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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 - 스페인어, 활력, 유산, 제국주의, 욕망
김훈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
이 책은?
이 책 『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은 스페인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분석해 보는 책이다. 한 나라를 이런 식으로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냥 유럽의 한 나라 정도로 알고 있던 스페인을 조금더 깊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이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스페인어, 활력, 유산, 제국주의, 욕망> 이렇게 다섯 가지를 스페인을 만드는 힘으로 열거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목차에 나온 말을 인용해본다.)
스페인어 : 스페인 위상의 원천 -현재보다 밝을 스페인어의 미래.
활력 : 열정과 안정 사이, 스페인의 정도(正道) -스페인을 움직이는 원동력.
유산 : 세계문화유산의 보고(寶庫) 스페인은 어떻게 관광대국이 되었는가.
제국주의 : 세계사 중심에 스페인이 있었다. 제국의 식민지에서 식민지를 거느린 제국으로.
욕망 : 세계사를 뒤흔든 괴물들 영웅, 악마, 거인이 일으킨 나비효과.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
춤, 플라멩코와 살사
플라멩코와 살사, 하면 남미의 아름다운 무희가 추는 현란한 춤을 떠올리는데, 그 춤에는 나름 역사가 있다.
플라멩코는 불평등에 핍박받는 설움을 나타내는 춤이고, 살사는 정복자 스페인에 의하여 아메리카로 팔려간 아프리카 노예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추던 춤이다.(91쪽)
관광대국으로서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안다루시아 등 스페인의 도시들은 그 자체가 관광도시다.
'그라나다'라는 도시를 이렇게 표현한다.
<스페인어로 석류를 뜻하는 그라나다는 이곳에서 장님이 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움이 넘치는 곳이다.> (133쪽)
알람브라 궁전의 이야기
<‘붉은 요새’라는 뜻의 알람브라 궁전은 미국의 외교관이자 소설가 워싱턴 어빙이 쓴 소설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132쪽)
이 말 외에 다른 말이 없어, 궁금한 나머지 검색을 해보았다.
미국 작가 워싱턴 어빙이 쓴 책이 있다. 소개를 인용한다.
<『알함브라 궁전의 이야기(TALES OF THE ALHAMBRA)』는 19세기 미국 낭만주의 대표 작가인 워싱턴 어빙이 에스파냐의 그라나다 지방에 머물면서 겪은 일과 전해 들은 알함브라 궁전에 얽힌 신비한 이야기를 담은 기행기이다.>
스페인과 영국, 그 애증의 역사
스페인과 영국의 갈등은 중세 유럽의 역사를 바꿔놓은 중요한 사건을 품고 있다.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영국에게 무참하게 패배한 것이다. 그래서 스페인은 제해권을 영국에 빼앗기게 되고, 그 뒤로부터 쇠락의 기간을 겪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알게 된 재미난 게 있다. ‘무적함대’라는 말은 누가 왜 붙였을까?
<언뜻 들어보면 막강했던 스페인 해군을 치켜세우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는 영국이 먼저 부른 것으로 알려진다. (……) 스페인 정예군이 영국에 패배했음을, 영국 해군의 강력함을 만천하에 알리려고 했던 것이다. 상대를 높여 자신들을 더 높이기 위한 조롱이었다.>(169-170쪽)
스페인과 프랑스, 피 묻은 역사
나폴레옹은 스페인을 정복했다. 치열한 전투로 이베리아 반도는 피로 물들었다. 그런데 프랑스가 러시아 원정을 결행하자, 변수가 생긴다. 스페인에 주둔하던 프랑스군을 러시아로 빼돌리게 되고, 결국 그 공백을 틈타 프랑스군을 공격, 치열했던 전쟁이 막을 내린다.(174쪽)
이 치열했던 전쟁을 ‘반도전쟁’, 스페인에서는 ‘독립전쟁’이라고 부른다.
프랑코, 그 치욕의 역사
스페인 역사에서 프랑코의 독재정치를 빼놓을 수 없다. (265쪽)
<프랑코는 36년간 스페인을 손 안에 넣고 주물렀다. 한 인간의 어긋나고 편향된 이념과 권력욕은 스페인에서 생각을 말할 자유를 앗아갔고,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웃과 총을 겨누는 비극을 낳았다. 그는 국민을 차별하여 현재의 지역주의를 야기했고, 모든 면에서 스페인을 후퇴시켰다. 스페인은 국제적 외톨이가 된다.>
그 반면 <독재의 강력한 힘으로 정책을 밀어붙여 배고픔을 해소했고, 지금의 스페인이 있을 수 있는 경제적 초석을 다졌다. 관광대국 스페인의 많은 지분이 그에게 있음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스페인 땅에서는 전쟁이 벌어졌지만 2차 대전에 휘말리는 것만은 막았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는 그래도 부정적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 한들, 자유를 억압하고 생명을 앗아간 독재는 문명사회에는 다신 나타나지 말아야 할 독버섯일 뿐이다.>
재미있는 일화들
의류 브랜드 Zara
원래 이름은 <자라가 아닌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이름인 Zorba였다. 그런데 동명의 술집이 있었다. 하여 ‘o'와 ’b'를 빼고 ‘a'를 넣어 지금의 Zara가 되었다.> (108쪽)
츄파춥스와 달리
츄파춥스, 하면 막대 사탕이다.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이지만, 어른들도 좋아한다. 그 막대 사탕, 츄파춥스에 미술계의 세계적 거장 살바도르 달리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 이제 알게 된다. (114쪽)
<(창업주인) 베르나트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판매량마저 줄어들었다. 어느 날 스페인 미술의 거장이자 친구인 살바도르 달리와 커피를 마시며, 베르나트는 좋지 않은 현 상황을 털어놓는다. 그러자 달리는 종이를 가져와(들고 왔던 신문지라는 설도 있다) 즉석에서 로고를 만들어준다. 데이지꽃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글씨체였다. 달리는 로고를 반드시 정중앙에 위치시키라는 말과 함께 색상까지 정해준다. 이후 츄파춥스는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제목이 눈에 뜨인다.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단돈 300원에 살 수 있는 방법>
( 인터넷에 ‘살바도르 달리, 츄파춥스’를 검색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그렇게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분석해 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스페인의 역사, 문화, 지리, 사회 등을 알게 되고, 이제 스페인은 그저 지도의 한 나라가 아니라, 아연 활기를 띄고 살아있는 나라로 생동감 있게 다가오게 된다.
스페인이 이런 나라였구나, 하는 깨달음.
스페인이 단지 ‘투우’나 ‘산티아고’ 정도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 이제 확실히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