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 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 개정3판
홍순도 외 지음 / 서교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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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이 책은?

 

베이징 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글로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가지>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개정3판으로 그야말로 최신 정보를 담고 있다.

저자는 홍순도, 김용관, 윤덕노, 김규환, 하성봉 저 외 8명으로, 모두 중국 전문가라 부를 수 있는 분들이다. 실제 중국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중국을 체험한, 전문가들이다.

 

이 책의 내용은?

 

우리는 중국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그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과거의 중국 모습에 매달리고 있는 것 아닐까?

물론 과거의 모습이라는 것조차도 제대로의 모습이 아니니, 중국을 제대로 아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요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실례로, 지금도 중국과 관련된 부정적인 사건이 기사로 뜨면, 밑에 달린 댓글들이 정말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조선 시대에나 할만한 말들을 무분별하게 내뱉고 있는 것이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책의 발간은 반가운 일이다. 중국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먼저 이 책 안에 들어있는 내용을 목차를 통해 살펴보자.

 

1장 중국인의 기질

2장 중국남녀

3장 뒷골목 문화

4장 암묵적인, 너무나 암묵적인 첸구이쩌 문화

5장 전통 문화와 대중 문화 그리고 청년 문화

6장 사치스런, 한없이 사치스런 졸부 문화

7장 한류와 항()한류, ()한류

 

대로에서부터 뒷골목까지,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공식적인 것부터 비공식적인 것까지, 망라하여 이 책은 중국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의 특징 몇 가지만 짚어보자.

 

첫째, 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책이 얼마나 구체적일지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을 책으로 배워 알려주는 게 아니라,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혀 가면서 얻은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

 

몸으로 부딪혀 가면서 얻은 정보가 공연한 말이 아니다.

 

취재원이 주는 술을 거절하지 못하고 다 받아먹다가 끝내 정신을 잃었던 기막힌 체험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글 꼭지마다 쓴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놓지 않아, KBS특파원이었던 분이 쓴 글로 판단이 되는데, 그 글에 보면, 인민해방군 교향악단 관련 취재를 하고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마신 술 때문에 무려 10여시간을 실신한 채로 보냈다는 것(209), 정말 몸을 상해가면서 얻은 정보인 것이다. 중국인과 같이 술 마시다가는 큰일 난다는 정보!

 

그 글 꼭지에서는 중국의 술 문화가 자세히 소개된다.

중국인들은 술잔을 돌리지 않고, 한 손으로 술을 따르고 받는다 (209) 등등.

 

그러니 우리 식으로 술잔을 따르거나 받을 때, 두 손으로 하지 않는다고 예의 없다는 식의, 예의를 모르는 민족이라고 댓글 달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 저자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대부분 실제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실을 전달할 때, 반드시 그 사실을 더 확실하게 뒷받침하는 사례를 제공한다.

 

오늘도 광활한 대륙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은 학교에서의 교육이나 사회주의 이념이 얼마나 탁상공론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86)는 진술을 한 다음에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사건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바로 20186월 간쑤성 칭양시에서 일어난 사건, 리 모양이 시내 번화가에 있는 백화점 옥상에 올라가 자살을 시도했는데.....(86)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라.

 

셋째, 최신 자료를 담고 있다.

특히 <7장 한류와 항()한류, ()한류>에서 그런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우리문화가 동남아를 비롯하여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매스컴을 통해 전해 듣기는 하는데, 그것의 현재 상황은 잘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중국 지역의 상황을 자세히 듣게 된다.

 

저자는 현재의 상황을 전해주면서, 한류의 유행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세계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인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는 것 먼저 말해 두고 싶다. 여행 자유화가 시행되어 외국에 가고 오기가 편라해졌다고 해도 닫힌 마음을 가지고, 특히나 중국에 대해서는 후진국이니, 되놈이니 하는 식의 생각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그건 시대착오적이라는 것, 또한 말해두고 싶다.

 

해서 이 책은 그런 편견을 깨는 도끼가 되며, 외국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는 죽비의 효과가 있다.

