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난민이 되다 탐 철학 소설 43
황은덕 지음 / 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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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난민이 되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는 제주 예멘 난민 사태를 경험했다.

실제 있었던 일이다.

제주 공항에 예멘인 500명이 입국한 이후 난민 수용을 둘러싸고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같은 해인 2018년에 아주 중학교 학생들이 그 학교 학생인 이란 출신 학생이 난민 불인정 결정’ 판정을 받자그 학생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학생들은 교실에서 법원 판결문을 꼼꼼하게 읽어가면서 토론하고거리로 나서 손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사건에 기초를 두고미래중학교라는 가상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위와 똑같은 상황을 부여해서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소설로 꾸며 기록한 것이다.

그런 토론 등 활동에 저자는 철학자 한나 아렌트를 소환하여한나의 사상을 토대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학생들이 벌이는 활동 중 연극으로 그 상황을 재연하는 내용이 나오는데그 중 하나 한나 아렌트의 탈출 사건이 거론된다.

 

그래서 저자가 제시한 책이 있는데한나 아렌트세 번의 탈출이다.

 

그 책은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시 읽게 된다제대로 읽게 된다.

그 책을 읽으면서 어느 부분이 더 임팩트 있는 부분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는데이 책에서 주인공인 아이들이 그 것에 대하여 토론을 벌인다.

 

한나 아렌트는 두 번의 탈출을 경험한다.

첫 번째는 독일에서 나치 돌격대에 체포되어 있다가 8일 만에 풀려나온 일이 있었고

두 번째는 프랑스로 탈출했는데프랑스에서는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귀르 수용소에 갇혔다가 탈출한 일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 108위의 책 81쪽과 120)

 

학생들은 위의 두 가지 탈출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극적인지그래서 그들이 연극으로 만들려는 주제에 더 적합한 것은 어떤 것인지 토론하고결국 첫 번째 사건을 그들의 연극 내용에 포함시키게 된다.

 

이런 토론을 하는 가운데한나 아렌트가 자연스럽게 주제가 되는 인물로 등장하고그녀의 사상을 하나 하나 살펴보는 식으로 이 책은 진행이 된다.

 

한나 아렌트의 생각들 :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저서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있다.

 

나치 수용소에서 수많은 유대인들을 수용살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아이히만이라는 독일군 장교가 있다그는 독일이 항복한 후에 아르헨티나에 도망가서 숨어 살고 있었는데 결국 잡혀 재판을 받게 된다,

그런 재판 과정을 직접 참관하면서 살펴본 한나 아렌트는아이히만이 갖지 못했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능력을 강조한다. (7, 100)

 

말하는 능력 언어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는 능력.

사유하는 능력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공감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

 

결국 사유하는 능력을 갖지 못하면 평범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악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정이란?

 

다른 상황에 놓여 있고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 우정이라 한다. (63) 

인간과 인간이 주고받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가 우정이다.

서로의 차이를 좁히면서 의논하고돕고대화하면서 가깝게 지내야 한다. (63)

 

전체주의의 기원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그녀가 유대인으로서 박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체주의 하에서 왜 유대인들이 핍박을 받았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해 핍박의 역사적 기원을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것과 사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9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길 원해그래야 나만의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어. (115, 185)

 

한나 아렌트의 일기(113쪽 이하실제로는 한나 아렌트의 전기)에 기록된 한나의 인생관이라 할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의 미래는 밝다. (101)

 

이 소설에 등장하는 미래중학교 2학년 3반 급훈이다.

포기는 김장 배추를 셀 때 쓰는 말이다’ 라는 급훈 이래 최고로 멋진 급훈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읽고 읽어야 할 책들

 

전체주의의 기원』 6, 7, 9

인간의 조건』 8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7, 159, 160

한나 아렌트세 번의 탈출』 109, 122

 

이 책을 읽고 봐야 할 영화

 

<오퍼레이션 피날레> 99

<아이히만 쇼>, 99

<쉰들러 리스트> 159

 

다시이 책은? - 한나 아렌트 사상의 구체화

 

실상 철학자들의 사상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더 중요한 것은 그런 사상들을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하는가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작업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첫 번째는 한나 아렌트의 사상을 알아내는 것인데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교사또는 엄마의 지도하에 그것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한나 아렌트의 사상을 제대로 알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도 또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난 다음에 한나 아렌트의 사상을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하여는,

마침 학교로 전학을 온 예멘 출신 라일라라는 학생 가족의 난민 인정에 관한 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설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난민 인정 심사에서 탈락한 라일라의 가족.

