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처럼 생각하고 리드하라 - 명장들에게 배우는 리더십 전략
유성은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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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처럼 생각하고 리드하라

 

이 책은?

 

리더십에 관한 책이다. 그러니 자기계발 서적에 속한다.

이순신 장군을 성공한 리더로 보고, 그의 행적을 쫒아가면서 리더의 자질과 행동을 살펴보는책이다. 어찌보면 전형적인 리더십 책이다.

 

이 책은 개정판인데, 초판은 2001년에 나왔다.

초판과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대개의 경우, 자기 계발 서적은 개정판을 내기보다는 기존 내용을 변형시키고, 다른 내용을 몇 개 첨부한 다음에 다른 책으로 출간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솔직한(?) 사람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다른 책의 대항목에서 언급된 내용을 자기 책에서 소항목으로 집어넣고, 같은 예화를 인용하면서 다른 교훈을 찾아내는 식으로 책을 펴내는 사례를 많이 보아 왔다. 그러니 저자가 그런 면에서 돋보이는 것이다.)

 

다른 리더십 서적과의 차별성

 

이 책은 다른 자기계발, 리더십 책과는 차별성이 있는데, 그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이순신의 리더십 항목에 이순신의 시간 활용법을 집어 넣은 것이다.

물론 저자가 특히 시간관리 전문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등 이상할 리 없지만, 하여튼 다를 책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둘째는 이순신의 리더십을 논하는데 곁가지로 선조와 원균 그리고 류성룡의 모습도 같이 살펴본다는 점이다.

리더십을 논하는데, 많은 저자들이 성공한 사람들만 보고 그들만 보여주는데, 이 책의 저자는 선조와 원균을 거론하며 실패한 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믈론 그렇게 실패자를 거론하는 이유는 이순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실패자를 거론한 것 자체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변해야

 

그런데 이제 리더십관련 책은 거의 포화상태가 아닌가 싶다.

물론 새로운 독자층이 또 나올 것이니까- 예컨대 대학생 새내기. 신입 직장인들- 수요는 계속 있을테지만, 그래도 이제 리더십 분야는 종류가 너무 많아, 과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진짜 그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영양분 있는 양식을 주기 위한 방법이 자기 계발 분야, 성공한 리더를 따라가자는 리더십 책이 유일한 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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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나남 셰익스피어 선집 5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성일 옮김 / 나남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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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한 번에 하나만 더 알아도

 

셰익스피어 전집 목록을 보니, 아직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것도 있긴 하지만, 어느 것은 몇 번씩 읽었다. 이 책 멕베스도 몇 번 째 읽는 작품이다.

 

그렇게 같은 작품을 거듭 읽어도 되는 것일까? 읽은 것이니까, 이제 그만 읽고 읽지 않은 다른 작품을 읽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멕베스를 다시 읽으면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데에서 얻은 지식 축적분이 맥베스를 새로운 눈으로 읽게 만들었다.

 

어떤 것들을 다시 보게 만들었는가?

맥베스의 성은 인바니스다. (15, 43) 스코틀랜드에 있는 도시다.

그 도시는 지금 두 가지로 유명하다. 하나는 셰익스피어 맥베스의 성이 있었던 것으로, 또 하나는 바로 네스 호로 유명하다.

네스 호()? 인버니스에 바로 네스호 전시관이 있다. 네스라는 괴물이 산다는 네스 호().

 

물론 허위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네스라는 괴물이 있었다고 알려진 그 사건을 가지고 전시관까지 만들어 그 이야기를 관광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맥베스의 성이자, 작품 맥베스의 무대가 되는 인버니스, 그렇게 네스호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고 맥베스를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혀지는 것이다.

그전에는 그 성이 별 의미가 없었다. 그저 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곳이거니 했는데, 그것을 알고 보니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진리는 한 번에 계시되지 않는다. 우리는 사물의 본질을 다만 조금씩 알아갈 뿐이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이 말은 신을 향한 말이다. 신이 우리 인간에게 조금씩 조금씩 나타난다는 말이지만, 이 말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읽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더 알게되는 작품의 묘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 여간 재미있지 않다. 그렇게 되니, 다시 읽게 될 때마다 기다려진다, 어떤 것이 나에게 새로워질까!

 

번역의 참신함

 

이 책은 내가 전에 읽은 맥베스와는 번역자가 다르다. 이 책의 번역은 현재 연세대 명예교수인 이성일이 했다.

물론 맥베스를 이성일 교수가 처음 번역한 것은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이제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졌고, 또한 그의 책도 거의 다 번역이 된 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번역이 요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바로 이 책에서 찾았다.

