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의 사회학 -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석중휘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구의 사회학

 

이 책은?

 

이 책 호구의 사회학<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석중휘, <디자이너로 여러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CI회사 로고파티를 운영하기도 했다. 2012년부터 숭의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조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친절한 디자인등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호구의 의미를 살펴보자.

 

착한 사람이라고 했다. 일도 잘한다고 했다. 또 많이 베풀수록 성공에 가까워진다고, 그래서 당신은 꼭 성공할 거라고 했다. 나를 잘 알았던, 아니 몰랐던 많은 사람들도 말이다. 하지만 사실 나도 이미 알고 있었다. 착한의 뜻이 호구의 의미라는 걸 말이다. (288)

 

그 아래 호구의 사전적 정의를 밝혀 놓고 있다.

 

호구 (虎口)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 밖에 두 가지 다른 의미도 있는데, 대개는 위의 뜻으로 쓰이고, 이 책에서도 위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런 호구, 대개는 갑과을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서는 사람이 호구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디자이너인데, 디자이너가 호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디자이너로서의 애환, 호구 잡힌 사연들이 가득하다.

 

이런 말부터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책을 펴낸후 들었다는 말.

디자이너인데도 글을 잘 쓰네요. 이런 시선으로 당신만의 글을 계속 썼으면 좋겠습니다.”(13)

뒤에 나오는 말은 괜찮은데 앞의 말은 조금 거북하게 들린다.

 

본격적으로 호구 이야기 하자.

 

저자가 겪은 일이다. 아니 당한 일이다.

백화점의 전단지를 만드는 작업을 3 년여 하는데일의 속도가 전혀 빨라지지 않는 것이다. 항상 야근을 해야 하고, 때론 밤을 새워야 하는 일도 있었다.

저자 생각한다, 대체 왜 이렇게 변하지 않는 것일까?

일의 프로세스를 분석해 본 결과, 발주처인 백화점에서 피드백을 항상 그들의 시간에 맞춰, 즉 퇴근 때에 보내주기 때문에 디자인업체에서는 밤을 새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이유는?

디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 즉 백화점의 결재권자들이 디자인에는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의 단계에 끼어들어 그들의 목소리를 남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 구조 속 모든 이들이, 이 단계의 낯섦에 끼어들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새로운 디자인을 지적함으로써 그들 자신의 목소리가 그곳에 남겨지기를 원했다. 가장 위에 있는 까지도 말이다. 그것이 곧 그들의 성과라고 믿고 있었기에.> (28)

 

그래서 그들이 성과라고 생각한 것들이 다자인 업체의 밤샘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호구의 적나라한 실상이다.

 

저자는 그런 시선을 이제 외부로 돌려, 우리나라에에서 호구되는 것들을 보여준다.

 

그 중의 하나, 지하철 객차의 핑크 의자에 관한 논란.

임산부를 위한 배려로 만들어진 지하철 객차의 핑크 의자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이런 논의가 있었다.

 

- 노약자 석이 다른 곳에 마련되어 있는데 이 핑크석을 따로 만들어야 했는가?

- 이 좌석은 꼭 임산부만 앉아야 하는가? 혹은 임산부가 없더라도 좌석을 비워두어야 하는가?

- 노인은 이 좌석에 앉을 수 없는가? 바꿔 말하면 임산부는 노약자 석에 앉을 수 없는가? (252)

 

이런 논의, 황당하지 않는가?

이 좌석의 취지를 안다면, 저런 논의는 불필요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쓸데없이 논쟁을 부풀리는 걸 좋아한다. 어디 호구잡을 것 없나, 노리는 하이에나 같다.

 

다시 이 책은? - <내가 공짜로 일하지 않는 이유 7가지>

 

저자에게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을 공짜로 부탁하는 일이 빈번하다는데, 저자는 그래서는 안되는 이유를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여 밝히고 있다. 한번쯤 음미해 볼만하다.

항목만 적어둔다.

 

- 시간이 든다.

- 대가를 지불하는 고객에게 피해가 간다.

- 창의력이 떨어진다.

- 대다수 사람들은 공짜로 얻은 것은 시시하게 여긴다.

- 디자이너는 전문직이다

-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 품질관리, 책임, 평판에 문제가 생긴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단면들을 꺼집어내어 보여준다.

