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역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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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X역사

 

여행이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흔히 하는 말처럼 점찍고 사진찍고 오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이 책이 가진 의미는 크다.

저자는 파리 유학 시절에 방문했던 노르망디를 30년이 넘어 다시 찾았는데, 좀더 내밀한 풍경을 보았고 그걸 이 책에 담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관광 책자가 아니고 또한 어느 한 방향의 여행 안내서도 아니다.

 

그것은 노르망디라는 지역의 특수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노르망디에는 역사, 문화, 예술 등 모든 것이 살아 숨쉬고 있기에 그렇다.

 

이 책은 편성이 다른 책과는 다르다.

다른 책들은 대개. 한 지역을 가면 그곳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뭉뚱그려 그려 놓는다.

지리, 역사, 문화, 예술, 모든 것을 한 자리에 모아 놓는다.

그런데 이 책은 안 그런다. 따로 따로 보여준다.

그러니까 각개의 항목들이 더 잘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보여주는 항목은 수도원, 역사. 예술, 해안도시. 평화, 미식,

그렇게 6개의 항목을 따로 보고 느끼면서 이 책으로 노르망디를 여행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수도원을 들른다.

 

프랑스 역사에서 수도원은 나름 별도로 살펴볼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니, 별도로 수도원들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몽생미셀 수도원을 비롯하여 5 군데 수도원을 보여준다. 저자가 가본 곳을 마치 옆에서 친구에게 말해주는 것마냥 자상하게 말해준다.

 

역사는 어떨까?

 

노르망디는 단지 프랑스 역사만이 아니라, 영국의 역사까지 바꿔놓은 지역이다.

바이킹이 먼저 노르망디에 상륙하여 정착했고, 그 다음 노르망디 공작 기욤이 잉글랜드로 쳐들어가서 새왕조를 개창한 것이다. 그러니 영국의 역사가 바로 이 곳 노르망디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역사적 사실이 있는 곳, 이곳 노르망디에서는 실로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나 역사를 바꿔 놓았다. 그런 역사가 있는 곳이 이곳 노르망디다.

 

예술, 특히 이 항목은 기록해 둘 게 많다.

 

모네 : 지베르니 (152쪽 이하), 루앙, 르아브르 (204), 에트르타 (220)

      바랑주빌 (245) 

카미유 피사로 : 에라니 (172)

귀스타브 카유보트 (185)

장 프랑수아 밀레 (193)

 

기록할 게 많으므로, 넘쳐나는 내용을 여기 다 일일이 옮겨놓지 못한다.

책을 직접 읽어가면서 위 화가들의 삶과 예술을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해안 도시. 르아브르 외

 

이 항목에서는 해안에 있는 도시들을 거닐며 그 곳 출신 인물들이나 그 사람들의 작품, 그리고 그 도시가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르아브르 : 모파상이 르아브르를 무대로 쓴 소설 <쥘 삼촌> (213)

에트르타 : 모리스 르블랑의 출신지. 그의 소설 <기암성>은 이곳이 무대다. (222)

옹플뢰르 : 에릭 사티 (268)

그랑빌 : 크리스티앙 디오르 (291)

이밖에도 페캉, 디에프, 바랑주빌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평화, 노르망디 평화 기행

 

천국처럼 평화로웠던 노르망디는 제 2차 세계 대전 때 지옥으로 변했다.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면서 주민들의 일상은 변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연합국이 상륙작전을 시행 겨우 다시 땅을 수복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곳이 바로 그런 역사의 현장인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평화기행>이라는 항목하에 여러 격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노르망디의 미식 여행

 

다시 평화를 되찾은 노르망디, 그곳에서 미식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맛있게 먹고 다니는 것인데, 프랑스의 노르망디는 특히 그렇다.

 

캉은 내장 요리의 본고장이고, 카망베르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시드르 루트도 있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

 

이름 하나, 확인해두자.

불어 이름 기욤(Guillaume)은 영어 이름 윌리엄(William)과 통한다. (82)

그러니 윌리엄 텔은 영어로는 William Tell, 프랑스어로는 Guillaume Tell 이다.

 

모리스 라벨, 루앙과 관련이 있다.

