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2025 -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현직 기자들이 직접 쓴 대입 논구술과 면접 대비 필독서
홍기삼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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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시사이슈 2025

 

연말이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시점이다.

그런데 세상 살아가는 우리가 한해를 보내면서 짚고 넘어가야 할 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시사이슈 2025에서는 다음과 같이 시사 이슈 12개를 꼽았다.

 

우선 목록을 통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사건들을 정리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ISSUE 1 거부권과 특검법 - 여소야대 정국의 그림자, 거부권·특검법 치킨게임

ISSUE 2 AI 규제 - 만능 인공지능 개발의 빛과 그림자, ‘AI 규제

ISSUE 3 중동전쟁 - 끝이 보이지 않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ISSUE 4 의료대란 -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 무엇이 문제인가?

ISSUE 5 최저임금 1만 원 시대 - 사상 첫 최저임금 1만 원 돌파

ISSUE 6 탄핵 - 헌정사상 최다 탄핵안 봇물과 헌법 84조 논란

ISSUE 7 방송4- 끝나지 않는 공영방송 입법 전쟁

ISSUE 8 노벨문학상 수상 - 소설가 한강,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 영예

ISSUE 9 RE100 -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선택 아닌 필수, ‘RE100’

ISSUE 10 초고령사회 돌입 - 65세 이상 고령자, 1천만 명 시대

ISSUE 11 이커머스 대란 - 격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ISSUE 12 부자 감세 - 세제 개편 논란 중산층 부담 경감’ vs ‘부자 감세그리고 세수 펑크

 

목록만 봐도 올해 참으로 많은 일이 벌어졌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게다가 그 많은 일들이 모두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더욱 안타깝게 여겨진다.

대체 그런 일들은 언제, 어떻게 해결이 될지?

 

당장, 이런 일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ISSUE 1 거부권과 특검법 - 여소야대 정국의 그림자, 거부권·특검법 치킨게임

ISSUE 3 중동전쟁 - 끝이 보이지 않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ISSUE 4 의료대란 -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 무엇이 문제인가?

 

우선 국내만 해도 어지럽다.

김여사 특검법은 또다시 쟁점 사항이 되어 다음 달 10일에 국회의 재의결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의대 증원은 어떤가? 지금도 팽팽하게 양측이 갈려있는데, 실제 두 갈래 양측이 아니라 몇 개의 측이 있는지 모르겠다. 누구랑 누가 합의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얽히고설킨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게, 2024년 연말과 2025년 새해다.

 

또 중동에서는?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 서로 평화롭게 지낼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난마와 같이 얽힌 문제들이 산적한데. 누가 그런 문제들을 풀어야할지?

누가 풀어야할지부터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수방관, 강건너 불, 오불관언, 그리고 책임지지 않는 행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저 그저,.......

 

그런 가운데에서도 기쁜 소식은 있다.

 

바로 우리나라 글로 소설을 쓰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에 매스컴에서 참으로 많은 뉴스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 책으로 차분하게 정리해 볼 수 있었다.

 

ISSUE 8 노벨문학상 수상 - 소설가 한강,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 영예

 

먼저 노벨 문학상 수상자 결정 과정을 알아보자.

어느날 마치 호박덩쿨에서 호박이 굴러 떨어지듯 노벨문학상을 받은 게 아니라는 것, 알 수 있다.

한강 작가는 1994년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된 이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익숙해진 작품만 해도 여러 권이다.

그중 노벨상 위원회는 읽어야 할 한강의 작품으로 다음 세 편을 꼽았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128)

 

, 그럼 2024년도의 경우 노벨문학상 수상은 어떻게 결정되었을까?

이 책에서 자세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다.

 

220명의 1차 후보자 목록 작성

4월 경, 2차 후보자를 15-20명으로 압축

5, 노벨문학분과위원회가 다시 5명으로 추린다.

후보군이 5명으로 좁혀지면, 18명의 한림원 심사위원이 후보자의 작품을 읽고 평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10월 초 투표를 거쳐 과반 가결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129)

 

구체적인 심사기준은 밝히지 않는다.

노벨 재단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50년간 공개하지 않도록 제한한다고 밝히고 있다.

알려진 기준은 생존 작가에게 수여한다는 것 하나뿐이다. (129)

 

그리고 이제 우리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그간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중국 그리고 일본만 수상자가 있었는데, 우리도 드디어 갖게 되었으니 정말 기쁜 일이다.

