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화의 한 장면에만 나오지만
현장 과학수사관 28명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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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의 한 장면에만 나오지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건이 벌어졌다. 어떤 집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다급하게 119 응급차가 도착한다. 그 때 같이 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과학수사관이다. 그들은 사건 현장을 보존하고, 그 안에서 무언가 찾아낸다.

마스크를 쓴 방호복 같은 옷을 입고, 분주하게 현장을 살피면서 누군가의 어떤 흔적을 찾아내는 모습들.....

흔히 보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고, 그들은 사라진다.

대신 다른 사람들이 등장한다.

시신을 부검하는 장면,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하여 범인을 특정, 그리고 그 범인을 체포하는 우리의 주인공 형사가 등장하는 장면이 이어지는 영화, 우리가 보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처럼 그들은 영화의 한 장면에서만 나온다.

그렇게 영화의 한 장면에서 등장한 다음 사라진 그들의 뒤 이야기, 우리는 모른다.

 

그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지, 또 그들을 그저 과학수사대라 불렀지 다른 것들은 모른다. 몰랐다.

그들의 이야기, 이 책에서 28개의 이야기로 들을 수 있다.

 

그들이 마주하는 것은 대개의 경우 죽음이다.

죽음을 맞이한 시신을 만나면서 일을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다양한 직업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직업이 아닐까?

 

죽어있는 시신, 그래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죽음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들은 그 말 못하는 시신에서 찾아내야 한다. 죽음의 진실을.

 

시신은 단순히 생명이 사라진 존재가 아니다. 모든 시신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있다. 과학수사관은 그러한 사연을 제대로 듣기 위해 혼신을 다해야 한다. (106)

 

그러니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생각하니, 새삼 여기 그들의 이야기가 하나 하나 모두가 귀하고, 감사한 일인 것이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어찌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

 

이런 일도 있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이 침입한 괴한의 총에 맞아 죽었다.


현지 경찰과 공조 수사를 하기 위해 파견된 우리나라 경찰, 34일의 짧은 기간에 무사히 사건을 해결하고 귀환했다. 우리나라 경찰의 솜씨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129-139)

 

모든 이야기가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그 정도가 더하다.

<처음 얻은 이름으로 출생 신고가 아닌 사망신고를> (47쪽 이하)

 

검시조사관인 필자가 사건의 현장, 방에 들어서니 아이가 침대 위에 있었다.

죽은 채로 말이다. 죽은 아이, 과연 누가 그 아이를 죽인 것일까?

 

아이 엄마는 아이를 일주일이나 방치해놓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자신은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아이의 출생신고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러니 시체 검안서에는 무명녀로 기재가 되었다.

그후 아이의 이름을 찾아주기 위해 친모를 설득하여 출생신고가 되었고, 곧바로 사망신고가 이루어졌다. 이름을 얻자마자 사망신고서에 적히게 되는 안타까운 사연이다.

 

필자들이 사건 현장에서 본 핏자국은?

 

감식이란 범죄 수사에서 지문, 필적, 혈흔 따위를 과학적으로 감정하는 것을 말한다. (59)

 

이 책의 주인공들이 사건 현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흔적이 있다. 바로 핏자국이다.

우리가 영화에서 흔히 보는 장면에 등장하는 게 바로 이 것인데, 현장에 들어서면서도 그들은 혹시라도 핏자국이 뭉개질까봐, 신위에 보호 장구를 덧신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바닥과 벽 등을 샅샅이 훑어내어 혈흔을 찾는다.

피는 흔적을 남긴다. 그런 혈흔을 분석하여 범죄 현장을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묻힌 혈흔, 낙하혈흔, 비산혈흔.

그래서 이런 기록이 등장한다.

범인의 옷과 화장실에 피해자의 혈흔이 묻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190)

 

이런 흔적들을 토대로 하여 혈흔 형태 분석을 시행한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만인부동 종생불변 (萬人不同 終生不變) 59)

모든 사람의 지문은 서로 다르고 평생 변하지 않는다.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 프랑스 범죄학자 에드몬드 로카드 (112)

 

범행은 그 책의 한 페이지에 불과하다. 그 페이지를 앞뒤로 넘기면 그의 복잡다단한 면이 빼곡이 적혀있다. (142)

 

다시, 이 책은?

