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이기는 철학 -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공부법과 사고법
오가와 히토시 지음, 장인주 옮김 / 처음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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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이기는 철학 

 

이 책은?

 

이 책 AI를 이기는 철학<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공부법과 사고법>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책이라 할만한 책이다.

 

저자는 오가와 히토시, 일본인이다

 그의 경력이 특이해서 소개글 일부를 옮겨본다.

< 대학 졸업 후 일본 굴지의 무역회사인 이토추상사에 입사했으나 대만의 민주화 운동에 영향을 받아 퇴사한 후 4년 동안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면서 사법시험에 도전했다. 합격 후에는 나고야 시청에서 근무하며, 나고야 시립대학 대학원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런 경력 덕분에 <종합상사 근무, 프리터 생활, 시청 근무를 거쳐 철학자가 된 독특한 이력을 소유하게 되었다. 주로 일상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고, 그동안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철학 입문서를 써왔다.>

 

책을 읽어보니, 소개글에 있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철학 입문서를 써왔다>는 말이 백번 맞는 말이다. 이 책을 정통 철학서로 분류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인공지능(AI)이 득세하는 시대가 왔다. 이제 인공지능이란 말을 모르는 사람은 신문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또한 말 깨나 하는 사람은 모두다 입에 인공지능이란 말을 달고 산다.

이런 시대에 인공지능과 겨루어 살아남는 방법은 과연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에 밀려 일자리를 뺏길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이 드리워진 이 시대, 이 책은 그 해결책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겨루어 이길 수 있는 길은 바로 철학에 있다는 것이다.

철학이라는 말이 너무 추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생각하는 법을 배우면 된다고 말하는 게 좋을 것이다.

 

저자는 인공지능에 밀려날 것이라는 불안감을 지닌 현대인들에게 철학만 제대로 배우고 나면 인공지능은 두려워할 존재가 아니라고말하고 있다.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인공지능이 다음과 같이 10 가지 약점이 있다 한다.

이 열가지 항목을 음미하면서 읽어보면 저자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상식을 모른다. /계산 밖에 하지 못한다. /경험이 없다. /의지가 없다./

의미를 모른다./ 신체가 없다. /본능이 없다. /감정이 없다./

융통성이 없다. / 애매함을 모른다./ (27, 87)

 

이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28쪽에서부터 43쪽까지 펼쳐지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 인공지능의 약점을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의미를 모른다는 항목을 생각해 보자.

사랑한다는 동사를 사용해서, ‘나는 당신을 사랑해나는 스테이크를 사랑해라고 사용하는 경우, 사람은 사랑해의 의미가 두 문장 사이에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린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어떨까? 그 차이점을 인식할까?

 

인공지능은 그런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오직 형식적인 말뜻만 안다는 것이다.

의미를 알아차리기 위하여는 사랑해의 목적물인 대상에 대하여 그 의미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인공지능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결국 그게 인공지능의 약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의 열 가지 인공지능의 약점이 되는 항목을 우리는 가지고 있으므로 그게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강점이 되고, 그것을 개발하면 인공지능이 득세하는 시대에서도 너끈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강점을 기르는 방법으로 저자는 철학을 제시한다.

그런데, 철학을 배워야 한다니, 벌써 골치가 아파오지 않는가?

그런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저자,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이란 완전히 학문적인 철학이다. 그래서 철학을 공부하는 데는 먼저 철학의 역사를 배우기 시작한다. 철학이 시작된 시점에서부터 근대 현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명멸해간 수많은 철학 사조를 배우고 넘어가야 한다. 또 그 다음에는 이름도 복잡한 그리스 철학자로 시작해서 미국의 난다긴다하는 철학자까지.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철학공부 말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바로 철학이며, 그런 철학 즉 생각하는 법을 배우자고 한다.

 

저자에 의하면 철학이란, ‘사물의 본질을 비판적으로, 또한 근원적으로 생각하고 말로 표현하는 것, 쉽게 말하자면, 사물을 철저하게 의심해서 생각함으로써 그 정체를 밝히자는 뜻이다. (63)

 

그래서 저자에게 철학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다. 뜬구름 잡는 추상적 이론의 향연이 아닌 것이다. 철학이란 사람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생각하는 법이다.