 

참고로 아시아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인도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1913)

일본 가와바타 야스나리 (1968)

일본 오에 겐자부로 (1994)

중국 모옌 (2012)

 

또한 한강 작가는 최연소 수상자들 반열에 들기도 한다.

지금 현재 한강 작가는 53세다.

지금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에서 나이로 따지면 어린(?) 나이에 수상했던 작가들도 드물지 않지만, 한강 작가도 그 중에 들었다.

 

1907년 러디어드 키플링 (당시 41)

1957년 알베르 카뮈 (46)

2006년 오르한 파묵 (54)

 

참고로 가장 나이가 많았던 작가는?

2007년 도리스 레싱 (87)

 

다시, 한강

 

그러니 한강의 수상은 파격이나 우연이라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다.

한강은 줄곧 자신의 작품을 통해 폭력과 고통의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인간 개개인에 주목해왔다. 이는 전세계 사용 인구가 7천여 만 명에 그치는 한국어로 쓰인 그의 소설이 세계에 통한 까닭이기도 하다.

또한 주류가 편애하는 굵직한 거대 담론이 아닌 개인의 윤리에 섬세하게 주목했기에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됐다. 외신에서 그를 선지자로 표현한 배경이다. (130)

 

외신에서 그를 선지자로 표현했다는 말을 들으니, 조르주 상드의 말이 떠오른다.

조르주 상드는 예술가를 이렇게 정의했다.

'예술가란 단순히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자가 아니라 시대를 반영하고 미래를 예언하는 선지자

 

그러니 한강 작가를 선지자로 표현한 말이 그저 빈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2024년도 어느덧 저물어간다.

문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올해 2024년도에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를 휩싸고 도는 사건들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그 많은 일, 개인적으로 그저 신문 몇 가지 읽어서는 도저히 정리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하다. 세상 돌아가는 것, 제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들, 그것들을 한강 작가의 경우처럼 정리해 볼 수 있다.

 

글쓴 이들도 모두 현직에 있는 기자들이라, 사건들을 바라보는 촉도 남다르다는 것 확인할 수 있다.

 

그나저나 아직 채 지나지 않았는데, 올해 12월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제발 바라기는 우리 국민들 마음이 좀 편안하게 해주는 일들이 생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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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 이야기
이스카리 유바 지음, 천감재 옮김 / 리드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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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 이야기

 

이 책에는 모두 6편의 단편소설이 담겨있다. 

모두 SF 소설이다.

 

겨울 시대

즐거운 초감시 사회

인간들 이야기

중유맛 우주 라멘

기념일

No Reaction

 

읽으면서 깨닫게 되는 소설

 

이런 대목 읽어보자.

 

인생을 두 가지 단계로 나눈다고 하면 성장과 노화가 될 것이다. (225)

 

이렇게 인생을 딱부러지게 정의한 글을 본 적이 있을까?

인간의 삶이 어떤 것인가 아주 명료하게 보여주는 글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다음 읽어보자.

성장을 또 다시 나눈다. 육체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으로 구분한다.

그래서 육체적인 면은 몇 살이 되면 완성이 되고 그 다음부터는 노화 단계로 들어서고, 또 정신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시작되는 소설이 <기념일>이다.

그런 주제가 언급이 되는데, 그 주제는 다른 작품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낸다.

 

신교 교헤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세상일을 추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만한 사고력이 형성되었을 무렵 (.........) (118) <인간들 이야기>

 

이런 대화도 정신적인 성장을 측정하는 소재가 된다.

 

구슬 토끼 설계자는 대체 왜 고기를 이렇게 맛있게 만들었을까?

동물 고기는 대체로 맛있잖아.

기껏 보호색을 띠는데 고기가 맛있으면 (사람들이) 닥치는 대로 쏴버리잖아. 불쌍하게. (19)

<겨울 시대>

 

이 대화를 읽으면서 등장인물의 심성, 즉 정신세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정신은 연민을 알고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논픽션이고 어디가 창작인지?

 

작품을 읽다보면, 과연 이 부분은 실제 사실일까, 하고 짚어보는 부분이 등장한다.

예컨대 <인간들 이야기>가 그런 경우다.