호구의 사회, 뜻밖에 디자인으로 촉발되어 살펴보게 되자, 우리니라 호구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게,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고대~근대 편 - 마라톤전투에서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고대~근대 편)

 

역사에 가정은 필요 없는 것일까?

 

흔히들 역사에 가정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말한다.

이 책의 사례를 들어 말하자면, 그때 로마의 원로원 의원들이 카이사르를 암살하지 않았다면, 그 뒤 역사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하는 가정 말이다.

그런 가정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럴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일까?

 

프로바둑 기사들은 시합이 끝나면 반드시 복기를 한다.

끝난 바둑이지만 다시 처음부터 차례로 훑어보면서,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잘 잘못을 따져보는 것이다.

 

그런 복기의 과정, 역사에서도 필요한 것 아닐까? 해서 역사의 흑역사를 살펴보면서, 무엇이 잘 못된 것인가를 살펴보고, 다른 상황으로의 가정까지 해보는 것은,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작업일 것이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101 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고대~ 근대편)

 

원제를 살펴보니, <101 stumbles in the march of History> 이다.

그러니 우리말 번역인 '흑역사'는 역사의 진행을 방해한 것들, 휘청거리게 만든 것정도의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역사의 정상적인 진행을 막았던 흑역사로 기록되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책은 그걸 101가지로 추려놓았다.

고대 ~ 근대 편에서 50가지, 현대편에서 51가지, 해서 모두 101가지이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저자는 외국인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는데, <만약 여몽 연합군이 일본을 정복했다면?>이란 항목이다.

 

중국과 한국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어떤 흑역사를 다룬다고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여몽 연합군이 일본을 점령했다고 가정을 한 후, 600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에 미국이 일본을 개항하기 위하여 작전을 펼치는 가상 역사를 그려놓고 있다.

 

이런 내용들이 보인다.

 

대다수 일본인들의 생활방식은 아직도 외세의 식민 지배로 억압받는 국가를 연상시킵니다. (108)

 

일본이 중국에(더 정확히는 여몽 연합군에) 점령된 후 600년 가까이 최북단 섬에서부터 최남단 야쿠시마 섬에 걸쳐 최소 다섯 차례의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110)

 

일본이 여몽연합군에 의해 점령되었다면, 일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해보는 것도 흥미있는 발상이라 하겠다. 아니, 일본보다는 우리나라가 먼저겠지. 그러니 고려부터 시작해서 그 후 우리나라의 역사는 어떻게, 다르게 흘러갔을까, 부정적인 모습일까, 아니면 긍정적인 모습일까?

 

또 이런 게 있다.

<젊은 히틀러가 그림을 팔지 못한 대가.> (351)

 

젊은 히틀러가 그림을 팔 수 있었다면 오늘날의 세계가 바뀌었을까?

 

10대 시절, 어린 히틀러의 최대 관심사는 그림이었다. 히틀러는 빈 미술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 꿈은 좌절되었다. 그래서 결국 미술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또한 그 뒤에 건축학교에 문을 두드렸지만 그 문 역시 열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히틀러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보다 파괴하는 재능이 더 뛰어났다. (352)

해서 그 한 사람, 히틀러 때문에 죽은 사람이 1200만 명 이상이라는 통계가 나온다, 무시무시한 일이다.

 

따라서 히틀러의 생애를 돌아보면 저절로 떠오르는 질문이 하나 있다.

혹시 그가 다른 삶의 경로를 선택할 수 있었던 삶의 전환점은 없었을까? 있었다면 어디였을까? (354)

 

그런 생각, 그런 가정은 한 사람, 그리고 그가 살았던 사회, 국가의 상황을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공부가 된다.

 

다시, 이 책은? - 두 번 걸러보는 역사 공부

 

인간은 실수하는 동물이다.

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이런 역사 잘 알아야 한다.

 

만약 그런 실수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란 가정으로 다시 한번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각 꼭지마다 두 번 역사를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다.

 

한번은 실수하는 과정을 복기하면서 무엇이 잘 못 되었나를 따져보고,

그 다음에 그런 실수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떤 식으로 역사가 흘러갔을까, 하는 가정으로서의 성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승도의 좌충우돌 여행기 - 모험과 도전의 인생여정
이승도 지음 / 진한엠앤비(진한M&B)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이승도의 좌충우돌여행기

,

이 책은?

