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를 찾아서 1 - 리링, 다산, 오규 소라이, 난화이진과 함께 떠나는 진경환의 논어 여행
진경환 지음 / 소명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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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잃은 개를 찾아서 1권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리링, 다산, 오규 소라이, 난화이진과 함께 떠나는 진경환의 <논어>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리링(李零)은 베이징 대학의 교수로, 중국 학계에서 고문자학, 고문헌학, 고고학의 이른바 삼고학에 정통한 학자로 널리 인정을 받고 있는 중견 학자이다. 그의 저서인 <집 잃은 개>는 이른바 삼고학에 바탕을 두고 1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철저하게 논어를 주석하고 해설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으로 보자면 그 책 <집 잃은 개>와 관련이 있다. 저자는 말하길, ‘<집 잃은 개>를 저본으로 삼아 미욱한 나도 감히 인간 공자를 만나는 여정을 따라 나서기로 했다’(6)고 하면서, 리링으로부터 다산, 오규, 소라이 등의 저작을 살펴보면서, 논어를 다시 해석하고 있다.

 

여기 동반 여행을 떠나는 인물들

 

저자가 함께 논어 여행을 떠난다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리링은 <집 잃은 개>로 이 책에서 주요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되는데. 그래서 그의 저서인 <집 잃은 개>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리링 교수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첫 부분에서는 공자는 결코 성인이 아니며 뜻을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나 그러지 못했던 외로운 지식인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이것은 제목 집 잃은 개가 탄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여기서 본문의 내용을 다시 요약하면서 공자가 천명, 인성, 성인, , 군자등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복기하면서 공자라는 인물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집 잃은 개> 도서 소개중에서 인용)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의 학문적 깊이는 굳이 재론할 여지가 없으며, 이 책에서 인용되는 <논어고금주>는 논어에 관한 탁월한 해석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규 소라이는 일본의 유학자이다. 여기에 인용된 그의 저서는 <논어징>이다. 

그리고 대만 출신의 동양학자 난화이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누군가 했더니 내가 읽었던 <역경잡설><주역계사강의>의 저자 남회근(南懷瑾)이었다.

그 밖에 여러 명, 여러 책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논어>를 여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저자가 인용한 논어 관련 저서는 다음과 같다.

 

리링, <집 잃은 개>

다산 정약용, <논어고금주>

오규 소라이 <논어징>

남회근, <논어별재>

 

성백효 <현토완역 논어 집주>

배병삼 <한글 세대가 본 논어>

 

이 책의 가치는?

 

이 책은 저자인 진경환이 펴낸 ‘<논어> 여행1권에 해당된다.

1권에는 <논어>학이부터 향당까지 실려 있다.

 

우선 이 책은 <논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점에 그 가치가 있다 하겠다. 아예 글을 쓰는 처음부터 저자는 여러명의 동행자를 정해서 그들과 같이 <논어> 여행을 떠난다 했고여행을 하는 동안 그들의 생각을 저자가 새겨듣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스타일로 책을 썼으니 그렇게 다양한 견해를 한꺼번에 듣는 것, 유익한 일이다.

 

또한 그렇게 다른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도  독창적인 저자의 견해도 실어 놓았다. 그들과 다른 부분 또는 다른 학자들이 언급하지 않은 부분을 상당수 만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이 이미 한번 짚고 넘어간 부분인데도 (내가 그런 책을 읽지 않아) 그저 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나에게 그것은 새로움이다.

그러한 새로움을 많이 보게 되는 책, 그러한 새로움이 많이 있을수록 좋은 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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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은 고전 읽기 - "고전 읽어 주는 남자" 명로진의
명로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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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

 

일단 고전은 어렵다. 읽어도 어렵고, 설명을 들어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그렇게 어렵기만 한 고전을 쉽게 접근할 수 없을까? 어렵지 않게 대할 수는 없을까?

 

일단 일차 저작물은 여기 방법에서 제외하자. 그러니 부득이 다른 사람이 고전에 대하여 쓰거나 말한, 글과 말을 통해서 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책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엎어치나 매치나 한가지라는 말이 공연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어렵게 여겨지던 고전들이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게 읽혀진다.

 

이 책은?

