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들의 참모
신영란 지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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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참모

 

이 책은?

 

이 책 제왕들의 참모<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에 있었던 정승, 혹은 그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졌던 참모들에 관한 이야기다.> (머리말)

 

저자는 신영란, <잡지사 기자를 거쳐 한겨레 문화센터 강사로 일했으며, 출판기획자, 컨설턴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역사와 여성들의 삶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여자, 사임당, 여성 독립군 열전(근간) 등을 비롯하여 많은 책을 펴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먼저, 시대는 고려와 조선시대.

인물로는 정승, 또는 그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졌던 참모들.

그런 참모들에는 긍정적인 인물도 있지만 부정적인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

 

어떤 인물이 있나 살펴보자.

 

고려시대 :

최응과 유금필, 쌍기, 최승로, 서희, 강조, 최충, 윤관, 이자겸, 정중부, 최충헌,

이제현과 신돈.

 

조선시대 : 정도전과 정몽주, 하륜과 이숙번, 황희, 한명회, 김종직, 조광조,

문정왕후와 정난정, 이이, 광해군과 소현세자, 홍국영과 채제공, 정순왕후

명성황후와 흥선대원군.

 

이런 인물들에 대하여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들어보았을 것이다.

해서 그들이 역사에 어떤 발자국을 남겼는지 다 알고 있을 것이니. 이 책을 읽는데는 별도의 사전 지식이 필요 없을 것이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방법으로 읽어보면 어떨지?

 

첫 째, 이 책을 구체적으로 읽기 전에 어떤 인물이 긍정적인 인물이고, 누가 부정적인 인물인지 먼저 생각해보고, 읽어본 다음에 과연 그 판단이 맞는지, 또 구체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둘 째, 그들이 영향을 미처 당시의 국왕이 성군과 폭군 또는 혼군이라는 역사의 판단을 받게 되는데, 그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살펴보며 읽는다.

 

그렇게 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들

 

광종과 쌍기의 등용

 

후주 사람 쌍기를 등용하여 과감하게 제도 개편을 한 광종의 이야기다.

고려 역사를 읽었던 기억에 의하면, 쌍기를 등용하여 나라를 다스려간 광종의 정책이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나 보다. 저자는 이렇게 평한다.

 

<광종이 지나칠 정도로 귀화인 우대 정책을 폈던 이유는 정치권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단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광종은 호족들을 견제할만한 새로운 세력을 원했던 것이다. 이 모든 게 안정적인 왕권 확립을 위한 시나리오였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그것은 폭압에 다름 아니었다.>

(69)

 

그래서 그런지, 해당 이야기의 소제목이 <폭군과 성군의 두 얼굴>이다.

 

성종(成宗)이란 시호

 

한 나라의 임금이 죽으면 그 업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시호를 결정하게 되는데, 지금껏 조()와 종()의 구분만 알고 있었는데, 성종(成宗)이란 시호도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성종이란 시호는 나라의 기틀을 다진 제왕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만 붙인다.>(77)

 

다시 이 책은 - 역사는 반복되는가?

 

조선 선조때의 이야기다.

세자 책봉과 관련하여 혼란이 생겼는데, 광해군이 세자로 책봉된 것은 임진왜란의 와중에서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의주로 피난을 떠난 선조는 대신들의 등쌀에 못 이기는 척 마지못해 광해군을 후계자로 정했다.(387)

 

이에 대하여 명나라가 제동을 걸고 나왔다. 광해군이 장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봉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나중에 소북파가 광해군의 세자 책봉을 방해하는 빌미가 된다.

<소북파는 광해군이 후궁 소생의 차남이라는 이유로 명나라의 허락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을 내세워 영창대군을 지지했고> 그런 과정에서 국정에 혼란이 생긴 것 당연지사.

