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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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다산은 풍산 홍씨 집안의 홍혜완과 결혼하여 63녀를 낳았는데, 그 중에 셋만 살아남고 나머지 여섯 명은 모두 천연두로 요절했다.

남은 자녀 세 명은, 큰 아들 학연(學淵), 둘째 아들 학유(學游) 그리고 막내딸이다.

 

다산은 나이 마흔에 유배 생활을 시작하면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게 된다. 물론 가족과는 헤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다산은 그런 가운데 서울에 남아있는 자식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보고 싶은 마음, 만나고 싶은 마음, 가르치고 싶은 마음, 그런 아비의 마음이 간절한데 유배당한 처지에 그들을 마음대로 만날 수 없으니 그래서 택한 방법이 편지를 써서 보내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렇게 보낸 편지가, 현재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런 편지들을 다룬 여러 책들이 나와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다산이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 몇 통을 골라, 아버지로써 아들들에게 인생을 가르치는 아버지의 모습을 재현해 내고 있다.

 

저자는 다산의 편지들을 주제 별로 분류하여 소개하면서, 각 편지에 해설을 달아 놓았다.

저자는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분류한다.

 

1장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공부뿐이다

2장 자식들에게 경제생활을 이야기하다

3장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바라지도 마라

4장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

 

다산의 처지와 갑자기 어려움에 처한 아들들, 다산이 쓴 편지들을 읽으면서, 저절로 공감이 되는 글들, 생각할 거리가 되는 글들, 여기 몇 자 적어본다.

 

<재화를 비밀스럽게 저장해두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그러면 도둑에게 빼앗길 염려도 없고, 화재로 인해 소실될 걱정도 없으며, 소나 말이 운반하는 고생을 치를 것도 없다. 게다가 자기가 죽은 후에도 꽃다운 명성을 가져갈 수 있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이익이 어디 있겠느냐. 재물은 꽉 쥐려고 할수록 손에서 더 미끄럽게 빠져나간다. 재물이란 점어(鮎魚)와 같은 것이다.> (78)

참고로, 점어(鮎魚는 물고기의 한 종류인 메기를 말한다.

 

위의 글을 읽으니 성경의 말씀이 떠오른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19-20)

 

성경을 알았던 다산이 위의 성경말씀을 읽지 않았을 리 없다. 해서 다산은 그 말씀을 그렇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다산의 해석, 요즘의 교회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 그 성경 말씀을 교회에 헌금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게 아니다. 남에게 베푸는 게 곧 하늘에 쌓아두는 것이다, 라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해석이 아닌가?

 

이런 글 읽으면, 가슴이 아파오면서도 다산이 지녔던 아내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읽을 수 있다.

 

<너희 어머니는 낳아서 품 안에 안고 있다가 흙에 묻었으니 그 아이의 살았을 적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말과 몸짓이 귀에 맴돌고 눈에 아른거릴 것이다.

나는 여기 먼 곳에 있고, 너희들은 이미 장성했으니 나나 너희들이나 예쁜 구석이 없어 너희 어머니의 유일한 희망은 그 아이였다.> (83)

 

이런 경우에도 아내를 헤아리는 다산의 따뜻한 마음씨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내가 아이의 어머니라고 가정하고, 일단 아버지라는 사실은 잊은 채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헤아려 보았다.>(83)  

 

다산의 재미있는 일화

 

<나는 지금껏 술을 크게 많이 마셔본 적이 없어 주량을 알지 못한다. 오래 전에 창덕궁에서 임금께서 소주를 가득 따라 하사하신 적이 있다. 임금의 명이라 사양치 못하고 마시면서 속으로 나는 오늘 죽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심하게 취하지는 않았다.> (136)

 

이걸 읽고 혹시 나도 (술을 크게 마셔본 적이 없어) 내 주량을 모르는데....’ 하실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그 중에 한 명!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다산이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들이니 아들들을 사랑하는 부정이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 유배당한 자신의 처지에서 어찌 할 방도는 없고, 그래서 아들들에게 더 애틋한 마음이 솟구치는 그 마음, 충분히 느껴진다.

 

그 외에도, 다산은 위대한 사상가로서 그의 위치가 남 다른만큼, 그의 글은 또한 우리가 새기며 따라가야 하는 말씀으로 받아 읽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물 한 방울로 불을 끌 수 없는 것처럼 재물에 대한 갈증은 끝내 해소되지 않는다. (94)

 

전체가 완벽하더라도 구멍 하나가 새면 깨진 항아리와 같다.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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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 - 언제, 어디에서나 통하는 협상의 정석
프랑수아 드 켈리에 지음, 현영환 옮김 / 루이앤휴잇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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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   

 

이 책은?

