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세계사 -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춰야 할 역사지식
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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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세계사 

 

이 책은?

 

이 책 천하무적 세계사, 읽을 만하다.

저자는 모토무라 료지,

<도쿄 대학 명예교수, 와세다 대학 국제교양학부 특임교수. 문학박사.>

고대 로마사를 전공한 학자답게 로마사에 대한 저서가 많다.

어스름한 로마 세계로 산토리 학예상, 말이 바꾼 세계사JRA상 마사(馬事)문화상을 수상했고, 일련의 업적으로 지중해학회상을 수상.

기타 저서로 다신교와 일신교』 『지중해 세계와 로마 제국등이 있다.

 

저자의 책, 말이 바꾼 세계사처음 읽는 로마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의 기본 얼개는 무엇일까, 알아보자.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다음과 같은 7개의 키워드를 통해서 살펴보고 있다.

 

관용(Tolerance)· / 동시대성(Simultaneity)·

결핍(Deficiency)· /대이동(Huge Migration)·

유일신(Monotheism)·/ 개방성(Openness)· /현재성(Nowness).

 

이상 7가지 키워드를 통해 저자는 인류가 어떻게 역사를 이루어왔는지 분석하고 통찰한다.

 

각각의 키워드가 어떻게 역사와 관련이 있는지, 간단하게 적어보자.

 

관용(Tolerance)· : 로마는 관용의 힘으로 세계적 제국을 건설했다.

 

동시대성(Simultaneity)· : 동시대성이 역사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다.

결핍(Deficiency)· : 여기서 말하는 결핍이란 건조화를 말한다. 물이 말라가니 강가로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강 유역을 중심으로 문명이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대이동(Huge Migration)· : 민족의 대이동이 이루어지며 세계지도가 바뀌게 된다.

 

유일신(Monotheism)·: 유일신이 생겨나면서 분쟁의 씨앗이 되었다.

왜 다른 종교에 관용적이던 로마가 기독교를 탄압했을까?

 

개방성(Openness)· : 아테나나 스파르타 대신이 로마가 강국이 된 이유는? 단 하나, 개방성이다.

 

현재성(Nowness) : 지금 인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인류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과 관련이 있다.

 

특별히 동시대성에 관하여

 

먼저 저자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자.

 

기원전 1000년대에도 흥미로운 동시대성이 존재했다. 바로 사상의 탄생이다. 당시 문명 선진지역인 그리스, 오리엔트, 인도, 중국 등지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우후죽순 사상과 철학이 태동했다.

먼저, 그리스에서는 호메로스부터 이오니아 철학을 거쳐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으로 대표되는 그리스철학이 탄생했다.

오리엔트에서는 예레미야 등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예언자가 나타났다.

오늘날 이란 부근에서는 배화교의 시조 조로아스터가 태어났다.

인도에서는 우파니샤드 철학이 출현했고 뒤이어 불교 창시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탄생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공자, 노자를 필두로 제자백가라고 부를 정도로 무수히 많은 사상가가 등장했다.

물론 이들 사이에는 200?300년의 세월 차이가 있지만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상과 철학이 왜 이 시기에 일제히 꽃을 피웠는지는 아직도 역사학의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 시기에 특별히 주목한 철학자가 있다. 20세기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다. 그는 이 시대를 축의 시대(Achsenzeit)’라고 불렀다. 그 이유는 이 시기에 꽃피운 사상이 모두 이후 인류 사상의 근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118-119)

 

다소 길게 인용하였지만, 이런 동시대성을 다른 시기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비단 기원전의 일이 아니라, 그 후에도 같은 시기에 동양과 서양에서 같은 발전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이 동시대성이란 키워드로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역사적 안목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를 보는 눈, 역사를 보는 눈

 

이런 글은 요즈음 난민들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는 유럽의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민족 문제는 역사는 물론 종교와 지정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올바른 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명확히 이해하기 힘든 난해하기 짝이 없는 문제다. 제대로 된 세계사 지식이 뒷받침되어야만 문제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올바르게 사태를 파악할 수 있고 세상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통찰할 수 있다.> (213)

 

올바르게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메커니즘, 확실히 요구되는 것들인데, 이 책으로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일신교에 대한 비판적 이해

