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이
책은?
이 책처럼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책도 드물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걸리버 여행기』를 어릴 적에 동화책으로 읽어왔고,
또한 성인이 된 다음에도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저 동화책으로만 기억하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해서 걸리버의 여행지는 ‘소인국’과 ‘거인국’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평가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는 풍자문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비단 『걸리버 여행기』
뿐만 아니라,
종교계를 신랄하게 풍자한
『통 이야기』를 통해서도 증명이 되고 남는다.
스위프트는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 당시의
사회,
정치,
경제 등 문명사회를 풍자함은
물론이며,
더 나아가서는 인간 자체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해서 이 책은
1726년 출판되었을 때부터 내용이 삭제되거나 금서로 지정되는
둥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 뒤,
『걸리버 여행기』는 원작의 거친 표현과 풍자 등을 삭제하고 아동문학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판본들이 지금까지도 많이
읽히고 있으나,
이는 『걸리버 여행기』의 본래 모습은 아닌 것이니,
완전한 판본을 읽어야만 진정으로
스위프트를, 걸리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평가 :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으며,
다른 모든 책들을 파괴하고 오로지
여섯 권만 골라야 한다면 그 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
영국 문학사가 조지 세인츠베리 :
“스위프트는 세계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하고,
가장 완전한 재미의
원천이다.”
이 책의 번역 역사
『걸리버 여행기』가 완역으로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것은 다음과
같다.
1987년 김영국 역,
중원문화 -
최초의
완역본
1993년 신현철 역,
문학동네
1999년 송낙헌 역,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1년 이동진 역,
해누리
이중에서 <신현철 역,
문학동네 판>을 가지고,
읽었다.
이번에 현재지성에서 이종인 역으로 출판(2019년 9월)되었기에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의
내용은?
온전한 『걸리버 여행기』는 다음과 같이 4부분을 모두 갖춰야 한다.
제1부 릴리펏(소인국)
여행기
제2부 브롭딩낵(거인국)
여행기
제3부 라퓨타(날아다니는 섬),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
제4부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
이중에서 유명한 것으로,
잘 알려진 것들로서는 먼저
소인국이 있다.
영화로도 매우 친숙한,
걸리버가 해안가에서 소인국
병사들의 밧줄에 묶인 모습으로 기억되는 소인국이 매우 유명하고,
그 다음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는
일본 애니메이션 「천공의 섬,
라푸타」로 더 유명하다.
또한 4부에 등장하는 말의 나라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야후는
인터넷 사이트 ‘야후(Yahoo.com)’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완역본으로 위의 4개 나라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또한 새롭게 번역되어,
기대가 크다.
번역의
문제,
하나만
짚어본다.
『걸리버 여행기』
중,
걸리버가 브루투스를 만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제 3부,
하늘을 나는 섬을 여행하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다.
먼저 다른 번역본을 읽어보자.
<총독은 내가 바라는 대로 시저와 브루투스를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도록 하였다. 나는 가장 완전한 덕,
어디에도 비길 수 없는
용맹,
굳건한 정신,
조국에 대한 애국심 그리고 인류에
대한 전반적인 사랑을 브루투스의 얼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위대한 두 사람이 서로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기뻤다.
시저는 자신의 가장 위대한 업적도 생명을 빼앗은 브루투스의 영광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였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브루투스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선조인 유니우스를
비롯하여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아들 카토,
토마스 모어 그리고 자신 등의
모두가 언제나 함께 있다고 하였다.
이들과 같은 여섯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일곱째의 사람을 세상은 아직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걸리버 여행기』,
신현철 역,
문학수첩,
244-245쪽)
그럼 이 책으로 위의 부분을 읽어보자.
<통치자는 내 요청에 카이사르와 브루투스에게 신호를 보내
우리 쪽으로 오게 하였다.
나는 브루투스를 보고 엄청난
존경심을 품게 되었다.
나는 그의 얼굴 전체에서 지극히
완성된 미덕,
초고의
용맹성,
굳은 마음,
조국을 향한 진정한
사랑,
인류를 향한 박애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 두 사람이 저승에서
친하게 보내는 것을 보고 더욱 기뻤다.
카이사르는 그 가 이승에서 거둔
가장 훌륭한 행위도 자신의 목숨을 빼앗는 영광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고 거침없이 고백했다.
나는 브루투스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영광을 누렸는데,
그는 자신의 선조
유니우스,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소小
카토,
토마스 모어 경과 자신이 영원히
함께 있다고 하면서,
온 세상,
모든 시대를 다 뒤져 보아도 이
여섯 사람의 모임에 일곱 번째로 들어올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걸리버 여행기』,
이종인 역,
현대지성,
240쪽)
뭐가 다를까?
어떤 부분이 번역에서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우선 카이사르와 브루투스의
관계
<이 위대한 두 사람이 서로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기뻤다.>
(문학수첩)
<나는 이 두 사람이 저승에서 친하게 보내는 것을 보고
더욱 기뻤다.>
(현대지성)
이정도 차이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다음 번역의 차이가 크게
보인다.
<그는 자신의 선조인 유니우스를 비롯하여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아들 카토,
토마스 모어 그리고 자신 등의
모두가 언제나 함께 있다고 하였다.
이들과 같은 여섯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일곱째의 사람을 세상은 아직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문학수첩)
<그는 자신의 선조 유니우스,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소小
카토,
토마스 모어 경과 자신이 영원히
함께 있다고 하면서,
온 세상,
모든 시대를 다 뒤져 보아도 이
여섯 사람의 모임에 일곱 번째로 들어올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지성)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브루투스가 말한 내용이
다르다.
문학수첩 판은 ‘일곱 번째의 사람’에 관한 언급이 걸리버의 말로 번역이 되었는데
반해,
현대지성 판은 그 말도 브루투스의
말로 번역되어 있다.
어느 게 맞는
것일까?
어느 게 잘 된 번역인지는 원문을 찾아 비교해 볼 수밖에
없다.
<I had the honour to have much conversation with Brutus; and
was told, that his ancestor Junius, Socrates, Epaminondas, Cato the younger, Sir
Thomas More, and himself were perpetually together: a sextumvirate, to which all
the ages of the world cannot add a seventh.>
위 원문을 제대로 번역한 것은 어떤
책일까?
다시,
이
책은?
그간 동화책으로만 알고 있던 걸리버 여행기가 이 책으로 이제 성인용으로 제 자리를 잡은
것 같이 기쁘다.
또한 새롭게 번역된 것답게 제대로
번역된 부분이 눈에 보여,
『걸리버 여행기』의 본래 모습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더하여 책 말미에 저자의 <해제>는 『걸리버 여행기』에 대해 더 깊고도 새로운 안목을 갖도록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