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랜프 1 - 거룩한 땅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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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1

 

이 책을 읽기 위해, 사전에 알아두어야 할 용어들이 많다.

 

그중에 하나, 어빌리스

 

무슨 의미일까?

영어인가? Avilis, ability abilice, abilis. ?? 

관련되는 것이라 생각되는 단어들을 찾아보았으나 마땅한 게 보이지 않는다.

하여간 영어로는 검색이 되지 않는 단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만든 신조어일까?

 

어빌리스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주고 있으니 다행이다.

 

어빌리스는 모든 살아있는 생물체에게 존재하는 에너지다.

훈련을 통해 어빌리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발전시키면 몸에 흐르는 전류, 정확히는 뇌에서부터 시작되는 뇌류를 이용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 체내에 존재하는 힘을 이용해 체외에 흐르는 에너지를 발견하여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199)

 

그런 어빌리스를 선우민 사범이 발견하고, 거기에 최박사의 기술력이 더해져서 어빌리스가 사용되게 되었다.

그러한 어빌리스를 최박사가 준비한 아이들에게 전수하고 그것을 활용해 외계인의 침공에 대항해 싸운다는 게, 이 소설의 간략한 얼개다.

 

이 소설은 1권과 2권이 발간되었는데 

1권은 Act 1-3 으로 구성되었다.

 

Act 1은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등장인물들이 서서히 나타나는 이야기로 채워지고

Act 2 에서는 이야기가 좀 더 진전되면서 괴생물체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괴생물체가 등장하는데 거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무턱대고 지구를 피괴하고 지구인들을 죽인다. 조금 자세한 배경 설명이 있으면 좋았겠다. 다만 최박사의 발언으로 그 이름은 알게 된다.

 

우리가 일하면서 외계인이다 생물체다 이렇게 부르는 것 때문에 외신에서 뭐라 하는 것 같아서 우리끼리의 용어를 새로 만들어 보았네. (136)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이름이 바로 홀랜프다.

Holy Land Patron

단어의 앞자를 따서 HOLLANP, 홀랜프.

 

갑자기 나타난 괴생물체들의 공격에 온 세상이 폐허가 되어간다. 인간들은 영문도 모른 채 괴생물체들에게 죽어간다. 하늘에서 비행하는 대형 괴생물체들은 인간들이 이제껏 지어온 건축물들을 공격하고 파괴한다. 대형 괴생물체 위에 탑승하고 있던 인간과 비슷한 크기의 중형, 인간의 반 크기인 소형 괴생물체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들을 공격한다. 중형 괴생물체들은 한 손에 총과 비슷한 무기를 들고 알 수 없는 빛을 쏴대고 돌기가 나 있는 날카로운 팔로 사람들을 베어 죽인다. 괴생물체들은 흡사 해파리와 물곰을 섞어놓은 모양이다. (140)

 

그들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이렇다.


큰 것과 작은 것으로 구분되는데,

큰 것은 100미터 정도 되는 대형 괴생물체로서 마치 용을 연상시키는 움직임에 크고 길다.

소형 괴생물체는 대략 70센티미터 크기로 역시나 뽀죡한 두 칼이 팔에 붙어있고 빠른 속도로 인간을 공격하기도 하고 그대로 잡아먹기도 한다.

또 그보다 작고 빠른 초소형 생물체들은 10센티미터의 크기로 대부분 개미처럼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사람의 몸을 갉아먹는다. (140-141)

 

그러한 괴생물체의 공격에 인류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그러한 괴생물체에 대항하는 방법은?

 

바로 최박사가 미리 준비해 둔 7명의 소년 소녀들이다.

이 소설 홀랜프는 그렇게 지구를 침공한 정체불명의 외계 생물체에 맞서 싸우는 청소년들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이다.

 

과연 그 아이들에게 괴생물체에 대항할 능력이 있을까?

능력이 없다면 능력이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최박사는 그것을 대비해 능력을 훈련시킬 모든 방법을 준비해 놓았다. 이 책 Act 3에서 그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빌리스를 습득,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 방법은 두 가지다.

 

비전 트레이닝 (Vision Training, VT) : 체내에서 하는 훈련

퀀텀 트레이닝 (Quantum Training, QT) : 체외에서 하는 훈련.

