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국인
이
책은?
이 책은
거울이다.
지금껏
보던 거울은 얼룩이 묻어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데,
이
거울은 깨끗하게 닦여 있어, 제대로
볼 수가 있다.
저자는 이 거울로 무엇을
보여주는가?
바로 한국인인 우리들 얼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 얼굴은?
놀랍게도 중
2학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것도
요즈음 말로 하는 중2병에
걸린 채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인 허태균 교수는 한국인의 현재
상태를 중2
병에
걸린 모습으로 비유한다.
저자는
“한
국가의 발달과정을 심리학적 관점을 통해 한 인간의 발달과정으로 이해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7쪽),
라고
말하며 지금 이 시점의 우리나라를 한 인간의 발달과정의 어느 한 단계로 비유해 보고 있다.
저자는 심리학적 관점으로 우리
사회를 “중2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 드리워진 갈등과 혼란의 원인이 무엇인지 면밀히 들여다본다.
저자가 착안한 여섯 가지 문화심리학적 개념
저자는 그런 한국의 모습을 분석하게
위해 다음의 여섯 가지 문화심리학적 개념을 도입한다.
주체성,
가족확장성,
관계성,
심정중심주의,
복합유연성,
불확실성
회피.
그럼 그 개념은 어떤
의미일까?
1)
주체성
한국인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영향을 받는 대상이기 보다는 타인이나 사회에 영향을 주는 주체로서 인식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40쪽)
이것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턱
쏜다’는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한
턱 쏜다’는
것은 그냥 돈을 내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기가
오늘 주인공이라는 얘기다.
자신의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분명하게 인식될 수 있는 기회를 목말라한다.
(56쪽)
2)
가족확장성
가족확장성은 한국인으로 하여금
자신이 속한 모든 사회의 조직을 가족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국가도,
학교도,
회사도,지역사회도
모두 가족과 같이,
무한
책임과 정의,
절대
신뢰 등의 원칙을 적용하려 든다.
(40쪽)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지하철에서 발견된다.
(일본
지하철에서는)
눈앞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할머니가 서있어도 젊은이들이 꼼짝을 안 한다.
왜?
우리
할머니가 아니니까.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바로 사진으로 찍혀 인터넷 곳곳으로 퍼진다.
.... 왜?
한국
할머니는 모두 우리 할머니니까.
....한국에서
노약자석이 잘 지켜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건
한국 사람이 착해서가 아니라 바로 가족확장성 때문이다.
(103쪽)
3)
관계성
한국인의 행동은 집단주의보다는
관계주의다.
집단과
조직 속에서의 공식적인 역할보다는 바로 자기 옆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40쪽)
그 예가 회사의 업무에서
발견된다.
한국인에게는 조직보다 관계가 더
중요하다.
즉
집단주의보다는 관계주의다.
조직과
회사 같은 거대 시스템보다 바로 내 앞과 옆에 앉아있는 동료와 상사,
부하직원과의
일대일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158쪽)
4)
심정중심주의
한국인들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보다도
그 행동 뒤에 숨겨진 마음,
그
심정을 중요시한다.(40쪽)
이렇게 심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요즈음 골치아픈 일이 발생하는데,
그게
바로 보복운전이다.
상대방 차의 운전자의 마음을 먼저
읽어버린다.
저
사람이 나를 일부러 골탕먹이려 한다고 그 마음을 먼저 앞서서 읽어버린다.
그게
문제가 된다.
(205쪽)
5)
복합유연성
복합 유연성은 우리로 하여금 선택을
피하고 싫어하게 만든다.
모든
것은 서로 다 통하고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성향은 오히려 하나를 얻는 대신에 그 이상을 잃어야 하는 선택을 이해하기 힘들게
만든다.
(41쪽)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모순되는
감정이나 주장을 쉽게 수용한다.
좋으면서
싫기도 하고,
기쁘면서도
슬플 수 있다.
굳이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한쪽을 선택하면서 다른 쪽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착각에 자꾸 싸면서도 좋은 걸 내놓으라 하고,
안전비용을
줄이면서도 더 안전해질 거라고 믿고,
일을
꼼꼼하게 하는 동시에 빨리 하라고 요구한다.(282쪽)
6)
불확실성
회피
한국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경시하고 꺼리는 성향이 있는데,
아게
바로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다.
(41쪽)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여섯 가지 도구로
살펴보니,
한국인인 내
얼굴이 자세히 보인다.
내가 오늘도 운전하면서 앞에서
끼어드는 차를 보면서 공연히 화를 냈구나,
하는
반성이 된다.
업무를 하면서 조직보다는 옆의
사람과의 관계를 먼저 생각했던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였구나,
하는
생각도 비로소 하게 된다.
이렇게 이 책은 우리를 잘 비쳐주는
거울과 같다.
지금껏 애써 보지 않으려 했던
우리나라의 모습과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그 한가지만 해도,
이
책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