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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 - 내 안의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하는 새로운 자아 관리법
다사카 히로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
다중인격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다.
그러나
다중인격이라는 말 대신에 이중인격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뜻이 명확하게 다가온다.
두 얼굴의
사나이,
라는
말이 바로 그 것이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 얼굴, 즉 두 가지 인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다중인격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이중인격,
다중인격이라는
말은 보통 부정적으로 사용된다.
여기에서는
이런 모습으로 행동하고 저기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행동한다는 것.
우리가 익히 아는 <지칼
박사와 하이드>에서
그 실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래더 다중인격이라는 말은
정신병리적 현상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며,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저자의 주장
그러나 저자는
“인간은
저마다 자기 안에 있는 다양한 인격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바꾸는 존재다.
다만
그 방법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8쪽)라며
다중인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그런
인격을 바꾸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다중인격이라고
하면 심리학적 병리인 해리성 장애의 하나로,
한
사람 안에 둘 또는 그 이상의 각기 구별되는 정체성이나 인격 상태가 존재하는 증상을 말합니다.”라고
다중인격의 개념을 정확하게 내리면서,
“저는
이것을 확장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합니다.”라고
한다.
(14쪽)
그러면서 자기 안에 있는 여러 개의
인격을 발견해고 그
다중인격을 ‘관리’해야
한다며,
‘여러가지
인격을 관리하면서 내면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바로 다중인격 관리의 핵심이라 말한다.
(14-15쪽)
그런 주장을 펴는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 몇 가지를 적어 본다.
다중 인격
VS
감정
관리
저자는 인격관리라고
주장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 그것이 인격관리가 아니라 '감정관리'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저자와
T씨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음
대화를 살펴보자.
-
저는
강연할 때 다양한 인격을 등장시킵니다.
강연자는
저 한사람이지만 각기 다른 인격이 나와서 말을 하는 것이지요.
다른
말로 하면 ‘다중인격관리’를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예전부터 인격을 여러 개 바꾸어가면서 강연을 하셨다는 말씀인가요?
강연
중에 다양한 인격을 연출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 처음에는 한가지 인격만 있어도
괜찮았습니다.
2000년
초반에는 ....저
역시도 사회의 큰 흐름에 주목하기 보다는 개개인에게 관심을 가지지 시작했고요.
....일과
인생에 관한 주제로 강연을 할 기회가 늘어났고,
그러다
보니 조금씩 다른 모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밖에 없겠더라고요.
IT에
대한 강연을 할 때에는 강의모드로,
인생론이나
일에 대한 강연을 할 때에는 사색모드로,
철학과
사상에 관한 강연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때에는 학자모드로 인격을 바꾸기도 합니다.
- 강연마다 주제에 맞춰 인격과
강연 모드를 바꾸시는군요.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하나의 주제 안에서도 다양한 인격과 모드가 필요한가요?
-
네,
그럼요.
하나의
중요한 주제라도 조용히 전해야 할 메시지,
힘을
주어 강조해야 할 메시지,
마음
속에 스며들도록 전달해야 할 메시지,
즐거운
분위기로 유쾌하게 어필해야 할 메시지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강연 안에서도 비전이나 전략을 제시할 부분과 일이나 인생을 언급해야 할 부분 등 다른 주제가 동시에 들어가게 되면 반드시 그에
맞는 인격과 강연모드로 바꿔줘야 합니다.
- 역시나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그렇다면
요즘에는 강연을 하실 때 몇 개 정도의 인격을 활용하시나요?
그
인격들은 대체 어떤 모습입니까?
- 돌직구를
던지시는군요.
사실
구체적으로 세어본 적은 없습니다.
강연에
따라 달라요.
주제에
맞게 강의 모드,
만담
모드,
진지
모드,
연설모드,
학자
모드,
사색
모드,
시인
모드 등 그때그때 필요한 인격으로 갈아타는 것 같습니다.
(16- 18쪽)
이상 인용한 부분을
살펴보면,
저자는
모드와 인격을 혼동하는 것 같다,
강연에서 강의모드를 바꿔가면서
강연을 진행하는 것을 저자는 인격을 바꾼다고 한다.
나의 생각에
의하면,
진지
모드로 강연을 진행한다고 해서 인격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감정의 변화일 뿐이다
그런 식으로 저자는 감정의 변화를
인격의 변화로 오해하고 있다.
