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야나부 아키라 지음, 김옥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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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

 

이 책은?

 

이 책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는 일본의 메이지 초기에 서양의 학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개념어들을 어떻게 번역했는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야나부 아키라, 일본의 번역어 연구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 영어 단어를 한국말로 번역해 보시라.

Society, individual, modern, beauty, love, being,

nature, right, liberty (또는 freedom), he (she).

 

요즘 우리나라의 교육 수준으로, 이런 간단한 영어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각각 사회(社會), 개인(個人), 근대(近代), (), 연애(戀愛), 존재(存在)

자연(自然), 권리(權利), 자유(自由), (), 그녀(彼女) 로 번역이 된다.

 

그럼 그렇게 외국어가 우리말로 번역이 되는 과정은 어떠했을까?

지금처럼 사전이 있어서, 그리 쉽게 번역이 되고 받아들여졌을까?

 

그렇지 않다. 나름 곡절이 있고, 사연이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그러한 개념어들을 받아들이면서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살펴보고 있는 단어, 10개를 새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이중에 번역을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는 사회(社會), 개인(個人), 근대(近代), (), 연애(戀愛), 존재(存在). 원래 일본어에서 일상어로 쓰이던 것들이 나중에 번역어로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것들은 자연(自然), 권리(權利), 자유(自由), (), 그녀(彼女)가 있다.

 

역사를 되돌려 우리가 조선 시대에 산다고 생각하고 서양으로부터 이런 단어를 처음 받아들였다 가정해보자. freedom.

 

때는 조선시대, 따라서 백성으로서는 항상 누군가에, 무언가에 매여 있는 신분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 단어를 지금처럼 '자유'라 번역한다 할지라도 그 말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단어 자체에 대한 이해도 물론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번역어는 원래 하나의 언어 체계, 문화의 의미 체계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단어를 그 체계에서 분리해 끄집어낸 것을 토대로 한다. 따라서 분리된 상태의 번역어만을 보고 본래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232)

 

따라서 freedom이란 단어를 자유라고 번역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의미를 아무리 설명해주어도 이해불가였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하나 덧붙일 게 있다. 자유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보면, 그 자유가 허용되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에 생각이 미치게 되고, 그런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따라서 단어는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일본의 개화기에 새로운 개념을 가진 단어들이 들어오면서, 생각의 변화, 상황의 변화, 제도의 변화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각 단어들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사회와 개인이라는 단어 또한 마찬가지다.

society 란 단어와 함께 individual이란 단어가 소게되자, <서구인의 기본 사고방식 중 하나인 society individua의 대립적인 도식을 확인>(41) 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근대 시민의 개념으로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모두 10개의 개념어를 역사적으로 추적하여,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꼭 알아두어야 한 인물,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1835-1901)

 

이 책에서 자주 인용되는 학자이기에, 어떤 인물인지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는 일본의 계몽사상가이자 교육자로서, 에도 막부의 파견으로 미국과 유럽을 세 차례 다녀왔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의 개화에 힘을 쓴 인물이다.

 

<일본 개화기의 계몽사상가, 교육가, 저술가이다. 1860년대부터 개항과 개화를 주장하고 자유주의, 공리주의적인 가치관을 확립, 막부 철폐와 구습 타파 등을 주장하고, 부국강병론과 국가 중심의 평등론을 역설하였다. 1868년 도쿠가와 막부 가문의 지배를 종식시키고 메이지 유신을 세우는데 영향을 미쳤다. 메이지 유신 기간 중 메이지 천황의 입각 제의를 사양하고 학문 연구와 계몽 사상 교육, 토론 교육과 언론 활동 등 정부 밖에서 메이지 유신의 이론적 토대와 개화 청년 양성에 주력하였다. 서구사상과 문물의 일본 도입을 위해 앞장섰다.> (위키 백과)

 

꼭 알아두어야 할 개념, 카세트(cassette) 효과

 

카세트는 작은 보석 상자를 의미하는데, 내용물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매혹하고 끌어당기는 물건이다.

