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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의 글쓰기 - 프로처럼 배우고 예술가처럼 무너뜨려라
김다은 지음 / 무블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영감을 추수하자 - 『영감의 글쓰기』
이 책은?
이 책 『영감의 글쓰기』는 글쓰기, 그중에서도 영감을 얻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김다은,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와 불어불문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첫 소설 『당신을 닮은 나라』,가 ‘제3회 국민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 등단했다.>
저자의 장편소설 『소통 말통』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글을 쓸 때 어떻게 영감을 얻으세요? 창의적인 글쓰기 위해 영감을 어떻게 얻어야 하나요?” (10쪽)
그런 질문을 받는다는 저자, 그 답을 이 책에 담아 놓았다.
나도 궁금하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이것저것 읽어봤지만, '영감을 얻는 방법'에 관한 책은 처음이다. 해서 하나 하나 새기면서 열심히 읽었다.
몇 가지 영감을 얻는 훈련 방법
먼저, 영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
영감은 스스로 오지 않는다. 어릴 때 숟가락질도 오줌을 가리는 것도 훈련을 통해서 했듯이, 영감도 훈련이 가능하다. 즉 영감도 훈련으로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여러 방법을 통해 영감 훈련을 해보게 된다.
흔히 영감을 얻기 위해 평소 하지 않던 색다를 일을 해본다. 여행을 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다영한 자극을 받으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 경우,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는 있어도, 글쓰기에 필요한 영감을 곧장 얻기는 힘들다.
그 자극을 영감으로 바꾸는 것은 나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필요한 감정이 설레는 마음이다. (45쪽)
내 안에서 영감을 어떻게 작동시킬 수 있을까? 창작을 위해 설레는 감정이 중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설렘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퍼센티지가 높다. 반대로 고정관념에 빠져 있거나 타인의 감각에 의지하는 사람은 설렘을 감지하기 어렵다. 대중 매체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마치 자기 것처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자기 안에 타인이 일부분 혹은 많은 부분 차지하고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 (45쪽)
영감의 글쓰기를 위한 기본 재료는 언어다.
글쓰기 창작을 위해서도 글쓰기 어휘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잘 간직해야 한다. (65쪽)
언어가 영감의 원천임을 알지 못하면 창의적인 글쓰기를 하기 어렵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필요한 재료들을 잘 구비하고 신선하게 보관해야 하듯이, 글쓰기 창작을 위해서도 어휘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잘 간직해야 한다. (65쪽)
영감의 글쓰기를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유하는 능력이다.
사유는 스스로 질문하는 능력이다. 질문하는 능력은 철학 하는 능력이다.(79쪽)
구체적인 영감 글쓰기 훈련 사례
많은 방법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중 이런 방법도 있다. 신선하다.
글을 가로쓰기가 아니라 세로로 쓰는 방법이다.
어느새 다음 전차가 푸우푸우 물길을 헤치며 달려오고 있었다. 완벽히 젖은 난, 더 이상 젖을 수도, 더 이상 운이 없을 수도, 더 이상 슬플 수도 없었다. (220쪽)
이렇게 가로로 쓰여진 글을 세로쓰기를 해 보는 것이다. .
완벽히 젖은 난, 더 이상 젖을 수도,
더 이상 운이 없을 수도,
더 이상 슬플 수도 없었다.
문장이 지닌 의미가 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리듬을 타는 글쓰기
여기서 말하는 리듬은 기표와 기의가 일원화된 의미화 과정으로서의 리듬을 의미한다. (255쪽)
그 방법으로 각운, 두운은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
한 문장 안의 운율을 사용한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운율을 사용한다.
한 작품의 전체 리듬의 그물망을 만든다.
다음 문장을 읽어보면서 운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자.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256쪽)
정유년 겨울에, 전쟁은 전개되지 않았다. 전쟁은 지지부진했다. 전쟁은 천천히 죽어가는 말기암과 같았다. 적이 죽어가는 것인지 내가 죽어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264쪽)
이문장에서 운율을 찾지 못했다면, 다음과 같이 읽어보자.
정유년 겨울에, 전쟁은 전개되지 않았다.
전쟁은 지지부진했다.
전쟁은 천천히 죽어가는 말기암과 같았다.
적이 죽어가는 것인지 내가 죽어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264쪽)
관련된 많은 작품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영감을 얻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거기에 맞는 작품들을 많이 읽게 해준다.
맨 뒤 <참고문헌>에 제시되고 있는 것처럼, 국내와 작가들의 우수한 작품을 선별하여 가르침에 맞는 예문을 보여주고 있다.
나를 보내지마, 가즈오 이시구로
덕혜옹주, 권비영
마담 보바리, 플로베르
금지된 정원, 김다은
위험한 독서, 김경욱
미실, 김별아
염소는 힘이 세다, 김승옥.
........
다시, 이 책은?
영감의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글 쓰는 즐거움을 누려야 한다.
글쓰는 즐거움애 대하여, 이런 글은 꼭 새겨두어야 한다.
글을 쓸 때 느끼는 기쁨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아마추어로서 제 맘대로 쓰면서 느끼는 기쁨이고
다른 하나는
프로로서 고통스럽게 단련하면서 느끼는 기쁨이다.
후자를 즐길 생각이 없다면
전자로 남는 편이 낫다. (285쪽)
이 책, 영감을 얻기 위해 기존의 책과는 다르게 하여,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차원의 ‘생각’을 하게 만든다. 두뇌활동을 위한 넌센스퀴즈도 그 중의 하나다.
이런 문제, 답해보자.
책상을 만들려면 상판, 다리, 나사가 필요하다. 셋 중에 하나를 뺀다면 무엇을 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