 

이제 그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살펴보자.

 

우리의 신체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고통이 따르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 신경을 하나하나 깨운 후 느끼고 감지할 줄 알아야 한다.

(.........)

그 소리를 들어라.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조절해라. 정신적, 인지적, 신체적, 정서적 능력으로 너희의 재능을 극대화해 사용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어빌리스의 원동력이다. 집중력을 발휘해서 내면 깊은 곳의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보고 느껴야 한다. (232)

 

최박사와 생각을 같이 해온 서집사가 아이들을 훈련시키면서 하는 말이다,

이 말을 필두로 하여 서집사의 훈련은 계속된다.

 

 

다시. 이 책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같이 훈련하는 마음이 되는 것은 웬일일까?

그 아이들과 한마음이 되어서 지구를 침공하는 괴생물체에 대항하는 대항군의 일원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소설이 배경으로 하는 지구의 종말, 외계인의 침공으로 속절없이 무너져가는 지구의 모습이 단지 먼 이야기.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금 당장 기후 위기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지 않은가?

정말 어떤 이유에서든지. 지구는 멸망할지 모른다.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한 시대적 배경이 바로 이런 소설을 등장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그렇게 괴생물체의 침공과 거기에 대항하는 우리의 주인공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과연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의 활약상,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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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값 미술사 - 부자들은 어떤 그림을 살까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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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값 미술사

 

그림값이 결정되는 미술 시장은 미술사, 경제학, 역사학, 심리학, 언론학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10)

 

그런 말에 덧붙여, 저자는 9가지 요인을 제시한다.

아홉 가지 요인이란 다음과 같다.

 

VIP의 소장작

희귀성

미술사적 가치

스타 화가의 사연 많은 작품

콜렉터의 특별한 취향

투자의 법칙

구매자의 경쟁심

뜻밖의 행운

명작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저자는 이런 9가지 요인에 대해 화가와 그들 작품을 예로 들어가면서, 미술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아무래도 돈이 관련되니까 들어있는 이야기들이 제법 진지해지고 무게감이 더해진다. 이런 이야기들 기억해둘만 하다.

 

그림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

 

영화 <베스트 오퍼>를 알게 되다. (25)

<킹스 스피치>에서 열연을 펼쳤던 제프리 러쉬를 이번에는 그림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

 

<우먼 인 골드> (129)

클림트 그림 다섯 점에 얽힌 사연이 담겨있는 영화다.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그림값이 달라졌을까? (61쪽 이하)

 

그림값은 이렇게 책정이 된다.

그림값 = 제작비 + 인건비 (기술력+화가의 창조성) (225)

 

그렇게 책정이 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르네상스 초반까지는 그림값은 그저 제작비 정도였는데 그 뒤로 그림값은 화가들의 실력차이가 인정되면서 인건비가 화가마다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그림값의 책정이 지금까지 이르렀고, 거기에 프러스 알파가 붙기 시작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여럿 들어있다는 것, 이 책을 읽어가면서 얻는 재미이기도 하다.

 

백만장자들이 그림을 사는 여섯 가지 이유 (134쪽 이하)

 

그림은 최고의 투자,

비싼 그림을 사야 진정한 귀족이다. - 그림 구매는 신분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성취감

그림이 특별한 상품이다.

수집 자체가 주는 기쁨

아름다움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워홀은 왜 비싸게 팔릴까?

 

워홀의 작품이 비싼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팝 아트의 미술사적 가치,

한눈에 쉽게 알아차릴 만큼 독창적인 작품 스타일,

예뻐서든 익숙해서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중성까지 갖춰서 미술관과 개인 컬렉터 모두에게 환영받기 때문.


그리고 또 하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146쪽을 참조하시라.

 

총알을 피한 매릴린 먼로, 청록색 매릴린

 

매릴린 연작을 완성했을 무렵 워홀의 친구인 행위예술가 도로시 파드버가 총으로 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워홀이 허락하자 파드버는 가방에서 총을 꺼내 그림들을 쏴버렸다. (155)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워홀은 파드버가 쏘아도 되겠느냐고 물을 때 shoot 이란 말을 사진을 찍겠다는 shoot로 알아들었다. 영어 발음이 같은 것으로 인해 생긴 해프닝이었다. 다행하게도 청록색 매릴린은 다른 곳에 있어서 총을 맞지 않았는데, 그래서 이 작품은 총격을 피한 청록색 매릴린이라고 불린다.