그런데 그런 난민과 한나 아렌트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한나 아렌트 역시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서 탈출한 후에 18년간이나 난민의 신분을 지니고 있었다. (105)

 

이렇게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그리고 그런 사상들을 어떻게 하면 적용할 수 있는지를 우리 주변의 실제 사례에서 찾아내 구체화 시켜 보여주고 있다.

알기만 해서 뭐하나하나라도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해야지.

해서 저자는 철학이 허공을 치는 목소리가 아니라현실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 것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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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인문학 -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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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빨강머리 앤 인문학

 

 

미리 알려 두기 :

이 글에서 빨강머리 앤의 표기는 저자가 책에서 밝힌 바와 같이소설은 빨강머리 앤으로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은 <빨강머리 앤으로 표기한다.

 

빨강머리 앤에 대하여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저를 코딜리어라고 불러주세요.[1]

http://blog.yes24.com/document/11701088

저를 코딜리어라고 불러주세요.[2]

http://blog.yes24.com/document/11701096

 

그 글의 서두는 이렇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쓴 빨강머리 앤을 읽었다이제야 읽은 것이다.

어릴 적, '빨강머리 앤'이 안중에 없었던 것은 단순히 내가 소년이라서 그랬던 것만은 아닐 것이다앤을 이해하는 정서가 부족했던 것일 게다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시절이라 생각이 된다이제 어른이 되어 인생을 조금 알다보니빨강머리 앤의 정서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소설로 빨강머리 앤을 만났다.

소설 속의 인물들우선 이 정도만 알아두자.

 

앤 (Anne) : 이 책의 주인공 (Anne with an ‘E’)

머릴러 (Marilla Cuthbert) : 앤을 키워주는 부인

매튜 (Matthew Cuthbert) : 앤을 키워준다머릴러의 오빠

다이애너 (Diana Barry) :; 앤의 친구 (bosom friend)

린드 부인 (Rachel Lynde) : 근처에 사는 부인

길버트 (Gilbert Blythe) : 앤의 학교 학생후에 앤의 남편이 된다.

배리 부인 (Miss Barry) : 다이애너의 친척앤의 후원자가 된다.

 

지리적 배경은 캐나다의 애번리(Avonlea)인데이 책으로 그곳이 섬 안에 있는 지역이라는 것 알게 된다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애번리(Avonlea)인데애번리(Avonlea)는 실제 도시가 아니라 작가가 만들어낸 가공의 도시 이름이다실제로는 에드워드 섬 중부의 카벤디시가 무대라 한다.

 

그런 소설 빨강머리 앤을 주재료로 하여 인문학적 통찰을 펼쳐 보이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먼저 저자는 대상의 폭을 넓혀 놓는다.

 

흔히 빨강머리 앤』 하면 소설로 유명하고또 많은 사람들이 어려서 만화 영화로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그런데 저자는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여 대상의 폭을 넓혀 놓는 것이다.

 

바로 최근 (2017-2019)에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드라마 <빨강머리 앤>이다.

 

그 드라마는 소설과 줄거리에서 차이가 있는데저자가 착안한 차이는 소설에는 없는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흑인 남자 배시와 인디언 소녀 카퀫의 등장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그런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통해서 빨강머리 앤의 세계가 넓어졌음을 밝힌다.

 

사실 소설은 앤이라는 소녀를 중심으로 한 마을 이야기였으나드라마에는 세계가 나오고 그 역사가 나온다. (9)

 

그래서 저자는 배시와 카퀫에게도 각각 지면을 할애하여 그들이 어떻게 앤의 세계를 확장시켜 놓았는지를 살피고 있다.