 

그 방법 또한 구체적이다.

저자가 밝힌 철학공부 방법, 즉 철학 사고법 10가지가 제시되고 있는데, 이 또한 구체적이어서 실제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다.

 

최강의 철학 사고법 10가지, 소개한다.

 

자문자답법 / 프래그머틱 사고법 / 감정 사고법 / 속내 사고법 / 신체 사고법 /

기억 생성법 / 명상 사고법 / 우주 일체화 사고법 / 기호 사고법 / 메타 사고법/

 

다시, 이 책은?

 

이미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제 인공지능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에 대처해야 한다,

 

<인공지능이라는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능력을 가진 존재의 등장으로 노동 환경이 격변하고 있다.> (50) 이런 시대에 <앞으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우선 철학부터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철학은 모든 학문의 어머니이며, 최강의 학문이기 때문이다.> (56)

    

이 책에서 제시되고 있는 철학사고법이 기존의 철학책 마지막 파트로 들어가, ‘지금까지 배운 철학을 우리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항목으로 정식 채택되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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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 가짜 약부터 신종 마약까지 세상을 홀린 수상한 약들
박성규 지음 / Mid(엠아이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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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이 책은?

 

이 책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가짜 약부터 신종 마약까지 세상을 홀린 수상한 약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박성규, <웁살라 대학교에서 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과 음악을 좋아하는 자칭 자유로운 영혼의 과학자.>라고 알려져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제목이 약국에 없는 약이란 점에 유의하자.

그러면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알 수 있다.

 

<어떻게 늙고, 아프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건강하게, 영원히 살 수 없을까?

 

이 문장은 질문인 동시에 욕망의 표현이다.> (12)

 

그렇게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춘 저자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시각으로 약을 구분한다.

 

아프지 않도록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이뤄주는 약..

아예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욕망에 부응하는 약.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 싶은 욕망을 채우려는 약.

쾌락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약.

 

이렇게 구분해보니, 우리가 접하고 있는 약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부 욕망, 약을 발명하다

1장 약의 시작은 약이 아니다

2장 약, 과학의 영역에 들어서기까지

 

2부 약, 욕망의 도구가 되다

3장 생존에서 불로불사까지

4장 중독과 쾌락

5장 각성과 환각 그리고 행복   

 

여기서 알게 된다.

 

에베르스 파피루스

<고대 이집트의 의사들은 문자를 사용해 처방과 치료법 등을 기록했는데, 오늘날 이 문서들을 에베르스 파피루스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주술은 약과 함께 사용할 때 효과가 있으며, 약은 주술과 함께 사용할 때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24)

 

인간의 원시심상 (primitiev mind) (34, 110)

원시심상이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말한다. (34, 110)

 

무리한 사혈로 사망한 사람 중에?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베토벤도 무리한 사혈로 사망했다. (52)

 

넓어져 가는 질병의 정의 : (85)

이런 글 읽어보자.

<현대에 이르러 제약회사들은 커다란 문제에 직면하였다. 앞으로 정복해야 할 질병들은 과거처럼 많지 않을뿐더러, 아스피린처럼 크게 대박을 터트릴만한 혁신 신약의 가능성도 줄어들었다.>(85)

 

한마디로, 제약회사들의 돈벌이가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직면한 제약사들은 어떻게 타개하려 했을까?

 

저자는 이어서 말한다.

<그래서 제약회사들은 질병의 정의를 좀 더 포괄적으로 확대시켰고, 정신 의학 분야에서 이러한 전략을 펼쳤다. 정신장애의 정의는 애매모호하며 조작하기 쉽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신 장애에서는 완벽한 치료제란 없는지라, 장기간의 약품 판매가 가능하다. 한마디로 정신 의학 분야는 제약회사의 엘도라도인 셈이다.>(85)

 

그래서 우리들은 점점 많은 질병으로 진단받고, 더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한다. 누구를 위해서?