 

이 책 이승도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모험과 도전의 인생여정>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여행기다.

 

저자는 이승도, <에릭슨-LG 국내사업총괄 상무 등의 경력이 있다저서로 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제품을 통한 정보통신분야의 이해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퇴직 후 해외 여행길에 올라많은 나라를 섭렵하였다.

저자가 다닌 곳을 살펴보자목차에 나타난다.

 

PART 2. 러시아 횡단여행

PART 3. 유럽의 역사와 문화요트·크루즈여행

PART 4. 동유럽북유럽의 역사와 자연

PART 5. 남미의 낭만과 신비

PART 6. 아프리카 종단여행

PART 7. 미국과 캐나다 다양한 여행크루즈여행

PART 8. 캠핑카로 국내여행가족여행

 

저자 뒤를 따라가면서밑줄 긋고 새겨볼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나중 여행할 때에 참고가 되는 것들이 많다.

 

대영박물관과 파르테논 신전

 

영국의 국립 박물관흔히 대영박물관이라 부르는 곳저자는 런던에서 그곳을 방문한다.

그곳에는 한 때 세계를 주름 잡았던 영국이 확보한 전세계의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가득차 있다.

 

저자는 이런 소회를 밝힌다.

 

대영박물관내 영국 것은 건물과 경비원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세계에서 많은 유물을 끌어 모아 전시하고 있다. (139)

 

저자는 아테네에서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다시 영국 박물관 방문을 떠올린다.

 

얼마 전에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을 방문했다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온 유물을 전시하는 전시관으로 갔다훌륭한 조각상과 거대한 파르테논 상단 부분을 보면서 분위기에 압도되어 깊은 감동을 받았다그러나 파르테논 신전을 직접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가슴이 아리는 슬픔이었다. 

1816년 아테네로 파견나간 영국 대사 토마스 엘긴이 당시 그리스를 통치하고 있던 오스만 제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하나 남아있던 유물의 절반을 영국으로 가져갔다그래서 그 유물을 엘긴 대리석군이라고 부른다. (152- 153)

 

그리스 아테네와 영국 런던을 방문한 여행자는그가 파르테논과 대영박물관을 방문했다면당연히 영국의 제국주의를 떠올려야 하고저자처럼 두 곳을 연결시켜 세계 역사를 살펴보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그게 여행자의 마음가짐이다.

 

그리스 비극의 목적

 

아테네를 방문한 저자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그리스비극을 떠올린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이 상연되었던 디오니소스 극장은 기원전 6세기경에 건립되었고 17,000 명을 수용한다극장은 학교 역할을 한다현재 모든 공연의 원형이라고 일컬어지는 비극 공연을 통해 민주 시민에 적합한 지식과 지혜를 제공해준 것이다. (152)

 

뭉크의 <절규>

 

뭉크의 그 유명한 그림 <절규>는 오슬로 국립미술관에 있다.

 

뭉크는 다리를 걷다가 영감을 받아 핏빛의 하늘을 배경으로 괴로워하는 인물을 묘사하였는데 절규하는 모습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많은 감동을 주었다.

뭉크의 설명에 따르면그림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건 인간이 아니라 자연이다인간은 자연이 비르는 비명에 화들짝 놀라 귀를 틀어막고 있을 뿐이다.(205)

 

<절규>를 감상하면서그림의 깊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저자그런 감상이 진정한 그림 보는 법이다.

 

인간들은 키재기를 좋아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두바이에 있는 버즈 칼리파, 162층 838미터 높이다.‘

그런데 그 빌딩도 몇 년 후면 1위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 건축중인 제다타워가 2025년에 완공되면그 빌딩이 168층 1,007 미터 높이가 된다. (272)

그렇게 1위 자리를 뺏기게 된 두바이는 다른 건축을 짓고 있는데정확한 정보는 미공개인데, 1,300 미터의 건물이 될 것이라 한다.

 

과연 인간들의 키재기는 언제까지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궁금해진다.

 

최초의 인간 루시의 뼈는 어디에?

 

루시의 뼈는 에디오피아의 국립박물관에 있다.

그런데 그 보존 상태가 엉망이라 한다.

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350만년 전의 최초의 인간 루시의 유골이 있는 부스로 갔었지만 보관상태가 우리가 어린 시절 학교 박물관에 나무와 유리로 만든 상자 같은 곳에 보관되어 있었다. (276)

 

영화 <카사블랑카촬영지는?