 

해서 앞으로 중국을 대할 때 - 여행이든 사업이든 - 에는 반드시 이 책을 읽어 괄목상대하는 마음 가슴에 장착하고, 새로운 눈을 떠야 할 것이다.

중국 만만히 보아서는 아니 된다는 것, 다시 가슴에 새겨놓는다. 새로운 눈으로 중국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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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따라, 영국의 길을 걷다 - 아름다운 풍경, 낭만적인 문학,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북 잉글랜드 횡단 도보여행 일기
김병두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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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따라, 영국의 길을 걷다

 

이 책은?

 

문학을 따라, 영국의 길을 걷다<아름다운 풍경, 낭만적인 문학,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북 잉글랜드 횡단 도보여행 일기>.

 

저자는 김병두,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기업에서 30년을 근무한 후 정년퇴직했다. 현직 때는 해외근무와 출장으로 일찍이 여러 나라를 여행했고, 퇴직한 이후에도 계속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방문한 나라의 여행기를 글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한 이후 영국 코스트 투 코스트(CTC) 웨인라이트길을 걸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저자가 영국 '코스트 투 코스트(CTC) 웨인라이트길'을 걸었던 것을 기록한 기록문학이다.

 

저자가 걸었던 코스트 투 코스트(CTC) 웨인라이트길은 어떤 것인가?

코스트 투 코스트(CTC)는 Coast to Coast Walk 즉 영국의 동쪽 해안에서 서쪽 해안까지 걷는 코스를 말하는데, 영국인 알프레드 웨인라이트(1907-1991)가 개발한 코스를 따라 걷는 것이다.

 

저자는 그 길을 2018810일 영국의 서쪽 아일랜드 세인트 비스(St Bees)에서 출발하여 828일 동해안인 로빈 후즈 베이(Robin Hood's Bay)에 도착했다. 19일간의 여정이다.

 

이 길의 의의는 다른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영문학의 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문학의 길’>이라는 데 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워즈워스부터 브론테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영문학의 작가들을 떠올리며, 문학의 아름다움과 함께 목가적인 풍경에 자연스레 젖어들 수 있다. 대학 시절 영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워즈워스의 수선화와 무지개를 호수 지구에서 만나고, 헤더꽃으로 뒤덮인 광활한 황야지대에서는 샬럿 브론테의 황야를 노래하는 시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마주한다.>(머릿말)

 

나 또한 저자가 걸었던 길의 의미를 영문학의 발자취를 살펴보는데 두고 읽었다.

윌리엄 워즈워스와 브론테 자매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니, 문학을 책으로만 보는 것을 넘어 그들의 흔적을 따라 조금더 깊게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저자는 19일간의 기록을 하루하루 별도의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데, 그 하루 동안에 걸었던 길 풍경, 먹은 것들, 그날 걸은 거리, 사용한 비용, 만난 사람들, 때로는 만난 사람과 나눈 대화 내용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영문학의 발자취

 

저자가 길에서 만난 영문학의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조너선 스위프트(30),

윌리엄 워즈워스,

에밀리 브론테를 비롯한 브론테 자매,

토마스 드 퀸시(92) - 수필가이며 비평가

퍼시 비쉬 셸리 (97)

조지 고든 바이런 (98)

메리 셸리 (102) - 소설 프랑켄슈타인

브람 스토커 (287) - 소설 드라큘라

윌리엄 셰익스피어 (351)

 

도브 코티지 (92)

 

그라스미어 (Grasmere) :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가 살았던 도브 코티지(Dove Cottage, 비둘기 오두막)가 있는 곳이다. (86)

여기에 수필가이며 비평가인 토마스 드 퀸시가 10년간을 살았다. (92)

 

워즈워스 박물관 (96)

워즈워스와 관련된 자료와 그가 교류했던 문인들의 정보도 많이 보관되고 있다.