 

범죄 현장에 가장 빨리 나타나, 사건 진상 파악을 하기 위해 애쓰는 그들, 그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지, 그저 과학수사대라 불렀지 다른 것들은 모른다. 몰랐다.

이제야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이름도 다른 직책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검시 조사관, 지문 감정관, 수중 과학수사관, 프로파일러,

심지어 법곤충 연구사도 있다.

또 체취증거견 핸들러(154)라는 직책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 이 책에서 28개의 이야기로 들을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과학수사대, 생생한 육성으로 그들의 애환을 듣는다.

새삼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게 되고, 감사하게 된다. 그들의 수고가 이 세상을 안심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이 책에서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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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말 - 법정에 쏟아진 말들, 그 속에 숨겨진 범죄의 흔적
송영훈.박희원 지음 / 북플랫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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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인 죄와 말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하나의 사건에도 수많은 사연이 있다. 누군가의 삶을 뒤흔들 수많은 판단이 오가는 그 현장에선 무수히 많은 이 오고간다. 기사에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래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법정 속 판사, 검사, 변호사 그리고 피고인의 작은 표정부터 그들의 언어까지도. 그리고 그것은 이야기가 됐다. (5)

 

그래서 이 책은 법정에서 오고간 말을 이렇게 구분, 정리하고 있다.

 

1부 살인의 말

2부 단죄의 말

3부 국가의 말

 

왜 이렇게 세 가지 방면에서 말을 살펴보야야 하는지, 이 말에 담겨있다.

 

피고인의 죄상을 밝히는 것이 법정의 의무이듯이 피고인의 변명을 듣는 것도 법정의 의무다. (27)

 

살인 현장, 사건 현장의 모습, 알 수 있다.

 

이혼소송으로 별거중이던 아내를 둔기로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 (26쪽 이하)

 

목 부위 상처를 보면 상당한 힘이 상당 시간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조흔이라고 손톱자국도 확인이 된다.

누워있는 피해자의 목을 매우 강한 힘으로 누른 것이다.

경부 압박

* 경부 (頸部) 척추동물의 머리와 몸통을 잇는 잘록한 부분.

목이 졸려 사망한 경우에는 설골(목뿔뼈)이 쉽게 부러진다.

목을 조르면 사망하는 이유는 동맥이나 정맥이 막혀서다. 정맥이 바깥에 있고 동맥이 안쪽에 있는데 목을 누르면 정맥부터 압박돼 피가 얼굴에 모이게 된다. 그러면 작은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얼굴, 눈꺼풀 점막에 붉은 점이 생기는데 이를 일혈점이라 부른다.

 

이런 것들을 통해 사람의 목을 누르면, 강하게 압박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고 결국은 목숨을 잃게 되는지 알 수 있었다.

 

간병하던 아내를 죽인 남편의 사례 (47쪽 이하)

 

아내는 파킨슨병이 악화되면서 체력 저하로 매일 넘어진다. 아내 다리와 무릎 아래는 멍투성이였고, 매일 붉은 색 멍이 들었다. (51)

 

피해자가 6년간 투병생활을 하다 최근들어 갑작스레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 증세가 심해지자 정신적으로 지쳐 범행을 저지르게 된다.

 

이런 사건의 피고인은 어떤 형벌을 받았을까?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존엄한 가치인 생명을 뺏는 살인죄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 형량은 징역 4년이다. (57)

 

일하러 간 엄마와 굶어 죽은 아기 (78쪽 이하)

 

안타까운 사연이다. 아이가 죽었다. 아이가 죽은 시간에 엄마는 일터에 있었다. 그런데 일터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10분 거리, 그렇다면 아이를 홀로 방치하는 대신 가끔씩 아이를 보러 집으로 올 수는 없었을까?

 

이런 사연이 있는 죽음에 대해 법정에서는 어떤 말이 오고 갔을까?

 

아이는 다른 원인으로 사망한 게 아니라 굶주림과 영양 결핍으로 사망했다. 이는 쉽게 회피할 수 있는 피고인 지배 범위의 일이다. 피고인이 조금만 주의했다면. .......먹이고 돌봤다면 사망이란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85))

 

재판부의 말이다. 결국 피고인은 징역 15년에 처해졌다.

