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천사
이
책은?
영화 <킹콩>의 원작자인 에드거 월리스,
그는 영국의 소설가다 겸
극작가인데,
그가 쓴
소설,
『공포의 천사(The Angel
of Terror)』을 읽었다.
미스터리
소설이다.
에드거 월리스의 작품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소설
『네 명의 의인』을 읽었고,
이 책이 두 번째
소설이다.
저자 에드거 월리스는 <이코노미스트>로부터 20
세기 스릴러물 작가 중 가장
다작한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등장인물들
제임스
메레디스
잭 글로버 :
변호사
진 브리거랜드 :
제임스 메레디스의 약혼자
리디아 베일 (리디아 메레디스)
줄거리는?
제임스 메레디스라는 인물이 있다.
앞부분에서 잠깐 나왔다가 죽는
인물인데, TV
드라마로 치면 유명배우가 초반에
깜짝 출연하고 사라지는 경우를 생각하면 되겠다.
그러나 맡은 역할은
중요해서,
그 뒤 스토리의 기본을 깔아놓고
가는 인물이다.
그는 살인죄로 사형을 언도받는다.
그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변호사인 잭 글로버는 무언가
의문을 가지고 이 사건을 대한다.
메레디스의 약혼자이자 천사 같은
미모를 지닌 브리거랜드를 의심하게 된 것이다.
메레디스는 서른 살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여동생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기로 되어 있는데,
공교롭게도,
다음 주 월요일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메레디스의 전 재산은 진 브리거랜드 앞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런 메레디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잭 글로버는 리디아 베일을 찾아가 메레디스와 결혼을 제안한다.
그 제안을 받아들인 리디아는
결혼을 하게 되는데,
결혼 후 메레디스는
살해되고.........
독자인 나는 이렇게
당했다. -
숨겨놓은
장치
추리소설의 묘미는 작가와 독자가 치열한 두뇌싸움을 하는데
있다.
저자는 요소요소에 힌트를 숨겨놓고 독자들은 그런 힌트를 찾아가면서 작가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
그게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작가가 숨겨 놓은 것으로 여겨지는 힌트가 보이질
않는다.
서술이 3인칭으로 전지적 서술로 일관되니,
독자는 서술자의 해설을 듣는데
사건일지를 읽는 기분이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소설의 전개가 무미건조하다
싶었는데,
언젠가부터 무엇을 하나 놓친
기분이 들기 시작하였다.
이럴 리가
없는데,
이런 식으로 소설이
끝나버리면,
추리소설로
낙제인데,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내가
속았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다 읽고 나서 독자인 작가에게 하나 완벽하게 속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
바로 ‘재그스’라는 인물의 정체.
나중에 밝혀지고 나서야,
아,
하면서 그전에 작가가 무수히
뿌려놓은 밑밥,
힌트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이름이다.
‘재그스’
변호사 잭 글로버가 리디아의 신변 경호를 위해 집으로 보낸 경호원이
재그스인데,
그 이름에 주목을 하지 않은
것이다.
재그스가 처음으로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장면을
보자.
<갑자기 잭이 안색이 밝아지며 환하게
웃었다.
“재그스!”
잭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재그스?”
레넷이 어리둥절해하며 따라
말했다.>
(60쪽)
레넷은 잭 글로버가 일하는 법률회사에서 잭의
상급자다.
지금 대화를 하면서 잭은 재그스라는 인물을
거론하는데,
상급자인 레넷은 그게 누구인지
처음 듣는 듯하다.
이게
힌트였는데,
나는 그냥 넘어갔다 보기 좋게
저자에게 당한 것이다. 가공의
인물이다.
재그스라는 이름은 아마도 Jags
일 것이다.
그 이름은 주인공 잭 글로버 (Jack
Glover) 이름에서
<Ja-
G>를 따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재그스는 잭 글로버가 가공으로 만들어 낸 인물이다.
일인이역으로 잭 글로버와 재그스는 동일인물인
것이다.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나는 이런 대목도 그냥 스쳐 지나갈 수
밖에.
<리디아가 불평하면 잭이 좀 더 자주 찾아와 재그스가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설득할 법도 했는데,
웬일인지 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125쪽)
잭과 재그스는 동일인물이니,
함께 리디아 앞에 나타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잭은 재그스가 되어 리디아를 지근거리에서
보호하면서,
사건을
풀어나간다.
그런 것 모르고 읽었다.
그래서 추리소설로서 격이 떨어진다
생각했던 나의 성급한 판단,
잘 못이라는 점 말해 두고
싶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스포일러가 되니 말하지
못하겠다.
실상 재그스와 잭이 동일인물이라는 정보도 말하면
안되는데........
이것,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
관자놀이
우리가 흔히 듣고 말하는 ‘관자놀이’,
그건 얼굴의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고 새삼 살펴보게 되었다.
관자놀이는 양쪽 눈의 바깥에서 귀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곳을
말한다.
눈의 바깥쪽에서 귀 사이에 위치하며,
광대뼈가 귀 쪽으로 길게 연결된
광대활의 윗부분이다.
따라서 왼쪽,
오른쪽으로 구분될 수
있다.
<총알은 왼쪽 관자놀이 바로 아래에 박혀있었고 얼굴에는
화약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46쪽)
<지미는 오른손에 권총을 움켜쥔 채
죽어있었소.
총상은 왼쪽 관자놀이에 있는데
말이지.
어떻게 하면 오른손에 총을 쥐고
왼쪽 관자놀이를 명중시켜 자살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준다면 자살이라는 당신의 이론을 받아들이도록 하겠소.> (49-
50쪽)
관자놀이가 정확히 어디인지를 모르면,
위와 같은 문장에서 사건의 단서를
찾지 못하게 된다.
다시,
이
책은?
3인칭 시점으로 사건을 서술하고 있어서 그런지 사건이 그저
진행이 되는듯한 구조다.
사건은 그저 시간이 흘러가면서
저절로 해결되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물론 사건 해결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애를 쓰는데,
그것이 애쓰고 수고하는 과정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또한 이야기가 너무 드라이하다.
촉촉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발견되지 않는다.
감정이입을 할 만한 등장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그렇게 드라이하게 느끼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잭 글로버와 리디아 베일의 러브 라인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두 사람에게 같이 있는 시간을 적게 허용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잭이 리디아 옆에 있긴 했지만
재그스라는 ‘나이가 많기 하지만 힘도 무척 센’(77쪽)
경호원 역할을 하고
있었으니,
그게 어떤 한계로 작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두 사람의 러브 라인 형성에
한계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