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전면 새번역 누구나 인간 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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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이 책은?

 

이 책 조제프 푸셰는 프랑스 정치가 푸셰의 인생 역정을 그린 평전이다.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수많은 인물들의 평전을 쓴 슈테판 츠바이크, 그의 통찰력 있는 필력으로 한 정치가의 숨어 있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은?

 

조제프 푸셰의 생몰연대는 1759. 5.21 ~ 1820.12.25.

그러니 그의 시대는 프랑스 혁명시대와 겹친다. 그것은 그의 인생이 프랑스 혁명의 진척에 따라 굴곡진 생을 살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분명 그는 굵직굵직한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혀놓고 있다.

 

<그는 놀라울만큼 일관성 있게 지조 없이 살았다.> (5)

 

<간신히 포착한 몇 개 안되는 이력은 첫눈에도 한 사람의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을만큼 제각각이다.> (9)

 

<너무 빨리 모습을 드러내지 말고 너무 성급히 입장을 결정하지 말자.> (32)

 

<푸셰는 평생 막후의 인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32)

 

<정치사를 통틀어 가장 노련한 모사가인 푸셰는 공화국과 왕정과 황제의 제국을 무대 삼아 펼쳐지는 숱한 에피소드에서 스무 번이나 의상을 바꿔가며 한결 같은 명배우의 솜씨로 이 역할을 연기한다.>(33)

 

<이처럼 대담하게 방향을 바꾸고 백주에 뻔뻔하게 다른 진영으로, 승자에게로 가는 것이야말로 푸셰의 비밀 병법이다.> (83)

 

<그는 빛의 속도로 등을 돌린다. 그가 선봉대로 내세운 사람이 반격을 당하는 일이 한 번 더 반복된다. 늘 그렇듯이 푸셰가 한 말과 푸셰가 행한 정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로 대가를 치르게 된다.> (127)

 

한마디로 그는 막후의 조정역을 맡은 것이다. 전면에 나서지 않는 역할.

그런 인생,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로베스피에르 VS. 푸셰

 

학창시절, 프랑스 혁명사를 읽으면서 로베스피에르라는 인물에 애착을 가진 적이 있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름이 멋져서? 아니면 그의 행적 때문에?

하여튼 로베스피에르를 그후로도 살펴오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의 죽음의 원인이 바로 푸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로베스피에르와 푸셰의 관계, 긴박하게 돌아가는 프랑스 혁명의 뒤안길에서 푸셰의 간계(?) 때문에 하루아침에 몰락하게 되는 그의 모습이 이 책에 잘 그려져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통해 일단, 조제프 푸셰 라는 인물을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 맨 처음에는 몰랐으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사물이 드러나듯이, 푸셰란 인물이 드러나고 있다.

 

다음으로는,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역사기록에 대한 다음 글을 읽어보자.

 

<푸셰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위태로운 역할을 맡아 비밀리에 활약했지만, 대부분의 역사서는 이런 그의 역할을 충분히 강조하고 있지 않다. 몇몇 얄팍한 역사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역사서는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만을 서술한다. 그렇기에 역사가들은 당시의 박진감 넘치는 마지막 날들을 다룰 때 대개 달리앵과 바리스와 부르동에게만 초점을 맞춘다. ( ……) 한 마디로 역사가들은 데르미도르 9일에 벌어진 대서사극의 주연배우들을 묘사하지만 푸셰를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106-107)

 

츠바이크의 글을 통하여, 역사 기록의 한계를 알게 된다.

역사가는 어디까지나 겉에 보이는 것만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겉으로 드러난 사건만 기록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역사 기록의 한계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를 읽을 때 그 이면을 찾아 읽어야 하고, 그 행간의 의미를 열심히 찾아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역사 기록의 행간과 이면을 찾아 보여주는 이런 책을 부지런히 찾아 읽어야만 역사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런 글의 의미는 각별하다.