 

이 책은 저자인 명로진이 들어가며에서 밝힌 바와 같이, ‘고전을 드라마처럼 읽으면 재미있다는 신조로 동서양의 여러 고전을 풀어낸 책이다. 그래서 일단 읽는 재미가 있다. 그런 재미가 있으니 책을 한번 잡으면 '이런 식으로 고전을 읽어도 되는 거야' 라고 의아해 할 정도로,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또한 그렇게 읽어가는 동안 고전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게 되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고전에 조금이라도 접근하기 쉽도록 여러 장치를 고안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고전을 다음의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읽어 본 적 없는 고전

두번째, 지성과 교양에 목마른 당신에게 꼭 필요한 고전

세번째, 드라마적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고전

 

첫째 항목으로는 논어, 맹자, 사기열전, 역사가 있고

둘째 항목에는 향연, 한비자, 시경,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해당된다.

셋째 항목으로는 장자, 변신이야기, 일리아스, 오디세이야가 있다.

 

이렇게 구분된 고전들은 각각의 항목에 따라 '어쩌면 그리 분류를 잘 해 놓았는지' 하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설명되고 있다.

 

논어 팔일편에 나오는 공자 말씀을 살펴보자.

 

선생께서 태묘에 들어가셨을 때, 모든 일을 물으셨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가 저 추 땅의 젊은이보고 예를 안다고 했는가? 태묘에 들어가 모든 일을 묻고 있는데.”

선생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예다.” (39-40)

 

그것이 예다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지금껏 읽어왔던 <논어>에서는 일차 저작물이든 이차 저작물이든- '그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책을 쓴 사람 또는 해석한 사람 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므로 구태여 그것이 무엇이라고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읽는 사람으로서는 구태여 저자가 그것까지 말하지 않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필요성 마치 독자인 자기도 아는 것처럼 생각되어 을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버린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읽은 고전을 나중에 다시 새겨보려면,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지 않으므로, 고전의 이해는 그저 그 자리를 맴돌 뿐, 한 발자국도 더 나가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고전이 어려울 수 밖에!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것을 대화체로 속시원하게 풀어낸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들이 나누는 실제 대화에서는 그것이 예다라는 말로 끝을 내지 않는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부가하여 설명을 하고야 말을 끝낸다. 

그래서 우리가 항용 나누는 대화체로 공자말씀을 풀어낸 저자는 '그것'을 이렇게 해석한다.

그래, 그게 바로 예다. 묻는게 예야!”(41)

 

그 말 한마디 덧붙인게 논어를 쉽게 만들었다.

 

이 책의 가치

 

그렇게 고전들을 쉽게 풀어낸 것, 그것이 이 책의 가치라 할 수 있다.

고전들을 그런 식으로 쉽게 다가가게 만들어 주니. 이제 고전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깝고 쉽게 여겨지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식으로 동서양의 고전을 풀어낸다.

혹시 고전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독자들이 있다면 만 가지 책을 제쳐 두고 이 책으로 다시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그렇게 이 책을 읽다보면, 이제 고전이 '이렇게 재미있었던 거야? 고전이 이렇게 쉬웠던거야' 하는 한탄을 그제서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어렵게 생각드는 고전을 다시 이 책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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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강사, 내 인생 최고의 선택
정지승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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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강사 내 인생 최고의 선택

 

프로강사의 세계, 알고 싶었다.

방송, 또는 신문 지상에 많이 알려진 프로 강사들, 듣기는 했지만 과연 그들의 세계는 어떤지 무척 궁금했었다.

 

과연 매스컴에 등장하는 것처럼, 각광받는 직업인지, 아니면 그 뒤에 어두운 면은 없는지? 그래서 접한 책이 바로 이 책, <프로 강사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다.

지은이는 정지승, 표지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웃는 모습이 예쁘다. 활기에 넘치는 모습이다. 책 제목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하는데, 어찌 웃지 않고 있으랴?

 

저자는?

 

이 책의 저자 정지승은 여군 출신이라는 남다른 경력을 가지고 있다. 육군 본부에서 여군 부사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제대 후에 아모레퍼시픽의 사내강사로 일하다가, 독립하여 전문강사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는 연 300여 건 이상 강의를 하는 인기 강사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기업의 CEO들이 강의도 많이 하고 있는데, 강의 분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27)

하나는 자전적 스토리 강의. 자신이 직접 겪은 성공과 실패 과정을 후배들에게 나누어주는 강의다.

또 다른 하나는 마케팅과 기술적 강의이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최신 동향과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

 

저자는 이렇게 강의를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이 책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바로 그 두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성공스토리도 등장하고, 또한 강사로 활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기술적인 면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프로강사로 입문해 쌓아온 성공 경험과 그 성공을 이루기까지의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아 놓았다.