그중에는 당시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비쉬 셸리와 그의 부인이 된 메리 고드윈 그리고 바이런의 행적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워즈워스는 이들과 관련이 없는데, 대신 워즈워스의 친구 콜리지의 시가 이 사건에 등장하니, 여기에 이들의 이름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99)

 

브론테 자매집 (315)

 

이 길의 마지막 행선지, 동쪽에 있는 로빈 후즈 베이(Robin Hood's Bay)에 도착한 후에 저자는 브론테 자매를 만나러 간다. 리즈 근처에 있는 하워스에 브론테 자매가 살았던 집이 있다. 지금은 브론테 박물관이 되어 있는데, 입장료가 6.5 파운드라는 것도 저자는 기록하고 있다.(315)

 

저자는 아주 꼼꼼하게 브론테 자매의 집을 돌아보고, 소개하고 있다. 입구 현관으로부터 브론테 자매의 아버지인 브론테 목사의 서재, 식당, 부엌, 샬럿의 방, 어린이 놀이 공부방, 브론테 목사의 침실, 유일한 남자 형제인 브렌웰의 작업실, 전시실 등이 있다.

 

셰익스피어

 

영국이니 셰익스피어가 빠질 리 없다.

저자는 길을 걷는 도중에 셰익스피어 고향에서 온 부부를 만나다. 필립부부. (166)

일행은 아니지만 같은 길을 가다보니 저자와 필립부부는 가는 도중 몇 번을 만나게 된다. 만나니 자연 대화가 오고 가고 하는데, 해서 은근히 기대를 하고 그들이 나눈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에서 온 사람하고 나눌 대화에 셰익스피어가 빠질리 있겠는가, 하는 기대. 하지만 그들 대화에 셰익스피어는 없었다.

 

그들 대화는 브론테 자매, 그리고 저자의 관심사인 애거서 크리스티 등으로 이어지는데 안타깝게도 셰익스피어는 나타나지 않았다. (258, 262, 264 )

 

그래도 영국이니 셰익스피어, 등장한다.

저자는 <여행을 마치며>라는 글로 책을 끝내는데, 거기에 런던을 방문한 기록을 남기며 셰익스피어를 드디어 등장시킨다.

 

런던의 레스터 스퀘어(Leicester Square) 광장에 있는 작은 공원에 하얀 셰익스피어 동상이 서있다. (351)

흰 셰익스피어는 서서 손가락으로 종이 위에 새겨진 글을 가리키고 있다.

거기에 쓰여진 글은 “There is no darkness but ignorance.”

(세상에서 무지가 가장 짙은 암흑이다.)

오늘 날에도 옳은 말인데 십이야42장에 나오는 말이다.

 

다시, 이 책은?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마지막 의식을 거행한다고 한다.(303)

바로 출발하기 전 세인트 비스의 해변에서 주운 조약돌 두 개중 하나를 마지막 코스인 로빈 후즈 베이만의 해변에 옮겨놓는 것이다.

저자도 그 의식에 동참한다. “오른 팔을 번쩍 들고 바닷물 쪽으로 힘껏 조약돌을 던졌다.”

 

읽는 독자들, 모두 이 장면에서 벅찬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304 Km의 길을 걸어낸 저자의 투혼과 또한 투철한 기록 정신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걸은 길의 모든 것을 마치 동영상 카메라로 샅샅이 훑어가면서 중계하는 것 같이,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해서 이 책은 코스트 투 코스트(CTC) 웨인라이트길을 걸어보고 싶은 독자들에겐 아주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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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의 주인 - 23일 폐쇄구역
지미준 지음 / 포춘쿠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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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의 주인

 

이 책은?

 

이 책 게토의 주인은 소설이다. 장편소설.

개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개와 고양이의 시각으로 반려동물 문제를 바라보는 작품이다.

 

저자는 지미준, <컴퓨터자수 디자이너, 번역가, 영어 강사 등의 직업을 체험한 뒤에 어느 날 번개를 맞은 것처럼 영감이 떠올라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데 컴퓨터 자수 디자이너답게 한편의 멋진 테피스트리를 수놓은 듯하다.

 

이 책의 내용은?

 

흔히들 말한다,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작품!’

그 말이 바로 이 작품에 들어맞는다.