 

그 작품을 읽다가 여기저기 과학적인 사항이 등장해서, 어디까지가 진짜 사실이고 어디부터 창작인지 궁금한 부분을 많이 만났다. 다행하게도 저자가 <작가 후기>에서 그 부분을 언급해놓아서 두 가지 경우를 구분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화성에서 불균일한 메탄가스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나사와 유럽우주국의 탐사선이 확인했다는 부분이 논픽션, 즉 사실이라는 것이다. (323)

 

즐거운 패러디 <즐거운 초감시사회>

 

조지 오웰의 <1984>를 아주 신선하게 패러디한 작품이 바로 <즐거운 초감시사회>.

여기에서 초감시사회는 그 의미가 퇴색되고, 감시당하는 사람들은 감시 장치를 오히려 즐겁게 활용한다.

예컨대 <1984>에 등장하는 증오의 시간은 여기에서 비디오 게임으로 바뀌어 증오를 발산하는 것을 성량과 타이밍을 평가하고 지역별로 점수를 매기게 된다. (75)

 

그런 게임의 결과 정치범은 외계인 급으로 비현실적인 존재라는 인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 여기에서 저자의 창의력이 드러난다. 즐겁게 비틀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저자가 과학자라서 이런 것도 배운다.

 

공룡에 대하여.

예전에는 공룡하면 도마뱀이나 악어를 닮은 동물이었는데 (......) 지금은 새 같은 모습이다.


공룡 모습이 변한 건가요?

공룡은 변하지 않아. 한참 옛날에 멸종했으니까. 변한 건 인간의 지식이야. 새로운 화석이 발굴되거나 분자 해석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조류에 가까운 계통이란 게 밝혀졌지. (133)

 

샘플 리턴 :

다른 행성에서 생물이 있을만한 장소를 발견하면 지면을 한 삽 떠서 지구로 가지고 돌아와. 그런 걸 분석해서 생명이 있는지 없는지를 조사하는 거야. (139)

 

연구자의 소질이란 뭘까요?

현실을 타인과 다른 각도에서 보는 능력이다. (263)

 

다시, 이 책은?

 

저자 이스카리 유바는 일단 과학자다.

소설가이기 전에 과학자이기 때문에 그의 글은 무척이나 과학적이다. 여기 실린 6편의 소설이 모두 그렇다.

 

SF 가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이 책처럼 재미있고 의미있는 SF는 처음이다. 해서 이 책의 저자 이스카리 유바를 기억해둘 작가로 챙겨놓게 되었다.

 

한 가지 사족이다.

 

<기념일>, 그 작품에서는 먼저 마그리트의 <기념일>이라는 그림을 소개한다.

그런데, 그런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과연 그런 이름을 가진 마그리트의 그림이 있는지?

 

인터넷 자료만 검색해서 그런지, 마그리트 작품 목록에는 <기념일>이란 게 없다.

그 작품과 걸맞는 그림을 찾아보자면, <피레네의 성(1959)>이 있다.

 

혹시 일본에서는 다른 어떤 그림이 <기념일>이란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작품의 주인공에게 서른 살 때 집안을 가득 채운 거대한 바위가 찾아온 것이다. (226)

 

그런 바위,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이란 작품에 보인다.



 

(혹시 <기념일>이란 작품에 관한 정보를 갖고 계신 분, 알려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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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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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과 제이드

 

소설이다. 장편소설.

이 소설은 모녀의 이야기다. 어머니 영숙과 딸 제이드, 그 두 모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등장 인물은 단촐하다.

 

어머니와 딸, 그리고 그 주변의 남자들(?)이 등장한다.

 

영숙 (수지 데이비드) : 제이드의 어머니.

제이드 : 영숙의 딸.

이 소설은 영숙과 제이드, 그러니까 모녀 2대에 걸친 이야기다.

 

남자들은 어디 있을까?

실상은 남자들이 일을 저질러 놓고, 그 흔적을 치우는 것은 여자 몫이다.

그런 내용이 대를 이어 일어난다.

 

영숙은 아내, 남편은 존. 그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이 제이드다.

영숙의 딸 제이드는 이윽고 아내가 된다. 남편은 마크.

그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은 케이트.