또 하나
살펴보자.
-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대중 앞에 서야하는 가수들이나 강사들도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고 하는데요.
그들
역시 다중 인격관리가 필요하겠네요.
-
그렇습니다.
....가수들과
강사들은 압박감을 느끼는 자신과 그것을 즐기는 자신이라는 두 개의 인격을 적재적소에 교체해가며 견뎌야 합니다.
(23쪽)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압박감을
느끼는 인격'과 '그것을 즐기는 인격'을 구분한다.
그런데
그게 두 개의 인격일까?
이미 저자는
16-18쪽
인용한 부분에서 강의할 때에 강의모드를 바꿔가면서 진행한다 말하면서 다양한 인격을 바꿔가며 한다고 말한 바가 있다.
그런데 다시 여기에서는 또 다른
인격을 거론한다.
그러니
강의모드로 강연할 때 한번 인격이 동원되고,
강연
인격으로 강연하는 가운데 다시 압박감을 느끼는 인격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강사의 속에는 대체 몇 개의 인격이 있다는 것인지?
저자는 인격이란 말을 너무
광범위하게,
그리고
자의적으로 사용한다.
저자가 위에 언급한 그런 경우는
‘감정관리’의
차원이 아닐까?
무대의 압박감을 벗어나기 위해
마인드 콘트롤이라든가 하는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것을 다른 인격의 차원에서 본다는 것은 인격이라는 말의 의미를 너무 넓게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중 인격
VS
인간의 복수성
(plurality)
- 우선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자기 안에 ‘복수의
인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예를
들면 한 사람임에도 회사에서는 능력있는 가장,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과 뒹굴며 노는 아버지,
고향의
부모님 댁에 가면 어머니에게 응석부리는 셋째 아들이 되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
(35쪽)
이런 주장에 대하여는 이미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인간의 복수성'을 언급한 바가 있다.
<인간은
자연적인 존재인 동시에 사회적인 존재이다.
예를
들어 철수는 30세로
한 살짜리 아들과 동갑내기 아내가 있고,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대학에 다닌다고 하자.
이때 철수는 회사에서는
직장인으로서,
야간
대학에서는 학생으로,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각
사회적인 공간에 맞게 사회적인 존재로서 걸맞게 행동한다.
한
사람 안에는 여러 가지 개성이 함께 있다.
이를
인간의 복수성이라고 한다.>
(최진기,
<밖에서
읽는 인문학>,
259쪽)
저자가 말하는 경우를 다중 인격이
아니라,
한나
아렌트가 말한 ‘인간의
복수성’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다중 인격
VS
다중 지능
-
다빈치도
화가,
음악가,
건축가,
공학자,
수학자,
과학자로서
각각의 재능을 발휘할 때는 저마다 다른 인격이 표출되었을 것입니다.
이들이
만능 천재로 불릴 만큼 다채로운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밀은 그들이 다중인격 관리를 자연스럽게 실행했기 때문입니다.
(97쪽)
저자의 이런 주장에 하워드 하워드의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란
개념을 잠시 소개하면 이렇다.
‘지능’이란
특정문화나 사회 속에서 어떤 상징도구를 활용하여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업적을 산출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의미의 지능을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이라
부른다.
그는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등 일곱 개의 대표적인 다중지능을 설명한다.
그는
이 일곱 가지 지능을 초기집합이라 부르고,
새로운
지능으로 자연친화지능을 추가하고,
실존지능은
독립된 지능일 가능성은 매우 크지만 아직 경험적 증거를 더 보완해야 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0.5
개로
간주한다,
즉 하워드 가드너는 모두
8.
5 개의
다중지능을 말하고 있다.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
11-12쪽
참조)
다빈치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저자는
화가,
음악가,
건축가,
공학자,
수학자,
과학자로서
각각의 재능을 발휘한 것을 다중인격 관리를 잘 했기 때문이라 하는데,
하워드
가드너의 견해에 따르면 그것은 다빈치가 다중지능을 발휘했다고 해석이 된다.
다시 이
책은?
이상,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
다중인격
관리를 세 가지 –
감정관리,
인간의
복수성,
다중지능
-
측면에서
다른 견해와 비교해보았다.
어느
해석이 맞는지,
아직은
더 살펴 볼 일이다.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가지
생각과 개념들을 떠올리게 한 이 책,
그런
의미에서 의미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