 

그 자리에서 멈추지 말아라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 항목이 있다.

다름 아니라, <40년된 솔개의 선택>이란 동영상이 있다.

40살이 넘은 솔개기 살아남기 위해 높은 산에 올라가 무디어진 부리를 깨고 털을 뽑으면 100일 후 부리와 털이 다시 자라 40년을 더 살수 잇다는 그러한 내용의 동영상이다.

나도 이 동영상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활용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 이 책을 읽고 알았다.(146)

솔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기야 수명이 한정된 동물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40년을 더 살 수 있겠는가?

누가 봐도 사실이 아닐 것 같은데, 그만 동영상이 하도 그럴 듯하게 만들어져 감쪽같이 속았다. 그렇게 보기 좋게 속아넘어간 사실을 이 책을 읽고 비로소 알았다.

 

이 내용은 저자가 강사로서 얼마나 새로운 지식에 민감해야 하는지 그 사례로 들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저자가 말한 것처럼, 강사는 촉각을 세워 자기가 강의하고 있는 내용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것, 새삼 느꼈다.

 

이 책의 효용성

 

이 책은 전문강사이란 직업에 대하여 되는 법부터 시작하여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가지 설명을 해 놓았다.

 

저자의 경험과 실전 사례는 전문강사가 되려는 사람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으로, 현재 강사라는 직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시한번 자세를 가다듬어 볼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저자가 책을 쓰는 방법에 대하여 한 장을 할애하여 설명을 해 놓았는데, 실제로 책을 펴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밑줄 친 말들

 

행복하려면 일정 부분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0

 

(원고쓰는 것) 한번 극복하면 두세 번은 쉽게 집필할 수 있다. 그래서 책을 한 권도 안 쓰는 프로강사가 있는 반면 한 권만 쓰는 프로 강사는 없다. (78)

 

많이 배운다.

 

사자성어는 어떤 경우 백 마디 말보다, 더 많은 뜻을 나타낼 수 있는데, 여기 저자가 소개한 말들을 옮겨 본다. 상황에 맞추어 반추해 보면 좋을 듯하다.

 

사지사지귀신통(思之思之鬼神通) 115

생각하고 생각하면 귀신을 통해서 답을 구한다.’

 

독처무자기(獨處毋自欺) 해동소학에 나오는 말이다. 139

혼자 있는 곳에서 자신을 속이지 말아라.’

 

선승구전 (先勝求戰)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이다. 142

전쟁에 임하기 전에 미리 승리를 구하라

 

자강불식(自强不息) 역경에 나오는 말이다. 163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다.’

 

만강혈성(滿腔血誠) 192

마음속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정성

 

입이저심(入耳著心) 211귀로 들어온 것을 마음속에 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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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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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

 

저자의 문제 인식에 공감한다.

 

이 책 제목은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이다.

그런데 그 제목을 접하는 순간,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을 필요가 있겠느냐, 는 의문이 들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런 나의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요즈음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의 이유를 분석하고, 더 나아가 통일 한국 시대에 부응하는 인문학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바로 이런 시점이 동서 인문학의 뿌리에 해당하는 고전 인문학을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하는 시기인 것이며, 더 나아가 동서인문학을 한데로 융합한 퓨전 인문학’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인문학의 모습을 이해하려면, 불가불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동서 문명의 뿌리에 해당하는 고전 인문학을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난세에는 기본적으로 고금일여 및 동서일여의 관점에서 출발해야 제대로 된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18)

 

이 책의 장점

 

그래서 이 책의 장점으로는 우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저자의 자세를 들 수 있겠다.

 

인문학을 탐구하되, 그게 어떤 교양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그 뿌리를 찾아서 접점을 확인하고, 동서양의 생각을 융합하는 것, 그것이 시대에 부합하는 것이리라.

 

또 하나의 장점은 기존의 인문학 서적은 동양이면 동양, 서양이면 서양, 그렇게 한정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반하여 이 책은 동서양의 인문학을 동시에 보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동양에는 공자가 있고, 서양에는 소크라테스가 있다, 라는 식이 아니라.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한꺼번에 같은 공간에 넣어 그 둘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식의 지평이 확장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래서 저자는 먼저 동서양의 비교를 통해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한다.

그럼, 저자는 동서인문학의 뿌리를 어떻게 찾느냐?

저자는 세 가지 방법을 통하여 그 뿌리를 찾아들어 간다.

