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2 : 반동의 시대 -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2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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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반동의 시대

 

우리 역사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우리 역사에 관한 지식은 대부분, 나의 경우는, 학창시절에 읽은 교과서에서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밖에 대중을 위한 역사 책 정도 읽었으니 나의 역사 지식은 얼마나 얄팍한지? 나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와 의미는 크다, 나에게 역사지식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다는 의미에서, 더하여 우리 역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책, 일단 이런 말로 나의 욕구를 자극한다.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요즘 뉴 라이트니 레프트니 하면서 우리 역사에 난데없이 진실이 무엇인지 논쟁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광복에 관한 사실들이 정리되지 못하고 논쟁거리가 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분더러 안타까운 일이기에 이 책의 가치는 더하다 할 것이다.

 

저자의 이런 말, 일침을 넘어서, 뼈아픈 말이다.

 

역사는 정의롭지 않다. 정의가 항상 이긴다면 역사를 배울 필요가 없다. (7)

 

이 책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모두 교과서에 나오지 않고, 그래서 필자 자신을 포함해 우리 대부분이 모르고 있던 장면들이다. (13)

 

저자는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분인데 저자마저 모르고 있었다니, 얼마나 그 정도가 심했는지 알 수 있다. 거대한 힘이 그런 것들을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

 

근대라는 시대를 두고 세계와 조선이 걸어간 방향이 많이 달랐다. 지성과 교류를 통해 근대를 맞이한 공동체들이 있었고, 지성과 교류를 거부하고 근대를 거부한 공동체가 있었다. 조선은 대개 근대를 거부한 쪽이다. (72)

 

이 책에는 모두 50개 사건이 실려있는데.

그 사건들을 이렇게 분류해 놓았다.

 

4장 개혁 시대(동학과 갑오개혁) 1889~1894

5장 반동의 시대 1894~1897

6장 제국 시대 1897~1910

7장 식민과 해방 1910~1945

 

그러니 조선이 개혁을 시도했던 사람들에 의해 근대화가 되는가 싶더니, 반동의 시대가 오고 결국은 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로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교과서에서) 사라진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이제야 알게 된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이런 사실, 처음 듣는다.

 

먼저 저자가 <서문>에 밝혀놓은 몇 가지 사실이 있다.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것들이다. 그냥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은폐된 것들이다.

저자는 말하지 않았지만, 혹시 그렇게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단순 실수가 아니고, 고의가 아닐까 싶다.

 

명성황후를 간악한 일본인이 잔혹하게 죽였다는 있고, ‘동시대 많은 조선인들이 민비 암살을 시도했다는 없다. (11)

 

을사조약을 고종이 결사 반대했다고 적혀 있는데 을사조약 직전 고종이 일본 공사 하야시로부터 뇌물 수수라는 사실은 없다. (11)

 

대체 임금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조선이란 나라를 망친 주범은 누구일까?

 

일단 이런 존재들이 거론된다.

 

뜬구름 잡는 대신들

효종 때 북벌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는 효종에게 송시열은 이렇게 말했다.

공부에 힘쓴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67)

 

이런 소리를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게 바로 조선의 고관대작들이다. 그런 식으로 총론은 거창하되 각론은 흐지부지한 관념적인 대안이 대부분이었다니, 조선시대 대신 노릇하기, ! 쉽다.

 

그런 허무맹랑한 뜬 구름 잡으면서 가렴주구를 일삼은 대신들, 양반들보다도 나라를 망친 주범은 고종이 단연 0 순위가 아닐까?

 

 

매천 황현에 따르면, 고종과 민비 부부는 밤에 등불을 대낮처럼 환히 밝히고 새벽이 되도록 놀다가 어좌에 누워 잠을 자고 오후 3시나 4시에 일어나던 지도자였다. (68)

 

나라의 위정자가 밤새 놀다니? 정말 황당한 임금이다.

 

중국의 경우는 어땠을까?

당시 권력의 정점인 서태후는 여름 궁전 이화원을 짓기 위해 해군아문 예산을 넘봤다. 해군 건설에 투입해야 할 예산 가운데 2,000만냥이 이화원 건설에 들어갔다. (58)

 

본받을 게 따로 있지, 중국의 그런 모습, 결국은 서양의 침략에 땅을 요리조리 빼앗긴 중국이 그리 보기 좋았나? 그런 것을 따라하다니!

 

이런 것, 알게 된다.