 

단죄의 말에서 듣게 되는 말

 

갭투자로 전세 사기를 친 피고인들 (113쪽 이하)

 

빌라왕 사건이다, 주범과 그를 도왔던 사람들 모두 공범인데, 그들을 죄가 되는 줄 몰랐다 한다. 피고인 최후의 진술 중 이런 말 들어보자.

 

당시 갭투자는 관행이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정말 죄가 될 줄도 몰랐었다. 하지만 현실을 외면했던 것 같다. (139)

 

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조차 자신의 행동이 죄가 될 줄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국가의 말도 들어보자. (257쪽 이하)

 

여기서 말하는 국가란 국가가 주체가 되어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심지어 그 책임과 배상조차 외면하는 기관으로서의 국가를 말한다.

 

국가가 주연으로 등장한 사건, 즉 진범들의 무고에 성폭행범이 된 아버지의 사연이 등장한다,

진범들은 태연하게 죄를 저지르고 대신 무고한 사람이 죄를 뒤집어쓰고 옥살이를 했다.

이 때 국가의 책임은?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무고하게 범죄자가 된 사례에서 그 사람의 딸이 겨우 아버지가 무고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무죄를 받아낸 다음에 이제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수사기관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패소했다.

 

이 때 그 사람의 딸은 이렇게 말했다한다.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했더니, 이제는 수사기관의 잘못을 증명하라고 합니다.” (265)

 

다시, 이 책은?


법정드라마에서 보는 사건들은 실제 그런가?

그건 어디까지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사건은 실제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그런 진짜 사건 진행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실제 일어난 사건 모습 그대로 그리고 있는 게 이 책이다.

이 책에서는 법정에서 쏟아진 말들을 살펴 숨겨진 범죄의 흔적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 가운데 어떤 말들이 오고갔는지 알 수 있다.

웬만한 범죄물,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법정드라마보다 더 리얼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 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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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을 향한 노래 여정 - 발성에서 무대까지
임규관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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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을 향한 노래 여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이 책의 저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저자가 인생 2막으로 펼치고 있는 <노래 여정>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지나왔던 여정이 많은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저자의 <노래 여정>을 가감없이 담아놓았다.

우선 이 책에 들어있는 여정을 살펴보자.

 

노래의 여정, 발성에서 무대까지

1. 노래와 인생의 만남

2. 성악 발성의 기본 이해하기

3. 성악 발성 응용하기

4. 공연 준비와 무대 경험

 

노래 부르기, 곡 해석과 연주 전략

1. 한국 가곡 부르기

2. 이탈리아 가곡 및 외국 가곡 부르기

3. 오페라 아리아 부르기

4. 영화 OST와 뮤지컬 넘버, 행사 노래 부르기

 

<노래의 여정, 발성에서 무대까지>에서는 음악과는 거리가 멀었던 저자의 삶이 성악을 통해 완전히 달라진 사연을 소개하고 아울러 다른 사람들에게도 <아름다운 인생 (Bella Vita) 문화예술원>을 만들어 많은 수강생들 즉, 음악인들을 배출한 기록을 보여준다. 

 

<노래 부르기, 곡 해석과 연주 전략>에서는 설령 <Bella Vita 문화예술원>에 다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독자들은 음악에 관한 많은 지식과 영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개인적으로도 요즘 오페라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 책에서 오페라 아리아 부르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적어둘 게 많지만, 몇 가지만 기록해 둔다,

 

가곡을 부를 때에는 곡의 배경을 이해하고 가사를 여러 번 읽으며 의미를 충분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88)

 

이 책을 보니 우리나라 가곡들이 아름다운 가사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컨대 이런 가사들, 음미해보자.

