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 - 읽었을 뿐인데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김환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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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

 

이 책은?

 

이 책 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읽었을 뿐인데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김환영,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와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중남미학 석사, 정치학 박사)에서 공부했다. 졸업 후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연구교수에 이어 YBM에서 <시사영어연구> 편집장, <내셔널지오그래픽 한국판> 편집장으로 일했다. 한경대학교에서 영어를, 단국대학교 인재아카데미에서 고전을 가르쳤고, 많은 저서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책은 때로 저자가 원하는 것과는 다르게 읽힐 수도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이 내가 나를 도울 수 있는 가이드가 되는 것, 또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잠들기 전, 혹은 옆구리에 늘 끼고 읽는 책이 한두 권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7)는 저자의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나는 읽었다.

 

이 책을 옆구리에 늘 끼고 읽는 책으로 삼는 것은 물론, 이 책을 다른 책들을 읽어가는 교과서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 꺼내 옆에 두고, 한 권씩 한 권씩 되짚어보고, 다시 읽어갔다.

이 책에서 다룬 책들을 문장 하나 하나를 반추하며, 읽어냈다.

 

그래서 일단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책을 읽게 하므로, 좋은 책이다.

또한 그간 읽었던 책 - 분명 물수제비 돌멩이 지나간 것처럼 읽은 - 을 '다시', '새겨가며' 읽을 수 있었으니, 그래서 좋은 책 맞다.

 

어린이용 도서, 가치의 발견!

 

이 책 앞부분에 실린 책은 어린이용 책이다.

해서 건너뛰었다. 아동용 책을 새삼스럽게 읽을 필요가?

그래서 이 책을 다 끝내고 다시 돌아와 읽었다. ‘그냥!’

때로는 그냥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만일 그냥 지나쳤으면, 큰 실수할 뻔했다.

 

로알드 달 마틸다, 쉘 실버스타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 트리나 폴러스 꽃들에게 희망을

 

세 권, 읽었었다.

그런데 첫 번째 책, 마틸다는 제목도 기억나지 않았다.

이 책이 뭐지? 뭐더라? 생각해보니, 읽은 게 아니라 영화로 본 적이 기억났다.

명배우 대니 드비토 (Danny Devito)가 마틸다의 아버지로 나오는 작품이다.

 

그렇게 눈을 새로 크게 뜨고, 그 다음 읽은 건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트리나 폴러스 꽃들에게 희망을이다.

 

그 책들, 나도 읽고 아이들과 같이 읽었던 책인데, 그렇게 다양한 의미,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다니! 후회는 늦어도, 늦은 건 없다는 말로 스스로 위로를 할 수밖에.

 

읽은 사람 수만큼 해석이 다른 글, 토론을 촉발하는 글도 좋은 글이다. (35)

 

이 글 읽고 나니, 그제서야 생각이 난다. 언젠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가지고 독서 토론을 한 적이 있다는 것, 떠오른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비해, 아낌없이 와서 가져가는 소년(나중에 어른이 되는)은 대체 무어냐, 하던 말들이 떠돌던 토론, 이제 기억난다.

 

책들, 괄목상대!!!!!!

 

역시 이 책,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 뒤 소개되는 책들, 읽으면서 새록새록 그런 생각이 든다.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맥베스,

에릭 시걸 러브스토리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호아킴 데 포사다 마시멜로 이야기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칼릴 지브란 예언자

 

이런 책들, 읽으면서 웬만큼 이해하고 따라 잡았다고 생각하던 책이었는데, 이게 이게 아닌 것이다. 책을 얕게 읽었다. , 책을 얕보았다는 말이다.

 

그러니, 저자가 책을 읽고, 소개하는 모든 문장으로 나의 얕음을 깨닫게 해주는 시간으로 채워갈 수 있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읽었을 뿐인데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 부제는 나에게 이렇게 읽힌다.

<읽었을 뿐인데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읽었을 뿐인데 책을 대하는 자세, 태도가 바뀌었다.>.

 

그런 책이다. 따끔한 충고로 받아들였다. 어린이용 책도 마찬가지다,

해서 모든 책을 괄목상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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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식수필
정상원 지음 / 아침의정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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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식수필

 

이 책은?