이성일 교수의 새로운 시각이 들어있는 것이다.

더하여 역자는 지금까지 셰익스피어에 관한 여러 학자들이 연구해 온 것들을 여기에 다 소개하는 것은 물론, 그런 학설에 대한 비판도 하면서 한 걸음 더 나가 올바른 해석, 올바른 번역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훌륭한 각주

 

책을 읽다보면, 본문에서 설명이 미진하여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게 된다. 특히 이런 희곡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절제된 대사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더구나 외국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이런 작품에서는 더하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역자의 해설이다.

대부분 역자들은 그런 독자들을 위하여 주()를 붙여놓고 해설을 덧붙이고 있다,

그렇게 주석을 덧붙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책 페이지 하단에 다는 방법으로, 이를 각주(脚註)라 한다. 또 하나는 책의 말미에 다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미주(尾註)라 한다,

 

그렇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에 어떤 것이 독자들에게 편리할까?

두 말할 필요 없이 해당사항이 있는 그 페이지 밑에 달아주는 각주가 좋다. 미주는 찾아보기가 귀찮아서 독자들에게는 활용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그럼 이 책은?

이 책은 각주로 되어 있다그 각주가 본문에서 더 알고 싶은 것들, 문화적 차이로 인해 미처 생각지 못하는 부분, 그리고 영미 학자들의 각종 학설까지. 이 책은 덧붙여 놓고 있다. 그래서 설령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항목이라 할지라도 역자의 각주를 훑어보다가 뜻밖의 의미를 알게 되어, 본문의 내용을 더 한층 깊게 이해하게 되는 그런 기쁨을 맛보게 된다.

 

이 책, 이성일 교수의 번역으로 새로 나남 출판사에서 출간한 맥베스, 더 한층 깊고 의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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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 호모아키비스트, 기록하는 사람들
안정희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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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이 책은?

 

이 책은 기록하려는 인간, 그 기록을 수집하려는 인간, 수집된 기록을 재해석해서 다른 것을 창조하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주요 개념으로서 아카이브, 아카비스트가 등장한다.

 

아카이브는 정부의 기록혹은 공문서의 의미였다가 지금은 기록이나 기록물을 보관하는 장소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12)

그리고 아카비스트는 그런 기록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는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 상처를 위로하는 기록의 역할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1 부는 스토리 텔링의 개념부터 시작하며, 생활의 기록이 역사를 만들어내며, 결국 그 역사를 모두가 공유하는 가운데 세상을 바꾸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2부에서는 그런 기록을 남긴 사례들을 찾아다닌 저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자가 책에서 찾아낸 이야기, 발로 찾아다니며 본 기록물들, 그런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3부에서는 기록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기록하고 남겨야 할 대상을 선택하고 보관하며 폐기하는 방법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여기에는 선택과 보관 그리고 폐기에 임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된다는 것, 결국 인간이라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기록과 기억의 의의

 

대체 우리는 왜 기록을 해야만 하는지, 그런 질문에 대해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인간이 기록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

기록은 생각할 시간을 준다. 이 때 생각은 기억을 기반으로 한다.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인간은 현재 삶을 기반으로, 공유의 기억으로부터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153)

 

<과거로부터 현재를 가늠하고 미래를 살피고자 기록한다. 음미하고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다면 만들어진 기록들은 의미를 잃어버린다. ‘에 의해 재해석되지 않는 기록은 남의 삶이다.> (157)

 

밑줄 긋고 읽을 부분들

 

<기록이 없으면 역사가 없다.> (58)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함께하는 기억이 부족하다. 그저 개별적인 인간들이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결과물만 사라진 게 아니다. 개인의 삶을 풍부하게 하던 공유기억의 상실은 우리의 자아를 파괴하며 나아가 과거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는다. >(75)

 

<문화란 공동체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 제안해주는 장치이다.> (96)

 

<예로부터 권력자들은 권력을 잡는 순간 기록을 가장 먼저 기록을 불태웠다. 인류 최초의 도서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도 그렇게 사라졌으며 진시황도 분서갱유를 단행했다.> (117)

 

한 때 이런 일도 있었다네

 

그때 연속극들하고 노래들, 쑈프로들이 생각나네. <사화산>, ......<태양은 늙지 않는다>, <아씨>, <조선 노동당>.....한번은 뭔 특집방송을 보는 중에 자막으로 오늘 노동당은 쉽니다라고 나왔는데 애들이랑 그 자막을 보고는 한바탕 웃었지. (89)

 

오늘 노동당은 쉽니다라는 부분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웃음을 주는 기록, 개인이 남긴 기록이 없었으면 누가 이런 것을 기억할 것인가?