 

라벨이 루앙의 리용스라포레에서 <쿠프랭의 무덤 모음곡>을 작곡했다. (131)

 

라벨이 바로크 시대 작곡가 쿠프랭을 추모하는 의미로 고전적인 양식의 피아노 작품 여섯 곡을 작곡했고, 후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도 만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죽은 이들에게 바치는 작품에 통보(tombeau, 무덤)라는 표현을 쓰는데, 1차 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한 라벨은 죽은 동료들에게 이 작품을 헌정했다.

 

에릭 사티 (268쪽 이하)

 

에릭 사티의 고향인 옹플뢰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의 성장과 음악 공부, 그리고 수잔 발라동과의 관계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의 작품으로는 <사라방드>, <짐노페디>, <그노시엔>, <벡사시옹>이 있다.

 

<짐노페디>는 고대 그리스 토기 암포라에 그리스 소년들이 나체로 춤을 추면서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는 모습이 그려져있는데, 에릭 사티가 그 그림을 보고 만든 곡이라 한다.

 

다시. 이 책은?

 

노르망디,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 이름이다.

2차 대전을 종식시킨 그 유명한 작전이 이루어진 곳, 노르망디 상륙 작전.

그게 이루어진 곳이 바로 프랑스의 노르망디다.

 

그런데 그곳이 프랑스의 어느 쪽에 있는지 지도를 펴놓고 짚으려니, 어딘지 모르겠다.

파리의 북, ? 하여튼 동쪽은 아닐테고, 동쪽으로는 상륙할 곳이 아니므로. 남쪽 역시 마찬가지. 그렇다면 북과 서, 어느 쪽이 노르망디일까?

 

답은? 북쪽이다.

 

그 곳,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이루어진 곳은?

유타, 오마하, 골드, 주노, 소드. 이렇게 다섯 곳에서 상륙작전이 이루어졌다.

작전에 얽힌 자세한 내용은 310쪽 이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르망디 작전이 이렇게 이루어졌구나, 하는 역사적 사실,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 역사적 이름으로 시작하는 노르망디, 독자들은 저자가 친절하게 마련해 둔 지도를 보면서, 프랑스 노르망디 곳곳을 여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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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라 스트라다 - 老의사가 걷고 바라본 유럽의 길
이철 지음 / 예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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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라 스트라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낯선 길 위에서 _ 로마

Viva la Vida _ 스페인

신화와 영화가 공존하는 곳 _ 시칠리아

향기와 색깔이 있는 여행 _ 프로방스

한 번쯤 만나고 싶은 풍경 _ 그리스

 

로마와 스페인, 그리고 시칠리아와 프로방스, 또 그리스의 길을 저자는 걸었다.

모두 실제 가보고 싶었던 길이지만. 난 못가봤으니 이 책에서 걷는 길은 그만큼 의미가 크다.

 

저자의 길을 따라가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 많다.

기록할 게 많으니 항목을 나눠보는 것도 나중에 참고로 찾아볼 때 편리할 듯해서 별도 구분해보았다.

 

영화

 

<> (5)

이 영화의 제목인 <길>은 인생의 길 같은 형이상학적 길이다. 이 영화를 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저자가 그렇게 정리해서 말해주는 인생의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영화가 되었다. 안소니 퀸의 얼굴 기억이 난다.

 

<로마의 휴일> (46)

지금도 로마 하면 언제나 먼저 떠오르는 영화, <로마의 휴일>

동화 같은 소재에 아련한 엔딩 장면?

엔딩 장면이 어떻게 아련한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다시 봐야겠다.

 

<두 교황> (48)

이 영화의 촬영지 카스텔 간돌포를 보고 온 저자는 귀국후 <두 교황>을 보며 그 지역을 추억했다고 하는데, 그런 방법도 좋을 듯 하다. 그럼 영화도 기억나고 또 그 장소도 기억날테니 일석이조겠다.

 

<대부> (172쪽) 

영화의 촬영장소는 시칠리아의 사보카.

그곳에는 영화의 무대가 된 곳, 그래서 유명해진 곳이 많다.

 

사보카의 조그만 성당, 성 니콜로 교회.

식당 바 비텔리.

거기에 코폴라 감독의 철제 입상이 있다.

 

화가들

 

엘 그레코 (61)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그린 그림이.....