 

4장 배시 이야기

5장 카퀫 이야기

 

그 다음으로 원작 소설에서 그 시대 배경에 대하여 자세한 묘사를 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덧붙여서 흥미롭게 줄거리를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빨강머리 앤을 다시 조명한다.

 

1장 나의 이야기와 2장 루시 이야기에서다양한 시각으로 앤을 살펴보고 있는데다음과 같은 방법들이다.

 

집으로 들어가는 앤 vs. 집을 떠나는 노라 :

빨강머리 앤과 집을 나가는 인형의 집의 노라를 비교한다.

 

앤이 닮은앤을 닮은 :

빨강머리 앤과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의 하이드를 비롯하여 아동문학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비교한다.

 

상상하는 앤 vs. 모험하는 삐삐 :

빨강머리 앤과 말괄량이 삐삐의 삐삐를 비교한다.

 

가족을 만드는 앤 vs. 가족을 버리는 윌러비 :

빨강머리 앤과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의 월러비네 4명의 아이들을 비교한다,

 

이렇게 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아동문학의 주인공들과 앤을 비교하며 살펴보니앤의 상대적 위치가 확연하게 드러나 보인다해서 지금껏 앤을 바라보던 시각이 단일 시점에서 다양한 시점으로 바라보게 되고앤의 모습이 더 정확하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넷플리스 드라마에서 몇 개 건져올린 것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빨강머리 앤>에서는 원작소설에서 보이지 않던 부분들이 등장하는데그 중의 몇 개 기록해 둔다.

 

소설에서 앤이 자기소개를 하는 장면이다앤이 머릴러와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머릴러가 앤에게 이름을 묻는다.

이름이 뭐지?”

소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윽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코딜리어라고 불러주겠어요?”

코딜리어라고 불러’ 달라고그게 네 이름이냐?”

아니에요엄밀히 말하면 내 이름이 아니지만 코딜리어로 불러주시면 좋겠어요멋지고 우아한 이름이거든요.”

 

드라마에서는 이렇게 소개를 한다.

Please... call me Cordelia,

생략)

or Penelope.

Penelope has a very tragical ring to it.

 

코딜리어

또는 페넬로페라고 불러 주세요.

페넬로페에는 비극적인 느낌이 있으니까요.

 

페넬로페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부인 이름이다.

남편이 트로이 전쟁에 나가 10그리고 그후 귀향길에 어려움을 당하여 10도합 20년을 떠나있게 된다그래서 앤은 그 이름에 비극적인 느낌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앤은 셰익스피어 뿐만 아니라호메로스의 서사시도 적어도 관심이 있는 아이로 소개된다또한 기차에서 제인 에어를 인용하는 부분도 등장하는데그 정도면 문학소녀가 틀림없다. 그래서 이런 사실에서 비롯된 것일까뒤에 앤은 스토리 텔러의 재능을 도처에서 발휘한다.

 

매슈는 일찍 죽는다. VS. 죽지 않는다.

 

원작 소설에서는 매슈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게 된다그러자 결국 앤이 그 지역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집을 지키는 것으로 줄거리가 진행이 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매슈가 죽지 않고 다만 아파 일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전개된다이로 인해 드라마에서는 더욱 풍성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다시이 책은?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세상천지가 못 박을 일들만 보인다 한다.

그러나 망치 이외에 다양한 도구들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면세상이 다만 못 박을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확실하게 보일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지금까지 하나의 시각으로 앤을 살펴보았다면이 책에서 저자가 쥐어주는 다양한 인문학적 도구들을 가지고 소설과 드라마를 다시 본다면그때의 앤은 지금까지의 앤은 아닐 것이다그야말로 이 책으로 인식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는새로운 독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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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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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칼 마르크스가 저술한 자본론그 책에 대한 안내서다.

 

Karl Marx 대 Maximilian Weber

 

칼 마르크스’ 하면 이런 일화가 떠오른다.

이영희 선생의 검사와의 대화에 나온 이야기다.