 

영화 <카사블랑카>는 모로코의 릭스 카페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당시 모로코 카사블랑카는 전쟁중이었기에 할리우드 세트장에서 모든 것이 촬영되었다두 연인이 헤어지는 공항의 안개낀 장면도 연출한 것이라 한다. (330)

 

그런데 지금 모로코에서 관광객이 모여드는 릭스 카페는 영화를 보고그대로 만들어 놓은 세트라 한다그러니 촬영지의 설정이 원본이고모로코 카페는 오히려 세트라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저자는 퇴직 후 그야말로 아무런 계획 없이 길을 나선다.

해외로 길을 떠난 것이다그래서 이런 상황들이 계속 이어진다.

 

하루 사이에 모든 환경이 바뀌었다보고 듣고 먹고 자는 환경모든 것들이 바뀌었으니 이전 일들을 모두 잊고 새로운 것을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82)

 

그렇다이전 일을 잊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마음을 먹어보는 것도 좋다.

 

일정을 정하지 않은 여행혼자 떠난 여행이기에 바람따라 길따라 물따라 그냥 흘러간다. (217)

 

멕시코에서 콜롬비아로 갈지 브라질로 갈지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쿠바로 결정했다. (249)

 

 

저자는 이 책 제목을 <좌충우돌 여행기>라 했지만그게 실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 아닐까.

좌충우돌그러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

인생은 나그네길그것도 좌충우돌하면서.

 

그런 여행길을 따라 읽어가며세상을 경험한다.

아우구스티누스가 한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여행을 하지 않은 사람은 그 책의 한 페이지를 읽은 것과 같다.”는 말처럼이 책에서 저자를 따라 세계의 여러 페이지를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두리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 책은?

 

이 책 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는 KOICA 해외봉사활동을 베트남 다낭에서 마치고 돌아온 저자의 체험기이다.

 

<좋았다가도 미워지고 미웠다가도 사랑스러워지는 변덕스러운 날씨 같은 다낭, 난 그래도 네가 좋다.>라는 부제가 그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저자 이두리는 <삶의 다양한 형태 중 내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산다. 그 일환으로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되어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베트남 다낭에서 2년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돌아왔다.

2년간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아 놓았는데, 베트남, 다낭, 그리고 봉사활동에 관한 자세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들어있다.

 

저자는 이 책 처음에 바퀴벌레 때문에 불면의 밤을 지낸 사연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다음에는 오토바이와 부딪힌 사고를 당하고(22), 그래서 오토바이 때문에 길 건너기가 무서워서 점심 내내 허기를 참다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택시를 타고 식당에 간다는 사연까지.

그렇게 저자에게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여기까지 와서”(11) 고생을 하는가, 라는 한탄이 나오는 나라가 곧 베트남이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는 곧 바뀐다. 소통이 시작되고, 현지에 녹아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베트남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이런 평이 저자 입에서 나온다.

 

베트남 사람들은 느릿느릿해 보이지만 막상 해야 하는 일이 눈앞에 닥치면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한다. (145)

 

점심식사 후 즐기는 낮잠도 오후 활동을 위해 힘을 비축하는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190)

 

열대지역 사람들이 느릿느릿 행동을 하는 것, 낮잠을 자는 것, 그런 행동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힘을 비축하는 삶의 지혜라고 생각하게 된 저자, 어느새 베트남 편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베트남 강사의 초대에 응해 그들의 진짜 삶으로 뛰어드는 모험도 강행한다.

설날에 동료 강사를 따라, 고향 집에 같이 따라가 그들의 명절을 함께 지낸 것이다.

 

다낭에 대하여

 

다낭은 저자가 KOICA(한국 국제협력단) 해외봉사활동의 일원으로 가서, 봉사활동을 한 도시다.

 

특히 다낭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한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 중부 지역은 월남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다. 그때의 아픔을 위로하려는 듯 해마다 한국 의료진과 대학생들이 다낭에 와서 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28)

 

KOICA 해외봉사활동에 대하여

 

저자는 봉사활동을 다낭에서 시작한다. 다낭 공립 외국어 대학교(다낭외대)가 근무지이다. (26)

 

베트남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수업이 7시에 시작된다.