 

피카소 (106, 226)

굳이 말할 필요조차 없는 화가인데 저자는 그와 관련된 곳을 두 군데 걸었다.

스페인 남부 도시 말라가에는 피카소의 생가가 있다. (106)

피카소가 15년간 말년을 보내고 운명을 마감한 곳 무쟁. (226)

 

샤갈 (208)

프랑스 니스에 샤갈 미술관이 있다.

 

고흐 (248)

프랑스 아를에 있는 생 레미 드 프로방스, 고흐가 입원해 있던 요양병원이 있는 곳이다.

아를의 포룸 광장에는 그 유명한 밤의 카페 테라스가 있는 곳이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그곳을 방문한 날, 그 카페는 한산하고 근처 다른 카페에 사람이

많았다는데, 그 이유는?

그곳 카페에서 대형 TV로 월드컵 예선전을 중계하고 있었다고....그러니 고흐도 축구에겐 못당한다는 것.....

 

음악가들

 

프란시스코 타레가 (109)

스페인 그라나다의 해발 640m 구릉에 지어진 궁전, 알람브라 궁전이다.

이곳과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그 노래가 떠오른다

바로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작곡, 프란시스코 타레가.

 

야니 <산토리니>(328)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아래에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이 있다.

1955년에 복원되어 실제 공연장으로 쓰이고 있는 음악당이다.

그 음악당에서 어떤 공연이 펼쳐졌는데, 처음 듣는 음악가다.

야니, 미국에서 활동하던 그가 아테네로 돌아와 공연한 곳이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이다.

거기에서 공연된 <산토리니>, 들어보았다.

이 곡이 야니의 작품이고, 그 곡이 연주된 곳이 아테네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

그 연결이 재미있다.

 

박물관, 미술관

 

바티칸 박물관 (16)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 (55)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 (228)

 

작가

 

세르반테스 재평가 ;

세르반테스가 죽고난 후 독일에서 돈키호테를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던 인물이며, 구원의 메시지를 지닌 인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세르반테스가 전하고 싶어 했던 진정한 메시지가 독일 낭만주의에 의해 실현된 것이다. (127)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241)

마르세이유 앞마다에 있는 이프섬에 있는 샤토 디프 교도소, 여기가 그 소설의 배경이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282)

그리스 섬 미코노스에 머물며 <상실의 시대>를 집필했다.

 

그리스 신화

 

헤라클레스 신전 (151)

콘코르디아 신전 (153)

 

다시, 이 책은?

 

길이 있다. 사람들이 그 길을 간다.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가고, 그 길을 가는 사람들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남겨진 사람들의 흔적, 길따라 간 흔적이 역사가 된다.

 

그럼 이 책에 등장하는 길은 어떤 길인가?

저자가 직접 걸은 길이다. 그 길은 역사를 보는 길이고, 인생을 성찰하는 길이다.

길도 그렇게 사람따라 달라진다.

 

나는 저자의 길을 따라 같이 걸었다.

저자의 길이 보여주는 길을 차분히 따라가며 또다른 길을 보았다.

그 길, 인생의 길을 걸어본 저자가 걸어가며 보여준 길이라, 남다르다.

길마다 사진으로 남겨놓은 길목마다 인간의 흔적이 그리고 저자의 통찰이 함께 느껴진다.

이런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인생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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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기술 - 영혼의 고귀함,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경이로움에 관한 고찰
롭 리멘 지음, 김현지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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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기술

 

저자는 이 책의 제목 인간이 되는 기술에 부제를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영혼의 고귀함,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경이로움에 관한 고찰>

 

그래서 다음과 같은 공식이 성립된다.

인간의 모습 + 영혼의 고귀함 = 진정한 인간

 

저자가 말하는 영혼의 고귀함을 덧붙이기 위해 저자가 고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 고찰; 전쟁에서 배우는 삶- 니체의 편지

두 번째 고찰; 어리석음과 거짓에 대하여

세 번째 고찰; 용기와 연민에 대하여

네 번째 고찰; 불안과 몽상

 

첫 번째 고찰; 전쟁에서 배우는 삶- 니체의 편지

 

글을 읽는 독자들은 니체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인생에 대한 묵직한 성찰이 들어있는 편지다. 물론 그 편지는 니체가 직접 쓴 것은 아니다. 저자가 니체로 빙의해서 쓴 것이다.