 

경장(更張)

늘어진 거문고 줄은 당기고 팽팽한 줄은 풀어서 소리를 똑바로 만드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을 뜻한다. 똑바로 음을 낼 수 있도록 악기를 뜯어고친다는 뜻이다. (61)

 

다시,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지식들을 구체적으로 각론에 들어서서 보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것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프랑스 지식인들이 <백과사전>을 출간했을 때, 조선의 국왕 영조는 신하들이 청나라에서 어렵게 구해온 망원경을 부숴버렸다. 감히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는 아름답지 못한도구라는 것이다.

 

이럴 수가?

또 있다, 영조의 손자 정조 또한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다르다.

문예부흥을 일으킨 위대한 군주라고 알고 있는데, 그 정조라는 인물이 성리학 이외 학문은 철저하게 탄압하고 사상 검열을 한 지식 독재자라는 것, 그런 것도 처음 듣는다. (11)

 

해서 이 책은 기존의 역사 지식이 어떤 모래성 위에 쌓여있는가를 알려준, 그래서 읽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으로 채워졌던 책이다. 저자가 책 속에 써둔 말대로, 직시(直視), 똑바로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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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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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책은 정말 읽을 가치가 있다.

물론 다른 책들도 모두 의미가 있지만, 이 책은 더더욱 그렇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한 말, 그 말 그대로다.

<작은 단어 안에 든 큰 세계>, 그런 큰 세계를 보고,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미국을 거쳐,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타국에 살고 있으니 아무래도 언어가 다르고, 그 다른 언어가 주변 사물을 달리 보게 만들게 했던 거다. 그 다름, 그것을 저자는 포착해서 보여주고 있다.

 

먼저, 이런 점 적어두자.

 

저자는 독일에 살면 뭐가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한다,

그런 질문에 저자의 답변은 이거다.

 

삶의 여유, 독일에 살면서 격렬히 누워 지낼 수 있어 몹시 기쁘다는 것이다,

실제 저자가 누워지내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저자가 와불을 좋아한다는 말의 의미는 자기 시간이 많아져 충분하게 쉴 수 있고, 해서 삶이 전반적으로 건강해진다는 것, 그것이다.

 

그렇게 살기에, 글에서 여유가, 단어를 다른 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리라,

또하나, 저자 독일에서 사는 것을 경계에 사는 삶이라 정의하는데, 그런 삶의 유익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언어사이에서만 거둘 수 있는 것이 있다. 경계에서 사는 삶은 고단하지만, 경계에서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낯선 언어가 익숙한 세계를 휘젓는 철학적 순간을 만나는 것은 고단한 경계인이 얻는 축복이다. 그 축복을 나누고 싶었다. (10)

 

날짜 쓰는 법, 시간 읽는 법이 달라서

 

우리는 큰 덩어리부터 말한다. 2024921 하는 식인데 반하여 독일은 정반대로 일월년으로 쓴다. 그렇게 다르게 읽고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하자면, 우리는 큰 것을 먼저 두고 그 안에서 작은 것의 위치를 잡는다.

독일에서는 나를 먼저 두고 주변부는 뒤로 간다. 그래서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가면, 이런 분석도 가능해진다.


서양인은 명사를 사용하고, 동양인은 동사를 사용한다.

서양인은 개체를 중요시하는 데 비해 동양인은 관계를 중시해서 그렇다는 것인데. 예를 들자면 상대방에게 차를 권할 때 이렇게 다르다.

영어로는 “More tea?”라고 하는데 우리는 더 마실래?”하는 식이다.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

 

학창 시절에 제 2 외국어로 독일어 공부를 하면서 Arbeit라는 단어를 배웠다. 아르바이트.

일하다, 라는 뜻이다.

그런 단어가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 다른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저자도 그걸 지적한다.

본래의 일이 아니라 임시로 하는 부업, 시간제 근무나 단기로 돈을 버는 일등을 가르키는데, 이는 원래 일본에서 그렇게 쓰기 시작한 것이란다. 그걸 우리도 따라 쓰면서 독일 단어를 오염시켜 버린 것이다.

 

원래 Arbeit 는 엄밀하게 구별하자면, 노동하는 쪽에 가까운 단어이다.

그래서 예술가의 작업처럼 사람들이 왠지 좀 더 고상한 것으로 여기는 일에는 아르바이트 대신 베르크(Werk)를 쓴다. (67)

 

저자가 포착한 이런 다름, 기억하고 싶다.

 

저자는 독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아이를 독일의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다름도 포착했다.