<푸셰의 존재를 인지하려면 역사의 심층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대단치 않은 신하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며 한 시대를 주물렀던 인물이 보일 것이다. 그는 한 평생을 그늘에서 활약했지만 그 시기는 세 세대를 뛰어넘는다. 트로이 전쟁에서 파트로클로스는 이미 전사했고, 헥토르와 아킬레우스도 전사했지만, 권모술수에 뛰어난 오디세우스는 살아남았다. 푸셰는 재능으로 천재를 압도하고 냉혈성으로 온갖 열정을 이기고 살아남는다.> (26)

 

고전을 읽어서, 역사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어야, 소위 역사란 것의 실체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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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원히 살아있네
장 도르메송 지음, 정미애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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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원히 살아있네

 

이 책은?

 

이 책 나는 영원히 살아있네는 소설이다.

분명 책 표지에 장 도르메송 장편 소설이라고 쓰여있으니, 소설이다.

 

저자는 장 도르메송, 일간 르 피가로주필로 정치 칼럼을 쓰고 오랫동안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 책 나는 영원히 살아있네는 그의 41번째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런데 이 책이 과연 소설이 맞는 것일까?

읽어가면서 자꾸만 '이게 소설인가?', '소설 맞아?' 하는 혼자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책에는 주인공과 줄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없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먼저 주인공, 주인공은 없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못 찾은 것인가?

그래서 일단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애를 썼다.

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찾아보았다. 찾았다. ‘라는 인물, 화자를 발견했다.

 

라는 화자는 처음 문장부터 등장한다.

오랜 시간 나는 어두운 숲을 떠돌았다.”(11)

 

그렇게 어두운 숲을 떠도는 는 곧 이어서 길을 나서고(21), 수천 년의 걸음을 내딛고서야 마침내 거대한 나일 강가에 닿게 된다. (22)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요약한 의 행적은 바로 수천 년의 걸음이란 표현 때문에 또 판단이 어렵게 되어 버린다.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는가? 그렇게 사람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무언가 의심을 받게 된다. 어떤 의심? ‘는 한 사람이 아닐지 모른다. 또는 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어떤 것을 의인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일인칭 주어 가 계속해서 등장하니, 그의 뒤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의 뒤를 따라가다 보니,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바로 영화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

그 영화에서 주인공인 포레스트 검프는 역사적 현장마다 등장한다.

카메오가 아니다. 실제 주인공으로 얼굴을 내민다.

 

역사의 현장마다 포레스트 검프는 등장하여 역사적 현장의 목격자가 된다.

그러니 현장에서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현장감 있게.

 

바로 이것이 아닐까?

역사의 현장에서 는 얼굴을 바꿔가면서 실제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이해를 하니 이런 문장들이 납득이 되기 시작한다.

 

<수세기가 하루처럼 지나갔다. 그러는 사이 나는 이집트 사람으로 환생했다.> (25)

<이제 이 자리, 인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에 나는 서 있다.> (33)

<나는 도처에 존재한다.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있다. 나는 이 시대에서 저 시대로 날아간다.> (44)

<그 무렵 나는, (……) 카트린 드 메디치의 시녀였던 것이다.> (150)

 

드디어 는 그 정체를 밝힌다.

<‘는 라 폼 드 팽에서 일하는 여종업원이면서 동시에 인류의 역사라는 점이다.> (165)

<나는 역사이다.> (311)

 

따라서 이 책은 소설이되, '역사'가 주인공이다.

역사가 주인공이니, 줄거리는 저절로 생긴다. 줄거리가 넘치고 넘칠 수밖에! 역사는 이야기가 아닌가?

해서 이 책은 소설 맞다.

역사가 주인공이 되어, 역사의 현장을 현재 진행형으로 현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것들을 인정하고 나서부터는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줄거리때문에 독자는 시간도 잊은 채 역사의 현장을 누비게 되는 것이다. 

 

나는 또한 트로이 사람이었다.”라고 시작하는 곳, 트로이에서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와 부인 헤카베를 만날 수 있었고, 그의 아들 헥토르, 파리스, 딸 카산드라의 행적을 따라가기도 하였다. 그리고 트로이 멸망 후 아이네이아스를 따라 카르타고를 거쳐 로마에 이르기까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읽게 되는 것이다.