 

사랑이 너무 멀어 올 수 없다면 내가 갈게 (119)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120)

 

오페라 아리아를 접하면서 소프라노 강혜정을 알게 되었는데, 여기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고음에서도 살짝 미소를 띠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소리를 내었고, (129)

 

특히 이탈리아어 관련해서 배울게 많았다

 

이탈리아어가 성악에 좋은 점 :

 

이탈리아어 발음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기에 노래하기 좋으며

모음이 명확하게 발음되어 소리를 길게 이어 부르기에도 유리하다. (45)

 

이탈리아어에서는 발음을 낼 때도 혀를 약간 내리고 연구개를 올려 구강 공간을 더 확보한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어는 말하는 발성과 노래하는 발성의 차이가 크지 않아 이탈리아 사람들의 말소리가 자연스럽게 노래처럼 들린다. 이러한 발성 방식은 오페라와 같이 소리를 멀리 보내야 하는 음악 장르의 발전을 촉진했다. (47)

 

이탈리아 가곡은 다양한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여 성악을 배우는 이들에게도 훌륭한 연습곡으로 여겨진다. (150)

 

발성에 유리한 언어 ;

 

이탈리아어는 받침이 없다.

모음이 간결한 구조 덕분에 발성적으로 유리한 언어로 꼽히며, 이 때문에 이탈리아 가곡은 노래에 큰 비중을 둔다. (150)

 

오페라 아리아 부르기

 

여기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곡들이 있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 (197)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204)

아무도 잠들지 마라(Nessun dorma) (209)

 

이 곡들은 오페라를 듣고 공부하면서, 접했던 곡들이어서 언젠가는 자세히 공부해보고 싶었던 곡들이라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았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

 

O mio babbino caro

Mi piace è bello, bello

Vo'andare in Porta Rossa

A comperar l'anello!

Sì, sì, ci voglio andare!

E se l'amassi indarno

Andrei sul Ponte Vecchio

Ma per buttarmi in Arno!

Mi struggo e mi tormento

O Dio, Vorrei morir!

Babbo, pietà, pietà!

Babbo, pietà, pietà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나는 그 사람이 너무 좋아요

포르타 로사에 가서

반지를 꼭 사고 싶어요

, 그래요. 정말 가고 싶어요

제 사랑을 인정해 주시지 않으면

베키오 다리로 가서

아르노 강에 몸을 던지고 말거예요

그리움 속에 고통 받을 거예요

! 이런! 전 죽고 말거예요

아버지, 제발, 제발이요

아버지, 제발 부탁을 들어주세요

 

이 노래는 소녀 라우레타가 아버지 잔니 스키키에게 결혼을 허락해달라며 간청하는 내용이다, 그러니 이 노래의 제목이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라고 해서, 이 노래를 어버이날에 부른다면 이상한 것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노래를 부를 때 유의해야 할 점을 자상하게 적어놓고 있다.

 

Vo'andare in Porta Rossa

A comperar l'anello!

포르타 로사에 가서

반지를 꼭 사고 싶어요

 

이 구절에서는 결혼 준비에 대한 라우레타의 설렘과 기대를 여유롭게 표현해야 한다.

Porta Rossa 같은 지명은 명확하게 발음하며 소리를 부드럽게 연결해 노래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 (199)

 

오페라 아리아 외에도 불러보고 싶어서 자세히 살펴볼 곡들이 많다.

 

영화 <미션> 주제가, 넬라 환타지아(Nella Fantasia)

영화 <대부> 주제가, 더 작게 말해요(Parla Piu Piano)

 

영화 <대부> 주제가, 더 작게 말해요(Parla Piu Piano)는 원래 영어가사로 더 잘 알려진 곡인데, 여기에서는 이탈리아어로 된 가사를 소개하고 있다.

 

Parla più piano e nessuno sentirà

Il nostro amore lo viviamo io e te

Nessuno sa la verità

Neppure il cielo che ci guarda da lassù

Insieme a te io resterò

Amore mio, sempre così (부분)

 

우리말 번역은 다음과 같다.

 

더 작게 말해요 아무도 듣지 못하게

당신과 나만 아는 우리들의 사랑을

진실은 아무도 몰라요

우리 위에서 지켜보는 저 하늘조차도

나는 당신 곁에 머물거에요

내 사랑 언제나 똑같이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곡 해석 지침을 말하고 있다.


부드럽게 시작하는 고백

긴장감을 담은 표현

약속과 헌신

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랑.