 

여러 화가들의 화풍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화가들이 구현해내는 세계가 다음과 같이 다르다.

마네의 파격, 모네의 화려함, 르누아르의 풍성, 고흐의 치열, 세잔의 지성, 드가의 날카로움은 그들이 내포하는 깊이의 다른 이름들이다. (91)

 

클림트는 고전적인 소재와 구도에 화려한 색깔과 에로틱한 묘사를 버무려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표적인 <키스>에서 잘 드러난다. (126)

 

하마터면 불타 없어질뻔한 그림,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 (193쪽 이하)

 

일본 부호 료에이 사이토는 고희의 <가셰 박사의 초상>을 우리돈 1,070억원에 구매했다. 그런데 말썽이 생겼는데, 그가 이 그림을 자기가 죽으면 이 그림을 태워 그 재를 같이 묻어달라는 발언을 한 것이다.


다행하게도 이 발언은 나중에 취소되었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가 죽은 후 지금까지 그림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여러 설이 있지만, 행방이 묘연한 것은 엄연한 현실, 그게 문제다.

 

화상의 역할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물론이고 그 그림의 거래를 중계하는 화상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순히 경매를 진행하는 중개자의 역할로 끝나는 게 아니고, 피카소를 유명하게 만든 화상 폴 로젠버그와 조르주 빌덴슈타인의 경우처럼 그림 창작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거의 모든 과정에 화상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17)

 

미술 시장에서 이익을 보려면 미술사와 경제학은 물론이고, 때로는 구매자의 심리와 여러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6)

 

다시, 이 책은

 

얼마전 고흐 관련 책을 읽다가 고흐의 그림 한 점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전에는 단 한 점 그림을 팔았던 화가, 그래서 그림 그리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동생 테오로부터 받아 살았던 고흐, 그의 그림이 지금은 천정부지 금액이라는 것, 이제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그림값이 그렇다.

 

그래서 이런 의문이 생겼다.

대체 그림값은 어떻게 매겨지는 것일까?

일단 경매 절차를 통해서 그림이 사고 팔린다, 그래서 경매시 낙찰된 금액이 그림값이라는 것, 그 정도는 안다.

 

그런데 경매시에도 무턱대고 그림값을 부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어떤 기준이 있을 것인데. 그 기준은 무얼까?

여기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답을 찾아가는 가운데, 화가와 그림에 얽힌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사연들이 담겨있다.

마치 그림 전시회에 갔더니, 각 그림마다 사연과 그림값이 얼마이며 그 가격에 담긴 사연들이 같이 소개되고 있는 듯, 읽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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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역사를 만나다 - 역사에 정도를 묻다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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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역사를 만나다

 

저자는 사기 전문가다.

신문에 나는 사건, 사기 말고 중국 역사를 살펴보는 역사책 사기전문가다.

저자의 책을 거의 읽어온 독자로서, 이 책을 새로 접한다.

저자는 사기를 그저 중국의 역사로만 읽어가는 게 아니라 그것을 우리 현실을 날카롭게 벼리는 숫돌로, 우리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거울로 사용한다. 그게 저자의 책을 계속해서 읽어가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어떤 글들이 우리 현실을 보여주고 있을까?

 

01.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 - 재상(宰相)의 현재적 의미

 

이 책의 첫 번째 글이다.

그 첫 번째 글에 들어서는데. 첫 번째 문단이다. 읽어보자.

 

정치권력 구조에서 2인자에 해당하는 재상은 최고 권력자 1인자와의 관계와 관련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매우 정치적인 단어이다. 예컨대 유능한 1인자와 유능한 2인자, 무능한 1인자와 유능한 2인자, 유능한 1인자와 무능한 2인자, 무능한 1인자와 무능한 2인자의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20)

 

저자는 덧붙인다

이 경우의 수들 중 가장 바람직한 관계는 당연히 둘 다 유능한 경우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우리말에서 그러나가 붙으면 그 뒷말이 항상 중요한 법이다.