 

하나는, 대조 비교하는 방법이며, 또한 깊게 파고, 넓게 바라보는 것이다.

 

대조, 비교한다.

 

공자와 소크라테스

맹자와 플라톤

순자와 아리스토텔레스

한비자와 마키아벨리

손자와 클라우제비츠

사마천과 헤로도토스

진수와 플루타르코스

 

위의 이름들을 한번 잘 살펴보자. 누가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비교할 생각을 했을까? 그 누가 맹자와 플라톤을 비교하여 그들의 생각에 접점이 있음을 생각해 볼 생각을 했을까?

 

우선 공간적으로 그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물론 시간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생각에는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각각의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그들의 생각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방법에 우선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공자, 맹자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 비교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마천과 헤로도토스를 비교해보면, 동과 서로 사는 곳은 달랐지만, 역사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 점은 같기에, 동서양의 뿌리가 그런 곳에서 서로 만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동서양의 생각을 비교분석하는 것은 그 접점을 찾아내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생각된다.

 

깊고 넓게 판다

 

또한 저자는 동서양 인문학의 뿌리를 찾기 위하여 각각의 생각들을 깊고 넓게 파고 들어간다.

 

예컨대, 공자와 맹자는 어떤 관계인가? 소크라테스의 사상은 그가 어떤 저작물을 남기지 않았기에 누구를 통해서 그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가? 플라톤인가, 아니면 크세노폰인가?

 

그런 점들은 그들 각각의 저서를 면밀히 분석하고 파고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이 책을 통하여 그런 점들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기에. 어찌보면 수박 겉핥기 같았던 나의 인문학 공부에 많은 가르침을 준 기회라 생각이 든다.

 

공자는 성인, 맹자는 그 뒤를 잇는 아성(亞聖)의 위치에 있어 공맹자(孔孟子)라고 통칭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맹자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문하에서 수학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고, 공자의 사상은 여과없이 맹자로 전승되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점, 이 책을 통하여 둘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었다.

 

또한 소크라테스의 사상도 플라톤을 통하여 알려져 있고, 그래서 풀라톤을 알면 소크라테스를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저자는 그게 아니라, 오히려 크세노폰을 통하여 그의 사상이 전해졌다고 하여 나에게 새로운 눈을 열어 주었다   

 

결론하여, 이 책은

 

이 책은 이런 책이 많아야 한다는 말을 들을만하다. 흥미도 있지만 지적이고 재미도 가득한 내용으로 호감이 가는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동서양의 인물들을 저자의 시각을 따라서 살펴본다면, 그 생각들을 종으로 횡으로 연결함으로써 보다 더 넓은 시야와 독자적인 관점을 지니게 될 것이다. 

 

또한 저자가 그 뿌리를 찾아 들어가는 방법론을 잘 살펴보는 가운데,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힘과 이질적인 것 사이의 공통점을 찾는 눈도 길러지리라 생각한다. 즉,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다는 것, 그것도 이 책을 읽어 얻는 큰 수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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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류전윈 지음, 문현선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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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에게 제대로 걸려들었다.

 

이 책은 ?

 

꾼다운 이야기꾼에 한 번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다더니, 바로 이 책이 그거다.

이야기꾼에 그냥 걸려들었다.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 읽은 다음에야 겨우 헤어 나올 수 있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것을 각오하고 이 책, 집어 들어야 한다.

저자는 천생 이야기꾼이다.

이야기를 설렁설렁 하는 것 같기만, 독자들을 아주 어르고 눙치는데 도사급이다.

 

이 책의 내용

 

이 책의 제목은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지만, 원제는 그렇지 않다.

<我不是潘金蓮>이 원제이다. <나는 반금련이 아니다>이다.

 

그 말은 주인공의 항변이다. 남편 전 남편이 되어버린 진옥화가 화가 나서  한 말인, ‘당신이 리설현이야? 어째서 나는 당신이 반금련 같이 느껴지지?’(103) 라는 말에 대한 주인공의 항변이다.

나는 반금련처럼 악녀가 아니다, 라는 것. 결국 (살아있는) 남편에게 한 말이니, 반금련처럼 남편을 죽였다는 말은 성립이 되지 못하고, 그저 악녀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니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라는 제목은 실상 이 소설의 내용을 포괄하지 못하는 것이다. 원제가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래 놓고 옆에 간단한 부제를 붙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주인공은 결코 남편을 죽인 것이 아닌데도 굳이 그런 제목을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이 책의 줄거리

 

이 책의 줄거리는 재미있다. 그리고 너무 간단하다.