'카세트 효과', 갓 만들어진 번역어가 처음에는 내용이 빈약하고 생소해 보이지만, 생소하기에 오히려 사람들을 매혹함으로써 의미가 풍부해지며 적절한 번역어로서 정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 '사회', '개인'과 같은 번역어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가장 적절한 번역어라서가 아니라 그런 '카세트 효과'에 의해서라는 것이다. '카세트 효과'는 번역어의 성립 과정을 설명하는 저자의 핵심 이론이다. (50, 260)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통하여 일본의 지식인들이 서양의 사상을 받아들이면서 그 의미를 적절하게 번역하고 보급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고민을 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정착된 번역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고, 결국 우리가 지금 그런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수고 덕분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개념어, 그 말들은 과연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가?

이것을 알려면 이 단어들이 처음 만들어질 때로 돌아가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일을 아무나 할 수 없으니, 이런 책의 가치가 돋보인다.

그런 수고를 나대신 이 책의 저자가 해주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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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박보영.김효선 지음 / 예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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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이 책은?

 

이 책 책을 보고 책을 쓰다는 그 앞에 편집자처럼을 넣고 읽어야 한다.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가 책 제목이다.

그렇게 읽으면, ‘책을 보고라는 말의 의미가 확실해 진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부제인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은 3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Chapter 1. 책을 보다_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은 책 제목에 나오는 책을 보다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Chapter 2. 책을 쓰다_책쓰기의 핵심 살펴보기>책을 쓰다에 해당하고,

<Chapter 3. 알아두면 유용한 책읽기 기술_책읽기 실력을 한 단계 상승시켜 주는 기술>은 보너스다. 물론 chapter 3의 내용은, 책을 쓰려면 읽는 것을 먼저 해야 하기에, 책을 쓰는데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편집자다.

 

편집자이기에 책을 보는 눈이 다르다. 일반 독자와는 다른 눈으로 책을 보고, 읽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은 책을 쓰고 싶은 예비 저자에게 주는 가르침이 풍성하다.

이런 가르침 먼저 새기고 가자.

<책을 쓰고 싶은 예비저자라면 책을 잘 읽어야 한다.>(37)

 

책을 잘 읽어야 하는 이유가 수없이 많은데, 특히 책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은 책을 읽을 때, 더욱더 잘 읽어야한다. 그 이유는?

<독자 입장이 아닌 콘텐츠를 개발하는 개발자 입장에서 책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단순히 자기 흥에 겨워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콘텐츠 개발자의 입장, 즉 제 3자의 입장에서 자기가 쓰는 글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 유의할 것은 이미 시장에 나온 상품(기존 도서들)을 연구하는 것은 필수라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는 것. 이렇게 다른 글도 읽어가면서 자기 글을 살펴본다면, 그야말로 지피지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킬러 콘텐츠를 강조하고 있다.

남들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글을 쓰면, 누가 돈을 내고 그 책을 사보려 할 것인가?

 

킬러 콘텐츠란?

글을 쓸 때,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기본 콘텐츠 + 킬러 콘텐트]

 

기본 콘텐츠는 지금까지 알려진 부분들을 정리하여 놓는 부분이고, 킬러 콘텐츠는 글을 쓰는 사람이 독창적으로 쓰는 부분이다. 이처럼, 기본 콘텐츠를 정리한 토대 위에 참신하고 차별화된 정보를 배치해야 하는 것이다.(92)

 

저자는 기본 콘텐츠에 덧붙여 다른 사람들에게 참신하고 차별화된 콘텐츠가 킬러 콘텐츠가 된다는 것,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책을 읽고, 쓰는데 유용한 지침들로 가득하다.

 

예컨대 <‘표절참고는 다르다>라는 항목이 그 것이다.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 표절이 될 수도 있고 참고가 될 수가 있다. 그 구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위에서 말한 기본 콘텐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 것일까?

 

여섯 단어 이상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생각의 단위가 되는 데이터 등이 같거나 유사하다면, 그건 표절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말을 이용할 때에는 그대로 가져다 몇 자만 고치는 식의 글쓰기는 표절에 해당이 된다. 그럴 때는 반드시 인용 출처를 밝혀야 한다.