마지막 소절 절정과 웅장한 마무리. (230- 232)

 

그렇게 가사를 해석하는 지침을 읽고나서 다시 곡을 읽고 들어보니, 과연 그렇다,

이 곡을 부를 때에는 그처럼 저자가 마련해 둔 지침이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저자가 경험한 바를 독자들과 나누는 책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노래 부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운영하는 문화예술원의 이름이 <아름다운 인생(Bella Vita)>인 것을 기억해두자,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방법이 여럿 있겠지만 저자가 보여주는 음악의 길 또한 의미 있으리라. 그런 길을 보여주는 이 책, 인생의 길을 보여주는 것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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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화의 비밀 - 건축과 예술의 만남, 그 안에 숨겨진 세계의 걸작들
캐서린 매코맥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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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화의 비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우리는 왜 위를 올려다볼까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 말, 철학적이다,

왜 우리는 실외, 밖에서는 멀리 그리고 위를 향하여 시선을 돌리는 것일까?

그리고 또한 실내에서도 벽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위를 쳐다본다.

더군다나 그 실내가 큰, 아주 큰 곳이라면 우리는 저절로 위를 쳐다보게 된다.

그렇게 되는 것, 그렇게 하는 것은 아마 우리 인간들을 그렇게 하도록 하는 어떤 DNA 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 평소에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푸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위를 쳐다보는 이유를 네 가지로 풀어내고 있다.

종교, 문화, 권력, 그리고 정치, 이렇게 네 가지로 생각한다.

 

먼저,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가 말한 바, 왜 우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는지에 관해 정리하고 넘어가자.

 

우리는 왜 하늘을 올려다볼까.

우리는 위계질서를 중요시하고 높은 곳에 있을수록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무언가를 욕망하는 경향이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은 우리 자신을 넘어서는 초월에의 갈망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오랫동안 종교와 사회, 문화에서 비롯한 신념과 철학을 하늘에 투영해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건물의 천장을 장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건물의 천장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설계하고 통제하며, 심지어 소유할 수 있는 하늘이기 때문이다. (7)

 

하늘 대신 천장을 장식하다.

 

바로 이것이다, 웅대한 건물의 천장은 곧 하늘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래서 하늘을 장식하는 것처럼 건물의 천장을 장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천장에 장식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그 분야를 종교, 문화, 권력, 그리고 정치, 이렇게 네 가지로 살펴보고 있다.

 

종교, 당연히 예배당이다,

권력의 경우는 궁전이다.

정치, 또한 궁전이나 의사당 같이 정치가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티칸으로 가보자. 여기에는 바티칸 궁전이 있다.

이 책에서는 궁전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예배당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시스티나 예배당이 있으니, 궁전보다는 예배당이라는 표현이 좋을 듯하다.

바로 거기, 시스티나 예배당에 르네상스 시기를 대표하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가 있다.

 

아마 천장화라고 하면 대뜸 이곳의 그림 <천지창조>를 떠올릴 것이다.

해서 이 곳의 그림은 더더욱 의미가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가보자.

거기에는 두칼레 궁전이 있다. 막상 베네치아에 실제 갔을 때에는 가보지 못한 곳이다.

워낙 일정이 짧았던지라, 이 궁전은 가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기억만 남아있다. 해서 이 책으로 실컷 구경했다. 이런 곳이었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천장화가 있는데......하는 아쉬움을 느끼고 느끼면서 말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중국 궁전이 있다.

맨처음 이 책 목차를 읽으면서 중국 궁전이라고 하기에 위치가 중국 베이징 정도로 생각했는데, 뜻밖에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

이곳에 있는 중국 궁전은 예카테리나 2세가 현대적이고 진취적인 국가상을 만들기 위해 여러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나갔는데, 그 중에 하나 지어진 것이 중국 궁전이다.(191)

 

문화는 박물관, 극장의 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서는 부르크 극장에 가보자.

부르크 극장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데, 여기에는 그 유명한 클림트의 그림이 있다,


클림트는 오른쪽 계단에 그려진 다섯 점의 그림 중 세 점을 맡아 그렸다.