 

영화에서 코카인의 가루를 손가락으로 찍어 혀에 대는 장면이 나오는데...

과연 그렇게 하면 코카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코카인은 국소 마취의 기능이 있어, 혀의 감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197)

그러니 밀가루처럼 보이나 코카인을 금방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약 소마?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약 소마는, 그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된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 힌트가 보인다.

 

<힌두교와 조로아스터의 사제와 신자들은 영적 음료를 통해 초월적인 세계를 경험하였다. 힌두교의 경전인 리그베다와 조로아스터교의 경전 아베스타에는 영적 음료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영적 음료의 이름은 리그베다에서는 소마 Soma 아베스타에서는 하오마 Haoma로 언급되지만 소마와 하오마는 둘 다 술로, 주요 원료도 같다.> (267)

 

이런 것은 사소한 지식일지도

<모든 약은 과량으로 복용했을 때 독이 되지만, 역으로 모든 독은 적게 복용한다고 약이 되지는 않는다.> (115)

 

다시, 이 책은?

 

또 하나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약의 발달사를 통하여 인류 역사, 인류의 문화사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명사 하면 분명 인간의 머리가 계몽되어 좀더 바른 방향으로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런 방향과 다른 길로 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 역시 알게 된다.

 

그래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다.

우리 인간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별 짓을 다한다는 것.

 

일례로 진시황이 영생 불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서불을 동방으로 보내 불로초를 구하게 한 것이 그런 것이다. (131)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원정은 결국 사기로 판명이 났지만, 그 또한 영생불사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극명한 실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쾌락의 증진을 위하여 복용하는 약품과 식품, 그 대부분은 효과가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144)

 

따라서 인간의 그릇된 욕망을 미끼로 삼아 그릇된 상술이 판을 친다는 것, 역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약이란 이름에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는 것, 알아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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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이야기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3
호메로스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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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이야기 

 

이 책은?

 

이 책은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중 한 권으로, 그리스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의 작품 오이디푸스 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안티고네, 이렇게 세 편을 묶어 오이디푸스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의 원저자인 소포클레스는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의 한 사람으로, 초기에는 비극작가겸 배우로도 활동했다. 그는 120편이 넘는 희곡을 썼는데, 전문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은 여기 실린 오이디푸스 왕을 비롯하여 총 일곱 편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각 작품의 개요를 살펴보자.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의 비극 중 가장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운명이 인간을 어떻게 희롱하는지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테베의 왕자 오이디푸스가 보여주는 운명과의 파란만장한 투쟁기라 할 수 있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추방된 오이디푸스가 딸 안티고네와 함께 콜로노스에 도착한 후, 오이디푸스가 그곳에서 죽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콜로노스는 아테네에서 2Km 떨어진 곳으로 플라톤의 아카데미아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안티고네

오이디푸스의 딸인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는 아버지 오이디푸스가 죽은 후 고향인 테베로 다시 돌아간다. 반란을 일으키다 죽은 오빠 폴리네이케스를 장사지내는 것을 두고 사건이 벌어지는데 .......

 

소포클레스는 이 세 작품을 통하여 오이디푸스 가문의 비극적인 모습을, 3-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에 걸친 비극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따라서 이 세 작품은 연작으로 생각하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등장인물들

 

오이디푸스 : 테베의 왕

라이오스 :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이오카스테 : 라이오스의 부인,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자 아내

폴리보스 : 코린토스의 왕, 오이디푸스의 양부

크레온 : 이오카스테의 동생

테이레시아스 : 눈 먼 예언자.

오이디푸스의 아들들 : 폴리네이케스, 에테오클레스

오이디푸스의 딸들 : 안티고네, 이스메네

테세우스 : (아테네) 콜로노스의 왕

하이몬 : 크레온의 아들

 

테베 왕국의 왕들을 잠시 살펴보자. 이 세 개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라이오스 - 오이디푸스 - 폴리네이케스 - 에테오클레스 - 크레온

 

오이디푸스 왕은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에테오클레스 시대, 그리고 안티고네는 크레온 시대가 배경이다.