 

본문에서 인용문장을 소개할 때 누가(저자), 어느 책/ 논문에서 (책 제목), “본문 내용라고 썼다 (인용문장), 이렇게 표현해야 한다. (168)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저자가 소개한 독서법에 <밑줄, 플래그잇을 이용하여 읽기>라는 항목이 있다.

저자는 책에 흔적을 남겨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 들면서 책에 좋은 글에는 밑줄을 치고, 포스트잇이나 빈 공간에 아이디어나 의견들을 간단하게나마 적어두었다’(226)한다.

그래서 리뷰에 그러한 것들을 옮겨 적어 놓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책을 쓴다고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진 않지만, 책을 쓰고 난 후 성장하는 저자들은 많은 편이다. 이것이 책이 많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당신의 책이 필요한 이유, '책쓰기 기술'을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126)

 

<책을 읽고 나서 메모를 하는 이유는 기록해 두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도 있지만 내 손으로 직접 책 내용을 정리하고 문장을 옮겨 적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짧은 글쓰기 연습이 될 수 있어서이다. 책을 읽고 적는다는 것이 처음엔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꾸준히 한다면 읽기와 쓰기 실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40 )

 

다시, 이 책은?

 

책을 쓰고 펴내고 싶어하는 예비저자로서, 배울 게 많았다.

편집자의 시각을 알 수 있게 되었고 편집자가 예비저자들의 원고를 검토할 때 어떤 점에 착안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어떤 점을 생각하고 써야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먼저는 책을 펴내고 싶은 예비저자를 위한 것이고, 다음으로는 책을 그저 읽는 평범한 독자들이라도, 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도 알게 해주어, 책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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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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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야 1, 2

 

이 책은?

 

일본의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추리 소설.

2권으로 되어있다.

 

이 책의 내용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신카이 미후유(新海美冬) - 치밀하고 악독한 여인, 이 소설에서 일어난 모든 범죄의 배후에는 그녀가 있다.

미즈하라 마사야(水原雅也) - 미후유의 수족이 되어, 범죄를 저지르는 못난 남자.

카토 와타루(加藤亘) - 형사

그밖에 희생자들이 여럿 등장한다.

 

여기에 한 여인이 있다. 이름은 신카이 미후유, 이름처럼 차가운 여자다. 아름다울 미(), 겨울 동()이니, 차갑기 그지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다. 그 아름다움에 매혹된 남자들은 차례 차례 파멸의 길로 들어선다..

 

그 첫 번째 남자가 미즈하라 마사야다.

빚에 몰려 자살을 한 아버지를 장례 치르는 날에 지진이 나, 집과 공장이 무너지고 인생의 대전환을 맞게 된다. 장례식에 와 있던 고모부를 채무 때문에 결국 살해하고 마는 것이다. 마침 그 순간을 목격한 여인이 바로 신카이 미후유다. 해서 그는 그녀의 손안에 들어가게 되고, 그 뒤로 그녀의 수족 노릇을 하면서 범죄의 도구가 되어 버린다.

 

이 소설은 그런 두 남녀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이 벌이는 범죄행각에 희생되는 사람들을 그리고, 그 범죄를 해결하기 위하여 투입된 형사 가토 와타루를 주축으로 줄거리가 진행이 된다.

 

미즈하라 마사야, 그의 상황을 표현하는 말로 어떤 게 좋을까?

 

이건 함정이야. 그리고 그 끝에는 개미지옥이 있지.”(1, 327)

 

미후유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드는 마사야를 이보다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마사야는 미후유에게 걸려들어 개미지옥에 빠져 살게 된다.

나중, 아주 나중에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된 마사야, 이런 자각을 하게 된다.

 

<그녀는 (내가) 그런 남자였기 때문에 다가온 것이다. 혼을 잃고 갈 곳을 잃은 인간이라서, 자신의 꼭두각시로 삼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2, 338)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알게 된 마사야, 이제 그는 복수를 하기 위해 미후유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한편 연이어 미후유의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의문을 품은 카토 형사는 미후유를 집요하게 뒤쫓다가 마사야와의 관계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을 한데 묶어 생각하니. 사건의 얼개가 떠오른다. 그래서 그는 둘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이 소설에는 일본의 아픔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19951월 일본을 강타한 한신 아와지 대지진과, 같은 해 3월 일본 지하철에서 일어난 사린가스 사건이, 시대적 배경으로 깔려있다. 대지진은 마사야와 미후유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사린 가스 사건은 범죄의 모티브로 등장한다. 이런 비극적 상황들이 인간의 욕망에 어처구니없게 이용된다는 것이 이 소설을 더욱 비극으로 만들어 간다.