 

기독교가 다수파가 된 이후, 이제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을 이교도라 부르며 박해하기 시작했다는 것, 역사적인 사실이다. (241)

 

이 책에서는 그 원인을 <이러한 종교적 대립은 어쩌면 일신교에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일신교는 오직 하나의 절대신만을 믿는 까닭에 다른 신의 존재를 일절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242) 라고 분석하고 있는데, 설령 그럴지라도 이는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예수의 가르침은 이방인이라도 품어주라고 했는데, 단지 자기들과 믿음이 다르다고 박해하는 것은 예수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런 것, 기억해 두자

 

네로 황제가 친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패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

네로, 오레스테스, 알크메온, 패륜아라는 낙서가 로마의 담벼락을 장식했다.

오레스테스와 알크메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친어머니를 살해한 이들이다. (66)

 

휴브리스 (Hubris, 오만)의 문제 :

휴브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의 마음에 극도의 야심과 자만, 방만을 불러일으켜 그 사람을 파멸로 이끈다.

휴브리스는 그리스 비극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왜 휴브리스는 그리스 비극의 단골 소재로 사용되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비극은 본래 승자에게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패자에게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다. 패자는 단지 슬픔과 상실감을 체험할 따름이다. 비극은 승자가 된 행운아가 패자로 전락할 때 생긴다. 즉 비극은 승자의 저주인 셈이다. (84)

 

플라톤은 인간의 흥미와 관련해 유익한 통찰을 남겼다.

플라톤은 인간에게 세 종류의 흥미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첫째 지식’, 둘째 돈벌이’, 셋째 승리.

그는 사람은 대부분 이 세 가지중 하나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87)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 (21)

- 비스마르크

 

내일 죽을 것처럼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 (90)

- 마하트마 간디.

Live as if you were to die tomorrow. Learn as if you were to live forever.

 

다시, 이 책은?

 

교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고전세계사에 대한 지식이라는 저자의 견해, 백번 공감한다. 동감이다.

고전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그리고 따라야 할 보편적 진리가 담겨있고, 세계사에는 인류의 경험을 집대성한 살아 숨쉬는 인류 역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해서 이 책은 세계사에 대한 통찰의 방법으로 7개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것을 통하여 역사를 읽어주고 있다.

 

저자의 역사관은 이것이다.“역사는 모두 현재사다.”

다시 풀어 말하자면, “모든 역사에는 현재성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9)

 

저자는 그러한 관점에서 역사를 읽고, 해석하고, 쓴다.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역사관이 어떻게 역사를 해석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천하무적 세계사, 여태까지 읽었던 그 어떤 역사책보다, 읽을 만하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는,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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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담 고미답 : 가정 소설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고전 새로 읽기 1
엄예현 지음, 김용현 그림 / 아주좋은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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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담 고미답

 

이 책은?

 

이 책 고미담 고미답<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고전 새로 읽기 시리즈> 중 제 1권으로, 사씨남정기, 조생원전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편자)는 엄예현,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어린이들과 책 읽기 수업을 하고 있다. 많은 저서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우리나라 소설 장화홍련전, 사씨남정기, 조생원전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중 사씨남정기는 별도의 책으로 읽어본 적이 있으나 나머지 두 편은 정식으로 읽어본 적이 없어, 이 책을 펴들었다. 특히 장화홍련전을 읽기 위해서.

 

실상 장화홍련전은 원래의 내용이, 어느 게 진짜인지 알 수 없어, 여러 가지 책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전에 몇 가지 책을 읽었는데, 지금도 정확하게 줄거리가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어, 안타깝다. 게다가 아랑의 전설까지 섞여들어가 더더욱 혼란이 온다.

 

해서 일단 이 책으로 정리를 하기로 했다.

 

내용 정리를 위한 <부록>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므로, 소설 한 편씩을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도록 부록을 담아놓았다. 부록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일러두기

들어가기

고미담 (전은 래를 은 그릇)

- 고전 속으로

- 미리 미리 알아두면 좋은 상식들

- 담고 싶은 이야기

고미답 (전은 래의 이다.)

- 고민해볼까?

-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질문

- 답을 찾아 한 걸음씩 나아가기

토론하기.