<디오니소스의 제단>,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테스피스의 수레>

이 책에 거론된 <로미오와 줄리엣><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에 들어있다. (81- 87)

 

클림트가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

클림트는 부르크 극장에 천장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렸는데, 거기에 자기의 얼굴도 집어넣었다.

 

왜 내가 부르크 극장에 가보고 싶었는가 하면, 바로 거기에서 글루크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가 초연되었기 때문이다.

그 오페라의 라니에리데 칼자비지가 작성하였는데 이 작품은 오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초연은 1762105,

프란시스 1세의 탄생 축연일 오스트리아 빈의 부르크 극장에서 막이 올려졌다.

 

오페라의 역사에서 이 극장의 이름과 상연된 오페라를 알게 되었지만, 그 극장의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어, 여기 거론된 프란시스 1세가 과연 누군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서양사를 찾아보면 같은 이름, 또는 비슷한 이름의 왕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탓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가 누군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부르크 극장은 오스트리아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가 그녀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궁전 가까이에 세워진 극장이었다. 따라서 프란시스 1세는 다름 아니라 마리아 테레지아의 남편인 것이다, 그렇게 부르크 극장과 오페라의 역사는 맞물려 이해가 된다. 이 책에서 얻게 된 정보 덕분이다,

 

다시, 이 책은?

 

일단 하늘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건물로 그림으로 남아있는데, 그런 것을 감상하려면 세계 여러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한다. 그런데 그 많은 것들을 다 보려면 한 두 곳도 아니니 여행이 그게 어디 쉬운 일일까. 해서 이 책은 그렇게 다니지 못하는 아쉬움을 지면으로 달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자세한 해설 또한 붙어있으니, 어지간한 큐레이터는 저리 가라다.

 

더하여 혹시 가본 곳의 궁전, 박물관이라면 당시를 추억하면서 다시 한번 그림들을 감상할 수도 있으니 금상첨화다. 책의 종이도 그런 아름다운 천장화를 담기에 좋은 재질로 되어 있어 그림 보는 기쁨을 더하게 하니, 더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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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의 살아있는 생각
앙드레 지드 지음, 오웅석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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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몽테뉴의 살아있는 생각

 

이 책의 중심은 수상록이다. 저자는 미셸 몽테뉴(1533~ 1592), 프랑스 인문학자인데 이 책과 관련된 그의 경력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의 광신적인 종교 시민전쟁 와중에 종교에 대한 관용을 지지했고 인간 중심의 도덕을 제창했으며 그러한 견해를 알리기 위해 엣세essai’라는 독특한 문학 형식을 만들어냈다. 1580년 그간 써둔 수필을 간추려 인생 에세이(2)를 보르도에서 간행했고, 신장결석 치료를 겸해 유럽 관광길에 올라 1년 넘게 외국에서 보냈다. 이 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1774여행기를 집필했다. 1586년 몽테뉴 성으로 돌아가 수상록에 증보와 수정을 가하고 그 뒤에도 집필을 계속해 15883107장에 이르는 수상록신판을 간행했다.>

 

몽테뉴의 수상록은 고전으로 인정되어 읽히는 책이다.

이 책 몽테뉴의 살아있는 생각이 기존에 출판된 몽테뉴의 수상록과의 차이는 간단히 말해 그 수상록과 독자와의 사이에 앙드레 지드가 있다는 점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앙드레 지드의 시선으로 수상록의 정수를 읽다!>라는 말이 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책은 몽테뉴의 수상록을 그대로 번역해 놓은 게 아니라, 프랑스의 지성인 앙드레 지드가 앞에 나와 몽테뉴의 수상록을 해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1부에 앙드레 지드가 쓴 <몽테뉴는 누구인가?>, 2부에는 <앙드레 지드가 선별한 몽테뉴 사상의 핵심 수상록으로 되어 있다.

 

1부에서는 앙드레 지드가 몽테뉴와 그의 책 수상록을 해설하고 있다.

 

앙드레 지드가 보기에 몽테뉴는 어떤 사람인가?