 

또 여기 저기, 역사의 인물들을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숨이 가쁠 정도로.....

 

다시 이 책은?

 

그러면 저자에게 역사는 무엇이며, 그 역사를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여러 가지 답을 추릴 수 있겠지만, 다음 문장을 꼽아 보았다.

 

<산다는 것은 내게, 여러 모습으로 역사의 무대를 옮겨 다녔던 수많은 내게, 무엇보다 다양한 책을 읽는 행위였다.> (131)

 

저자가 90여 년간 이 땅에 살아오고 마지막으로 남긴 저서에서 역사를 주욱 훑어본 다음에  결론으로 말하길, 사는 게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저자는 책을 읽는 행위라고 답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발언으로 우리를 북돋는다. 책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요, 보물이라고.

 

<나는 책을 무척 좋아했다. 그것들은 나의 도구이며 나의 보물이었다. 성경, 일리아스, 무덤 너머의 회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즐겨 읽었다.> (311)

 

이 책은 소설로 그러한 역사 여행, 문학 기행의 길을 떠나게 한다. 그래서 삶의 의미와 역사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는, 참 특이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 주는 신기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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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탐 청소년 문학 23
카트 드 코크 지음, 최진영 옮김 / 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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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 책은?

 

어디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가끔 매스컴을 통해 철부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몸캠기술을 구사하여 돈을 갈취하는 사건들 말이다. 그런 게 단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다. 이 책, 저자가 벨기에 인인데 거기에서도 그런 것 보니, 이 세상 지구가 좁긴 좁은 모양이다.

 

이 책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부모와 같이 읽으면서 같이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저자는 카트 드 코크, <벨기에에서 태어나 에디터 및 번역가로 활동했다. 특히 청소년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범죄예방 소설이다.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는 예방이 아니라, 당하지 말라는 예방이다.

그러자면 꾼들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어떻게 순진한 아이들을 함정으로 끌고 들어가는지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본다.

 

린다 : 순진한 여학생, 범죄의 표적이 된다.

줄리 : 린다의 친구, 린다와 비슷한 여학생으로, 린다와 같이 당한다. 

린다의 어머니 :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에 린다를 잘 보살펴줄 수가 없다.

린다의 아버지 :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자와 사달이 나 가정을 버리고 나간다.

 

이정도 소개를 했으니, 안타깝지만 주인공 린다를 둘러싼 환경 자체가 좋지 않은 편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환경이 그렇다고 모두가 린다처럼 그런 일을 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여튼 환경도 한 몫을 한 것은 사실이다.

 

린다는 이제 2년후에 대학생이 되는 나이니까 한참 성에 눈을 뜨고 호기심이 많은 나이다. 그래서 남자 친구가 없다는 것이 스스로도 부끄러운 상황이다.

 

그런 틈을 타고, 범죄자들이 파고 들어온다.

어느 날 페이스북의 채팅 창에 메시지가 뜬다. 친구 신청이다.

그것을 린다는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둘 사이에 서로를 생각해주는 애틋한 메시지가 오고 가기 시작한다.

 

사람이 그리운, 남자친구가 필요한 린다는 그 메시지를 보내는 남자에게 푹 빠져든다.

그리고 둘 사이에 점점 남에게는 비밀이 될만한 일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그러다가 이런 메시지가 온다.

 

<그냥 윗옷만 벗고 찍어봐. 브라만 입고 찍을 수 있잖아.>

 

이런 요구에 망설이지만, 자기를 신뢰한다면 그 정도 해줄 수 있지 않느냐고 열 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을 잘 아는 상대방의 요구에 할 수 없이 찍어 보낸다.

 

그 다음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둘이 만나기로 한 날, 그 남자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다.

돈을 요구하는 것, 돈'을 내지 않으면 다 공개하겠다!!!!!!'

 

물론 소설은 소설이니, 어쨌든 사건은 해결이 된다.

