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할빈 하르빈
이
책은?
시인이며 르포 작가인 박영희의 여행
에세이로,
중국
하얼빈을 종으로 횡으로 여행한 기록이다.
종으로라는
말은 시간을 여행했다는 말이며,
횡이란
말은 지리를 여행했다는 말이다.
그러니
말 그대로,
역사여행
겸 지리여행을 한 기록이다.
할빈,
하면 역시 안중근
의사
아무래도,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하얼빈
하면 먼저 안중근 의사가 떠오르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무엇보다도 안중근 의사 이야기가 나오면 눈길이 더 오래 머무르게 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저자도 마찬가지로
한국인이었다.
그래서
첫 페이지부터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한다.
4쪽이다.
<하얼빈역
1
번
플랫홈 바닥에 표시된 삼각형은 도마가 총을 겨눈 자리,
사각형은
이토 히로부미의 숨이 끊어진 자리였다.>(4-5쪽)
여기에서
‘안중근’이란
이름 대신 ‘도마’라고
되어 있다.
왜
그런 이름이 등장하는지?
오페라
<영웅>이
하얼빈에서 공연되고 있을 때 저자 뒷자리에서 관람하고 있던 아이의 물음도 그런 질문을 했다.
<공연
중간에 10분간의
휴식이 주어졌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뒷좌석의 한 아이가 엄마에게 ‘도마’를
묻고 있었다.
엄마,
도마가
뭐야?
우리
집 부엌에 있는 도마는 아닌 것 같은데......그러나
엄마는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174쪽)
아마 안중근 의사의 이름 대신
도마가 등장한 이유를 모르는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도마는
안중근 의사의 세례명이다.
세례명
‘토마스’를
우리 식으로 읽어서 ‘도마’라
부르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할빈 곳곳을
여행하면서 안중근 의사의 흔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 부분만 따로 정리해
보자면,
4, 5, 6,7, 25, 92, 93, 161, 162,163,168, 171,172,
174,176,177,178,179,181,183,184,186,187,188,189,190,191,192,194,195,196,200.
혹시 하얼빈에서 안중근의사의 흔적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위에
열거한 이 책의 곳곳을 뒤져보면 조금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할빈
하면 역시 안중근이다.
“하얼빈에서
탕!
탕!
탕!
이
세 방이 없었다면 조선의 자존심은 물론이고 한국사마저 더욱 슬퍼지지 않았을까?”(6-7쪽)
이제,
하얼빈,
하면 안중근만 생각하면
안돼.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면 하얼빈이 단지 안중근과의 인연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효석도
『하얼빈』이란
소설(32쪽)을
썼고, 청마 유치환도 ‘여기는
하르빈 도리 공원’으로
시작되는 시(184쪽)를
썼다.
하얼빈을
방문하고 나서의 일이다.
또한 영화
『암살』로
알려지게 된 독립투사 남자현도 하얼빈 공원 곁,
조선인
공동묘지에 묻혀있다.
(205쪽)
그러니 하얼빈과 얽혀있는 우리의
역사는 안중근만 있는 게 아니다.
이제 하얼빈 하면 안중근만 생각하는
그러한 행태,
이제
벗어나자.
하기야
이 책을 읽고 나면 저절로 그렇게 될 것이니,
그런
말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얼빈에 가면 볼 것도
많아요.
하얼빈에 가면 볼 것도
많다.
가
볼 곳도 많다.
물론
첫 번째는 하얼빈 역 1번
플랫홈,
그
곳에서 네모,
세모
표시된 곳.
거기에서
잠시 안중근의사의 심장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또 가볼
곳은?
일일이
다 소개하기 어렵다.
이
책 참조하시라.
책 읽는 자의 유머 한토막
저자의
이야기다.
저자에게는
살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에
관한 유머 한토막이 숨겨있다.
저자는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쳤다.
그래서
당시에 문학작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었나보다.
하루는
첫눈에 반해버린 여학생이 그에게 책 한권을 권했다.
바로
『제인
에어』
그것을 받아든 저자가 한마디
했다.
“이
책,
비행기
이야기야?
그런데
왜 표지에 꽃그림만 잔뜩 있어?”
(35쪽)
그런데 듣고
보니,
저자는
대단한 사람임에 분명하다.
‘에어’라는
말에서 단박에 비행기를 떠올리다니!
‘에어’라는
말에서 ‘코리언
에어’라는
말을 단박에 떠올릴 사람,
지금도
몇이나 되겠는가?
이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
호사가가 있어 ‘제인
에어’라는
항공사 만들면 좋을 것도 같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인 회사명이 아닌가?
또
하나,
이 책의
활용법은?
이
책,
『하얼빈
할빈 하르빈』은
작가가 걷고 다닌 곳을 있는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가볼 곳이 많다.
이
책을 참조하시라' 했는데,
공연한
소리가 아니다.
각
챕터 시작 부분에 있는 약도가 이 책 들고 여행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구체적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