한번 손에 잡으면 끝날 때까지 책을 놓을 수 없다. 끝이 어찌될지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는 것이다.

 

주인공은 개와 고양이다.

덕근은 개, 칠백은 고양이다. 우선 이름들이 토종이라 정이 간다.

거기에 그런 주인공들이 생각이 있다. 세상을 제법 볼 줄 안다.

그러니 사람으로 치면 의식이 있는 존재라는 것, 해서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

 

우연히 개와 고양이로 만난 두 마리 - 아 참, 요즘에는 반려 동물을 지칭할 때 이 친구, 저 친구하니 - 개와 고양이 두 친구는 의기투합하여 서로 함께 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런 두 친구를 보고 하나 둘 씩 모여든 다른 친구들, 해서 이제 제법 무리를 이루게 된다.

 

줄거리는 매우 정교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정교한 직소 퍼즐이 맞춰지는듯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흥분도수가 치솟는다.

 

줄거리를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려지는 작품이다.

그러나 줄거리를 말하면 스포일러이니, 그 점 참작하여 이런 몇 개의 문장 소개로 그치는 것, 양해해 주시기를.

 

<나는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고, 그 친구는 두려움을 달랠 수 있었어.>(81)

<같은 무리에서 다른 세계를 꿈꾸는 한 우리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어.>(163)

<칠백과 덕근이 꿈꾸었던 각자의 이상 세계는 현실에 잠시 동안만 내려왔을 뿐이다.>(262)

 

등장하는 반려동물들의 모습들

 

반려동물로 입양되었다가 파양되는 경우.

짖는다고 성대 제거 수술을 당한 경우.

길거리에서 잡혀가 중성수술을 받게 되는 경우.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는 경우.

강아지 공장 좁은 철장에 갇혀 새끼를 낳고 낳는 기계가 되는 경우.

동물 농장에 갇혀 땅 한 번 제대도 딛지 못하고 살다가, 고기가 될 날 만을 기다리는 경우.

투견으로 살아가며 영문도 모른 채 싸우다 결국은 죽게 되는 경우.

 

반려동물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들

 

먼저 덕근의 어미에 관한 사연이다.

자기를 돌봐준 할머니의 몸에 이상을 생긴 것을 알게 된 어미 개는 짖어댄다. 계속 짖어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 사람들이 할머니를 찾아와 문을 열어보니, 이미 숨을 거둔 상태.

삼일장을 치른 뒤, 키우던 개 - 어미개와 새끼 개들 -를 맡아줄 사람을 찾는데, 뒷집에 사는 남자가 선뜻 어미 개를 맡아 기르겠다 나선다. 그리고 새끼 개들은 뿔불이 흩어지게 되는데..

삼일장을 치르고 할머니 자식들이 떠나간 날, 어미 개를 데려간 뒷집 남자네 집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남자들은 소매를 걷고 칼자루를 쥐고 토치에 불을 붙였고, 여자들은 파를 썰고 물을 끓이고 밥상을 펼쳤다.’(14)

 

동물 농장에 갇혀 땅 한 번 제대도 딛지 못하고 살다가, 고기가 될 날 만을 기다리는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한다.

 

<사육장에선 철장 문이 열려도 바깥으로 나오는 개들이 없었다고 했지? 그 녀석들은 자기들의 욕구가 충족되는 그 곳을 굳이 나갈 필요가 없었던 거야. 거기에 길들여지면 학대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고.> (76)

 

다시, 이 책은?

 

<대자연의 주인은 누구인가.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보다 자연을 정복해 주인이 되려는 바벨탑의 길을 택했다. 자연을 마음대로 가공해 인간만의 구역을 만들었고, 그 구역 안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들은 마치 원래 지구에 살지 않았던 이방의 존재인 양 불청객 취급을 받는다. 동류 집단의 구역 게토, 변방의 약자들이 모인 그곳에서 결국 진정한 주인이 되는 자 인간일까, 동물일까. 아니면 그 모두를 포함하는 자연일까.> (315, 에필로그중에서)

 

에필로그에서 듣게 되는 저자의 육성이 묵직하다.