 

이런 외세의 간섭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몇 번이나 되풀이된 고질적인 병폐인데, 문제는 지금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국정에서 다른 나라 눈치를 보면서, 국정을 소신있게 끌어가고 있지 못하는 모습, 또 외부 간섭을 빌미삼아 트집잡는 일부 정치 세력들을 보면서, 역사를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것,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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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 - 스페인어, 활력, 유산, 제국주의, 욕망
김훈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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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

 

이 책은?

 

이 책 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은 스페인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분석해 보는 책이다. 한 나라를 이런 식으로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냥 유럽의 한 나라 정도로 알고 있던 스페인을 조금더 깊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이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스페인어, 활력, 유산, 제국주의, 욕망> 이렇게 다섯 가지를 스페인을 만드는 힘으로 열거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목차에 나온 말을 인용해본다.)

 

스페인어 : 스페인 위상의 원천 -현재보다 밝을 스페인어의 미래.

활력 : 열정과 안정 사이, 스페인의 정도(正道) -스페인을 움직이는 원동력.

유산 : 세계문화유산의 보고(寶庫) 스페인은 어떻게 관광대국이 되었는가.

제국주의 : 세계사 중심에 스페인이 있었다. 제국의 식민지에서 식민지를 거느린 제국으로.

욕망 : 세계사를 뒤흔든 괴물들 영웅, 악마, 거인이 일으킨 나비효과.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

 

, 플라멩코와 살사

 

플라멩코와 살사, 하면 남미의 아름다운 무희가 추는 현란한 춤을 떠올리는데, 그 춤에는 나름 역사가 있다.

플라멩코는 불평등에 핍박받는 설움을 나타내는 춤이고, 살사는 정복자 스페인에 의하여 아메리카로 팔려간 아프리카 노예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추던 춤이다.(91)

 

관광대국으로서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안다루시아 등 스페인의 도시들은 그 자체가 관광도시다.

'그라나다'라는 도시를 이렇게 표현한다.

<스페인어로 석류를 뜻하는 그라나다는 이곳에서 장님이 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움이 넘치는 곳이다.> (133)

 

알람브라 궁전의 이야기

 

<‘붉은 요새라는 뜻의 알람브라 궁전은 미국의 외교관이자 소설가 워싱턴 어빙이 쓴 소설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132)

 

이 말 외에 다른 말이 없어, 궁금한 나머지 검색을 해보았다.

미국 작가 워싱턴 어빙이 쓴 책이 있다.  소개를 인용한다.

<알함브라 궁전의 이야기(TALES OF THE ALHAMBRA)19세기 미국 낭만주의 대표 작가인 워싱턴 어빙이 에스파냐의 그라나다 지방에 머물면서 겪은 일과 전해 들은 알함브라 궁전에 얽힌 신비한 이야기를 담은 기행기이다.>

 

스페인과 영국, 그 애증의 역사

 

스페인과 영국의 갈등은 중세 유럽의 역사를 바꿔놓은 중요한 사건을 품고 있다.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영국에게 무참하게 패배한 것이다. 그래서 스페인은 제해권을 영국에 빼앗기게 되고, 그 뒤로부터 쇠락의 기간을 겪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알게 된 재미난 게 있다. ‘무적함대라는 말은 누가 왜 붙였을까?

<언뜻 들어보면 막강했던 스페인 해군을 치켜세우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는 영국이 먼저 부른 것으로 알려진다. (……) 스페인 정예군이 영국에 패배했음을, 영국 해군의 강력함을 만천하에 알리려고 했던 것이다. 상대를 높여 자신들을 더 높이기 위한 조롱이었다.>(169-170)

 

스페인과 프랑스, 피 묻은 역사

 

나폴레옹은 스페인을 정복했다. 치열한 전투로 이베리아 반도는 피로 물들었다. 그런데 프랑스가 러시아 원정을 결행하자, 변수가 생긴다. 스페인에 주둔하던 프랑스군을 러시아로 빼돌리게 되고, 결국 그 공백을 틈타 프랑스군을 공격, 치열했던 전쟁이 막을 내린다.(174)

이 치열했던 전쟁을 반도전쟁’, 스페인에서는 독립전쟁이라고 부른다.