 

선생이 유신 시대에 검찰에 불려가 심문을 받는 도중에,

선생이 읽은 책 중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저자 막스 웨버를 두고 마르크스 아니냐며 따지던 검사님이 등장한다막스가 그 막스마르크스라며?

 

칼 막스와 막스 웨버우리말로 막스가 같으니 일어난 대혼동의 시대였다.

Karl Marx 대 Maximilian Weber

 

칼 마르크스 (또는 칼 맑스칼 막스)와 막스 웨버구분 확실히 해놓자.

 

그 시절 같으면 가지고만 있어도 징역 몇 년 거뜬히 살아야 할 책자본론을 이제 읽는다.

 

이 책의 구성은?

 

1장 실천적 유물론자 카를 마르크스

2장 자본론』 읽기

3장 철학의 이정표

 

그러니 2장에서 자본론을 본격적으로 읽기 위한 준비를 1장에서 하는 셈이다.

1장에는 칼 마르크스에 대한 소개를 거쳐집요하게 <유물론과 변증법의 핵심타자의 타자성을 지향하는 실천>을 살펴보고 그 실천 활동의 근원인 자기의식을 꺼집어 낸다.

 

저자에게 자기의식은 그 무엇보다도 더 소중한 개념이다해서 저자는 이미 서문에서 그것을 확실하게 밝혀 놓았다.

 

조금 더 인용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나는 안개 속의 막연한 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관계에 있는 이다다시 말해 나와의 관계의 다른 항인 세계를 자신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으로 삼고 있는 이다이 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세계를 거울로 삼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이다. (74)

 

그런 자기의식을 가지고 자본론을 들여다 보는 것이 이 책이다.

 

자본론의 개요가 2장에서 펼쳐진다.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세포인 상품과 화폐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화폐는 어떻게 자본으로 변신하게 되는가

자본은 어떻게 자기 몸집을 불려나가는가

자본의 유통과정에 대한 이해핵심은 총체성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과정에 대한 이해변증법적·과학적 이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자본론』 해설저자는 친절하게 그 앞 1장의 끝머리에자본론이라는 숲의 전체 모습은 어떨까>라는 항목으로 자본론의 전체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난다.

특별히 다음 두 가지많이 들어보았지만 정리가 덜 되었던 것들정리해본다.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중 제 11 명제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했을 뿐이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21)

 

철학자들은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오기만 했으나 정작 중요한 점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38)

 

번역이 약간 다르지만 그 말이 그 말이다.

이 말의 뜻은?

 

마르크스는 자신의 유물론을 기존의 유물론과 관념론으로부터 질적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기존의 유물론과 관념론은 단지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세계를 이러저러하다고 해석할 뿐이지만 그의 유물론은 이미 주어진 세계를 새로운 세계로 변혁한다는 것이다.

 

세계가 생각관념사상(idea)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인간의 실천으로만 변화된다는 것이다. (39)

 

그만큼 마르크스의 자부심과 결단이 담겨있는 발언인 것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

 

헤겔의 법철학』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절대정신의 지혜)가 낮이 지나고 밤에 날개를 펴는 것처럼철학은 앞날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역사적 조건이 지나간 이후에야 그 뜻이 분명해진다는 의미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절대정신을 말하며날개를 펼치는 것은 절대정신이라는 추상물이 자신의 사유 활동을 펼쳐나감을 말한다. (55)

 

이 말 여기저기서 많이 인용하는 말이다.

인용이 많이 되는만큼 맥락없이 자주 사용되는 말이기에 그 의미를 제대로 새겨보고 싶어인용해 본다.

 

다시이 책은? - 자본론철 지난 노래인가?

 

참으로 세월이 많이 흘렀다자본론을 가지고만 있어도 소지죄로 잡혀가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또한 세월이 흘렀다고 해서 누군가는 그 책은 이제 철 지났다고 하지만저자 생각은 다르다.