달콤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속사정을 다 들어주던 그 남자는 범죄패거리의 하수인이었고, 결국 그들은 철창 신세가 되지만, 린다의 벗은 몸은 공개가 되고 만다.

 

다시, 이 책은?

 

이런 농담 있다.

결석생들에게 하는 훈화, 앞으로 결석해서는 안 된다,고 엄중 경고하는 그 말씀을 결석생들은 그 자리 없으니 들을 수가 없다. 그러니 그런 경고 아무 짝에도 소용없다.

 

해서 이 책이 주는 경고,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읽지 않을 것이니, 그런 경고 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 읽은 독자들이 옆의 청소년에게 전해 주어야 한다.

 

물론 그렇게 전해주어도 그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그 정도는 다 잘 알아요. 당신이나 잘 하세요~”

 

린다도 엄마 잔소리 싫어하던, 그래서 자기 앞가림 자기가 한다고 큰 소리 치던 청소년이었다. 그런데도 자기 잘 났다고 하더니, 그게 무슨 꼴이람?

범죄는 자기 잘나서 안 당하는 게 아니다. 정신 차리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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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철학자들 -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
이봉호 지음 / 파라아카데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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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철학자들

 

이 책은?

 

이 책 최초의 철학자들<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을 한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 최초로 철학을 시작된 시점은 소크라테스 이전이고, 철학 내용은 자연철학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봉호, 덕성여대, 인천대 등에서 초빙교수와 학술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경기대학교 교수로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철학 하면 어려운 용어들, 복잡한 설명을 필요로 하는 개념들이 등장하는데, 이 책은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아, 읽기가 편하다.

모름지기 철학은 생각하는 것인데 그 생각하는 것도 쉬운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은 일단 그렇게 생각을 시작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책에 들어 있는 철학들을 살펴보자.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제논,

엠페도클레스, 아낙사고라스, 데모크리토스

 

이런 인물들이 주장하는 것들이 시험에 자주 등장하지 않았던가?

다음과 같은 식으로 말이다.

 

엠페도클레스가 주장한, 네 가지 근본물질은?

아낙시메네스가 주장한 우주의 근본 물질은?

 

이 책은 그런 문제에 대한 답뿐만 아니라, 그들이 그런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그들의 주장을 정리하기 위해선 학파별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

 

밀레토스 학파에는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가 해당되고,

피타고라스 학파에는 피타고라스,

엘레아 학파에는 파르메니데스와 제논,

원자론을 주장한 사람은 엠페도클레스, 아낙사고라스, 데모크리토스가 해당이 된다.

 

그럼 이들이 주장하는 바, 그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들은 철학적 질문, 철학적 설명을 하는데 있어, 신화에서 탈피하고 있다.

그들이 살고 있던 당시의 세계는 신화로 설명이 되고, 그런 설명만으로도 충분한 시대였는데 그런 자세와 결별하고 생각하는 것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주가 운행하는 것을 단순하게 신화에 등장하는 어떤 신이 운행해서가 아니라, 지구를 구성하는 어떤 물질 - , 불 등 - 이 움직이기 때문에 그리 된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 최초의 철학적 질문은 우주의 근본물질은 무엇이고, 그 성질은 어떠한가?”이다. (52)

 

그런 결과, 우주의 근본물질이 물(탈레스), 공기(아낙시메네스) 등등이라고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은 점점 깊어져서, 이제 단순히 어떤 물질이 근본물질이라고 주장하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존재와 운동을 생각하기에 이르러, 원자론을 주장하게 된다.

 

원자론을 주장하게 됨으로서, 이제 철학은 완전하게 신화와 결별하게 된다.

원자론자들은 <신화적 설명을 배제하고 자연의 자연적인 힘에 의해 원자들의 결합으로 변화와 운동을 설명하고, 그 자연의 변화와 운동에 원인과 결과라는 연쇄의 법칙이 있다는 사유를 해냈다는 점에서 원자론자들의 철학은 신화와 완전한 결별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128)

 

밀레토스 학파에서 시작한 철학은 원자론에 이르러, 신화와 결별하고 사람의 생각으로 철학을 시작하게 되어, 이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출현을 준비하게 된다. 바야흐로 인간을 위한 철학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그 뒤를 이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출현을 맞이하기 위한 당시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철학은 상황과는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지라,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은 철학이 허공에 주먹을 내지르는 공허한 사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중요한 것이다.