 

주인공인 중국 여인 리설현은 남편 진옥하와의 사이에서 둘째 아이를 임신한다. 중국에서는 둘째 아이는 낳는 것이 불법이다. 그래서 남편 진옥하는 직장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둘은 위장 이혼을 한다. 그런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남편, 진옥하가 서류상 이혼을 한 뒤 다른 여자와 결혼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서류상으로만 이혼을 했는데, 이게 진짜 이혼이 된 것이다. 그런 사실을 바탕으로 이제 리설현의 길고 긴 복수혈전이 펼쳐진다.

 

리설현은 부부의 이혼이 가짜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소송을 하고, 그 소송에서 패소하자, 그 재판장을 고소하고, 또 고소하고, .......그렇게 고소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 뒤로 벌어지는 사건은 이렇게 묘사되고 있다.

<깨알만 한 일이 결국 이렇게 수박만 해졌다네. 개미 한 마리가 코끼리로 변한 셈이지. 이 농촌 여성의 이혼문제는 원래 그 남편과 관련된 일이었지만, 지금 그녀는 일고여덟 사람을 고소하려고 해.> (145)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인물들

 

리설현을 두고 여러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인물들이 있다. 모두다 중국의 인물들이라,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사전 정보가 필요하다.

 

소백채(小白菜) - 145, 175

: 청나라 때의 유명한 재판으로 남편을 죽였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다.

 

반금련(潘金蓮) - 103

: 소설 <금병매>의 주인공으로, 정부인 서문경과 짜고 남편인 무대를 독살한다, 악녀의 대명사.

 

두아(竇娥) - 106

: 원나라의 희곡 <두아의 원한>의 주인공으로, 젊은 과부 두아가 시아버지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죽은 뒤, 그 원한을 법정에 호소하여 갚는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 소설의 주인공 리설현은 반금련이 아니고, 소백채 또는 두아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이제 문제의 핵심은 그녀가 리설현이지 반금련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아니, 차라리 리설현이 아니라 두아였다.>(197)

 

<깨알만 한 일이 결국 이렇게 수박만 해졌다네. 개미 한 마리가 코끼리로 변한 셈이지. 이 농촌 여성의 이혼문제는 원래 그 남편과 관련된 일이었지만, 지금 그녀는 일고여덟 사람을 고소하려고 해. 그 시의 시장에서 자기 현의 현장과 법원장, 판사 등이 모두 연루되었지. 정말이지 오늘날의 소백채라고 할 수 있네> (145)

 

재미있는 이유

 

반전에 반전을 기대하면 안 된다.

반전? 물론 반전이라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반전에서 오는 재미보다는 일이 되어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모두 재미를 느끼게 된다. 소위 말하는 '깨알같은 재미'.

 

고소의 대상이 되는 현장과 법원장, 판사 등은 물론이거니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나던 조대두에 이루기까지, 그들은 인간이 자기들의 이익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산 증인으로 등장하여, 이 소설을 재미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은?

 

그런데 리설현의 고소 사건을 둘러싸고 고소당한 사람들, 그리고 관련자들이 모두가 머리를 짜내고,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해 봐도 리설현의 고소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독자들도 여기에서 막막해 한다.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사건 앞에서, 이게 어떻게 풀릴까, 하는 조바심마져 느낄 정도이다.

 

그런데 작가는 멋지게 해결한다.

그 남편을 죽이는 것이다. 남편의 죽음으로 모든 고소의 의미가 사라져 버리니, 그 사건은 보기 좋게 풀린 셈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과 관련하여, 주인공이 한 마디 할만도 하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남편을 죽인 것이 아니라, 작가가 죽인 것이다. 그러니 주인공이 이 책의 제목과 관련하여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일 것이다.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든 두가지 생각

 

하나는, 혹시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한 가지 억울한 일을 가지고 20년 동안이나 풀지 못하여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그 둘은, 이 책에서는 줄거리와는 별도로, 중국의 관료 세계를 잘 묘사해 놓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런 모습을 비판하기 위해 주인공의 사건을 벌여놓았을지도 모를 정도이다.

 

그런데 다시 한걸음 생각을 더 나가본다면, 그게 반드시 중국에 국한되는 일일까? 관료주의의 병폐는 비단 중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만연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이 소설을 더욱더 현장감이, 현실감이 넘치는 소설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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