 

김만중이 쓴 사씨남정기 예로 들어보자.

 

이 작품은 일단, 가정소설로 분류가 되고, 그 안에 들어있는 교훈은 첩을 두는 제도에 대한 비판과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 작품은 김만중의 한글 소설로 처첩갈등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다룬 우리나라 최초의 가정소설이다. (79)

 

그러나, 줄거리만 보면 한 양반집안에서 벌어지는 갈들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김만중은 당시 숙종이 장희빈을 비로 맞이하고 인현왕후를 폐위시킨 사건을 그 내용 속에 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니 당시 시대풍자소설이었다고 해도 될 것이다.

 

부록에서는 그래서 김만중의 생애를 간략히 다루고, 그가 쓴 작품에 사씨남정기」와 「구운몽이 있음을 알려준다.

 

내용 분석에 있어서는 작품의 시대와 장소 배경이 중국으로 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이는 당시 상황 - 숙종이 인현왕후를 폐한 것-을 좀더 자유롭게 비판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 소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조선 시대 생활상을 소개하고 있는데, 조선 시대 사대부 집안의 재산 분배, 제사, 족보, 결혼, 재혼 등에 대한 기초지식도 소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 설명을 자세히 해 주고 있어, 우리 고전에 대한 이해도를 높힐 수 있도록 해 놓아, 학생들이 고전에 접근하기 쉽도록 되어 있다.

 

다시, 이 책은?

 

요즘 고전 작품에 대한 수용 형태를 살펴보면, 어떤 작품에 대하여 그것을 변형한 드라마, 영화, 연극 등으로 다채롭게 변형,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작 원본의 이야기 줄거리와는 상관없는 것들이 끼어 들어가, 이야기가 변형되는 경우를 왕왕 접하게 된다.

 

예컨대 장화홍련전만 해도, 영화로도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영화는 원본 작품과는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을 것이니, 이런 책이 필요한 것이다.

 

원본의 이야기 줄거리는 이런데, 영화에서는 이렇게 되어 있다, 고 분명한 선 긋기를 해주어야만, 추후에라도 원본에 근거하여 다른 분야로의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이 책은 단지 학생들을 위한 책인만큼, 그러한 생각은 그저 부질없는 노파심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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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히말라야 - 설악아씨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문승영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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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히말라야

 

이 책은?

 

히말라야, 가본 적이 없다.

나의 생활 패턴으로 볼 때, 아무리 해도 히말라야 가볼 것 같지 않다. 그러니 이 책은 가보지 않은, 가볼 수 없는 곳을 가보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선 점수를 줄만하다

그만큼 신나는 독서가 될 것이다.

 

이 책 함께, 히말라야는 설악아씨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문승영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을 기록한 것이다.

 

히말라야 하면 히말라야 등반이란 말이 떠올리게 되어, ‘등반트레킹의 차이가 무엇인지 먼저 알아보았다.

트레킹이란 <심신 수련을 위해 산이나 계곡 따위를 다니는 도보 여행. 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로, 하루에 15~20킬로미터 정도 걸으며 야영 생활을 한다.>

그러니 산을 올라 정상을 정복하는 등반(登攀), 등정(登頂)과는 다른 개념인 것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트레킹, 등반, 등정을 구분해 놓았다.

예컨대,

2009년 동남아시아 키나발루 4,101 m 등정

2012년 네팔 메라피크 6,676 m 등반.

2015년 뉴질랜드 밀포드 & 루트번 트레킹)

 

이런 발언도 등반과 트레킹이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해준다.

<그는 등반보다는 트레킹을 좋아하는 낭만적인 사람이다.>(261)

 

저자 설악아씨가 남편이 될 - 이제 된 - 타오에 대해 한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인간은 기록하는 존재, 맞다.

저자는 히말라야를 트레킹으로 횡단하면서, 그 과정을 날짜별로 기록을 해 놓았다, 글과 사진으로.

 

, 이 책을 읽기 전에 히말라야 관련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그 책들이 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 저자의 길을 따라가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바로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과 박범신의 촐라체

 

그 두 책의 성격을 말하자면, 정유정의 책은 트레킹, 정유정 작가가 실제 체험한 기록이다.