 

이 책, 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언제, 어디에서나 통하는 협상의 정석>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제목만 보아서는협상가 켈리에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나, 그게 아니라, 그가 제시한 협상의 정석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오히려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해서 저자는 프랑수아 드 켈리에(Francois De Callieres).

그에 대한 소개가 책 앞날개에 간단히 소개되어 있을뿐, 자세한 내용이 없어 아쉽다.

<루이 14세의 특명전권공사. 외교와 협상 전문가로 프랑스가 유럽 열강과의 경쟁에서 이겨 유럽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

 

저자는 레이스베이크 조약 체결에 관여한 것으로 보아, 루이 14세 시대에 이미 인정받은 외교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레이스베이크 조약은 1697920일에 네덜란드의 레이스베이크에서 체결된 국제 협약으로, 이 조약으로 프랑스는 상당한 외교적 이익을 얻었다.)

 

이 책의 내용은?

 

그리고 저자 소개의 나머지 부분은 이 책에 대한 소개다

<오늘날의 세계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역동적이고, 이해관계가 대립하면 곧장 전쟁으로 치닫기 일쑤였던 험난한 시대 외교와 협상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어느 시대, 어디에서나 통하는 외교와 협상의 본질을 발견했다.

그 결과, 현재 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는 외교와 협상에 관한 한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외교관과 협상가는 물론 CEO의 필독서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당시 국왕(루이 15)의 섭정인 오를레앙 공작에게 바친 것인데, 당시 상황을 살펴보자.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171591일 사망하자, 당시 앙주(Anjou) 공작이었던 루이 15세가 5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했다. 이에 오를레앙 공작 루이 필리프가 섭정이 되어 172349세의 나이로 죽기까지 섭정 직위에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이 책을 섭정인 오를레앙 공작에서 바치면서, <헌사>를 통해 이 책을 쓴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밝히고 있다.

 

첫째, 나라를 대표해서 일하는 외교관들에게 뛰어난 협상가가 되는데 필요한 능력과 자질, 지식을 알려주기 위함.

둘째, 협상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에 관해서 알려주기 위함

셋째, 협상가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많은 역사적 사례와 조언, 교훈을 알려주고 거기서 깨달음을 얻게 하기 위함 (헌사 중)

 

그런 목적으로 저자는 다음의 6개 항목에 걸쳐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1장 누구를 협상가로 발탁할 것인가

2장 협상가는 어떤 능력과 자질을 지녀야 하는가

3장 최고의 협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4장 어떻게 하면 최고 협상가가 될 수 있을까

5장 어떻게 하면 뛰어난 협상가를 가질 수 있을까

6장 협상가의 특권과 책임

 

여기서 말하는 '협상가'는 '외교관'이란 말로 바꿔 볼 수 있다.

이 책은 먼저 외교관으로서 갖춰야할 자세를 여러 가지로 살펴보면서 강조하고 있다.

 

협상가, 즉 외교관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마음,

다양한 상황 변화에 올바로 대처하는 정확한 판단력과 유연함,

어떤 고난에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끈기와 집중력,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상대를 끝까지 설득하는 열정등을 가져야 한다. (45)

 

그런 기본자세는 물론 이런 것들도 강조하고 있다.

 

<협상에 임하기 전 상대국 역사를 숙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상대국 역사를 모르면 협상에서 실패하기에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협상을 하다 보면 역사적 은유를 통해 협상 안건에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 때문에 역사를 모르면 상대가 말하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협상의 핵심 역시 놓칠 수 있습니다.> (75)

 

외교관은 겸손해야

 

<협상가는 말과 행동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 말과 몸가짐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있어서는 안 되며,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강대국 협상가일수록 오히려 부드러워야 합니다. 나라의 힘만 믿고 함부로 날뛰거나 자기 생각만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 순간, 협상은 토의의 자리가 아닌 싸움의 자리가 되고 맙니다.> (78)

 

강대국 협상가일수록 부드러워야 하는 이유에서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강대국의 외교관이 흔히 행하는 잘못된 자세가 바로 겸손하지 못하고 오만한 자세다. 그래서 주재국의 현안에 대하여 이래라 저래라 하는 잘못을 저지른다. 이는 우리가 우리나라에 주재하고 있는 모국의 대사가 필히 읽고 숙지해야 할 외교관의 기본자세이기도 하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제목이 협상가라 해서, 꼭 외교적 협상에만 이 책이 소용있는 것은 아니다.