 

이 책의 주장은? 한 마디로 ...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의 기록물이 지닌 공공성에 주목한다. 오롯이 사적인 글쓰기는 불가능하다. 온전한 내 생각도 다른 사람과 사회, 역사로부터 영향을 받아 공유된 기억과 경험에서 비롯된다. (13)

 

그래서 그런 사적인 글들이 모여 결국은 공식적인 역사의 틈새를 매우고, 오히려 역사를 온전히 기록하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다른 이들도 이 글을 읽고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시작하면 좋겠다.>(201)

 

그러한 기록의 가치, 이 책이 주장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다시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를 말하자면

 

위에서 이 책의 제목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는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것은 분명하다. 이 책 전체에서 상처를 위로하는 기능으로서의 기록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처를 위로하는 기록의 역할은 양의 적고 많음에 관계없이 강조하고 싶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세월호!

이런 단어들을 열거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세월호 기억 저장소! 그런 슬픔을 기록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이 책은 분명히 하고 있다. 슬픔을 사회적 기억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이유를, 그래야 다시는 그런 기억을 촉발하게 만드는 사건을 만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록은 상처를 위로하고, 치료하며, 또 유사한 기억 발생 계기를 차단한다. 다음 글을 명심하자.

 

 

 

 

 

 

<전쟁 기록물은 인간이 인간을 살육하는 만행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절박한 시도다.>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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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회철학 강의 - 사유와 비판
정재각 지음 / 인간사랑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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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회철학 강의

 

이 책은?

 

독일 사회 철학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듣는 기분이다. 강의하는 저자 정재각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은 독일 철학자와 사회학자들 가운데서 21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과학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주요 개념들을 이해하고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독일 사회철학 강의: 사유와 비판으로 명명하였다.(7)

 

저자가 제목에 사유와 비판이란 말을 덧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 학문은 세분화되었고 연구자는 각 학문의 분야에서 깊은 우물을 피고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학제적인 연구와 융합이 강조된다. 연구자 자신의 사유의 지평을 비판하며. 이를 통해 사유의 지평을 다시 넓히는 것이다. 이런 사유와 비판은 서회철학 저작의 강독과 이해를 통해 이루어진다.> (7-8)

 

그래서 이 책은 사회철학자들의 저작물을 소개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사상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독자들이 지니고 있는 생각의 지평을 넓혀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독일 철학자와 사회학자들 가운데서 21명을 소개하고 있다.

21명의 이름에는 많이 접한 사람들도 있지만, 생소한 이름도 보인다.

처음 등장하는 쿠자누스와 마지막 인물인 루만은 처음 보는 얼굴이다. 그런만큼 나에게는 새로운 앎을 선사해 주었다,

나머지 19명의 학자는 익히 들어왔지만, 저자의 수고로 다시 한번 그들의 사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각 사상가들을 세 가지 기준을 세워 기술하였다.

 

1) 각 인물의 탄생과 죽음에 이른 생의 주요 사안과 저작을 연표로 소개하였다.

 

2) 각 인물의 사유와 비판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개인적인 가정환경, 사회적 사건, 시대배경, 저술을 둘러싼 주요 사안 등을 소개하였다. 이런 기술은 각 개인의 학문적 배경,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에 가능한 국한되도록 하였다. 인물에 대한 주변적인 이야기나 탐구는 이미 많은 책들에서 소개되고 있다.

 

3) 저작의 주요 개념을 소개하였다. 주요 개념과 의미의 설명은 2차 연구 자료보다 가능한 저자의 저작을 중심으로 하였다. 개념과 내용을 설명하고 도움을 받은 참고문헌은 최소화하며, 해당되는 원전의 본문을 가능한 직접 소개하고자 했다. (9)

 

사회 철학이란?

 

사회철학이란 사회를 대상으로 하며, 사회의 의미와 본질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질문에 답해야 한다.

 

사회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회의 기능을 무엇인가?

인간은 인간에 대해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왜 사회 계약을 필요로 하는가?

인간의 공동체는 과연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가?

인간사회의 문화는 어떠해야 하는가?

인간은 서로 간에 어떤 윤리를 가져야 하는가?

 

그런 항목에 주안점을 두고 여러 학자의 견해를 들어본다는 것, 대단한 지적 여행이다 싶다.