 

이 책 탐식수필<미식 탐험을 위한 안내서>.

 

저자는 정상원,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에서 유전공학과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레스토랑 <르꼬숑>에서 문화총괄 셰프로 일하고 있다.

라면 레스토랑 <알라면>, 스페인 바스크 식당 <엘세르도>, 카르보나라 전문점 <석탄>과 프렌치 파인 다이닝 <르꼬숑>을 운영하면서 음식과 문화의 접점을 찾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식탁에 먹을거리가 가득하다라고 말할 뻔 했다.

이렇게 말해야 되는데 말이다.

이 책 안에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어디 그뿐인가, 식탁에 이야기 거리가 풍성하게 넘치고 또 넘친다.

 

먼저 사과 얘기부터 해보자.

뉴턴의 머리위에 떨어진 사과 품종을 알고 있는지?

그걸 어떻게 알아라고 말하지 마시라.

저자는 알고 있다. ‘켄트의 꽃이라는 품종이다.

그 사과는 아린 맛과 푸석한 식감 때문에 바로 먹기에는 부족하단다.

 

그런 사과이기에 저자의 이런 발언, 일리가 있어 보인다.

만약 '켄트의 꽃'이 크고 단단했더라면 뉴턴의 머리에는 다른 시련이 찾아 들었을지 모른다.”(10)

 

내친김에 저자의 생각에 나의 생각을 덧붙여본다.

만일 그 사과가 크고 단단해서, 그게 뉴턴의 머리에 내려 앉아 상처를 냈더라면, 뉴턴은 그 상처를 치료하느라 정신이 팔려 미처 만유인력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

 

그러니, 사과 품종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느 제빵사와 마리 앙투아네트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선, 다른 글에서 관심을 표한 바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괴테, 그리고 메데이아 [1]

http://blog.yes24.com/document/12392183

 

이 책에서 또 다른 일화가 있어 옮겨본다. 식탁에서 나눌 수 있는 얘깃거리가 된다.

 

어느 나라에서나 제빵사는 아침으로 먹을 빵을 준비하기 위해 누구보다 일찍 새벽을 연다. 오스만제국이 유럽을 침공하던 시대, 어느 날 새벽에 빵을 만들던 한 제빵사는 오스만 군대가 오스트리아를 공략하기 위해 지하에서 땅굴을 파는 작업소리를 듣게 된다. 제빵사의 신고로 이를 알게 된 오스트리아는 오스만 제국의 침공을 막아낼 수 있었다. 이 공을 높이 산 오스트리아의 왕이 제빵사에게 상을 내리기로 하자 영리한 제빵사는 초승달 모양의 빵에 대한 특허권을 요청한다. 오스만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의 크루아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후 오스트리아의 공주 마리 앙투아네트 프랑스 앙리 16세의 왕비로 정략결혼을 하게 됐고, 그녀가 고향을 그리며 엘리제궁의 요리사에게 크루아상을 만들게 하면서 크루아상이 프랑스에 전해졌다. 그러나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빵을 전해준 마리는 단두대의 눈물로 화했고, 아직까지도 이슬람의 몇몇 나라에서는 오스만의 패전을 조롱하는 초승달 모양의 크루아상은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70)

 

빈티지 vs. 빈티지

 

<와인의 빈티지는 포도의 수확 연도를 말하는데, 이는 와인의 품질과 개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102)

 

여기에 더하여 치즈의 경우에도 빈티지라는 말이 사용된다.

 

와인이나 치즈가 만들어진 특정한 연도를 빈티지라 부른다. 우리에게는 그해 농축산 가공품의 가격을 정하는 기준으로 여겨지는 빈티지가 그들에게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작황을 통해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기록한 빈티지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며 매년 기록하여 후대에 넘겨주는 숙제다. 빈티지는 그해의 바람과 땅과 햇빛에 대해 적은 일기장이다. (127)

 

그런데 또 다른 빈티지가 있다.

낡고 오래된 것. 또는 그러한 느낌이 나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예컨대 빈티지 스타일

 

이 책으로, 빈티지(vintage)라는 단어의 의미 넓혀 보게 된다.

 

생선은 왜 두 마리씩?

 

생선은 왜 두 마리를 기준으로 헤아리는 것일까?