저자는 서문에서 자본론의 필요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자유롭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려면인간다운 삶을 위한 의지와 이 의지를 현실화하려는 실천이 필요하다그리고 이러한 의지와 실천을 통해 낡은 자기로부터 새로운 자기를 생산해낼 수 있으며이를 혁명이라 한다마르크스는 낡은 자기로부터 새로운 자기를 생산할 수 있는 힘을 생산력이라고 했다. (6)

 

앞으로 자기가 만들고 생산해야 할 새로운 자기는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지옥 같은 타인과의 관계에 있는 가 아니다이 지옥 같은 관계에서 벗어나 그 누구와도 자유롭게 연대함으로써 타인을 지옥이 아니라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자신의 무한한 으로 느끼고 의식할 수 있는 이다. ‘새로운 자신을 생산할 수 있는 출발지는 현재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과학적 분석)이다마르크스의 자본론은 그 출발지에 대한 상세한 여행 안내서이다. (7)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자본론이제 읽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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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다시 읽기 - 홈즈의 비밀을 푸는 12가지 키워드
안병억 지음 / 열대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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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다시 읽기

 

이 책은 <홈즈의 비밀을 푸는 12가지 키워드>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홈즈란 셜록 홈즈를 말하는데내가 좋아하는 추리 소설 가운데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작가 코난 도일의 작품 주인공이기에 이 책관심 있게 읽어보았다.

 

참고로 가장 좋아하는 추리 소설 작가는 애거사 크리스티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역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관문을 통과하였기에이 책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셜록 홈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애호가셜록키언 - 사이에는 경전으로 불린다.

 

다만, ‘경전에서 제외하자는 작품이 있다.

 

코난 도일이 1916년 전선을 찾아 군인들을 격려하던 중 전쟁 중에 홈즈는 조국을 위해 무슨 일을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생사의 기로에 서 있던 군인들은 홈즈의 맹렬한 활약을 기대했다그러나 코난 도일은 너무 늙어 봉사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하지만 곧바로 실수임을 깨닫고 마지막 인사를 썼다이 단편은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는 탐정에 대한 이야기다. (192)

  마지막 인사이 소설은 경전에 들어가지도 못할 거라는 셜록키언들의 혹평을 받았다과학적인 추리와 수사 능력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는 것이다. (193)

 

이 책은 그런 경전을 이모저모로 분석하여 놓았는데그 분석하는 키워드가 다음의 12가지이다.

 

컨설팅 탐정과학수사천재성더시티정의신여성,

옥스브리지네트워크제국주의전쟁영국과 미국심령주의 .

 

홈즈에 대한 처음 평가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책이 나왔지만 원하던 만큼의 성공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음과 같은 서평은 앞으로의 성공을 예견한 듯 하다. (35)

 

에드거 앨런 포 이후 나온 추리소설 가운데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저자는 천재성을 발휘한다그는 기존 문헌의 탐정 수사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으며 관찰과 추론으로 범죄에 접근하는 진정한 탐정의 모습을 보여주었다이 책은 많은 독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다.

 

대단히 예리한 서평이다홈즈는 그전과는 다른 탐정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후로 나오는 탐정들의 선구자가 되었다.

 

홈즈의 수사 영역 철학

 

홈즈는 관찰과 추론으로 범죄에 접근하는 진정한 탐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명백한 사실보다 더 기만적인 것은 없다. (50)

지나치게 명확한 사실만큼 더 기만적인 것은 없다. (97)

 

명백한 사실조차 의심하고감정을 배제한 채 오로지 현장 수사와 증거를 기초로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 나간다. (53)

 

그런 홈즈의 수사 철학은 그 모델이 있다. (26쪽 이하)

 

코난 도일이 에딘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할 때 스승이었던 조지프 벨 교수가 그 모델이다.

코난 도일은 홈즈로 대성공을 거둔 후에 벨 교수에게 편지를 썼다.

홈즈는 추리력과 연역적 사고 면에서 교수님을 모델로 했습니다.”

벨 교수는 크게 기뻐했다.

