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중섭, 떠돌이 소의 꿈 - 이중섭의 삶과 예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예술기행
허나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이중섭,
떠돌이 소의 꿈
이중섭,
난
이중섭,
이름
석 자를 들으면 웬일인지 창백한 모습의 시인 김수영이 떠오른다.
실상 내가 사진을 통해 먼저 본
모습이 이중섭인지,
김수영인지
모르겠다.
저자가 이중섭을 묘사하는 문장은
이렇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체구의 남자>
<제대로
먹지 못한 듯 마른 얼굴과 자꾸만 흘러내리는 앞머리,
듬성듬성
자란 노란 수염.>
(17쪽)
<턱이
긴 모습>(18쪽)
이목구비를 더 이상의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은 채,
이중섭을
묘사한 것만으로는 자연히 김수영을 떠올리게 되는 것.
해서 이번에는 그 두 사람 사진을
한 화면에 띄어 놓고 살펴보았다,
다른
모습이다,
영
딴 판인 두 사람인데,
나는
왜 김수영 얼굴을 한 이중섭을 생각했을까?
그런 그에 관한 책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그에 대하여 조각 조각
단편적으로 읽었고 그래서 그에 관한 기억은 겨우 몇 가지 일화뿐,
아내가
일본인이라는 것 정도에다가 소를 은박지에 그렸다는 화가.
어려움 속에서 종이를 살 돈이 없어 담배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는
화가,
정도였다.
그런 이중섭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하여 드디어,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이중섭
신화,
과연
사실일까?
사후에 출판된 여러 평전들이 주로
문학가에 의해 쓰여졌다는 점에서 이중섭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문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소박한 바람이
깃들어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저자의 시각으로
이중섭과 그의 작품을 이해하고자 하며 그의 여정을 따르며 더 깊은 이해와 사색을 해보고자 히는 소박한
바람이다.
이 글을 통해 조금 더 이중섭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은 저자가 이중섭을 신화적인 인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인간,
인간적인
사람으로 보려는 데에서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겠다.
그만큼 책이 읽기
편하고,
쉽다는
것,
그래서
이중섭을 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생전에 이중섭이 다녔던 길을
따라,
그의
뒤를 추적하듯 따라간다.
제일 먼저는 부산으로 독자들
인도한다.
그 다음 이중섭이 태어난 곳과 자란
곳,
그리고
학교 생활을 한 곳,
오산학교.
그런 곳은 지금은 가 볼 수
없기에,
그
다음 목적지는 이중섭이 유학을 했던 도쿄로 향한다,
거기에서 이중섭은 운명의 여인을
만난다,
이름은 야마모토 마사코
(山本方子)
미래의 아내가 되는
사람이다.
저자는 그녀를 이렇게
평한다,
<이중섭의
인생에서 어머니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친 여인.>(57쪽)
마사코는
1945년
4월
그 혼란한 전쟁의 와중에 조선으로 넘어왔다,
이는
목숨을 건 여행이었다,
(74쪽)
둘은 결혼을 하고 이중섭은 아내
이름을 남덕이라 지어 주었다,
남덕(南德),
‘따뜻한
남쪽에서 온 덕이 많은 여자’라는
의미다.
해방후,
전쟁이
일어나고 그들은 부산으로 피난을 온다,
그 다음은
제주도로,
또
다시 부산으로,
그리고
아내는 일본으로 아이들과 함께 떠난다,
저자는 담담한 필체로 이중섭의 뒤를
따라가며,
이중섭이
보고 느낀 것,
또
작품활동한 것들을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독자들은 이중섭의 삶과 그
동시 시간대에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가 사랑하고 그렸던 소와 아이들
몸찰,
소와 만나다
소를 그리기 위해 며칠동안 풀을
뜯는 소 옆에 가만히 앉아 관찰을 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이중섭의 소 그림이 시작되었다.
이중섭은 소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아니라 생명력을 가진 소의 움직임과 감정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이를
‘몸찰’이라
불렀다.
몸으로
관찰했다는 뜻이다.
(45쪽)
웃고 뒹구는 아이들 (79,
81, 102쪽)
모든 것을 잊고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의 소를 그릴 때 그랬던 것처럼 무한한 애정으로 아이들을 보고 그리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그렇게 독자들은 이중섭이 애정을
쏟아 부었던 대상들을 그의 그림을 통해 볼 수 있는데,
그의
생애에서 보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림
속 대상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힘차게
동적인 감각이 느껴지는 것은,
이게
바로 예술가의 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서두에서 저자는 소박한
바람을 말한 바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저자의 시각으로
이중섭과 그의 작품을 이해하고자 하며 그의 여정을 따르며 더 깊은 이해와 사색을 해보고자 히는 소박한 바람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중섭과 그의
가족들이 자취를 남겼던 곳곳을 찾아다니며 과거를 소환하고 재현해 놓는다.
그래서 독자들은 신화의 자리에 올라
기인(奇人)으로
치부되는 이중섭 대신 ,
지극히
인간적인 이중섭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