 

환야(幻夜), 제목의 의미

 

이 소설의 제목, 환야. 그 의미는 무엇일까?

거의 마지막 부분, 마사야의 머릿속 생각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왜 그랬지? 미우휴? 마사야는 자신의 생각을 눈빛에 담았다.

왜 나를 배신했지? 왜 내 영혼을 죽였어? 우리에게 낮 같은 건 없다고 당신이 말했잖아. 언제나 밤이라고, 밤을 살아가자고 했잖아.

그래도 난 좋았어. 진짜 밤이라도 괜찮았어. 하지만 너는 그것조차 내게 주지 않았지. 내게 준 것이라고는 환영뿐이었어.> (2, 439)

 

환영만으로 남은 밤, 그게 '환야'다.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등장인물 중 누구를 응원하고 싶을까?

예컨대 <셜록 홈즈>를 읽는 독자는 홈즈를 당연히 응원할 것이고, <괴도 루팡>을 읽는다면 루팡이 비록 도둑이지만 루팡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그 인물들이 응원할 구석이 있기에 그렇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선 누구를 응원하게 될까?

아쉽게도 뚜렷한 인물이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는 밤길을 걸을 수밖에 없어. 설사 주위가 낮처럼 밝다 해도 그건 진짜 낮이 아니야. 그런 건 이제 단념해야 해.> (1, 334)

<행복을 손에 쥐려면 정말 미후유의 말대로 해야 하는 건가. 아니, 애당초 행복이란 무엇일까. 부와 권력을 거머쥐는 것만은 아닐 텐데.> (2, 124)

 

마사야와 미후유, 행복을 다른 곳에서 찾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지기에 두 남녀를 응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형사 카토는? 저자는 이 사람에 대하여 애착이 없는 모양이다. 마지막에 사건을 해결하는 대신, 그마져 죽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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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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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이 책은?

 

이 책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저자는 제레드 쿠니 호바스.

 

저자는 <인간의 학습, 기억, 뇌 자극을 연구하는 하버드대 출신의 신경과학자다. 하버드 대학,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뇌과학 분야의 젊은 석학으로 명성을 얻었고, 현재 멜버른 대학을 비롯한 150개 이상의 학교에서 활발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책 표지에 적어 놓은 여러 문구가 이 책의 내용을 적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할 것이다.

이런 말, 이 책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

<결정적인 순간,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는

위험하고도 완벽한 설득의 12가지 메커니즘>

 

12가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44쪽에 이런 문제가 나온다.

 

Q 책장을 넘기거나 훔쳐보지 말고, 써보자.

이 책 각각의 장 제목은 무엇인가? (1-2 분 정도 각각의 장 제목을 떠올려보고 솔직하게 작성해보자.)

 

이 문제가 나오는 것은 8장이니, 그때까지 읽었던 앞장까지의 장 제목을 말해보라는 것이다.

이 문제를 대했을 때, 뭐 이런 문제가 있나, 하고 무시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그게 의미가 있었다. 다시 말하면, 장 제목이 의미가 있었다.

 

장 제목만 기억해도, 이 책의 내용을 간추려 기억하는 것이 된다.

그러니 - 혹 이 책을 읽지 않고 이 리뷰만 읽는 사람일지라도 - 이것을 유념하여 읽어볼 일이다. 그 안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다 들어있다.