 

프랑코, 그 치욕의 역사

 

스페인 역사에서 프랑코의 독재정치를 빼놓을 수 없다. (265)

 

<프랑코는 36년간 스페인을 손 안에 넣고 주물렀다. 한 인간의 어긋나고 편향된 이념과 권력욕은 스페인에서 생각을 말할 자유를 앗아갔고,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웃과 총을 겨누는 비극을 낳았다. 그는 국민을 차별하여 현재의 지역주의를 야기했고, 모든 면에서 스페인을 후퇴시켰다. 스페인은 국제적 외톨이가 된다.>

 

그 반면 <독재의 강력한 힘으로 정책을 밀어붙여 배고픔을 해소했고, 지금의 스페인이 있을 수 있는 경제적 초석을 다졌다. 관광대국 스페인의 많은 지분이 그에게 있음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스페인 땅에서는 전쟁이 벌어졌지만 2차 대전에 휘말리는 것만은 막았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는 그래도 부정적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 한들, 자유를 억압하고 생명을 앗아간 독재는 문명사회에는 다신 나타나지 말아야 할 독버섯일 뿐이다.>

 

재미있는 일화들

 

의류 브랜드 Zara

 

원래 이름은 <자라가 아닌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이름인 Zorba였다. 그런데 동명의 술집이 있었다. 하여 ‘o'’b'를 빼고 ‘a'를 넣어 지금의 Zara가 되었다.> (108)

 

츄파춥스와 달리

 

츄파춥스, 하면 막대 사탕이다.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이지만, 어른들도 좋아한다. 그 막대 사탕, 츄파춥스에 미술계의 세계적 거장 살바도르 달리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 이제 알게 된다. (114)

 

<(창업주인) 베르나트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판매량마저 줄어들었다. 어느 날 스페인 미술의 거장이자 친구인 살바도르 달리와 커피를 마시며, 베르나트는 좋지 않은 현 상황을 털어놓는다. 그러자 달리는 종이를 가져와(들고 왔던 신문지라는 설도 있다) 즉석에서 로고를 만들어준다. 데이지꽃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글씨체였다. 달리는 로고를 반드시 정중앙에 위치시키라는 말과 함께 색상까지 정해준다. 이후 츄파춥스는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제목이 눈에 뜨인다.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단돈 300원에 살 수 있는 방법>

( 인터넷에 살바도르 달리, 츄파춥스를 검색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그렇게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분석해 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스페인의 역사, 문화, 지리, 사회 등을 알게 되고, 이제 스페인은 그저 지도의 한 나라가 아니라, 아연 활기를 띄고 살아있는 나라로 생동감 있게 다가오게 된다.

스페인이 이런 나라였구나, 하는 깨달음.

스페인이 단지 투우산티아고정도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 이제 확실히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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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3 - 만화로 떠나는 벨에포크 시대 세계 근대사 여행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3
신일용 지음 / 밥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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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이 책은?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1, 2권에 이어 마지막인 3권이다.

 

라 벨르 에뽀끄라는 말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반세기 가량의 기간을 일컫는 이름이다. 그 아름다움은 제국 열강의 부자와 귀족에 한정되었지만, 그 시기는 근대의 노스탤지어와 현대를 맞는 희망이 뒤섞여 있던 때>를 의미한다.

 

저자는 그 시대 - ‘라 벨르 에뽀끄’- 에 있었던 일들을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멋스러운 붓터치로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을 통해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되었다는 점 말하고 싶다. 세계사 구분에 있어 라 벨르 에뽀끄라는 시대 구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저자가 말하는 아름다운 시대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반세기 가량의 기간을 일컫는다. 구체적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있는 시기.꼭 집어 말하면 프랑스와 프러시아 전쟁이 끝난 1871년부터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한 1914년 사이의 약 40여년간에 걸친 기간.>(1, 15)을 말한다.