 

주인공 각자에게 한 마디씩만 하라고 한다면?

 

소포클레스는 인간이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운명에 맞서 싸우는 인간상을 창조해 놓았다. 그래서 명대사들을 주인공들의 입에 올리게 하고 있는데, 등장인물들의 발언 가운데 각 하나씩만 골라 보았다. 우리 인생에 주는 교훈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오이디푸스의 발언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군가 너를 죽이려 한다면 너는 그에게 당신이 내 아버지 아닌가요?’라고 물어볼 테냐? 너도 목숨이 아까우니 그에게 죽기 살기로 덤벼들 것이다.> (117)

 

운명이 그로 하여금, 죄인이 되게 하였다면서 자기자신을 변호하는 말이다. 일리가 있는 항변이다. 

 

안티고네의 발언

<저는 신들의 법을 어기는 죄를 짓지 않았으니 인간의 법 앞에서 두려워할 이유가 없어요. .....저는 인간이니 어차피 죽어야 할 운명입니다. 그러니 제 명대로 살지 못한다고 해서 그다지 애석할 것도 없습니다.> (157-158)

 

신 앞에 당당한 자세는 죽음에 대한 자세를 바르게 해 준다.

 

하이몬의 발언

<자기만이 제일 현명하며, 이 세상에 자기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일 수 있으며 실제로 속에 든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기 쉽습니다.>(168)

 

아버지 크레온을 설득하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는 아들의 발언이다.

 

테이레시아스의 발언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그 잘못을 바로 잡고 고집을 꺾은 사람은 이미 어리석은 사람도 아니고 불행한 사람도 아닙니다.>(178)

 

이 말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가 크레온에게 한 말이지만, 오이디푸스의 인생을 평한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수많은 고대 신화의 도입부에는 버려진 아기를 구하는 누군가가 있다. 폴리보스가 아기 오이디푸스를 줍지 않았다면, 소포클레스는 그의 아름다운 비극도 쓰지 않았을 것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민음사, 20)

 

그렇게 평가받는 작품과 거기에 등장하는 오이디푸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비극적 존재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인물이며 작품명이기도 한, 이 작품을 읽지 않고서는 인간 자체를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읽어보자.

 

원래 원문은 희곡으로 되어 있지만, 이 책은 산문 형식으로 풀어놓았기 때문에 원문을 읽기 전에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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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0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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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이 책은?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을 진형준 교수가 축약하여 편집하여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중 하나로 발간한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투르게네프가 1861년에 탈고하고 1862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 (44)

파벨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 (45) : 니콜라이의 형

아르카디 : 니콜라이의 아들 (23)

바자로프 (예브게니 바실리예프) : 아르카디의 친구

페도시아 니콜라에브나 (페네치카) : 니콜라이의 여자

바실리 이바니치 바자로프 : 바자로프의 아버지

오딘초바 (안나 세르게예브나)

카챠 (카타리나 세르게예브나) : 오딘초바 부인의 여동생

 

작품의 제목이 아버지와 아들인지라, 아무래도 아버지인 니콜라이와 아들 아르카디에 관심이 가며, 또한 바자로프와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도 관심을 끈다.

 

해설을 읽어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책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라 생각되어 조금 인용해 본다.

<처음부터 다른 소설과는 무언가 다르다. 마치 역사소설, 혹은 르포인 것처럼 작품 앞머리에 1859520일이라고 명기되어 있다.......그것은 이 소설의 무대가 국가 전체가 격변기에 처한 러시아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221)

 

그러한 격변기이니까, 격변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무래도 다르다. 아버지와 아들 간에 그것이 어떻게 보일지? 분명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일단 아버지와 아들간의 시각을 문제 삼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세대 갈등에 더하여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 저자의 시각이 묻어나는 발언 찾아보자.

