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십팔
이의선 지음 / 오늘의공상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십팔
이
책은?
저자 이의선은
‘오늘의공상’의
대표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그는 이 책에서 글과 그림을
그려가며,
우리
삶의 모습을 방정식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놓고 있었다.
여기서 거론된 내용은
우리,
어른,
자신,
군대,
학교,
회사,
정답,
사기,
장난질,
빙구,
사랑,
자유,
주둥이,
반성,
레기,
다크템플러,
탈출,
인간
등 총 열여덟가지이다.
그러한 사항을
통하여,
저자는
‘나,
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들이 꽤 추잡스럽고 인간답지 못함을 한번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한 꼭지만 고르라면
저자의 생각은 보통의 경지와 분명
다르다.
그러기에
읽을 만하다.
<정답>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생각,
정답이
있다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결국 ‘무의식
중에 다른 생각은 틀리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32쪽)
하는
말에서는 저절로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 밖에도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이
책에서 한 꼭지만 고르라면,
단연
<제
14
방정식,
반성>을
들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한참
일과 돈의 관계에 대해 짜증을 느끼고 있었을 때였다.
그러다
한번은 주말에 고향을 내려왔는데,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휘휘 돌아다니다 우연히 길거리 전시를 보게 되었다.
골동품
전시가 주를 이루었고,
그
중에 눈에 들어온 건 희한하게 생긴 아프리카 탈들이었다.
작업실이
생기면 이런 거 하나 놔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자,
주인아저씨한테
질문을 했다.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조금의 침묵이 흐른 뒤 아저씨는
대답을 하셨다.
“뭐인지는
안물어보네...음....한
육만원쯤 되지.”
아...
이건 마치 어두운 곳에서 뜻밖의
밝은 빛으로 내 눈알을 때리는 느낌이었다.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아저씨는 마지막 쐐기를 박아 주셨다.
“학생인가
자네?
내가
요령 하나 가르쳐 줄게.
앞으로
이런 거 물어볼 땐 말야,
얼마냐고
먼저 묻지 말고 이게 뭔지를 물어봐봐.
그런
사람이 달리 보이지 않겠어?”>(59-60쪽)
그렇다.
그
내용은 따지지도 않고 돈으로 환산하려는 못된 버릇,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가 아닌가?
책 제목을 통해서 하려는 말도 있을 듯
이 책의 제목은
『십팔』
이다.
제목이 십팔인 이유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의 가짓수가 18개라서
그렇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십팔’이라고
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렇게 숫자 말고 다른 것도 있다.
바로
육두문자에 해당되는 것도 있다.
뭐 굳이 여기에서 그 의미를 밝힐
필요는 없겠으나,
저자의
시니컬한 태도로 보아 제목을 이렇게 정한 데는 나름 그런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면,
나의
지나친 생각일까?
저자는
책,
서두에
이런 말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기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의
공상이 또다른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