 

내가 아니라 니체에게 질문을 보냈다면, 타고났으면서도 경험이 풍부한 교사인 그는 그들의 질문에 나의 답변처럼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답하지 않고 대신 이렇게 보냈을 것 같다. (29)

 

그런 니체 명의의 편지와 함께 저자는 편지를 보낸다.

 

그안에 그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낸다. 전쟁, 그러니까 2차 대전중 인도네시아 자바에 있던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할머니, 이모들과 갇혀있었던 어머니 이야기다.

 

그 어머니로부터 저자는 인간이 되는 기술을 전해듣는다. 어머니가 경험한 인간이 되는 기술, 글로 책으로 배운 기술이 아니라, 실제 체험으로 배운 기술이다.

 

즉 첫 번째 고찰은 어머니를 통해 듣는, 전쟁을 삶의 배움터로 보는 고찰이다.

 

자유는 물론 음식, 건강, 정의, 삶조차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 안 돼

이 모든 게 얼마나 가치 있고, 또한 잃기 쉬운지를 자각하는 게 인간이 되는 기술인 것이다.  


저자의 이모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68)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69쪽)

 

너희는 자신의 타고남을 숙고해야 한다.

짐승처럼 살고자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과 양심을 추구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두 번째 고찰; 어리석음과 거짓에 대하여

 

두 번째 고찰은 어리석음과 거짓을 극복하려는 고찰이다.

 

이 부분은 특히 읽어볼만하다.

저자는 수많은 지식인들, 그들이 1차대전과 2차 대전을 겪으면서 어떤 생각을, 어떤 일을 했는지를 살피고 있다

 

여기 등장하는 지식인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시대와 갈등하거나 친밀하거나 하는 등의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리석었던 사람들과 그 반면에 그 어리석음을 자아냈던 거짓을 극복하려했던 지식인들을 만날 수 있다.

 

세 번째 고찰; 용기와 연민에 대하여

 

세 번째 고찰의 대상은 에밀 졸라다.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하여 에밀 졸라가 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나는 고발한다>를 집중 고찰하고 있다.

 

에밀 졸라는 지식인이다. 그는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했다.

저자는 여기서 지식인이라는 개념을 먼저 살펴보고 있는데, 거기에는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가 개입되어 있다.

 

당시 지식인이라는 말은 이미 존재했다. 당시 파리에서 활동하던 투르게네프는 19세기 후반에 이미 지식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215)

 

이런 기록,

지식인들은 진리와 정의라는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의 보호자이자 수호자로서, 인류와 세계의 운명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216)

 

네 번째 고찰; 불안과 몽상

 

네 번째 고찰은 인간의 창조력과 진정한 사랑을 통한 불안으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고찰이다.

 

사실 이 네 번째 고찰은 조금 의아하다.

글을 누가 썼는지 그 주체가 조금 아리송하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출처>를 보니, Olga Freienberg Boris pasternak가 출처로 표시되어 있는데, 본문에는 정확하게 누가 누구인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의문이다.

내가 그 부분을 제대로 읽었는지조차도 의문이다.

 

<4번째 고찰>에는 모두 3개의 장이 있는데, 각 장마다 쓴 주체가 다른 것 같다.

같다고 표현한 것은 읽어도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4 1

옐레나, 친구인 안나 아흐마토마, 친구인 시인 오시프 만델스탐이 거론된다.

 

4 2

1장과 비슷한 내용이 등장한다. 아마도 1장을 쓴 사람이 이어서 쓴 듯하다.

그러니 4-1장과 4-2장은 저자의 글이라 할 수 있다. 

 

4 3

4번째 고찰의 3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친애하는 독자에게

제 사랑하는 남편인 미샤이자 작가인 미하일 불가코프의 뛰어난 작품 <거장과 마르가리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44) (244- 272)

- > 이 글은 누가 쓴 글인가?

****

그녀는 꿈에서 깼다. 엘레나가 깨어났다. 죽어가는 작가는,,,,,, (273) - > 이글은 누가 ?

 

모든 것은 사라진다. 괴로움도......

2000년의 부활절 (273)  -> 이 글은 누가?