 

소설의 구조, 이야기의 진행

 

영숙과 제이드, 두 모녀의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맨 처음에는 두 모녀가 같이 등장하지만, 이윽고 엄마가 죽고 딸이 어머니의 참 모습을 찾아가려고 엄마의 세월을 따라간다.

 

엄마의 비밀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딸 눈에 이상하게 여겨졌던 엄마의 인생이 서서히 그 막을 걷고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야기인즉,

 

영숙은 소위 말하는 양공주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국 병사에게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여인을 말하는 용어 양공주다.

물론 영숙은 원해서 양공주가 된 것은 아니다. 집이 가난해서 서울에 식모살이를 하다가 그 집의 아들놈이 추접한 짓을 했는데, 오히려 피해를 본 것은 영숙이었다.

그래서 그 집에서 쫓겨나고, 잘 못 발을 디딘 곳이 양공주촌이었던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마음씨 착한 미군 병사를 만나 미국에 오게 되었다.

여기서 온다는 표현은 이 소설의 무대가 미국이니까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미국에 온 후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가 싶더니,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버지 존은 집을 나가고 ......

 

딸 제이드의 인생은?

 

그러면 딸 제이드라도 잘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딸 제이드도 엄마나 나나 남편 복은 꽝인가 봐요”(112)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남편과는 이혼하게 된다.

물론 이혼한다고 해서 남편 복이 꽝이라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삶이 평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새겨볼 말들

 

결혼의 바탕은 사랑이 아니다. 부부 관계란, 둘 간의 요구와 욕망에 기반을 둔 이해관계일뿐이다. (6)

 

어떤 물건은 사용하기 위해 갖고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갖고 있는 거지. (14)

 

아이를 낳아보면 엄마에게 감사하게 된다는 진부한 말이 무슨 뜻인지 비로소 이해가 됐다. (97)

 

다시, 이 책은?

 

우린 버려진 사람들이에요. 가족으로부터, 국가로부터.”

순자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떳떳해요. 그 누구에게도 죄를 짓지 않았으니까. 죄를 지은 사람은 오히려 나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이지.” (293)

 

제이드가 엄마의 흔적을 따라가다가 만난 순자라는 사람에게 들은 말이다.

순자 역시 양공주였다. 그래서 순자는 영숙의 인생을 이해했다. 동병상련이니까.

그러나, 그들이 버려진 사람들이었다는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

 

화자인 딸은 이런 말로 이 책의 마무리, 그리고 엄마의 인생을 이렇게 정의한다.

 

어떤 이는 엄마를 타락한 여자라 불렀고,

다른 이는 엄마를 가리켜 피해자라고 했다.

하지만 내게 있어 엄마는

불친절한 운명과 용감히 싸웠던 생존자였다. (298)

 

읽고 나면 씁쓸해지는 소설. 그러나 읽어야 할 소설이다.

저자는 써야할 이야기를 썼다. 개인의 역사가 곧 나라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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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페스 네페세
아이셰 쿨린 지음, 오진혁 옮김 / 호밀밭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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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페스 네페세

 

먼저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지도를 두 장 옆에 두면 좋겠다,

튀르키예의 지도와 유럽 지도.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이 소설은 튀르키예와 유럽 전역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니 지도를 펴놓고, 등장인물들의 행선지를 따라가며 읽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이 소설의 의미와 가치

 

2차 대전 즈음하여 유럽은 한바탕 나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많은 사람이 참혹한 고통을 당했다. 말로,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나게 참혹한 고통 당한 사람들. 그 수는 얼마나 될까?

 

특히 유대인들은 그 고통의 한복판에 있던 사람들이다.

물론 히틀러 나치 이전에도 유대인은 고통받았지만 히틀러한테는 더더욱 그랬다.

무슨 철천지 원수라도 되는지, 히틀러는 아예 작정하고 유대인들을 잡아 죽이려들었던 게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 유대인들, 이 책에 등장한다.


등장인물


바야흐로 나치가 유럽을 쓸고 다닐 때의 일이다.

유대인은 유럽 어느 곳이 있든지, 고통이었다. 

그러한 시절이다. 그런 곤고한 시절에 유대인 근처에만 있어도 날벼락을 맞기 십상인데, 그들을 돕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터키, 튀르키예 사람들이다.