 

코난 도일은 에든버러 의과대학에서 공부했다당시 의과대학에서 코난 도일의 스승이었던 조지프 벨 교수는 이처럼 환자를 처음 보고도 어디 출신이고 무슨 용건으로 왔는지를 정확하게 맞혔다셜록 홈즈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의뢰인이 찾아오면 어디에서 왔는지를 단번에 맞힌다그리고 왓슨에게 왜 이렇게 추리했는지 근거를 말한다의뢰인의 옷이나 신발에 묻은 흙지팡이 등을 보고 추론하는 것이다의뢰인들의 입이 쩍 벌어진다. (27)

 

언어 영역에 강해야 탐정이다.

 

또한 홈즈는 언어 영역에도 강하다이런 예를 들 수 있다.

 

주홍색 연구

 

경찰은 벽에 새겨진 글자 라케(Rache)’를 보고 레이첼(Rachel)’이라는 여자를 찾아야 한다고 야단법석을 떤다. (43)

 

그러나 홈즈는 라케(Rache)는 독일어로 응징을 뜻하는 단어라면서 살인자가 응징이라고 써놓은 메시지임을 경찰에게 알려준다아는 만큼만 사건이 보이는 법이다.

 

독신 귀족

 

미국의 부호 딸이 영국의 가난한 귀족과 결혼을 한다,

그런데 결혼식이 끝난 다음에 갑자기 신부가 사라져버린다.

 

신부가 한 말은신부는 jump a claim 이란 말을 남긴다. (214)

 

jump a claim 란 채굴권을 가로챈다는 뜻이다.

이 말은 미국의 광산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인데이 말을 알고 있는 홈즈는 신부가 자의로 사라진 것을 밝혀낸다.

 

홈즈는 죽었는가아직 살아있을까?

 

전세계 수백만 명의 팬들은 홈즈가 죽었다면 당연히 신문부고 기사가 있어야 할 것인데 그게 없기 때문에 홈즈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몇몇 타블로이드 신문이 부고 기사를 내었다. (141)

 

가십성 기사를 주로 쓴 신문들이 홈즈의 부고를 실었다.

<잉글리시 소사이어티>는 홈즈 사망이라는 제목을 대문짝만 하게 뽑고는 폭포에서 모라이티와 함께 떨어지는 삽화를 실었다. (159)

 

반면 애거사 크리스티의 탐정 에르퀼 포아르의 경우,

The New York Times August 6, 1975, Page 1

Hercule Poirot Is Dead : Famed Belgian Detective 라는 부고 기사가 실렸다.

https://blog.naver.com/krjohn316/221485510489

 

홈즈는 그렇다치고 코난 도일은?

 

이 책에는 소설의 주인공인 셜록 홈즈를 주 대상으로 하여 다루고 있지만 홈즈를 세상에 내어놓은 작가 코난 도일에게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니 셜록 홈즈와 코난 도일이 같이 나타나고 있는데어떤 경우는 작가인 코난 도일의 실제 활약상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두 가지영국판 드레퓌스 사건과 코난 도일이 뜻밖에도 심령학에 심취해 있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영국판 드레퓌스 사건 (101쪽 참조)

심령학에 도취된 코난 도일 (226쪽 이하)

 

다시이 책은?

 

그간 셜록 홈즈를 읽는다고 읽어왔는데이 책을 보니 홈즈를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홈즈의 숙적인 모리아티 교수도그와의 싸움에도 홈즈가 죽었다고만 알고 있지그 전후의 이야기는 생각하지도 못했으니정말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셜록 홈즈 다시 읽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번쩍 든다이 책이 주는 각성 효과라 할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주석 달린 셜록 홈즈도 있던데그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으므로이 책으로 홈즈를 더 한층 더 깊게 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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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면
강송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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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면

 

에세이감성 에세이.

 

평이한 일상 어느 순간인가 감성이 우러나올 때

그 스며들 듯내 가슴 속을 파고드는 그런 감성을

적절한 언어로 가다듬고 싶고표현하고 싶을 때

이 책은 마치 나의 마음을 아는 듯읽어낸 듯읽고 있는 듯

그런 감성을 내 눈앞에 펼쳐보인다.

 

그래그래 이 마음이야이런 심정이었어하며

마치 목마른 사슴이 물을 만난 듯이 허겁지겁밑줄 긋다가소리 내어 읽다가

혼자 빙긋거리기도 하고때론 한숨 짓기도 하면서

읽어 볼 수 있는 글이 많다.