여기 그 해답이 있다. (75)

 

냉장고가 없던 시절, 반나절이면 생선은 상하기 때문에 새끼줄로 꿰어 처마에 걸어두곤 했다. 걸어두는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왼쪽과 오른쪽 짝을 지어 걸어두었고, 이렇개 하는 동안에 두 마리씩 헤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화총괄 셰프

 

저자의 이력을 보니, 생소한 직책이 눈에 띤다. 문화 총괄 셰프.

 

음식이 단순하게 먹는 것이라는 발상은 이제 한 물 간 것이다. 음식을 차리는데 영양가로부터 멋, , 분위기 등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이제 거기에 한 가지 덧붙일 게 있다. 문화다.

 

저자, 문화 총괄 셰프는 그 직책 이름에 걸맞게 이 책에서 독자로 하여금 문화를 재료삼아 음식에 맛을 더해 맛보도록 해준다. 그의 부엌에는 다만 음식 재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더 맛있게 준비되어 있는 듯하다.

 

라만차의 돈키호테 (27), 마르케스의 <천년동안의 고독> (35)

<쌍화점> (51), 프란츠 리스트 (56)

영화 <글루미 선데이> (59), 안톤 체호프 <>(82)

영화 <봄날은 간다> (98), 쥐스킨트 <향수> (140)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150), 고흐 <밤의 카페> (245)

거트루드 스타인 (292), 로맹 가리 <새벽의 약속> (297)

레이 브레드버리 <화씨 451> (296),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303)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05) 마티즈, 피카소, 마네 등등.

 

빅토르 위고가 했다는 말, “멜랑콜리는 슬퍼하는 기쁨이다.”(150)는 후식이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영화, 그림, 음악, 문학 등등을 알맞게 섞어, 음식에 문화를 담뿍 얹어 맛깔나게 만들어내고 있으니 문화 총괄 셰프라는 직책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음식이 다만 먹거리로서의 역할을 넘어 문화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는 데 이의가 없다. 그래서 이 책이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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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셰익스피어를 말하다 셰익스피어 에세이 3부작
안경환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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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셰익스피어를 말하다

 

이 책은?

 

이 책 문화, 셰익스피어를 말하다는 저자인 안경환 교수의 셰익스피어 에세이 제 3탄이다.

 

이 책의 내용은?

 

셰익스피어 작품 14(실제로는 17)을 개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 15개의 장에서 셰익스피어 작품 14편과 사극 그중에서도 영국을 무대로 하는 사극 전편을 조감할 수 있도록 <셰익스피어 사극과 영국 헌정의 원리>를 마련해 두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셰익스피어 에세이 3부작의 완결편이라 한다.

그전에 발표된 , 셰익스피어를 입다(2012)에세이, 셰익스피어를 만나다(2018) 가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첫번째 책과는 다른 방법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작품별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해서 셰익스피어의 특정 작품 - 예컨대 맥베스에 대하여 알고 싶으면, 그 부분을 찾아 읽으면 되는, 셰익스피어 작품 해설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은 총 14, 실제로는 17편이다.

비극 맥베스와 사극 존왕등 총 9, 그리고 시 세편이다.

 

<사극>에 대하여

 

저자가 법학자로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한 부분이 있다.

셰익스피어 사극과 영국 헌정의 원리라는 타이틀이 붙은 제 10장이다.

 

이 항목에서 저자는, 사극의 무대가 되는 영국의 헌정사, 법제사, 법원리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사극 전반에 흐르고 있는 권력의 발현 형태를 잘 알 수 있게 된다.

 

먼저 그 글의 서론격이 되는 글, 읽어보자.

셰익스피어가 지은 사극은 모두 11편으로 모든 작품의 제목에 국왕의 이름이 들어 있다. 오랫동안 10편으로 알려져 왔으나 근래 들어 에드워드 3>중에서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추가 공인되었다. 모든 작품을 혼자서 쓴 것은 아니다. 에드워드 3> 중에서와 헨리 8>중에서는 공저자가 있고, 헨리 6>중에서의 저술에도 다른 작가의 보조가 있었다. (260)

 

이글을 필두로 하여, 영국을 무대로 하는 사극 전반을 다루고 있다.