 

학생들이 발표를 하는 모습에서, 독일과 우리는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 멜덴(melden)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독일 교육을 대표하는 말로 바로 멜덴을 꼽고 있다. (154)

 

멜덴은 발표에 관한 규칙이다. 하지만 멜덴을 잘한다는 것은 발표를 똑 부러지게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국 교실에서 발표를 잘한다는 것은 아이가 자신감 있고 똘똘하게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말이지만, 독일 교실에서 멜덴을 잘한다는 것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남을 배려하고 규칙을 잘 지킨다는 말이다. (160~161)

 

답을 안다고 해서 불쑥 말해버리거나 다른 친구의 말에 끼어들지 않고, 손을 들고 조용히 차례를 기다릴 줄 아는 것. 손을 든 아이들이 골고루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있는 선생님이 있는 교실, 그 모습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다시, 이 책은? - 단어에 들어있는 이야기, 끝이 없다.

 

저자가 화두로 삼아, 우리에게 들려주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덕분에 독일어 단어들도 새겨보게 된다.

 

Feierabend: 하루 일을 마감할 때 쓰는 명사.

Servus!: 종이나 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slave, servant에서 온 말, 인사말로 쓰면?

gefallen: 무엇이 마음에 든다,는 뜻.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가!

Arbeit: 아르바이트, 이 단어는 독일에서는 이런 뜻?

Prost!: 건배할 때 쓰는 말.

Gift: 독일어 기프트는 결코 선물이 아니다.

Kindergarten: 글자 그대로 읽어보자. 아이들을 위한 정원이다.

Rauswurf: 유치원에서 아이를 졸업시키면서, 밖으로 내던지다니!

innere Schweinehund: 뭔가 하려면 내면의 돼지개들이 속삭여, 그만 두라고.

melden: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라고 위에서 이미 말한 바 있다.

aufwecken: 다른 사람 깨우기.

Stolperstein: 걸림돌, 걸려 넘어진다는 것

Weltschmerz: 이 세상의 파도에 맞서야 하는 내 마음의 아픔, 통증이라니?

Sicherheit: 독일을 독일답게 하는 단어, 안전하고 견고하고 믿을 수 있는 그것.

Habseligkeiten: 이 단어를 실제 느끼려면, 그건 인생의 큰 변화가 있어야!

 

덕분에 독일어 단어들도 새겨보게 된다.

그저 새기는 정도가 아니라는 것, 그 정도가 아니라는 것, 첨언해둔다.

그래서 이 글 첫머리에도 썼다. 이 책은 정말 읽을 가치가 있다고.

물론 다른 책들도 모두 의미가 있지만, 이 책은 더더욱 그렇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한 말, 그 말 그대로다.

<작은 단어 안에 든 큰 세계>, 그런 큰 세계를 보고,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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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서 빵을 샀어 - 일상이 로맨틱 영화의 한 장면이 되는 52가지 감성 레시피
안드레아 카스프르작 지음, 이현숙 옮김 / 이든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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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서 빵을 샀어

 

빵을 사러 간다. 갔다.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우울해서 간 것은 아니다. 그런 적은 없다. 그러니 이 책 제목에 끌리는 것이다.

저자는 왜 우울해서 빵을 샀다, 고 했을까?

빵을 먹으면 우울이 가실까. 아니면 빵 냄새에 우울을 제거할 수 있는 어떤 것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아무래도 저자가 여성이어서 그런지 이 책의 내용은 다분히 여성 취향에 맞다. 그중에서도 남성인 내가 끌리는 것은 있다. 이런 것들이다.

 

우선, 빵을 사러갔다.

 

이 책 제목이 나로하여금 빵집에 가는 의미를 새롭게 하게 만들었다.

집 앞에 빵을 파는 가게가 있다. 빵집이다.

들어서는 순간, 빵 냄새가 훅 들어온다. 고소한 냄새에 달콤한 향이 섞이고, 거기에 버터 냄새까지, 온갖 내음으로 가득한 빵집이다. 목적한 빵은 제쳐두고 일단 다른 빵을 두루두루 살펴본다. 지금껏 먹어왔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집어들 작정이다. 그런 생각하게 된 데는 순전히 이 책이 작동한 것이다. 어떤 것을 먹으면,  우울은 없는 것이니 기분이 달라질까?

 

이제 빵집은 그래서 그저 먹거리를 사러 가는 곳이 아니라 무언가 느낌을 사러 가는 곳이 되었다. 나도 언젠가 우울할 때가 있을 것이니, 그때는 다른 방법 찾지 말고 빵을 사러 가야지.