 

그러나 이 조합은 1인자의 뛰어난 안목, 즉 유능한 2인자를 택할 수 있는 안목을 전제로 한다. (20)

 

그렇게 시작한 저자의 재상론

어떤 역사적 증거들을 내놓고 있을까?

 

유방을 도와 천하를 도모하게 한 진평(陳平)이란 인물이 있다.

그가 젊은 날 마을 제사를 지낸 후에 고기를 나누어주는 일을 맡았는데, 거기에서 유래한 단어가 바로 주재(主宰)하다, 이다. 고기 나누는 일을 주관한다는 뜻인데, 재상(宰相)에서 재()는 본래 고기를 나누어준다는 이 글자에서 비롯한 것이다. (21)

 

그 다음에 저자는 역대 명재상들을 소개한다. (24쪽 이하)

중국 역사에서 활약한 역대 명재상들을 소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하게 역사적 지식을 알고 있으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중국의 역사를 들어, 우리더러 우리 역사의 명재상이 누구인지, 또한 재상들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단단히 살펴보라는 것이다.

 

03.여불위의 야망, 성완종의 꿈 - 야망의 질적 차이는 안목의 차이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의 정치인 성완종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그것도 중국의 진시황을 존재하게 했던 여불위와 동급으로 말이다, 가문의 영광인가?

 

여불위, 굳이 설명할 필요없다. 그가 그린 빅픽쳐에 의해 진시황이 만들어졌다. 문자 그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 정도로 중국역사에서는 대단한 존재다, 그러나 그는 끝이 좋지 않았다. 자살로 생을 마친 것이다.

 

그렇다면 성완종은?

그 역시 자살했다. 수많은 의문점을 남기고.

그렇다면 이런 논리가 가능해진다. 진시황을 만든 여불위는 자살했는데, 그 이면에 있는 사연들이 역사에서 모두 드러난다. 그러면 성완종은?

 

현재까지 성완종이 주는 교훈은?

저자는 몇 가지를 거론한다.

돈으로 산 의리가 의리일 수 있겠는가?

그의 리스트가 세상에 나왔을 때 단 한 인간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성완종을 야멸차게 내쳤다. 다 자업자득이었다. (68)


자업자득, 그게 그가 역사에 현재 남기고 간 교훈이다. 물론 언젠가는 더 큰 교훈을 주게 될 것이다.

 

끝없이 인구에 회자될 사자성어들

 

지록위마 (指鹿爲馬) (90)

지난 2천년 동안 스테디 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정치적 술수의 하나다

 

투기소호 (投其所好) (114)

아부의 기술 중 하나.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던져준다는 것.

 

차도살인 (借刀殺人) (119)

 

실제 사례 :

불과 몇 년전 입법부 집권당의 원내대표가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 앞에서 코피를 쏟으며 일하겠습니다.”며 닭살 돋는 아부를 했다. (123)

 

누구인가? 그가?

 

사기앞에 거론된 우리나라 상황과 인물들

 

저자는 우리 현실을 살펴보면서 사기를 조목조목 들이댄다.

사기에 등장하는 중국의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먼저 거론된 다음에 우리나라 인물들도 등장하고 있으니, 일대일 미팅을 하는 모습이랄까?

 

그런 인물들, 행적도 일일이 적어야 하겠으나, 그냥 등장한 인물 이름만 적어둔다.

 

황교안 국무총리 (36)

성완종 (54)

몇 년 전인가 집권 여당의 대표(124)

 

아니, 더 이상 적기도 괴롭다. 그저 부끄러울뿐이다.

 

다시, 이 책은?

 

사기는 그래서 저자의 글로 지금 이시대, 우리나라에서 살아난다. 살아있다.

 

이런 문장, 새겨보자. 심상치 않은 저자의 결기가 느껴진다.

 

<정치, 역사를 만나다>

<역사에 정도(政道)를 묻다.>

<백성을 힘들게 하는 통치자는 누가 되었든 벌을 받아야 한다. - 강태공>

<민심은 잠복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누구에게 벌을 내릴 것인가 판단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책 앞표지에 써있는 글들이다.