협상이란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인 항목이기에 국가간 협상뿐만 아니라 장삼이사의 인간관계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는 협상자로서의 자세는 보통의 사람에게도, 보통의 인간관계에서도 적용이 된다.

 

해서, 이런 것, 명심하고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상대가 누구건 간에 항상 예의바르고, 겸손해야 하며, 편안하고 부드럽게 대하는 것, 역시 필수입니다. (27)

 

협상가는 상대의 작은 표정 변화만으로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숨겨진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26)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세워라.

해서 다음과 같은 사항은 적극적으로 고려하라. (106)

언제나 침착하게 행동할 것, 살면서 마주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것, 감정과 분노를 삶의 지침으로 삼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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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기 싫은 개 -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
팔리 모왓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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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기 싫은 개

 

이 책은?

 

이 책 개가 되기 싫은 개는 소설이다. 저자인 팔리 모앗의 자전적 소설이다.

해서 소설 속에서도 저자와 가족은 실명으로 등장한다.

아들, 소년 팔리. 아버지 앵거스.

 

저자가 어릴 적에 키운 개 머트와 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먼저 개 머트가 있다. 개를 등장인물에 포함시키는가 하는 의문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 개는 개가 되기 싫은 개이기 때문이다.

 

'개가 되기 싫은 개'라는 말이 심상치 않다.

개 머트 자신도 그러하지만, 그 개를 키우는 가족들도 그 개를 인격적인 존재로 대우하는 것이다. 그렇게 대우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모습이 요즘 개를 키우는 것을 반려라 부르는 것과 방불하다는 것, 먼저 언급하고 싶다.

 

해서 이런 서술이 가능해진다.

<우리 집에 들어온 모든 동물은 곧 자신을 인간과 똑같이 여겼고, 올도 마찬가지였다.> (202)

 

여기 거명하는 이란 올빼미를 부르는 이름이다. 이 집에 들어오는 동물들은 개는 물론 올빼미조차 자신을 인간과 똑 같이 여긴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건 바로 저자가 그런 동물조차도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는 말이 되겠다. 해서 이런 장면이 펼쳐진다.

 

<올은 창턱에 와서 뿔 같은 부리로 두드리면, 가족들이 유리가 깨질까봐 얼른 들여보내준다는 걸 배웠다. 더운 계절에 거실 창문 하나가 계속 열려 있었고, 올은 내키는 대로 이 창을 드나들었다.> (209)

 

머트의 대활약

 

다시 주인공인 개 머트에 대하여!

팔리의 어머니가 단돈 4센트에 사들이게 되는 개, 이름도 머트 - 잡종견- .

그 머트는 점점 자라면서 보통의 개와는 다른 행동을 하면서, 이 집안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치지하게 된다. , 개 같지 않은 개로 자리를 잡는 것이다.

 

개인줄, 보통 개인줄 알았던 머트는 뜻밖의 재능을 지녔다.

바로 사냥에 일가견(?)이 있는 것이다. 애초 아버지는 머트를 신통치 않게 여겼지만, 어머니의 말을 따라 그를 오리 사냥에 데리고 간 것이 그의 재능을 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머트가 펼치는 대 활약에 대하여는 여기 일일이 소개할 수 없어 아쉽다.

몇 가지만 적어보자.

 

<머트는 임기응변에 능해서 남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단순한 가 아니라는 신념이 워낙 강해서 이런 믿음을 인간 구경꾼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25)

 

머트가 싸우는 모습을 보자.

다른 동네로 이사한 후에 일어난 일이다. 그 동네에 사는 개들이 텃세를 부리려고 머트에게 덤벼들었을 때, 머트는 어떻게 했는가?

 

탐욕스런 허스키 네 마리가 에워쌌다. 머트는 이번에는 싸워야한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그래서 민첩한 동작으로 훌러덩 눕더니 네 다리를 미친 듯이 자전거 바퀴 돌리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103)

 

그렇게 이상한 행동, 보통 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머트에게 어느날 콜리 한 마리가 드디어 달려들었다. 머트는 그 개를 네 다리로 받아 공중으로 던졌고, 아래위로 오르락내리락 하게 만들었다. 결국 <콜리는 내려올 때마다 앞뒤로 빨리 움직이는 머트의 네 발톱에 긁혔다. 결국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열두어 곳이 심하게 긁혀서 피가 났고 실컷 두들겨 맞은 상태였다.>(105)

 

그런 머트, 사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맹활약을 벌여, 그 지역의 신문 <스타 피닉스>에 기사가 실리기도 한다.