 

이 책 3권에는 에뽀끄 시대가 끝나가는 시점, 1차 세계대전까지의 사건을 다음과 같이 다루고 있다.

 

챕터 12. 1900 무력 올림픽-의화단 사건

챕터 13. 언덕 위의 구름-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챕터 14. 아듀, 몽마르트르-피카소의 몽마르트르 시대

챕터 15. 그해 8-1차 세계대전의 발발

챕터 16. 마지막 짜르-러시아 혁명과 라 벨르 에뽀끄의 종말

 

그러니, 중국과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과 조선을 둘러싼 청, 일본, 러시아의 각축전을 살펴본 다음에, 드디어 일차세계대전이 일어나는 장면까지 독자들은 볼 수 있다.

 

이런 것들 새롭게 알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많을 것들을 배웠고 알게 되었다.  

 

일순전광자노호(一瞬電光刺老狐)

 

<민황후를 베었다는 칼이 후쿠오카의 어느 신사에 보관되어 있다는데 공개하길 거부하고 있다. 그 칼에는 이렇게 일곱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한다.

일순전광자노호(一瞬電光刺老狐)

한순간에 번개처럼 늙은 여우를 베었다.> (130)

 

 

   

이 책에는 더 이상의 내용이 없는데, 다른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했다.

 

<오늘날 한국인도 많이 찾는 후쿠오카의 중심가에는 구시다 신사'가 있다. 757년에 세워지고 후쿠오카에서 가장 큰 이 신사에는 일본 사무라이들이 명성황후(민비)를 살해할 당시에 쓰인 칼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신사 한켠에는 소원을 적어 걸어두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을 찾은 수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가족의 행복, 사랑, 입시/ 사업 성공 등을 기원하며 정성 담긴 소원패를 걸어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 김세진, 호밀밭, 209)

 

소원을 빌 데가 없어서, 그런 곳에 가서 소원을 비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주의자 햄릿, 마르토프

 

<러시아 혁명과 소련의 성립과정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에서 쥴리우스 마르토프란 인물이 있는데, 그와 오랜 멘셰비키 동지였다가 볼셰비키로 전향한 트로츠키는 이렇게 그를 평했다.

그는 사회주의자 햄릿이다."

하지만 마르토프가 이끌던 멘셰비키는 무자비한 현실주의자 레닌의 볼세비키에게 권력을 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303)

 

레닌과 마르토프의 투쟁사를 살펴보니, 그를 햄릿이라는 말로 형용한다는 것, 이해가 간다.

 

골프 클럽 빅 버사에 얽힌 슬픈 이야기

 

한때 골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 지금은? 모르겠다. - 드라이버 빅 버사, 거기에 얽힌 슬픈 이야기가 있다. 그림으로 소개한다. (252)

 

 

다시, 이 책은?    

 

저자가 책 세권을 통하여 벨르에뽀크를 그려가면서, 하고 싶었던 말을 하나의 장면으로 요약하라면, 나는 다음 장면을 주저하지 않고 꼽을 것이다.

 

<이렇게 벨르에뽀끄의 낙관주의와 자신감은 1차 세계 대전과 러시아 혁명을 겪으며 사라져갔다.

모든 게 확실하고 분명해 보이던 세상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320)

 

그런 세상은 이제 사라졌고, 그 다음 1차 대전에 이어 2차 대전이 일어났으며, 세상은 더욱더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졌다. 그러면 이제 우리 앞으로 다가오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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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 당신이 몰랐던 글쓰기의 비밀
우종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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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이 책은?

 

이 책 글쓰기를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당신이 몰랐던 글쓰기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비밀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이 책 안에 그간 몰랐던 '글쓰기의 비밀'이 담겨 있었다. 나는 왜 이런 걸 몰랐을까? 할 정도의 비밀이. 

저자는 우종국, < 2003년 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16년 넘게 직업적으로 글쓰기를 해왔고, 최근에는 후배들의 글쓰기를 지도하는 역할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인가?