그렇게 일찍 시작하는 것에 대한 저자의 소회, 들어보자.

 

7시 수업을 하려면 적어도 530분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아침까지 먹으려면 대체 몇 시에 일어나야 할까. 대체 이 나라는 왜 이렇게 일찍부터 수업을 하는 거냐고 불평을 하다가도 ()

결국 아침을 먹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기로 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확실히 아침을 먹은 날에는 평소보다 힘이 난다. 부 모님이 자녀들에게 왜 그렇게 아침 먹고 다니라고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다. 이제는 내가 그 입장이 돼서 아침밥 안 먹고 오는 학생들에게 잔 소리를 한다. 하지만 아침 7시 수업이 힘든 건 나뿐만이 아닌 듯싶다. 10분만 일찍 일어나서 밥 먹고 오라는 말에 학생들이 선생님,그 시간 에 더 자고 싶어요하며 배시시 웃는 걸 보면(50)

 

저자의 봉사관, 점점 다듬어진다.

 

봉사의 정의를 내리는 시간에 나는 그림자라는 단어를 사용했었다. 다른 이들이 빛나도록 보이지 않는 자리를 지키는 것, 그것이 봉사자의 자세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드러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118)

 

나는 학생에게도 주는 만큼 받고 싶어 하는 철없는 강사였다.(118)

 

저자는 다낭의 대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또한 시간을 내어 다른 지역에서도 봉사활동을 한다. 다낭과 가까운 중부지역에 사회복지 분야 단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연계하여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그게 꽝쏘공 프로젝트가 된다. ‘꽝찌에서 쏘아올린 작은 공’ (130)

그곳은 다낭에서 기차를 타고 4시간을 가야 하는 곳이었다.

저자는 그곳으로 베트남 학생들을 데리고 가 한국어 강좌를 열어, 봉사활동을 한다.

 

그런 지역을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그런 지역은 저자가 근무한 다낭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임에 놀란다. 해서 저자는 이런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내가 익숙하게 여기던 것들이 부재한 이곳에서 나는 불편함보다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126)

 

다시, 이 책은?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 봉사단원의 자세는 이래야 한다. 젠 체 하지 않고, 겸손한 척 하지 않고,

이런 저자의 태도는 다음과 같은 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전에 봉사단원들의 수기집을 읽다가 이해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주러 왔지만 받고만 갑니다.’

아이고, 서로 주고받은 거지 뭘 또 받기만 해. 지나친 겸손 아닐까? (210)

 

이런 태도가 저자가 봉사에 임하는 자세다.

 

대신 내가 무엇을 어떻게 주었는지는 돌아보게 된다.

건강한 마음으로 주었는지, 내 욕심을 섞지는 않았는지, 몸과 마음을 사리느라 대충 해 놓고 핑계를 대지는 않았는지....... 그러게 말이다. 나는 주려던 것을 과연 제대로주고 떠나는 걸까?(211)

 

저자의 이런 모습과 생각이 베트남에 분명 남았을 것이다.

베트남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진정한 친구로서 대할 수 있도록, 이런 봉사 자세를 가진 분들이 더욱더 많이 활동하기를 소망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TS 덕분에 시작하는 청소년 심리학 수업 - 가사를 뜯어보니 심리학이 있네
김현경 지음 / 명진서가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BTS 덕분에 시작하는 청소년 심리학 수업

 

이 책은?

 

이 책 BTS 덕분에 시작하는 청소년 심리학 수업은 심리학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어떻게?

BTS의 노래 가사를 살펴보면서, 그 안에 있는 심리학을 찾아보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의 부제가 (BTS 노래) <가사를 뜯어보니 심리학이 있네>이다.

 

저자는 김현경, <소설가, 에니어그램·성격심리 전문가이자 팟캐스트,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이다. 무엇이든 냉정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분석하기 좋아하는 시니컬의 아이콘. 역사를 전공한 소설가이면서 독학으로 성격심리학 강사 활동 중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인간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본인의 신념을 깨고 싶어서 인간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요즈음 트로트가 대세다. TV를 켜면 언제나, 어디서나 트로트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세뇌를 당한 것인지, 듣다보니 어느새 빠져드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리듬과 멜로디는 둘째 치고, 그 가사 속의 무언가에 끌리는 게 있는 것이다.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무언가 철학이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노래 가사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차,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를 주름잡고 다니는 방탄소년단 BTS의 노랫말을 살펴보면서 그 안에 들어있는 철학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런 가사 들어보자. <피 땀 눈물>의 가사다.