 

<>에 대하여

 

<>에서는 소네트, 비너스와 아도니스, 루크리스의 겁탈이렇게 세편을 다루고 있다.

시중에 나온 일반 대중을 위한 셰익스피어 서적 중에 시를 다룬 책이 드물기에 이 부분은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다.

 

<시>편에서는 3편의 시를 거의 조목별로 설명하다시피 해 놓고 있어, 셰익스피어의 시에 대하여 모처럼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하겠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서술에 오류가 보인다.

 

로마 군인의 아내, 루크리스에게도 정조를 잃은 수치는 살아서는 회복할 수 없다. 뒤늦게 나타난 남편을 향해 루크리스는 퍼붓는다.

타퀸의 모습을 보고 당신을 맞았는데, 내게 수치를 주려 그자의 형상을 하고 왔어요?”

(244)

 

따옴표 안의 인용문을 루크리스가 그녀의 남편에게 하는 말처럼 해설해 놓고 있으나 이는 잘못 된 서술이다. 이 말은 루크리스가 타퀸에게 하는 말이다.

남편은 사건이 모두 끝난 뒤, 루크리스의 편지를 받고 온다.

<그리고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 집으로 오라고 부탁한다.> (250)

따라서 루크리스는 퍼붓는다라는 서술도 잘못 된 것이다. 따옴표 속의 발언은 침소에 들어온 타퀸에게 한 말이다.

 

또하나, 황제라는 칭호가 잘 못 되었다.

 

<로마 황제 루키우스 타르퀴니우스는 자만심이 강해 거만한 타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44)

 

사건이 벌어질 당시 로마는 왕정이었다. 따라서 당시 나라를 다스린 이는 왕이지, 황제가 아니다. 당시 왕은 세습제가 아니라, 선거에 의해 선출되었다.

 

로마의 정치 제도는 '왕정', '공화정'을 거쳐 '제정'으로 바뀌었다.

제정에 이르러서야 황제라는 칭호가 사용된다.

그리고 이 사건, 루크리스의 겁탈 사건은 로마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으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루크리스의 겁탈> 항목에 등장하는 황제라는 말은 모두 왕으로 바꾸어야 한다.

 

황제의 조카 (244)

황제의 아들 (245)

 

다시, 이 책은? - 셰익스피어의 깊은 맛을 보려면

 

이 책을 읽고, 밑줄 굵게 긋고 새겨보게 되는 말이 있다.

<터무니없는 비유일 테지만 비교적 나이 들어 필자가 셰익스피어의 탐구에 나선 것은 행운이었다, 세상의 부조리와 어둠을 알 만한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고전의 숨은 맛을 조금씩 깨치게 되었다.> (415)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그간 읽어오면서 안타까웠던 점이 셰익스피어가 그저 스토리의 작가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희곡의 깊은 맛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 내용을 요약 압축하여 스토리로만 기억하는 셰익스피어, 그렇게 셰익스피어를 대하면 그 안에 들어있는 깊은 맛을 전혀 맛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연극무대에서만 셰익스피어가 고전으로 정좌한 것은 아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희곡이지만 단순한 연기 대본이 아니라 종합적인 지적 텍스트로 숭앙받는다. (412)

 

이 책, 법학 전문가가 펼쳐내는 일반 교양서로서의 셰익스피어 작품, 셰익스피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한걸음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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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뇌과학 - 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 쓸모 많은 뇌과학
알베르트 코스타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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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뇌과학

 

이 책은?

 

이 책 언어의 뇌과학<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라는 부제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이중언어자의 언어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알베르트 코스타,< 바르셀로나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를 마치고 하버드대학교와 MIT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뒤 이탈리아의 국제고등연구소를 거쳐 바르셀로나대학교로 돌아와 교수로 일했다. 폼페우 파브라대학교(UPF)의 인지 및 뇌 센터에서 ICREA 연구 교수로 말의 생산성과 이중언어 사용이라는 연구 그룹을 이끌다가 201812, 48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의 내용은?

 

매스컴에서 몇 개 언어를 구사한다는 사람들의 프로필을 접할 수 있고, 또한 실제로 몇 개 나라 언어를 마치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이 별세계에서 온 외계인이 아닌 것이 분명하니, 우리 사람의 뇌에 언어 구사능력을 관장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싶어, 이 책을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저자의 관심은 이중언어 사용이 뇌 모양을 어떻게 바꾸는가이다.