 

아마, 244쪽에서 272쪽까지는 저자가 옐라나 세르게예프나 불가코프의 이름을 빌려 쓴 것 같고

273쪽의 글은 저자가 편지글로 쓴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덧붙인 글로 보인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 글에 조금이라도 설명을 붙여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저자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편집자라도 그 글에 대한 해설을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모든 책은 병 속의 메시지와 같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그것을 보게 될지, 무엇을 초래할지 모른다. (27)

 

악의 세력은 실제로는 (.........) 검은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흰 옷으로 감싸는 것을 좋아한다. (39)

 

특히 대학에서의 교육을 통해 무지한 것과 하나만 아는 것이 번성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85)

 

역사는 우리가 최소한 한 가지의 교훈을 얻을 때까지 계속 반복된다. 절대 잊지 말라는 것이다. (240)

 

다시, 이 책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이다. 사람의 형체를 갖고 태어나니까, 그래서 동물과 다르게 태어나니까 당연히 인간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 인간이 되는 기술은 형용모순이다.....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꺼림칙한 게 있다.

 

인간의 탈을 썼다고, 그래서 그저 동물과 다르게 생겼다고 인간이 아닌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인간의 모습은 분명한데, 하는 짓이 짐승과 같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해서 이 책은 벌써 제목부터 우리로 하여금 뭔가 생각하게 만든다.


이어지는 성찰 4개,

그글로부터 독자들은 인간임을 자각하게 되고, 인간이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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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셰에라자드 1 : 분노와 새벽
르네 아디에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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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셰에라자드 1 분노와 새벽

 

매일 밤 신부를 신방으로 들인 다음, 다음 날 새벽에 목을 매달아 죽이는 기괴한 왕이 있다.

여기 주인공 셰에라자드는 친구인 시바가 그렇게 죽자, 친구의 복수를 하기 위하여 자청하여 죽어야 할 운명의 신부가 되어 궁 안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니, <천일야화>로 알려진 <아라비안 나이트>를 떠올리게 된다.

줄거리 설정이 그렇다.

 

그러면 그 다음날 아침, 그녀는 과연 새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녀는 살아있다. 살아 있어야만 이야기가 진행될 테니까.

 

그런 이야기다. 어찌 보면 뻔할.........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말해둘 수밖에 없다.

천일야화처럼 신부가 이야기꾼이어서 살아남는 게 아니라는 것, 그래서 이 책은 <아라비안 나이트>와는 차원이 다른 소설이다.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요소가 된다.

 

그러니 이제 등장인물들을 알아보자.

 

셰에라자드 (애칭 : 샤지) - 셰에라자드 알 하이주란

시바 : 셰에라자드의 절친한 친구

칼리프 (왕과 동의어) - 할리드 이븐 알 라시드 (24)

(왕은 칼리프, 왕비는 칼리파.)

 

데스피나 : 시녀

잘랄 알 호리 : 근위대장

아레프 알 호리 잘랄의 아버지

 

자한다르 : 셰에라자드의 아버지

이르사 : 셰에라자드의 동생

타리크 : 셰에라자드의 친구, 첫사랑

라힘 : 타리크의 친구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익숙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등장인물의 이름과 칭호를 책이나 별지에 적어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 왜그리 이름 뒤에 붙는 칭호들이 그리 많은지?

 

(jan) 친밀함을 나타내는 의미로서 상대방의 이름에 붙이는 접미사로, ‘사랑하는 이라는 뜻이다. (37)

세이이디 (sayyidi) 칼리프를 부를 때 쓰는 경칭으로 나의 주인혹은 나의 군왕이라는 듯이다. (40)

 

시작은 <아라비안 나이트>였다.

 

그래서 셰에라자드와 칼리프의 만남은 이랬다.

 

그의 손바닥을 마주한 순간, 셰에라자드의 온몸에 차가운 기운이 확 덮쳐왔다. 마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저 위에서 제3자처럼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52)

 

그런 요청이 통해서 그녀는 다음날 아침을 살아있는 채로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면 그 다음날은?

또 다음날은? 이야기가 칼리프에게 먹혀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

 

그녀의 원래 계획은 복수였다.

 

그녀가 자청해서 하룻밤 신부가 되기로 한 것은 절친 시바의 원수를 갚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와 같이 지내면서, 이런 말도 듣게 된다.