 

그렇게 이어지는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다.

 

페르시아 전쟁과 아테네의 번영

아테네의 정치상황

소피스트들과 작가와 시인들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아테네의 쇠퇴

 

이 정도의 역사적 사건들이 언급되면 당연히 그 안에 소크라테스도 들어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소크라테스 전후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인류 역사에 철학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그렇게 시작한 철학은 그 후 소크라데스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사람에게 철학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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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 - 우리 삶을 읽는 궁극의 메타포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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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

 

이 책은?

 

이 책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우리 삶을 읽는 궁극의 메타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영화를 한편씩 분석하면서, 그 안에 신화와 심리학이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김상준. 저자의 책은 이미 몇 권 읽은 바가 있다.

프로이트와 영화를 본다면심리학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에 이어 이 책이 세 번째 만남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심리학과 신화를 실전에 적용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실전이란 영화를 말하는 것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사례를 심리학과 신화를 통하여 분석해 보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는 다음과 같다.

 

<마스크>, <뮤리엘의 웨딩>, <풀 몬티>, <트루먼 쇼>

<달콤한 인생>, <와일드>, <밀양>, <굿 윌 헌팅>

<12몽키즈>, <브로크백 마운틴>, <닉슨>, <더 헌트>

<여고괴담>, <스피어>, <포르노그래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스틸 라이프>, <심플라이프>, <여인사십>

 

모두 19편인데, 이외에도 짤막하게 다룬 영화도 몇 편 더 있다.

 

저자는 이런 영화들을 자아’,‘시련’, ‘사랑’, ‘본능과 욕망’,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로 세분하여 살펴보고 있다.

 

먼저 그간 보았던 영화 중에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것들을 이 책을 통해 정리해 볼 수 있었다.

 

<폴 몬티> - 남자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남성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과의 공감능력보다는 어떻게 다른 남성과 경쟁에 이길 수 있는지를 교육받는다.

그러다 보니 감정은 억압되고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는 두려움, 불안, 외로움의 감정은 점점 표현되지 못하고 쌓이게 된다. 또한 이런 감정은 남성이 가져서는 안 되는 것처럼 교육을 받는다. 남성은 항상 강해야 하는데 이런 약한 감정은 여성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52)

 

얼마 전에 남자로 산다는 것(제임스 홀리스)이란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도 위와 비슷한 견해를 밝히고 있었다. 그 책을 읽었으니, 이 책의 이런 문장도 얼른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래서 책으로 책을 읽는다는 말이 백번 맞다는 것, 다시 깨닫게 된다.

 

<밀양> - 용서에 대하여.

신애가 그렇게 슬픔이 거의 다 비워질 때쯤 종교를 통해 남은 슬픔을 해결했다면 삶이 달라졌을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성급하게 자신의 슬픔을 억압하고 종교에 귀의했기에 눌러놓은 슬픔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였던 것이다.

살인자에 대한 분노와 원한이 모두 다 사라질 때까지 실컷 욕하고 원망하는 의식이 있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가진 모든 증오를 풀어냈다고 생각했을 때 그 살인자를 용서했어야 했다. 성급한 용서는 결국 자신 안에 남아있는 증오의 싹만 다시 키우게 된다. (107)

 

영화 <밀양>을 보고, 또 그 영화를 비평하거나 해설한 여러 편의 글을 읽었는데, 신애의 용서라는 행위에 대해 위에 인용한 글만큼 명쾌하게 분석해 놓은 것은 처음이다. 글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나자신이 납득되는 것이, <밀양>을 제대로 본 기분이다.

 

이런 것도 알게 된다.

