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파스타
이
책은?
이 책 『철학 파스타』는 <삶의 환희를 만나는 4단계 전략>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철학 책이다.
저자는 최준식,
<종교학,
한국학,
죽음학
권위자로,
40년 가까이 학문 연구에
매진해왔다. 국내 죽음학의 영역을 개척하며 웰다잉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 중 한
사람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 소개 중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의 고유 종교들을 연구해
종교학의 저변을 넓혔고,
죽음학의 불모지였던 국내에
한국죽음학회를 발족시켜 많은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이를 통해 인간의 죽음과
무의식,
초의식,
전생,
사후세계 등과 같은 주제를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철학서적과 결을
달리한다.
다른 철학책은 철학의 기본 명제들을 관련 학자와 학설을 연결하여 논의하는데 비하여 이
책은 종교를 다룬다.
종교의 바탕이 되는 철학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향점이 다르게
된다.
현실의 종교들은 철학이 빈곤하다.
다시 말해 종교의 본령이 퇴색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기본 전제하에 저자는 종교가 잃어버린 철학을 거울삼아 종교의 본령을 되짚어
보고, 인간과 삶의 문제를 살펴보려고 한다.
(6쪽)
저자는 종교의 핵심을 '영원철학(perennial
philosophy)'이라고
본다.
간단하게 말해,
우리 인간의 의식이 세 단계를
거쳐 진화하는데,
‘전인격적
단계’,
‘인격적
단계’를 거쳐 ‘초인격적 단계’로 나아간다.
인간은 두 번째 단계인 ‘인격적 단계’에서 끝없는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이원론적 세계관’
때문이다.
그러한 '이원론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불이론(不二論)의 영역'으로 들어가야만,
그래서 초인격적 단계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고통과 허무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렇게 주장하는 철학이
‘영원철학’이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매슬로는 인간욕구 단계설을 주장했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욕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구분된다.
생리 -
안전 -
사회 (소속감) -
자아존중 -
자아실현의
순이다.
(67쪽)
저자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새로운 정보를
덧붙인다.
<그런데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문헌에서는 잘 발견할 수
없는데.
매슬로는 인생의 막바지에 여섯
번째 단계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가 죽기 일 년 전쯤 다섯 번째
단계인 자아실현 단계를 넘어서는 단계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었다.
다른 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이 여섯 번째의 단계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여섯 번째 욕구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자아 초월의 욕구’였다.>(69쪽)
매슬로가 주창한 여섯 번째 단계 ‘자아초월의 욕구’
처음 접한다.
장자(莊子)의 표현 알아두자.
전체 -
至大無外(지대무외),
즉 가장 큰 것은 밖이 있으면 안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 -
至小無內(지소무내),
안에 아무 것도 있어서는 안
된다.
(104쪽)
시간과 영원의
관계
저자는 이 문제를 기독교의 성경에서 예수의 발언을 토대로 하여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기독교 성경 요한복음 8장 58절을 인용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 하시니>
우리말 성경은 번역본마다 약간 다른데,
그중 몇 가지를
비교해본다.
그리고 영어 성경도 찾아보았다.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
(개정개역)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가 있다.
(새번역)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공동번역)
before Abraham
was born, I am!
(NIV)
Before Abraham
was, I am.
(KJV)
before Abraham
was born, I am.(NASB)
<아브라함이 나온 문장에서는 동사다
과거(was)로 되어 있는데,
예수가 나오는 문장에서는 동사가
현재(am)로 되어 있다.
시제를 이렇게 다르게 쓴 이유는
무엇일까?
아브라함은 시공에 갇힌 인간이라 과거라는 유한한 시간 속에 존재하지만 예수는 시간을
넘어 영원한 현재에 존재함을 나타내고자 했을 것이다.
이 복음서의 기자는 시간과 영원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
(125쪽)
범신론과 범재신론의 구분 :
범신론은 세상만물에 신 또는 영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신이 이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범재신론은 약간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고
해야겠다.
<범재신론은 범신론을 포함하는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
있다.
즉 신이 만물에 내재해 있다는
것은 범신론과 의견을 같이 하지만 그 신은 동시에 만물을 초월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신의 내재성과 초월성을
동시에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범재신론은
범신론보다 후대에 나온 더 발전된 신론이라 할 수 있겠다.>
(133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시간 인지는 이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구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다시 말해 자기를 대상화하는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인간이 지닌 기억이라는 능력 또한
시간을 인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전의 나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시점에서 시간이 흐른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20쪽)
시간이라는 것은 인간에게만 존재한다.
인간만이 자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12쪽)
인간이 지닌 가장 큰 공포는 ‘자신이 없어지는 데 대한 공포’일 것이다.
(78쪽)
다시,
이
책은?
무릇 종교는 그 안에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종교중 많은 종파가 철학이 없는 종교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것을 저자는 ‘현실의 종교들은 철학이 빈곤하다.
다시 말해 종교의 본령이 퇴색되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서 ‘그런 기본 전제하에 종교가 잃어버린 철학을 거울삼아
종교의 본령을 되짚어 보고,
인간과 삶의 문제를
살펴보’고 있는 이 책은 철학 없는 종교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이
되며,
또한 그래서 철학 없는 종교에서
아무런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이 무엇이며,
종교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