 

암브로시아의 시간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신들이 마시는 음료는 넥타르이고, 암브로시아는 신들이 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암브로시아는 요가 전통에서 신체와 정신의 정화를 도와주는 신성한 음식이나 음료를 설명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이는 요가 수행시 에너지를 높이고 정신적으로 깨어있는 상태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23)

 

그러한 암브로시아, 암브로시아의 때라고 하는 게 있는데, 해뜨기 2시간 30분전, 해가 지평선에서 60도 각도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이 시간이 바로 요가 수행자와 신비주의자들이 암브로시아의 시간이라 부르는 때가 된다. (23)

 

저자는 그러한 시간, 암브로시아의 시간을 활용해서 무언가 당신만을 위한 일을 해볼 것을 제시한다.

 

몇 년째 목록에 올려 두기만 했던 책이 있나요?

소설을 쓰고 조금씩 고쳐 나가는 것은 어떤가요?

산미가 풍부한 커피나 묵직한 초콜릿 향과 고소한 캐슈너트 향이 감싸는 특별한 커피를 내리고 창가에 앉아 고요함을 만끽해 보세요.

 

이 글을 옮겨 적는 순간, 벌써 암브로시아의 시간에 들어선 느낌이다.

비록 위에 열거한 일 중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 느낌은 전해져, 온몸에 충만해진다.

그러니, 이제 암브로시아의 시간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만끽할 수 있겠다.

아침 해가 뜨기 전 몇 시간, 뭐 이런 것을 굳이 따질 필요 있겠는가?

 

도서관에 가야겠다.

 

<도서관에서 1920년대 파리의 크루아상을 음미하다>라는 타이틀로 쓴 글에서 저자는 영화 한편을 소개하면서, 천사들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고 소개한다. <욕망의 날개>라는 영화다.

 

참고로 이 영화 <욕망의 날개>란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 Der Himmel Ueber Berlin>를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그 영화 다시 한번 볼 마음이 생겼다


그러니 언제 한번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천사들을 화면으로 만나러 가야겠다.

실제 도서관에서 천사를 만나게 된다면, 그건 이 책 덕분이리라.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시적 언어

 

이런 글이 와 닿는다.

 

시를 자주 읽다보면 얼마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꿈이 다채로워지며, 마음이 열리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상적인 경험에 깊이 공감하게 될 거에요. (175)

 

일상이 시어로 엮어지는 순간, 그것은 로맨틱한 옷을 입게 된다.

시의 존재가 그런 것이 아닐까?

해서 저자가 제시한 방법, <시를 자주 읽다보면>을 실행에 옮겨보고 싶다.

멀어져간 로맨틱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살릴 방법은 시.

 

저자는 이런 말로 나를 북돋아준다.

 

시어(詩語)는 평범한 것을 비범한 것으로 변화시킵니다. (176)

 

다시, 이 책은? - 이 책의 활용방법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사용 방법을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사용하는 데 정해진 방법은 없습니다. 순서대로 책의 내용을 따라가도 좋고, 목차를 휘리릭 훑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골라 읽어도 좋고, 운명의 한 문장을 찾아 아무렇게나 펼쳐서 나온 내용을 읽어봐도 괜찮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만 추리고 그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려도 괜찮습니다. (20)

 

이 책은 어떤 줄거리 있는 소설 류가 아니기 때문에, 저자의 말처럼 운명의 한 문장을 찾아 아무렇게나 펼쳐서 나온 내용을 읽어봐도 괜찮다는데, 공감된다.

 

책 여기저기, 로맨틱을, 그간 잃었거나 잊었던 로맨틱한 마음,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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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의 반란
방주 지음 / 큰집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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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의 반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힘들었다.

소설의 줄거리가 문제가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느라 내뿜는 감정들을 소화하느라 무척 힘들었다. 그러니 그런 인물들과 시종일관 함께 해야 했던 작가는 어땠을까? 아마 이 소설을 마치고 나서 며칠간 앓아 누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나 인생만사가 그렇지 않은가, 보낼 사람 빨리 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는 사람,,,,,

, 그런 이야기가 떠오른다면, 너무 쉽게 말하는 게 아닌가도 싶다.

하여간 이 소설, 대단하다.

 

먼저 등장인물과 그들의 관계도 알아보자.