 

1장 한 가지에 집중하라 : 듣기와 읽기 사이

2장 두 가지를 결합하라 : 시각과 청각 사이

3장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예측을 깨라 : 공간과 기억 사이

4장 우리는 어떻게 배우는가 : 맥락과 상태 사이

5장 일 잘하는 뇌를 찾아라 : 슈퍼 태스커의 비밀

6장 청크를 만들고 인터리빙하라

7장 최고의 오답 노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오류와 예측 사이

8장 머릿속 지휘자가 결정한다 : 리뷰와 인식과 회상 사이

9장 양날의 검, 점화 효과 : 개념과 기대와 전략 사이

10장 이야기로 랜드마크를 만들어라

11장 스트레스는 어떻게 뇌를 돕는가 : 감정과 느낌 사이

12장 분산, 분산, 분산하라! : 연습과 망각 사이

 

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9장을 살펴보자. <9장 양날의 검, 점화 효과 : 개념과 기대와 전략 사이>

 

점화효과란 시간적으로 먼저 제시된 자극이 나중에 제시된 자극의 처리에 부정적 또는 긍정적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이 개념에 이어서 개념 점화, 기대 점화, 전략 점화가 등장한다.

 

개념 점화가 활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광고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장면부터 보여주면서, 점점 본론에 다가서는 광고. 광고가 끝나고 나면 무언가 떠오르게 되는 광고가 개념에 불을 붙이는 개념 점화의 사례다.

 

유명 셰프가 요리한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음식이 더 맛있는 이유는?

기대 점화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다.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개념 점화는 사실을 활성화 시키는 것, 기대 점화는 기대치를 활성화 시키는 것, 전략 점화는 사람들이 미래의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씨름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해결을 안내하는 구체적인 절차나 접근방식을 활성화 시키는 것을 말한다. (290)

 

이처럼 각 장의 모든 항목에서 개념 정리와 더불어 그 사례를 소개하고 있으니,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정리해 놓고 있다.

 

저자 소개를 보니, <그는 뇌과학이 일과 성과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뇌과학이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통찰 깊은 글과 강연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사람들이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 방식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TEDx 무대에 섰다> 했는데, 이 책은 바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 방식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스크롤 바, 없애라. (101) - 원 페이지 스타일 웹 디자인

웹사이트 목적이 방문자로 하여금 쉽게 자료에 접근하고 이를 배우고 기억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스크롤바를 사용하지 마라. 그보다는 여러 페이지에 걸쳐 정적이고 일관된 디자인을 채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출입구 효과(165)

냉장고 문을 열고 무언가 꺼내려고 할 때 갑자기 '뭘 꺼내려고 했던가' 하고 까먹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를 출입구 효과라 한다. 문이 우리 눈앞을 빠르게 지나가면 어떤 위험이 감지되고 방금 전까지 생각하고 있던 정보들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368쪽 참조하시라.

 

코끼리의 무릎은 몇 개일까?

코끼리의 무릎은 당연히 4개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유는? 다리가 네 개 있으므로.

그러나 그런 뻔한 상식에 근거하여 대답한 답은 틀렸다,

코끼리 무릎이 몇 개인지 정말 궁금한 사람은 이 책 213쪽을 참조하시라.

 

확실히 해 놓자. 잘 못 된 정보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자.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더 똑똑해질까?

답은 천만에이다.(140)

 

멀티 태스킹, 이건 환상이다. 한 번에 한 가지씩만 하자. (154)

 

두뇌 훈련 프로그램,

하지 말고 대신 새롭고 두려운 일에 도전해보자. (362)

 

다시, 이 책은? - 이 책의 활용법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고 있는 12가지는 각각 하나 하나마다 중요한 점에서 어느 하나 소홀히 할 게 없다. 특히 강의를 하는 사람이라면, 1장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 ‘1장에서가 아니라, ‘1장부터.

 

내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PPT를 보면서 내 강의하는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PPT에 씌여있는 글자를 내가 읽어줄 때, 듣는 사람들은 보는 글자와 듣는 글자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등등.

 

그래서 기업체의 연수원에서는 강사 교육을 위한 교재로 사용해도 좋을 것이며, 개별적으로는 이 책의 12개 장, 모두를 하나하나를 실제 적용해 본다는 생각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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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텍 이삭줍기 환상문학 2
윌리엄 벡퍼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림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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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텍

 

이 책은?

 

이 책 바텍은 소설이다.

영국인 작가 윌리엄 벡퍼드가 프랑스어로 쓴, 아라비아를 무대로 한 소설이다.