문제의식으로 가득찬 소설이기에,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펼치는 반려동물에 대한 철학은 가슴에 짙게 새겨두어야 한다. 특히나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독자라면 필히!

 

개와 고양이인 덕근과 칠백, 그들은 꿈을 꾼다. 사람과 더불어 같이 사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투쟁한다. 과연 그 투쟁은 어떻게 될까?

저자가 그려내는 몇 개의 장면, 마치 무릉도원처럼 보여지는 장면 몇 개.

그 장면은 과연 지속이 될 것인가?

 

그리고, 이런 이상향을 꿈꾸는 두 친구들의 모습에 우리 사람들의 모습을 대입해 보고 싶은 생각은 그저 백일몽에 불과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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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클래식 - 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
안우성 지음 / 몽스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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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클래식

 

이 책은?

 

남자의 클래식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안내서다.

이 책을 읽으면, 클래식에 대한 상식을 넓히고 또한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부제는 <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인데, 정말 스스로 즐길 거리를 찾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의 여유를 갖게 되어, 외롭지 않게 된다.

 

저자는 안우성, <독일과 영국에서 켄트 나가노 등 세계적 지휘자와 함께 솔리스트로 활동한 바리톤.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 음대 석사 과정,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한 후 독일, 이탈리아, 영국에서 오페라 마술피리’, ‘어린이와 마법’, ‘비밀 결혼등에 주역으로 출연하였고, 독일에서 <겨울나그네> 전곡 독창회와 다수의 오라토리오 독창자로 협연하였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음악가들, 대부분 알고 있다. 아니 이름은 들어 알고 있다. 대한민국 의무 교육의 힘이다. 해서 그들 이름은, 거의 다 알고 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 어머니 헨델로 시작하여, 슈베르트, 카살스 - 카잘스란 이름으로 더 익숙한 - 브람스, 파가니니 등등.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음악가 중 연주자는 잘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요요마가 이름은 들어 알고 있는 연주자. 그 정도다.

 

그러나 이름 정도 안다고 해서 음악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귀로 해야 할 음악 공부를 눈으로만 끝내면, 안되는 법이다. 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음악가를 분류하면서, 무언가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

 

작곡가: 이들은 대부분 연주자요 작곡자들이다. 헨델, 베토벤 등,

연주자: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 엔리코 카루소 등.

 

이렇게 구분하면서 면면을 살펴보니, 음악의 세계가 그 범위가 어슴푸레 보이기 시작한다.

 

음악가들. 일화가 많이 등장한다.

 

슈베르트는 경제적 여건 때문에 피아노조차 살 형편이 못되었다. 그저 머릿속으로 피아노 소리를 그리며 기타 한 자루에 의지해 작곡을 했다. 마침내 실력이 알려지고 어느 정도의 수입이 생겨 피아노를 한 대 장만하게 되었으나, 그는 이듬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86)

 

저저와 플라시도 도밍고와의 개별적인 만남에 관한 이야기도 읽어볼만하다. (185)

 

베토벤은 오전에는 작곡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점심을 먹은 후 오후 2시부터는 하일리겐슈타트의 숲길을 매일 산책했다.(236)

 

음악가들과 곡에 얽힌 일화들.

 

하이든이 작곡한 <트럼펫 협주곡>은 우리나라에서 <장학퀴즈>의 주제음악으로 쓰였다.(313)

 

음악가에겐 연주자가 필요하다.

 

차이콥스키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를 작곡한 후에 몇명의 연주가에게 연주를 부탁했으나 실제 연주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지 못할 정도로 곡이 난해했기 때문이다. 겨우 아돌프 브로드스키가 반복하여 연습을 한 끝에 초연에 도전했으나 비평가들의 악평만 받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다시 연습에 돌입해 그후 5개월 후에 다시 연주회를 열었고, 대성공을 거둔다. (297)

 

이처럼 아무리 좋은 곡이라 할지라도 그걸 감당할 연주자가 없으면, 그저 악보상의 음악으로 남게 된다는 것, 알게 된다.

 

음악, 쓸모가 또 있다.

