호학으로 스캔한 추억의 한국시 32편
이어령 지음 / arte(아르테)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어로 세운 집안으로 걸어들어가기

 

이 책, <언어로 세운 집>은 이어령 교수가 기호학으로 스캔한 추억의 한국시 32이다.

 

다시 깨어나는 시들

 

그 시들은 이어령에 의해 다시 깨어난.

다시 깨어난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시를 읽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니 요즈음 시를 읽는 기준은 희한하게도, 학교에서 시험대비용으로 가르치는 교과서(?)에서 정해진다.

그 교과서(혹은 참고서)에서 풀이한 시 내용이 정설로 굳혀진다.

 

시 속에서 정답이 있다는 식으로 시어들을 퀴즈 푸는 것처럼 풀어낸다,

 

그래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에서 안정을 추구하려는 세력은 <파초>가 정치시인가, 연시인가 모범답안을 빨리 써달라고 할 것이다.>(237)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모범답안을 써야만 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가 그런 것인가?

이런 예를 들어보자.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 만해의 <님의 침묵>은 어떤 시인가?

 

만해를 모르는 외국의 문학 독자가 아무 선입견없이 님의 침묵을 읽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틀림없이 아름다운 연시라고 생각할 것이다. (117)

 

그러나 만해가 불교의 승려이며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라는 것을 아는 우리 한국사람들은 <님의 침묵>을 연시로 읽는 것이 아니다.

 

수능 시험에서 요구하는 정답은?

<그 결과로 님은 님이 아니라 조국을 가리킨 것이, 침묵은 이별이 아니라 그 조국을 잃은 식민지 상황을 의미한 것이라는 모범답안을 썼다. 그래서 아 님은 갔습니다로 시작되는 님의 침묵은 기미독립운동의 좌절을 노래한 삼일절 노래가 되어버린다.>(117)

 

그러니까 님을 어느 한정된 대상에 국한시키려 하는 태도는 한국의 전통적인 말 뜻은 물론 만해의 그 정의에서도 어긋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19)

 

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수능시험의 모범답안으로 읽혀지는 시들을 다시 불러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고 있다.

 

시를 읽는데 선입견을 버려라

 

그래서 시를 읽을 때에 이미 익숙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환의 <파초>를 이어령의 시각으로 읽어보자.

 

지금껏 우리는 그 파초망국의 설움을 표시하는 시어로 읽어왔다.

그렇게 읽으면 어떤 일이 생기느냐?

 

<이렇게 시를 구호로 고쳐주면 불투명했던 의미들이 단순명료하게 된다.>(231)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대로, 시를 총체적으로 읽으면 이제 밤이 차다이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앞으로 올 겨울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껏 읽어왔던 것처럼, ‘이 시는 일제의 식민지 상황을 노래한 시다라는 말이 맞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제 겨울이 오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따뜻한 계절이었다는 말이냐?

그런 질문에 대답할 말을 잊게 만든다.

 

따라서, 이렇게 이어령의 시각으로 이 시를 읽어보면, <파초>는 일제 식민지 상황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결론을 내린다.

<그런 한 가지 의미로만 읽으려고 할 때 우리는 시의 많은 부분을 제거하거나 눈감아버려야만 된다....> (233)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

 

이런 시도를 통해 저자가 의도하는 바는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발견된다.

 

<시는 정답을 감추어 놓은 퀴즈 문제가 아니다. 차라리 침을 놓듯이 시 전체의 신경망 그리고 상호 유기적인 상관성에서 시적 언어의 혈을 찾는 작업이라고 하는 편이 옳다.> (147)

 

<일단 시가 태어나게 되면 그 언어들은 그것을 낳은 시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자기 자체의 이미지로 홀로서기를 한다.> (176)

 

다시 말하면, 시어를 문제집의 객관식 답변 수준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님이 무엇을 가리킨 것인지, 마돈나가 누구인지 시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한마디 말로 풀이해달라고 할 것이다. 그것이 산문적 언어로 뚜렷하게 기술될 수 있는 것이라면 왜 그렇게 시인 자신이 애타게 불렀겠는가?> (247)

 

<그러나 시에서 일상의 논리에 길들여진 언어가 해체되는 그 거북스럽고 불안한 떫은 맛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단지 먼 남국의 파초가 밀실의 머리맡으로 다가오는 그 경이로운 시의 축지법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237)

 

선입견 없이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그 애타게 불렀을 그 님을 우리도 같이 불러보면서, 새로운 시의 세계로 들어가 보면 어떨까?

시는 언어로 세운 집이니까, 겉에서만 놀지 말고 그 속으로 성큼 걸어들어가 그 집의 참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