 

영화 <마스크>에 나오는 마스크, 가면은 누구의 형상일까? 누구의 형상을 본딴 것일까?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데, 이 책에서 알게 된다. 바로 북유럽의 신화에 등장하는 로키라는 신의 얼굴이라는 것. (15)

 

다행이도 로키는 북유럽 신화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은 바 있기에 어떤 신인지 알고 있어, 그 이름이 나올 때, 바로 알 수 있었다. 만약에 북유럽 신화를 몰랐더라면 로키라고 말해도 누구인지 모르니,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아폴론의 신전에는 디오니소스를 모시는 방이 마련되어 아폴론이 겨울 네 달 동안 북방으로 떠나고 디오니소스에게 신전을 양보한다. 그 시대에도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의 공존, 즉 이성과 감정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130)

 

이렇게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의 대립과 조화를 알게 되니, 니체가 말하는 '디오니소스적'이란 말이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공포 영화의 효용성

인간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대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공포 영화는 자신의 밑바닥에 잠재하는 공포와 수동적으로 맞서는 데 적합하다. 따라서 공포영화는 관객이 능동적으로 공포에 접근함으로써 자신이 가진 공포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한다. (185)

 

반복 강박

상처받은 사람이 상처를 받았던 장소나 상황을 피하지 않고 도리어 상처를 주었던 상황이나 사건과 비슷한 장소에서 체험하려는 것을 말한다.(189)

 

북유럽 신화의 의의

<신들도 늙고 죽을 수 있음을 들려주고 있는 점이다. 이는 이 세상에 무한한 존재는 없으며 누구도 죽음과 노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256)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 이둔의 사과.

이둔이 티아지에 의해 납치되자, 그동안 이둔이 제공해주는 젊음의 사과를 먹어 젊음을 유지했던 신들은 그 사과를 먹지 못하게 되고, 결국은 노화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252)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선동은 문장 한 줄로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이미 사람들은 선동당해 있다.> (174) - 나치 독일의 선전상 괴벨스.

 

요즘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바로 괴벨스가 말하는 선동의 작태가 아닐까?

 

다시, 이 책은?

 

그간 보면서도 미진했던 영화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점이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심리학과 신화를 그간 총론 정도만 읽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으로 실전에서 그것들이 어떻게 적용 또는 활용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독자들이 참고가 되도록 인덱스를 만들어 보았다.

 

여기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을 정리 해볼 필요가 있어, 참고용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

 

가니메데스 : 148, / 네메시스 : 76,

니오베 : 72, 81, 176/ 다이달로스 : 165,/

다프네 : 124, / 디오니소스 : 118, 130, /

레토 : 73, 118, 169, 176,/  시시포스 : 232, /

아가멤논 : 135, / 아레스 : 232, 263, /

아르테미스 : 73, 81, 169, 170, 175, 264,/

아리아드네 : 165,/

아폴론 : 73. 118, 130, 132, 144, 147, 166, 169, /

악타이온 : 170, 175, /에오스 : 263, /

오디세우스 : 201, /옴팔레 : 42, 55, /

우라노스 : 34, / 이카로스 : 165,/

제우스 : 34, 147, 148, 162, 232, /

카산드라 : 124, 132, 141, / 크로노스 : 34, 240, /

클리타임네스트라 : 135, / 타나토스 : 231,

탄탈로스 : 72, / 테세우스 : 165, 204,/

프리아모스 : 132, / 피그말리온 : 222, /

하데스 : 201, 232, 240, / 헤라 : 112, 162, /

헤라클레스 : 41, 48, 50,55,/ 헤카베 : 132./

헤파이스토스 : 162, / 헥토르 : 132/ 히아킨토스 : 144, / 

    

북유럽 신화

 

로키 : 12, 250, /발드르 : 13,/ 브라기 : 249, /

오딘 : 13, 249, / 이둔 ; 249, 255/

 

 

폴리네시아 마오리 족 신화 : 36,

아프리카 에피크 족 신화 : 67,

유대인의 경전 <탈무드> :58,

릴리스 : 58,

아프리카 우간다 신화 : 112,

길가메시 서사시 :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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