 

<잉글랜드 대부호의 상속자로 태어나 자신의 고향에 괴상하게 생긴 저택을 짓고 그 안에 틀어박혀 지내며 골동품 수집에 열을 올린 괴짜 예술 애호가>인 저자 윌리엄 벡퍼드가 <쓴 유일한 소설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바텍 : 아라비아 최고의 통치자이자 위대한 지배자, 9대 칼리프.

(소설 속에서 9대 칼리프라고 밝히고 있어, 그 자료를 찾아보았으나 실존인물인지 아닌지, 찾을 수 없었다.)

카라티스 : 바텍의 어머니, 사악하다.(48), 검은 마술에 능통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지아우르 (26) : 인도인, 악마적 존재.

누로니하르 : 선량한 족장 에미르의 딸.

에미르 파크레인 (79) : 누로니하르의 이버지. '에미르'는 족장이라는 뜻.

굴첸루즈 : 에미르 파크레인의 형제인 알리 하산의 아들, 누로니하르의 약혼자.

 

이 소설은 아라비아를 배경으로 하여, 주인공인 칼리프 바텍의 행적을 그린 것인데, 기묘하고... 어찌 보면 황당한 기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마음을 둘만한 주인공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데 방해를 한다는 점, 먼저 밝힌다. 등장인물 그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라비안 나이트같이 아라비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기담이라 할지라도 군데 군데 감정이입을 할만한 인물등이 등장하는데 비해, 이 작품에서는 전혀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먼저 바텍, 그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칼리프로서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 권력을 아무렇게 활용하여, 본인은 물론 전국민을 혼란으로 몰아가는 인물이다.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인데, 더하여 그의 어머니 카라티스는 한 술 더 뜬다. 바텍을 부추기고, 악마 지아우르와 한통속이 되게 한다.

 

이 소설의 변곡점은 악마 지아우르의 꾀임에 넘어가 바텍이 이스타카르를 향해 떠나게 되는 장면이다. (57)

 

지아우르는 <나는 그곳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겠다. 그곳은 경이의 땅이니 그곳에서 그대는 ( ……) 온갖 기쁨으로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바텍에게 말하며, 단서 하나를 단다.

<그러나 가는 길에 어떤 거처에도 들르지 않도록 조심하라. 만일 이 말을 어기면, 나의 진노를 맛보게 해주겠다.>(57)

 

금기란 어기라고 있는 법, 바텍은 지아우르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결국 중간에 에미르 파크레인의 처소에 묵게 되고, 그의 딸 누로니하르를 만나게 된다.

 

, 그런데 누로니하르, 무언가 기대했는데, 그녀 역시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녀의 아버지 에미르 파크레인이 바텍을 그녀로부터 멀리하도록 별별 수를 다 썼지만, 백약이 무효, 바텍하고 어울리게 된다. 실망이다.

 

그러면, 지아우르가 말한 바이스타카르를 향한 바텍의 여정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바택은 누로니하르와의 열락에 빠져 그곳을 잊고 마는가? 그러면 지아우르의 흉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인데....

 

다시, 이 책은?

 

그래서 줄거리의 결말은?

이 소설은 <이리하여 칼리프 바텍은 공허한 허세와 금단의 권세에 대한 욕심 때문에 수많은 범죄로 자신을 더럽혔으며, 결국 끝없는 비탄과 누그러지지 않는 가책에 시달리게 되었다.>라는 말로, 바택을 마무리한다.

 

이 작품은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은 허무한 결말로 끝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그 허무한 결말을 맛보기 위해 그렇게 가진 모든 것을 다바쳐, 애쓰고 수고하는 것일까?

 

앞서 말하길, 이 작품에서 그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사람이 없다, 했는데, 어찌된 셈인지 다 읽고 나니 바텍이 자신의 욕망, 어머니 카라티스, 또 악마 지아우르의 욕망에 휘둘리며 살아가는 그 모습에, 감정이입이 어느새 되고 있었다는 것, 그것을 알게 된다.

 

이 책, 그래서 다시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읽고, 생각해 볼 작품이다. 그걸 다 읽고 나서야 알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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