그는 거의 평생 이 주제에 천착하여 그 결과 150편 이상의 글을 쓰고 또한 많은 저서를 남겼다. 이 책도 그런 연구 결과 탄생한 것이다.

 

독자로서는 두 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에겐 어떻게 하나의 뇌에 두 언어가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목차를 살펴보면, 그 호기심이 다만 호사가의 일시적인 관심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이미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1장 두 언어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2장 이중언어자의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3장 이중언어를 하면 뇌가 어떻게 변할까

4장 이중언어 사용은 노화를 늦추는가

5장 이중언어자의 의사 결정

 

이 책에는 위와 같은 주제에 관하여 수많은 연구 실험 결과가 제시되는데, 그런 실험 결과들을 하나씩 읽다보면, 결론적으로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인간의 두뇌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 - 긍정적인- 을 미치는지 깨닫게 된다.

 

예컨대, 이런 내용. 신경과 의사를 찾아온 사람들을 분석해 본 결과, 흥미를 넘어 유익한 정보가 도출된다.

환자들 중 이중언어자는 단일언어자보다 3년 늦게 처음으로 신경과 의사를 방문했다. 늦게 간 이유가 병원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 초기 증상 발생이 단일언어자가 이중언어자보다 더 빨리 나타났기 때문이다. 단일언어자는 71, 이중언어자는 75세였다.

이 자료는 이중언어 사용이 인지 예비용량 확장을 돕고 뇌의 퇴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71)

 

이런 것도 알게 된다.

 

뇌의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 학자들은 다양한 개념을 동원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실제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를 알게 된다.

 

마음 이론과 상대방의 입장 이해

 

마음이론이란 게 있다. 마음 이론 (theory of mind)

마음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마음과 행동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해하는 이론 (130)

이중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이 일찍부터 마음이론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일이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능력의 발달로 이어진다. (131)

 

저자는 이런 가설로 이를 설명한다.

아기 이중언어자는 엄마와 아빠가 하는 소리를 구별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란다. 즉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각각 다른 언어로 말하면 부모의 마음도 어느 정도는 다르다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결국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 일리가 있어 보인다.

 

아기들은 먹고 자기만 하는가?

 

아기들을 보면 그저 먹고 자는 일이 전부인 것 같다. 그런가?

저자는 연구 결과를 통하여 <생후 몇 개월이 안 된 아기들도 언어에 관해 매우 정교한 지식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두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 두 언어를 듣고 머릿속이 복잡해진 아기는 그 둘을 구분하기 위해 시각 및 청각 정보를 이용해 의사 소통 과정에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40)

 

, 아이는 그저 먹고 자면서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 그의 뇌에서는 다각도로 정보를 취합하려는 활발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심상 지도((mental map)에 대하여 (125)

 

저자는 길을 가가 길을 묻는 사례를 통하여 우리 뇌에 심상지도라는 것을 설명한다.

 

이런 대답  

이 첫 번째 거리를 건너서 우회전하면 두 번째 원형 교차로가 나오는데, 세 번째 출구로 나와 두 번째 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있습니다!”

 

길을 알고 있으며, 알려주는 사람의 뇌에는 지도가 그려져 있다. 심상지도다.

그런데 듣는 사람에게는 그게 없으므로 몇 번을 얘기해주어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머릿속에 지도를 그린다. 뇌의 신기한 작용중 하나다.

 

다시, 이 책은? - 인간의 가능성, 언어의 가능성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 앞부분에 있는 추천사들을 읽어보았다. 그중 작가 김겨울의 말 중 이런 게 눈에 뜨인다. 인간의 가능성과 언어의 가능성.

 

인간을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 인간은 말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 즉 말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때 이중 언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대하여 넬슨 만델라의 말, 의미심장하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한다면 그 대화는 상대방의 머리로 간다.

상대방의 언어로 말한다면 그 대화는 상대방의 가슴으로 간다.” (183)

 

그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만델라는 27년간 감옥 생활을 하면서도 상대방의 언어를 배웠다. 40년간 차별 정책으로 자기 민족을 괴롭힌 식민국 언어인 아프리칸스어를 배운 것이다.