하여튼 머트는 신기한 개다. 사다리도 타고, 또 등산도 좋아하고,,,,,,,

 

다시, 이 책은? - 자연에 동화되다.

 

그런 개가 주인공인 이 소설에는 개의 친구가 되는 화자인 ’(이름은 팔리),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그리고 그 가족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자연이 있다.

자연까지도 등장인물이라 해도 될 정도로 이 소설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대단하다.

 

머트와 한 가족, 즉 아버지, 어머니와 화자, 그리고 올빼미 두 마리가 함께 살아가는, 또한 여행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참으로 아기자기한 풍경이 그려진다.

 

이 소설은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풍경화다.

<어둠이 내리면 우린 파릇파릇해지는 풀밭에 누워 대평원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멀리서 코요테가 울부짖으면 다른 것들의 화답이 메아리치다가 마침내 멀리 사라져 들리지 않았다.>(187)

 

그런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소년과 개의 우정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이게 가슴을 아프게 하는 점이다.

 

마지막 장면을 잠시 복기하자.

<트럭이 요란하게 내 쪽으로 달려와 흙탕물을 뿌리고 지나갔다. ..... 차는 휙 돌면서 굽이도는 도로를 지나 사라져버렸다. 갑자기 끼익 브레이크 소리가 나더니 가속하는 소리가 나다가 사라졌다.

난 몰랐다. 그 차가 지나가면서 내 화양연화를 끝냈다는 것을.>(259)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끝을 그렇게 마무리하면, 어쩌라는 말인가?

독자들은? 그리고 그 개를 사랑하는 소년과 그리고 그의 가족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저자가 원망스럽다. 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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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첫걸음 - 그림으로 쉽게 이해하는 알고리즘
양성봉 지음 / 생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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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첫걸음   

 

이 책은?

 

이 책 알고리즘 첫걸음<그림으로 쉽게 이해하는 알고리즘>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아니 알고리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컴퓨터 용어 차원이 아니라,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읽으면서, 그가 알고리즘에 대하여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다.

 

그는 그의 책에서 알고리즘을 다양하게 거론한다.

<감정은 모든 포유류의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알고리즘이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 , 알고리즘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알고리즘은 이 책의 이어지는 장들에서 다시 등장할 핵심개념일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지배할 개념이므로, 알고리즘에 대해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김영사, 122)

 

내친김에 알고리즘의 정의를 유발 하라리로부터 들어보자.

<알고리즘은 계산을 하고 문제를 풀고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군의 방법론적 단계들이다. >(위의 책, 122)

 

그래서 알고리즘, 21세기를 지배할 개념인 알고리즘을 더 확실하게 알기 위해 이 책을 펼쳤다.

 

그럼, 이 책에서는 알고리즘의 개념을 어떻게 정리하고 있을까?

알고리즘이란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진 일련의 절차나 방법을 공식화한 형태로 표현한 것> (20)

 

문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알고리즘인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알고리즘을 이해하기 위해선 문제를 통해 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해서 이 책은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과정을 보여준다.

문제 몇 개를 통해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자.

 

같은 수의 알약이 담긴 10개의 병이 있다.

9개의 병에 들어있는 알약은 개당 1g인데 어느 한 병에만 1.1 g 인 알약들이 들어있다.

, 10개의 병들 중에 1개의 병에는 잘 못 만들어진 알약이 들어 있다.

그것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보자. , 저울을 한번만 사용하여 잘못된 약병을 찾아야 한다. (25)

 

이런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해답은 25-28쪽을 참조하시라)

 

또 이런 문제가 있다.

주머니에 여러 색의 구슬이 있는데, 그중에 어느 한 색의 구슬들이 과반수가 넘는다. 과연 어떤 색의 구슬이 과반수를 넘을까? (31)

 

역시 해답은 31-35쪽을 참고하시라.

 

그렇게 문제를 풀다보면, 알고리즘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알고리즘의 역할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알고리즘을 이해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얻을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이다.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방법에 논리가 필수적인데, 이 책에서는 알고리즘을 위한 문제를 제시하고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저절로 논리를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걸 더 확장하자면, 생각의 방법이랄까, 그런 것을 배울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다시, 이 책은?