 

아파도 돼 날 묶어줘 내가 도망칠 수 없게

꽉 쥐고 날 흔들어줘 내가 정신 못 차리게

kiss me on the lips 둘만의 비밀

너란 감옥에 중독돼 깊이

네가 아닌 다른 사람 섬기지 못해

알면서도 삼켜버린 독이 든 성배

 

내 피 땀 눈물 내 마지막 춤을 다 가져가

내 피 땀 눈물 내 차가운 숨을 다 가져가. (2016년 정규 앨범 WINGS) (52)

 

이 노래에 숨은 의미는?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가사인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이지은 (숙명여자중학교 교사)가 쓴 추천글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이 책은 [피 땀 눈물] 때문에 데미안을 읽다 포기해본 친구들, [Map of the Soul] 앨범 때문에 융을 공부하려다 실패한 친구들을 위한 방탄 세계관의 알기 쉬운 해석본이자.....> (4)

 

이 추천사 중에 등장하는 노래가 <피 땀 눈물> 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해당되는 글을 유심히 읽어보았다.

 

저자는 먼저, 2016년에 발표한 <피 땀 눈물>에서는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것을 알면서도 끊을 수 없는, 중독과 같이 파괴적인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고 분석한다.

그게 바로 위에 인용한 노래 가사다.

그런데 이런 데미안BTS는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BTS2016년 발표한 WINGS 앨범의 주제와 콘셉트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37)면서 노래 가사를 데미안과 연결시켜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융의 심리학을 도구로 분석해 놓고 있다.

<피 땀 눈물> 뮤직 비디오에 분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이 뮤직 비디오 안에는 수많은 상징이 등장하는데.... 틀에 박힌 세상에서 살던 순수한 아이가 처음으로 유혹에 빠져 금지된 선을 넘어가면서 위험한 현실에 눈뜨고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141)

 

덧붙여 이런 해석도 하고 있다,

데미안에는 여러 철학적 교훈이 담겨 있으나, 전체적인 등장인물 설정은 융의 자아 구조이론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자아(ego)', 즉 우리가 보통 나 자신이라 생각하는 '의식적인 나'를 상징합니다. 주인공의 멘토인 데미안은 '자기(self)', 즉 무의식 속에 흩어져 있는 나의 수많은 조각들을 깨닫고 통합하여 완성해야 할 진정한 나를 상징합니다. 싱클레어가 사랑한 에바 부인은 아니마/아니무스를 상징합니다. (……)

데미안이 싱클레어가 찾아야 하는 진정한 나 자신이었으니까, 데미안의 어머니 즉 데미안의 여자 버전인 에바 부인이 바로 싱클레어의 이상형이 된 것입니다.(138-139)

 

이 정도면 헤르만 헤세의 작품 데미안BTS의 노래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알았을 것이다. 저자는 이에 한 걸음 더 들어가 칼 융의 이론 - 자아와 자기 - 을 소개하고 있는데, 들어보자.

 

칼 융에 따르면, 내가 보통 그냥 라고 생각하는 의식 속의 나, 자아(ego)’가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페르소나, 그림자, 콤플렉스, 아니마/아니무스 등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본 여러 복잡한 면들을 들여다보고, 그 모든 면을 나의 일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나, 자기(self)’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이를 자아통합또는 자아실현이라 하는데, 이 두 가지는 다른 심리학 이론이나 일상에서도 흔히 쓰는 말이지만, 융은 특별히 개성화(individuation)’라는 말로도 표현했습니다. 말 그대로 나의 인격을 완성하는 일은 곧 나 자신의 개성을 찾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156-157)

 

다시,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저자는 BTS의 노래를 분석하면서, 거기에 심리학의 주요 개념들을 추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심리학 개론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심리학 분야는 다음과 같다.

발달심리학, 동기심리학, 프로이트 심리학, 융 심리학, 아들러 심리학, 성격심리학 등

 

이런 심리학 기초지식을 가지고, BTS의 노래를 들어본다면, 노래가 전과는 다르게 들릴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이해한 만큼 들리게 된다는 말, 진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