 

마짓 데브레스 : 남편, 외무부 관리

사비하 : 아내

휼랴 : 딸 

셀바 : 사비하의 여동생

라파엘 알판다리 : 셀바의 남편

파즐 : 셀바와 라파엘의 아들

베누아 : 라파엘의 동업자

 

파즐 레삿 (장군) : 사비하, 셀바의 아버지

타륵 아르자 : 외무부 관리, 주 파리 대사관 2등 서기관.

 

그리고 그밖의 많은 사람들

 

유대인과 관련하여, 이런 역사적 사건 기록해두고 싶다.

 

튀르키예와 관련된 유대인의 이주 역사, 이 책에서 비로소 알게 된다.


스페인은 유대인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던 곳이어서.... (181)

 

14923월 스페인 국광 돈 페르디난드와 여왕 도나 이사벨라가 공동으로 서명한 칙령에 따라 나쁜 기독교인 즉, 스페인 내에 살고 있던 유대인은 자신의 재산을 7월까지 처분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조건으로 스페인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그들이 매각한 재산, 토지 대금, 소지하고 있던 금은보석과 현금은 가지고 갈 수 없었고, 7월까지 스페인을 떠나지 않거나 다시 돌아온 자는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처형당할 운명이었다. (173)

 

같은 해 오스만제국의 제 8대 술탕 베야지드 2세는 칙령으로 스페인에서 추방된 25만명의 유대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유대인은 소유한 모든 것을 두고 스페인 항구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낡은 배에 실려 고통스러운 항해를 한 뒤, 유일하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터키인의 나라에 도착했다.

 

유대인을 자신의 제국으로 받아들인 황제 베야지드 2세는 이렇게 말했다.

페르디난드가 현명한 왕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진실은 유대인을 버림으로써 자신의 나라를 가난하게 만들었고 내 제국은 부유해졌다는 것이다. ”(174)

 

1492년 스페인의 국왕 페르디난드 2세가 재산과 돈을 빼앗은 뒤 추방한 유대인을 당시 오스만제국의 술탄은 자신의 영토로 받아들였죠. 그 유대인의 종교, 언어, 경제 활동에 자유를 부여하고 정착할 수 있는 마을을 제공했어요. (268)

 

총명하고 통찰력이 있는 술탄이기 때문이죠. 수 세기 동안 유대인은 오스만제국의 가장 충성스럽고 성실한 국민이었거든요. 오스만제국이 패망해 갈 때도 다른 소수 민족처럼 등 뒤에서 칼을 꽂는 짓은 하지 않았어요. (268)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그런 고통의 현장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생각이 깊어진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옮겨놓고 있다.

사람들은 긴박한 상황에서 도리어 사람다운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 여기에서 배운다.

    

하지만 종교가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지 않을까. (106)

 

죽음이 멀리 있을 때에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마주하면 당장 달아나야 하는 냉혹한 적이 되어버렸다. (180)

 

사랑도 대리인이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부모는 남편을 대신할 수 없고, 남편은 부모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228)

 

여기에는 음악도 흐른다.

 

저자는 이 책 도처에 음악이 흐르게 하고 있다.

어찌보면 음악이 가당키나 할까 싶을 정도의 상황인데, 저자는 그럴수록 있어야 할 게 음악이 아니냐는 듯, 도처에 음악을 흐르게 한다.

 

엄마가 뭘 하는지 보자꾸나. 우리가 부탁하면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해줄지도 모르잖니. (192)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이 있습니다. 들으시겠습니까? (244)

 

들어보세요. 다 다아 다 다다 다아아 다.... 정말 멋진 협주곡이에요. (248)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도 있나요? (249)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브람스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면서, 읽어본다면?

 

다시, 이 책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서스펜스. 스릴러?

숨막히는 긴장감이 페이지 도처에서 출몰한다.

이 책의 제목조차 그렇다. 이 책의 제목 네페스 네페세의 뜻은 숨 막히는’, ‘긴박한이다.

그러니 독자들은 각오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숨을 참고, 마치 제2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시간여행을 한다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그러니 위에 적어놓은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해서,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읽어보면 어떨까?


저자가 글을 끌어가는 솜씨가 독자들을 힘들게 한다. 왜 그리 글을 잘 끌어가는지.

읽는 내내 마치 내가 다 그 기차 속에 있었던 기분, 바로 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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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5 : 안녕 기차역 특서 청소년문학 4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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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5 안녕 기차역

 

이 책은 소설이다.