 

최장수 : 영원 바이오의 회장

이민나 (본명은 이순영, 11) : 최장수의 정부, 최유진의 생모

최유진 : 최장수의 아들, 이 소설의 실질적 주인공

한준 : 최유진의 복제 인간,  최유진의 상대역 

한태린 : 한준의 어머니

이예나 : 이민나의 복제인간

리사 : 누군지는 이 책 150쪽을 참조하시라.

 

영원바이오는 최유진의 주도하에 생명공학을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기술로 복제 인간까지 가능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생명을 만드는 것 이외에는 거의 만능 수준인 회사로 설정되어 있다.

 

이 소설의 모티브

 

바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나르시스가 이 소설의 모티브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나르시스는 자기 모습에 반하여 다른 데는 전혀 눈길을 돌리지 않고, 자신의 얼굴만 바라보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 그런 신화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데, 주인공인 최유진이 바로 그리스 신화의 나르시스 역을 맡았다.

 

소설의 첫부분에 거울 앞에 선 최유진이 등장한다

영화로 치자면 주인공의 얼굴이 첫화면에 클로즈업되는데, 거울 앞에 전신 나신을 드러낸 모습이다. 그리고 격렬하게 이어지는 역동적인 장면은 이 책 8쪽을 참조하시라, 19금이 분명하다.

 

그렇게 시작된 첫 장면에 이어, 그의 머릿속 생각들이 드러난다.

 

자신의 사랑을 이룰 방법을 생각한다.

 

나 자신과 사랑에 빠졌다면, 나 자신을 하나 더 만들면 되지 않는가? (10)


이 생각이 소설을 일관되게 움직이는 모티브가 된다.

그래서 그는 복제인간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복제 인간 중 가장 마음에 든 인물이 바로 한준이다.

 

그래서, 최유진은 한준의 사랑을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한준 옆에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고립시킨 다음에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며 접근한다.

거울 속에 비친 자기자신을 사랑했는데, 그 거울속 인물은 생명이 없으니, 이제 생명있는 존재가 자기의 사랑에 반응하기를 기대하며 접근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가능할까?

 

한준은 그렇게 접근한 최유진을 과연 사랑할까?

아니다. 사랑은커녕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나르시스의 반란이다. 복제인간인 주제에 똑같이 생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니, 최유진 입장에서는 반란이다. 그래서 나르시스의 반란이다.

 

그런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사용하는데, 그게 독자의 입장에서는 고역이다.

이때쯤이면 많은 독자들이 최유진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한준을 응원하게끔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원대한 계획, 노림수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소설이니 자세한 줄거리 소개는 금물이다, 더군다나 이 소설은 특히 그렇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말할 수 있다.

 

인간이 겪어야 할 모든 고난을 한준은 다 경험한다.

사랑 미움 등 감정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몸으로도 더 심한 고통을 겪는다.

동성으로부터의 치욕적인 능욕과 마음에도 없이 겉으로만 그런 척을 해야 하는 와신상담의 시간들도, 또한 궁형을 받는 것 같은 여성으로의 성전환까지. 이럴 때는 저자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대체 왜 신은 이런 고난을 아무런 잘못없는 나에게 준다는 말인가요? 그런 원망이 줄기차게 한준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중간 이야기는 너무 길어서, 길어도 너무 길어서

 

생략한다. 한준이 나중에 만난 은인 같은 존재 리사에게 이렇게 말했듯이 말이다.

 

언젠가 너에겐 말해줄게. 하지만 ..... 너무 복잡해서, 지금은 말하기 힘들어. (178)

 

그러니 그 중간 이야기, 전하기 너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그 이야기는, 독자 스스로 찾아 읽으시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다시, 이 책은?

 

저자의 결론, 읽어보자.

 

살아있으면 살아가야 한다. 행복해야 한다. 나도 행복하면서 주변도 행복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 아마 그것이 살아있는 생명으로서의, 인간으로서의 본능일 것이다. (227)

 

그게 인간의 본능이라고 한다.