 

수상록의 성공은 저자의 비범한 성격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그는 당시의 세상에 어떤 새로운 것을 가져왔다. 그가 보기에 자기 인식 외에 다른 지식은 모두 불확실했다. 그러나 그가 발견하고 파헤친 인간은 너무 꾸밈없고 너무 진실해서 수상록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13)

 

인간성이라는 관습적인 이름으로 진정한 자아를 덮으려는 시도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몽테뉴는 본질에 도달하기 위해 이런 가면을 벗어던진다. (13)

 

여기서 라 보에티의 자발적 복종을 만나다.

 

그보다 세 살 많았던 에티엔 드 라 보에시는 몽테뉴의 마음과 정신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것 같다. 라 보에시는 자발적 복종이라는 단 한 권의 짧은 작품의 저자이기도 한데, 이 책만으로는 몽테뉴가 극찬했듯이 라 보에시를 당대 최고의 인물이라고 평가하기 어렵겠지만, 이 책은 훗날 수상록을 쓰게 될 몽테뉴가 관대하고 고귀한 이 인물에게 느낀 특별한 애착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4)

 

이렇게 자발적 복종을 만나게 되었다. 자발적 복종의 저자는 이 책에서는 라 보에시라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라 보에티라고 한다. 내가 읽은 책도 저자가 라 보에티로 되어있다.

이 책에서 몽테뉴와 라 보에티의 관계를 언습해서, 다시 자발적 복종을 살펴보았다.

 

이제야 이런 글들이 보인다. 그전에 읽을 적에는 보이지 않던 글이다.

 

중요한 것은 다음의 사항이다. 즉 라 보에티의 글들은 1927년 제네바에서 몽테뉴의 수상록 의 부록으로 간행되었다는 것 말이다. 이 시기부터 라 보에티는 오랫동안 명성을 떨치게 된다. 몽테뉴는 다음 세기의 프랑스 지식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르네상스의 계몽주의 운동은 바로 몽테뉴를 통해서 수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 보에티 자발적 복종, 울력, 187)

 

2부에서는 앙드레 지드가 선별한 몽테뉴의 사상 핵심을 보여준다,

 

이런 것 알게 된다.

 

에머슨은 자신의 책 몽테뉴 혹은 회의주의자에서 수상록그 시인의 서재에 있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시인이란 셰익스피어를 말한다.) (14)

 

그동안 궁금했었다. 셰익스피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감사하게도 이 책을 통해서 한 권 찾았다. 몽테뉴의 수상록이 바로 셰익스피어가 읽었던 책이라는 것을.

 

이런 글도 보인다.

 

대영박물관에는 플로리오가 영어로 번역한 몽테뉴의 수상록이 전시되어 있는데, 거기에 햄릿의 저자가 남긴 보기 드문 서명이 남아있다. (19)

 

햄릿의 저자라면 당연히 셰익스피어인데, 셰익스피어가 과연 어떤 서명을 남겼을지 궁금해지긴 하지만, 먼저 이런 사실 자체가 매우 귀한 정보라는 점, 적어둔다.

 

거기에 더하여 셰익스피어의 작품 템페스트또한 수상록과 연관이 있다는 것(43), 이 또한 대단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런 기록 의미있다.

 

당시는 인류가 그리스 로마 문화에 흠뻑 빠져있던 시대여서....(11)

 

나는 이런 글이 나오길래 당연히 그 뒤에 오는 말은 긍정적인 발언일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의 내용이 등장하고 있다.

 

고전 연구는 르네상스의 시작보다 훨씬 앞서 이루어졌지만, 이 고전 연구 때문에 서양의 지적 발전이 오히려 늦어졌다. 당시 작가들은 영감과 자극을 찾기보다는 기존의 모범사례를 찾는데 주력했다. (12)

 

다시, 이 책은 - 앙드레 지드의 결기가 보인다.

 

만일 내가 몽테뉴의 생각을 너무 단호하게 해석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나는 그동안 몽테뉴 해설가들이 그의 생각을 뭉뚱거리기에 바빴었다고 반박하겠다. (49)

 

그간 읽었던 몽테뉴의 수상록 책들은 몽테뉴에 대해 찬사 일변도였다. 그런데 이 책에서 앙드레 지드는 천편일률적인 찬사 대신에 몽테뉴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보면서, 그러기에 그의 책 수상록이 더욱 가치가 있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앙드레 지드를 통해서 몽테뉴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 이 책의 의미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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