박범신의 책은 소설로서, 그 안의 내용은 촐라체 북벽을 등반한 기록이다.

따라서 그 내용은 다르나, 그 두 책은 나에게 히말라야가 어떤 곳이고, 고산병이 어떤 병인지도,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것, 트레킹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저자는 히말라야에 관해 베테랑이니, 등반하는데 필요한 용어 구사를 능숙하게 하는데, 일반 독자야, 뒷산 몇 번 올라갔을 일반 독자는 그 세세한 내막과 용어를 알 리 없으니, 먼저 읽은 두 권의 책은 이 책을 읽는데 아주 좋은 가이드, 포터도 되어주었다.

 

가이드와 관련, 이런 글이 생각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성공의 관건은 가이드에 달려있다고 했다. 까칠한 남자거나, 돈을 밝히거나, 초보자인 경우 골 아픈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은행나무, 18)

 

그런 가이드, 이 책을 속속들이 이해하며, 분위기까지 새겨가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먼저 읽은 두 책이 가이드가 되어준 덕택이라고 본다.

또한 저자 설악아씨도, 정유정도 가이드 복이 있다. 그들이 경험한 가이드 복,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하시라.

 

트레킹의 시작은?

 

설악아씨는 2014316일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내렸다.(27)

시골의 버스터미널을 연상시키는 열악한 시설,,,,,

 

그곳에 201392일에 내린 정유정은 이렇게 묘사한다.

<카트만두 공항은 광주공항만큼이나 아담했다.> (위의 책, 26)

 

광주 공항도, 또한 시골 터미널 - 어디나 시골은 같을 테니까- 도 가본 적이 있어서, 다행히도 카트만두 공항 모습이 어떤지 머릿속으로 상상이 된다.

 

박범신도 그의 책에서 <10월 하순인데도 카트만두는 무더웠다> 한다. (촐라체, 20)

 

, 이제 카트만두에서 시작된 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자.

 

<닷새 후 나는 포카라로 날아갔다.> (박범신)

정유정의 코스는 원래 포카라부터 시작하려 했는데, 가이드의 의견에 따라 버스로 베시사하르로 이동하여 코스 시작하고, 돌아오는 길에 포카라를 거치기로 한다.

그렇다면 설악아씨는?

 

안나프르나가 목적지가 아니라, 다른 경로다. 바로 히말라야 횡단 트레일이다.

해서 그 시작은 (네팔의 지도를 펴고 살펴보면) 맨 오른편에서부터 시작한다.

수케타르 공항을 거쳐, 타플레중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니 박범신과 정유정, 그리고 설악아씨는 도착한 곳은 카트만드 공항으로 똑 같지만, 그 후는 다 각각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된다. 마치 인생길처럼.

 

설악아씨는 타플레중에서 일주간을 걸어 드디어 칸첸중가와 마주한다.(115)

그렇게 시작된 트레킹은 무려 40일간, 히말라야를 횡단하는 대단한 일정이다.

맨 앞에 있는 네팔의 히말라야 지도를 들여다보면, 그 일정이 어떤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40일간 생사를 넘나드는 트레킹이 시간대별로 펼쳐진다.

하루 하루치 일정을 따라가다보면, 기록이 정말 치밀하고 세밀해서 마치 그 뒤- 아니 그들과 함께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읽게 된다.

 

환상 방황

 

그럼 설악아씨가 겪었던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순간이동해보자.

환상방황이다.

 

정유정은 책 제목을 아예 환상방황으로 잡았다. 트레킹 중에 환상방황을 경험한 탓이다. 이런 때는 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덕분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정유정은 환상방황을 이렇게 묘사해 놓았다.

 

<진땀이 돋았다. 머리가 뒤죽박죽으로 헝클어졌다. 지금껏 돌아다닌 길을 복기해 보려고 했으나 아무 그림도 떠오르지 않았다. 마방 골목과 나무 대문 사이에 괴상한 미로가 설치된 것 같았다. 나는 안나푸르나 산골마을에서 주문에 걸린 쥐처럼 환상방황을 하고 있는 것이고. 별 생각 없이 나온 차라 주머니엔 휴대전화도 여권도 돈도 없었다.……>(위의 책, 125)

 

정유정은 로지 근처의 마을을 보러 나갔다가 마을 골목을 빙빙 도는 방황을 경험한다.