맨 윗글은 책의 제목이지만 책 제목이 벌써 무언가 암시, 아니 공포하고 있지 않는가?

 

뒷표지에는 어떤 글이 있을까?

<역사 공부는 역사의 법정에 서는 행위이다.>

 

이 말 의미가 깊은데, 저자는 이렇게 이 말을 풀어내고 있다,

 

다만, 그 법정에서 나는 과연 어떤 역할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따라 역사공부의 방향, 의의, 교훈, 현재와 미래가 달라질 따름이다. (5)

 

역사의 법정에서 나는 어떤 역할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로 하여금 역사에 대해 곱씹게 만드는 이 책, 꼭꼭 씹어가며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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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2 : 반동의 시대 -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2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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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반동의 시대

 

우리 역사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우리 역사에 관한 지식은 대부분, 나의 경우는, 학창시절에 읽은 교과서에서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밖에 대중을 위한 역사 책 정도 읽었으니 나의 역사 지식은 얼마나 얄팍한지? 나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와 의미는 크다, 나에게 역사지식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다는 의미에서, 더하여 우리 역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책, 일단 이런 말로 나의 욕구를 자극한다.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요즘 뉴 라이트니 레프트니 하면서 우리 역사에 난데없이 진실이 무엇인지 논쟁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광복에 관한 사실들이 정리되지 못하고 논쟁거리가 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분더러 안타까운 일이기에 이 책의 가치는 더하다 할 것이다.

 

저자의 이런 말, 일침을 넘어서, 뼈아픈 말이다.

 

역사는 정의롭지 않다. 정의가 항상 이긴다면 역사를 배울 필요가 없다. (7)

 

이 책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모두 교과서에 나오지 않고, 그래서 필자 자신을 포함해 우리 대부분이 모르고 있던 장면들이다. (13)

 

저자는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분인데 저자마저 모르고 있었다니, 얼마나 그 정도가 심했는지 알 수 있다. 거대한 힘이 그런 것들을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

 

근대라는 시대를 두고 세계와 조선이 걸어간 방향이 많이 달랐다. 지성과 교류를 통해 근대를 맞이한 공동체들이 있었고, 지성과 교류를 거부하고 근대를 거부한 공동체가 있었다. 조선은 대개 근대를 거부한 쪽이다. (72)

 

이 책에는 모두 50개 사건이 실려있는데.

그 사건들을 이렇게 분류해 놓았다.

 

4장 개혁 시대(동학과 갑오개혁) 1889~1894

5장 반동의 시대 1894~1897

6장 제국 시대 1897~1910

7장 식민과 해방 1910~1945

 

그러니 조선이 개혁을 시도했던 사람들에 의해 근대화가 되는가 싶더니, 반동의 시대가 오고 결국은 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로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교과서에서) 사라진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이제야 알게 된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이런 사실, 처음 듣는다.

 

먼저 저자가 <서문>에 밝혀놓은 몇 가지 사실이 있다.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것들이다. 그냥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은폐된 것들이다.

저자는 말하지 않았지만, 혹시 그렇게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단순 실수가 아니고, 고의가 아닐까 싶다.

 

명성황후를 간악한 일본인이 잔혹하게 죽였다는 있고, ‘동시대 많은 조선인들이 민비 암살을 시도했다는 없다. (11)

 

을사조약을 고종이 결사 반대했다고 적혀 있는데 을사조약 직전 고종이 일본 공사 하야시로부터 뇌물 수수라는 사실은 없다. (11)

 

대체 임금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조선이란 나라를 망친 주범은 누구일까?

 

일단 이런 존재들이 거론된다.

 

뜬구름 잡는 대신들

효종 때 북벌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는 효종에게 송시열은 이렇게 말했다.

공부에 힘쓴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67)

 

이런 소리를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게 바로 조선의 고관대작들이다. 그런 식으로 총론은 거창하되 각론은 흐지부지한 관념적인 대안이 대부분이었다니, 조선시대 대신 노릇하기, ! 쉽다.