 

이 책은 돈을 벌기 위한 글쓰기직업적인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41)

 

돈을 벌기 위한 글쓰기’, ‘직업적인 글쓰기란 무엇일까?

저자의 이런 설명 들어보자.

 

<글쓰기와 요리는 비슷하다

요리에는 4가지가 있다.

첫째, 나 혼자 먹기 위한 것이다.

둘째, 가족을 먹이기 위한 것이다.

셋째, 가족이 아닌 남에게 먹이기 위한 것이다.

넷째, 팔기 위한 것이다.

 

자취하는 사람이 끼니를 때운다고 생각해보자. 나 혼자 먹을 음식이라면 맛이나 모양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맛있으면 좋겠지만, 맛있지 않아도 그만이다. 결혼해서 가족을 위한 요리를 만들 때라면 어떨까? 맛에 조금 더 신경 쓸 것이다. 그렇지만 모양을 낼 필요는 없다. 남에게 먹이기 위한 것이라면 맛에도 신경 써야 하지만, 모양도 신경 써야 한다. 돈을 받고 팔기 위한 요리는 최고의 맛과 최고의 모양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하기 때문이다.>(35)

 

저자는 왜 요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일까?

요리를 하는 것이 바로 글쓰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글쓰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요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더 들어보자.

 

<글쓰기도 요리와 비슷하다.

나 혼자만을 위한 글쓰기, 지인들을 위한 글쓰기, 남에게 보여주는 비상업적인 글쓰기, 마지막으로 직업적인 글쓰기가 있다.

 

비상업적인 글쓰기는 어떻게 쓰든 진심이 전달되면 된다. 서툰 요리라도 진심을 담아 만들면 맛있게 먹을 것이다. 그러나 직업의 세계는 냉정하다. 자신의 요리가 옆 가게 요리보다 맛있어야 한다. 옆 가게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므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냉정해 보이지만 그것이 프로페셔널의 세계다.> (41쪽 이하)

 

이래서, ‘직업적인 글쓰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직업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아무래도 드물 것이니, 이 말을 돈을 버는 직업이라는 의미보다는 책임있는 글쓰기’, ‘보다 치열한 글쓰기라는 로 이해하고, 이 책을 읽으면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글쓰기를 위한 가르침

 

해서 이 책에는 글쓰는 데 꼭 알아야 할 가르침이 가득하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렇게나 써서는 안 되는 것이다이런 가르침, 꼭 새겨놓자.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가르침을 얻었다. 그중의 몇 개 옮겨본다.

 

글쓰기의 대전제.

 

<글쓰기는 단순히 글에만 그치지 않는다. 글은 생각을 담는 도구이기 때문에 글을 잘 쓰려면 생각을 잘 다듬는 것이다.>(13)

 

그러므로 생각이 있어야 한다. 아무런 생각없이 글로 쓸 수 없는 것이다. 생각이 없이 글을 쓸 수도 없거니와, 없는 생각을 아무리 미사여구로 포장한다고 해도, 그것은 포장지일뿐이다. 속 빈, 텅빈 박스!

 

그래서 저자의 이런 비유, 탁월하다.

 

<와인을 마시기 위해서는 글라스가 필요하다. 와인은 무형의 액체이므로 글라스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마실 수 없다. 또한 글라스는 수단일뿐이므로 와인이 없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생각은 와인, 글은 글라스다. 머릿속의 생각을 전달하려면 글 또는 말이라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생각이 없으면 활자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 (29)

 

와인 = 생각, 글라스 = 글 또는 말이란 공식 새겨놓자.

 

복잡성 총량 동일의 법칙

 

또하나 글을 쓰면서 새겨볼 법칙이 있다.