그에 대해 설악아씨가 겪은 환상방황은 어떨까?

 

<난감한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던 그 순간, 짙은 공포가 덮치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분명 쭈레가 일러주는 대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참 전에 지나온 곳에 다시 서 있었다.

링반데룽(Ringwandering)이다!

환상방황으로 불리는 링반데룽은 악천후 속에 방향감각을 잃고 계속 같은 지점을 맴도는 것이다.> (288)

 

절제절명의 순간이다. 그 다음 상황은 어떤가?

<두 시간 가까이 어둠 속을 헤맨 쭈레의 모습은 모골이 송연하다. 눈 속에 주저앉은 그는 탈진 직전이고, 정신이 반쯤 나간 것처럼 보인다.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막막한 상황에서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쭈레에게 바룬체 베이스캠프의 방향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힘겹게 손을 들어 어둠 속을 가리킨다. 그가 가리킨 곳은 사방이 크레바스로 둘러싸인 빙하 끝 낭떠러지였다.> (288)

 

낭떠러지가 바로 지척인데, 방황하고 있다? 설악아씨는 그런 환상방황에서 어떻게 살아날 수 있었을까?

 

히말라야, 한 번 구경도 해 봅시다.

 

이왕 나선 김이니, 설악아씨가 보여주는 히말라야 경치도 구경해보자.

트레킹 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많이 들어 있어, 글과 함께 경치도 구경할 수 있으니, 안가본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호사라 할 수 있다.

 

그 사진들에는 일부러 가서 찍으려해도 담지 못할 현지의 생생한 느낌이 그대로 담겨 있으니, 제대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눈이 호사한다는 기분에, 기분 좋은 느낌, 장담한다.

 

스태프, 포터에 대한 헌사

 

이 책, 거의 앞장에 등장인물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언뜻 보면 무슨 영화 소개할 때, 등장인물 배우이름과 역할 이름인줄 착각할 정도다.

그게 다 저자의 배려라는 것을 책 중간중간에 느끼게 된다.

 

이런 소개.

마카르 : 베테랑 요리사. 아버지처럼 자상하지만 가이드 쭈레와는 앙숙이다.

크리슈나 : 보조 가이드. 책임감이 강하지만 설악아씨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

 

그렇게 <함께 걷는 사람들>을 모두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7)

그러면, 크리슈나가 설악아씨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는데, 그게 궁금하지 않은가?

그 궁금증은 205쪽에서 풀린다. 나도 처음에는 무척 궁금했었다.

트레킹 도중에 무슨 사건이 벌어진 것일까? 히말라야 산에서 음모, 배신 등등이 숨겨진 드라마가 한 편?

물론 그런 일은 없다. 그러니 안심하고 마음 놓고 읽어도 좋다.

설악아씨의 마음 씀씀이가 담뿍 풍겨나는 일정에서 추리영화의 배신때리기 그런 것은 일어날 수 없을 테니까.

아니 그 반대다. 설악아씨가 책 앞에 스태프 얼굴을 일일이 보여주면서 소개한 이유가 따로 있다.

 

바로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이 그들 아니었으면 안 되었을 것이기에, 그들에게 바친 헌사라는 것이다.

대견하고도 자랑스러운 스태프들의 모습을 한 사람씩 카메라에 담았다.”(334)

 

그 말 다음에 일일이 한 명씩 거론하면서, 감사의 말을 하고 있다.

이런 데서 설악아씨의 마음이 얼마나 고운지, 백 번 천 번 알 수 있다.

 

여기 다 기록은 못하지만, 설악아씨가 트레킹 도중에 그들에게 베풀어준 배려’, 내가 다 고맙다. 이런 모습 때문에 그 추운 히말라야가 좀더 훈훈해지지 않았을까.

 

이런 것 알아두자

 

그런데 히말라야 관련 책을 몇 권 읽고 비교해보니, 필요한 정보, 유익한 정보가 보인다.

 

정유정은 바뀐 환경 때문에 며칠 동안 변비로 고생하는데, 설악아씨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나도 트레킹을 오면 식습관이 바뀌어 종종 변비에 시달리곤 하는데 뚱바를 마신 다음날에는 그 덕을 톡톡히 본다.> (63)

 

뚱바는, 고산족의 민족주로, 우리나라 기장과 비슷한 꼬도를 발효시켜 만든다.