 

그런 허무맹랑한 뜬 구름 잡으면서 가렴주구를 일삼은 대신들, 양반들보다도 나라를 망친 주범은 고종이 단연 0 순위가 아닐까?

 

 

매천 황현에 따르면, 고종과 민비 부부는 밤에 등불을 대낮처럼 환히 밝히고 새벽이 되도록 놀다가 어좌에 누워 잠을 자고 오후 3시나 4시에 일어나던 지도자였다. (68)

 

나라의 위정자가 밤새 놀다니? 정말 황당한 임금이다.

 

중국의 경우는 어땠을까?

당시 권력의 정점인 서태후는 여름 궁전 이화원을 짓기 위해 해군아문 예산을 넘봤다. 해군 건설에 투입해야 할 예산 가운데 2,000만냥이 이화원 건설에 들어갔다. (58)

 

본받을 게 따로 있지, 중국의 그런 모습, 결국은 서양의 침략에 땅을 요리조리 빼앗긴 중국이 그리 보기 좋았나? 그런 것을 따라하다니!

 

이런 것, 알게 된다.

 

경장(更張)

늘어진 거문고 줄은 당기고 팽팽한 줄은 풀어서 소리를 똑바로 만드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을 뜻한다. 똑바로 음을 낼 수 있도록 악기를 뜯어고친다는 뜻이다. (61)

 

다시,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지식들을 구체적으로 각론에 들어서서 보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것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프랑스 지식인들이 <백과사전>을 출간했을 때, 조선의 국왕 영조는 신하들이 청나라에서 어렵게 구해온 망원경을 부숴버렸다. 감히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는 아름답지 못한도구라는 것이다.

 

이럴 수가?

또 있다, 영조의 손자 정조 또한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다르다.

문예부흥을 일으킨 위대한 군주라고 알고 있는데, 그 정조라는 인물이 성리학 이외 학문은 철저하게 탄압하고 사상 검열을 한 지식 독재자라는 것, 그런 것도 처음 듣는다. (11)

 

해서 이 책은 기존의 역사 지식이 어떤 모래성 위에 쌓여있는가를 알려준, 그래서 읽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으로 채워졌던 책이다. 저자가 책 속에 써둔 말대로, 직시(直視), 똑바로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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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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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책은 정말 읽을 가치가 있다.

물론 다른 책들도 모두 의미가 있지만, 이 책은 더더욱 그렇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한 말, 그 말 그대로다.

<작은 단어 안에 든 큰 세계>, 그런 큰 세계를 보고,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미국을 거쳐,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타국에 살고 있으니 아무래도 언어가 다르고, 그 다른 언어가 주변 사물을 달리 보게 만들게 했던 거다. 그 다름, 그것을 저자는 포착해서 보여주고 있다.

 

먼저, 이런 점 적어두자.

 

저자는 독일에 살면 뭐가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한다,

그런 질문에 저자의 답변은 이거다.

 

삶의 여유, 독일에 살면서 격렬히 누워 지낼 수 있어 몹시 기쁘다는 것이다,

실제 저자가 누워지내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저자가 와불을 좋아한다는 말의 의미는 자기 시간이 많아져 충분하게 쉴 수 있고, 해서 삶이 전반적으로 건강해진다는 것, 그것이다.

 

그렇게 살기에, 글에서 여유가, 단어를 다른 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리라,

또하나, 저자 독일에서 사는 것을 경계에 사는 삶이라 정의하는데, 그런 삶의 유익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언어사이에서만 거둘 수 있는 것이 있다. 경계에서 사는 삶은 고단하지만, 경계에서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낯선 언어가 익숙한 세계를 휘젓는 철학적 순간을 만나는 것은 고단한 경계인이 얻는 축복이다. 그 축복을 나누고 싶었다. (10)

 

날짜 쓰는 법, 시간 읽는 법이 달라서

 

우리는 큰 덩어리부터 말한다. 2024921 하는 식인데 반하여 독일은 정반대로 일월년으로 쓴다. 그렇게 다르게 읽고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하자면, 우리는 큰 것을 먼저 두고 그 안에서 작은 것의 위치를 잡는다.

독일에서는 나를 먼저 두고 주변부는 뒤로 간다. 그래서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가면, 이런 분석도 가능해진다.