 

저자는 음악에서 음악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감정의 본질을 찾아내려고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살아가면서 힘이 되는 화두를 하나씩 붙잡자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바리톤 디스카우의 노래를 들으며 진지함의 힘을 찾아내고, 파가니니를 들으면서는 실력과 파격을 생각해보면? 음악의 쓸모가 정말 쓸만하지 않는가?

 

음악은 소리를 만들며 허공으로 사라지지만, 그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듣는 우리에게 묵직한 화두를 남기고 간다는 것, 이게 음악을 말하는 다른 책과는 다른 점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행복은 몸에 좋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력이 키워지는 것은 바로 깊은 슬픔의 체험을 통해서다. - 마르셀 프루스트 (87)

 

내가 사랑을 노래하려고 할 때마다 사랑은 고통이 되었고

고통을 노래하려고 할 때마다 그것을 사랑이 되었다. - 슈베르트 (90)

 

괴테는 현악 사중주를 일컬어 네 명의 지식인들이 나누는 대화라고 묘사했다. (179)

 

다시, 이 책은? - 이 책의 사용법 하나.

 

해서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이름만 알던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을 조금은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한번 주욱 읽고 책장에 꽂아둘 책이 아니다. 이 책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 소개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기에,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는 점, 이 책의 또다른 사용법이다.

 

부드럽게 속삭여줘요.’

영화 <대부>의 주제곡으로 널리 알려진, 니노 로타의 부드럽게 속삭여줘요.’를 요나스 카우프만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136)

 

음악은 잠시 동안

연극 <오이디푸스>의 부수음악 중 한 곡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다룬 극 중, 이 곡은 오이디푸스의 손에 죽은 아버지 라이오스의 혼령을 불러내며 부르는 노래다. (159)

 

이런 노래를 비롯하여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모든 곡을 들어볼 수 있으니, 음악가와 곡에 얽힌 사연을 읽어가면서 곡들을 하나 하나 들어보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일석 삼조의 책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즐거운 활용, 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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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연구하는가
팀 잉골드 지음, 김지윤 옮김 / 프롬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이 책은?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는 인류학에 관한 좋은 입문서다.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연구하는가>라눈 부제는 독자들의 인류학 입문을 격려하는 문구가 될 것이다.

 

저자는 팀 잉골드(Tim Ingold), <영국의 인류학자. 애버딘 대학교 사회인류학과 학장이며, 영국학사원(British Academy)과 에딘버러 왕립학회(Royal Society of Edinburgh) 회원이다. 케임브리지 처칠 칼리지에 입학할 당시 자연과학을 공부하려 했으나 곧 인류학으로 전공을 바꿔 1976년 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74년 헬싱키 대학을 시작으로 맨체스터 대학교를 거쳐 1999년 이후부터는 애버딘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관심사가 매우 다양하고 학문적 접근 또한 사적이어서 환경문제, 언어, 기술, 예술, 건축, 진화론, 인간과 동물의 관계 등 여러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는 인류학이 생소한 독자에게, 인류학이 어떤 학문인지, 인류학이 어떤 경로를 통해 발전 변화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은 책이다.

 

저자는 인류학을 현재진행형의 학문으로 규정한다. 또한 인류학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 생활방식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는 데에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류학의 쓰임새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해서 저자가 주장하는 인류학의 정의는 명확하다. 인류학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사람 속에서 사람과 함께하는 철학이다.

 

저자의 인류학 학문 행보와 인류학의 변천

 

저자가 인류학이란 학문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인류학이란 학문이 어떻게 변화를 겪는지 잘 나와 있다. 해서 먼저 저자의 학업과정부터 살펴보면서 관련된 인류학의 관련된 상황 변화를 적어본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인류학 공부 (109)

체질인류학, 고고학, 사회인류학 수강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사회인류학 선택 (109)

 

<나는 대학에서 1년간 자연과학을 공부하며 좌절감을 느끼고 인류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뒤돌아 본 적이 없다.>(88)

 

베르겐 대학에서 프레데릭 바르트 수강.

