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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두리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평점 :
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 책은?
이 책 『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는 KOICA 해외봉사활동을 베트남 다낭에서 마치고 돌아온 저자의 체험기이다.
<좋았다가도 미워지고 미웠다가도 사랑스러워지는 변덕스러운 날씨 같은 다낭, 난 그래도 네가 좋다.>라는 부제가 그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저자 이두리는 <삶의 다양한 형태 중 내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산다. 그 일환으로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되어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베트남 다낭에서 2년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돌아왔다.
그 2년간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아 놓았는데, 베트남, 다낭, 그리고 봉사활동에 관한 자세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들어있다.
저자는 이 책 처음에 바퀴벌레 때문에 불면의 밤을 지낸 사연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다음에는 오토바이와 부딪힌 사고를 당하고(22쪽), 그래서 오토바이 때문에 길 건너기가 무서워서 점심 내내 허기를 참다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택시를 타고 식당에 간다는 사연까지.
그렇게 저자에게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여기까지 와서”(11쪽) 고생을 하는가, 라는 한탄이 나오는 나라가 곧 베트남이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는 곧 바뀐다. 소통이 시작되고, 현지에 녹아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베트남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이런 평이 저자 입에서 나온다.
베트남 사람들은 느릿느릿해 보이지만 막상 해야 하는 일이 눈앞에 닥치면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한다. (145쪽)
점심식사 후 즐기는 낮잠도 오후 활동을 위해 힘을 비축하는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190쪽)
열대지역 사람들이 느릿느릿 행동을 하는 것, 낮잠을 자는 것, 그런 행동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힘을 비축하는 삶의 지혜라고 생각하게 된 저자, 어느새 베트남 편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베트남 강사의 초대에 응해 그들의 진짜 삶으로 뛰어드는 모험도 강행한다.
설날에 동료 강사를 따라, 고향 집에 같이 따라가 그들의 명절을 함께 지낸 것이다.
다낭에 대하여
다낭은 저자가 KOICA(한국 국제협력단) 해외봉사활동의 일원으로 가서, 봉사활동을 한 도시다.
특히 다낭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한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 중부 지역은 월남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다. 그때의 아픔을 위로하려는 듯 해마다 한국 의료진과 대학생들이 다낭에 와서 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28쪽)
KOICA 해외봉사활동에 대하여
저자는 봉사활동을 다낭에서 시작한다. 다낭 공립 외국어 대학교(다낭외대)가 근무지이다. (26쪽)
베트남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수업이 7시에 시작된다.
그렇게 일찍 시작하는 것에 대한 저자의 소회, 들어보자.
7시 수업을 하려면 적어도 5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아침까지 먹으려면 대체 몇 시에 일어나야 할까. 대체 이 나라는 왜 이렇게 일찍부터 수업을 하는 거냐고 불평을 하다가도 (…)
결국 아침을 먹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기로 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확실히 아침을 먹은 날에는 평소보다 힘이 난다. 부 모님이 자녀들에게 왜 그렇게 아침 먹고 다니라고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다. 이제는 내가 그 입장이 돼서 아침밥 안 먹고 오는 학생들에게 잔 소리를 한다. 하지만 아침 7시 수업이 힘든 건 나뿐만이 아닌 듯싶다. 10분만 일찍 일어나서 밥 먹고 오라는 말에 학생들이 “선생님,그 시간 에 더 자고 싶어요” 하며 배시시 웃는 걸 보면…(50쪽)
저자의 봉사관, 점점 다듬어진다.
봉사의 정의를 내리는 시간에 나는 ‘그림자’라는 단어를 사용했었다. 다른 이들이 빛나도록 보이지 않는 자리를 지키는 것, 그것이 봉사자의 자세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드러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118쪽)
나는 학생에게도 주는 만큼 받고 싶어 하는 철없는 강사였다.(118쪽)
저자는 다낭의 대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또한 시간을 내어 다른 지역에서도 봉사활동을 한다. 다낭과 가까운 중부지역에 사회복지 분야 단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연계하여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그게 꽝쏘공 프로젝트가 된다. ‘꽝찌에서 쏘아올린 작은 공’ (130쪽)
그곳은 다낭에서 기차를 타고 4시간을 가야 하는 곳이었다.
저자는 그곳으로 베트남 학생들을 데리고 가 한국어 강좌를 열어, 봉사활동을 한다.
그런 지역을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그런 지역은 저자가 근무한 다낭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임에 놀란다. 해서 저자는 이런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내가 익숙하게 여기던 것들이 부재한 이곳에서 나는 불편함보다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126쪽)
다시, 이 책은?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 봉사단원의 자세는 이래야 한다. 젠 체 하지 않고, 겸손한 척 하지 않고,
이런 저자의 태도는 다음과 같은 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전에 봉사단원들의 수기집을 읽다가 이해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주러 왔지만 받고만 갑니다.’
아이고, 서로 주고받은 거지 뭘 또 받기만 해. 지나친 겸손 아닐까? (210쪽)
이런 태도가 저자가 봉사에 임하는 자세다.
대신 내가 무엇을 어떻게 주었는지는 돌아보게 된다.
건강한 마음으로 주었는지, 내 욕심을 섞지는 않았는지, 몸과 마음을 사리느라 대충 해 놓고 핑계를 대지는 않았는지....... 그러게 말이다. 나는 주려던 것을 과연 ‘제대로’ 주고 떠나는 걸까?(211쪽)
저자의 이런 모습과 생각이 베트남에 분명 남았을 것이다.
베트남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진정한 친구로서 대할 수 있도록, 이런 봉사 자세를 가진 분들이 더욱더 많이 활동하기를 소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