 

<내 방에 영국식 세면대가 있더군, 영국식 세면대는 장려할 만해, 그건 진보를 뜻하니까.> (28)

바자로프가 아르카디에게 한 말이다.

 

<그 여자는 실내모를 쓰고 있었다. 이 집 주인이 진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표시였다.> (70)

 

그러한 진보와 보수가 아버지와 아들 세대 간에는 세대 갈등으로 나타난다.

 

<그날 저녁 식사 후, 서재에서 니콜라이는 형 파벨에게 말했다. “이제 형님과 저는 시대에 뒤떨어졌어요. 우리들의 시대는 끝났어요. 그래요, 바자로프의 말이 옳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한 가지 견디기 어려운 게 있어요. 이제 아르카디와 정말 가깝게 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그 애는 저만치 앞서간다는 생각……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 > (47)

 

이 책에서 애착이 가는 인물은 어찌 보면 우유부단한 아르카디 보다는 그의 아버지 니콜라이다. 그가 그의 형에게 하는 말 속에 그의 인격이 보인다.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님, 전에 어머니와 말싸움했던 게 생각나네요. 어머니는 소리만 지르시면서 제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셨지요. 결국 저는 어머니는 저를 이해하실 수 없어요. 우리는 세대가 다르니까요라고 말해버렸죠. 그런데 이제 우리 차례가 된 셈이에요.”

자네는 너무 너그럽고 겸손해서 탈이야. 나는 자네나 내가 저 애들보다는 옳다고 확신해. 우리가 약간 낡은 언어를 쓰고 구식인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저 애들처럼 확신에 차 있지는 않지만…….” > (60)

 

그러니 그는 시대가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자기가 어머니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어머니에게 세대 차이가 난다고 한 그 말을 지금 아들로부터 듣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명의 아버지가 있다. 그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든지 아들과 가까워지려고 한다. 그 눈물어린 정경을 살펴보자.

 

<아버지는 자신이 편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고 자주 강조했다. 어떻게 해서든 젊은 아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이었다.>(133)

 

바자로프의 아버지 이야기다. 격변하는 세상에 아들은 어느새 훌쩍 커서 품안에 들지 않고 떠나 버리고, 이제 아버지를 구시대 한 물 간 뒷방 노인 취급하며 말도 제대로 붙이지 않는다. 그런 아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이 문장에 눈물겹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또 하나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세대 차이,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만이 아니라, 남녀 간의 섬세한 감정의 흐름도 잘 보여주고 있다.

 

바자로프와 오딘초바 부인, 그리고 아르카디와 카챠의 관계.

그들 사이에 어떤 감정이 흐르고, 말들이 오가는지를 작가는 아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네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말들, 사랑스럽고 철학적인 말들, 몇 개 옮겨본다.

 

<시간이란 때로는 새처럼 날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벌레처럼 기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빨리 가든지 늦게 가든지 의식조차 못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법이다.> (97)

 

<제가 불행하다고 하는 건.... 삶에 대한 욕망이나 열정이 없기 때문이에요.> (107)

 

<인간은 한 오라기 실에 매달려 있는 존재이고, 그 아래는 깊은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지.> (117)

 

당신 자신을 가져오셨잖아요. 그보다 더 좋은 건 없어요.”(144)

 

사랑의 밀어 속에 철학이 묻어나니, 사랑은 사람을 철학자로 만드는 모양이다.

 

이 책, 인생을 생각하게 하고,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게 하며, 사랑 또한 생각하게 만든다.

역시 투르게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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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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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유명한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새롭게 번역하여 펴낸 책이다.

 

줄거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삽화와 헤르만 헤세가 그린 그림들이 같이 수록되어 있어, 헤세의 작품 세계와 그의 세계를 조금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등장인물 :

한스 기벤라트

요셉 기벤라트 : 한스의 아버지

헤르만 하일너 : 신학교의 학생, 한스의 유일한 친구.

에마 : 한스로 하여금 남성의 감정을 처음 깨닫게 해준 여인.

아우구스트 : 한스의 친구, 기계공.

 

줄거리 : 생략!