<구미호 식당> 시리즈로 이제 다섯 권째가 된다.

제목은 <안녕 기차역>

 

등장인물은?

 

강시연 :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다.

시연이를 비롯하여 여러 명의 학생이 등장한다.

한이온, 미리, 나유재, 미리, 동주

 

그리고 기차역과 관련하여 몇 명 더 등장하는데, 이 소설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소개할 필요가 없겠다.

이 책에서 <안녕 기차역>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만 쓰이는 장치에 불과하다. 실제 이야기는 강시연을 둘러싼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이들, 학생들에게 세상은?

 

학생들에게 학교는 어떤 것일까?

아마 학생들에게 학교는 세상 그 자체일 것이다.

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고, 또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대개는 학교에서 만나는 인물들이니 말이다.

 

이 소설에서 이온이라는 학생에게 세상은 학교다.

그래서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 즉 교사와 친구들인 학생들이 이온에게는 이 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존재들인 것이다.

그래서 이온은 그들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게 문제다.

가족관계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갈등을 야기하고,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자신의 상처를 해소하려고 한다.

 

이 소설의 기본 줄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온이 가지고 있는 상처,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아이들이 있다.

 

이온은 어떤 아이일까? 이런 말이 이온을 설명해주는 말이다.

 

이온이 배신을 되게 많이 당해본 아이 같아. 유재한테도 배신당할까 봐 지레 겁을 먹고 자기가 먼저 선수를 치는 거 같아. 차이는 것보다는 차겠다는 마음인 거지. (220)

 

그런 이온, 자신이 입은 상처를 애꿎은 사람에게 풀어버리기 위해 악랄한 짓을 한다.

이온으로 인해 애꿎은 강시연이라는 학생이 덤터기를 쓰고 어려움을 당한다.

그리고 또 있다. 음악 선생님. 이온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사람이다.

 

소설이지만, 너무한다. 안타까움을 넘어 어찌 인간이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을까?

 

읽으면서 착각한 것!

 

동주라는 학생이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는 꽤나 비중있는 역할이다.

강시연이 이온 때문에 고통을 겪는 과정에서 휩쓸려 한 잘못이 있는데, 그 잘못이 드러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니 비중이 있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동주와 관련하여 내가 착각한 게 있다.

난 그 학생이 남학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여학생이었다. 소설 읽는 내내 남학생으로 알고 있었는데 끝에 가서 이런 대목이 나와 여학생인 걸 알았다.

 

동주야, 너 너무 멋진 거 아니냐? 어쩌자고 그렇게 멋있냐? 내가 너의 알바였던 게 참 자랑스러울 정도다.”

미리가 두 손을 모아 쥐고 감동 먹은 얼굴로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냐? 모범생이 되기 위해 죽어라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그리고 착한 딸이 되기 위해서도 죽어라고 노력하고 있다고. (........)”

동주는 시큰둥하니 말했다. (233)

 

착한 딸이 되기 위해서라니!

갑자기 딸이라니,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내가 책을 읽어도 한참을 잘 못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주의 행동과 관련하여 이런 글을 읽었고, 그래서 남학생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동주 펀치가 턱으로 훅 들어왔다. 판치는 강력했다.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

동주는 한 번 친 턱을 더 강력하게 쳤다. (160)

 

주먹을 날리는 여학생을 상상할 수 없어 동주는 당연히 남학생이거니 생각했는데, 나중에 가서 여학생이라는 것이 밝혀지니, 마치 한 대 펀치를 맞은 기분이다. 저자한테.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학생들, 비록 소설 속의 인물들이지만 그게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현실 어딘가에 이런 학생들이 존재할 것이다.

자신이 입은 상처를 다른 애꿎은 사람에게 풀어버리는 그런 사람 있을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 듣게 되는 소식들, 가끔 학교에서 아이들간에 일어나는 온갖 나쁜 사건들, 그래서 심지어 자살까지 하게 되는 일들이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이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저자는 <창작노트>에서 선택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런 선택의 문제와는 별개로 소설 속에서 피해자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가슴 아팠다.


이온이라는 학생 때문에 인생이 망가진 음악 선생님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을까?

그 부분이 너무 간략하게 취급되고 있어 아쉽다.

읽으면서 마음이 그저 막막한 소설이다. 그런 게 사실일 것이니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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