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키타가와 에미 저/추지나 역
놀
| 2016년 01월
잠깐만 회사좀 관두고 올게
이 책은?
소설이다.
일본인
작가 키타가와 에미(北川惠海)의
소설이다.
이 소설을 어떻게
분류할까?
회사내의
조직생활에 관한 것으로 분류하기에는 회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묘사가 적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겪는 가족간 갈등,
친구들과의
갈등,
심지어
직장에서 잘 돌봐주는 척 하다가 뒷통수를 치는 선배 이가리시와의 관계도 세밀하게 묘사되고 있지 않으니,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회의 어떤 문제점을 고발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주인공이 회사 생활에서 업무실적과 관련하여 힘들어하는 가운데,
받는
심적 고통을 묘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니,
폭넓게
정의하여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소설이라 하면 어떨까?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주인공
아오야마 다카시는 회사원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회사원이다.
말단인 처지에 실적도 변변치
못해,
상사로부터
닦달을 당하며 힘들어 한다.
게다가
어찌어찌해서 해낸 계약에 클레임이 걸리는 바람에 곤경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가
친구아닌 친구 야마모토를 만나게 되어,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진행이 된다,
표피만 묘사하는 아쉬움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쉬웠던 점은
주인공의 태도이다.
아니 저자의 묘사
태도이다.
왜
그렇게 깊은 데는 건드리지 못하고,
겉만
두드리고 있을까?
구체적으로 주인공을 힘들게 하는
회사 내부로 들어가 갈등을 묘사하고 그 갈등에 대처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내면 좋았을 것인데,
저자는
아예 그럴 생각을 안하는 모양이다.
주인공의 회사 이야기는
피상적이다,
그저 힘들다는 말이 난무할
뿐,
그래서
그 심리가 절망을 향하여 간다는 식으로 묘사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해결한다거나 방안을 모색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은 볼 수
없다.
그 어려움을 어떻게 해서든지 헤쳐
나가려는 의욕을 전혀 찾아볼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주인공,
유령같은 존재가
되다.
드디어,
그런
괴로움의 모습은 이제 주인공을 유령같은 존재로 몰고가기에 이르렀다.
<동료들도
관여하지 않으려는 듯 점점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는데,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86쪽)
그런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과연
있을까?
그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인정해주는 사람은?
바로 친구아닌 친구
야마모토뿐이다.
그래도,
말이 힘이
된다.
친구 아닌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중에 뜻밖의 발언이 등장한다.
다카시,
회사를
옮기는 건 어때?
휴대전화 바꿀래 같은 가벼운 말투에
나는 당황했다.
(94쪽)
왜?
사표를
내면 그만이지.
간단히 말하지 마
간단한
일이잖아.
(102쪽)
힘든 일을 당하고 있을
때,
그것을
헤쳐 나가는 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히
던지는 말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친구의
말 한마디가 드디어 주인공이 인생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그 실마리를 붙들고 드디어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회사좀 관두고 올게”(193쪽)
통쾌한
말이다.
그
말을 하는 아오야마나 듣는 친구 야마모토나,
그리고
그것을 읽고 있는 독자인 나도 통쾌했다.
이런
장면,
이
소설의 백미이다.
밑줄 긋고 싶은 말들
직장인이라면 밑줄 긋고 생각해 봐야
할 구절들이 많이 보인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직장에서 궁합이 있어>
(101쪽)
<아니,
‘요즘
세상에’
그
회사가 평생 굳건할 거라는 보장도 없는데?>
(103쪽)
<그게(사직하는
것)
뭐
별일이라고.
세상에
회사가 거기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169쪽)
어머니의
말이다.
또한 인생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말도 있다.
<다카시,
인생은
누구를 위해 있다고 생각해?
뭐?
네 인생은 무얼 위해 있다고
생각해?
그럼 자신을
위해..
절반은 그런 이유도
있겠군
절반?
그래,
내
인생 절반은 너를 위해서라면,
남은
절반은 누군가를 위해 있을까?(157쪽)
그게
누굴까?
내
인생 절반은 나를 위해,
그러면
나머지 절반은 누굴 위해 있는 것일까?>
“괜찮아
인생은 말이지 살아만 있으면 의외로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어”
(171쪽)
인생을
바꾸자.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것은 어쩌면
주변의 소중한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것과 이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1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