 

저자의 쓰기 어려움에, 독자의 읽기 어려움이 다소나마 ...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하면서 겪었던 고충을 두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사유체계의 넓음과 깊음의 복잡성으로 인해 읽고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고 둘째는 읽어야 할 분량이 많다는 점이다. (10쪽)

 

그런데 그렇게 학자인 저자도 그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일반 독자는 오죽할까?

그래서 문외한인 독자로서는 부득이 전문가의 인도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저자의 그런 고충을 토로하는 그 자세가 어떻게 보면 미더운 데가 있다, 그러한 고충을 겪었기 때문에 그런 고충을 더 겪을 독자들에게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려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책의 제목에 부제로 붙어있는 <독일 사회철학에 대한 안내서>라는 말이 적확한 설명이다. 독일의 철학자에 대해, 특히 사회 철학자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바로 그런 책이다.

 

독일의 철학, 특히 사회철학에 대한 개론서, 또는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저자가 의도한 바, ‘나와 우리의 사유의 지평이 넓어지며 고양될 수 있’(10)게 되리라 생각한다.

 

밑줄 긋고 싶은 말들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면 할수록 진리에 다가간다. (28)

자신의 무지를 아는 것을 통해서 인간은 본질적인 인지의 진보를 이루어간다. (29)

진리는 한 번에 계시되지 않는다. 우리는 사물의 본질을 다만 조금씩 알아갈 뿐이다.(30).

 

(니체가 신이 죽었다고 말한 것을) 신 자체를 부정하는 무신론자의 고백 차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186)

 

니체만큼 많은 것을 파괴한 철학자는 없다. 반면 이는 니체가 망치를 들고 부술 만큼 썩은 것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87)

 

사고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말해질 수 있는 것이며, 사고할 수 없는 것은 말로 담을 수 없는 것이 된다. (비트겐슈타인)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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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
이의선 지음 / 오늘의공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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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

 

이 책은?

 

저자 이의선은 오늘의공상의 대표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그는 이 책에서 글과 그림을 그려가며, 우리 삶의 모습을 방정식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놓고 있었다.

여기서 거론된 내용은 우리, 어른, 자신, 군대, 학교, 회사, 정답, 사기, 장난질, 빙구, 사랑, 자유, 주둥이, 반성, 레기, 다크템플러, 탈출, 인간 등 총 열여덟가지이다.

 

그러한 사항을 통하여, 저자는 , ,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들이 꽤 추잡스럽고 인간답지 못함을 한번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한 꼭지만 고르라면

 

저자의 생각은 보통의 경지와 분명 다르다. 그러기에 읽을 만하다.

 

<정답>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생각, 정답이 있다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결국 무의식 중에 다른 생각은 틀리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32) 하는 말에서는 저절로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 밖에도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이 책에서 한 꼭지만 고르라면, 단연 <14 방정식, 반성>을 들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한참 일과 돈의 관계에 대해 짜증을 느끼고 있었을 때였다. 그러다 한번은 주말에 고향을 내려왔는데,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휘휘 돌아다니다 우연히 길거리 전시를 보게 되었다. 골동품 전시가 주를 이루었고, 그 중에 눈에 들어온 건 희한하게 생긴 아프리카 탈들이었다. 작업실이 생기면 이런 거 하나 놔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자, 주인아저씨한테 질문을 했다.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조금의 침묵이 흐른 뒤 아저씨는 대답을 하셨다.

뭐인지는 안물어보네.......한 육만원쯤 되지.”

...

이건 마치 어두운 곳에서 뜻밖의 밝은 빛으로 내 눈알을 때리는 느낌이었다.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아저씨는 마지막 쐐기를 박아 주셨다.

학생인가 자네? 내가 요령 하나 가르쳐 줄게. 앞으로 이런 거 물어볼 땐 말야, 얼마냐고 먼저 묻지 말고 이게 뭔지를 물어봐봐. 그런 사람이 달리 보이지 않겠어?”>(59-60)

 

그렇다. 그 내용은 따지지도 않고 돈으로 환산하려는 못된 버릇,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가 아닌가?

 

 

책 제목을 통해서 하려는 말도 있을 듯

 

이 책의 제목은 십팔이다.

제목이 십팔인 이유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의 가짓수가 18개라서 그렇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십팔이라고 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렇게 숫자 말고 다른 것도 있다. 바로 육두문자에 해당되는 것도 있다.

뭐 굳이 여기에서 그 의미를 밝힐 필요는 없겠으나, 저자의 시니컬한 태도로 보아 제목을 이렇게 정한 데는 나름 그런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면, 나의 지나친 생각일까?

 

저자는 책, 서두에 이런 말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기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의 공상이 또다른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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