(혹시 앞으로 히말라야 등반을 가는 사람은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가이드 포터가 받는 금액은?

<그들(포터)의 하루 일당은 1,500루피로 여행사에 수수료를 주고 밥값을 제외하면 그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1,000 루피가 채 되지도 않는다.> (118)

 

<가이드 비용은 하루1,400 루피, 포터는 1,000루피, 트레킹이 끝난 후에 일괄 지급한다, 그들의 숙소와 식사비용은 일당에 포함되어 있다.> (정유정, 위의 책, 32)

 

참고로, 1 루피는 우리돈 10원 정도.

 

다시. 이 책은?

 

이 책 읽고 나니 히말라야가 도처에 보이기 시작한다.

히말라야 관련 책이 자주 눈에 뜨인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책 읽어도 말이지, 거기 가자는 마음은 제발 먹지 말자. 히말라야는 뒷산이 아니라니까.

 

대신, 설악아씨는 그 뒤로도 부지런히 히말라야를 다닌 모양이니, 그에 대한 책이 또 나오거든, 바지런을 떨어 그 책을 읽도록 하자.

 

2011년 12월에 지나가다 만났던 소녀 소남 엥지, 지금은 다 컸을 소녀와 관련된 이야기(330), 그 뒤로도 인연을 이어간다는데, 그 이야기도 궁금하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가이드 쭈레와 요리사 마카르, 다시는 같이 다니지 않겠다던 둘, 그 다음 등반에서도 설악아씨와 또 같이 다녔다는데(307) 그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

 

궁금한 게 어디 한 두 개가 아니니, 꼭 다음 권 써주시라, 궁금해서 미칠지도 모르니 말이다.

 

, 이것 하나 더.

세상에, 그 히말라야 산에서 타오는 설악아씨에게 프로포즈를 했단다.

그 기록은 178쪽에 있는데, 펼쳐든 프래카드에 이렇게 써있다.

<나와 결혼해줄래? ...... ♥^ ^ >

 

이승기가 부른 연가, '결혼해줄래'가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것 같지 않은가?

 

물론 설악아씨는 '!' 였지, .  아니, '!!!!' 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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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인생상담소 - 인생의 본질에 대한 니체의 12가지 통찰과 조언
페이허이스 돌 지음, 이서연 옮김 / 성안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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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인생상담소

 

이 책은?

 

이 책, 니체의 인생상담소<인생의 본질에 대한 니체의 12가지 통찰과 조언>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니체의 철학을 인생살이에 적용해보자는 것이다.

 

저자는 페이허이스, 중국인이다.

본명은 정밍우(鄭明武). <무인도에 갇혀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만 있으면 상관없다고 말할 정도로 니체의 사상에 깊이 빠져들었다. 현재 베이징에서 집필 활동을 하며 니체의 사상을 소개해 청년들에게 많은 호응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니체의 저작이 나올 때만 해도 이해되지 않던 그의 생각이 이제 인생론에 적용이 될만큼 대중화 되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니체는 내 사상은 백 년 뒤의 독자를 위한 것이다.”(9)라고 하였는데, 그가 활동한 건 1844~1900년이니, 지금 백년이 되는 시점 맞다. 그러니 이제쯤 니체의 사상을 웬만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책들이 출판된 것 보니, 니체의 그런 발언이 맞다.

살아가는데 니체의 생각이 쓸모를 갖게 되었다니 세상이 그만큼 변했다는 것이겠다.

 

니체는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철학자가 되어, 니체의 1차 저서뿐만 아니라, 니체를 해설하는 2차 저작물, 그리고 이렇게 니체를 활용하는 3차 저작물이 나오게 되면서, 더더욱 니체와 친하게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반가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펴들었다.

 

이 책의 구조는 이렇다.

저자는 니체의 저작물 중에서 대표적인 200여 개 문장을 선별하고 간단한 해설을 붙여 놓는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생의 본질12개로 압축한다.

각각의 경우에, 이미 선별해 놓은 니체의 발언을 분류하여 적용한다.

