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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에서 찾은 20가지 행복철학 - 덴마크에서 인도까지
케이트 모건 지음, 김문주 옮김 / 유아이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세계여행에서 찾은 20가지 행복철학
왜 여행을 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먼저 여행을 준비하면서 행복할 것이고,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역시 행복할 것이고, 그리고 여행을 마친 후에는 그 다녀온 여행을 생각하면서 또한 행복해 할 것이다.
그러면 여행을 다니는 동안에, 더 구체적으로 행복할 방법은 뭐가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세계여행에서 찾은 20가지 행복철학』 <덴마크에서 인도까지>
직접 행복을 찾는 방법을 찾아, 여행하고 그것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모두 20개국에서 하나씩 추려내 20개의 행복철학을 담아놓았다.
일일이 소개하면 좋겠지만, 그중 몇 개만 소개해본다.
에티오피아의 ‘커피 세리머니’와 스웨덴의 ‘피카’.
커피 세리머니는 일단 ‘느리게 마시는 커피의 미학’이라고 기억해두자.
느리고 긴 의식이니 마음을 급히 먹지 말기를 바란다, 고 저자는 당부한다.
이 말을 듣고 내가 커피 마시는 행태를 생각해 보았다.
잘해야 컵, 그냥 보통의 컵이다. 또 어떤 때는 일회용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 그저 물 마시듯, 마른 목 축이듯이 들이마시는 형태가 아니었던가?
그런 커피 습관에 비하면, 커피 세리머니는 정말 의식을 치루는 것이다.
몹시도 의식을 갖춘 자리이며 일부러 천천히 진행된다.
물론 커피 세리머니는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과 손님이 마주 앉아 의식을 치르듯이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커피 세리머니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음으로써 행복과 웰빙에 일조한다. 이웃들이 함께 모여서 안부를 나눌 완벽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29쪽)
그런 커피 세리머니가 에티오피아에서는 문화로 지금도 남아있다는 것이다.
또 스웨덴의 피카는 어떤 것일까?
피카는 간단히 말해서, 보통 페이스트리를 곁들여 커피나 차 한잔을 마시며 보내는 휴식 시간을 말한다. (59쪽)
이런 휴식 시간은 일상의 필수품처럼 여겨지며 스웨덴의 사교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그러니까 피카라는 개념은 그저 차만 마시는 게 아니다. 하루 중 휴식할 시간을 마련하고, 속도를 늦추고 인연을 맺는 방식이다. 그러나 혼자서도 피카를 즐길 수도 있고, 친구나 가족, 동료들과 함께 즐길 수도 있다.
피카 문화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어주는 중요한 순간’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피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현재를 음미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피카는 스쳐지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피카를 하는 그 순간을 음미하며 마시는 것이다.
그래서 커피 세리머니와 피카를 같이 살펴보니, 거기 공통점이 보인다.
바로 시간을 들여, 자기 자신에게 의식을 치르듯이, 정성껏 차를 마시는 것이다.
시간을 마시며 그 순간을 음미하는 것이다.
그게 혼자이건 여럿이든,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점이다.
그런데 정말 커피 세리머니와 피카가 행복에 기여하는 것일까?
저자는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라는 항목에 도움이 되는 방편을 적어 놓았는데, 각각 다음과 같다.
커피 세리머니 :
적당한 양의 커피를 마실 때에 따라오는 효능 전체가 커피 세리머니의 장점이 된다.(29쪽)
피카 :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더 나은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서 깨닫게 된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나는 행복과는 관계없이 그저 급하게 마셨던 것이다.
그렇게 허겁지겁 마시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나에 비해서, 커피 세리머니와 피카를 아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바로 행복을 느끼고, 여유 있게 차를 음미하며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제 알게 된다. 행복이 어디에서 비롯하는지를.
또하나 기록해둘 게 있다.
메라키, 그리스에 찾아낸 행복이다.
메라키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절대적인 헌신과 열정을 가지고 일에 임하는 것, 그리고 어떤 일에 마음과 영혼을 쏟고 사랑을 담아 하는 것을 의미한다. (130쪽)
보통은 창조적이거나 예술적인 활동을 말하지만 어떤 일에든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메라키는 좀 더 의미있는 삶을 살기로 선택하는 것, 또 우리들이 하는 일이 가치있고, 거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만들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중요한 일에 100% 몰두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메라키는 열정과 헌신, 완전한 몰입을 의미한다.
저자는 그런 메라키를 그리스의 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과 크레테 섬의 크노소스 궁전을 예로 들면서, 그 압도적인 규모 속에서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란 말의 의미와 메라키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 문화를 접하면서 느낀 점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스의 찬란한 문화가 아직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그것을 만들었을 때의 그 마음이 메라키였으니, 그게 가능했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여행을 가서, 과연 이런 것을 찾아내 들고 올 수 있을까?
저자가 찾아낸 행복철학을 찾아낼 수 있을까?
여행을 아무리 깊고 넓게 다닌다 할지라도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직접 여행지, 그곳의 삶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한, 그건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가치가 있다. 몇 십번, 아니 몇 백번의 여행을 나서도 현지에서 찾아내지 못할 귀한 자료들이다. 이 책에서 20가지의 행복철학을 읽어가면서 그 행복들 속으로 잠시나마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이 책에서 얻게 되는 행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