 

어떤 감성들이 적혀 있을까?

사랑의 기쁨과 슬픔사람과 사람 사이에 고여있는 상처들,

그리고 삶에 대한 관조.

  

그런 감성감정이 흐르듯 가슴을 적시면이 책 펼쳐 읽어보도록 하자.

 

사랑을 하고 있다면이런 글

 

<포옹>

사랑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사랑을 배우지 못했으면 또 얼마나불행할 뻔 했느냐고. (36)

 

이건 사랑에 대한 총체적인 정리한바탕 사랑이란 열병이 휩쓸고 있을 그 시점에

가슴 한 켠에 자그맣게 떠오르는 말풍선 속새겨놓은 글자다.

 

어쩔 뻔 했어?’

불행할 뻔 했느냐고?’ 혼잣말이다.

 

<지금>

마음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무너질 수 있다면,

나는 나에게그렇게 만든 눈앞의 그 사람을

지금 당장사랑하라고 말할 것이다. (13)

 

마음의 경계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그런데 그게 무너질 때 있다.

총 칼로도 막지 못하고 그 어떤 방해도 통하지 않는 허물어짐.

마음의 경계가 무너지는 게그래서 내 마음이 송두리째 그쪽으로 넘어가는 게

바로 사랑이다.

 

<시간이 천천히>

당신과 나란히 앉아 해가 지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볼 때면 생각해요.

세상이 이렇게 느린 속도로 흐르고 있었나하고.

당신은 알까요.

그런 날은 맞잡은 손가락 마디 마디로 흘러 들어오는 바람마저

느리게 움직이는 기분이라는 걸. (39)

 

감각적이다손을 맞잡는다니 이건 두 사람이 필요하다.

이제 두 사람은 사랑의 단계중 하나를 건넜다.

그러니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사랑의 몇 가지 정의>

볼을 쓰다듬기 전 먼저 뺨을 손바닥에 가져다주는 것,

눈이 마주치기 전부터 입꼬리가 함께 올라가는 것,

흑백사진을 찍어도 따뜻하게 출력되는 것. (55)

 

역시 두 사람이 필요한 이야기다.

아니두 사람에게 필요한 이야기다.

손 잡는 것보다 더 친밀한 사이에서 느껴볼 수 있는 글.

뺨과 눈그게 서로 따뜻해지는 순간이 온다.

 

<우선 단추 하나.>

그러니까단추를 한 개만 풀어서는 옷을 벗을 수 없잖아.

그런데 말이지옷을 벗으려면 우선 단추 한 개를 풀어야만 해.

그러니까 내 말은사랑에도 그게 필요하단 말이야딱 한 걸음. (41)

 

이런 글역시 의미 있다.

단추 풀고 어쩌구 하는 말이 있으니 혹시 오해할 수 있다.

상대방에겐 말하지 말고 혼자만 새길 것.

 

<비밀 수업>

기대는 법을 잊은 것이 아니라

기대고 싶은 사람이 올 때까지

기대지 않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고, (155)

 

이 말이 가슴에 차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계절이 지나갔을까?

삶에서 기댄다는 말이 주는 충만함과 기쁨을 알게 되기까지.

그래서 이런 글은 더 반갑다사랑하고 있으므로 반갑다.

 

사람과 사람 사이상처가 흐른다.

해서 이런 글읽으면 위로가 된다.

 

<상처 없는 인생은 없다>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원래 누구나 자기 상처가 제일 아픈 법인데

조금씩 아프고 슬프고 부족한 사람들끼리 서로 위로하고

다독이면서그렇게 하루 하루 살아보는 거지.

그런 거지. (206)‘

 

상처입은 자신을 달래보는 다독임?

아니면 어쩔 수 없으니체념?

뭐 그런 건가?

 

다시이 책은?

 

이 책에 있는 글,

내 가슴을 후벼파거나

혹은 스며들거나.

 

이 책 글을 읽으면

당신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어떤 모습인지를

아예 모르거나 혹은 잘 알게 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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