그리고 각각의 경우 이야기가 되도록, 중국의 고전과 역사 속 인물을 추려 대입하고, 현대의 사상 - 예컨대 심리학 등 -을 조합하여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니체의 발언이 이야기 속에 녹아들어가도록 이야기를 다듬는다.

 

너무 적나라한 분석이 될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니체는 그렇게 우리 삶에 적용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이 의도하는 바는 니체의 사상에서 인생의 12가지 본질을 조망해 볼 수 있는 구절을 찾아 적용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인생의 본질, 12가지는 무엇무엇일까?

 

가장 좋은 친구는 자신이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목표가 있는가.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자기 통제력.

황금보다 더 고귀한 행동.

열정은 인생을 끌고 가는 힘.

집중력의 중요성.

인생을 바꾸는 새로운 생각.

인생을 따뜻하게 해주는 인간관계.

자신의 영혼과 마주할 용기.

자신감을 잃게 하는 열등감.

실패가 주는 교훈.

인생을 바꾸는 힘, 지식.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철학은 그저 허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삶에 적용이 되어야만, 적용할 수 있어야만 철학이 되는 것이다.

니체의 철학도 그저 전문가들의 강의 목록에만 들어있고, 강의실에서만 울려 퍼지는 게 아니라, 이런 책을 통하여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이런 책의 저자들 혜안이 그래서 고마운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니체의 사상을 적용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C 처럼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니체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과거의 일에 지나치게 빠져들면 마음은 과거에 얽매인다.

이 경우 삶의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것이 주는 새로운 지식과 체험도 얻지 못한다."

(36)

 

성공한 사람도 인간관계에 따른 피곤함을 피하지 못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는가.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거나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많다.”

(39)

 

다시, 이 책은? -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이 책에는 니체의 저작물에서 니체의 글들이 여기 저기 많이 인용되고 있는데 저자는 그 출처를 밝혀 놓지 않았다. 출처를 밝혀 놓은 것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심지어 니체의 저작물 이름도 밝혀 놓지 않았다.

밝혀 놓은 것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33)이 유일하지 않을까?

 

본문에 인용된 니체의 글의 출처가 어디인지 그 출처를 알려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예컨대 아래에 인용할 - 니체의 발언을 별도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서 - 니체의 발언들, 그 말이 들어있는 저작물명을 같이 기록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음 같아서는 니체의 저작물을 모조리 찾아 읽어가면서 그 출처를 밝혀보고 싶은데, 그래서 니체의 발언 그 앞뒤의 글을 읽어보면서 더 깊게 생각해 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다.

 

다음과 같은 니체의 말, 들어보자.

 

모든 것은 자신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아무 경험도 없는 자신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신을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라. 자신을 존중하면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사람으로서 경멸당할 행동도 하지 않게 된다. 그러니 정말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을 존중해야 한다.

(21)

 

목표와 꿈이 있는 사람만 자신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 꿈을 성취할 길을 찾아 성실하게 나아간다. 꿈을 잃으면 마음은 향락, 방임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타락한다. 이와 함께 성취욕이나 자신을 통제하는 마음도 모두 사라진다.

  (61쪽)

 

우리가 감정을 다스려야 하는 이유는 도덕 관념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질책이 두렵거나 보복을 피하기 위해,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자기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평온함과 행복감을 지키기 위해서다. (101)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디서 왔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가에 있다. 당신의 명예도 거기서 나온다.

과거에 얽매이거나 꿈을 이야기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된다. 끊임없이 전진하며 먼 곳으로 나아가라.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라!

  (132쪽)

 

행동할 때는 반드시 한 가지를 지켜야 한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열정적이어야 한다! 행동할 때는 의문을 품거나 나태해지지 말고 강력한 열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153)

 

사람들은 천재에게는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일반적으로 천재의 등장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천재는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괴테가 하늘의 별들과 경쟁하려는 욕망이 없듯이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재능이 뛰어난 천재도 부지런히 노력해야 훌륭한 작품을 창조할 수 있다. 결국 천재는 기적이 아니라 일반인이 상상하지 못하는 그들의 집중력과 노력의 일상일 뿐이다.

