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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 - 언제, 어디에서나 통하는 협상의 정석
프랑수아 드 켈리에 지음, 현영환 옮김 / 루이앤휴잇 / 2020년 2월
평점 :
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
이 책은?
이 책, 『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는 <언제, 어디에서나 통하는 협상의 정석>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제목만 보아서는 ‘협상가 켈리에’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나, 그게 아니라, 그가 제시한 ‘협상의 정석’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오히려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해서 저자는 프랑수아 드 켈리에(Francois De Callieres)다.
그에 대한 소개가 책 앞날개에 간단히 소개되어 있을뿐, 자세한 내용이 없어 아쉽다.
<루이 14세의 특명전권공사. 외교와 협상 전문가로 프랑스가 유럽 열강과의 경쟁에서 이겨 유럽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
저자는 레이스베이크 조약 체결에 관여한 것으로 보아, 루이 14세 시대에 이미 인정받은 외교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레이스베이크 조약은 1697년 9월 20일에 네덜란드의 레이스베이크에서 체결된 국제 협약으로, 이 조약으로 프랑스는 상당한 외교적 이익을 얻었다.)
이 책의 내용은?
그리고 저자 소개의 나머지 부분은 이 책에 대한 소개다
<오늘날의 세계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역동적이고, 이해관계가 대립하면 곧장 전쟁으로 치닫기 일쑤였던 험난한 시대 외교와 협상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어느 시대, 어디에서나 통하는 외교와 협상의 본질을 발견했다.
그 결과, 현재 『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는 외교와 협상에 관한 한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외교관과 협상가는 물론 CEO의 필독서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당시 국왕(루이 15세)의 섭정인 오를레앙 공작에게 바친 것인데, 당시 상황을 살펴보자.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1715년 9월 1일 사망하자, 당시 앙주(Anjou) 공작이었던 루이 15세가 5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했다. 이에 오를레앙 공작 루이 필리프가 섭정이 되어 1723년 49세의 나이로 죽기까지 섭정 직위에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이 책을 섭정인 오를레앙 공작에서 바치면서, <헌사>를 통해 이 책을 쓴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밝히고 있다.
첫째, 나라를 대표해서 일하는 외교관들에게 뛰어난 협상가가 되는데 필요한 능력과 자질, 지식을 알려주기 위함.
둘째, 협상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에 관해서 알려주기 위함
셋째, 협상가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많은 역사적 사례와 조언, 교훈을 알려주고 거기서 깨달음을 얻게 하기 위함 (헌사 중)
그런 목적으로 저자는 다음의 6개 항목에 걸쳐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1장 누구를 협상가로 발탁할 것인가
2장 협상가는 어떤 능력과 자질을 지녀야 하는가
3장 최고의 협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4장 어떻게 하면 최고 협상가가 될 수 있을까
5장 어떻게 하면 뛰어난 협상가를 가질 수 있을까
6장 협상가의 특권과 책임
여기서 말하는 '협상가'는 '외교관'이란 말로 바꿔 볼 수 있다.
이 책은 먼저 외교관으로서 갖춰야할 자세를 여러 가지로 살펴보면서 강조하고 있다.
협상가, 즉 외교관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마음,
다양한 상황 변화에 올바로 대처하는 정확한 판단력과 유연함,
어떤 고난에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끈기와 집중력,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상대를 끝까지 설득하는 열정등을 가져야 한다. (45쪽)
그런 기본자세는 물론 이런 것들도 강조하고 있다.
<협상에 임하기 전 상대국 역사를 숙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상대국 역사를 모르면 협상에서 실패하기에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협상을 하다 보면 역사적 은유를 통해 협상 안건에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 때문에 역사를 모르면 상대가 말하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협상의 핵심 역시 놓칠 수 있습니다.> (75쪽)
외교관은 겸손해야
<협상가는 말과 행동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즉, 말과 몸가짐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있어서는 안 되며,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강대국 협상가일수록 오히려 부드러워야 합니다. 나라의 힘만 믿고 함부로 날뛰거나 자기 생각만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 순간, 협상은 토의의 자리가 아닌 싸움의 자리가 되고 맙니다.> (78쪽)
「강대국 협상가일수록 부드러워야 하는 이유」에서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강대국의 외교관이 흔히 행하는 잘못된 자세가 바로 겸손하지 못하고 오만한 자세다. 그래서 주재국의 현안에 대하여 이래라 저래라 하는 잘못을 저지른다. 이는 우리가 우리나라에 주재하고 있는 모국의 대사가 필히 읽고 숙지해야 할 외교관의 기본자세이기도 하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제목이 협상가라 해서, 꼭 외교적 협상에만 이 책이 소용있는 것은 아니다.
협상이란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인 항목이기에 국가간 협상뿐만 아니라 장삼이사의 인간관계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는 협상자로서의 자세는 보통의 사람에게도, 보통의 인간관계에서도 적용이 된다.
해서, 이런 것, 명심하고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상대가 누구건 간에 항상 예의바르고, 겸손해야 하며, 편안하고 부드럽게 대하는 것, 역시 필수입니다. (27쪽)
협상가는 상대의 작은 표정 변화만으로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숨겨진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26쪽)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세워라.
해서 다음과 같은 사항은 적극적으로 고려하라. (106쪽)
언제나 침착하게 행동할 것, 살면서 마주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것, 감정과 분노를 삶의 지침으로 삼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