 

그대는 참으로 대단했다. 그대가 얼마나 대단한지 매일 놀라게 될 것 같지만, 난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게 바로 그대의 본모습이니까. 알면 알수록 끝없이 놀라움을 주는 존재가 그대니까. (217)

 

그는 한편으로 이런 명령을 내린다. (225)

 

왕비로 들일 여자들을 더 이상 뽑지 말라고 하시오.

앞으로 왕비를 죽이려는 시도는 하지 마시오.

더 이상 비겁한 술수를 쓰지 마시오.

 

왕에 의해서는 하루 하루 살아남지만, 왕도 모르는 사이에 셰에라자드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제 세에라자드의 죽음은 왕이 바라는 바가 아니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이제 셰에라자드는 죽음의 고비는 넘기게 되는데, 과연 그게 어찌될지?

 

이제는 그 남자의 비밀이 궁금해진다.

 

그러니 이제 독자들은 그 남자의 비밀이 궁금해진다. 왜 그는 매일밤 신부들을 맞이하고 다음날 죽일 수밖에 없었던가?

 

셰에라자드가 칼리프의 정체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그가 괴물이 아니라는 것, 그렇게 보이는 겉모습 속에는 훨씬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이 알고 싶어진다. (258쪽)

 

그는 비밀을 품은 남자였다.

그 비밀을 셰에라자드는 알아야 했다. (259)

 

이제 부르는 이름이 달라진다.

 

주남 (joonam) 내 모든 것이란 뜻의 애칭 (198)

어느새 칼리프는 셰에라자드에게 주남이라는 애칭을 붙여 말한다. (198)

 

칼리프는 또한 세에라자드를 이름 대신 샤지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호칭이 달라진다는 말은 그 둘 사이의 관계가 달라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작가의 자료 수첩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할리드의) 오른손에 단단히 잡은 샴시르의 날은 바닥을 향했다.

공격자세였다. (362)

 

이 책에는 여러 종류의 칼이 등장한다.

지금 할리드가 들고 있는 칼은 다른 칼과는 다르다,

그런데 작가는 샴시르의 날이 바닥을 향하는 것이 공격자세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냥 공격 자세를 잡았다고 표현해도 될텐데, 작가는 그 장면을 좀더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칼날이 바닥을 향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알기까지 작가는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섭렵했을까?

새삼 작가라는 직업의 그 무궁무진한 탐구력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고나면, 반드시 그 다음 권을 읽어야 한다.

셰에라자드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과연 억울하게 죽어간 친구 시바의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칼리프가 하룻밤 여자들을 궁전으로 불러들여, 다음날 새벽에 죽일 수밖에 없었던 사연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 그 남자를 왕다운 왕으로 만들 수 있을까?

 

독자들은 처음에는 괴물로 여겼던 왕의 모습이 세에라자드의 입장이 변화하면서 왕의 모습도 바뀌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느새 이 책에 빠져들어가는 기분을 만끽하게 된 것이다.

이름하여 소설 읽는 재미. 그런 재미가 담뿍 들어있는 소설이다.

그래서 다음 권인 제2<장미와 단검>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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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의 천재들 -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학교의 나날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문기업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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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의 천재들

 

류이치 사카모토가 쓴 책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를 읽은 적이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일본의 음악가인데, 작곡가, 영화 음악가, 영화배우, 모델, 사회운동가 등 수많은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닌다.

그가 다녔던 학교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동경예술대학이다. 줄여서 동경예대.

 

그는 동경예대를 1970년에 입학했다. 그가 다녔던 학교의 생활이 그 책에서 멋지게 펼쳐지는 바람에 동경예대가 어떤 학교인지 무척 궁금했었다. 바로 이 책이 그런 나의 궁금증을 자세하게 풀어주었다. 자세하고, 재미있게!

 

재미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저자는 직접 학교를 탐방하면서 각 학과의 학생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옮겼는데, 유머러스한 필체로 써 내려가.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글도 유머러스하게 쓰고 있지만 그 내용 자체도 재미있는 게 많다. 너무 많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자.

타악기 연주자를 발끈하게 만드는 말이 있는데, 이런 말이다.

 

트라이앵글은 누가 두드려도 똑같잖아, (149)

 

연주회에 가보면 오케스트라 연주자들 맨 뒤쪽에 타악기 연주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중 트라이앵글 주자도 있다.