(184)

 

살다 보면 방황하는 순간, 할 일이 없는 순간, 일상 규칙에서 벗어나 어찌할 바를 모르는 순간, 정신적 충격을 받는 순간 등 여러 순간을 맞이한다. 이럴 때는 흔히 어찌할 바를 모르고 굳어버린다.

이때 당신의 지혜, 다른 가치관, 사고방식이 굳어버린 당신을 구해줄 것이다. 그 순간 인류의 지혜는 자신을 구할 무기다.

(226)

 

이 구절은 심지어 니체의 발언이라는 말도 없다. 그래도 파란색으로 구분하여 인쇄해 놓아, 니체의 발언으로 추정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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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싸랑한 거야 특서 청소년문학 12
정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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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싸랑한거야

 

이 책은?

 

이 책 사랑을 싸랑한 거야』는 청소년 문학에 속하는 소설이다.

 

저자는 정미,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200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고, 2009년 아테나아동문학상 수상으로 동화작가가 되었다.>

 

사랑을 싸랑한거야라는 제목의 의미는?

 

맘 붙일 데가 없을 때 하는 사랑은 자기의 감정인 사랑을 싸랑하는 거래. 자기가 꿈꾸는 사랑을 격하게 할 뿐이라는 거지. 그러니까 너무 괴로워 마.” (87)

 

나는 사랑이라는 나의 감정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에 내 감정을 강하게 덧입힌 싸랑을……. (152)

 

그렇게 사랑싸랑’이 혼용(?)되고 있는데, 그 차이가 궁금했었다.

저자는 말미 <창작 노트>에 그 두 낱말에 대한 설명을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사랑 - 어떤 사람이나 사물, 대상을 몹시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싸랑 - 사랑의 경남 방언, 후두 근육이 긴장하면서 내는 기식이 거의 없는 자음의 된소리로 , 감정이 격한 상태나 상황일 때에 사랑을 싸랑이라고 발음. (219)

 

명확하게 감이 오지는 않지만,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차이, 그러나 분명 다르다는 느낌은 든다.

 

등장인물 :

 

어지혜, 어지원 : 자매 (3, 1)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찬혁, 찬진 : 사촌지간, 지원 자매의 친구, 또는 그 이상.

강철 : 사채업자, 해결사

 

두 자매를 둘러싸고 있는 탁한 물결들

 

동업, 배신, 사채, 사채업자, 해결사, 노래방, 노래주점, 신체포기각서. 

 

이 정도 단어를 나열하면, 어지혜, 지원 두 자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충분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을 것이다.

 

저자가 그런 자매에게 건네준 주문과도 같은 해결책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 “ This too shall pass away."

 

또 하나, 더 있다.

어린 지원에게 조그마한 위안거리가 되는 것은 어느새 다가온 사랑이라는 감정.

그 사랑으로 어려움을 견뎌낸다.

비록 그 사랑이 랑을 싸랑한거야일지라도.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고통을 피하기 위한 자살은 저급한 짓이고, 괴로웠던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15) - 쇼펜하우어.

 

인생은 퍼즐 조각으로 완성되는 큰 그림과 같아서, 암흑인 줄 알았던 퍼즐 한 조각이 큰 그림의 일부인 시원한 나무 그늘이었음을 깨닫는 날이 올 거야.” (149)

 

우연으로 겹겹이 짜진 게 진짜 운명이야. (161)

 

피하 수 없다면 덤벼야 한다. (170)

 

인생이란 어려울수록 삶의 의욕이 생기는 거야. (201)

 

Q정전을 쓴 루쉰에 따르면 사랑은 삶을, 일상을 나누면 그만이란다. (211)

 

다시, 이 책은?

 

문학은, 특히 소설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경지를 경험해 보는 것이다.

이 책은 10대 소녀 자매가 들려주는 이야기라, 세대도 다르고, 상황도 다른, 전혀 가보지 못한 길을 보여주는지라, 거리감도 있고, 또한 어른의 역할은 안보여, 공연히 미안한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까지 갖게 된다.

 

, 세상은 요지경 속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힘을 내고 헤쳐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거기에서 희망이란 것을 본다.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두 자매가 어른이 되어가는 것을 본다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 그들에겐 힘들고 힘들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아주 냉혹한. 그걸 보여주는 게,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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