해서 저자는 이 소설의 주인공 한준에게 이런 기쁨을 선사한다

 

준은 영원히 잃을 것만 같았던 그 본능을 다시 찾은 기쁨으로 몸을 떨었다. (227)

 

가능하다. 언젠가 우리 인간의 기술이 발달한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복제 인간 창조는 물론, 수명도 얼마든지 가감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때, 만약 도덕과 윤리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그때는 이 소설같은 일이 분명 벌어질 것이다. 그런 때 저자와 같은 결론을 내릴 존재도 없을 터인데. 그건 여태껏 보지 못한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다. 한 인간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도 그러할 것이다. 그런 디스토피아를 예견해 준 선지자적인 저자의 수고에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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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 한달 완성 스페인어 말하기 Lv.1 - 스페인어 왕초보 탈출 프로젝트 한권 한달 완성 스페인어 말하기
이세미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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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 한달 완성 스페인어 말하기 Lv.1

 

유럽의 학교를 무대로 하는 성장소설을 읽다보면, 주인공들이 어린 시절에 고생고생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라틴어 등을 공부하면서 동사, 형용사 변화를 규칙적으로 또는 불규칙적으로 변화하는 것들을 외우느라 애먹는 것이다.

그런 힘들고 힘든 변화를 외워야 하는 유럽의 언어, 시작해보자.

이 책,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교재다.


그저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듣다가, 문득 스페인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 펴들었는데, 그래서 조금 더 깊게 스페인을 이해하고 싶었을뿐인데. 이게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다. 이 책으로 조금더 스페인에 다가선 기분, 이건 분명 기분만은 아니다.

 

여기 나의 바람을 어찌 알았는지 세비아에 관한 정보도 들어있다.

<쉬어가기> 코너에 스페인에 대한 각종 정보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 세비야가 소개되고 있다. <플라맹코가 시작된 안달루시아의 보석> (133)

 

이 책의 구성은?

 

각 과마다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의 주제

오늘의 회화

오늘의 핵심 표현

오늘의 Plus+ 실전 회화

오늘의 연습문제

쉬어가기

 

쉬어가면서, 스페인의 문화도 같이 알아볼 수 있는 것, 이 어학책의 특징이다.

 

, 그럼 그 안으로 들어가보자.

 









먼저 발음편이다.

 

아무래도 비교가 되는 것은 영어다. 알파벳 이름은, 그리고 알파벳 문자의 발음은?


C가 다르다. C는 어떤 경우는 casa 까싸, cerveza 세르베싸로 달리 난다.

GH도 다르다.

그밖에 또 다른 것들은?

 

그렇게 문자 알파벳부터 차근차근 하다보면, 일단 발음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기야 발음이 문제겠는가? 듣는 게 더 문제지.

 

그 다음 인칭대명사는 어떤 게 있는가?

 

인칭 대명사

yo

tu

el, ella, usted

 

ser ~ 이다. (영어로 치자면 be 동사라 할 수 있다.)

영어에서 그랬던 것처럼 주어에 따라 변화가 이루어진다.

이런 것이, 어렵지만, 외국어 공부를 하는 매력이 아닌가?

 

yo, tu, el (ella, usted)

각각 soy, eres, es 로 바뀐다.

 

그 다음 인칭대명사의 복수로 들어간다. 그런 식으로 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페인어의 성

 

왜들 그런지, 외국어에서는 단어마다 성이 있다. 희한한 일이다.

우리 한글은 그게 없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스페인어에서는 남성은 0로 끝이 나고, 여성은 a 로 끝이 난다.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것이 Romeo maria. o로 끝나니 남성, a 로 끝나니 여성, 이런 식이다.

 

e로 끝나는 단어에는 남성도 있고, 여성도 있다.

 

스페인어에서 복수 만들기

 

이런 경우 영어에서 배운 방법이 쓸모가 있다.

e 또는 es를 단어 뒤에 붙이는 방법이다.

모음으로 끝난 경우는 바로 s를 붙이고 자음으로 끝나는 경우는 es를 붙인다.

물론 z로 끝이 나면 ces를 붙인다. 해서 actriz(여배우)actrices 가 된다.

 

다시, 이 책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일은 즐겁다. 재미있다.

언어에 더하여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를 함께 배우는 일이니 재미 없을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어학 학습서의 가치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책에 대하여 서평을 쓰는 것은 어렵다.

다른 나라 말이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이 아닌데, 겨우 며칠 읽고 배우면서 그 책 전체를 판단한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가?

겨우 입문 부분에 들어섰지만, 느낌은 온다. 일단 영어를 배웠으니. 이제 다른 언어도 뭔가 감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분명하다.

저자의 인도를 따라 하나씩 차근차근 그런 변화를 외우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고, 그 안에서

규칙을 배우게 되고, 또 불규칙 변화중에서도 어떤 규칙을 발견하게 된다

그게 바로 외국어를 배우는 기쁨이 아닐까. 이 책의 방향과 방법, 따라갈만하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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