 

<야후와 아마존의 전 UI 책임자인 래리 테슬러는 복잡성 총량 동일의 법칙이라는 것을 주장했다. 생산자에게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복잡성의 총량은 동일하기 때문에, 생산자가 복잡성을 많이 떠안으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복잡성은 최소화된다. 반대로 생산자가 복잡성을 떠안지 않으면 소비자가 모든 복잡성을 떠안아야 한다.> (101)

 

이게 무슨 말인가?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확실한 예가 있다. 지하철 노선을 텍스트로 알려준다고 해보자.

글로 하면, 노선도를 그리는 것보다 훨씬 쉽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글을 읽으면서 노선을 찾아가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해서 작성자는 일이 쉬운 반면에 지하철을 타고자 하는 사람에겐 무척 힘든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작성자가 복잡한 일을 해내지 않으면 사용자가 복잡한 일을 감당해야 한다. 그 반면 작성자가 애초에 텍스트 대신에 노선도를 그리는 복잡한 일을 감당하면 사용자는 무척 쉽게 지하철을 타고 내릴 수 있다. 이게 바로 '복잡성 총량 동일성의 법칙'이다.

 

<지하철 관리자가 게을러서 노선 정보가 충분한데 뭣 하러 고생해. 필요하면 자기들이 알아서 고민하겠지라고 해버리면 어떨까? 게으른 한 명 때문에 수백만명이 지하철을 탈 때마다 고생해야 한다.> (105)

 

이 법칙을 글쓰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글쓰는 사람이 아무렇게나 써버리면, 글쓰는 사람은 복잡한 일을 감당하지 않아 쉽고 편하겠지만, 그 반면 글을 읽는 사람은 그 글을 이해하는데 힘을 들여야 할 것이니, 복잡함이 글쓰는 사람에게서 글 읽는 사람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글을 읽는데 힘이 들면, 누가 힘들여서 글을 읽으려고 할 것인가?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고, 그간 잘 못 이해하고 있던 것, 바로 잡을 수 있었다.

그 하나. ‘말하듯이 쓰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지금까지 말하듯이 쓰라는 말을 단지 구어체로 쓰라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자신이 겪은 구체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왜 말하듯이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

첫째는 자신만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자신의 경험을 콘텐츠화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95)

 

그런 가르침들을 이 책을 통해서 받게 된다.

이 책에는 글쓰는 데 꼭 알아야 할 가르침이 가득하며, 그런 가르침을 새기다 보면, 글쓰기, 만만하게 보았던 자세를 바로 잡게 된다.

글을 쓰면서, 그간 허투루 알고 있던 개념부터 자세, 모두 다시 새롭게 해보자는 각오를 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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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미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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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미

 

이 책은?

 

이 책 파인드 미는 소설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그 후의 이야기, 라는 소개가 따라오는데, 그 작품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이 책의 이야기가 새로운 것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안드레 애치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터키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저자는 1965년 이집트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가족과 함께 로마로 망명했고, 1968년 다시 뉴욕으로 이주해 정착했다.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는 한편 뉴욕시립대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모두 4개의 소설이 있다.

템포/ 카덴차/ 카프리치오/ 다 카포.

 

모두 음악용어들이라, 무언가 음악에 관련된 내용이 등장할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문제는 4개 소설의 관계다. 그것들이 단편인지, 아니면 장편의 한 개 장인지 불분명한 것이다.

특히나 두 번째 작품인 <카텐차>를 읽을 때에 더 그렇다.

 

특히 첫 번째 소설이 끝나고 두 번째 소설로 넘어갈 때, 이게 뭐지, 하는 의아함에 잠시 생각을 멈춘다.

 

화자가 누구지? 앞의 장과는 다른데? 하는 생각에 잠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 의아함은 계속된다, 어디쯤인가에서는 화자인 가 남자인 것 같은 의아함이 또 겹쳐진다. 이게 남자라면? 남자 대 남자? 그럼 동성애를 말하는 것일까?

 

그 의아함을 설명하기 위해서 첫 번째 소설 <템포>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템포>의 등장인물은 모두 네 명이다.

새뮤얼, 미란다. 새뮤얼의 아들 엘리오, 미란다의 아버지.