곡에 따라 트라이앵글 주자도 가끔 트라이앵글을 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때 과연 트라이앵글의 연주 솜씨를 좋다별도다 평가할 수 있을까?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나 같은 비전문가의 차원에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 그런 비전문가 입에서 나올만한 무식한 발언이 트라이앵글은 누가 두드려도 똑같잖아인 것이다. 그걸 들으면 전문적으로 치는 주자로서는 발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일단 예술 문외한에게 좋은 책이다.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해준다.

미술과 음악이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분야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동경예대에는 미술 캠퍼스에 건축과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이런 귀한 깨달음도 얻게 된다.

 

건축과에 들어와서 처음 받은 과제는?

바로 의자 만들기였다는 것이다. (97)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떤 깨달음이 왔다. 가구와 건물의 상관관계 말이다.

건축의 최소 단위는 의자라는 것이다. 인간의 몸과 물건을 어떻게 관련지을 것인가. (97)

인간의 몸과 물건, 그리고 방, 그걸 넘어서 건물,,,, 이렇게 범위를 넓혀가다 보니, 우리 몸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런 공부하는 곳이 바로 건축과, 미술 캠퍼스, 예술대학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차근차근 예술에 대한 감각을 익혀가다가 보니, 어느새 예술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특히 음악에 대하여.

 

예술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독자에겐 더좋다.

 

몰랐던 여러 가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

 

온음표의 필순을 말하라.

답은?

먼저 위에서 왼쪽 아래로 반원을 그리고, 이어서 오른쪽 아래로 반원을 그리는 순서 (50)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콩나물 대가리 그리는 데에도 마치 한자 쓸 때 획순이 있듯이 쓰는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쓱쓱 긋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화성과 악전

어떻게 화음을 이어 나가야 아름다운 음색이 되는가, 다 법칙이 있거든, 그 법칙을 외우고 응용해서 문제를 풀어야 해. (49)

 

호른 연주자

네 명이면 두 명은 고음역대, 나머지 두 명은 저음역대 (158)

 

몇 번 연주회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러고 보니 오케스트라 호른 주자들이 여러 명이었던 기억이 난다. 여러 명의 호른 주자들이 고음역대와 저음역대로 파트를 나누어 연주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문외한인 나로서는 귀만 가지고는 그런 파트 구별이 불가능했으니까.

그러니 이렇게 얻어들은 지식을 가지고 다음 번에 한번 호른 연주도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볼까 싶다. 과연 그런 구별이 내 귀로 가능할까?

 

다시, 이 책은?

 

저자가 휘파람을 부는 음악과 학생과 나눈 대화다.

 

휘파람을 부는 데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여러 방법을 사용해서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연주법을 터득할 수 있는 사람은 불과 한 줌에 불과하다며 이런 발언이 나온다.

 

다양한 연주법을 터득하면 세계가 확 넓어진다. (75)

 

그렇게 세계가 넓어지는 방법이 어디 연주법뿐일까?

문외한인 나같은 독자도 이 책으로 예술 대학을 거닐어보니 정말 신세계가 따로 없다.

그들이 보여주는 세계가 정말로 별천지, 새로운 세계다.

 

그런 예술대생이 열심히 공부해서 높은 경지의 예술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나 열심이다,

 

피아노 전공자와 저자의 대화다. 경청해보자.

 

무조건 연습이죠. 수업이 없는 날에는 대체로 아홉 시간은 자주적으로 연습을 해요. 중간에 휴식하면서 세 시간씩 세 세트로요.

자율 연습을 매일, 그것도 아홉 시간이나요?

하루만 안쳐도 실력은 3일 전으로 퇴보한다고들 하니까요. (115쪽)

 

괜히 조성진이겠는가, 밤잠도 안 자고 열심히 피아노와 씨름한 결과가 오늘날의 그들을 만든 것이다, 이 책. 그렇게 우리에게 예술에 대한 이해, 예술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친밀함 이렇게 3박자를 알려주는 의미있는 책이다. 저자의 아름다운 지휘로 미술대학과 음악대학 학생들이 어울려 함께 등장하여 연주하는 한편의 멋진 음악을 들었다. 해서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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