박사 학위를 위하여 사미족 연구차 핀란드 동북부의 현장으로 감 (134)

거기에서 16개월 현장 조사 (135)

 

1973~ 1974년 헬싱키 대학에서 강의 (책 날개)

 

1974년 맨체스터 대학에서 사회 인류학 강의 - <환경과 기술> 강좌

1976년 박사학위 취득

 

구조적 마르크스주의의 대두와 몰락:

구조적 마르크스주의의 몰락은 그것의 출현만큼이나 갑작스럽고 놀라운 일이었다. 구조적 마르크스주의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의 해체와 곧 뒤이은 소련 붕괴, 냉전 종식 선언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다.(141)

 

인류학과 포스트모더니즘 :

모든 인간의 삶과 역사는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것처럼 보였다.

인류학의 경우에 이는 사회적 진화의 거대하고 세찬 흐름에서부터 현대의 중추적 지점에까지 시간적 지평선이 좁아지는 것을 의미했다. 동시에 그것은 서구의 분석가들의 권위를 최고로 여기고 당연시했던 전통적 작업방식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강렬하고 자아성찰적인 시대를 예고했다. 포스트모던의 세계는 식민지 독립후의 세계였으며 또한 서구의 지적인 우월함과 그 제도에서 교육받는 것을 더 이상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모든 이들의 세계였다. (143)

 

1999년 이후 에버딘 대학에서 강의 (책 날개)

 

그동안 헤매던 것들 정리가 된다.

 

왜 구조주의자들이 언어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언어학에 관한 책을 읽어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저 헤맸는데, 다음 글을 읽으니 정리가 된다.

 

<구조주의자들은 사회적 삶을 의미 있는 기호와 상징의 교환을 통해 의사를 주고받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들의 핵심 질문은 기호와 상징이 어떻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지, 또 그것들이 의미하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구조주의자들은 답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이러한 질문을 중심으로 연구했던 또 다른 학문인 언어학으로 향했다.> (129)

 

학문이 시대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이것으로 알 수 있다.

 

<제국을 갖고 있었던 영국은 식민지 정책을 관리하고 돕기 위해 토착사회의 제도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야 했고 이 때문에 인류학에 관심을 돌렸다. 반면 미국에는 원주민 부족들이 있었고 빠르게 사라지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기록하기 위해서 인류학이 필요했던 것이다.>(117)

 

이러한 것들은 그 후 상황이 바뀌면서 역시 변화를 겪게 된다.

 

<제국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자 영국의 사회인류학은 식민지 통치를 위한 시녀 역할을 그만두었고, 북미에서는 전세계 곳곳과 마찬가지로 원주민 부족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한 투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120)

 

생각을 정리하게 만드는 글들

 

해답은 저기 어딘가에 그냥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파헤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16)

 

홀로코스트의 여파로 인해 다윈과 헉슬리 이후로 진화학의 기반이 되어왔던 가정, 인간 개체군의 지적인 능력은 원시에서 문명화까지의 척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주장은 더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05)

 

레비스트로스는 동물들이 토템으로 선택되는 이유는 주로 그 동물이 음식으로는 적당하지 않지만 사고의 대상으로는 적합하기 때문이다 라고 결론지었다.(13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예술은 눈에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 파울 쿨레 (196)

 

모든 지식은 다른 사람들과 실질적인 관계를 통해서 자란다. (198)

 

다시, 이 책은?

 

<내가 내리는 인류학의 정의는 사람 속에서 사람과 함께 하는 철학이다.> (13)

 

인류학이란 학문, 그 경계가 어디까지고, 또 어떤 것들이 관련된 학문인지 많이 헤매고 있었다. 용어에서 오는 혼란은 차치하고 인류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인류학의 정체를 알게 되고, 인류학이 어떤 경로를 통해 변화되고 오늘날의 모습으로 정립이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더하여 저자가 맺음말로 남긴 이 말, 사람이라면, 가슴에 굵게 새겨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존재 그 자체로 대하고 그들이 우리와 대화할 수 있으며 우리도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이룩하는 방법이며, 함께해야만 이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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