 

줄거리는, 미란다는 자기 아버지 나이만큼의 남자 새뮤얼을 기차에서 만난다. 그 둘은 어느덧 같은 침대를 사용하는 사이가 된다. 며칠 후 새뮤얼의 아들 엘리오를 그 둘은 만난다.

그리고 이야기는 잠시......멈추고, 그 다음 소설인 <카텐차>로 넘어간다.

 

지금 작가는 정교한 직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작가는 정교한 직조를 하고 있는 중이다. 테피스트리(Tapestry) 한 장을 한땀 한 땀 바늘로 수놓으며 짜고 있는 중이다, 해서 첫 번째 소설과 두 번째 소설은 이어진다.

 

그러나, 독자들은 잠시 헷갈린다.

화자가 바뀐 것이다. 새로 등장한 화자가 누구지, 하는 의문을 품은 채, 화자가 만나게 되는 남자를 독자들은 또 만나게 되는데. 이 역시 나이가 많은 남자.

 

내가 그쪽보다 나이가 두 배 정도 많겠네.”(155)

 

그러면 전편의 이야기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인가? 젊은 여자와 나이 많은 남자의 구도가 그대로 반복된다는 말인가?

그렇게 의문에 의아함이 겹칠 즈음, 단서가 되는 말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전에 특별한 사람이 있었겠죠?”

있었어요.”

왜 헤어졌어요?”

친구에서 연인이 됐고 그녀가 떠났어요. 그 후에도 친구로 지냈고요.”>(164)

 

나이 많은 남자와 와의 대화에서 뜻밖의 말이 나온다.

그녀가 떠났어요.” 그녀라니? 그럼 는 남자란 말인가?

 

아직은 모른다. 다음 대화가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다.

<“그녀 말고 그도 있었나요?”

.”

어떻게 끝났어요?”

그가 결혼했어요.”> (164)

 

, 정말 헷갈린다. 저자의 정교한 수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연인이 그녀(여자)이기도 하고 남자()이기도 하는 ’, 대체 남자인가 여자인가?

 

그것을 작가는 속 시원하게 밝히지 않은 채로, 그 둘을 여기저기 끌고 다니더니, 드디어 이런 독백을 하게 만든다.

 

<바로 그 때 그가 한쪽 팔을 나에게 두르고 잡아당겼다. 자기 어깨에 얼굴을 기대라는 듯이. 안심시키기 위한 건지. 나이 많은 남자에게 속마음을 열고 감동적인 몇 마디를 털어놓은 젊은 남자를 어르는 행동인지 알 수 없었다.> (171)

 

드디어, 작가는 회심의 한 땀을 박아 넣는다. 정교한 테피스트리의 무늬가 드디어 나타난 것이다.

 

첫 번째 작품에서는 젊은 여자와 나이든 남자, 두 번째 작품에서는 젊은 남자와 나이든 남자.

완전히 상반된 작품 구조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런데 두 번째 작품의 젊은 남자가 누구인지? 놀라지 마시라, 바로 첫 번째 나이든 남자로 등장한 새뮤얼의 아들 엘리오다.

 

그렇게 두 번째 소설은 독자를 놀라게 하는 한편으로 추리소설 같은 악보를 보여준다.

바로 카텐차

두 번째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카텐차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피아노 협주곡에서 이미 파헤친 테마로 펼쳐 내는 1~2 분 길이의 짧은 솔로 연주’(216)를 말하는데, 음악을 활용한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는 부분이다.

 

다시, 이 책은?

 

그런 식으로 작가는 네 편의 작품들이 이어지면서, 실로 정교한 솜씨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작가는 정교한 직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테피스트리(Tapestry) 한 장을 한땀 한 땀 바늘로 수놓으며 짜면서 자신을 알아가고,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나를 찾아. 나를 찾아줘.”

나도 같은 말을 해요. “나를 찾아요. 나를 찾아줘요. 그럼 우린 들 다 행복해하죠.”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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