 

여기에서 추천사에 언급된 인간의 가능성, 즉 소통으로 평화를 이루려는 인간의 가능성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건 또한 언어의 가능성이기도 하다. 아니, 책의 제목처럼 뇌의 가능성이라고 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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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화 :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위하여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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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화

 

이 책은?

 

이 책 승화는 부제인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위하여>처럼, 차원 다른 삶을 위해 읽고, 생각할 글들을 모아 놓은 저자, 배철현의 신작이다.

 

저자의 책 심연』 『수련』 『정적에 이은 4부작 완결판이다.

 

저자 배철현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여러 저서가 있다. 신의 위대한 질문인간의 위대한 질문, 호모 사피엔스 등장의 원인을 이타심에서 찾은 인간의 위대한 여정>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인류가 남긴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들을 심연』 『수련』 『정적』 『승화네 권의 시리즈로 기획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승화'란 무엇일까? 우선 그 것에 대한 개념정리를 확실하게 해 두어야 책을 읽다가 만나게 되는 '승화를 해야 되는 이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사전적 의미의 뜻을 살펴보자,

 

승화 (昇華)

1. 어떤 현상이 더 높은 상태로 발전하는 일.

2. [물리] 고체에 열을 가하면 액체가 되는 일이 없이 곧바로 기체로 변하는 현상. 얼음이 증발하는 경우나 드라이아이스 따위에서 볼 수 있다. 또는 그 반대의 변화 과정을 이르기도 한다.

3. [심리] 자아(自我)의 방어 기제의 하나. 정신 분석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충동욕구를 예술 활동, 종교 활동 따위의 사회적정신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치환하여 충족하는 일이다

 

이런 의미의 승화, 저자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승화는 위대한 변화의 시작이다.

 

그런 승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올라감이 필요하다.

각성- 모험 - 변모 - 지고 - 변화 - 미지 - 광휘

 

맨먼저 각성이 필요하다. 승화라는 단계에 이르기 위해 무언가 가슴에 느껴지는 게 있어야 한다. 그게 각성이다.

 

저자는 '나를 돌아보는 공부'와 '그 공부에 대한 묵상'을 제시한다. 이전까지 들어가본 적이 없는 미개척의 영역으로 입장하는 것이다. (241)

 

그런 공부 중에서 저자는 특히 죽음을 예로 든다. 죽음을 묵상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달라지고, 그 죽음에 대하여 우리는 자세를 달리해야 하기에 저절로 각성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 다음 단계는 모험이다.

각성이 이루어지면, 일상을 다르게 보게 된다. 일상을 초월하게 되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게 모험이다. (250)

 

모험의 단계에서 저자는 묻는다. 우리에게.

<나는 안주하는가, 모험하는가? 나는 지금 미래의 나를 연습하고 있는가, 어제의 나를 답습하고 있는가?>(255)

 

그다음 단계는 변모, 그리고 지고다.

지고란 지고(至高), 즉 더할 수 없이 높은 곳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 지고, 경험해 본 사람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으로 저자는 나눈다.

마치 산에 오르되, 정상에 오른 사람과 산등성이만 밟고 온 사람이 다르듯이, 지고의 경험을 하면, 달라진다.

 

그리고 이런 말, 새겨야 한다.

지고는 더 심오한 지고를 발견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273)

 

그런 지고에 이른 후에, 다시 더 높은 지고를 지향하면 그때, 비로소 변화가 이루어지고 승화의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그 후, 승화의 후에 갖게 되는 것이 바로, 미지와 광휘!

 

해서 승화는 인간을 추락하지 않도록 놓아두지 않고, 저 높은 하늘을 향하도록 독려한다. (306)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승화를 생각하게 만든다.

승화, 지금껏 승화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이?

물리에서 물이 기화되고, 승화되고 하는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있으나. 그걸 나 자신에 적용해본 적이 없다. 그게 이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깨닫게 된 안타까움이다.

이제, 저자가 보여준, 제시한 과정을 따라 승화 생각해 볼 시간이다.

승화의 단계에서 반드시 새겨봐야 할 생각들, 글들.

읽다보면 그 것이 마중물이 되어 언젠가 나도 승화를 경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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