서양인은 명사를 사용하고, 동양인은 동사를 사용한다.

서양인은 개체를 중요시하는 데 비해 동양인은 관계를 중시해서 그렇다는 것인데. 예를 들자면 상대방에게 차를 권할 때 이렇게 다르다.

영어로는 “More tea?”라고 하는데 우리는 더 마실래?”하는 식이다.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

 

학창 시절에 제 2 외국어로 독일어 공부를 하면서 Arbeit라는 단어를 배웠다. 아르바이트.

일하다, 라는 뜻이다.

그런 단어가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 다른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저자도 그걸 지적한다.

본래의 일이 아니라 임시로 하는 부업, 시간제 근무나 단기로 돈을 버는 일등을 가르키는데, 이는 원래 일본에서 그렇게 쓰기 시작한 것이란다. 그걸 우리도 따라 쓰면서 독일 단어를 오염시켜 버린 것이다.

 

원래 Arbeit 는 엄밀하게 구별하자면, 노동하는 쪽에 가까운 단어이다.

그래서 예술가의 작업처럼 사람들이 왠지 좀 더 고상한 것으로 여기는 일에는 아르바이트 대신 베르크(Werk)를 쓴다. (67)

 

저자가 포착한 이런 다름, 기억하고 싶다.

 

저자는 독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아이를 독일의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다름도 포착했다.

 

학생들이 발표를 하는 모습에서, 독일과 우리는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 멜덴(melden)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독일 교육을 대표하는 말로 바로 멜덴을 꼽고 있다. (154)

 

멜덴은 발표에 관한 규칙이다. 하지만 멜덴을 잘한다는 것은 발표를 똑 부러지게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국 교실에서 발표를 잘한다는 것은 아이가 자신감 있고 똘똘하게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말이지만, 독일 교실에서 멜덴을 잘한다는 것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남을 배려하고 규칙을 잘 지킨다는 말이다. (160~161)

 

답을 안다고 해서 불쑥 말해버리거나 다른 친구의 말에 끼어들지 않고, 손을 들고 조용히 차례를 기다릴 줄 아는 것. 손을 든 아이들이 골고루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있는 선생님이 있는 교실, 그 모습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다시, 이 책은? - 단어에 들어있는 이야기, 끝이 없다.

 

저자가 화두로 삼아, 우리에게 들려주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덕분에 독일어 단어들도 새겨보게 된다.

 

Feierabend: 하루 일을 마감할 때 쓰는 명사.

Servus!: 종이나 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slave, servant에서 온 말, 인사말로 쓰면?

gefallen: 무엇이 마음에 든다,는 뜻.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가!

Arbeit: 아르바이트, 이 단어는 독일에서는 이런 뜻?

Prost!: 건배할 때 쓰는 말.

Gift: 독일어 기프트는 결코 선물이 아니다.

Kindergarten: 글자 그대로 읽어보자. 아이들을 위한 정원이다.

Rauswurf: 유치원에서 아이를 졸업시키면서, 밖으로 내던지다니!

innere Schweinehund: 뭔가 하려면 내면의 돼지개들이 속삭여, 그만 두라고.

melden: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라고 위에서 이미 말한 바 있다.

aufwecken: 다른 사람 깨우기.

Stolperstein: 걸림돌, 걸려 넘어진다는 것

Weltschmerz: 이 세상의 파도에 맞서야 하는 내 마음의 아픔, 통증이라니?

Sicherheit: 독일을 독일답게 하는 단어, 안전하고 견고하고 믿을 수 있는 그것.

Habseligkeiten: 이 단어를 실제 느끼려면, 그건 인생의 큰 변화가 있어야!

 

덕분에 독일어 단어들도 새겨보게 된다.

그저 새기는 정도가 아니라는 것, 그 정도가 아니라는 것, 첨언해둔다.

그래서 이 글 첫머리에도 썼다. 이 책은 정말 읽을 가치가 있다고.

물론 다른 책들도 모두 의미가 있지만, 이 책은 더더욱 그렇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한 말, 그 말 그대로다.

<작은 단어 안에 든 큰 세계>, 그런 큰 세계를 보고,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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