 

물론 이 책이 알고리즘을 알려준다고 문제만 제시하고 풀게 하는 것은 아니다.

 

알고리즘에 얽힌 이야기들을, 문제를 푸는 틈틈이 읽게 제시해 놓고 있다.

알고리즘이란 용어가 페르시아 수학자 알 콰리즈미로부터 유래했다는 사실(22),

오일러의 등식(46), 행복 방정식(109), 이밖에도 나폴레옹이 전투에서 활용한 분할정복전략(75) 등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어,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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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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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이 책은?

 

일단 이 책이 어떤 책인지를 알아보자.

박완서 선생은 타계하셨으므로, 이제 새로운 글은 나올 수 없다.

해서 이 책은 저자의 새 글, 새 책은 아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이란 제목 그대로, 선생이 생전에 발표한 글에서 <프롤로그 에필로그>를 모아 편찬해 놓아, 선생의 글을 추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 소개에 의하면 <작품의 초판과 개정판의 서·발문의 내용이 다른 경우 모두 수록했고, 내용이 동일할 때는 당시의 집필 및 시대 상황을 고려하여 초판의 것을 실었다.>

 

이 책의 내용은?

 

박완서 선생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었지만, 이 책에 실린 책들을 보고, 선생의 저작이 얼마나 대단한지 - 우선 양적으로 -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선생의 작품 67편을 연대순으로 정리해 놓았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 선생의 글을 시대순으로 알 수 있고, 선생의 책에 대한 솔직한 감회를 엿볼 수 있어, 아주 의미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아, 책아, 나의 책들아!

 

선생이 발표한 작품에 대한 애틋한 감회가 곳곳에 묻어난다.

 

장편 소설 나목에 관해서, 이 책에는 모두 3개의 글이 실려 있다.

1976, 1985, 1990년 판에 실린 발문들이다.

그 발문들에서 선생이 얼마나 이 작품을 아끼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처녀작 나목을 사십 세에 썼지만, 거의 이십 세 미만의 젊고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썼다고 기억한다.> (19)

 

선생에게 나목은 데뷔작이다. 선생의 표현대로 처녀작’ - 이런 용어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됐지만 선생의 표현 그대로 옮긴 것이다 - 이다. 그러니 얼마나 애틋했을까?

 

그래서 그 다음 판을 펴냈을 때는 이런 소회도 밝힌다.

<때로는 마음이 아팠고 때로는 응분의 대접이라고 승복했기도 했지만 나목이 받는 독자의 사랑만큼 기쁘고 대견한 대접은 없었다.> (21)

 

나목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이어진다.

<특히 이 작품에 대한 나의 애착은 편애에 가깝다. 나목을 생각할 때마다 애틋해지곤 한다.> (24)

 

소설이란 어떤 것인가?

 

선생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그 작품을 쓸 때의 마음가짐을 통해서 선생이 소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글들, 읽어보자.

 

<소설을 쓸 때 재미의 문제를 의식 안하고 써본 적이 없다.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강요하지 않고 듣게 하기 위해선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6)

 

<내가 쓴 글들은 내가 살아온 시대의 거울인 동시에 나를 비춰줄 수 있는 거울이다. 거울이 있어서 나를 가다듬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고, 글을 쓸 수 있는 한 지루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139)

 

해서 선생의 글을 읽으면, 그 시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이 시대, 또 앞으로 맞이하게 되는 시대를 비춰내는 선생의 작품을 읽을 수 없다는 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그 밖에도

 

이 책이 담고 있는 선생에 대한 추억은 다양하다.

에필로그 프롤로그 뿐만 아니라. 작가 연보, 또한 선생의 첫 작품인 나목을 비롯하여 마지막 작품에 이르기까지 주요 작품의 표지들을 모두 실어 놓았다. 그것을 하나 하나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호사를 누린다는 느낌 받았다. 선생에 대한 추억은 그렇게도 되살릴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선생이 글을 쓰면서 느꼈던 다른 감정 하나, 소개한다.

선생의 작품에 대한 긍지를 엿볼 수 있는 글이다.

 

<또 책을 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내 자식들과 손자들에게도 뽐내고 싶다. 그 애들도 나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참 좋겠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 (164)

 

그런 기쁨이 글을 읽는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해서 기쁘다. 독자들에게 이런 기쁨 전해주는 작가가, 또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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