 

수레바퀴는 어떤 의미일까?

 

이 작품에서 수레바퀴는 다음과 같이 두 번 언급된다.

 

, 그래야지. 다만 지칠 정도로 무리해선 안 되네. 그러면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고 말 거야.” (140)

 

<그는 자신감을 잃고 수레바퀴에 깔린 달팽이처럼 더듬이를 거두고 껍데기 속으로 들어갔다.> (202)

 

모두다 수레바퀴에 깔리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 한스가 그 밑에 깔리는 수레바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엄격한 규율과 통제로 이루어지는 교육 현장을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이 쓰여질 당시 독일에서는 청소년의 자살이 사회문제화 되어, 교육 체계와 학교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한다. (256)

 

그러한 학교 제도하에서, 무조건 학교의 방침에 따라야만 했던 많은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하여 공부만 공부만 하던, 그런 시간, 그런 시절을 수레 바퀴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 수레 바퀴에 깔려 (물론 수레바퀴에 깔린다는 것은 은유적 표현이다) 한스는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교에서 결국 나오게 된다. 어디 그것뿐인가?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한스는 사회에서도 적응하지 못한 채 쓸쓸히 강물을 따라 흘러가는 시체가 되어, 독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 인물들

 

이 작품을 전에 몇 번 읽었었다. 해서 다시 읽어보는 이 책에는, 그전에 읽을 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눈에 뜨이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소설들 여러 작품들과 책의 저자들이 눈에 뜨인다. 그러한 것 몇 개 소개해 본다.

 

<이곳에서는 차라투스트라가 한 말을 몰라도 살아가는 데 전혀 문제될 것없을뿐더러 교양인 행세를 할 수 있었다.> (10)

 

니체의 그 유명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근처에 살던 파우스트 박사가 이곳에서 엘핑겐 포도주를 여러 잔 마셨다는 전설이 있다.> (138)

 

독일의 전설적 인물 파우스트 박사다. 파우스트는 여러 사람에 의해 작품화 되었고, 그 중 괴테가 쓴 파우스트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있다.

 

<그러면 그는 자신이 마치 오시안이라도 된 듯한 기분에 도취되어 몽롱한 슬픔에 빠지게 되고, 그 비애는 다시 한숨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시가 되어 죄 없는 한스의 머리 위에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113)

 

역자는 오시안에 대한 설명을 괄호 안에 해 놓았다.

‘3세기 무렵 고대 켈트 족의 전설적인 영웅이자 시인.’

 

오시안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시인이다.

그 작품에서 로테는 베르테르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번역한 오시안의 노래 몇 편이 있어요. 저는 아직 그걸 읽지 못했어요. 사실 당신이 읽어주는 것을 듣고 싶었거든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더클래식, 190)

 

이밖에도, 크세노폰, 호메로스, 리비우스, 실러, 셰익스피어 등 한스가 배운 역사서, 문학작품들과 저자들이 보인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남자로 산다는 것 :

<어느 아이를 보나 이별의 두려움과 북받치는 애정과 애착을 느끼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의식한 나머지 의젓한 사나이로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씨름하고 있는 것이 역력했다. 울고 싶으면서도 애써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83)

 

얼마전 읽었던 책, 제임스 홀리스의 남자로 산다는 것이 저절로 소환되는 구절이다.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112)

 

이런 상황은 비단 한스 같은 학생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인간 모두에게 공통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 소년의 조그마한 얼굴에 번지는 무기력한 미소 뒤에는 물에 빠진 영혼이 두려움 가득한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며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167)

 

다시, 이 책은?

 

좋은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서 읽혀야 한다. 다시 말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런 보편성 측면에서 지금도 읽을만한가?

답은 그렇다, 이다. 백번 물어도 같은 답이 나올 것이다.

 

이 책을 몇 번 읽었는데도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온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나의 상황과 우리 사회의 상황들이 달라지기에 이 책은 몇 번이라도 읽어도 배울 것이 있다는 것, 새롭게 받아들이는 게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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